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화 (14/24)

      13장 그리핀도르 대 래번클로

  그것으로 론과 헤르미온느의 우정은 끝나는  것 같았다. 둘다 상개방에게 너무  화가 

나 있었기 때문에 해리는 그들이 화해할 수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론은 크룩생크가 스캐버스를 잡아먹으려고 있었다는 사실을 헤르미온느가 결코 심각

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과 그 고양이를 잘 감시하지  않아다는 점 그리고 론에게 

스캐버스를 더 찾아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크룩생크와 전혀 무관한  일인 것 

처럼 얼버무리려 하고 있다는 점에 격분하도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또 그녀대로 크룩생

크가 스캐버스를 잡아먹었다는 아무 증거도 없을뿐더러 그  황갈색 머리카락들이 크리

스마스 이후 죽 그곳에 있었을지도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신비한 동물 가게에서 크룩생

크가 그의 머리에 앉은 이후 론이 죽 자신의 고양이에게 편견을 각도 있다고 주장했다.

  해리는 개인적으로는 모든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크룩생크가 스캐버스를 잡아먹은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으므로 헤르미온느에게 그 점을 지적하려고 슬쩍  운을 떼었다가 그

만 그녀의 화만 더 돋우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좋아, 론의 말이 맞다 이거지. 난 네가 그럴 줄 알았어!" 그녀가 날카롭게 쏘아 붙였

다. "지난번엔 파이어볼트, 이번엔 스캐버스. 모두 다 내 잘못이지, 뭐! 날 좀 가만 내버

려둬, 해리. 그런 게 아니어도 할 일이 태산 같으니까!"

  스캐버스를 잃은 론의 상실감이란 정말로 대단했다.

  "자, 론. 넌 늘 스캐버스가 따분하고 재미없다고 했었잖아."  프레드가 기운을 돋우어 

주려고 애쓰며 말했다. "게다가 그 녀석은 한참  동안 안색이 좋지 않았었어. 쇠약해지

고 있었던 게 분명해. 빨리 죽어버린 게 어쩌면 더 나았을지고 몰라- 한입에 꿀꺽- 아

마 고통도 전혀 느끼지 못했을 거야."

  "프레드 오빠!" 옆에서 듣고 있던 지니가 화를 내며 외쳤다.

  "그 녀석은 그저 먹고 자기만 했어, 론. 넌 늘 불평했잖아." 조지가 말했다.

  "늘 먹고 자기만 했던 건 아냐. 언젠가는 우리를 위해 고일을 문 적도 있었잖아!" 혼

이 비참하게 말했다. "생각나니. 해리?"

  "그래, 그랬어." 해리가 맞장구쳐 주었다.

  "그땐 절정기였나보지." 프레드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고일의 손가락의 상

처로 스캐버스를 오랫동안 기억하면 되지, 뭐. 야, 론, 호그스미드에 가서 그까짓 쥐 한 

마리 새로 사면 될 걸 무엇 때문에 그렇게 끙끙거리고 있는 거니?"

  해리는 론의 기분을 풀어줄 생각으로  잠시 뒤에 있을 연습- 래번클로와의  시합 전 

그리핀도르 팀의 마지막 연습- 에 함께 가면, 연습을 마친 뒤 파이어볼트를 타게 해주

겠다고 꼬셨다. 이 말을 듣자  론은 잠시나마 스캐버스 생각을  떨쳐버리는 것 같았다.

("멋지겠다! 나도 그걸 타고 몇 점을 넣어볼수 있을까?"). 그들은 함께 퀴디치 경기장으

로 갔다.

  후치 부인은 해리의 안전을 생각해서 여전히 그리핀도르의 연습을 감독하고  있었다. 

파이어볼트를 보자 그녀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감탄해 마지않았다. 그녀는  이륙

하기에 앞서 두 손으로 파이어볼트를 들고 그 빗자루에 대한 자신의 전문적 견해를 말

해주었다.

  "균형이 얼마나 잘 잡혀있는지 보렴! 님부스  시리즈에 흠이 하나 있다면 꼬리 끝에 

있는 가느다란 얼룩무늬지- 몇 년 지나면 그게 거치적 거리거든. 하지만 이건 전혀 그

런 게 없잖니. 손잡이도 새로워졌구나. 클린스윕보다 약간 더 가늘어. 오래전 내가 쓰던 

실버 애로우가 생각나는구나- 지금은 품절되어서 더 이상 볼 수가 없다는 게 아쉽자만 

말이다. 난 그 빗자루로 배웠단다. 아주 좋은 빗자루였지..."

  그녀는 이런 기분으로 계속 말을 늘어놓았다. 한참 뒤 우드가  말을 꺼냈다. "저- 후

치 부인? 이제 그만 해리에게 파이어볼트를 돌려주시겠어요? 연습을 해야..."

  "오- 그래- 여기 있다. 포터." 후치 부인이 말했다. "난 위즐리와 함께 저 위에  앉아 

있으마..."

  그녀가 론과 함께 경기장에서 나가  관중석에 앉자 그리핀도르 팀의  선수들이 내일 

시합을 위한 마지막 지시 사항을 들으려고 우드 주위에 모였다.

  "해이, 막 래번클로의 수색꾼이 누군지 알아냇어. 초  챙이라는 4학년 여학생인데 상

당히 잘해... 그 애의 컨디션이 좋지 않길 정말로 바랐었는데... 부상을 좀 당했었거든..." 

우드는 초 챙이 완전히 회복된 게 못마땅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 "하지만 그 앤  코멧 

260을 탈 거야. 파이어볼트에 비하면 아주 형편없는 빗자루지." 그는 동경에 찬 얼굴로 

해리의 빗자루를 바라보았다. "자, 그럼 모두들 시작해보자-"

  해리는 마침내 파이어볼트에 올라타고 땅을 힘꺽 걷어찼다.

  그 빗자루는 예상보다 훨씬 더 좋았다. 파이어볼트는 살짝만 건드려도 방향을 원하는 

대로 바꿀수 있었다. 그 빗자루는 탄 사람이 잡는 방법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을 읽고 그것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다. 파이어볼트가 경기장을 빠른 속

력으로 질주했다가 급격히 방향을 바꾸자 앨리샤스피넷이 감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

는 잔디로 덮인 경기장 바닥까지 급강하했다가 가시 지상 15미터쯤까지 날아올랐다.-

  "해리, 스니치를 내보낼게!" 우드가 소리쳤다.

  해리는 방향을 돌려 골대로 향하는 불러저와 경주를 벌였다. 그는 순식간에 따라잡았

다. 그때 스니치가 우드 뒤로  쏜살같이 날아가는게 보였다. 그리고  10초도 되지 않아 

그의 손에는 스니치가 잡혀 있었다.

  팀 선수들이 탄성을 질렀다. 해리는 스니치를  다시 놓고 1분정도 먼저 날아가게 한 

뒤 다른 선수들 사이로 누비고 다니며 그것을 찾았다. 해리는 스니치가 케이티 벨의 무

릎 부근에 숨어있는 걸 발견하고 재빨리 그녀 뒤로 돌아가 잡았다.

  연습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팀 선수들은  파이어볼트가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었는지 

모두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게 해냈다. 우드는 단 하나의 흠도 잡지 않았다. 그런 일은 

그야말로 처음 있응 일이었다.

  "아무도 우릴 당해내지 못할 거야!" 우드가 의기  양양한 얼굴로 말했다. "해리가 기

절하지만 않는다면 말야- 해리, 디멘터 문제는 해결했지. 그렇지?"

  "응." 해리가 약한 패트로누스를 떠올리며 힘없이 말했다.

  "디멘터들이 또다시 나타나는 일은 없을 거야,  올리버. 그랬다간 덤블도어 교수님이 

가만 계시지 않을 테니까 말야." 프레드가 자신있게 말했다.

  "글세, 그러지 않길 바라야지." 우드가  말했다. "어쨌든- 잘했어, 모두.  이만 탑으로 

돌아가자... 잠자리에 일찍 들어야지-"

  "난 조금만 더 있을게. 론이 파이어볼트를  타보고 싶어하거든." 해리는 우드에게 이

렇게 말한 뒤 나머지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향하는 동안  경기장 울타리를 뛰어넘어 론

에게로 걸어갔다. 후치 부인은 좌석에 앉은 채로 잠에 곯아떨어져 있었다.

  "자, 타봐." 해리가 론에게 파이어볼트를 건네주며 말했다.

  론이 좋아 어쩔 줄 몰라하며 빗자루에 올라타더니 붕 하고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 해

리  경기장 가장자리로 걸어다니며 드를 지켜보았다. 날이 어두워지자 후치 부인이 깜

짝 놀라 잠에서 깨어나서는 해리와 론에게 깨우리 않았다고  나무라며 빨리 성으로 돌

아가라고 다그쳤다.

  해리는 어쩔 수 없이 파이어볼트를 어깨에 메고 론과  함께 어두운 경기장에서 터벅

터벅 걸어나왔다. 해리는 론에게 파리러볼트의 유연한 움직임과 놀라운 가속도와  정확

한 회전에 대해 말하며 성 쪽으로 걸어가다가 문득 왼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가슴이 철

렁 내려앉았다.- 어둠 속에서 한 쌍의 눈이 번득이고 있었다. 

  해리는 갑자기 우뚝 멈춰 섰다. 가슴이 두 방망이질을 했다.

  "왜 그래?" 론이 놀라 물었다.

  해리가 손가락으로 그곳을  가리키자 론이 요술지팡이를  빼들고 중얼거렸다.  "루모

스!"

  지팡이에서 나온 불빛이 잔디와 나무 밑동과 나부가지들을 비췄다. 막 움트기 시작한 

나뭇잎들 사이에는 크룩생크가 웅크리고 있었다.

  "저리 가지 못해!" 론은 이렇게 고함치고 잔디밭에  놓은 돌멩이를 하나 집어들었다. 

하지만 그가 미처 던지기도 전에 크룩생크가 긴 황갈색 꼬리를 한번 휘 흔들고는 어디

론가 사라져 버렸다.

  "봤지?" 론이 돌멩이를 다시 내던지며 미친  슥이 화를 내며 말했다. "그  앤 여전히 

고양이가 제멋대로 돌아다니게 내버려 두고 있어- 스캐버스를 잡아먹었으니 이번엔 새

를 두어 마리 꿀껏 했을지도 몰라..."

  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서히 안도감이 느껴지자 그는 심호흡을 한번 크게 

했다. 그는 죽음의 개늬 눈이라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그들은 다시 성으로 향했다. 해리

는 잠시나마 당황했던게 창피해서 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앟았다. 그리고 불이 환하게 

밝혀진 현관 안의 홀에 도달할 때까지 앞만 보고 걸었다.

  다음날 아침 해리는 파이어볼트를 들고 기숙사 룸메이트들과 함께 아침을 먹으로 내

려갔다. 연회장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고개가 하나같이 파이어볼트 쪽으로 쏠렸다. 연회

장 안이 흥분으로 술렁거렸다. 슬리데린 팀도 깜짝 놀라 멍하니 바라 보고 있었다.

  "그 녀석 얼굴 봤어?" 론이 말포이를 한번 쳐다보고 나서  싱글벌글댔다. "하긴 도저

히 믿을 수 없겠지! 네가 이렇게 멋진 빗자루를 갖고 있다는 게 말야!"

  우드도 파이어볼트에 푹 빠져 있었다.

  "그거 여기에 놔, 해리." 그가 그 밋자루를  보란 듯이 테이블 한가운데에 놓고 파이

어볼트라는 글자가 위로 가도록 조심스럽게 돌려놓았다. 곧 래번클로와 후플푸프  아이

들이 구경을 하러 왔다. 캐드리 디고리는  해리가 그렇게 훌륭한 빗자루를 갖게 된  걸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고, 래번클로에 있는 퍼시의 여자 친구 피네로프 클리어워터는 파

이어볼트를 잡아봐도 되는지 넌지시 물었다.

  "자, 자, 피네로프, 망가뜨리면 안돼!" 그녀가  파이어볼트를 이러저리 뜯어보자 퍼시

가 자기 것이라도 되는 양 으스대며 말했다. "시합 결과에 따라 10갈레온을 주기로  말

야!"

  피네로프가 파이어볼트를 다시 내려놓고 해리에게 고맙다고 한  뒤 자신의 테이블로 

돌아갔다.

  "해리- 꼭 이겨야 해." 퍼시가 절박하게 속삭였다. "내겐 10갈레온이 없거든. 알았어. 

곧 갈게, 피네로프!" 그리고는 그가 토스트를 먹고 있는 그녀에게로 바삐 걸어갔다.

  "그런데 너 그 빗자루 다룰 수 있기나 하니, 포터?" 차갑고  느릿느릿한 목소리가 들

렸다.

  어느새 드레이코 말포이가 와 있었다. 크레이브와 고일도 뒤에 있었다.

  "물론이지." 해리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기능이 아주 다양해. 그렇지?"  말포이가 심술궂게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런데 

낙하산이 없어서 어떳하니? 디멘터들이 가까이 오면 큰일이잖아."

  그레이브와 고일이 낄낄거렸다.

  "넌 팔이 하나쯤 더 있었더라면 졸았을걸... 정말 안됐다. 말포이."  해리가 바로 맞받

아쳤다. "스니치 잡으려면 팔 두 개 가지고 어림이나 있겠니?"

  그리핀도르 아이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말포이가 흐리멍덩한 눈을 가늘게 뜨더니  성

큼성큼 걸어갔다. 그 애들은 보나마나 말포이에게 해리의 빗자루가 정말로  파이어볼트

냐고 묻고 있을 게 뻔했다.

  10시 45분이 되자 그리핀도르 팀은 모두 라커룸으로 갔다. 날씨는 후플푸프와 시합했

던 날과는 전혀 달랐다. 약한 산들바람이 부는 맑고 서늘한 날이었다. 따라서 이번에는 

빗줄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은 벌어지짖 않을 터였다. 해리는 긴장하기는 했

지만 퀴디치 시합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흥분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전교생이 경기장

으로 이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까만 학교 망토를 멋고 주머니에서 요술지팡이를 

빼내어 티셔츠 속에 쑤셔 넣은 뒤  그 위에 퀴디치 망토를 입었다. 그는  요술지팡이를 

써야 할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랐다. 그는 문득 루핀 교수가 군중 속에서 지

켜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모두들 알고 있을 거야." 라커룸에서 나갈 때 우드가 말했다. 

"이 시합에서 지면 우린 승산이 없어. 그저- 그저 어제 연습할 때처럼만 해 그러면 모

든 게 잘될거야!"

  그들은 우레 같은 박수 갈채를  받으며 경기장으로 걸어나갔다. 파란색 망토를  입은 

래번클로 팀은 벌써 나와 경기장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그 팀의 여자 선수는 수색꾼을 

맡은 초 챙뿐이었다. 그 애는 해리보다 머리 하나 정도 더 작았다. 해리는 긴장하고 잇

는 가운데서도 그 애가 굉장히 예쁘다고  생각했다. 양 팀이 주장 선수들 뒤에서  서로 

마주보고 서 있을 때 그녀가 미소를 짓자 해리는 기분이 약간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

  "우드, 데이비스, 악수하세요," 후치 부인이 기분 좋게 말했다. 우드는 래번클로의 주

장 선수와 악수를 했다.

  "빗자루에 올라타세요... 그리고 내가 호각을 불자마자... 셋- 둘- 하나-"

   해리가 발로 땅을 힘껏 걷어차자  파이어볼트가 붕 하고 날아올랐다.  파이어볼트는 

어떤 빗자루보다도 더 빨랐다. 그는 경기장을 날아다니면서 히 조던이 맡고 있는 경기 

해설에 뒤를 기울이며 눈을 부릅뜨고 스니치를 찾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날아올랐습니다. 이번 시합에서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

는 것은 바로 그리핀도르의 해리 포터가 타고  있는 파이어볼트입니다. '빗자루의 모든 

것'이라는 책에 따르면 금년에 퀴디치 세계 선수권 대뢰에 참가한 국가 대표침들이 바

로 이 파이어볼트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조던, 미안하지만 시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말해주지 않겠어요?" 맥고나걸 교

수가 말을 가로막았다.

  "잠깜만 기다리세요, 교수님- 그저 약간의 예비 지식을 알려드리고 있는  것뿐이니까

요- 말이 난 김에 말이지만 파이어볼트에는 자동 브레이크가 달려 있어서-"

  "조던!"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핀도르가 퀘어플을 갖고 있군요. 그리핀도의 케이티 벨

이 골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해리는 케이티와 반대 방향으로 질주하며 황금빛 스니치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초 쳉이 바짝 뒤따라오며  계속해서 그를 가로막았으므로 도저히  방향을 바꿀 

수가 없었다.

  "초 쳉에게 파이어볼트가 어떤  빗자루인지 한버 보여줘.  해리!" 프레드가 앨리샤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블러저를 추격하려고 옆으로 휙 지나가며 외쳤다.

  래번클로 골대를 돌 때쯤 해리가 파이어볼트를 빠른 속도로 몰고 나가자 초 챙은 금

방 뒤로 처졌다. 그런데 케이티가 그 시합의 첫 득점을 따내는 데 성공하면서 그리핀도

르 응원석이 연괄하고 있는 사이 그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스니치가 경기장 울타

리 근처에서 훨훨 날아다니고 있었다.

  해리는 급강하했다. 초 챙도 그의 뒤를 따라 질주했다. 속도가 가속되자 흥분이 밀려

왔다. 급강하는 그의 장기 였다. 이제 3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때 어디선가 래번클로의 몰이꾼이 친 블러저가 세차게 날아왔다. 해리는  간발이ㅡ 

차이로 방향을 돌려 얼른 피했다. 하지만 그 사이 스니치는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래번클로 응원석에서는 그들의 멀이꾼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지만 그리핀도르를 

응원하느 사람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조지 위즐 리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 몰이

꾼에게로 곧 장 블러저를 쳐내자. 그가 피하려고 공중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그리핀도르가 80대0으로 리드하고 있습니다. 저 파이어볼트가 날아가는 것 좀  보십

시오! 포터가 정말 잘 다루고 있군요. 저 돌아가는 것 좀 보세요- 챙의  빗자루 코멧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파이어볼트의 정확한 균형이 정말 돋보이는군요-"

  "조던! 너 파이어볼트 홍보하려고 여기에 있는 거니? 경기 해설이나 해!"

  래번클로도 선전하고 있었다. 그 사이 그들이 세 골을 넣었으므로 그리핀도르와의 점

수 차는 이제 50점으로 좁혀져 있었다- 초 챙이 만약  먼저 스니치를 잡는다면 래번클

로가 이길 것이다. 해리는 래번클로의 추격꾼을 간신히 피해 더 아래로 내려가 미친 듯

이 경기장을 훑었다- 황금빛, 퍼덕이는 작은  날개- 스니치가 그리핀도르 골대를 돌고 

있었다.

  해리는 황금빛 점을 똑바로 쳐다보며 질주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어디선가 조 챙이 

나타나 그를 가로막았다.

  "해리, 신사 흉내를 내고 있을 때가 아냐!" 해리가  충돌을 피하려고 옆으로 비켜 서

자 우드가 고함쳤다. "정 안 되겠으면 그녀를 빗자루에서 떨어뜨리기라도 해!"

  해리가 고개를 돌리자 초 챙이 씩 웃고 있었다. 스니치가  또 다시 사라지고 없었다. 

초 챙이 뒤 쫓아오고 있었다... 그녀는  스니치를 찾는 게 아니라 그를 마크하기로 작정

한 것 같았다... 좋아, 그렇다면... 그녀가 그렇게 그를 계속 쫓아다닌다면, 그 결과는 감

수해야 할 것이다...

  그가 다시 급강하하자 초 챙은 그가 스니치를 발견했다고 생각했는지 얼른 뒤따라왔

다. 하지만 해리가 빠르게 급강하를 멈추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그녀는 훡 소리내며 아

래로 지나쳐 내려갔다. 그 사이 그는 방향을 돌려 쏜살같이  위로 올라갔다. 그때 또다

시 그게 보였다- 스니치가 래번클로 응원석 위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그는 속도를 더 빨리 냈다. 저 아래있는 초 챙이 다시 질주왔다. 잊 스니치만 잡으면 

이기는 것이다- 그때 -

  "앗!" 초 챙이 손가락질 하며 비명을 질렀다.

  그 순간 해리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키가 굉장히 큰 두건을 쓴 디멘터 세명이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망토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요술지팡

이를 꺼내며 소리쳤다. "익스펙토 팩트로눔!"

  무언가 은빛 나는 거대한 것이  그의 요술지팡이 끝에서 튀어나와  디멘터들 쪽으로 

날아갔다. 그는 그러나 멈춰 서서 지켜볼 시간이 없었다.

  정신은 여전히 놀랄 정도로 맑았다. 앞을 바라보았다. 거의 다 와 있었다. 그는 요술

지팡이를 잡고 있는 손을 쭉 뻗었다. 손가락이 발버둥치는 스니치에 간신히 닿았다.

  후치 부인의 호각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공중에서 몸을 홱돌렸다. 흐릿한 진홍색 형

상 여섯 개가 쏜살같이 그에게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 팀 선수들 전

체가 그를 부둥켜 안았다. 그 통에 그는 하마터면 빗자루에서  떨어질 뻔했다. 저 아래 

관중석에는 그리핀도르들의 우레 같은 함성소리가 터져 나왔다.

  "잘했어!" 우드가 계속해서 큰소리로 외쳤다. 앨리샤와 안젤리나와 케이티 모두 해리

에게 입을 맞추었다. 프레드가 머리를 어찌나 세게 잡아당겼던디 해리는 머리카락이 다 

빠지는 줄 알았다. 선수들이 다시 지상으로 내려왔다.  해리가 빗자루에서 내려 고개를 

들자 론이 그리핀도르 아이들과 함께 시끌벅적하게떠들며 달려오는 게 보였다. 그는 순

식간에 환호하는 군중들 속에 파묻혔다.

  "그러면 그렇지! 론이 해리의 팔을 공중으로 홱 들어올리며 외쳤다. "역시 대단해!"

  "잘했어 해리!" 퍼시가 아주 기뻐하며 말했다. "네 덕택에 10갈레온 벌었어! 피네로프

를 찾아야겠어, 잠깐 실레-"

  "잘했어 해리!" 시무스 피니간이 큰소리로 말했다. 

  "대단히 훌륭했어!" 손에 손을 잡고 빙빙도는 그리핀도르 아이들 너머에서  해그리드

가 우렁찬 소리로 말했다.

  "참 대단한 패트로누스였다." 해리의 귓가에 낮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홱 돌아서자 루핀 교수가 바로 뒤에  서 있었다. 그는 충격과 기쁨이 뒤섞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디멘터들이 제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어요!" 해리가 흥분해서 말했다. "전 조금도 

느끼지 못했어요!"

  "그건 그것들이- 뭐랄까- 기멘터가 아니었기 때문일 게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이

리 와 보렴-"

  그가 해리를 경기장 가장자리로 데려갔다.

  "네가 불러낸 패트로누스가 놀라게 한 건 디멘터가 아니라 말포이였단다." 루핀 교수

가 말했다.

  해리는 빤히 바라보았다. 땅바닥에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과 슬리데린 팀의  주장 

선수인 마커스 플린트가 서로 뒤죽박죽으로 누워 두건이 달린  긴 까만 망토를 벗으려

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말포이가 고일의 어깨 위에 서 있었건 것 같았다. 그들 곁에

는 맥고나걸 교수가 괸장히 화난 얼굴로 서 있었다.

 "나쁜 녀석들 같으니라구. 그런 속임수를 쓰다니!" 그녀가 고함치고 있었다. "그리핀도

르릐 수색꾼을 방해하려고 그렇게 야비하고 비겁한 짓을 해! 너희들 모두 징계야. 슬리

데린에서 50점 감점인 줄 알아! 이번 일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덤블도어 교수님쎄 말

씀드릴 테니 그리 알아라! 아, 마침 저기 오시는군!"

  이건 정말 그리핀돌의 승리만큼이나 기분 좋은 일이었다. 론이 사람들을 헤치고 해리 

쪽으로 와서 말포이가 망토에서 빠져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걸 보자 배를 잡고 

웃었다, 고일의 머리는 여전히 망토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가자 해리!" 조지가 길을 헤치고  나아가며 말했다. "파티가 있어! 그리피도르  학생 

휴게실에서, 지금!"

  "알았어." 해리가 말했다. 그느 참으로 오랜만에  더없는 행복감을 느끼며 다른 선수

들과 함께 성으로 올라갔다.

  그리핀도르 학생 휴게실은 벌써 꼭 퀴디치 우승컵을 타기라도  한 것 같은 분위기였

다. 파티는 온종일 계속되었소 밤까지 이어졌다.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는 두시간 동안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버터맥주와 호박주스와 허니듀크  과자들을 한아름사들고 돌아왔

다.

  "그걸 어떻게 가져온 거니?" 조지가 페퍼민트  두께비 껌을 아이들에게 던지기 시작

하자 안젤리나 존슨이 물었다.

  "무니와 웜테일과 패드풋과 프롱스한테 약간의 도움을 받았지." 프레드가  해리의 귀

에다 대고 중얼거렸다.

  그런데 축제 분위기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그 와중

에도 한쪽 구석에 앉아 '영국 머글들의 가정생활과 사회적 습관'이라는 표제가 붙은 커

다란 책을 읽고 있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해리는  프레드와 조지가 버터맥주병 

세 개로 저글링하고 있는 탁자에서 슬쩍 빠져 나와 그녀에게로 갔다. 

  "너 시합에는 왔었니?" 그가 넌지시 물었다.

  "물론 갔었지." 헤르미온느가 고개도 들지  않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가 이겨서 정말 기쁘고 네가 아주 잘했다고 생각해. 하지만 난 월요일까지 이걸 읽어야 

해."

  "그러지 말고 헤르미온느. 자, 가서 좀 먹어."  해리가 론의 얼굴을 훑어면서 말했다. 

그는 론이 헤르미온느와 화해할 정도로 기분이 좋은지 어떤지 궁금했다.

  "안돼, 해리. 읽어야 할 분량이 424쪽이나 돼!" 헤르미온느가 다소 신경질적으로 말했

다. "어쨌든..." 그녀도 론을 흘끗 쳐다보았다. "저 앤 내가 끼는 걸 원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해리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하필이면 바로 그 순간에 론이 

큰소리로, "만약 스캐버스가 살아있었더라면 저 파리 모양의 퍼지를 먹을 수 있었을 텐

데. 녀석은 그걸 굉장히 좋아했었거든-"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해리가 미처 어떻게 하기도 저에  그 

커다란 책을 한쪽 겨드랑이에 끼고 여자 기숙사 계단 쪽으로 달려갔다.

  "그 애에게 기회 좀 줄 수 없니?" 해리가 론에게 조용히 물었다.

  "안돼." 론이 딱 잘라 말했다. "그 애가 진심으로 후회한다는걸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모를까- 하지만 그 앤 자신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려 들지 않을 거야. 그 앤 여전히 스

캐버스가 잠시 휴가를 떠났거나 뭐 그런 것처럼 행동하고 있잖아."

  그리핀도르의 파티는 맥고나걸 교수가 새벽 1시에 잠옷  가운을 걸치고 나타나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고 엄격히 말했을 때에야 비로소 끝이 났다. 해리와 론은 시

합 얘기를 하면서 기숙사 방으로 올라갔다. 해리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으므로 얼른 침

대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그리고 커튼을 잡아당겨 달빛을 가리고 드러누워 곧바로 깊

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는 아주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는 파이어볼트를 어깨에 메고 은빛 나는 

하얀 형상을 따라 숲속으로 걸어 들어  가고 있었다. 그것은 앞에 있는 나무들  사이오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해리는 이파리들 사이로 그 형상을 어렴풋이 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는 붙잡

고 싶은 마음에 속도를 냈지만 빨리  가면 갈수록 그것도 빨리 움직였다. 해리가  어떤 

방목장으로 들어갔다. 그는 이제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때 앞에서 급히 달려가는 발굽 

소리가 들렸다. 그 뒤 그는 모퉁이를 돌아 공터로 나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안돼!"

  해리는 마치 얼굴을 한 대 호되게  얻어맞은 것처럼 갑자기 잠에거 깼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는 침대 커튼을 더듬어 찾았다- 뭔가 부스럭대는  소리가 나더니 방 맞

은편에서 시무스 피니간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니?"

  해리는 기숙사 방문이 쾅 닫히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그는 마침내 커튼의  트인 

부분을 찾고 확 열어제꼈다. 그와 동시에 딘 토마스가 등을 꼈다.

  그러자 론이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앉아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의 침대 커튼 한

쪽이 찢겨져 있었다.

  "블랙이야! 시리우스 블랙 칼을 들고 있었어!"

  "뭐?"

  "여기에! 지금 막! 커튼을 찢었어! 날 깨웠어!"

  "너 꿈꾼거 아냐, 론?" 딘이 설마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커튼을 봐! 정말이야. 그가 여기에 왔었어!"

  그들 모두 침대에서 기어 나왔다. 그리고 해리를 선두로 방에서 나와 계단 아래로 달

려 내려갔다. 그들 뒤에서 잇따라 기숙사 방문들이 열리며 잠에 취한 목소리들이 말했

다.

  "누가 소리쳤니?"

  "너희들 뭐하는 거니?"

  파티로 난장판이 된 학생 휴게실은  다 꺼져가는 벽난로 불빛으로  희미하게 밝혀져 

있었다.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너 꿈꾸지 않은 거 확실해, 론?"

  "정말이야, 그를 봤다니까!"

  "왜들 이렇게 소란스럽니?"

  맥고나걸 교수께서 모두들 자러 가라고 했잖아!"

  어느새 여자아이들 몇 명이 잠옷을 입은 채로 내려와 연신 하품을 해댔다. 남자아이

들도 하나 둘씩 다시 나타났다.

  "좋았어. 이렇게 된 김에 우리 파티나 계속할까?" 프레드 위즐 리가 밝게 말했다.

  "모두들 이층으로 다시 올라가!" 퍼시가 허둥지둥 학생 휴게실 안으로 들어와 잠옷에 

전교 회장 배지를 꽂으며 말했다.

  "퍼시 형- 시리우스 블랙이!" 론이 다 시어들어가는 목소리로 a라했다. "우리 기숙사 

방에! 칼을 들고! 날 깨웠어!"

  학생 휴게실이 잠잠해졌다.

  "말도 안돼!" 퍼시가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 "너무 많이 먹은 탓이야, 론-  악몽을 

꾼 거야-"

  "정말이야-"

  "자, 이제들 그만하면 됐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다시 나타났다. 그녀는 초상화 구멍을 쾅 닫고 학생 휴게실로 들어

와 그들을 사납게 노려보았다.

  "그리핀도가 시합을 이긴 건 기쁘지만 이런 터무니업슨 짓을 하다니! 퍼시, 넌 좀 나

을 줄 알았다.!"

  "제가 이렇게 하라고 한 게 아니에요, 교수님!" 퍼시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말했다. 

"전 저 애들에게 침대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었다구요! 제 동생 론이 악몽을 꾸었대

요-"

  "악몽이 아니라니까!" 론이 소리쳤다. "교수님, 제가 깨어나니까 시리우스  블랙이 칼

을 들고 제 옆에 서 있었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터무니없는 소리 마라, 위즐리. 그가 어떻게 초상화 구멍으로 들어올 수 있었겠니?"

  "물어보세요!" 론이 떨리는 손가락으로 캐도간 경을  가리켰다. "그에게 블랙을 보았

는지 물어보시라구요-"

  맥고나걸 교수가 론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나서 다시 초상화를 열고 밖으로 

나갔다. 학생 휴게실에 있던 아니들이 모두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캐도간 결, 조금 전에 그리핀도르 탑으로 어떤 남자를 들여 보냈나요?"

  "물론이죠! 캐도간 경이 큰소리로 외쳤다.

  학생 휴게실 안과 밖 양쪽에서 모두 깜짝 놀라 말을 읽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정말- 정말 그랬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하지

만- 하지만 암호는요!"

  "알고 있던데요, 뭐!" 캐도간 경이 당당하게 말했다. "일주일치를 다 말예요! 작은 종

이쪽지를 보고 읽어주었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다시 초상화 구머응로 어리벙벙해 하고 있는 아이들을 마주하고 섰

다. 그녀의 얼굴은 백짓장처럼 새하애졌다.

  "누가."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느 멍청한 녀석이 일주일치 암호를 적어

서 아무 데나 질질 흘리고 다니는 거야?"

  모두들 겁에 질려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때 네빌 롱바텀이 머리에서 발끈까지 후

들후들 떨며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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