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3/24)

      구조 버스

  해리는 무거운 가방을 끄느라 너무 힘이 들어서 얼마쯤  가다가 숨을 헐떡이며 매그

놀리아 광장에 있는 나지막한 담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여전히 화가 가라앉지 않아 가

슴이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그러나 어두운 거리에 혼자 10분쯤 있자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했다. 이렇게저렇게 생

각해 보아도, 자신보다 더 처량한  신세는 없는 듯했다. 그는  어두운 머글 세계에서는 

사실상 갈곳 하나 없는 처지였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막 심각한 마법을 부렸

으므로, 호그와트에서 쫓겨날 게 뻔했다. 미성년 마법사의  행동에 대한 법령을 어겼으

므로, 마법부 대표들이 그가 앉아있는 것으로 당장이라도 급습해 올 것이다.

  해리는 후들후들 떨며 매그놀리아 광장을  이쪽저쪽 살펴보았다. 이제 어떻게 될까? 

체포될까, 아니면 그저 마법사 세계에서 무법자로 낙인 찍히고 말까? 론과 헤르미온느

를 생각하자, 가슴이 더 답답했다. 해리가 범죄자이든  아니든 론과 헤르미온느는 지금

의 그를 돕고 싶어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멀리 타국에 있는 데다 헤드위

그마저 없었으므로 연락할 길이 없었다.

  더구나 그에겐 머글 돈도 한푼 없었다. 가방 맨 밑에 있는 지갑 속에는 마법사 금화

만 조금 있을 뿐, 그의 부모가 유산으로 남겨주신 나머지 재산은 런던에 있는 그린고트 

마법사 은행 금고에 보관되어 있었다. 하지만 가방을 끌고 런던까지 걸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그는 여전히 한 손에 쥐어져 있는 요술지팡이를 내려다보았다. 만약 호그와트에서 이

미 쫓겨난 것이라면(이제 가슴이 아플 정도로 세게 뛰고 있었다), 마법을 조금 더 부린

다고 해서 나빠질 것도 없을 것이다. 그에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투명 망토가 있어

다- 약 가방이 깃털처럼 가볍게 되는 마법을  걸어 빗자루에 묶은 뒤, 투명 망토를 뒤

집어쓰고 런던까지 날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그는  금고에서 나머지 돈을 꺼내

서... 자로서의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했지만, 언제까지 이 담벼

락에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랬다가는 머글 경찰서에 끌려가서 왜 한밤중에 가방한

가득 마법책과 빗자루를 들고 나왔는지 해명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해리는 가방을 다시 열고 투명 망토를 찾으려고 가방 속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주위를 휙 둘러보았다. 

  목 뒷덜미가 이상하게 따끔따끔한 게 왠지 누군가가 그를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 들

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거리엔 아무두 없었고 주위의 저택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도 전

혀 없었다.

  그는 다시 가방을 집으러 허리를 굽히다가 지팡이를 움켜쥔채 한번 더 얼른 몸을 일

으켜 세웠다. 소리를 들었다기보다는 어떤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람인지 동물인

지, 무언가가 뒤에 있는 차고와 울타리 사이의 좁은 틈새에 서 있는 것 같았다. 해리는 

어두운 길을 흘끗 바라보았다.  움직이기만 한다면, 그게 도둑고양이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루모스." 해리가 중얼거리자 지팡이 끝에 눈부신  불빛이 켜졌다. 그가 지팡이를 머

리 위로 높이 들어올리자, 잔돌을  붙여서 마무리된 2번지의 별들이  갑자기 번쪽했다. 

차고 문이 어슴푸레 빛났다. 해리는 그 사이에서 동그랗고 번득이는 눈을 가진 뭔가 아

주 커다란 것의 윤곽을 뚜렷이 보았다.

  해리는 몇 발짝 뒤로 물러서다가 그만 가방에 다리가 걸리고 말았다. 그런데 넘어지

지 않으려고 한쪽 팔을 급히 뻗다가 그만 지팡이는 놓치고, 몸은 도랑으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그때 귀청이 터질 것 같은 쿵 하는 소리가 났다. 해리는 갑자기 비치는 눈부신 불빛

을 가리려고 양손을 올렸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며 간신히 다시 보도 위로 기어 나왔다.

잠시 뒤, 거대한 한 쌍의 바퀴가 끽 소리를 내며 해리가 방금 쓰러져 있어던 곳에 멈춰 

섰다. 해리는 고개를 살며시 들고 보았다. 난데없이 진한  보랏빛의 3층 버스가 나타나 

있었다. 앞차창에는 왕금빛 글자로 구조 버스라고 쓰여 있었다. 

  해리는 잠시 넘어진 충격으로 헛것을 본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 순간 버스에서 보라

색 유니폼을 입은 차장 하나가 뛰어 내리더니 어둠 속에 대고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

다. 

  "갈 데 없는 마녀나 마법사를 긴급 수송하는 구조  버스를 타시게 된 것을 환영합니

다. 그저 지팡이를 쑥 내밀고 올라타기만  하세요. 원하는 곳으로 태워다 드립니다.  전 

오늘 저녁 여러분을 모실 스탠 션파이크 차장입니다-"

  차장이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그가 땅바닥에 앚아있는  해리를 발견한 것이었다. 해리

는 지팡이를 다시 와락 붙잡고 급히 일어섰다. 가까이서 보자, 스탠 션파이크는 기껏해

야 열 여덟이 나 열 아홉 정도밖에 되지 않은 아이로, 귀는 크고 쭉 삐어져 나와 있었

으며 얼굴엔 여드름투성이였다. 

  "너 거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스탠이 사무적인 태도로 눈을 내리깔며 물었다. 

  "넘어졌어." 해리가 말했다. 

  "왜 넘어졌는데?" 스탠이 숨을 죽이고 웃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 해리가  성내며 말했다. 그의 바지  한쪽 무릎은 찢겨져 

있었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뻗었던 손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자기가 

왜 넘어졌는 지를 깨닫고 얼른 몸을 돌려 차고와 울타리 사이의 길을 빤히 바라보았다. 

구조 버스의 해드라이트 불빛이 환히 비추고 있었지만 그곳엔 아무 것도 없었다. 

  "뭘 보는 거니?" 스탠이 물었다. 

  "커다란 검은 물체가 있었어." 해리가 막연하게  그 빈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개 같

았는데... 굉장히 컸어..."

  해리는 입을 약간 벌리고 있는 스탠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는 스탠의 눈이 자신의 이

마에 난 흉터로 움직이는 걸 느끼자 불안해졌다.

  "네 이마에 있는 그건 뭐니?" 스탠이 불쑥 물었다.

  "아무 것도 아냐." 해리가 머리카락을 눌러 흉터를 가리며 얼른 말했다. 혹시라도 마

법부가 그를 찾고 있다면, 그렇게 쉽사리 잡히고 싶지는 않았다.

  "이름이 뭐니?" 스탠이 계속 물었다. 

  "네빌 롱바텀." 해리는 머리 속에 처음으로  떠오른 이름을 댔다. "그러니까- 그러니

까 이 버스는," 그는 스탠이 주의를 딴  데로 돌리길 바라며 계속해서 말했다. "어디든 

간단 말이지?"

  "물론이지." 스탠이 거만하게 말했다. "네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나 갈 수 있어, 육지

이기만 하면 말이야. 하지만 물 숙으로는 갈 수 없어. 그런데," 그가 다시  수상쩍은 듯 

물었다. "네가 우리에게 정지하라고 신호한 거 아냐? 지팡이를  쑥 내밀고 말야, 안 그

랬어?"

  "맞아." 해리가 얼른 말했다. "런던에 가는 데는 얼나지?"

  "11시클이야." 스탠이 말했다. "하지만 코코아를 마시면 14시클을 내야 하고 물과 칫

솔까지 필요하면 15시 클을 내야 해."

  해리는 가방을 뒤져 지갑을 꺼낸 뒤  스탠의 손에 금화 한 닢을 쥐어주었다.  그리고 

스탠과 함께 헤드위그의 새장이 올려져 있는 가방을 버스 발판 위로 들어올렸다.

  버스에는 좌석이 없었다. 대신, 커튼이  쳐진 창문 옆에 놋쇠로  만들어진 여섯 개의 

침대가 놓여 있었다. 침대마다 옆에 있는 선반에서는 촞불들이 활활 타고 있었다. 버스 

뒤쪽에서 나이트 캡(잘 때 쓰는 모자:옮긴이)을 쓴 자그마한 마법사 하나가 "지금은 안

돼요. 고마워요. 난 민달팽이들을 소금에 절일 거예요." 라고 중얼거리더니 다시 잠들어 

버렸다.

  "넌 이거 써." 스탠이 핸들 앞  안락의자에 앉아있는 운전사 바로 뒤의  침대 밑으로 

해리의 가방을 밀어 넣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분은 우리의 운전사, 어니 프랭이

셔. 이 애는 네 빌 롱바텀이에요, 어니."

  아주 두꺼운 안경을 낀 늙은 마법사 어니 프랭이  초조하게 앞머리를 짓누르며 침대

에 앉는 해리에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

  "이제 출발하세요, 어니." 스탠이 어니 옆에 있는 안락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또 한번 쾅 하고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며 구조버스가 빠르게 출발하는 바람에 해리

는 뒤로 벌렁 넘어져 침대로 발딱 눕혀졌다. 몸을 일으켜 어두운 창 밖을 내다보자 차

는 이제 완전히 다른 길로 거침없이 달리고 있었다. 스탠이 해리의 어리벙벙한 표정을 

매우 재미있는 듯 지켜보고 있었다.

  "여기가 바로 네가 신호하기 전에 우리가  있던 곳이야." 그가 말했다. "여기가 어디

죠, 어니? 웨일즈 지방이죠?"

  "그래." 어니가 간단히 대꾸했다. 

  "머글들은어떻게 버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거죠?" 해리가 물었다.

  "그들이야 그렇지!" 스탠이 경멸하듯이 말했다. "그들은 듣지만 못하는 게 아니라 보

지도 못해. 그들은 나무 것도 눈치채지 못해."

  "가서 마시 부인을 깨우는 게 좋겠구나, 스텐." 어니가 말했다. "조금있으면 애버게이

브니에 도착하니까 말이다."

  스탠이 해리의 침대를 지나가 좁다란 나무 계단 위로 사라졌다. 여전히 창 밖을 내다

보고 있던 해리는 점점 더 초조해지는 걸 느꼈다.

  어니는 버스 운전법을 완전히 익히지 않았는지 버스가 계속해서 인도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어떤 것에도 브딪히지는 않았다. 죽 늘어선 가로등과 우편한과 쓰레

기통들은 버스가 다가가면 펄쩍펄쩍 뛰어올라갔다가 버스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 제자

리로 돌아갔다.

  잠시 뒤 스탠은 여행용 망토로 몸을  감싸고 있는, 힘이 하나도 없는 창백한  마녀와 

함께 아래층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제 내리세요, 마시 부인." 스탠이 유쾌하게 말했다. 어니가  브레이크를 밟자 침대

들이 버스 앞쪽으로 약간 미끄러졌다. 마시 부인은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비틀거리며 

계단을 내려갔다. 마시 부인이 내리자 스탠이  그녀의 가방을 내려보 낸 뒤 문을  닫았

다. 또 한번 쾅 하더니, 버스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좁다란 시골길을 달려 내려가자 나

무들이 펄쩍펄쩍 뛰어 올랐다.

  해리응 설사 시끄럽게 쾅쾅거리지도, 한번에 수백 킬로미터 씩 날아다니지도 않는 보

통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해도 결코 편안히 잠을 이룰 수는 없을 것이다. 앞

으로 그에게 닥칠 일과 천장으로 부풀어오라간 마지 아줌마에  대해 생각이 미치가 속

이 울렁거렸다.

  스탠은 혀를 이빨 사이로 내민 채 열심히 `예언자 일보`를 읽고 있었다. 1`면에 커다

랗게 실린 홀쭉한 얼굴에 헝클어진  긴머리를 늘어뜨린 남자가 해리에게  천천히 눈을 

깜작이고 있었다. 어디에선가 본 듯한 얼굴이었다.

  "저 사람이야!" 해리가 잠시 자신의 근심을 잊고 소리쳤다. "그 사람 머글 뉴스에 나

왔었어!"

  스탠이 신문의 1면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킬킬거렸다.

  "시리우스 블랙이야."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머글 뉴스에도 나왔었지, 

네빌 넌 도대체 어디에 있었기에 그 사람 이름도 모르는 거야?"

  그는 해리의 멍한 표정에도 아랑곳없이 싱글거리며 1면을 빼내어 해리에게 넘겨주었

다.

  "신문을 더 읽어봐, 네빌."

  해리는 신문을 촛불 쪽으로 가져갔다

    블랙 아직도 체포되지 않았다.

아즈카반 감옥에 수감되었던 가장 악명 높은 죄수 시리우스  블랙이 여전히 잡히지 않

고 있다고 마법부사 오늘 밝혔다.

  "우리는 어떻게든 블랙을 다시 체포할 것입니다." 마법무 장관 코넬리우스 퍼지가 오

늘 아침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 제발 진정하시기 바랍니다."

  퍼지 장관은 그 위기를 머글 수상에게 알린 것 때문에 와록스 국제 연맹의 회원들로

부터 심한 비난을 받았다.

  "제가 왜 그렇게 해야 했는지 정말 모르시겠습니까." 퍼지 장관은 대단히 화가 나 있

었다. "블랙은 미치광이입니다. 마법사든 머글이든 그를 만나게 되는 사람은 누구나 위

험합니다. 난 블랙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누설하지 않겠다는 수상의 확언

을 받았습니다. 우린 이 사건에 용감하게 대처해야합니다.  그가 그런 일을 저질렸다고 

말한들 누가 믿겠습니까?"

  머글리에게는 블랙이 총(머글리들이 서로를 죽일  때 사용하는 일종의 금속 지팡이)

을 소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마법계는 12년  전에 블랙이 단 한번의 저주로 무려  열 

세 사람을 살해했던 것과 같은 대량 학살이 또  일어나지나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해리는 홀쭉한 얼굴에서 유일하게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 같은 시리우스 블랙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흡혈귀를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창백할 정도로 새하얀 피부를 가진 블

랙의 모습은 꼭 어둠의 마법 방어법 수업 시간에 사진에서 본 흡혈귀처럼 보였다.

  "무시무시하게 생겼지?" 신문을 읽는 해리를 유심히 지켜보던 스탠이 말했다.

  "이 사람이 열 세명을 죽였어?" 해리가 신문을 스탠에게 다시  넘겨주며 물었다. "단 

한번위 저주로?"

  "그래." 스탠이 말했다. "사람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벌건  대 낮에 말이야. 굉장한 

사건이었지. 안 그래요, 어니?"

  "그래." 어니가 음울하게 말했다.

  스탠이 안락의자를 빙그르르 돌려 해리와 마주 보고 앉았다.

  "블랙은 그 사람의 대단한 추종자였어." 그가 말했다.

  "뭐라구, 볼드모트?" 해리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스탠은 여드름들까지 새하얘질 정도로 깜짝 놀랐다. 또 어니는 핸들을 어찌나 갑자기 

홱 틀었더지 그 버스를 피하려고 농가 한 채가 톨째로 펄쩍 비켜 서애 했다.

  "너 정신 나갔니?" 스탠이 큰소리로 말했다. "그 이름을 어떻게 입에 담을 수 있어?"

  "미안해." 해리는 허둥지둥 말했다. "미안해, 이-잊어버렸-"

  "잊어버렸다구!" 스탠이 가냘프게 말했다. "깜짝 놀랐잖아. 심장 떨려 죽겠네..."

  "그러니까- 그러니까 블랙이 그 사람의 추종자 였단 말이지?" 해리가 변명이라도 하

는 듯 한마디 거들었다.

  "그래." 스탠이 여전히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말했다. "그래, 맞아. 그 사람과 아주 가

까웠다고 그러더라. 어쨌든, 어린 해리 포토가 그 사람을 물리치자-"

  해리는 초조하게 앞머리를 한번 끄집어 내렸다.

  "-그 사람의 추종자들이 모두 잡혔어, 그렇죠 어머니? 그 사람이 사라져버리자 그들 

대부분은 모든 게 끝났다는 걸 알고 조용해졌어. 하지만 시리우스 블랙만은 안 그랬어. 

자신이 그 사람의 2인자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래.

어쨌든, 그들은 머글들이 잔뜩 몰려있는 거리 한가운데에서 블랙을 궁지로 몰았는데 블

랙이 요술지팡이를 꺼내 거리의 반을 폭파시켰다는 거야. 그런데 그 저주에 마법사 한 

명과 머글 열 두 명이 걸렸대나봐. 끔찍하지, 어? 그리곤 블랙이 어떻게 했는지 알아?" 

스탠이 극적인 작은 소리로 계속했다.   

  "어떻게 했는데?" 해리는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해 다급하게 물었다. 

  "웃었대." 스탠이 말했다. "제자리에 서서 웃었대. 그리고  마법부에서 지원병들이 도

착했을 Eoo도 양처럼 순해져서는 계속  큰소리로 웃고 있었대. 미친  거지. 그랬조, 어

니? 정말로 미쳤조?"

  "글세, 아즈카반에 잡혀갈 당시엔  미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금쯤은 미쳤을 거야." 

어니가 느릿느릿 말했다. "만일 내가 그곳에 갇히게 된다면 난 차라리 그 전에  죽어버

릴 거야. 그놈한테는 딱 맞는 벌이야. 그놈이 한 짓을 생각해보면 말야..."

  "그런데 어떻게 그 사건을 숨길 수 있었죠,  어니?" 스탠이 물었다. "거리 전체가 박

살이 나고 그렇게 많은 머글들이 죽었는데 말이에요. 그들이 구 사건을 어떻게 위장했

죠, 어니?"

  "가스 폭발인 것처럼 해야 했지." 어니가 툴툴거렸다. 

  "근런데 그런 그가 탈옥한 거야." 스탠이 신문에 나온 기분나쁘게  생긴 블랙의 얼굴

을 다시 한번 살피며 말했다. "아즈카반에서 탈옥에 성공한 적은 한번도 없었죠, 어니? 

그 사람이 어떻게 탈옥했는지 정말 모르겠단 말이에요. 놀라워요, 그렇잖아요? 특히 아

즈카반의 간수들을 생각하면 정말 어려운 일인데 말이에요."

  어니가 갑자기 몸을 떨었다. 

  "다른 얘기 해라, 스탠. 아즈카반의 간수들만 생각하면 난 기분이 좋지 않아서 말야."

  스탠이 마지못해 신문을 치우자, 해리는  버스 창문에 몸을 기댔다.  기분이 훨씬 더 

나빠졌다. 그는 스탠이 며칠 뒤 승객들에게 어떤 말을 하게 될까 보지 않아도 훤히 알 

수 있을 것같았다. 

  "저 해리 포터 얘기 들으셨어요? 그 애가  아줌마를 부풀어 오르게 했대요! 그 애는 

급히 도망치던 중이었어요..."

  해리는 시리우스 블랙과 똑같이 마법사 법을 어겼다. 마지 아줌마를 부풀게 한 게 그

의 아즈카반에 수감시킬 정도로 나쁜 짓일까? 해리는 마법사 감옥에 대해서는 전혀 들

은 바가 없었지만, 아즈카반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두려워 하는 어주로 말

했었다. 호그와트의 사냥터지기인 해그리드는  작년에 그곳에서 두 달  동안 보냈었다. 

해리는 그나마 용감하다고 할 수 있는 해그리드마저도 아즈카반으로 가게 되었다는 말

을 들었을 때 그의 얼굴에 나타났던 두려워하는 표정이 잊혀지지 않았다. 

  구조 버스가 덤불과 쓰레기통과 전화 부스와 나무들을 흩어지게  하며 어둠 속을 달

리는 동안 해리는 불안하고 비참한 심정으로 깃털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한참 뒤, 스탠

은 해리가 코코아 값을 냈다는 걸 기억하고 따뜻한 코코아를 한잔 들고 왔는데 버스가 

앵글시에서 애벋딘으로 갑자기 방향을 트는 바람에 그만 해리의 베개에다 쏟고 말았다.

  이윽고 잠옷에 슬리퍼를 신은 마법사와 마녀들이 이층에서  하나씩 내려오더니 버스

에서 내렸다. 그들은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이제 승객은 해리뿐이었다. 

  "자, 이제 네 차례야, 네빌." 스탠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런던 어디쯤이지?"

  "다이애건 앨리." 해리가 말했다.

  "좋았어." 스탠이 말했다. "꽉 잡아, 자.."

  쾅.

  차는 또다시 큰소리를 내며 채링  크로스 가(런던 시의 중앙. 스트랜드가  서쪽 끝의 

번화 구역: 옮긴이)를 달리고  있었다. 해리는 똑바로 앉아서  건물들과 벤치들이 구조 

버스가 지나갈 수 있도록 비켜 서며 길을 내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늘이 점점 밝아오고 

있었다. 그는 두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그린고트 은행문이 열리면 돈을 찾아 출발할 것

이다- 어디로 갈지는 그때가봐서 생각해볼 작정이었다. 

  어니가 브래이크를 밟자 구조 버스가 '리키 콜드런' 이라는 작고 허름해 보이는 술집 

앞에 끽 하며 멈춰 섰다. 그 술집 뒤에는 다이애건 앨리로 들어가는 마법의 입구가 있

었다. 

  "고맙습니다." 해리가 어니ㅣ에게 다정스레 말했다. 

  그는 계단을 펄쩍 뛰어내린 뒤 스탠의 도움을 받아  가방과 헤드위그의 새장을 보도 

위로 내렸다.

  "자," 해리가 말했다. "그럼 잘 가!"

  하지만 스탠은 듣고 있지 않았다. 그는 버스 출입구에 그대로 서서 눈을 부릅뜨고 리

키 콜드런으로 들어가는 어두운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 있었구나, 해리." 등뒤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해리가 미처 몸을 돌리기도 전에 어깨에 손이 얹혀졌다. 동시에 스탠이 소리

쳤다. "이럴 수가! 어니, 이리 와 보세요! 이리 와 보시라구요!"

  어깨에 울려진 손의 주인을 올려다본  해리는 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그  자신이 제 

발로 마법부 장관 코넬리우스 퍼지에게 찾아온 것이었다. 

  스탠이 그들이 서 있는 보도로 뛰어올라왔다. 

  "네빌을 왜 부르셨조, 장관님?" 그가 흥분해서 물었다. 

  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긴 망토를 입고 있는 자그마하고 뚱뚱한 퍼지 장관이 차갑

고 피로에 지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네빌?" 그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애는 해리포터란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요!" 스탠이 매우 기쁜 듯 소리쳤다. 

"어니! 어니! 네빌이 누군지 알아맞혀 보세요, 어니! 이  얘가해리 포터예요! 흉터가 보

여요!"

  "그래." 퍼지 장관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해리가  다행히 구조 버스를 타고 와서 대

단히 기쁘기는 하지만, 이 애와 난 지금 리키콜드런으로 좀 들어가야겠는데..."

  퍼지 장관이 해리의 어깨를 더 세게  누르며 술집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바  뒤편이 

나 있는 문에서 초롱을 든 구부정한 형체 하나가 나왔다. 이빨이 다 빠지고 쭈글쭈글한 

술집 주인 톰이었다.

  "기어코 그 아이를 찾아내셨군요, 장관님!" 톰이 말했다. "뭐좀 드시겠습니까? 맥주를 

드릴까요? 브랜디를 드릴까요?"

  "그냥 차로 한잔 주시오." 퍼지 장관이 여전히 해리를 잡은 채로 말했다. 

  그들 뒤에서 귀어 거슬리는 삐걱거리는 소리와 헐떡이는 소리가 나더니, 스탠과 어니

가 해리의 가방과 헤드위그의 새장을 들고 나타나 흥분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왜 네가 누구라고 솔직히 말하지 않았지, 네빌?" 스탠이 해리에게  밝게 미소지으며 

말하는 사이, 어니는 부엉이 같은 얼굴로 빤히 바라보았다. 

  "내실로 안내해 주시오, 톰." 퍼지 장관이 매섭게 말했다.  

  "안녕." 톰이 퍼지 장관에게 고갯짓을 해서 바에서 나가는 복도  쪽을 가리키자 해리

가 스탠과 어니에게 힘없는 목소리로 인사했다. 

  "안녕, 네빌!" 스탠이 외쳤다. 

  퍼지 장관은 톰의 안내를 받으며 좁은 복도를 지나 작은 내실로 해리를 데려갔다. 톰

은 손으로 짤깍 소리를 내서 벽난로에 불이 확 타오르게 한 뒤 방에서 나갔다. 

  "앉아라, 해리." 퍼지 장관이 날로 옆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해리는 불 앞에 앉아있는데도 팔에 소름이 돋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퍼지 장관은 

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망토를 벗어 옆으로 치운 뒤 짙은 초록색 바지를 끌어올리고 

해리 반대편에 앉았다. 

  "난 코넬리우스 퍼지란다, 해리. 마법부 장관이지."

  해리는 물론 그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퍼지 장관을 한번본 적이 있었지만, 그 당

시엔 아버지의 투명 망토를 입고 있었으므로 퍼지 장관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술집 주인인 톰이 잠옷 위에 앞치마를 두른 채로 차와 핫케이크가 담긴 쟁반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그는 그 쟁반을 퍼지 장관과 해리 사이에 있는 탁자 위에 놓고는 문을 

닫고 나갔다. 

  "해리."퍼지 장관이 차를 따르며 말했다.  "너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안절부절못했는

지 아니. 네 이모와 이모부 집에서 그런 식으로 달아나다니! 얼마나 걱정했는지... 하지

만 무사해서 다행이다. 중요한 건 바로 그거니까 말이다."

  퍼지는 직접 핫케이크에 버터를 발라 접시를 해리 쪽으로 말었다.

  "먹어라, 해리. 기운이 없어  보이는구나. 자... 마지 더즐리양의  불행한 팽창 사건은 

우리가 대행히도 잘 처리했단다. 우연하게 발생한 마법을 풀어주는 부서에서  일하시는 

두 분이 몇 시간 전에 프리벳가에 급파되었단다. 더즐리 양의 몸에 구멍을 내고 그녀의 

기억력을 수정했지. 그녀는 그 사건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단다. 그뿐이란

다. 아무 피해도 없다는 말이다."

  퍼지 장관은 차를 마시며 마치  아주 사랑하는 조카를 바라보는  삼촌처럼 해리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해리는 자신의 귀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는 뭔가 말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으므로 다시 입을 다물었다. 

  "아, 네 이모와 이모부의 반응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거니?"

퍼지 장관이 물었다. "그들은 물론 대단히 화가 났단다, 해리. 하지만 그들은 네가 크리

스마스와 부활절을 호그와트에서 보내기만 한다면 내년 여름에  널 다시 데려가겠다고 

했단다."

  해리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전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은  항상 호그와트에서  보내요." 그가  시무룩하게 말했다. 

"그리고 전 프리벳가로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자, 자, 마음이 좀 가라앉으면  기분이 달라질 게다." 퍼지 장관이  걱정스런 어조로 

말했다. "아무튼, 그들은 너의 가족이잖니. 그러니 분명 서로를 좋아하고 있을 거야- 어

- 내심으론 말이다."

  그러나 해리는 퍼지 장관의 생각이 잘못된 것리하고 고쳐줄 기분이 아니었다. 여전히 

이제나저제나 자신이 어떻게 되는 건지 말해주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제는," 퍼지 장관이 핫케이크를  하나 더 집어  버터를  바으며 말했다. 

"네가 남아있는 2주 동안 방학을 어디서  보낼 건지 결정하는 일만 남았단다. 난  네가 

여기 이곳 리키 콜드런에 방을 하나 얻어 있으면 어떨까 하는데-"

  "잠깐만요." 해리가 불쑥 말했다. "징계는요?"

  퍼지다 눈을 깜작였다.

  "징계?"

  "전 법능 어겼잖아요!" 해리가 말했다. "미성년 마법사의 행동 제한 법령 말예요!"

  "오, 얘야, 우린 그런 사소한 일로 널 처벌하지는 않는단다!" 퍼지다 핫케이크를 흔들

며 큰소리로 말했다."그런 사고였단다! 우린 아줌나를 부풀게  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아즈카반으로 보내지는 않는 단다!"

  하지만 이것은 과거의 마법부의 반응과는 전혀 달랐다.

  "작년에, 전 그저 집 요정이 제 이모부 집에서 푸딩을 팽개 쳤다는 이유로 공식 경고

장을 받았었어요!" 그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마법부는  한번만 더 마법을 부리면 

제가 호그와트에서 쫓겨날 거라고 말했어요!"

  해리가 잘못 본 것인지는 모르지만, 퍼지 장관의 얼굴에 언뚱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

  "상황은 변하게 마련이란다, 해리... 우린 여러 가지를 정상 참작해야만 하지... 현재의 

분위기에서는... 설마 퇴학당하고 싶은 건 아니겠지?"

  "물론 그렇지는 않죠." 해리가 또박또박 말했다. 

  "그렇다면, 쓸데없이 소동을 피울 게 뭐 있겠니?" 퍼지 장관이 웃었다. "지금은 핫케

이크나 먹어라, 해리. 난 가서 톰에게 네가 묵을 방이 있나 알아봐야겠다."

  해리는 내실에서 성큼성큼 거어가는 퍼지 장관을 빤히 바라보았다. 뭔가 대단히 이상

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게 분명햇다. 자신을 처벌할 의도가 없었다면 퍼지 장관은 왜 리

키 콜드런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더군다나 마법부 장관이 직접 미성년 마법사 문

제에 관여하는 건 분명히 평범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퍼지 장관은 술집 주인인 톰과 함께 다시 돌아왔다. 

  "11호 방이 비어 있다는 구나, 해리"  퍼지 장관이 다정하게 말했다. "아주 편안할게

다. 딱한가지, 네가 알아 둘게 있는데... 런던에서는  돌아다니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알

았지? 다이애건 앨리에만 있거라. 그리고  어두워지기 전에는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와

야 한다. 내 말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톰이 나 대신 널 지켬볼 게다."

  "알겠어요."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왜-?"

  "널 또다시 앓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란다." 퍼지 장관이 애정 어린 웃음을 지으며 말

했다. "아니, 아니... 내 말은...-"

  퍼지는 요란하게 목을 가다듬고는 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망토를 집어들었다.

  "그러면 난 이만 가봐야겠구나. 알다시피 할 일이 많아서 말이다..."

  "블랙은 잡으셨나요?" 해리가 불쑥 물었다.

  느닷없는 해리의 질문에 퍼지 장관의 손가락이 망토위 은빛 단추에서 스르르 미끄러

졌다.

  "그게 무슨 말이니? 아, 너도 드렀구나- 글써다. 아니, 아직은 못 잡았지만 시간 문제

일 뿐이란다. 아즈카반의 간수들릉 지금까지  실패한 적이 없거든... 그리고  난 그들이 

그렇게 화나 있는 건 본 적이 없단다."

  퍼지 장관이 약간 진저리를 쳤다. 

  "그럼, 이만 작별해야겠다."

  그거 손을 내밀었고, 해리는 그와 앗수를 했다. 그런데 그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

올랐다.

  "어-장관님?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

  "물론이지." 퍼지 장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호그와트의 3학년생들은 호그스미드에 가도  좋다고 했는데, 저의 이모와  이모부는 

그 허가서에 사인을 해주지 않으셨어요. 장관님께서 대신-?"

  퍼지가 약간 곤란해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 그가 말했다. "안 된단다.,  해리 마안하구나. 난 네 부모나  보호자가 아니라서 

말이다-"

  "하지만 마법부 장관이시잖아요." 해리가 간절히 말했다. "장관님께서 허락해 주시다

면-"

  "안 된다, 해리. 미안하구나. 규칙은 규칙이란다." 퍼지가 단호하게 말했다. "호그스미

드는 내년에도 갈 수 있잖니. 사실, 내 생각엔 네가 가지 않는 게 좋을 거  같구나... 그

래... 그럼, 난 이만 가야겠다. 잘 지내거라. 해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미소를 지은 뒤, 퍼지는 방을 나가버렸다. 그가 나가자마

자 톰이 다가와 해리에게 환히 미소지었다.

  "날 따라오렴, 포터." 그가 말했다. "네 물건들은 내가 이미 올려다 놓았단다."

  해리는 톰을 따라 멋진 나무 계단을 올라가 11호라고  쓰여진 놋쇠 번호판이 붙어있

는 문 앞으로 갔다. 톰이 자물쇠를 따고 문을 열어주었다. 

  안에는 매우 편안해 보이는 침대와 반들반들하게 닦인  오크가구와 그리고 유쾌하게 

딱딱 소리를 내며 타고 있는 난로가 있었다. 그런데, 옷장 위에-

  "헤드위그!" 해리는 너무 놀라 숨이 막혔다. 

  눈빛처럼 새하얀 부엉이가 부리를 맞부딪쳐 딸깍 소리를 내며  해리의 팔 위로 날아

왔다. 

  "정말 굉장히 영리한 부엉이더구나." 톰이 싱그레  웃었다. "네가 도착하기 5분 전쯤 

날아들었단다. 필요한 게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말하거라."

  그는 한번 더 인사를 하고 나갔다. 

  해리는 얼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헤드위그를 쓰다듬으며 한참 동안 침대에 앉아 있었

다. 창 밖의 하늘은 진한 푸른색에서 차가운 회색빛으로 빠르게 변하더니 다시 천천히 

황금빛이 도는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해리는 자신이 불과 몇 시간 전에 프리벳가를 떠

났으며 퇴학당하지도 않았고, 이젠 더즐리  가족에게서 벗어나 2주 동안을  자유스럽게 

보내게 되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정말 이상한 밤이었어, 헤드위그." 그는 길게 하품을 했다. 

  그리고 안경을 벗지도 않은 채 픽 쓰러져 잠들어버렸다.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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