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 (11/24)

      호그와트의비밀지도

  폼프리 부인은 계속해서 해리에게 주말 동안은 병동에서 쉬어야 한다고 우겼다. 그는 

그것에 대해서는 고집을 피우지도 불평을 하지도 않았지만,그녀가 산산조각이 난  님부

스2000의 조각들을 내버리는 것만은 못하게 말렸다. 해리는 자신이 어리석게 굴고 있다

는 것도, 님부스를 절대 고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는 

마치 단짝친구 하나를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를 찾아오는 방문객은 줄을  이었고, 모두들 그를 격려하려고  애썼다. 해그리드는 

그에게 꼭 노란 배추처럼 생긴 꽃을  한 다발 보냈고, 지니 위즐리는 새빨개진  얼굴로 

직접 만든 회복 카드를 들고 나타났는데, 카드는 열기만 하면 날카로운 소리로 끊임없

이 놀래를 불러댔으므로 해리는 그걸 과일 그릇밑에다 넣고 계속 닫혀있게 해야 했다. 

그리핀도르 팀 동료들은 일요일 이침에 다시 왔는데 이번엔 우드도 함께 왔다. 그는 들

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해리를 조금도 탓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해리는 그게 겉치레

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온종일 해리의 침대 옆에 붙어  있다가 

밤이 되어 서야 기숙사로 돌아갔다. 하지만 누구의 어떤 말도 어떤 행동도 해리에게 위

로가 되지 못했던 것은 정작 그를 괴롭히는 게 무엇인지  그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관중석에 나타났던 검은 개  형상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심지어 론과 헤르미온느에게조차 말하지 않았다. 그 말을 들으면 당황하고  헤르미온느

는 비웃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개가 벌써 두 번이나 나타났다는 건 분명

한 사실이었고, 두 번 다 그게 나타나자마자 치명적인 사고가 뒤따랐었다. 처음엔 거의 

구조 버스에 치일 뻔했었고, 두 번째엔 빗자루에서 15미터나 아래로 떨어졌었다. 그 개

는 그가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까? 그는 이제 평생을 그  짐승을 살피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

  그 뒤 디멘터들이 나타났었다. 해리는  디멘터들을 생각할때마다 속이 느글거렸으며 

굴욕감까지 느껴졌다. 모두들 디멘터가 끔찍하다고 말했지만, 디멘터가 가까이 있을 때

마다 기절하는 사람은 그 자실밖에 없었다. 머릿속에서 죽어가는 부모님의 비명 소리가 

울리는 걸 듣는 사람은 그 자신밖에 없었다.

  해리는 이제 비명을 질러대던 그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캄캄한 밤에 

깨어있는 채로 병동 침상에 홀로 누워 천장에 비친 긴  달빛을 빤하 바라보고 있는 동

안 해리는 절규하는 듯한 그녀의 외침들이 귀에 쟁쟁하게 들려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다름 아닌 그이 어머니였다. 디멘터들이 다가올  때마다. 해리는 어머니가 자신

을 볼드모트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애쓰다가 돌아가시던 순간의 비명 소리와,  어머니를 

살해하기 직전의 볼드모트의 웃음소리를 들은 것이었다....  해리는 깜박깜박 졸 때마다 

계속해서 차고 끈적끈적한 썩어 문드러진 손과 겁에 질려  저항하는 소리가 뒤섞인 꿈

속으로 빠져들었다가 어머니의 목소리에 놀라 깨어나곤 했다.

  월요일이 되자 해리는 비록 드레이코  말포이의 조롱을 꾹꾹 참아내야 하긴  했지만, 

억지로나마 다른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시끌벅적하고 혼잡한 학교로 돌아오게  된 게 

마음이 놓였다. 말포이는 그리핀도르의 패배에 기분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

는 마침내 붕대를 풀었고, 빗자루에서 떨어지는 해리의 흉내를 힘차게 내는 것으로 양

팔을 다시 쓰게 된 것을 축하했다. 그런데 말포이가 마법의 약 시간 내내 디멘터가 지

하 감옥을 지나가는 흉내를 내자, 론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미끈미끈한 커다란  악어 

심장을 말포이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힌  벌로 스네이프 교수로부터 50점  감점을 받고 

말았다.

  "스네이프 교수로부터 만약 어둠의 마법  방어법을 또다시 가르치면,난 뺑소니칠  거

야." 점심을 먹은 뒤 루핀  교수의 교실 쪽으로 향하며 론이  말했다. "안에 누가 있나 

살펴봐,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가 교실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괜찮아!"

  다행히도 루핀 교수가 다시 돌아와  있었다. 그는 확실히 아픈  것처럼 보였다. 그의 

낡은 망토는 더 헐렁해 보였고 눈 밑은 시커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급 아이들

이 모두 자리에 앉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들은 즉시 루핀교수가 아파서 오지 못하는 

동안 스네이프 교수가 수업에 대신 들어와 보였던 행동에  대해 강한 불만들을 털어놓

기 시작했다.

  "그건 온당치 않아요. 그저 잠깐 대리로 들어왔던  것뿐인데, 왜 저희에게 숙제를 내

는 거죠?"

  "저희들은 늑대인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라요 - "

  "- 양피지 두루마리 두 개라뇨!"

  "스네이프 교수에게 아직 거기까지 진도를 나가지  않았다는 말을 했나요?" 루핀 교

수가 약간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그러자 저마다 한마디씩 하느라 다시 한번 왁자지껄했다.

  "네, 하지만 스네이프 선생님은 저희들의 진도가 아주 늦었다고 했어요 -"

  "- 저희들 말을 도무지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 양피지 두루마리 두 개라뇨!"

  루핀 교수가 분개한 아이들의 표정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걱정들 말아요. 내가 스네이프  교수에게 말할 테니까. 여러분들은  그 작문 숙제는 

하지 않아도 돼요."

  "이럴 수가." 헤르미온느가 매우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이미 다 했는데!"

  그들은 오랜만에 매우 재미있는 수업을 받았다. 루핀 교수는 힝키펑크라는 동물이 들

어있는 유리 상자를 갖고 왔었는데, 그건 꼭 연기로 만들어진 것처럼 허약하고 순진하

게 생겼으며 다리가 하나 달린 작은 동물이었다.

  "여행자들을 늪으로 불러들여요." 그들이  필기를 할 때  루핀 교수가 설명했다. "저 

동물의 손에 손전등이 매달려 있는거 보았나요? 그게 앞으로 깡충깡충  뛰면 - 사람들

이 그 불빛을 따라가죠 - 그러면-"

  힝키펑크가 유리를 긁어 소름끼치는 소리를 냈다.

  종이 울리자 모두들 책가방을 챙겨 문으로 향했다. 그런데 해리가 나가려는 순간 - 

  "잠깐만,해리." 루핀 교수가 불렀다. "할말이 있단다."

  해리는 홱 돌아섰다. 루핀 교수는 힝키펑크의 상자를 천으로 덮고 있었다.

  "시합에 대해 들었단다." 루핀 교수가  교탁으로 다시 돌아서서 서류  가방에 책들을 

넣으며 말했다. "그리고 네 빗자루에 대해서는 정말  유감으로 생각한다. 고칠 수는 있

니?"

  "아뇨." 해리가 말했다. "나무가 그걸 박살내 놓았어요."

  루핀 교수가 한숨을 지었다.

  "그 커다란 버드나무는 내가 호그와트에 입학하던 해에 심어졌단다. 아이들은 가까이 

다가가서 나무 몸통을 만지는 게임을 하곤 했었지. 하지만 그 장난으로 데이비 거전이

라는 남자아이가 거의 한쪽 눈을 잃을 뻔하자, 그 이후로 학교측에서 그나무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했단다. 아무리 고급 빗자루라도 당할 재간이 없지."

  "디멘터들에 대해서도 들으셨어요?" 해리가 간신히 물었다.

  루핀 교수가 얼른 그를 쳐다보았다.

  "그래,들었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그렇게 화를 내는 건  아마 아무도 본 적이 없었을 

게다. 사실 덤블도어 교수고 디멘터들을 학교 안에 들여보내지 않아서 그들도 나름대로 

불만에 차있었단다.... 그런데 네가 떨어진 것이 그들 때문이었니?"

  "네." 대답하고 나서 해리는 잠시 망설이다고 꼭 하고 싶었던 질문을 불쑥 내뱉었다. 

"왜죠? 왜 그것들이 제게 그런 영향을 미치는 거죠?제가 -?"

  "그건 허약함과는 아무 관련이 없단다."  루핀 교수가 마치 해리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또렷하게 말했다. "그리고 디멘터들이 네게 특별히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네

가 다른 사람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무서운 일을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란다."

  햇빛이 교실로 스며들어와 루핀 교수의 하얀 머리와 주름살들을 비추었다. 

  "디멘터들은 이 지구상에서 걸어다니는 가장 불결한 동물들가운데  하나란다. 그것들

은 가장 어둡고 가장 더러운 곳에 몰려들고,부패와 절망을 자랑으로 여기며, 주위에 있

는 평화와 희망과 행복을 고갈시켜버리지. 머글들조차 그것들의 존재를 느끼기는  하지

만, 그들은 디멘터들을 보지도 못한단다. 디멘터에게 가까이  가면 좋은 기분과 행복한 

기억은 모두 네게서 빠져 나갈 게야. 그리고 디멘터들과 오랫동안 함께 있게 되면 너도 

바로 비멘터처럼...영혼이 없는 무정한 악마가 되고 만단다. 네게는 인생의 가장 끔찍한 

기억들은만 남겨지게 될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너의 끔찍한 기억들은 정말  누구라도 

빗자루에서 떨어지게 할 정도로 엄청난 것이지 않니,  해리.그러니 부끄러워할 게 전혀 

없단다."

  "그것들이 제게 가까이 오면 -" 해리는 루핀 교수의 책상을 빤히 바라보았다. 가슴이 

답답했다. "전 볼드모트가 제 어머니를 살해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루핀 교수는 마치 해리의 어깨를 잡기라도 할 것처럼  팔을 약간 들어올리다가 마음

을 바꾸었는지 다시 가만히 내려놓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런데 그들이 경기장에는 왜 왔던 거죠?" 해리가 가차없이 물었다.

  "점점 배가 고파지고 있었던 게지." 루핀 교수가 딱 하고 서류 가방을 닫으며 침착하

게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가 그들을 학교 안으로 들여놓지 않으려 했으니, 인간에게서 

섭취해야하는 감정 따위의 먹이 공급이 고갈되었던 게야.... 그러니 퀴디치 경기장 주위

에 몰려있는 많은 사람들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겠지. 그 모든 흥분.... 점점 더  무르익

어가는 감정들... 그건 그들에겐 그야말로 연회를 생각나게 했겠지."

  "아즈카반은 틀림없이 무시무시하겠군요." 해리가 중얼거렸다. 루핀 교수가 으스스하

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요새는 바다 멀리 아주 작은 섬에 있지만, 죄수들을 가두어두기 위해  굳이 벽도 

해자도 필요 없단다. 모두 머릿속이 텅 비어 있어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으니까 

말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주 안에 미쳐버리고 말지."

  "하지만 시리우스 블랙은 그것들로부터  탈출했잖아요."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그는 

도망쳤어요...."

  루핀의 서류 강방이 탁자에서 스르르 미끄러지자 루핀 교수가 잡으려고 얼른 상체를 

굽혔다.

  "그래." 그가 똑바로 일어서며 말했다. "블랙은  그들과 싸우는 방법을 찾아낸 게 틀

림없단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지 만 말이다.... 디멘터들과 오랫동안 함께  지내며 

마법사들은 힘을 다 빼앗겨 버리거든...."

  "선생님은 기차에서 디멘터를 물러나게 하셨잖아요." 해리가 불쑥 말했다. 

  "몇 가지 - 특정한 방어법들이 있긴 하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기차에서는 

디멘터가 단 한 명뿐이었잖니. 많으면 많을수록, 저항하기가 더 어려워진단다."

  "어떤 방어법들이죠?" 해리가 즉시 물었다. "가르쳐주실 수 있으세요?"

  "난 디멘터들과 싸우는 전문가가 아니란다,해리...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지...."

  "하지만 디멘터들이 만약 또다시 퀴디치 경기장에 들어오면, 전 그들과 싸울 수 있어

야 하잖아요 -"

  루핀 교수가 해리의 결연한 표정을 바라보고는,잠시 주저하는 기색을 보이다 결국 이

렇게 말했다. "그러면...좋아. 도와주도륵  하지. 하지만 다음 학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구나. 방학 전까지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거든. 내가 하필 형편이 아주 좋지 못

한 시기에 병이 나서 말야."

  루핀 교수로부터 디멘터를 막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는 약속도 받았겠다. 다시는  어

머니의 비명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래번클로가 11월 말에 퀴

디치 시합에서 후플푸프를 이겼다는 사실 때문에, 해리의  기분은 확실히 좋아졌다. 다

음 시합들을 지지만 않는다면, 그리핀도르는 결국 승산이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었다. 

우드는 생기를 되찾았고, 12월 들어서까지 으스스하게 계속 내리는 빗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열심히 훈련을 시켰다. 더 이상 정원 안에서는 디멘터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덤블도어 교수의 강한 반대  때문에 그것들은 입구에 있는 주둔지에만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학기가 끝나기 2주일 전, 온세상이 갑자기 밝아지며 눈부시게 하얗게 변했고 질퍽질

퍽한 정원은 어느 날 아침 반짝이는 서리로 뒤덮였다. 성안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북

적댔다. 마법 선생님인 플리트윅 교수는 일찌감치 자신의 교실을 희미하게 반짝이는 등

들로 꾸며두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들은 날마다 나는 진짜  요정들이었다. 학생들은 

모두 방학동안 할 일들에 대해 신나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호그와트

에 남아있기로 했다. 론은 퍼시와 함께 2주일을 보낸다는 게 참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헤르미온느는 도서실을 이용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라고 우겼지만, 해리는 그들

이 자신과 함께 있어 주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결정한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고마운 일이었다. 

  학기 마지막 주말에 호그스미 답사를 또 한번 하게 된다는 공고문이 붙자 모두들 기

뻐했다. 하지만 해리는 그렇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쇼핑을 거기서  다 해도 되겠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허니듀크에서 

이빨 사이에 낀 것을 제거해주는 실껌을 사다드리면 엄마와  아빠가 아주 좋아하실 거

야!"

  해리는 이번에도 남아있게 될 3학년생은 자기밖에 없을  거라는 사실에 체념하고 그

날 읽기 위해 우드에게서 빗자루의 다양한 제작법에  대해 알 수 있는 '빗자루의 모든

것' 이라는 책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팀훈련 때에는 학교의 빗자루들 중 하나인 

낡은 슈팅 스타를 타고 했는데, 그건 아주 느린 데다 말을  잘 듣지 않았다. 그는 확실

히 새로운 빗자루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호그스미드 답사를 떠나는 토요일 아침에 해리는 망토에 목도리까지 맨 론과 헤르미

온느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혼자 대리석 계단을 올라가 다시 그리핀도르 탑으로 향했

다. 창 밖에선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성은 아주 조용했다.

  "잠깐 - 해리!"

  돌아보자 프레드와 조지가 3층 복도 중간쯤에 있는 외눈박이 꼽추 마녀의 조각상 뒤

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들 뭐하는 거야?" 해리가 호기심에서 물었다. "어째서  호그스미드에 가지 않

은 거야?"

  "가기 전에 널 잠깐 즐겁게 해주려고 온 거야." 프레드가 비밀스럽게 윙크를 하며 말

했다. "이리와...."  

  그가 고개로 외눈박이 마녀의 조각상 왼쪽에 있는 빈 교실을 가리켰다. 해리는 프레

드와 조지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조지가 문을 조용히 닫은 뒤 돌아서서 해리를 보고 

밝게 미소 지었다.

  "크리스마스 선물 미리 주려는 거야,해리." 그가 말했다

  프레드가 망토 속에서 뭔가를 휙 끄집어내 책상 위에 놓았다. 그것은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커다란 정사각형 모양의,매우 낡은 양피지  조각이었다. 해리는 프레드와 조

지가 장난을 치는 게 아닌가 생각하며 그걸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게 뭐야?"

  "이게,해리, 우리의 성공 비결이야." 조지가 그 양피지를 다정하게 두드리며 말했다.

  "그걸 네게 주는 게 가슴 아프기는 하지만," 프레드가 말했다. "우린 어젯밤에 결정했

어. 네가 우리보다 더 필요할 것 같다구 말야."

  "어쨌든, 우린 그걸 다 외우고 있으니까," 조지가 말했다. "네게 물려주는 거야. 우린 

그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거든."

  "그런데 이 낡은 양피지 조각을 뭐에다 쓰라는 거야?" 해리가 물었다.

  "낡은 양피지 조각이라니!" 프레드가 마치  해리가 그를 대단히 화나게 하기라도  한 

듯 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설명해,조지."

  "그러니까...우리가 1학년 때였을 때 말야, 해리 -  어리고, 근심 걱정 없고,천진 난만

했을 때 -"

  해리는 코웃음을 쳤다. 그는 프레드와 조지가 한번이라도 천진 난만했던 적이 있기나 

했을까 의심스러웠다.

  "-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보다 더 천진 난만했을  때 말야 - 우린 우연히 필치를 성

가시게 하는 장소에 들어갔었어."

  "복도에서 똥 폭탄을 터뜨렸는데 그게  글쎄 어떤 이유에선지 그를  몹시 화나게 한 

거지 - "

  "그래서 우릴 그의 사무실로 끌고 가서는 위협하기 시작했지.늘 하는 것처럼 그-'

  "- 징계 -"

  "- 할복 -"

  "- 그런데 우린 그가 서류들을 보관해두는 캐비닛에서 대단히 위험한 압수 물품들이

라는 표기가 붙은 서랍을 보게 되었어."

  "그 다음은 말 안해도 훤히 알겠네." 해리가 씩 웃으며 말했다.

  "글쎄,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프레드가 말했다.  "조지가 똥폭탄을 하나더 떨어뜨려

서 주의를 딴 데로 돌린 사이 난 그 서랍으로 급히 달려가 낚아채 왔지 - 이걸 말야."

  "그렇게 나쁜 짓한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  조지가 말했다. "분명 필치는 그걸 어떻

게 사용하는 건지 모르고 있었을  거야. 그게 무언지 수상쩍게  여기긴 했겠지만 말야. 

그렇지 않았다면 그걸 압수해서 그냥 처박아두진 않을 테니까."

  "그러면 형들은 그 사용법을 알고 있다 이거지?"

  "물론이지." 프레드가 히죽히죽 웃었다. "이 작은  양피지 조각은 이 학교의 모든 선

생님들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우리에게 가르쳐주었어."

  "날 놀리는 거지." 해리가 초라한 양피지 조각을 바라보며 여전히  못미더운 듯 말했

다.

  "오,우리가?" 조지가 말했다.

  그가 요술지팡이를 꺼내 양피지를 살짝 건드리며 주문을 외웠다. "나는  천하의 멍텅

구리임을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그러자 즉시 가느다란 잉크 줄들이 조지의 지팡이가  건드린 점에서부터 거미줄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로 연결되고 교차하며 양피지의 구석구석으로 부채꼴로  퍼

지면서 굉장히 꼬불꼬불한 초록색 단어들을 만들어냈다.

                 금지된 마법의 장난을 좋아하는 모든 이를 위하여

                  나무와 웡테일과패드풋과 그리고 프롱스가 

                      자부심을 갖고 제작한 

                      호그와트의 비밀 지도

  그것은 호그와트 성과 정원을 상세히 그린 지도였다. 그러나 정말로 놀라운 것은 지

도에서 돌아다니는 아주 작은 잉크 점들이었다. 각 점마다 작은 글씨로 쓰인 이름이 붙

어 있었다. 해리는 깜짝 놀라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왼쪽 위에 있는 점은 덤블도어 교

수가 서재로 걸어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학교 관리인의 교양이 노리스 부인은 이

층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고, 소리의 요정 피브스는 지금 트로피 보관실 주위를 돌아다

니고 있었다. 그리고 눈에 익은 복도들을 이쪽저쪽 보고 있을 때, 해리의 눈에 다른 무

언가가 들어왔다.

  이 지도는 그가 한번도 가본 적  없는 통로들도 상세히 보여 주었다. 그리고  통로들 

가운데 대부분이-

  "호그스미드로 곧바로 통해 있어." 프레드가 손가락으로 그중  하나를 따라가며 말했

다. "모두 일곱 개야. 그런데, 필치는 이들 중 네 개를 알고 있어." - 그가 그것들을 지

적했다- "하지만 이것들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어. 4층 거울 뒤에 있는 

통로는 신경쓰지 마. 우리가 작년 겨울에 가봤는데, 함몰되었더라구 - 완전히 막혀버렸

어. 그리고 아무도 이통로를 이용하지 않는 건, 그  입구에 커다란 버드나무가 심어 졌

기 때문인 것 같아. 하지만 여기 이거 말야. 이건 허니듀크의 지하실로 곧장 통해 있어. 

우린 그 통로를 엄청 많이  이용했었지. 그리고 알아챘을지도 모르지만,  그 입구는 이 

방 바로 바깥에 있어. 저 외눈박이 꼽추 할멈 조각상을 지나서 말야."

  "무니와 웜테일과 패드풋과 그리고 프롱스." 조지가 지도의 표제를 톡톡 치며 한숨을 

지었다. "우린 그들에게 굉장히 많은 시세를 지고 있어."

  "훌륭한 사람들이야. 신세대 범법자들을 도와 꾸준하게 일해 주었지." 프레드가 진지

하게 말했다.

  "맞아." 조지가 힘차게 말했다. "그걸 이용한 뒤엔 지워버리는 거 잊지 마-"

  "- 혹시라도 누가 그걸 읽을지도 모르니까 말야." 프레드가 주의를 주었다.

  "그저 다시 한번 톡 치고, '마법의 장난 끝!' 이라고  주문을 외워. 그러면 다시 모두 

지워져 버릴 거야."

  "그러니까,해리." 프레드가 퍼시의 거만한 말투를 흉내내어 말했다. "행동 조심해."

  "허니듀크에서 보자." 조지가 윙크를 하며 말했다.

  그들은 만족스럽게 히죽거리며 그 방을 나갔다.

  해리는 제자리에 서서, 그 놀라운 지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노리스 부인이라는 이

름이 붙은 작은 잉크 점이 왼쪽으로돈 뒤 멈춰 서서 마룻바닥에서 무언가의 냄새를 킁

킁 맡고 있었다. 만약 필치가 정말로 모른다면... 그는  디멘터들을 지나가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때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서 있는 해리의 머릿속에 문득 언젠가 위즐리 씨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무 것이나 덥석덥석 믿지 마라.

  이 지도는 위즐리 씨가 주의를 주었던 위험한 마법의 물건들 가운데 하나였다... 금지

된 마법의 장난을 좋아하는... 그러나 그 때 해리는 생각했다. 그는 그걸 단지 호그스미

드로 들어가기 위해서 이용하고 싶은 것뿐이며,무얼 훔치거나 누굴 공격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프레드와 조지는 그걸 오랫동안 이용해왔는데도 어떤 끔찍한 일도  일

어나지 않았지 않은가....

  해리는 손가락으로 허니듀크로 가는 비밀 통로를 따라갔다.

  그리곤 갑자기 마치 누구의 명령을 따르기라도 하는 듯, 그지도를 돌돌 말아서 망토 

속에다 쑤셔 넣고는 급히 교실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문을 5센티 정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그는 아주 조심스럽게 문 밖으로 나가 외눈박이 마녀 조각

상 뒤로 갔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그는 지도를 다시 꺼내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위에는 

해리 포터라는 이름이 붙은 새로운 잉크 형상이 나타나 있었다. 이 형상은 진짜 해리가 

서 있는 곳과 정확히 일치하는, 3층 복도 중간쯤에 서 있었다. 해리는 조심스럽게 지켜

보았다. 자신의 모습인 작은 잉크 점이 작은 요술지팡이로 마녀를 톡톡 두드리고 있는 

것 같았다. 해리는 얼른 진짜 요술지팡이를 꺼내 그 조각상을  톡톡 두드렸다. 아무 일

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지도를 다시 보았다.  그의 형상 옆에 '디센디움' 이라는 단

어가 들어있는 아주 작은 기포 하나가 나타나 있었다. 

  "디센디움!" 해리가 돌 마녀를 다시 두드리며 속삭였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마녀 석상의 곱사등이 웬만큼 마른 사람 하나가 들어

갈 수 있을 정도로 넓게 열렸다. 해리는 복도 이쪽저쪽을 흘끗  본 뒤, 지도를 다시 쑤

셔 넣고 황급히 그 구멍으로 들어갔다. 

  그는 돌 미끄럼을 타는 것 같은 기분으로 한참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리고 차갑고 

축축한 땅에 내렸다. 그는 일어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는 칠흑같이 새까맸다.

  그가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리고 "루모스!" 라고 중얼거리자, 지팡이 끝에서 불빛이 나

왔다. 아주 좁다랗고 낮은 통로가 보였다. 그는 지도를 들어올리고 지팡이 끝으로 톡톡 

두드리며 "마법의 장난 끝!" 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지도가  다시 아무 것 도 쓰여있지 

않은 보통의 양피지로 변했다. 그는 그걸 조심스럽게 접어 망토 속에다 쑤셔 넣고 출발

했다. 흥분과 걱정으로 가슴이 뛰었다.

  그 통로는 거대한 토끼 굴처럼 꼬불꼬불하게 뒤틀려 있었다.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가

끔씩 발부리가 걸려 넘어지기도 했지만,  해리는 지팡이를 내밀고 계속해서 그  통로를 

따라갔다.

  발도 시리고 가도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시간이었지만  허니듀크만 생각하면 

기운이 절로 났다. 한 시간쯤 걷자 서서히 오르막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해리는 헐떡거

리며 걸음을 빨리 했다.

  10분쯤 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돌계단이 나타났다.  해리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주심하면서 계단 수를 잊어 버리고 말았다.... 그  뒤 갑자기 무언가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다.

  문인 것 같았다. 해리는 머리를 문지르며 귀를 기울였다. 위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

지 않았다. 그는 아주 천천히 그 문을 밀어오렸다. 그리고 살짝 밖을 내다보았다.

  그곳은 나무 상자들로 가득 찬 지하실이었다. 해리는 지하실 문 밖으로 기어 나와 문

을 닫았다 - 그 지하실 문은 먼지투성이의 바닥과 어찌나  흡사했던지 그게 그 자리에 

있다는 걸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감쪽같았다. 해리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이제 짤랑거리는 종소리와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목소리들까지 명확히 들렸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아주 가까이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

가 들렸다. 누군가가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것 같았다.

  "그러면 민달팽이 젤리 한 박스 더 가져와요, 여보. 다 팔려서 하나도 없어요 - " 어

떤 여자가 말했다. 

  계단을 내려오는 발짝 소리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곧바로 상자들을 맞은편  벽 

쪽으로 옮기는 소리가 들렸다.곧바로 상자들을  맞은편 벽 쪽으로 옮기는 소리가  들렸

다. 어쩌면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몰랐다 -

  해리는 재빨리 그리고 조용히 숨어있는 곳에서 빠져 나와 계단을 올라갔다. 뒤돌아보

자 거대한 엉덩와 상자 안에 들이밀고 있는 빛나는 대며리가 보였다. 계단 맨 위에 있

는 문에도달해 밖으로 살짝 빠져 나가자 허니듀크의 계산대가 나왔다  - 그는 몸을 홱 

구부리고 옆으로 살금살금 기어 나간 뒤 똑바로 일어섰다.

  허니듀크는 호그와트 학생들로 북적거리고  있었지만 해리를 신경써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두리번거리며 그들 사이로 서서히  나아갔다. 지금 해리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면 돼지 같은 두들리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생각하니 웃음을 참을 수가 없

었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선반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흥미로운 모양의  과자들로 

가득했다. 크림색의 누가 사탕과, 희미하게 반짝이는 사각형  모양의 핑크빛 코코넛 아

이스와, 통통하게 생긴 꿀 색깔의  태피(설탕,버터,땅콩을 섞어서 만든 캔디:옮긴이) 를 

비롯해 죽 늘어서 있는 수백 가지 종류의 초콜릿과, 온갖 맛이 나는 강낭콩 모양의 젤

리와,언젠가 론이 말했던 먹으면 공중을  떠돌게 하는 피징 위즈비라는 샤베트도  있었

다. 한쪽 벽에는 또 '특별한 효과'를 내는  과자들만 따로 진열되어 있었다. 며칠 동안 

터지지 않고 조용히 있다가 히아신스 색깔의 거품들로 방을  가득 채우는 풍선껌도 있

었고, 이빨사이에 낀 것을 제거해주는 쪽쪽 찟어지는 민트향이 나는 이상한 실껌과,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시큼한 산성 캔디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매운 아주 작은 까만

색 고추 도깨비와, 씹으면 찍찍거리며 소름끼치는 소리가  나는 쥐 모양의 얼음과자와,

먹으면 실제로 위장 속에서 팔딱팔딱 뛰는, 두꺼비처럼  생긴 페퍼민트 크림과, 부러지

기 쉬운 깃펜 사탕과, 폭발하는 봉봉 사탕도 있었다.

  6학년생들 사이로 헤치고 나아가자 가게 저쪽 끝에  별난 맛이라는 표지판이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 

   "그래, 하지만 - 하지만 -" 헤르미온느는  또 다른 문제를 찾으려고 고심하고  있는 

것 간았다. "그래도 해리는 호그스미드에 와서는 안  돼. 허자서에 사인을 받지 못했잖

아! 만약 누구라도 알아낸다면, 해리는  콘 곤란에 빠지게 될  거야! 그리고 아직 해가 

지지 않았어 - 시리우스 블랙이 나타나기라도 하면 어떡해? 당장 말야?"

  "이곳에서 해리를 발견하기는 힘들 거야." 론이 창살이 쳐진 창문  사이로 굵게 흩날

리고 있는 눈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헤르미온느, 크리스마스야. 해리도 

잠깐 머리를 식히는 게 당연하잖아."

  헤르미온느가 몹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오 - 물론 아니지 - 하지만 솔직히,해리 -"

  "피징 위즈비 봤니,해리?" 론이 그를  잡고 그 샤베트가 있는 쪽으로  데려가며 말했

다. "민달팽이 젤리는? 시큼한 산성캔디는? 일곱 살 때 프레드 형이 내게 하나를  주었

는데 혀가 타서 구멍이 났었어. 엄마가 빗자루로 형을 호되게 때렸던 기억이 나." 론이 

시큼한 산성 캔디를 생각에 잠겨 바라보았다. "내가 땅콩이라고 하면서 주면 프레드 형

이 바퀴벌레 과자를 먹을까?"

  과자값을 치르고 나서, 그들 셋은 심한 눈보라가 치는 밖으로 나왔다.

  호그스미드는 꼭 크리스마스 카드에 나오는 그림처럼 보였다. 이엉으로 이은 작은 집

들과 가게들은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고, 문들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

었으며 나무에는 마법에 걸린 촛불들이 매달려 있었다.

  해리는 취위로 몸을 떨었다. 다른 두 사람과는 달리,  그는 망토를 입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이 휘몰아치는 바람을 피해 머리를 숙이고 걸어가고 있을 때, 론과 헤르미

온느가 목도리 사이로 소리쳤다.

  "저게 우체국이야 -"

  "종코의 장난감 가게는 저 위에 있어 -"

  "우린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집에도 갈 수 있을 거야."

  "저," 론이 추워서 이빨을 딱딱 맞부딪치며 말했다. "우리 스리 브룸스틱스에 가서 버

터맥주 말실까?"

  그 말에 해리는 귀가 번쩍 했다. 바람이 거세고 손은 꽁꽁 얼었으므로 그들은 걸음을 

재촉해 길을 건너 자그마한 주막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몹시 붐볐으며 시끄러웠다. 또

한 후텁지근하고 연기가 자욱했다. 바에서는 예쁘장한 얼굴의 한 여인이 시끄럽게 떠들

어대는 마법사들을 시중 들고 있었다.

  "저 여자는 로즈메르타 부인이야." 론이 말했다. "내가 가서 맥주 가져올까?" 그가 얼

굴을 약간 붉히며 덧붙였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주점 안쪽으로 향했다. 벽난로 옆에 서있는 멋진 크리스마스 트

리와 창문 사이에 작은 빈 테이블이 하나 있었다. 론은  5분쯤 뒤, 거품이 이는 뜨거운 

버터맥주 잔을 들고 다시 왔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가 자신의 자을 들어올리며 유쾌하게 외쳤다.

  해리는 잔을 들어 쭉 들이켰다.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건  처음이었다. 그걸 마시자 

온몸에 따뜻한 온기가 퍼지는 것 같았다.

  갑자기 바람이 한차례 훅 일더니 그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주점 문이 다시 열

렸던 것이다. 맥주잔 너머로 넘겨다 본 해리는 하마터면 숨이 멎을 뻔했다.

  맥고나걸 교수와 플리트윅 교수가 그 술집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해그

리드가 들어왔는데, 그는 라임빛 초록색 중산 모자에 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망토를 

입은 한 뚱뚱한 남자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구  있었다. 마법부 장관,코넬리우스 퍼지

였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순간적으로 동시에 해리의 머리를 테이블 밑으로 밀어 넣었다. 해

리는 보이지 않게  웅크리고 앉아서 빈 맥주잔을 움켜잡고 선생님들과 퍼지 장관의 발

이 바 쪽으로 움직이다가 멈춘 뒤, 돌아서서 곧바로 그가 있는 쪽으로 걸어으는 걸 지

켜보았다.

  그의 위에서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모빌리아르부스!"

  그러자 그들의 테이블 옆에 있던 크릿마스 트리가 땅에서 몇 센티 정도 떨어져서 둥

둥 떠가더니 그들이 앉아있는 테이블 바로 앞에 살짝 내려서 그들을 가려주었다. 촘촘

한 아래쪽의 나뭇가지들 사이로,해리는 네 세트의 의자 다리가 그들 바로 옆에 있는 테

이블에서 뒤로 물러나는 걸 보았고, 이어서 선생님들과 장관이 앉으면서 툴툴 대며 한

숨짓는 소리를 들었다.

  뒤이어 반짝이는 하늘색 하이힐을 신은 한 쌍의 발이 보이더니, 곧바로 그 여자의 목

소리가 들렸다.

  "작은 질리워터-"

  "제거예요."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2000시시짜리 꿀술 -"

  "고맙소,로즈메르타." 해르리드가 말했다.

  "얼음이 들어있고 우산이 꽂힌 체리 시럽과 소다-"

  "음!" 플리트윅 교수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그러면 장관님께서는 빨간 건포도 럼 술이겠군요."

  "고마워요, 로즈메르타." 퍼지 장관이 말했다.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당신도 한

잔 하지 그래요? 이리 와서 우리와 함께 앉아요...."

  "대단히 고맙습니다,장관님."

  해리는 그 반짝이는 힐이 저만치 걸어갔다가 다시 오는 걸 보았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미처 생각지 못했을까?그런데 그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앉아있을까? 만약 오늘 밤 

학교로 되돌아가야 한다면 허니듀크로 다시 몰래  들어갈 시간이 필요했다.... 헤르미온

느의 다리가 그의 옆에서 초조하게 씰룩거렸다.

  "그런데, 어쩐 일로 이런 누추한 곳을 찾아오셨나요, 장관님?" 로즈메르타 부인의 목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퍼지 장관이 마치 엿듣는 사람이 있나 살피고 있는 듯 뚱뚱한 몸 아랫부분을 

비트는 걸 보았다. 그 뒤 그가 나직하 목소리로  말했다. "시리우스 블랙 말고 무슨 문

제겠소? 할로윈 데이에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아마 들었겠죠?"

  "저도 소문을 들었어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시인했다.

  "술집마다 다니며 다 말했어요, 해그리드?" 맥고나걸 교수가 홧김에 쏘아붙였다.

  "블랙이 여전히 이 지역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장관님?" 로즈메르타  부인이 작은 소

리로 물었다.

  "물론이오." 퍼지 장관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디멘터들이 마을 전체를 두  번이나 수색했었다는 건  아시죠?" 로즈베르타 부인이 

목소리에 날을 세워 말했다. "전 그덕분에 고객들을 다 놓쳤어요.... 그건 영업에는 아주 

좋지 않아요,장관님."

  "로즈메르타,당신보다 그것들을 더 싫어하는 건 바로  나요." 퍼지 장관이 기분이 언

짢은 듯 말했다. "부득이한  예방 조치예요.... 유감스럽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나도 

막 몇 명을 만났어요. 그들은 덤블도어 교수에게 굉장히 화가 나 있어요." 그들을 성의 

정원 안에 들여놓지 않으려 했다고 말이오."

  "하지만 그건 어쩔 수가 없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날카롭게 말했다. "저 소름 끼칠 

것 같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저희가 어떻게 가르칠 수 있겠어요?"

  "맞아요! 동감이에요!" 아주 작은 플리트윅 교수가 끽끽거리며 말했다. 그의 발은 땅

에서 30센티 정도 떨어져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퍼지 장관이 이의를 내세웠다. "그들은 훨씬 더 나쁜 것으로부터 당신들

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곳에 있는 것이오.... 우리 모두 블랙이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지않소...."

  "하지만, 전 아직도 그게 믿어지지가 않아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생각에 잠겨 말했

다. "많은 사람들이 어둠의 세계로 건너갔지만, 전 시리우스 블랙이 그러리라고는 꿈에

도 생각지 못했어요.... 제 말은, 호그와트 학생 시절의 그를 생각하면 그렇다는 거예요. 

만약 그 당시에 장관님께서 그가 이런 사람이 될 거라고 말했다면, 전 장관님께서 과음

한 탓에 터무니없는 소리를 한다고 했을 거예요."

  "당신은 잘 몰라요, 로즈메르타." 퍼지 장관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가 저지른 정말

로 나쁜 짓은 세상에 그다지 알려져있지 않아요."

  "정말로 나쁜 짓이라뇨?" 로즈메르타 부인의 목소리가 호기심으로  생기가 돌았다. "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것보다 더 나쁜 짓이라는 뜻인가요?"

  "물론이오." 퍼지 장관이 말했다.

  "전 믿을 수 없어요. 그보다 더 나쁜 짓이란 게 도대체 어떤것이죠?"

  "호그와트 학생 시절의 그를 기억한다고 말했죠, 로즈메르타." 맥고나걸 교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단짝 친구가 누구였는지 기억해요?"

  "당연하죠." 로즈메르타 부인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둘이그림자처럼 붙어다녔죠, 안 

그래요? 그들은 이곳에 올 때마다  - 오, 날 웃기곤  했어요. 쌍으로 말예요. 시리우스 

블랙과 제임스 포터!"

  해리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맥주잔을 떨어뜨리자 론이 그를 발로 찼다.

  "맞아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블랙과 포터. 그들은 일종의 골목  대장들이었죠. 

물론 둘 모두 굉장히 똑똑했어요 - 사실 비범했죠 - 하지만 그 애들 같은 악동들도 없

었던 것 같아요 - "

  "사실," 해그리드가 킬킬 웃었다.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는 그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거예요."

  "블랙과 포터는 꼭 형제 같았어요!" 플리트윅 교수가 동의한다는 듯 끼어들었다. "한

시간도 떨어지고는 못 사는 친구였죠!"

  "물론 그랬죠." 퍼지 장관이 말했다. "포터는 다른 어떤 친구보다도 블랙을 믿었어요. 

학교 졸업 후에도 그 우정은 전혀 변함이 없었어요. 블랙은 제임스가 릴리와 결혼하 때 

들러리를 서 주었고, 그 뒤엔 해리의 대부가 되었죠. 해리는 전혀 모르지만 말이요,  물

론. 그걸 알면 그애가 얼마나 괴로워할지 눈에 선해요."

  "그건 블랙이 그 사람과 결탁한 것으로  드러나서 말인가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속

삭였다. 

  "그것보다 더 나쁜 게 있어요...." 퍼지  장관이 목소리를 낮추고 나직이 울리는 소리

로 계속했다. "그 당시 포터 부부는 그 사람이 자신들을 쫓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답니

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어요. 덤블도어  교수는 물론 끊임없이 그 

사람에 대항해서 싸웠고, 곳곳에 그  사람을 감시할 수 있는  정보원을 심어 두었었죠. 

그런데 그들 가운데 한 명이 귀뜸해 주자, 그는 제임스와 릴리에게 즉시 주의를 주었어

요. 그는 그들에게 급히 몸을 피하라고 충고했어요.  글쎄요, 물론,ㅡ 그 사람에게서 숨

는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말이오. 덤블도어 교수는 그들에게 '피델리우스 마법'을 쓰는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어떤 마법인데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굉장히 흥미로운 듯 물었다. 플리트윅 교수가 

목을 가다듬었다.

  "굉장히 복잡한 주문이죠." 그가 끽끽대며 말했다. "마법으로 단 한명의 살아있는 사

람 속에 비밀을 숨기는 것이죠. 그 정보는 선택받은 사람 즉 비밀 파수꾼 속에 숨겨져 

있고 따라서 알아내는 게 불가능하죠 - 물론 그 비밀  파수꾼이 그걸 폭로하지 않는다

면 말이죠, 비밀 파수꾼이 말하지 않는 한 그 사람은 릴리와 제임스가 머물고 있던 마

을을 아무리 뒤져도 그들을 찾아낼 수 없어요. 심지어 그가 그들이 앉아있는 창문에 코

를 대고 있다 해도 말이오!"

  "그러니까 블랙이 포터 부부의 비밀 파수꾼이었다는 건가요?" 조르메르타 부인이 속

삭였다.

  "물론이죠."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제임스 포터는 덤블도어 교수에게 블랙이라면 

그들이 있는 곳을 말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할 것이며, 블랙 자신도 행방을 감출 작정

이라고 말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덤블도어 교수는  걱정스러워했어요. 전 덤블도

어 교수께서 직접 포터 부부의 비밀 파수꾼이 되겠느라고 나섰던 기억이 나요."

  "그가 블랙을 의심했나요?" 로즈메르타 부인은 놀라서 숨이 막혔다.

  "그는 포터 부부와 가까운 누군가가 계속해서 그  사람에게 그들의 거동을 알려주고 

있다고 확신했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은밀히 말했다. "실은, 그는 꽤 오랫동안 우리 쪽

의 누군가가 반역자가 되어 그 사람에게 많은 정보를 넘겨주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했

어요."

  "하지만 제임스 포터는 블랙을 비밀 파수꾼으로 하길 고집했겠군요?"

  "그랬어요." 퍼지 장관이 무겁게 말했다. "그런데 '피델리우스 마법'을 건 뒤 채 일주

일도 못가서 -"

  "블랙이 그들을 배신했다는 건가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격렬한 어조로 말했다.

  "그랬어요.블랙은 이중 첩자 노릇에 지쳐서, 언제든 자신이 그 사람을 지지한다는 걸 

만방에 선언할 각오가 되어 있었는데, 그 나름대로는 포터 부부가 상망하는 순간에 그

렇게 할 계획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우리 모두 알다시피, 어린 해리 포터와 부딪히자

마자 그 사람이 몰락하게 되었던 거예요. 그는 힘을 잃고 지독하게 허약해져서 달아났

죠. 일이 이렇게 되자 블랙은 매우 난처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어요. 자신이 반역자라는 

진정한 색깔을 보여준 바로 그 순간에 그의 우두머리가 몰락해버렸으니까 말이오. 그는 

달아나지 않을 수 없었죠 -" 

  "더럽고 비열한 배반자 같으니라구!" 해그리드가 어찌나 큰소리로 말했던지  바가 조

용해졌다.

  "쉬!"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전 그 놈을 만났어요!" 해그리드가 투덜거렸다. "그가  그 많은 사람들을 죽이기 전

에 그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틀림없어 저였을 거예요!  릴리와 제임스가 살해된 뒤 

그들의 집에서 해리를 구했던 게 바로 저니까요! 그 애를  폐허 속에서 구해냈죠. 가엾

은 녀석, 이마에 커다란 상처가 나 있었어요. 그아이의 부모는 죽교... 그런데  뜻밖에도 

시리우스 블랙이 자신이 늘 타고  다니던 날아다니는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어요.  전 

그가 거기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전 그가 릴리와 제임스의 비

밀 파수꾼이었다는 걸 몰랐어요. 그저  그 사람이 습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와주려고 

온 줄로만 알았죠. 그는 얼굴이 백짓장처럼 새하얘져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어요. 그때 

제가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그 살인한  반역자를 위로했어요!" 해그리드가 고함을 질

렀다.

  "해그리드,제발!" 맥고나걸 교수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했다. "목소리 좀 낮춰요!"

  "그가 릴리와 제임스의 사망에 대해  전혀 당황해하지 않고 있다는  걸 제가 알기나 

했겠어요? 그가 관심 있는 건 그 사람밖에 없다는 걸  말예요! 그 뒤 그가 말했어요. '

해리를 제게 주세요, 해그리드.전 그 애의  대부예요., 제가 그 애를 돌보겠어요 -'  하! 

하지만 전 덤블도어 교수의 명령을 들어야 했으므로, 블랙에게 안 된다고 말했죠. 덤블

도어 교수가 해리는 이모와 이모부 집으로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요. 블랙은 고집을 

피웠지만, 결국 양보했어요. 그리고 제게 자신의 오토바이로 해리를 데려가라고 했어요. 

'전 그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라면서 말예요.

  전 그때 뭔가 좀 수상하다는 걸 아아챘어야 해요. 그는 저 오토바이를 굉장히 좋아했

거든요. 그런데 그가 그걸 무엇 때문에 제게 주겠냐 말예요? 그가 왜 그게 더 이상 필

요하지 않았을까요? 진상은 뻔한 거죠, 뭐. 덤블도어 교수는  그가 포터의 비밀 파수꾼

이었다는 걸 알고 계셨어요. 블랙은 자신이 그날 밤 달아나야만  한다는 걸 알았죠. 마

법부가 잡으로 오는 건 시간 문제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해리를 그에게 주었더라면 어떻게 되었겠어요? 그는 틀림없이 오토바이

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날아가 그애를 내던져 버렸을 거예요. 단짝 친구의 아들을 말

예요! 어둠의 세계로 넘어간  마법사들에겐 어떤 것도 어떤  사람도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해그리드가 말을 마치자 긴 침묵이 흘렀다. 그 뒤 로즈메르타 부인이 만족한 듯 말했

다. "하지만 그는 사라지지 못했잖아요, 그렇죠? 마법부가 그 다음날 그를 잡았잖아요!"

  "아아, 그랬기만 했다면 얼마나 좋았겠소." 퍼지 장관이 가차없이 말했다. "그를 찾아

낸 건 우리가 아니었어요, 그건 피터페티그루였다오 - 포터 부부의 또 다른 친구죠. 그

는 물론 슬픔으로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블랙이 포터 부부의 비밀 파수꾼이었다

는 사실을 알고, 직접 블랙을 잡으러 갔었어요."

  "케티그루라... 호그와트에서 항상 그들의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던 뚱보  소년 말인

가?" 로즈메르타 부인이 물었다.

  "블랙과 포터를 영웅 숭배하다시피 했죠."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들처럼 똑똑

하지는 않았지만 재능 있는 아이였어요. 전 종종 그 애에게  다소 거칠게 굴었어요. 지

금 생각하면 얼마나 - 얼마나 후회스러운지...." 그녀가 갑자기  코감기에 걸린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자,미네르바," 퍼지 장관이 위로하듯 다정하게 말했다. "페티그루는 용감하게 죽었어

요. 목격자들은 - 물론 머글들이죠. 우린 나중에 그들의 기억을 다 없애야 했어요 - 우

리에게 페티그루가 블랙을 어떻게 궁지로 몰아넣었는지 말해주었어요. 그가 흐느껴  울

며 '릴리와 제임스를, 시리우스! 네가  어떻게?' 라고 말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그가 

요술지팡이를 집어들었대요. 하지만 물론,블랙이 더 빨랐죠. 페티그루를 산산이 날려 버

렸대요...."

  맥고나걸 교수가 코를 횅 풀고는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 바보 같은 

사람... 그는 늘 결투에서는 가망이 없었어요... 그  일은 마법부에게 맡겨두었어야 했어

요...."

  "정말로, 내가 만약 어린 페티그루보다 먼저 블랙에게 갔더라면 난  바보같이 요술지

팡이를 휘두르지는 않았을 거예요 - 사자을 갈기  - 갈기 - 찢어놓았을 거예요." 해그

리드가 성내어 말했다. 

  "그런 말 말게, 해그리드." 퍼지 장관이 날카롭게 말했다.  "일단 궁지에 몰리면 특별

히 훈련닫은 마법부의 수사용원들 말고는 블랙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네. 마법부가 파국

을 맞았던 그당시는 내가 장관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네. 난 블랙이 많은 사람

들을 살해한 뒤의 그 현장을 가장 먼저 본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네. 난 - 난 절대 잊

지 못할 걸세. 난 아직도 가끔  그 꿈을 꾼다네. 거리 한가운데에  생긴 구멍이 어찌나 

깊었던지 그 밑에 있는 하수  본관이 부서졌을 정도였네. 여기저기에 시체들이  널려있

고. 머글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고. 그리고 블랙은 페티그루의 남겨진 잔해를 들고 제자

리에서 웃고 서 있었네.... 피투성이의 망토 무더기와 산산이  부서진 조각들을 들고 말

이네-"

  퍼지 장관의 목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다섯 사람의 코를 푸는 소리가 들렸다.

  "얘기가 그렇게 된 거요, 로즈메르타."  퍼지 장관이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블랙은 

마법부의 수사요원들 스무 명에게 잡혀갔고 페티그루는 1급 멀린 훈장을 받게 되었소. 

그것이 그의 가엾은 어머님께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길 바랄 뿐이오. 블랙은 그 이

후 죽 아즈카반에 있었어요."

  로즈메르타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가 미쳤다는 게 사실인가요,장관님?"

  "정말로 그렇다면 오죽이나 좋겠소." 퍼지가  천천히 말했다. "그의 우두머리의 패배

가 그에게 한동안 정신적 혼란을 가져온 건 확실한 것 같아요. 페티그루와 그 모든 머

글들을 살해한 건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절망한 사람의 행동이라고 밖에 볼수 없으니

까 말이오- 잔인하고... 헛된 짓이었죠. 하지만 최근에 아즈카반을 시찰했을 때 난 블랙

을 만났어요. 알다시피, 그곳에 있는 죄수들 대부분은 어둠 속에서 혼자 중얼거리고 앉

아 있지 않소. 그들에게는 아무 감각이 없어요.... 하지만 블랙은 어찌나 정상적으로  보

였던지 난 깜짝 놀랐어요. 그는 내게  아주 이성적으로 말했어요. 기겁을 할  일이었죠. 

그저 지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는 내게 아주 침착하게 신문

을 다 읽었냐고 묻고는, 자기는 글자맞추기를 몹시 하고 싶다고 말했으니까 말이오. 그

래요, 난 디멘터들이 어떻게 그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 깜짝 놀랐어요 - 

그곳에는 디멘터들이 그의 감방 문 밖에서 밤낮으로 지키면서, 가장 엄하게 감시를 하

고 있었는데도 말이오."

  "그렇다면 그가 무엇 때문에 탈출했다고 생각하세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물었다. "

어머나,장관님, 그가 설마 그 사람과 재결합하려는 건 아니겠죠, 그렇죠?"

  "경우에 따라서는 , 에 - 그것이 최후의 계획일 수도 있겠죠." 퍼지 장관이 얼버무렸

다. "하지만 우린 그 전에 블랙을 잡기를 바랄 뿐이오. 사실, 그 사람이  혼자이고 친구

도 하나 없을 때와... 오른팔 격인 부하가 같이 있을 때는 사정이 다르지요. 그의세력이 

얼마나 빨리 재건될까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오...."

  유리잔이 나무에 부딪혀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났다. 누군가가 잔을 내려놓은  것이었

다.

  "코넬리우스 장관님, 교장선생님과 저녁을 드시려면, 이제  그만 성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해리는 한 사람씩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망토 자락들이 움직이고 로

즈메르타 부인의 반짝이는 하이힐이 바 뒤로 사라졌다. 그리고 스리 브룸스틱스의 문이 

다시 열리면서 눈보라가 또 한번 안으로 몰아치는 것으로  보아 선생님들이 가버린 것 

같았다.

  "해리?"

  론과 헤르미온느의 얼굴이 테이블 밑에 나타났다. 그들 모두 할말을 잃고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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