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4/24)

      해리가 그이상스런 새로운 자유에 익숙해지기까지는 며칠이 걸렸다. 예전에는 일

어나고 싶은 때 일어나거나 먹고 싶은 걸 먹어본 적이 한번도 없었지만 이제는 달랐다. 

또 다이애건 앨리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었고,  그 

거리에는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마법사 가게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으므로,  해리는 

퍼지 장관과의 약속을 깨면서까지 굳이 다시 머글 세계로  빠져 나가고 싶ㅍ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또한 매일 아침 리키 콜드런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다른 손님들을 관찰하는 것도 재

미있는 일이었다. 시골에서 쇼핑을 하기 위해 올라온 어딘가 약간 이상해 보이는 자그

마한 마녀들도 있었고, '오늘날의 변신술' 이라는 잡지에 실린 최근 기사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덕망 있어 보이는 마법사들도  있었다. 또 우락부락하게 생긴 마법사들도  있었

고, 귀에 거슬린는 쉰목소리로  떠들어대는 난쟁이들도 있었다. 한번은  어깨까지 덮는 

두툼한 양모 털모자를 뒤집어쓴 채로 날 간(肝) 한 접시를 주문한, 좀 수상쩍어 보이는 

마녀도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나면 해리는 뒷마당으로 나가 요술지팡이를 꺼내고 쓰레기통 위에서 왼

쪽으로부터 세 번째에 있는 벽돌을 가볍게 톡톡 두드린 뒤, 벽에서 스르르 나타나는 다

이애건 앨리로 들어가는 아치형의 입구로 들어가곤 했다. 

  해리는 해가 저물 때까지 기나긴 낮 시간 동안 이런저런 가게들을 둘러보고 밝은 색

깔의 파라솔들이 있는 야외 카페에 앉아 군것질을 하며 보냈다. 카페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자신들이 산 물건들을 보여주거나("여보게, 그건 달 전용 망원경이로구만-  더 이

상 달 지도를 가지고 고민할 필요가 없겠군, 안 그런가?"), 시리우스 블랙에 대해 이것

저것 얘기하던가("난 그가 다시 아즈카반으로  잡혀 들어갈 때까지는 어린아이들을 절

대 혼자 나다니지 못하게 할 걸세") 했다.

  해리는 이제 더 이상 담요 밑에서 손전등을 켜고 숙제를 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그

는 플로린 포트슈의 아이스크림 가게 바깥에 있는 밝은 햇살 아래에 앉아서, 가게 주인 

플로린 포트슈의 도움을 받으며 논술 숙제들을 하나하나 해나갔다. 해리가 그 아이스크

림 가게에서 숙제를 한 건 그 주인이 중세의 마녀 화형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가 해리에게 30분마다 과일이나 과즙을 얹은 선데 아

이스크림을 공짜로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해리는 그린고트의 금고레서 황금  갈레온과 은 시클과 청동  크넛을 지갑에 

조금씩 넣어 가지고 나올 때마다, 그 돈을 한꺼번에 몽땅 써버리지 않도롣 자제하는 여

습을 해야만 했다. 그는 호그와트에 5년을  더 다녀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려고 애썼

고, 더즐리 가족에게 마법책을 살 돈을 달라고 사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게 어떤 것

일지 생각하며 곱스톤 세트(구슬치기와 비슷한 마법사 게임으로, 게임을 할  때 점수를 

잃으면, 돌들이 상대팀 선수의 얼굴에 불쾌한 냄새가 나는 액체를 내뿜는다)를 사고 싶

은 마음을 꾹꾹 눌렸다. 그는 또커다란 유리공 안에 들어있는 움직이는 은하수 모형도 

몹시 사고 싶었다. 그것만 있다면 천문학 수업을 다시는 받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

러나 리키 콜드런에 온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해리가 가장 좋아하는 고급 퀴디치 용

품점에 그의 결심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물건이 나타났다.

  가게에 몰려든 사람들이 저마다 뚫어지게 보고 있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어, 흥분한 

마녀와 마법사들을 헤치고 안으로 들어가자 새로 만들어진 듯한 진열대가 눈에 들어왔

다. 그 위에는 그가 지금까지 본 어떤 빗자루보다도 훌륭한 빗자루가 올려져 있었다. 

  "막 출시된- 빗자루야-" 네모진 턱의 마법사가 함께 온 친구에게 말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빗자루죠. 그렇죠, 아빠?" 해리보다 어린 남자아이가 아빠 팔에 

매잘리며 큰소리로 말했다.

  "아일랜드의 퀴다치 팀이 막 이 빗다루를 일곱 개 주문했습니다!" 가게 주인이  모여

든 사람에게 말했다. " 월드겁 우승 후보에 오른 팀이죠!"

  앞에 서 있던 우람한 마녀가 옆으로 룸직이자, 해리는 그 빗자루 옆에 있는 표지판을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다. 

    파 이 어 볼 트

이 최첨단 경주용 빗자루는 다이아몬드로 연마된 광택과 고유  등록 본호가 매겨짖 회

백색의 최고급 유선형 손잡이가 일품입니다. 파이어볼트의 꼬리 부분은 하나하나 잘 골

라 만든 자작나무 가지들을 공기역학적으로 마무리했으므로, 균형거감각이 탁월하고 정

확도가 매우 높습니다. 파이어볼트는 10초  내에 시석 250킬로미터로 가속되며  절대로 

고장나지 않는 브레이크 마법을 걸어놓았습니다. 가격은 직접 문의하십시오.

  가격은 집접 문의하라구... 해리는 금화가 얼마가 들든 파이어볼트를 꼭 사고 싶었다. 

평생 그렇게 갖고 싶었던 건 처음이었다- 그러나 님부스  2000으로도 퀴디치 시합에서 

한번도 진적이 없었고,  이미 아주  좋은 빗자루를 갖고 있는데,  파이어볼트를 사려고 

그린고트의 금고를 탈탈 털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해리는 물론  그 가격을 묻지는 않

았지만, 그날 이후 거의 매일 다시 와서 파이어볼트를 한없이 바라보았다.

  그러나 해리가 정작 사야 할 것들은 따로 있었다. 그는 마법의 약 재료들을 사기 위

해 약재상에도 갔고, 학교 망토가 이제 팔과 디리 부분이 몇 센티미터나 짧아졌으므로, 

말킨 부인의 망도 가게에 가서 새 망도도 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새 교과서들을 사는 

게 급선무였다. 금년엔 `신비한 동물 돌보기`  와 `점술`이라는 두 과목이 새로이 추가

되어 있었다.

  창문으로 서점 안을 들여다보던 해리는 깜짝 놀랐다.  예전에 진열되어 있던  도로포

장용 석판만한 황금빛 마법책들 대신에,  `괴물들에 대한 괴물책` 수백  권이 들어있는 

커다란 철조망 상자가 보였다. 채들이  서로 붙잡고 사납게 맞붙어 싸우며  공격적으로 

물어뜯어서인지 여지저기 찢겨진 페이지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해리는 주머니에서 책 목록을 꺼내 찬찬히  살펴보았다. `괴물들에 대한 괴물책`은 `

신비한 동물 돌보기` 과목에 필요한 채이라고 적혀 있었다. 해리는  이제야 해그리드가 

왜 그 선물이 유용할 거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그는 

혹시 해그리드가 또 어떤 무시누시한 새로운 애완 동물을 도우려고 하는 게 아닐까 생

각해왔던 것이다.

  해리가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으로 들어가자, 점원이 허둘지둥 그에게로 왔다. 

  "호그와트?" 그가 뚝뚝하게 물었다. "새 책들을 사려고 왔니?"

  "네." 해리가 말했다. "전-"

  "비켜서거라." 점원이 해리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성급하게 말했다. 그는 아주 

두꺼운 장갑을 끼고 우툴두툴한 커다란 지팡이를 집어들더니  괴물책들이 들어있는 상

자 쪽으로 걸어갔다.

  "잠깐만요," 해리가 얼른 말했다. "전 그 책은 이미 구했는데요." 

  "그래?" 굉장히 안도한 듯 점원의 얼굴이 환히  밝아졌다. "그것 참 고맙구나. 난 오

늘 아침에만도 벌써 다섯 번이나 물려거든-"

  상자 안에서 시끄럽게 잡아 찢는 소리가 났다. 괴물책 두 개가 또 다른 괴물책 하나

를 잡고 마구 뜯어내고 있었다. 

  "그만해! 그만해!" 점원이 소리치며 창살 사이로 막대기를  집어넣어 책들을 쳐서 서

로 떨어지게했다. "다시는 들여놓지 말아야지., 다시는! 미친 짓이었어! 이건 눈에 보이

지 않는 투명책 2백 권을 들여놓았을 때보다 더 심해- 그 책은 엄청 비쌀뿐더러, 절대 

찾을 수가 엇었거든... 그건 그렇구... 뭐 다른거 필요한 거 있니?"

  "네." 해리가 책 목록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전 카산드라 바블라츠키가 지은  `미래 

들여다보기`라는 책이 필요해요."

  "아, 점술을 시작하는구나. 그렇지?" 점원이 장갑을 벗고 해리를 점술에 관한 책들이 

있는 서점 뒤편으로 안내하며 말했다. 작은 탁자에 `예측할 수 없는 것들  예측하기`, `

충격 낙담에 대비하세요`, `해운이 악운으로 변할 때`와 같은 책들이 잔뜩 쟁여져 있었

다. 

  "여기 있구나." 점원이 까만 표지의 두꺼운  책을 내리려고 계단을 올라가며 말했다. 

"미래 들여다보기. 점을 치는 기초적인 방법들을 알려주는 아주 좋은 책이지- 손금 보

기, 수정 구슬로 점치기-"

  하지만 해리는 듣고 있기 않았다. 그의  눈은 작은 탁자에 전열되어 있는 책들  가운

데, `죽음의 징조들 : 최악의 운명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 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으로 쏠려있었다.

  "오, 내가 너라면, 그런 책은 읽지  않을 거란다." 해리가 무얼 보고 있는지  눈치 챈 

점원이 재빠르게 말했다. "죽음의 징조들은 어디에서나 보게  될 테니 말이다. 너무 무

서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지."

  하지만 해리는 그 책의 앞표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표지엔 번득이는 눈을 가진, 

곰같이 커다란 검정개의 사진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디선가 본 듯 낯이 익었

다...

  점원이 `미래 들여다보기`라는 책을 해리의 손에 쥐어주었다.

  "뭐 또 다른 거 있니?" 그가 물었다.

  "네." 해리가 그 개의 사진에서 눈을 떼고 멍하니 책 목록을  들여다보며      했다. 

"어- `중급 변신술`과 `3학년의 표준 마법책`이 필요해요."

  해리는 10분 뒤 겨드라이에 새 책을 끼고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에서 나와 행인들

과 이리저리 부딪히며 멍하니 다시 리키 콜드런으로 향했다. 

  그는 쾅쾅거리며 계단을 올라가 방 안으로 들어가서는 책들을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누군가가 들어와 말끔히 치워놓은 것 같다. 열려진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뒤편의 머글 거리에서 버스들 지나가는 소리와 다이애건 앨리에서 떠드는 군중들 소리

가 들렸다. 해리는 세면기 위에 걸려진 거울레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게 설마 죽음의 장조는 아니였겠지."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영상에게 시미조로 

말했다. "매그놀리아 광장에서 그걸 보았을 때 난 겁에 질렸었어... 야, 아마 그저 길 잃

은 개 였을 거야..."

  그는 반사적을로 한 손을 들어올리고 뻗친 머리를 차분해지도록 눌렀다.

   "그래봤자 아무 소용없을걸." 거울 속의 그가 씨금러리며 말했다. 

  며칠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해리는 이제 가는 곳마다 혹시 론이나 헤르미온느가 있

지나 않을까 하고 찾기 시작했다. 개학날이 다가오자,  다이애건 앨리에는 호그와트 학

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 해리는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룸메이트인 시무스 피

니간과 딘 토마스를 만났다. 그 애들도 고급 퀴디치 용품점에서 파이어볼트를 넋 나간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또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 바깥에서는 동그란 얼굴에 건망증

이 심한 아이인 진짜 네빌 롱바텀과도 마주쳤지만 말을 나누지는 못했다. 네빌이 책 목

록을 두고 왔는지 아주 무섭게 생긴 그 애의 할머니에게 혼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해

리는 자신이 프리벳가에서 도망친 동안 네빌로 행세했던 것을 그녀가 알아내지 못했으

면 하고 바랐다. 

  방학 마지막 날 아침 해리는 잠자리에서 눈을 떳다. 이제 내일이면 호그와트 급행 열

차에서 론과 헤르미온느를 만날 것이다. 그는 얼른 일어나서 옷을 입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파이어볼트를 보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소리쳐 불렀다. 

  "해리! 해리!"

  론과 헤르미온느가 플로린 포트슈의 아스크림 가게 바깥에 있는 파라솔에 앉아 열심

히 손을 흔들고 있었다- 론은 놀라울  정도로 주근깨가 많아진 것 같았고, 헤르미온느

는 얼굴이 많이 탄 것 같았다. 

  "마침내 만났군!" 해리가 자리에 앉자 론이 씩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리키 콜드런

에 갔더니 네가 벌써 나갔다지  뭐야. 그래서 우린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에도 가고, 

말킨 부인의 옷가게에도 갔었어. 그런데-"

  "학교 비품들은 지난주에 다 구입했어." 해리가 설명했다. "그런데 너희들은 내가 리

키 콜드런에 머물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안 거니?"

  "아빠가." 론이 말했다. 

  론의 아버지 위즐리 씨는 마법부에서 일하고 계시니,  마지 아줌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서 다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너 정말로 네 아즘마를 부플어오르게 한 거니, 해리?" 헤르미온느가 매우 진

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일부러 그러려고 했던 건 아냐." 해리가 말하는 사이, 론이 큰소리로 웃었다. "난 그

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것뿐 이야."

  "웃을 일이 아냐, 론." 헤르미온느가 나무라듯  말했다. "솔직히, 난 해리가 퇴학당하

지 않은 게 놀라워."

  "나도 그래." 해리가 시인했다. "퇴학당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난 체포될 줄  알았어." 

그가 론을 바라보았다. "네 아버지는 퍼지 장관이 왜 날 처벌하지 않았는지 아시겠지?"

  "바로 너이기 때문이겠지 뭐, 안  그래?" 론이 여전히 킥킥대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

다. "유명한 해리 포터가 어쩌구저쩌구. 내가 만약 아줌마를 부풀어오르게 했다면 마법

부는 날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그들은 아마  무덤을 피헤치고 날 찾아내야 했

을걸. 우리 엄마가 날 벌써 저 세상으로 보내버렸을 테니까 말야. 어쨌든, 오늘  저녁에 

네가 직접 아빠께 여쭤봐. 오늘 밤엔 우리도 리키 콜트런에 머무를 테니까 말야! 넌 내

일 우리와 함께 킹스크로스 역에 가면 돼! 헤르미온느도!"

  헤르미온느가 밝게 미소를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와 아빠가 오늘 아침에 호그

와트에 가져갈 짐들과 함께 날 이곳에 내려주셨어."

  "정말 잘됐다!" 햐리가 기뻐서 소리쳤다. "그러니까, 너희들 새 책과  비품들을 다 준

비했단 말이지?"

  "이것 봐," 론이 가방에서 길고 얄팍한 상자 하나를 꺼내 열며 말했다. "새 요술지팡

이야. 35센티미터에 버드나무로 만들어젹고 유니콘 꼬리털 한 가닥도 들어있어. 그리고 

우린 책들도 다 구했어-" 그러면서 그가 의자 밑에 있는 커다란 가방을 가리켰다.  "괴

물책은 어떠니, 어?" 우리가 두 권을 달라고 하니까 점원이 거의 울려고 했어."

  "그건 다 뭐니, 헤르미온느?" 해리가 그녀 옆에 있는 의자에 놓여 있는 가방 세 개를 

가리키며 물었다. 

  "난 이보다 수강할 과목에 더 많잖아, 안 그래?"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것들은 간

술점과 신비한 동물 돌보기와 점술과 고대 문자와 여구 등에 관한 책들이야-"

  "넌 머글 연구는 무엇 때문에 수강하려는 거니?" 론이 헤르미온느를 보고 눈알을 굴

리며 말했다. "넌 머글 태생이잖아! 엄마와 아빠는 머글이시구! 넌 이미 머글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잖아!"

  "하지만 마법사의 관점에서 그들을 연구하는 건 아주 재미있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진지하게 말했다. 

  "너 일년 내내 잠자거나 먹을 계획은 있는  거니, 헤르미온느?" 해리가 이렇게 묻자, 

론이 낄낄거렸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내겐 아직 10갈레온이 있어." 그녀가 지갑을 살피며 말했다. "9월달에 내 생일이 있

는데, 엄마와 아빠가 나더러 직접 내 생일 선물을 사라고 돈을 조금 주셨거든."

  "좋은 책은 어떨까?" 론이 순진하게 말했다 .    

  "아니, 구러고 싶지는 않아." 헤르미온느가 태연히 말했다. "난 부엉이가 정말로 갖고 

싶어. 내 말은, 해리는 헤드위그가 있고 넌 에롤리 있잖아-"

  "난 없어." 론이 말했다. "에롤은 우리 가족 부엉이야. 내겐 스캐버스밖에 없어." 그가 

주머니에서 애완용 쥐를 꺼냈다. "그런데 이 녀석을  한번 진찰시켜 봐야 할 것 같아." 

그가 스캐버스를 탁자 위에 올넣으며 덧붙엿다.  "내 생각에 이집트  기후가 녀석에게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아."

  스캐버스는 예전보다 더 말라 보였고, 큣수염도 확실히 축 늘어져 있었다.

  "저쪽에 신비한 동물 가게가 있어." 이제는 다리애건 앨리에 대해 훤히 알고 았는 해

리가 말했다. "거기 가서 물어보면 스캐버스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헤르미온느는 부엉이를 살 수 있을 거구."

  그래서 그들은 아이스크림 값을 치르고 신비한 동물을 취급하는 가게로 갔다. 

  안에는 빈 공간이 별로 없었다. 벽에는 새장들리 죽 진열되어 있었는데 고약한 냄새

가 났으며 새장 속에 있는 새들이 모두 찍찍, 거억거억, 깨액깨액, 쉬쉬하며 갖은  소리

를 내고 있어 몹시 시끄러웠다. 카운터에 있는 마녀가 어떤 마법사에게 잎뒤가 구분이 

안 가게 생긴 도료뇽을 돌보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있었으므로, 해리와 론과 헤

르미온느는 새장들을 살피며 말없이 기다렸다.

  커다란 보랏빛 두꺼비 한 쌍이 죽은  검정 파리를 위에 앉아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창가에서는 보석 장식이 아로새겨진 등딱지를 가진 거대한 거북이 한 마리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불쾌하기 짝이 없는 오렌지빛 달팽이들은 유리 수조 옆으로 천천히 도

망치고 있엇고, 살이 통통하게 찐 하얀 토끼는 계속해서 실크 중산 모자로 변했다가 펑 

하며 커다란 소리를 내고는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걸 반복하고 잇었다. 그리고 

온갖 색깔릐 고양이와, 갈가마귀들이 들어있는 시끄러운  새장과, 요란하게 윙윙거리고 

있는 커스터드 빛깔의 이상한 모피덩어리들이 담겨진 바구니도 있었다. 또  카운터에는 

털이 하나도 없는 길다란 꼬리를 이용해 줄넘기 같은 걸  하고 았는 날씬한 까만 쥐들

이 들어있는 커다란 우리도 있었다.

  드디어 앞뒤가 없는도롱뇽에 대해 묻던 마법사가 떠나자, 론이 카운터로 다가갔다.

  "이건 제 쥐인데요." 그가 마녀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제가 이집트에 데려갔

다가 온 이후 안색이 좀 좋지 않아요."

  "녀석을 카운터 위에 올려놔 보거라." 마녀가 주머니에서 두꺼운 까만 안경르 꺼내며 

말했다.

  론이 안주머니에서 스캐버스를 꺼내 다른 쥐들이 들어있는 우리 옆에 놓자, 그 쥐들

이 줄넘기하던 걸 멈추고 더 잘 보려고 창살로 몰려들었다. 

  론이 갖고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이 그렇듯이, 애완용 쥐 스캐버스도 다른 사람들로부

터 물려받은 것이엇으므로(그것은 한때 론의  형 퍼시의 쥐였다) 약간  초라했다. 우리 

안에 있는 번질번질한 쥐들 옆에 있으니, 스캐버스가 한충 더 수심에 가득차 있는 것처

럼 보였다. 

  "흠." 마녀가 스캐버스를 집어들며 말했다. "이 쥐는 몇 살이지?"

  "몰라요." 론이 말했다. "아주 늙엇어요. 제 형 거였거든요."

  "이 녀석은 어떤 능력이 있지?" 마녀가 스캐버스를 이리저리 살피며 물었다.

  "어-" 사실 스캐버스는 흥미로운 능력을 보여준 적이 한번도 없었다. 마녀의 눈이 스

캐버스의 해진 왼쪽 귀에서 발가락이 하나 없는 앞발로  움직이더니 큰소리로 혀를 끌

끌 찼다.

  "이 녀석은 고된 생활을 해왔구나." 그녀가 말했다.

  "퍼시 형이 제게 주었을 때도 그랬어요."  론이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듯  화를 내며 

말했다. 

  "보통 쥐나 이런 정원 쥐는 3년 이상 살지 못한단다." 마녀가 말했다. "자, 네가 좀더 

오래가는 것을 찾고 있다면, 이런 것들이 좋을지 모르겠구나-"

  그녀가 까만 쥐들을 가리키자, 그  쥐들이 얼른 다시 줄넘기를  하기 시작했다. 론이 

투덜거렸다. "잘난 척하긴."

  "글쎄다, 만약 바꾸고 싶지 않다면, 이 쥐에게 강정제를 좀 먹여보려무나." 마녀가 카

운터 맡으로 손을 뻗어 작은 빨간색병을 내보이며 말했다.

  "좋아요." 론이 말했다. "얼마죠- 아야!"

  맨 꼭대기에 있는 우리 위에서 오렌지 빛깔의 커다란 무언가가 날아올랐다가 순식간

에 그의 머리에 내려앉더니,  미친 듯이 으르렁거리며 스캐버스에게  달려들었다. 론을 

얼른 몸을 굽혔다.

  "안돼, 크룩생크, 안돼!" 마녀가 외쳤다. 하지만 겁에 질린 스캐버스는 비누처럼 매끄

럽게 쏙 빠져나가 마룻바닥에 뛰어내린 뒤, 문 밖으로 달아났다. 

  "스캐버스!" 론이 쥐를 쫒아 가게에서 뛰쳐나가며소리쳤다. 해리도 따라나갔다. 

  그들은 10분쯤 뒤어야 겨우 고급 퀴디치 용품점 바깥에 있는 휴지통 밑에 피신해 있

는 스캐버스를 잡았다. 론은 후들후들 떨고 있는 쥐를 다시 주머니에 쑤셔 넣은 뒤 똑

바로 서서 머리를 문질렀다.

  "그게 뭐였니?"

  "아주 큰 고양이 아니면 아주 작은 호랑이였을 거야." 해리가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어디에 있니?"

  "부엉이를 사고 있겠지-"

  그들은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을 헤치고 다시 신비한 동물 가게로 갔다. 그들이 도

착하자, 막 헤르미온느가 가게서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부엉리는 들고 있지 않았다. 그

녀는 양 팔로 커다란 적갈색 고양이를 껴안고 있었다. 

  "그 괴물을 산 거야? 론이 기가 막힌 듯 입을 헤 벌리고 물었다.

   "멋지잖아, 안 그래?" 헤르미온느는 좋아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건 견해의 차이라고, 해리는 생각했다. 그 고양이의 적갈색  털은 숱이 많고 보풀

보풀하긴 했지만, 영락없는 안짱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이상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그러

나 스캐버스가 보이지 않자, 그 고양이는 헤르미온느의 양팔에서 흡족한 표정으로 그르

렁거리고 있었다. 

  "헤르미온느, 그건 하마터면 내 머리가죽을 벗겨버릴 뻔 했어!" 론이 말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 그렇지, 크룩생크?"  헤르미온느가 고양이를 바라보며 말

했다.

  "그러면 스캐버스는 어떻게 하구?" 론이 불룩한 가슴 주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녀

석은 휴식과 안정이 필요해! 그런데 저게  돌아다니고 있으면 스캐버스가 어떻게 마음

을 놓을 수 있겠니?"

  "그러고 보니 생각났다. 네가 쥐의 강정제를  까먹고 안 가져 갔더라구." 헤르미온느

가 론의 손에 작은 빨간색 병을 털썩 내려 놓으며  말했다. "그리고 걱정느 그만둬. 크

룩생크는 내 기숙사 방에서 잠자고 스캐버스는 네 기숙사 방에서 잠잘 텐데, 뭐가 문제

니? 가엾은 크룩생크. 가게에 있던 마녀가 그러는데 이 녀석은 그 우리에 한참동안 있

었데. 아무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야."

  "왜 아니겠어." 리키콜드런으로 출발하며 론이 빈정거렸다.

  그들이 안에 들어서자 아서 위즈리 씨가 술집에 앉아 `예언자 일보`를 읽고 있었다.

  "해리!" 그가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었다. "잘 지냈니?"

  "네"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쇼핑한 것들을 들고  위즐리 씨에게 걸어가며 

말했다.

  위즐리 씨가 신문을  내려놓자, 이제는 아주 친근해진 시리우스 블랙이 사진 속에서 

해리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래." 위즈리 씨가 아주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마법부 사람들이 만사를 

제쳐두고 찾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별로 운이 따라주지 않는구나."

  "그를 잡으면  보상금을 받나요?" 론이 물었다. "현상금을 더 많이 걸면 좋을 텐데-"

  "터무니 없는 소리 마라, 론." 위즐리 씨가 말했다. 가까이서 보니  그가 매우 긴장하

고 있는 것처럼 모였다. "블랙은  열 세 살짜리 마법사에게 잡힐  사람이 아니란다. 내 

말 귀담아 듣거라. 그를 다시 잡아들일 사람은 아즈카반의 간수들밖에 없단다."

  바로 그때 위즐리 부인이 쇼핑 가방들을 들고 술집으로 들오왔다. 뒤이어 이제 호그

와트의 5학년상이 되는 쌍둥이 형제 프레드와 조지, 전교  회장으로 새로 선출된 퍼시, 

그리고 위즐리 집안의 막내둥이이자 고명딸이 지니가 따라 들어왔다.

  해리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졸졸 쫒아다니던 지니는 그를 보자 예전보다 훨씬 더 당

황해하는 것 같았다. 그건 어쩌면 작년에 그가 호그와트에서 그녀의 생명을 구해주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안녕" 

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퍼시는 해리와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사람처럼 진지하게 

손을 쑥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 "해리, 만나서 정말 반갑다."

  "안녕, 퍼시." 해리가 웃지 않으려고 애쓰며 말했다. 

  "잘 지내지?" 퍼시가 악수를 하면서  점잔을 빼며 말했다. 해리는 꼭  시장과 인사를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응, 잘 지내, 덕분에-"

  "해리!" 프레드  퍼시를 팔꿈치로 밀어제끼고 허리를  깊숙이 숙이며 말했다. "여보

게, 이렇게 만나다니 그저 반가울 따름이네-"

  "믿어지지 않아." 조지가 프레드를  밀치고 해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정말 반가

워."

  퍼시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만하면 됐다, 이제." 위즐리 부인이 싸등이 형제에게 주의를 주었다.

  "엄마!" 프레드가 마치 이제야 엄마를 발견한 듯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만나

서 정말 반가워요-"

  "그만하면 됐다고 했잖니." 위즐리 부인이 쇼핑한 물건들을 빈 의자에 내려놓으며 말

했다. "잘 있었니, 해리. 우리 소식은 들었겠지, 굉장하지 않니?" 그녀가 퍼시의 가슴에 

달린 새로운 은빛 배지를 가리켰다. "한 가족에서 두  명의 전교 회장이 나오다니!" 그

녀가 자랑스러움으로 감정이 북받쳐서 말했다. 

  "또 시작이셔." 프레드가 들릴락 말락하게 투덜거렸다.

  "그러니 너희들은 반장이 못 됐지." 위즐리 부인이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반장 같은 건 되어서 뭐해요?" 이번엔 조지가 매우  비위가 상한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인생에서 재미란 재미는 다 없어져 버릴 텐데 밀예요."

  지니가 낄낄거렸다.

  "네 여동생에게 좋은 본보기가 좀 되어 봐라!" 위즐리 부인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그 애들 말고도 지니가 본받을 오빠들은 또 있잖아요, 엄마." 퍼시가 거만하게 말했

다. "전 이만 올라가서 저녁 만찬 때 입을 옷으로 갈아입어야겠어요..."

  그가 가버리자 조지가 괴로운 듯이 한숨을 푹 쉬었다.

  "우리가 퍼시 형을 피라미드에 가두려고  했었는다," 그가 해리에게 말했다. "엄마에

게 들키고 말았지 뭐야."

  그날 밤 만찬은 매우 즐거웠다. 일곱 명의 위즐리 가족과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술집 

주인 톰이 붙여준 세 개의 탁자에 앉아 차례로 나오는 5가지의 맛있는 요리를 먹었다. 

  "아빠, 우린 내일 어떻게 킹스 크로스에 갈 거죠?" 프레드가 화려하게 장식된 초콜릿 

푸딩을 먹기 시작하며 물었다. 

  "마법부가 자동차 두 대를 내주기로 했단다." 위즐리 씨가 말했다.

  모두들 고개를 들고 의아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왜요?" 퍼시가 호기심에 찬 얼굴로 물었다.

  "형 때문이지, 퍼지." 조지가자못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고  차 보닛에는 HB라고 쓰

여진 작은 깃발들을 달 거야-"

  "-그건 굉장히 자만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야." 프레드가 말했다. 

  퍼시와 위즐리 부인을 제외하고 모두가 푸딩을 한입씩 담고 킥킥거렸다.

  "마법부가 왜 자동차들을 내주는 거죠, 아빠?" 퍼시가 위엄있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

다. 

  "우리에게 차가 없으니까 그런 거란다." 위즐리 씨가 말했다. 

"- 그리고 아빠가 그곳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내게 호의를 베푸는 거지-"

  위즐리 씨의 목소리는 태연했지만, 해리는 그의 귀가 꼭 론이 궁지에 몰려있을 때 그

러는 것처럼 새빨개졌다는 걸 알아챘다.

  "다행이잖니." 위즐리 부인이 활발하게  말했다. "너희들 모두  가 가져가야 할 짐이 

대체 얼마나 많은지 알기나 하니? 너희들어 머글 지하철을 타고  간다면 볼 만했을 게

다... 그런데 짐들은 다 싸놓았겠지?"

"론은 아직 새로 산 물건들을 가방에 넣지 않았어요." 퍼시가 기다렸다는 듯 얼른 일

러바쳤다. "녀석이 제 침대에다 다 쏟아놓았어요."

  "그럼 넌 그만 가서 짐을 싸는 게 좋겠구나,  론. 아침에는 시간이 많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위즐리 부인이 꾸짖자, 론이 퍼시를 노려보았다.

  저녁을 다 먹고 나자 모두들  배도 부르고 졸음도 오기 시작했으므로  그 다음날 할 

일들을 점검하기 위해 한 명씩 이층에 있는 각자의 방으로 올라갔다. 론과 퍼시는 해리 

옆방에 묵고 있었다. 그런데 해리가 가방을 닫고 잠갔을 때 옆방에서 성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는 무슨 일인가 싶어 슬며시 가 보았다.

  12호의 방문은 조금 열려 있었는데 퍼시가 론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건 여기 침대 옆 탁자 위에 있었어. 내가 닦으려고 빼놓았단 말야-"

  "난 손대지 않았어, 알았어?" 론이 큰소리로 맞받아쳤다.

  "무슨 일이니?" 해리가 물었다.

  "내 전교 회장 배지가 없어졌어." 퍼시가 해리에게 홱 돌아서며 말했다.

  "스캐버스의 쥐 강장제도 없어졌어." 론이  가방 속에 있는 물건들을  내던지며 말했

다. "술집에다 두고 왔나봐-"

  "내 배지를 찾아낼 때까진 넌 아무 데도 가지 못할 줄 알아!" 퍼시가 소리쳤다.

  "스캐버스 약은 내가 갖다줄게.  난 짐을 다 쌌거든."  해리는 론에게 이렇게 말하곤 

곧장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술집으로 내려가는 복도는 이제 아주 어두워져 있었다. 해리가 반쯤 갔을 때, 응접실

에서 다른 두 사람의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뒤, 그는 그들이 위즐리 씨와 위즐

리 부인이라는 걸 알았다.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때 그들이 자신의 이름을 들먹

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가게문으로 바싹 가까이 다가갔다.

  "...그 애에게 알리지 않는다는 건 말도  되지 않아요." 위즈리 씨가 흥분해서 말하고 

있었다. "해리는 알아야 할 권리가 있어여. 퍼지 장관에게 말해보려고 했지만,  그는 막

무가내였어요. 하지만 그 애는 열 세 살이고-"

  "아서, 진실을 알면 해리는 공포에 떨 거예요!" 위즐리  부인이 말도 안된다는 듯 날

카롭게 말했다. "그런 일이 다가오는데  해리를 기어코 학교로 다시 보내야겠어요?  제

발, 그애는 차라리 모르는 게 행복할 거예요!"

  "난 그 애를 비참하게 만들려고 그러는 게 아니오. 난 단지 그 애에게 조심시키고 싶

은 것뿐이라오!" 위즐리 씨가 반박했다. "당신도 해리와 론이 어떤 애들인지 알지 않소. 

그 애들은 혼자서도 마구 돌아다니잖소- 금지된 숲에도 두 번씩이나 들어갔구 말이오! 

하지만 해리는 금년엔 그렇게 해서는 안돼요! 그 애가 집에서 가출한 날 밤에 그 애에

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더라면 어떡할 뻔했소! 만약  구조 버스가 그 애를 태우지 않

았더라면, 그 애는 마법부가 찾아내기 전에 틀림없이 죽었을 거요."

  "하지만 그 앤 죽지도 않았고 무사하잖아요. 그러니 말한들 무슨 소용이-"

  "몰리, 사람들은 시리우스 블랙이 미쳤다고들 해요.  어쩌면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지

만 탈옥이 전혀 불가능하다고 하는 아즈카반에서 빠져 나온 걸 보면 머리가 상당히 비

상한 놈이 분명해요. 3주가 지났는데 아무도 그의 흔적도 보지 못했잖소. 난 퍼지 장관

이 '예언자 일보'에 계속해서 뭐라고 말하든 상관하지 않아요.  블랙을 잡는 건 스스로 

주문을 외우는 요술지팡이를 발명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오. 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는 건 블랙이 무엇을 찾고 있는가 하는 것뿐이오-"

  "하지만 호그와트에 있다면 해리는 안전할 거예요."

  "우린 아즈카반이 굉장히 안전하다고 생각했소. 하지만 블랙이  아즈카반에서 탈옥할 

수 있었다면, 호그와트도 침입할 수도 있다는 말이오."

  "하지만 블랙이 확실히 해리를 찾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둔탁하게 쿵 치는 소리가 났다. 해리는 위즐리 씨가 주먹으로 탁자를 쾅 친 게 분명

하다고 생각했다.

  "몰리, 얼마나 더 말해야 알아듣겠소? 그들이 보도기관에 알리지 않은 건  퍼지 장관

이 그걸 비밀로 하길 바랐기 때문이오. 하지만 블랙이 탈옥한 날 밤에 퍼지 장관이 아

즈카반에 갔을때, 간수들이 퍼지 장관에게 블랙이 한동안 잠을 자면서, '그는 호그와트

에 있어...그는 호그와트에 있어' 라며 매일  똑같은 잠꼬대를 했었다고 말했다는 거요. 

블랙은 미쳤어요, 몰리.그는 해리가 죽기를 바래요. 굳이 말한다면 그는 해리를  죽이면 

그 사람이 다시 권력을 잡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요. 블랙은 해리가 그 사람

을 저지한 그날 밤 모든 걸 잃었기때문에, 아즈카반에서 홀로 12년을 보내는 동안 골똘

히 그 생각만 했을 게 뻔하다는 거요..."

  침묵이 흘렀다. 해리는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듣고 싶어 문에더 가까이 기대섰다. 

  "글쎄요, 아서.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셔야겠죠. 하지만 당신은 알버스 덤블

도어를 잊고 있어요. 내가 볼 땐 덤블도어가 교장으로 있는 한 호그와트에선 어떤 것도 

해리를 해치지 못해요. 그분도 이 사실을 모두 알고 계시겠조?"

  "물론이오. 우린 그에게 학교 정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마다 아즈카반의 간수들을 배치

시켜도 괜찮은지 의견을 물어보아야 했다오. 탐탁히 여기지는 않았지만, 결국 동의했다

오."

  "탐탁히 여기지 않았다구요? 블랙을 잡으려고 오는 건데, 왜 탐탁히 여기지 않는다는 

거죠?"

  "덤블도어는 아즈카반의 간수들을 좋아하지 않아요." 위즐리씨가 느릿느릿 말했다. "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오. 신성한 학교에 그런 간수들이 서성인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은 

아니잖소... 하지만 블랙과 같은 마법사를 다룰 땐, 이런 불쾌한 사람들과도 협력해야만 

해요."

  "그들이 만약 해리를 구한다면-"

  "-그러면 내 다시는 그들에 대해 험담하지 않으리다." 위즐리 씨가 지친 목소리로 말

했다. "늦었소, 몰리. 우리도 올라가는 게 좋겠소..."

  해리는 의자들이 삐걱이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가능한 한 조용히 술집으로 들어가는 

복도 쪽으로 가서 숨었다. 응접실몬이 열렸고, 잠시 뒤 위즐리 부부가 계단을 올라가는 

발짝 소리가 들렸다.

  쥐의 강장제 병은 그들이 아까 앉았던 테이블 밑에 놓여 있었다. 해리는 위즐리 부부

의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약병을 들고 다시 이층으로 향했다.

  프레드와 조지가 층계참의 어두운 곳에서 쪼그리고 앉아 퍼시가 배지를 찾으려고 론

과 함께 쓰는 방을 샅샅이 뒤지고 있는 소리를 들으며 킥킥대고 웃고 있었다.

  "우리가 갖고 있거든." 프레드가  해리에게 속삭였다. "그걸  좀더 좋게 만들려고 말

야."

  배지에는 이제 '잘난 척하는 사람' 이라고 쓰여 있었다.

  해리는 억지로 한번 웃고는 론에게 가서 쥐의 강장제를 건네준 뒤, 자기 방으로 돌아

와 문을 닫고 침대에 누었다. 

  그러니까 시리우스 블랙이 찾고 있는 건 바로 해리였다. 이제야 모든 게 명백해졌다. 

퍼지 장관이 그에게 그토록 관대했던 건 그가 살아있는 걸 발견하고 너무 안도했기 때

문이었다. 퍼지 장관은 해리에게 그를 감시하는 마법사들이 많은 다이애건 앨리에만 있

으라고 약속하게 했었다. 그리고 내일 해리가 기차를 탈 때까지 위즐리 부부가 보살필 

수 있도록, 그들 모두를 역까지 데려다 줄 마법부의 차 두 대를 보내는 것이다. 

  해리는 옆방에서 나는 낮은 고함소리를 들으며 누워 있었다. 이상하게 겁이 나지 않

았다. 시리우스 블랙은 단 한번의 저주로 열 세 사람을  죽인 사람이었다. 위즐리 부부

는 해리가 만약 그 사실을 안다면 분명히 당황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해리는 알버

스 덤블도어 교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그곳이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말

했던 위즐리 부인과 생각이 같았다. 사람들은 엊제나 볼드모트가 두려워하는 사람은 덤

블도어 교수뿐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볼드모트의  오른팔인 블랙도 덤블도

어 교수를 그렇게 두려워할까?

  그런데 모두들 계속해서 이들 아즈카반의 간수들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

람들이 아즈카반의 간수들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것 같았으르로, 그들이 만약 학교 주변

에 배치된다면 블랙이 학교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아니, 지금 이 순간 해리를 가장  괴롭히는 건 이제 호그스미드에 갈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는 사실이었다. 블랙이 잡힐 때까지는 아무도 해리가 안전한 성을 떠나는 걸 

바라지 않을 것이다. 사실 해리는 그  위험이 지나갈 때까지 행동 하나하나를 다  감시 

받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는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자신이 제 몸 하나 돌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

했던 걸까? 그는 볼드모트를 세 번이나 피했었다. 그는 그렇게 무능하지는 않았다...

  머릿속에 문득 매그놀리아 광장의 어두운  곳에 숨어있던 짐승 같은  물체의 영상이 

스쳐 지나갔다. 최악의 운명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난 죽지 않아." 해리가 소리를 내서 말했다.

  "용기 한번 대단하군." 거울 속의 그가 졸리는 듯이 말했다.

@ff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