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화 (16/24)

      제15장 퀴디치 결승전

  "해그리드가- 내게 이걸 보냈어." 헤르미온느가 편지를 내밀며 말했다.

  해리는 편지를 받아들었다. 양피진느 축축했고 커다란 눈물방울들 때문에 잉크가  번

져서 읽기가 아주 어려웠다.

  헤르미온느에게

  우린 소송에서 졌어. 녀석을 호그와트로 데러갈 거야

  사형 날짜는 정해졌어.

  녀석은 런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우릴 도와준 거 익지 않을게

  해그리드

  "이럴 수는 없어." 해리가 말했다. "이럴 수는. 벅빅은 위험하지 않아.

  "말포이의 아버지가 위원회를 위협해서 그렇게 하도록 한거야." 헤르미온느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너도 알잖아.  위원회 사람들은 그저 허약하고 멍

청한 늙은이들에 불과해. 겁먹은 거지 뭐. 하지만 항소가 있을 거야. 절차가 항상 그렇

거든. 다만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까 그게 걱정이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론이 맹렬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모근 일을 너 혼자 

하게 내버려두지는 않을 거야, 헤르미온느. 내가 도와줄게."

  "오, 론!"

  헤르미온느가 론의 목을 끌어안더니 정신없이 울었다. 론은 완전히 겁먹은  표정으로 

어색하게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토닥거렸다. 마침내 헤르미온느가 몸을 뒤로 뺐다.

  "론, 스캐버스에 대해서는 정말, 정말 미안해..." 그녀가 훌쩍거리며 말했다.

  "어- 녀석은 늙었었어." 그녀가 그를 놓아주자  론이 안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

고 좀 쓸모 없기도 했어. 어쩌면  이참에 엄마와 아빠가 내게 부엉이를 사주실지도  몰

라."

  블랙의 두 번째 침입 이후 더 철저해진 안전 조치들 때문에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

는 저녁에 해그리드를 만나러 갈 수가 없었다. 따라서 그에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은 '신

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 시간뿐이었다.

  그는 히포그리드의 평결에 대한 충격으로 망연자실해 있는 것 같았다.

  "모두 내 잘못이야. 당황해서 말문이 막혔었어. 그들이  까만 망토를 입고 앉아서 모

두 나만 바라보고 있었어. 난 계속해서 노트를 떨어뜨렸고 헤르미온느 네가 찾아준 날

짜들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어. 그런데  그런데- 루시우스 말포이가 일어서서 녀석의 

형기를 말했고 그들은 그저 그의 말대로 했어..."

  "아직 항소가 있어요!" 론이 맹렬하게 말했다. "아직 포기하지 마세요. 저희들이 계속 

조사하고 있어요!"

  그들은 학슴의 다른 아이들과 함께 다시 성으로 향했다. 앞에서는 말포이가 크레이브

와 고일과 함께 걸어가면서 계속 뒤를 흘끔흘끔 돌아보며 조롱하듯 웃고 있었다.

  "아무 소용없어 론." 성 계단에 도달했을  때 해그리드가 슬프게 말했다. "그 위원회

는 말포이의 수증에 있어.난 그저 벅빅이  남은 시간 동안 행동하게 보내길 바랄  뿐이

다. 아니 꼭 그렇게 되어야 해..."

  그러더니 해그리드는 홱 돌아서  손수건에 얼굴을 묻고는 급히 오두맏 쪽으로 걸어

갔다.

  "엉엉 울고 있는 저 꼬락서니 좀 봐!"

  말포이는 크레이브와 고일과 함께 성 안쪽으로 서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너희들 저렇게 애처로운 모습 본 적 있니?" 말포이가 비웃듯이  말했다. "저런 사람

이 우리의 선생이라니!"

  해리와 론 모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말포이 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어느새 

헤르미온느가 먼저 그에게로 갔다- 찰싹!

  그녀가 있는 힘껏 말포이의 따귀를 때렸다. 말포이가  비틀거렸다. 해리와 론과 크레

이브와 고일이 깜짝 놀라 그저 멍하니 서 있을 때  헤르미온느가 또가시 손을 들어 올

렸다.

  "해그리드가 애처롭다고? 이 비열한 자식아-"

  "헤르미온느!" 론이 가냘프게 그녀를 부르며 손을 잡으려고 하자 그녀가 마지못해 손

을 내렸다. 그러나-

  "저리 가, 론!"

  헤르미온느가 다시 요술지팡이를 꺼내자 말포이가 엉거주춤 뒤로 물러섰다. 크레이브

와 고일이 어쩔 줄 모르고 말포이의 지시를 기다리며 바라보았다.

  "가자." 말포이가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들 셋 모두 지하 감옥으로 들어

가는 통로로 사라졌다.

  "헤르미온느!" 론이 어리벙벙하기도 하고 감동  받기도 한 목소리로 다시 란번  말했

다.

  "해리, 퀴디치 결승전에서 녀석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버려!" 헤르미온느가 날카로

운 목소리로 말했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해. 슬리데린이 이기는 꼴은  절대 못 보겠

어!"

  "마법 수업 시간이야." 론이 여전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헤르미온느를 바라보며 말했

다. "가는 게 좋겠어."

  그들은 대리석 계단을 올라가 허둥지둥 폴리트윅 교수의 교실 쪽으로 갔다.

  "늦었구나!" 해리가 교실 문을 열자 폴리드윅 교수가 꾸짖듯이 말했다. "자 빨리빨리, 

요술지팡이들을 꺼내라. 오늘은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마법'을 실습할 거란다. 우린 벌

써 두명씩 짝을 지었단다-"

  해리와 론은 서둘러 교실 뒤편의 책상으로 걸어가 가방을 열었다. 론이 뒤를 돌아보

았다.

  "헤르미온느는 어디로 갔지?"

  해리도 주위를 둘러보았다. 헤르미오느는 교실로 들어오지 않은 게 분명했다. 하지만 

해리가 문을 열 때만 해도 그녀는 바로 옆에 있었다.

  "이상하네." 해리가 론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혹시 화장실에 가지 않았을까?"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수업 시간 내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 애도 수업에 들어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론

이 씩 웃으며 말했다.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마법'은 확실히 그들의 기분을 굉장히  좋

아지게 했었다.

  헤르미온느는 점심을 먹으러 오지도 않았다. 애플파이를 다  먹었을 때쯤 '기분을 좋

아지게 하는 마법'의 효력이 떨어지고  있어서인지 해리와 론은 다소 걱정되기  시작했

다.

  "설마 말포이가 그 애에게 무슨 짓을 한 건  아니겠지?" 급히 이층으로 올라가 그리

핀도르 탑으로 향할 때 론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들은 트롤 경비원들을 지나 뚱보 여인에게 암호('수다쟁이')를 말한 뒤 초상화 구멍

을 통해 학생 휴게실 안으로 기어 들어갔다.

  헤르미온느는 테이블에 앉아서 펼쳐진 산술점 책에 얼굴을 대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들은 그녀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앉았다. 해리가 그녀를 건드려 깨웠다.

  "뭐-뭐야?" 헤르미온느가 깜짝 놀라 눈을  뜨고 멍하니 둘러 보았다. "갈  시간이니? 

이-이제 어느 수업이지?"

  "점술 수업. 하지만 아직  20분 정도 여유가 있어."  해리가 말했다. "헤르미온느, 너 

왜 마법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니?"

  "뭐라구? 이런!" 헤르미온느가 우는 소리로 말했다. "마법 수업에 가는 걸 까먹었어."

  "하지만 어떻게 잊을 수 있어?" 해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교실 문 

앞까지 우리와 함께 있었잖아!"

  "나도 모르겠어!" 헤르미온느가 울면서 말했다. "플리트윅 교수가 와내셨니? 오, 말포

이 때문이었어. 그 애에 대해 생각  하다가 그만 다른 일들에 대해 까맣세  잊어버리고 

만 거야!"

  "헤르미온느," 론이 헤르미온느가 배게로 사용한 커다란 산술점 책을  내려다보며 말

했다. "너 몸이 쇠약해지고 있응 것 같아. 너무 많은 걸 하려 드니까 그렇지."

  "아냐, 안 그래!" 헤르미온느가 머리를 쓸어 올리며 가방을 바라보았다. "그저 실수한 

것뿐이야. 그게 다야! 난  가서 플리트윅 교수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려야겠어... 그럼 

점술 수업 시간에 보자!"

  20분 뒤 헤르미온느는 매우 초조한 얼굴로 트릴로니 교수의 교실로 올라가는 사다리 

앞으로 왔다.

  "내가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마법'을 놓치다니 믿을 수가 없어! 그건 분명히 시험에 

나올 거야. 플리트윅 교수가 넌지시 그렇게 말했거든!"

  그들은 함께 사다리를 올라가 어둡고 숨막힐 듯한 방으로 둘어갔다. 작은 테이블마다 

진주빛 안개가 가둑 찬 수정 구슬이 빛을 내고 있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흔들

흔들하는 테이블에 함께 앉았다.

  "난 다음 학기나 되어야 수정 구슬을 시작할 줄 알았어." 론이 혹시 트릴로니 교수가 

근처에 숨어있을까봐 조심스럽세 주위를 둘러보며 비밀스레 말했다.

  "불평하지 마. 이젠 더 이상 그 지긋지긋한 소금 보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일 테

니까." 해리도 역시 소근소근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난 그 교수가  내 손을 볼 때마다 

움찔움찔 하는 데 질렸거든."

  "안녕들 하세요!" 귀에 익은 희미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트릴로니 교수가  평상시처럼 

어둠 속에서 극적으로 나타났다. 패르바티와 라벤더는 우유빛 나는 수정 구슬에 얼굴을 

비추며 흥분했다.

  "여러분에게 예정보다 조금 일찍  수정 구슬을 소개해드리기로 했습니다."  트릴로니 

교수가 난로에 등을 대고 앉아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내가 점을 쳐본 결과  6월에 

있을 여러분들의 시험이 수정 구슬과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충분히 연습할 괴회를 주려고 이렇게 결정했어요."

  헤르미온느가 코방귀를 뀌었다.

  "솔직히... '내가 점을 쳐본 결과' 라니... 시험은 누가 내는 데? 바로 교수님 자신이잖

아! 굉장히 놀라운 예측이로군!" 그녀가 굳이  목소리를 납추려고도 하지 않고 말했다. 

해리와 론은 웃음을 참느라 정신이 없었다.

 트릴로니 교수의 얼굴이 그늘에 가려져  있어서 그녀가 그 말을  들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듣지 못한 것처럼 계속했다.

  "수정 구슬을 보는 건 특히 전교한  마법입니다." 그녀가 끔결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여러분이 무한히 깊은 구슬을 들여다보고 단번에 모든 걸 읽어낼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우선 여러분의 의식과  눈의 긴장을 푸는 연습부터 시작할  것입니

다." -론은 웃음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자  소리가 나는 걸 막기 위해 입속에 주

먹을 집어널어야만 했다- "내면의 눈과 초의식이  깨끗하게 되도록 말입니다. 운이 좋

다면 여러분들 가운데 몇 명은 수업이 끝나기 전에 읽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각자 앞에 놓인 수정  구슬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해리는 그것이  어리석은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멍하니 수정 구슬을 바라봐야  하는 자신이 한없이 미

련스럽게 느껴졌다. 론은 숨을 죽이고 계속해서 낄낄거렸르며 헤르미온느는 계속  툴툴

거렸다.

  "뭐 좀 보이니?" 해리가 15분쯤 유리 구슬을 들여다보다가 그들에게 물었다.

  "응. 이 테이블에 탄 자리가 보여." 론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누군가가 촛

불을 뒤엎어 버렸었나봐."

  "이건 완전히 시간 낭비야." 헤르미온느가 불만을 터뜨렸다. "뭔가 유용한 걸 해야지.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마법'이나 연습해야겠어-"

  트릴로니 교수가 옆으로 걸어가자  쨍그랑대며 팔찌와 목걸이들이  부딪히는 요란한 

소리가 났다.

  "혹시 수정 구슬에 나타난 희미한 전조를  해석해주길 바라는 사람 있어요?"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전 도와주지 않으셔도 돼요." 론이 작게 말했다. "이 의미는 뻔하거든요. 오늘 밤 안

개가 잔뜩 끼일 거라는 뜻이죠."

  해리와 헤르미온느 둘다 웃음을 터뜨렸다.

  "자, 과연 그렇군요!" 트릴로니 교수가 이렇게 말하자 모두 고개가 그들 쪽으로 쏠렸

다. 패르바티와 라벤더가 화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 때문에 투시 전파가 흐트러지

잖아!" 그녀가 다가와 그들의 수정 구슬을 들여다보았다.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느 

걸 느꼈다. 그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여기에 뭔가 있어요!" 트릴로니 교수가 구슬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무언가 움직이

고 있어요... 그런데 그게 뭐죠?"

  해리는 그게 무엇이든 좋은 건 아니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정말로-

  "이럴 수가..." 트릴로니 교수가 한숨을 쉬며 해리를 올려다  보았다. "여기에 있구나. 

그 어느 때 보다도 분명하게... 이럴수가. 네게로 걸어오고 있어 점점 더 가까리... 그-"

  "오, 제발!" 헤르미온느가 짜증내는 듯  큰소리로 말했다. "그 터무니없는  죽음의 대 

타령 좀 그만 하세요!"

  트릴로니 교수가 커다란 눈을 치켜 뜨고 헤르미온느를 노려 보았다. 패르바티와 라벤

더는 서로 뭐라고 속닥이더니 함께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트릴로니 교수가  일어서

서 성난 얼굴로 헤르미온느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얘야, 난 네가 내  수업을 들어온 순간부터 네게는 점술

이라는 고상한 기술이 필요로 하는 잠재 능력이 전혀 없다는 걸 알았단다. 사싱 난 너

처럼 세속적인 학생을 만난 적이 없단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 뒤-

  "좋아요!" 헤르미온느가 발딱 일어서서 '미래 들여다보기' 책을 다시 가방  속으로 쑤

셔 넣으며 느닷없이 말했다. "좋다구요!" 그러더니 그녀는 가방을 어깨에  휙 둘러맸다. 

론은 하마터면 그 가방에 맞아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 "포기하죠! 그만두겠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헤르미온느는 뒤도 안 돌아보고 성큼성큼 걸어가 지하실 문을 발길

로 툭 차서 연 뒤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학급은 몇 분이 지나서야 겨우 흥분이 가라앉았다. 트릴로니 교수는 죽음의 개에 대

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린 것 같았다. 그녀는 해리와 론의 테이블에서 홱 돌아서서 다소 

힘에 겨운 듯이 숨을 쉬며 얇게 비치는 숄을 바짝 끌어당겼다.

  "어어어!" 라벤터가 갑자기 괴상한 소리를 내자 모두들 깜짝 놀랐다. "어어어. 트릴로

니 교수님. 막 기억이 났어요! 그애가 떠나는  거 보셨죠. 그렇죠? 그렇교, 교수님? '부

활절 즈음에 우리중 하나가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날 것이다!'  교수님이 첫 수업 시간에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트릴로니 교수가 그녀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얘야. 난 그레인저가 우리를  더나리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단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이상해서 그런 안 좋은 징조들을 qhays 자신이 잘목 본 것이기를  바

란단다... 그래서 영적인 눈을 갖고 있다는 건 때로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지."

  라벤더와 패르바티는 깊이 감명을 받은 것 같은 표정으로 트릴로니 교수가 자신들의 

테이블로 올 수 있도록 자리를 좁혀 앉았다.

  "헤르미온느가 오늘 톡톡히 당하는데?" 론이 위압당한  것 같은 얼굴로 해리에게 속

삭였다.

  "그래..."

  해리는 수정구슬을 들여다보았지만 소용돌이치는 하얀 안개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트릴로니 교수가 정말로 죽음의 개를  또가시 본 걸까? 퀴디치 결승전이 코앞

에 닥친 사오항에서 치명적인 사고를 또한번 겪느다는 건 말도 되지 않는 소리였다.

  부활절 휴일은 편히 쉴 수가 없었다. 3학년생들은 해야 할 숙제가 산더미 같았다. 네

빌 롱바팀은 거의 신경 쇠약에 걸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네빌만 그런 게 아니었다.

  "이런 게 무슨 휴일이야!" 시무스 피니간이 어느 날 오후에 학생 휴게실에서 볼멘 소

리로 말했다. "시험은 아직 한참이 남았는데, 선생님들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하지만 헤르미온느보다 할 일이 더 많은 사람은 없었다. 점술 수업을 그만두었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과목을 듣고 있었다. 학생 휴게실에 가장 늦게까

지 남아 있는 사람도 보통 그녀였으며 다음날 아침에 가장 먼저 도서실에 나오는 사람

도 그녀였다. 그녀는 루핀 교수처럼  피로해 보였으며 늘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처럼 

울상을 짓고 다녔다.

  이제 벅빅의 항소 준비 책임은 론이 떠맡고 있었다.  숙제를 다하고 나면 그는 '히포

그리프의 심리학' 이나 '가금(家禽)인가 아닌가? 히포그리프의  야만성 연구' 같은 제목

의 두꺼운 책들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그는 어찌나 몰두해 있었던지, 크룩생크를 괴롭

히는 것도 잊어버렸다.

  한편 해리는 우드와 끊임없이 전술 논의를 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매일 있는 퀴디치 

연습 사이사이에 숙제를 해야만 했다.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의 경기는 부활절  휴일이 

지나고 첫 번째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슬리데린은 선수권 쟁탈전에서 정확히 200

점을 앞서가고 있었다. 이건, 우드가 팀 선수들에게 늘 상기시킨 것처럼 그들이 우승컵

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그 점수 이상 차로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스니

치를 잡아봤자 150점밖에 얻을 수 없었으므로 그것은  해리에게 커다란 부담감을 안겨

주었다.

  "그러니깐 넌 우리가 50점 이상 앞설 때까지 기다렸다가 스니치를  잡아야 해." 우드

가 해리에게 끊임없이 주의를 주었다. "우리가 50점 이상 앞서 있을 때만이야, 해리. 그

렇지 않으면 우린 그 경기는 이길지 몰라도 우승컵은 따낼 수 없어. 알아들었지, 해리? 

스니치는 꼭 우리가 50점 이상-"

  "알았어, 올리버!" 해리가 소리쳤다.

  그리핀도르 기숙사 전체는 온통 다가오는 시합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리핀도르는 

대단히 뛰어난 선수였던 찰리 위즐리(론의 둘째 형)가 수색꾼이었던 시절 이후 퀴디치 

우승컵을 한번도 타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 결기에서 누구보다도 이기고  싶어하는 

사람은 바로 해리였다. 해리가 말포이 사이의 악감정은 극에 달래 있었다. 말포이는 해

리가 호그스미드에서 진흙을 던진 사건에 대해 여전히 분개하고 있었는데, 그가 아무런 

별도 받지 않자 이제는 아예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해리는 래번클로와의 시합 때 말포

이가 그를 고의로 방해하려고 했건 걸 결코 잊은 건 아니었지만, 전겨생 앞에서 말포이

를 꼭 이기고야 말겠다고 굳게 다짐하게 한 계기는 바로 벅빅의 문제였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두 팀과 두 기숙사 간의 긴장은  고조되어갔고 휴일이 끝날 즈음 

긴장은 극에 달했다. 복도에서는 작은 난투들이 수없이 벌어졌고 결국엔 거친 싸움으로 

그리핀도르의 4학년생 하나와 슬리데린의 6학년생 하나가 뒤에 부추가 싹튼 채로 병동

에 입원하게 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해리는 특히 곤경을 치르고 있었다. 그가 수업을 받으러 갈때마다 슬리데린 아이들이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려 했기 때문이었다. 우드는 그 뒤 글리데린 아이들이 고의로 해

리를 다치게 해서 경기에 나가지 못하도록 할 경우를 대비해 해리에게 꼭 아이들과 함

께 다니라고 지시했는데, 크레이브와 고일은 그것도 모르고 나타났다가 그가  아이들에

게 에워싸여 있는 걸 보고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모든 

아이들이 해리의 보호에 어찌나 열성적이었던지, 해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

어서 도저히 수업 시간에 제때에 맞춰서 들어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해리응 그 

자신보다도 파이어볼트의 안전에 더 신경을 썼다. 그는 그 빗자루를 쓰지 않을 때는 가

방 속에 안전하게 넣고 잠가두었으며 쉬는 시간마다 그리핀도르  탑으로 올라가 잘 있

는지 확인하곤 했다.

 시합 전날 밤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술렁였다. 아이들은 평상

시에 하던 모든 일들을 접어두고 삼삼오오 모여 떠들어대거나 장난을 치고 있었다. 심

지어 헤르미온느조차 책을 내려놓았다.

  "공부할 수가 없어. 집중이 되지 않아." 그녀가 초조하게 말했다.

  학생 휴게실은 상당히 소란스러웠다.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는 그 압박감에서 벗

어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시끄럽고 요란하게 장난을 치고 있었고, 안젤리나와 

앨리사와 케이터는 그들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어대고 있었다. 올리버우드는 한쪽  구석

에 있는 퀴디치 경기장 모형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  위에 있는 작은 숫자들을 요술지

팡이로 쿡쿡 찌르며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와 나란히  앉아 

그 다음날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다음날에 대해 생

각할 때마다 속이 울렁거리고 기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괜찮을 거야." 말은 이렇게 했지만 헤르미온느 역시 긴장한 표정이었다.

  "넌 파이어볼트가 있잖아!" 론이 말했다.

  "그래..." 해리가 말했다. 속이 뒤틀렸다.

  고통이 사라졌을 때 우드가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들! 취

침!"

  그날 밤 해리는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 그러다 깜박 잠이 들었을 때 자신이 늦

잠을 자는 바람에 우드가 "너 어디에 있었니? 우린 네가 없어서 네빌을 내 보냈어!" 하

고 소리소리 지르는 꿈을 꾸었다. 그 다음엔 또 말포이와 슬리데린팀의 다른 선수들이 

용을 타고 경기장에 나타난 꿈을 꾸었다. 그런데 말포이가 타고 있는 용의 입에서 뿜어

져 나오는 불길을 피하려고 위험 천만한 속도로 날소 있을 때 그는 파이어볼트를 까먹

고 가져오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공중에서 떨어지다가 깜짝 놀라 잠에서 때었

다.

  해리는 잠시 뒤에애 경기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자신이  침대에 안전하게 누워 있

으며 또 슬리데린 팀은 확실히 용을 타고 경기하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알았다. 목이 말

랐다. 그는 될 수 있는 대로 조용히 침대에서 빠져나와 창 밑에 있는 은주전자에서 물

을 조금 따랐다.

  정원은 조용했다. 바람 한 점도 없었다. 커다란 버드나무는 꼼짝  않고 가만히 거 있

었다. 경기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씨인 것 같았다. 그런데 물잔을 내려놓고 침대로 돌아

가려는 순간 해리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작은 동물 하나가 은빛 잔디 위에서 어슬

렁 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침대 옆 탁자에 있는 안경을 집어들고는 다시 창가로 갔다. 죽음의 개라면 큰

일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그럴 수는 없었다- 시합을 눈앞에 두고 그럴 수는 없었다-

  정원을 가시 내려다보며 미친 듯이 두리번거리던 그는 잠시 뒤에 그 개를 발견했다. 

그것은 이제 금지된 숲 언저리를 지나고 있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자 그건 죽음의 

개가 아니였다... 그건 고양이 였다. 해리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창살을 움켜쥐었다.  해

리는 다시 그 고양이를 바라 보았다. 그런데 그 꼬리가 낯익어 보였다. 저런 꼬리를 가

진 건 크룩생크뿐이었다...

  아니 정말로 크룩생크뿐일까? 해리는 창문에 코를 바짝 갖다대고 눈을 가늘게 떴다. 

크룩생크가 멈춰 서 있는 것 같았다. 해리느 나무 그늘에서 또 다른 무언가가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그게 나타났다.- 털이 많은 거대한 까만 개가 잔디밭으로 몰래 나

아가자 크룩생크가 총총걸음으로 그 옆을 따라갔다. 해리는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게 

무슨 뜻일까? 만약 크룩생크도 그 개를 볼 수 있다면, 그게 해리의 죽음을 예고하는 전

조일 수 있을까?

  "론!" 해리가 작은 소리로 불렀다. "론! 일어나!"

  뭐야?"

  "너도 보이는지 내게 말해 줘애 해!"

  "밖은 캄캄해, 해리." 론이 탁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왜 그러는데?"

  "저기 아래-"

  해리는 얼른 다시 창 밖을 내다보았다.

  어느새 크룩생크와 개는 사라지고 없었다. 해리는 창틀 위로 기어올라가 성의 그림자

가 드리워진 곳을 살펴보았지만 그곳에도 역시 없었다. 어디로 간 걸까?

  코고는 소리가 요란했다. 론이 다시 잠들어버린 것 같았다.

  그 다음날 해리와 그리핀도르 팀의 다른 선수들은 우레  같은 박수를 받으며 연회장

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래번클로와 후플푸프 테이블에서까지 그들에게 박수 갈채를  보

내자 더욱 기운이 났다. 그러나 슬리데린 테이블에서는 그들이 지나가자 큰소리로 야유

를 해댔다. 말포이의 얼굴을 평소보다 핏기가 더 없어 보였다.

  우드는 아침 식사 시간 내내 자신은 음식에 손도 대지  않고 팀 선수들에게 얼른 먹

으라고 재촉했다. 그 뒤 그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기도 전에 그들을 서둘러 경기

장으로 내보냈다. 경기장 상태를 먼저 익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들이 연회장을 떠날 

때도 모두들 박수 갈채를 보내주었다.

  "행운을 빌어, 해리!" 초 챙이 외쳤다. 해리는 얼굴을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그래- 바람은 없지만- 햇빛이 약간 밝아서 눈이 부실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 땅은 

상당히 굳었어. 좋아. 그럼 빨리 날아오를 수 있을 거야-"

  우드는 뒤따르는 팀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으로 걸어나가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침

내 멀리서 성의 정문이 열리며 전교학생들이 잔디밭으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게 보

였다.

  "라커룸으로 가자." 우드가 짧고 힘차게 말했다.

  진홍색 망토를 갈아입는 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해리는 그들도 자신과 같은 기

분일까 궁금했다. 아침에 먹은 음식이 탈이 나기라도 한 듯 속이 뒤틀렸다. 잠시 뒤 우

드가 말했다. "자, 시간이 다 됐어. 가자-" 

  그들은 시끌벅적한 경기장으로 걸어나갔다. 군중의  4분의3이 진홍색 장미꽃 장식을 

달고 그리핀도르의 사자가 그려진 진홍색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떠 '잘해라 그리핀도

르!' 나 '우승컵은 사자에게로!' 같은 응원 문구가 쓰인 현수막들을 휘두르고 있는 아이

들도 있었다. 그러나 슬리데린의 골대 뒤에는 초록색 옷을 입은 이백여 명이 은빛 뱀이 

밤짝거리는 깃발을 들고 있었다. 맨 앞줄에는 스네이프 교수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

로 초록색 옷을 입고 앉아 불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 그리핀도르 선수들입니다!" 평소처럼 경기 해설을 맡고 있는 리 조던이 큰소리로 

말했다. "포터, 벨, 존슨,  스피넷, 프레드 위즐리, 조지  위즐리, 그리고 우드입니다. 다 

알고 계시다시피 호그와트가 오랜만에 보게 되는 최고의 팀이죠-"

  리의 해설은 슬리데린 측에서 터져 나온 아유 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이제 주장 선수 플린트가 이끄는 슬리데린 팀이 나오고 있습니다. 팀에 약간 변화가 

생긴 것 같은데 기술보다는 크기에 비중을 둔 것 같군요-"

  슬리데린 응원석에서 더 많은 야유가 터져 나왔다. 해리는 그러나 리의 말 속에 뼈가 

있다고 생각했다. 말포이는 물론 슬리데린 팀에서 가장 작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하나

같이 몸집이 컸던 것이다.

  "주장들, 악수하세요!" 후치 부인이 말했다.

  플린트와 우드가 서로 다가가 마치 상대방의 손가락을 부러뜨리기라도 할 것처럼 손

을 꽉 쥐었다.

  "빗자루에 올라타세요!" 후치 부인이 말했다. "셋... 둘... 하나..."

  그녀의 호각 소리는 군증의 함성 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지만 열 네 개의 밋자루는 

동시에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해리는  이마를 덮었던 머르키락이 휘날리는  걸 느꼈다. 

비행의 스릴 때문인지 긴장감이 싹 달아났다. 주위를 흘끗 둘러보자 말포이가 바짝 쫓

아오고 있었다. 그는 스니치를 찾으며 속력을 냈다.

  "그리핀도르가 갖고 있습니다. 그리핀도르의 앨리샤 스피넷이 퀘이플을  가지고 슬리

데린의 골대로 곧장 향하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앨리샤! 아으, 이럴 수가- 워링턴이 퀘

이플을 가로챘군요. 슬리데린의 워링턴이 경기장 위로  내닫고 있습니자 - 쾅! -  조지 

위즐리가 쳐낸 멋진 블러져가 그곳으로  날아가는군요. 워링턴이 퀘이플을 떨어뜨립니

다. 존슨이- 잡았습니다. 그리핀도르가 다시 가졌습니다. 제발, 안젤리나-  몬태규 주위

로 멋지게 빗나가는군요- 머리를 숙여요, 안젤리나.  블러저예요!- 안젤리나 선수가 득

점했습니다! 10대1으로 그리핀도르가 앞서갑니다!"

  안젤리나가 허공에다 주먹을 날리며 경기장 끝으로 날아갔다. 진홍색을 입은  군중들

이 좋아서 소리치고 있었다- 

  "아야!"

  안젤리나가 마커스 플런트와 부딪히는 바람에 하마터면 빗자루에서 떨어질 뻔했다.

  "미안!" 아래의 군중이 우우서리며 야유를  보내자 플린트가 마지못해 사과했다. "미

안, 보지 못했어."

  잠시 후 프레드 위즐 리가 몰이꾼의 클럽을 플린트의 뒤통수로 던지자, 플린트의 코

가 빗자루 손잡이에 부딪혀 코피가 나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후치 부인이 붕 소리내며 그들  사이로 날아와 경고를 주었다. "추격꾼

에게 까닭 없이 공격받았으므로 그리핀도르에게  자유투를 주겠어요! 그리고 투격꾼에

게 고의로 상해를 입혔으므로 슬리데린에게도 자유투를 주겠어요!"

  "잘해!" 프레드가 악을 쓰며 말했다. 후치 부인이 호각을 불자 앨리샤가 자유투를 던

지기 위해 앞으로 날아갔다.

  "제발, 앨리샤!" 조용한 군중들 속에서 리가 소리쳤다.  "그러면 그렇지! 앨리샤 선수

가 잘해냈습니다! 현재 20대 0으로 그리핀도르가 리드하고 있습니다.

  해리는 플린트를 보려고 파이어볼트를 홱 돌렸다. 플린트가 여전히 코피를 줄줄 흘리

며 슬리데린의 자유투를 던지러 골대 앞으로 날아갔다. 우드가 입을 꾹 다물고 그리핀

도르의 골대 앞으로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우드는 물론 뛰어난 파수꾼이죠!" 플린트가 후치 부인의 호각 소리를 기다리고 있을 

때 리 조던이 말했다. "훌륭했습니다!  어림도 없습니다- 어림도 없어요- 그러면  그렇

죠! 믿을 수가 없습니다! 잘막아냈습니다!"

  해리는 안도를 하고 붕 날아가 스니치를 찾아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리의 경기 해설 

한마디 한마디에 온 신경을 곤두세루고 있었다. 그리핀도르가 50점 앞설 때까지는 말포

이가 스니치를 잡지 못하게 하는 게 중요했다-

  "그리핀도르가 잡았습니다. 아니,  슬리데린이 잡았군요- 아니!-  그리핀도르가 다시 

잡았습니다. 케이티 벨 이군요. 그리핀도르의 케이티 벨이 퀘이플을 갖고 있습니다.  그

녀가 경기장을 질주하고 있습니다- 저건 고의였습니다.!"

  슬리데린의 추격꾼인 몬태규가 케이터 앞으로 나가서는 퀘이플을  잡지 않고 그녀의 

머리채를 잡은 것이었다. 순간 케이티는 공중에서 빙그르르 돌다가 가까스로 균형을 잡

고 빗자루 위에 앉았다. 하지만 그 통에 그녀는 퀘이플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호각이 다시 울렸다. 후치 부인이 몬태규에게로 날아와  소리 소리 지르기 싲가했다. 

잠시 뒤 케이티는 또 하나의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30대 0이야! 인정해. 이 비열한 자식아. 반칙을 범했잖아-"

  "조던. 양 팀에 공정한 해설을 하지 않는다면-!"

  "전 그저 사실대로 말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교수님!"

  해리는 흥분이 밀려오는 걸  느꼈다. 스니치를 본 것이다-  그건 그리핀도르의 골대 

밑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잡아서는 안된다- 그렇지만 만약 말포이가 그

걸 본다면-

  해리는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파이어볼트를 몰고 슬리데린 

쪽으로 질주했다- 그건 효과가 있었다. 말포이가 그를 따라 질주해오고 있었다. 해리가 

그곳에서 스니치를 발견했다고 생각한 게 분명했다...

   휙.

   몸집이 큰 슬리데린의 몰이꾼 데릭이 쳐낸 블러저 하나가 해리의 오른쪽 귀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곤 다시 한번-

  휙.

  두 번째 블러저가 해리의 팔꿈치를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다. 또 다른 몰이꾼 볼이 다

가오고 있었다.

  해리는 볼과 데릭이 클럽을 들어올리고 양쪽에서 그를 향해 붕 하고 날아오는 걸 보

았다-

  그리고 그가 아슬아슬한 순간에 파이어볼트를 위로 몰자 볼과 데릭이 정면으로 충돌

했다.

  "하하하!" 슬리데린의 몰이꾼이 머리를 잡고 비틀거리자  리 조던이 외쳤다. "안됐군

요! 파이어볼트를 상대하려면 동작이 더 빨랐어야죠!  자, 다시 그리핀도르가 잡았습니

다. 존슨이 퀘이플을 가졌습니다- 옆에 플린트가 있습니다- 그늬 눈을  찔러요, 안젤리

나!- 농담이었습니다. 교수님, 농담이었어요- 저런- 플린트가 잡았습니다. 플린트가 그

리핀도르의 골대들 쪽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제발, 우드. 막아요-!"

  하지만 플린트는 득점을 했다. 슬리데린 측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리 조던이 어쩌

나 심하게 욕설을 퍼부었던지 맥고나걸 교수가 그에게 마법의 확성기를 빼앗으려고 했

다.

  "죄송합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겁니다! 자, 그리핀도르가 30

대 10으로 앞서고 있습니다. 그리핀도르가 잡았군요-"

  반칙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그리핀도르가 계속해서 앞서가자 분개한  슬리데린

이 퀘이플을 잡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볼은 클럽으로 앨리샤를 쳐 놓고 

그녀가 블러저인 줄 알았다고 둘러댔다. 그러자 조지 위즐 리가 그 보복으로 볼의 얼굴

을 팔꿈치로 큭 쳤다. 후티 부인이 양 팀 모두에게 자유투를 주었다. 하지만 우드가 또 

한번 멋지게 막아냄으로써 그리핀도르가 40대 10으로 앞서게 되었다.

  스니치는 또가시 사라졌다. 말포이는 스니치를 찾아 날고 있는 해리 뒤를 바짝 쫓아

다니고 있었다- 그리핀도르가 50점만 앞서면-

  케이티가 득점을 했다. 50대 10. 슬리데린이 보복할 경우를 생각해 프레드와 조지 위

즐리 형제가 클럽을 들어올리고 그녀  주위로 날아가고 있었다. 볼과 데릭이  프레드와 

조지가 없는 틈을 타서 블러저 두 개를 동시에 우드에게로 쳤다. 블러저 두 개가 차례

로 복부를 치자 우드가 빗자루를 움켜잡고 공중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후치 부인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퀘이플이 득점 구간내에 있지 않는 한 파수꾼을 공격해선 안돼요!" 그녀가 볼과  데

릭에게 날카롭게 소리쳤다. "그리핀도르 자유투!"

  안젤라가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60대 10. 잠시 뒤 프레드 위즐 리가 블러저를 워링턴

에게로 세차게 쳐내 퀘이플을 그의 손에서 떨어뜨렸다. 그리고 앨리새가 그걸 잡아 슬

리데린의 골대 속으로 집어넣었다- 70대 10.

  관중석에서는 그리핀도르 아이들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리핀도르

가 60점을 앞서 있었으므로 해리가 만약 지금 스니치를 잡는다면, 우승컵은 그들의 것

이었다. 해리는 수백개의 눈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걸 느끼며 경기장 위로 높이 날아올

랐다. 말포이도 그의 뒤를 따라 속도를 냈다.

  해리는 재빨리 속력을 냈다. 귓가에 스치는 바람 소리가 요란했다. 그는손을 쭉 뻗었

다. 그런데 갑자기 파이오볼트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었다-

  그는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말포이가 파이어볼트의 꼬리를 끌어당기고  있었

다.

  "너-"

  해리는 화가 나서 말포이를 치려고 했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말포이는 심술궂은 얼

굴로 파이어볼트를 잡고 헐떡거리고 있었다. 그 사이 스니치는 또 다시 사라져 버렸다.

  "자유투! 그리핀도르에 자유투! 저런 반칙을  쓰다니!" 후치 부인이 날카롭게 외치자 

말포이가 다시 님부스 2001 위로 주르르 미끄러져 내려왔다.

  "저 비열한 자식이 그냥!" 리 조던이 맥고나걸 교수가 잡지 못하돌고 몸을  이리저리 

빼며 확성기에 대고 악을 쓰고 있었다. "이 더러운 자식-"

  그러나 맥고나걸 교수는 그를 책망하지 않았다. 아니 그녀 역시 말포이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앨리샤가 자유투를 시도했지만 너무 화가 나서인지 조금 빗나가고 말았다.  그리핀도

르 팀은 흔들리고 있었고 슬리데린 팀은 말포이가 해리에게 반칙을 한 것을 보자 기뻐

서 더 림을 내고 있었다.

  "슬리데린이 잡았습니다. 슬리데린이 골대로 향하고 있군요- 몬태규가 득점하는군요

-" 리가 투덜댔다. "70대20으로 그리핀도르가 앞서고 있습니다..."

  해리는 이제 말포이와 무릎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서 그를 마크했다. 말포이가 스니

치 근처에 가지 못하게 하려는 작전이었다...

  "저리 가, 포터!" 말포이가 방향을 돌리다가 해리가 그  앞을 막아서자 화를 내며 소

리쳤다.

  "그리핀도의 안젤리나 존슨이 퀘이플을 갖고 있습니다. 제발, 안젤리나, 제발!"

  해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말포이만 빼고 파수군까지 슬리데린의 모든 선수가  안젤

리나 쪽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그들 모두 그녀를 막으려는 것이었다.

  해리는 파이어볼트를 홱 돌려 손잡이에다 몸을 바짝 붙이고 앞으로 몰았다. 그는 총

알처럼 슬리데린 선수들 쪽으로 날아갔다.

  "아아아으으!"

  파이어볼트가 붕 날아오자 그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안젤리나 앞엔 이제  방해물이 

하나도 없었다.

  "안젤리나가 득접했습니다! 득점했어요! 그리핀도르가 80대 20으로 앞섭니다!"

  해리는 관중석으로 곤두박질치려는 순간 간신히 방향을 돌려  다시 경기장 한가운데

로 날아갔다.

  그런데 그때 심장을 멈추게 하는 관경이 눈에 들어왔다. 말포이가 즉의 양양한 표정

으로 급상하하고 있었다- 저 아래 잔디밭 위에서 아주 작은 황금빛이 희미하게 가물거

리고 있었다-

  해리는 급히 파이어볼트를 아래쪽으로 몰았지만 말포이가 몇 백  미터 더 앞서 있었

다.

  "빨리! 빨리! 빨리!" 해리는 빗자루를 재촉했다. 그는 말포이를 따라잡고  있었다- 볼

이 해리쪽으로 블러저를 쳤다. 해리는 빗자루 손잡이에 바짝 엎드렸다- 말포이가 바로 

코앞에 있었다.- 말포이를 따라잡았다-

  해리는 양손을 빗자루에서 떼고 쭉 뻗었다. 그리고 말포이의 팔을 쳐냈다-

  "그렇지!"

  그가 급강하를 멈추고 손을 번쩍  치켜들자 관중석에서 함선이 터져 나왔다.  해리는 

군중 위로 높이 날아올랐다. 이상하게 뒤가 울렸다. 작은 황금빛 공이 주먹 속에 꽉 쥐

어진 채로 날개를 퍼덕이고 있었다.

  우드가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질주해와 해리의 목을 끌어 안고 흐느껴 울었다. 프레

드와 조지도 내려와 그들은 얼싸안았다. 이어서 안젤리나와 앨리샤와 케이티의  목소리

가 들렸다.

  "우리가 우승컵을 따냈어! 우리가 우승컵을 따냈다구!" 그리핀도르 팀은 서로서로 얼

싸안고 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다시 땅으로 내려갔다.

  그리핀도르 응원석에선 아이들이 울타리를 넘어 물밀 듯이  경기장으로 몰려나와 그

들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해리는 그를  짓눌러오는 사람들과 소음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환호하는 군중들이 해리와 그리핀도르 팀  선수들을 무등을 태웠다. 해그

리드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이렇게 외쳤다. "이겼수나, 해리.  이겼어! 벅빅에게도 

이 기쁜 소식을 알려주어야 겠어!" 퍼시 역시 점잔 빼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펄쩍펄

쩍 뛰어다니고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우드보다도 훨씬 더 큰소리로 흐느껴 울며 커

다란 그리핀도르 깃발로 눈물을 닦고 있었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군중을 해치고 해리에

게로 다가갔다. 굳이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해리는 어깨를 쫙  펴고 덤블도어 교수가 

커다란 퀴디치 우승컵을 들고 서 있는 관중석 쪽으로 힘차게 걸어갔다. 그런 해리의 모

습을 바라보며 론과 헤르미온느는 밝은 미소를 던져주었다.

  훌쩍이던 우드가 우승컵을 해리에게 건네주었다. 해리는 우승컵을 하늘 높이  들어올

렸다. 만약 주위에 디멘터가 있었다면 세계 최고의 페트로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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