소설리스트

16화 (17/24)

      제 16장 트릴로니 교수의 예언

  마침내 퀴디치 우승컵을 커머쥐자 해리는 며칠 동안 날아갈 것 같은 행복감에 푹 젖

어 있었다. 날씨조차 그들의 우승을 축하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6월이 다가오면서 하

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날씨는 찌는 듯이  더웠으므오 사람들은 누구나 정원을 한

가로이 걸어다니거나 차가운 호박 주스를 들고  잔디밭에 앉아 있거나 곱스톤 게임(구

슬치지와 비슷한 마법사 게임)을 하거나 호수 표면을 꿈결같이 밀고 나가는 거대한 오

징어를 지켜보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럴 수가 없었다.  얼마 안 있으면 시험이었으므로 학생들은  바깥에 

나가 빈들거리는 대신 열린 창문을 통해 둥둥 떠오는  여름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책상 

앞에 붙어 앉아 책과 씨름해야만 했다. 심지어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현제가 공부하는 

모습까지 눈에 띄었다. 그들은 O.W.L(보통  마법사 수준)을 받는 게 목표였다.  퍼시는 

호그와트에서 받을 수 있는 clh고의 자격증  시럽인 N.E.W.E.(심신을 굉장히 소모시키

  마법사 시험)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퍼시는 마법부에  들어가길 희망했으므로 

최고 점수를 받아야 했다. 그는 점점 더 초조해하고 있었고 누구든 학생 휴게실의 조용

한 분위기를 깨기라도 하면 호통을 쳐대기가 일쑤였다. 하지만 처시보다 더 불안한 사

람은 헤르미온느였다.

  해리와 론은 그녀가 어떻게 대 여섯 가지의 수업을 한번에  들을 수 있는지 묻는 건 

진작에 포기한 상태였지만 그녀가 짠 시험 시간표를 보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첫 

번째 공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월요일

  9시, 산술점

  9시, 변신술

  점심

  1시, 마법

  1시, 고대 문자

  "헤르미온느?" 요즈음 그녀는 자칫하면 화를  버럭버럭 내였으므로 론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너 이시럼 시간들 재대로 적은 거니?"

  "뭐가 어때서?" 해르미온느가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우며 시험 시간표를 집어들고 

살폈다. "그럼, 물론이지."

  "네가 어떻게 두 시험을 동시에 치를 건지 물어봐도 아무 소용없겠지?" 해리가 물었

다.

  "물론이지." 헤르미온느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너희들 혹시 내 산술점 책 못봤니?"

  "어, 그거 내가 잠잘 때 읽을려고  빌러갔어쓴데." 론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

다. 론의 말을 못 들었는지 헤르미온느는 탁자 위에 있는 양피지 더미들을 이리저리 옮

기며 그 책을 찾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창가에서 부스럭대는 소리가 나더니 헤드위그

가 부리에 편지를 물고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들었다.

  "해그리두가 보낸거야." 해리가 편지를 뜯으며 말했다.  "벅빅의 항소야- 6일로 되어 

있어."

  "우리 시험이 끝나는 날이군." 헤르미온느가 여전히 산술점 책을 찾으며 말했다.

  "그들이 이곳으로 온대." 해리가 계속 편지를 읽으며 말했다. "마법부에서 온 사람과

- 사형 집행인이야."

  헤르미온느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항소에 사형 집행인을 데려오다니! 그렇다면 이미 겨정을 내렸다는 말이잖아!"

  "그래, 맞아."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그럴 수는 없어!" 론이 악쓰며 말했다. '내가 그 녀석에 대해 연구하느라 얼마나  많

은 시간을 투자 했는데, 그들은 그걸 그렇게 간단히 무시할 수는 없을 거야!"

  하지만 해리는 위험한 동물 처리 위원회가 말포이의 아버지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

린 것이라는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핀도르가 퀴디치 결승전에서 승리한 이후 눈

에 띄게 조용해졌던 말포니는 이제 오만한 태도를 어느 정도 되찾은 것 같았다. 해리가 

우연히 엿들은 냉소적인 말로 미루어 말포이는 벅빅이 사형당할 거라고 확신하는 듯했

고, 그 자신이 그렇게 해낸 것에 대해 대단히 기뻐하는 것 같았다. 해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헤르미온느처럼 말포이의 얼굴을 한 방 갈겨주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참느라 

무진 애를 써야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곤란한 점은 엄격한 새로운 안전 조치들이 풀

리지 않아서 외눈박이 마녀 조각상에서 투명 망토를 되찾아  올 엄두를 내지 못했으므

로 해그리드를 찾아갈 시간도 기회도 없다는 것이었다.

  시험 주간이 사작되자 성 전체가  잠잠해졌다. 월요일 점심 시간에는 변신불  시험을 

마친 3학년생들이 맫빠지고 창백한 얼굴로 나타나 서로 결과들을 비교하면서 찻주전자

를 거북이로 바꾸는 것을 포함해 시험이 너무 어려웠다며 탄식을 늘어 놓았다. 헤르미

온느는 다른 아이들이 그녀의 거북이를 보고 꼭  바다거북이처럼 생겼다며 야단법석을 

떨자 화를 냈지만 그건 다른 아이들의 걱정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내 거에는 꼬리 대신 여전히 주전자 주둥이가 달려있어. 정말 큰일이야..."

  "거북이가 증기를 뿜어내는 거 봤니?"

  "내 거북이는 찻주전자에 있건 버들 무늬 등딱지를 그대로 갖고 있어. 감점되지 않을

까?"

  그 뒤 그들은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곧장 마법 시럼을 보러 이층으로 올라갔다. 헤르

미온느의 말대로 플리트윅 교수는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머법'을 테스트 했다.  그런데 

해리가 그 마법을 너무 세계 걸었던지 파트너 론이 이성을 잃을 정도로 폭소를 터뜨리

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으므로 그는 한시간 동안이나 조용한 방에 혼자 머물러 있는 다

음에야 비로소 안정을 되찾고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저녁 식사 후 학생들은  부리나케 

다시 학생 휴게실로 갔다. 하지만 쉬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비한 동물 돌보기 마법을 약

과 천문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였다.

  다음날 아침 해그리드는 '신비한 동물 돌보기' 시험에  감독을 들어오긴 했지만 마음

은 온통 딴 데가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금방 잡은 플로버웜들 한 통을 주고는 한 시간

이 끝날 때까지 각자의 플로버웜이 살아있으면 시험에 통과하는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플로웜은 그냥 내버려두기만 하면 잘 살아있는 동물이었으므로  다른 시럼들에 비하면 

누워서 떡 먹기 였다. 덕분에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해그리드에게 말할 시회를 가

질 수 있었다.

  "벅빅은 약간 의기 소침해 있어." 해그리드가 허리를 굽혀 해리이ㅡ 플로버윔이 살아

있는지 살피는 척하며 그들에게 말했다. "비좁은 곳에 너무 오래 갇혀 있었거든... 하지

만 내일 모레면 결정나겠지- 어느 쪽이든 간에-"

  그날, 오후에 있었던 마법의 약 시험은 '마음을 혼랑스럽게 만드는' 마법의 약을 만드

는 것이었는데 해리의 것은 아무리해도 걸쭉해지지가 않았다. 스네이프 교수는  심술궂

은 얼굴로 지켜보고 섰다가 노트에 꼭 O처럼 보이는 걸 휘갈겨 쓰고는 바람을 일으키

며 지나갔다.

  그 뒤 자정에는 가장 높은 탑에서 천문학 시험이 있었다. 수요일 아핌에는 마법의 역

사 시험이 있었는데 해리는 플로린포트슈 아이스크림 주인이 말해준 중세의 마녀 사냥

에 대한 것들을 시험지에 갈겨쓰면서 간간이 그 답답한 교실에서 벗어나 초쿄 땅콩 선

데 아이스크림이나 먹었느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수요일 오후에는 뜨거운 햇볕이 내

리쬐는 온실에서 약초학 시험을 본 뒤 목덜미가 새카맣게 탄 채로 학생 휴게실로 돌아

왔다. 이제 내일 이 시간쯤이면 모든 시험이 끝날 것이다.

  목요일 아침에는 루핀 교수의 어둠의 마법 방어법 시럼이  있었는데 그 시험은 정말 

별났다. 그는 양지에 장애물 코스 같은 걸 마련해 두고 그라인딜로우가 들어있는 깊은 

물 놀이터를 건너간 다음 레드 캡들이 가득 찬 죽 이어진 구멍들을 지나 갈피를 못 잡

게 혼동시키는 힝크펑크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ㄷ록 조심하면서  습지를 가로질러 간 

뒤 낡은 가방 속으로 기어들어가 새로우 보가트와 대적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잘했다, 해리." 해리가 씩 웃으며 가방에서 기어나오자 루핀  교수가 은밀히 말했다. 

"만점이다."

  해리는 의기 양양한 얼굴로 론과 헤르미온느를 지켜보았다. 론은 힝키펑크에  도달할 

때까지는 아주 잘했지만 힝키펑크의 속임수에  넘어가 그만 허리 높이까지  되는 수렁 

속에 빠지고 말았다. 헤르미온느는 보가트가 들어가 있는 가방에 도달할 때까지는 모든

걸 완벽하게 해냈다. 하지만 1분쯤 뒤 가방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왔다.

  "헤르미온느!" 루핀 교수가 깜짝 놀라 말했다. "무슨 일이지?"

  "매- 매- 맥고나걸 교수예요!" 헤르미온느가 가방 속을 가리키며 헐떡거렸다. "교-교

수님이 제가 모든 과목을 F를 받았다고 했어요!"

  헤르미온느는 함참 뒤에야 겨우 진정되었다. 함께 성으로 돌아갈 때 론은 헤르미온느

의 보가트 때문에 여전히 키득거렸지만 계단위에서 이상한 광경을 보자 웃음을 멈췄다.

  가는 세로줄 무늬 망토를 입은 코넬리우스 퍼지 장관이 땀을 뻘뻘 흘리며 정원을 내

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해리를 보자 깜짝 놀랐다.

  "잘 있었니, 해리!" 그가 말했다. "시험 봤니? 어제 거의 끝났겠구나?"

  "네." 해리가 말했다. 헤르미온느와 론은 마법부  장관과는 말을 건넬 정도의 사이가 

아니었으므로 뒷마당에서 어색하게 쭈뺏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날씨가 좋구나." 퍼지 장관이 호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딱하군... 딱해..."

  그는 깊은 한숨을 쉬고는 해리를 내려다보았다.

  "난 사실 오늘 그다지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  때문에 여기에 온 거란다, 해리. 위험

한 동물 처리 위원회가 미친 히포그리프 사형 집행에  입회인 자격으로 와달라고 요청

했거든. 어차피 블랙의 일을 조사하기 위해 호그와트에 와야 하니, 온김에 참가해 달라

더구나."

  "그 말은 항소가 이미 있었가는 뜻인가요?" 론이 앞으로 걸어나오며 끼어 들었다.

  "아니, 아니다. 그건 오늘 오후로 예정되어 있단다." 퍼지 장관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론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 장관님께서 사형 집행에 입회하실 필요가 없잖아요!" 론이 단호하게 말했다.

  퍼지 장관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그의 뒤에 있는  성문으로 두명의 마법사가 들어

왔다. 한명은 어찌나 늙었던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였고,  또 다른 한 명은 키

가 크고 건장한 체격에 가느다랗고 까만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해리는 그들이 위험

한 동물 처리 위원회의 대표들일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늙은이 마법사가 해그

리드의 오두막 쪽을 흘끗 바라보고는 희미란 목소리로 "이것 참, 난 이런  일을 하기엔 

너무 늙었어... 2시지. 안 그런가, 퍼지?"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까만 콧수염을 기른 남자는  굵은 엄지손가락으로 허리띠의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 해리는 그게 번득이는 도끼날이라는 걸 알았다. 론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순강 

헤르미온느가 팔꿈치로 옆구리를 슬쩍 찌르며 현관 안의 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도대체 왜 말을 못하게 한  거니?" 점심을 먹으러 연회장으로  들어가며 론이 볼멘 

소리로 물었다. "너 그사람들 봤어? 그들은 도끼까지 준비하고 왔단 말야! 이건 공평하

지 않아!"

  "론, 너희 아버지께서는 마법부에서 일하시는데 아버지 상사께 그런 마릉ㄹ  하면 어

떻게 해!" 헤르미온느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굉장히  당황한 표정이었다. "이번에 해그

리드가 침착하게 제대로 말하기만 하면 그들도 벅빅을 무작정 사형시키진 못할 거야..."

  하지만 해리는 헤르미온느 역시 자신 없어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주위에서는 아이

들이 점심을 먹으며 그날 오후에 있을 마지막 시험에  대해 예상해보며 흥겹게 떠들어

대고 있었지만,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런 분위기에 휩싸이지 못하고  해그리드와 

벅빅에 대한 걱정만 하고 있었다.

  해리와 론의 마지막 시험은 점술이었고, 헤르미온느의 마지막 시험은 머글 연구였다. 

그들은 함께 대리석 계단을 올라갔다. 해리와 론은 1층에거 헤르미온느와 헤어진 뒤 7

층까지 계속올라갔다. 많은 아이들이 트릴로니 교수의 교실로 가는 나선형 계단에 앉아 

마지막 손간까지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선생님은 우리를 모두 개별적으로 만날 거래." 그들이 네빌 옆으로  가서 앉자 그가 

알려주었다. 그는 '미래 들여다보기'책에서 수정 구슬 부분을 찾아 무릎 위에 펼쳐 놓고 

있었다. "너희들 수정 구슬에서 뭐라도 봤니?" 그가 비참한 얼굴로 물었다.

  "아니." 론이 아무렇게나 말했다. 그는 계속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해리는 론이 벅빅

의 항소가 시작되느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교실 바깥에 있는 사람들의 줄이 서서히 짧아졌다. 아이들이 은빛 사다리를 타고 기

어 내려올 때마다 나머지 아이들은 한마디씩 물었다. "뭘 물었니? 괜찮았니?"

  하지만 아무도 말하려고 하지 않았다.

  "너희들에게 말하면 내가 끔찍한 사고를 당하게 될 거라고 수정 구슬에 나와  있대!" 

네빌이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해리와 론 쪽으로 오며 말했다.

  "그것 참 편리하군." 론이 코방귀를 뀌었다. "그녀에 대한 헤르미온느의 판단이 옳았

던 것 같아." -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머리 위에 있는 뚜껑문 쪽을 가리켰다- "그느 엉

터리 점쟁이에 지나지 않아."

  "그래." 해리가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이제 2시였다. "빨리 좀 하지..."

  패르바티가 득의 양양한 얼굴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교수님이 그러시는데 내가 글쎄 진정한  예언자의 모든 자질들을 다  갖추고 있대." 

그녀가 해리와 론에게 말해주었다. "난 많은 걸 봤거든... 행운을 빌게!"

  그녀는 라벤더가 서 있는 나선 계단 쪽으로 급히 걸어갔다.

  "론 위즐리," 머리 위에서 귀에 익은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 론은 해리에게 얼굴을 

찌푸려 보이고는 은빛 사다리를 타고 기어올라갔다. 이제 남아 있는 사람은 해리뿐이었

다. 그는 벽에 등을 기대고  마룻바닥에 앉았다. 마음은 온통  해그리드가 있는 정원에 

가 있었다.

  마침내 20분쯤 뒤 사다리에 론의 커다란 발이 다시 나타났다.

  "어덯게 됐어?" 해리가 일어서며 물었다.

  "시시해." 론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그냥 아무렇게나 지어냈

어. 선생님이 수긍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학생 휴게실에서 보자." 트릴로니 교수가 '해리 포터!'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자 그

가 얼른 말했다.

  탑 방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웠다. 커튼은 쳐져 있었고  난롯불은 활활 타고 있었다. 

해리는 메스꺼운 냄새 때문에 기침을 하다가 그만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의자와 책상

들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트릴로니 교수는  커다란 수정 구슬을 앞에 놓고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잘 있었니, 얘야."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구슬을  응시해 보거라... 천천히... 그리

고 보이는 걸 내게 말하거라..."

  해리는 수정 구슬 쪽으로 상체를 굽히고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소용돌이치는 

하얀 안개 말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자?" 트릴로니 교수가 우아하게 말했다. "뭐가 보이니?"

  공기는 더워 숨이 막힐 것 같다고 그들 옆에 있는  난로에서 둥둥 떠오는 이상한 향

내가 나는 연기는 콧구멍을 얼얼하게 했다.  그는 론이 방금 전에 말했건 걸  생각하고 

보이는 척하기로 했다.

  "저-" 해리가 말했다. "어두운 형체가... 음..."

  "어떻게 생겼니?" 트릴로니 교수가 속삭였다. "생각해봐라, 자..."

  해리는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벅빅으로 하기로 했다.

  "히포그리프예요." 그가 확소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저럼!" 트릴로니 교수가 무릎 위에 올려진 양피지에 열심히휘갈겨 쓰며 속삭였

다. "얘야, 네가 어쩌면 마법부와 가엾은 해그리드와의  소송 결과를 보게 될지도 모르

겠구나! 더 가까이 들여다보거라... 히포그리프가 나타나니?... 머리가 보이니?"

  "네." 해리가 확고하게 말했다.

  "확실하니?" 트릴로니 교수가 그를 죄어쳤다.  "정말 확실하니, 얘야? 그게 땅바닥에

서 몸부림치며 괴로워하고 있고 그 뒤에서는 어슴푸레한 형체가 도끼를 들어올리고 있

지 않니?"

  "아뇨!" 해리가 다소 속이 울렁거리는 걸 느끼며 말했다.

  "피도 없니? 해그리드가 눈물을 흘리고 있지도 않니?"

  "아뇨!" 해리가 큰소리로 말했다. 그는 그 어느때보다도  더 그방에서 벗어나고 싶었

다. "그건 멍쩡해 보여요, 그게- 날아가고 있어요..."

  트릴로니 교수가 한숨을 쉬었다.

  "글세, 얘야. 이쯤에서 그만두어야 할 것 같구나... 조금 시시해서 말야... 하지만 수고

했다."

  그러나 해리가 안도하며 일어서서 가방을  들고 가려고 돌아서는 순간  뒤에서 귀에 

거슬리는 큰 목소리가 들렸다.

  "그건 오늘 밤에 일어날 것이다."

  해리는 홱 돌아섰다. 트리로니 교수가 안락의자에 얼어붙은 듯 앉아 있었다. 눈은 흐

리멍덩했으며 입은 헤 벌어져 있었다.

  "뭐- 뭐라고 하셨어요?" 해리가 놀라 더듬대며 물었다.

  하지만 트릴로니 교수는 그의 말을 못 들은 것 같았다. 그녀는 눈알이 빙빙 돌기 시

작했다. 해리는 겁에 질려 제자리에 앉았다. 해리는 겁에 질려 제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발작을 일으켜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주저주저하며 병동으로 달려가 볼까 생각했다. - 

그런데 그때 트릴로니 교수가 전혀 그녀의 목소리 같지  않은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로 

또 다시 말했다.

  "어둠의 마왕은 추종자들에게 버려진 채 친구도 없이 혼자 있다. 그의 부하는 12년간 

속박되어 있었다. 오늘 밤 자정 전에... 그 부하가 자유를  되찾고 그 주인과 재회할 것

이다. 어둠의 마왕은 부하희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것이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강력하

고 끔찍해 질 것이다. 오늘 밤... 자정 전에... 그 부하가... 그 주인과... 재회할 것이다..."

  트릴로니 교수늬 고개가 앞으로 축 늘어졌다. 그녀는 툴툴거리는 것 같은 소리를 냈

다. 해리는 앉은 채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때 느닷없이 트릴로니 교수의 고개가 

다시 휙 들어올려졌다.

  "마안하다, 얘야," 그녀가 꿈결같이 말했다. "너무  더워서 그만... 내가 잠시 깜빡 졸

았었나보구나..."

  해리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뭐가 잘못되었니, 얘야?"

  "교수님이- 교수님이 방금 제게- 어둠의 마왕이  다시 일어설 거라고... 그의 부하가 

그에게 돌아갈 거라고 하셨어요..."

  트릴로니 교수는 깜짝 놀라는 것 같았다.

  "어둠의 마왕이? 그 사람 말이니? 얘야, 그런 농담은  하는 게 아니란다... 다시 일어

서다니-"

  "하짐나 교수님이 방금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어둠의 마왕이-"

  "너도 깜빡 졸았던 게로구나, 얘야!" 트릴로니 교수가 말했다. "그런  당치도 않은 걸 

내가 예언할 리가 있겠니?"

  해리는 다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나선 계단으로 갔다. 그는 방금 트릴로니 교수가 

진짜로 예언하는 걸 들은 걸까? 아니면 그 시험을 인상 깊게 하려는 그녀의 얕은 수작

이었을까?

  5분쯤 뒤 그는 트롤 경비원들을 쏜살같이 지나가  그리핀도르로 탑으로 가는 입구로 

들어서고 있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트릴로니 교수의 말이  맴돌고 있었다. 

사람들이 맞은편에서 성큼성큼 걸어와 웃고 떠들며 오랫동안  기다려온 자유를 만끽하

기 위해 정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가 초상화 구멍에 도착해 학생 휴게실로 들어갔을 

때쯤엔 아이들은 거의 다 나가고 없었다. 그러나 한쪽 그석에 론과 헤르미온느가 앉아 

있었다.

  "트릴로니 교수가," 해리가 헐떡이며 말했다. "방금 내게-"

  하지만 그는 그들의 표정을 보고 갑자기 말을 멈췄다.

  "벅빅이 졌어." 론이 힘없이 말했따. "해그리드가 막 이걸 보냈어."

  해그리드의 편지는 이번엔 눈물로 젖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얼마나 떨리는 손으로 

썼던지 거의 알아볼 수가 없었다.

  항소에서 졌어 해질녘에 사형 집행을 할 거야.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

  내려오지마. 너희들은 안 봤으면 좋겠어.

  해그리드

  "우린 가야 해." 편지를 읽자마자 해리가  즉시 말했다. "해그리드 혼자서 사형 집행

인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어."

  "하지만 해질녘이잖아." 론이 흐리멍덩한 눈으로 창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우린 나

가지 못해... 특히 넌 안돼, 해리..."

  해리늬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생각에 잠겼다.

  "투명 망토만 있다면..."

  "어디 있는데?" 헤르미온느가 물었다.

  해리는 그걸 외눈박이 마녀 석상 밑에 있는 통로에 두고 온 것에 대해 말해주었다.

  "...만약 내가 또다시 그 근처에 있는 걸 스네이프 교수가 본다면, 난 그땐 정말 끝장

이야." 그가 말했다.

  "맞아." 헤르미온느가 일어서며 말했다. "그가 만약 널 본다면...  그 마녀의 곱사들은 

어떻게 여니?"

  "그걸 톡톡 치면서 '디센디움'이라고 말하면 돼." 해리가 말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그의 나머지 말을 기다리지도  않고 성큼성큼 문 쪽으로  걸어가 뚱보 

여인의 초상화를 열고 나가버렸다.

  "그 내가 설마 그걸 가지러 간 건 아니겠지?"  론이 그녀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15분쯤 뒤 옷 속에 은빛 망토를 조심스럽게 접어 넣은 채 돌아왔다.

  "헤르미온느. 난 요즘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통 모르겠어!" 론이 깜짝 놀라

서 말했다. "네가 말포이를 때린 것도 그렇구,  트릴로니 교수의 교실에서 나가버린 것

도 그렇구-"

  헤르미온느는 다소 우쭐해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내려갔지만 그  뒤 그리핀도르 탑으로 다

시 돌아가지는 않았다. 해리는 옷 속에 투명 망토를 숨겼으므로 앞이 불룩한 것을 가리

기 뒤해 계속 팔짱을 끼고 있어야  했다. 그들은 현관 안의 홀에서 슬그머니  빈방으로 

숨어 들어가 사람들이 다 없어질 때까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마지막 두명이 급히 걸

어간 뒤 문이 쾅 닫리는 소리가 들렸다. 헤르미온느가 문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됐어." 그녀가 속삭였다. "아무도 없어- 망토 입어-"

  그들은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몸을 바짝 붙인 채로  망토를 뒤집어쓰고 발소리를 죽

이고 홀을 가로질러간 뒤, 정원으로 가는 돌계단을 내려갔다.  해는 벌써 금지된 숲 너

머로 넘어가며 나무들 꼭대기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들이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도착해 문을 두드리자 그가 문을 열며 누가 찾아왔는지 

보려고 주위를 휙 둘러보았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저희들이에요." 해리가 조용히 말했다, "투명 망토를 입고  있어요. 안으로 들어가야 

망토를 벗을 수 있어요."

  "오지 말라니까, 참!" 해그리드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가  뒤로 물러섰으므

로 그들은 안으로 들어갔다. 해그리드사 무능ㄹ 얼른 닫자 해리가 망토를 벗었다.

  해그리드는 울고 있지도 않았으며 그들의 목에 매달리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이 어디

에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렇게 자신을 어쩌지 못하

고 망연자실해 있는 모습은 눈물 흘리는 모습보다 지켜보기가 더 딱했다.

  "차 마실래?" 그가 물었다. 주전자를 잡는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벅빅은 어디에 있어요,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바 - 밖에다 두었어." 해그리드가 단지에 우유를 채우다가 탁자에 엎지르며 말했다. 

"호박밭에 매어 두었어. 녀석이 나무들도 보고-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해야 할 것 같

아서 말야- 죽기 전에- "

  해그리드가 손을 어찌나 심하게 떨었던지 우유 단지가 그만 마룻바닥으로 떨어져 산

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제가 할게요, 헤그리드." 헤르미온느가 이렇게 말하고는 부리나케 달려가 치우기 시

작했다.

  "찬창에 또 하나 있어." 해그리드는 이렇게 말한 뒤 앉아서 옷소매로 이마를 훔쳤다. 

해리가 론을 흘끗 바라보자 그가 절망적인 표정을 지어 보였다.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어요, 해그리드?" 해리가 그의 옆에 앉으며 물었

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애쓰셨지." 해그리드가 말했다. "하지만 그분은  위원회의 결정을 뒤엎을 만한 힘이 

없으셔. 그분은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하셨지만 위원회  사람들은 겁먹고 있거든... 루

시우스 말포이가 어떤 사람인지는 너희들도 알잖아... 그들을 위협했겠지.. 그리고  사형 

집행인인 멕네어는 말포이의 오랜 친구야... 하지만 그건  빠르고 깨끗하게 끝날 거고... 

녀석 앞에는 내가 있을 거야..."

  해그리드가 침을 꿀껏 삼켰다. 그는 마치 한 줄기 희망이나 위안을 찾고 있기라고 한 

듯 오두막 이곳저곳을 재빨리 둘러보았다.

  "그- 그 일이 있을 때 덤블도어 교수님이  내려오실 거야. 오늘 아침에 편지를 보내

셨어. 나와 - 함께 있어 주시고 싶다고 하셨어. 훌륭하신 분이야, 덤블도어 교수님은..."

  울음을 꾹 참고 또 다른 우유 단지를 찾으려고  해그리드의 찬창을 뒤적거리던 헤르

미온느가 새 단지를 들고 몸을 일으켰다.

  "저희들도 함께 있을게요, 해그리드."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해그리드는 텁수룩한 머

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희들은 성으로 돌아가야 해. 내가 말했잖아, 너희들이 지켜보는 건 원치 않는다구. 

그리고 어쨌든 너희들은 여기에 내려오면 안돼... 만약 퍼지 장관이나 덤블도어  교수가 

네가 허락도 없이 나온 걸 알기라고 하면, 해리, 넌 되게 혼날 거야."

  헤르미온느는 얼굴에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해그리드가 보지 못하도록 

부산스럽게 차를 끊이는 시늉을 했다. 그  뒤 그녀가 우유병을 집에 단지에 붓다  말고 

놀라 비명을 질렀다.

  "론! 미-믿을 수가 없어- 스캐버스야!"

  론이 입을 벌리고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야?"

  헤르미온느가 우유 단지를 탁자로 가져가 뒤집어 엎었다. 그러자 스캐버스가  찍찍거

리며 다시 안으로 기러들어가려고 안감힘을 쓰다가 탁자 위로 스르르 미쓰러져 나왔다.

  "스캐버스!' 론이 멍하니 말했다. "스캐버스, 여기서 뭐하는 거야?"

  그는 발버둥치는 쥐를 잡아  불빛으로 가져갔다. 스캐버스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몸은 전보다 더 말랐으며 털은 거의 다 빠져 듬성듬성히 나 있었다. 그 쥐가 몹시 벗어

나고 싶은 듯 론의 손에서 몸부림을 쳤다.

  "괜찮아, 스캐버스!" 론이 말했다. "고양인 없어! 여기선 널 헤칠 게 아무 것도 없어!"

  해그리드가 갑자기 일어서서 창문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평상시 혈색이 졸게  불그스

레하던 그의 얼굴이 백짓장처럼 새하얘졌다.

  "그들이 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급히 창가로 달려갔다. 남자 몇 명이 성 계단을 걸어 내려

오고 있었다. 앞에서는 알버스 덤블도어 교수가 저물어 가는 해에 은빛 수염을 반짝거

리며 걷고 있었고 옆에서는 코넬리우스 퍼지 장관이 총총걸음으로 급히 걸어오고 있었

다. 그들 뒤에는 허약하게 생긴 위원회 노인과 사형 집행인 맥네어가 있었다.

  "너희들은 가야 해." 해그리드가 다급히  말했따. 그는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었다. "여기 있는 걸 들키면 안돼... 어서 가..."

  론이 스캐버스를 주머니 속에 쑤셔 넣자 헤르미온느가 투명 망토를 집어들었다.

  "내가 뒷마당까지 데려다 줄게." 해그리드가 서두르며 말했다.

  그들은 드를 따라 뒷마당으로  나갔다. 해리는 기분이 이상했다.  그런데 해그리드의 

호박밭 울타리에 매어져 있는 벅빅을 보자  훨씬 더 그랬다. 벅빅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알고 있기라고 한 듯  뾰족할 얼굴을 이쪽저쪽으로 돌리며  신경질적으로 땅을 

긁고 있었다.

  "괜찮아, 벅빅." 해그리드가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아..." 그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

느에게로 돌아섰다. "어서 가." 그가 말했다. "빨리."

  하지만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해그리드, 저흰-"

  "정말로 어떤일이 있었는지 저희가 그들에게 말할게요-"

  "그들이 벅빅을 죽이돌고 내버려두어선 안돼요-"

  "가!" 해그리드가 사납게 말했다. 너희들까지 얽히면 문제가 정말로 심각해져."

  그들은 어쩔 수가 없었다. 헤르미온느가 투명 망토를 해리와 론의 모리에 뒤집어씌웠

을 때, 오두막 앞에서 목소리들이 들렸다. 해그리드는 그들이 막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

다.

  "얼른 가."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듣지 말구..."

  그리고 그가 다시 오두막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자마자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

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천천히 해그리드의 집을 돌아나갔다. 그들이 반대편에  거

의 다다랐을 때 앞문이 쾅 하며 닫혔다.

  "제발, 서두르자."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참을 수가 없어,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단 

말야..."

  그들은 성으로 향하는 비탈진 잔디밭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해는 이제 빨리 떨어지고 

있었다. 하늘은 보랏빛이 약간 도는  잿빛으로 변해 있었고 서쪽은 루비빛으로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론이 갑자기 발을 멈췄다.

  "오, 제발, 론."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스캐버스 때문에 그래- 녀석이- 가만히 있으려 하질 않아-"

  론이 스캐버스를 걔속 주머니 속에 넣으려 했지만 그 쥐는 점점 더 광포해지고 있었

다. 스캐버스는 미친 듯이 찍찍대거나 몸을 비틀거나 머리를 흔들어 론의 손을 물려고 

했다.

  "스캐버스, 나야. 이멍청아, 론이라구." 론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

  그때 뒤에서 문이 열리며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 론. 제발 좀 가자 그들이 그걸 하려고 해!" 헤르미온느가 속삭이듯이 말했다.

  "좋아- 스캐버스, 가만있어-"

  그들은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해리도 헤르미온느와 마찬가지로 뒤에서 나직이  들리

는 목소리들에 귀기울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론이 또다시 멈췄다.

  "녀석을 잡고 있을 수가 없어- 스캐버스, 조용히 해, 들킨단 말야-"

  그 쥐가 미친 듯이 찍찍대고 있긴 했지만 해그리드의  정원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크지는 않았다. 희미하게  남자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더니 정적이  흘렀

다. 그리곤 느닷없이 휙, 쿵 하는 소리가 났다. 도끼 휘두르는 소리가 분명했다.

  헤르미온느가 몸을 떨었다.

  "그들이 했어!" 그녀가  해리에게 속삭였다. "미-믿지  못하겠어- 정말  하고야 말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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