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죄수 (상)-1화 (1/24)

      부엉이 집배원

  해리포터는 여러 면에서 굉장히 별난 아이였다. 우선 일년 중 여름 방학을 가장 싫어

한다는 점이 그랬고, 또 한밤중에 몰래 하는 일이 있더라도 숙제를 진정으로 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 그랬다. 그는 또 마법사이기도 했다.

  거의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해리는 담요를 머리 위까지  끌어올리고, 표지가 

가죽으로 된 커다란 책(바틸다  백숏의 `마법의 역사`)을  펴서 베개에 기대어놓은 채, 

손전등을 들고 침대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었다. `14세기의 마녀 화형은 완전히 무의미

했었다- 이것에 관해 논하라-는 것이 그가 써야 할 논술 주제였다. 때문에 그는 이 논

술을 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없나 찾으며, 독수리 깃펜 끝에 대고 주르르  훑어 

내려갔다.

  그럴듯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해리는 동그란 안경을  콧등위로 밀어올린 뒤, 손전

등을 책에 더 가까이 갖다댔다. 

  흔히 머글로 알려져 있는 마법사가 아닌 사람들은 중세기에 마법을 두려워하기는 했

지만, 마법사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아주 가끔은 진짜 마녀나 마법사를 잡기도 했

지만, 화형은 전혀 효과가 없었다. 마녀나 마법사는 아주 기초적인 마법인 불꽃이 뜨겁

지 않게 하는 마법을 부린 뒤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는 척하며 오히려 부드럽고 간지러

운 느낌을 즐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웬델린이라는 아주  기이한 마법사는 면신술을 이

용해 여러 모습으로 변장하여 자진해서 마흔 일곱 번이나  잡혀갔을 정도로  화형당하

는 걸 즐기기도 했다.

  해리는 이빨 사이에 깃펜을 문 채로 베개 밑으로 손을 넣어 잉크병과 양피지 두루마

리를 꺼냈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조심스레 잉크병을 열고 깃펜을 한번 푹 담갔다가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해리는 종종 쓰는 걸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혹시라도 더

즐리 가족이 화장실에 가다가 그가 글쓰는 소리를 들었다가 십상이았기 때문이다.

  해리가 여름 방학을 결코 좋아하지 않은 건 바로 프리벳가  4번지의 더즐리 가족 때

문이었다. 해리에게는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 그리고 이종사촌 두들리가 유일한 

친척이었다. 그들은 머글인데다 마법에  개해서는 매우 중세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다. 

더들리네 지붕 밑에서는 마법사 부부였던 해리의 돌아가신 부모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말도 할 수 없었다. 페투니아 이모와 버논 이모부는 해리를 오랫동안 학대하기만 한다

면, 그에게서 마법사 기질이 나오지 못하게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들의 기대는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요즘은 그들은 혹시 해리가 지난 2년 동안 대부

분을 호그와트마법 학교에서 보냈다는 사실이 주위에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해했다. 그러

나 그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 여름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해리의 마법책과 요술지

팡이와 커다란 냄비와 빗자루를 감추고 그가 이웃 사람들과  말을 나누지 못하게 막는

게 다였다.

  마법책들을 모두 빼앗긴 해리는 호그와트의  선생님들이 내준 방학 숙제를  전혀 할 

수가 없었다. 특히 문제가 되는숙제는 해리가 가장 싫어하는 스네이프 교수가 내준, 오

그라들게하는 마법의 약에 관한 논술이었다. 해리가 만약 숫제를 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는 분명 해리에게 한 달간 벌을 줄구실을 잡았다고 좋아할 게 뻔했다. 해리는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와 사촌 두들리가 정원에 나가 새로 산 버논 이모부의 회

사 차에 끝없는 감탄을 하고 있는 사이(어찌나 큰 목소리로 찬사를 늘어놓았던지 동네 

사람들이 다 알아버릴 정도였다), 아래층으로 살금살금 내려가 계단 밑 벽장 위에 있는 

열쇠로 벽장문을 열고 책 몇 권을 꺼내와 침대 밑에 숨겨두었다. 침대 시트에 잉크 자

국만 남기지 않는다면, 더즐리 가족은 그가 밤에 마법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알지 못 할 것이다.

  해리는 특히 지금당장은 이모나 이모부와의 충돌을 피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학교 방학이 시작되고 일주일쯤 뒤 해리의 마법사  친구가 전화를 걸었다는 이유

로 그에게 굉장히 화가 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그와트에 있는 해리의 단짝 친구 중 하나인 론  위즐리는 마법사 가족 출신이었으

므로 해리가 모르는 많은 것들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전화는 한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

었다. 그런데 그가 전화를 했을 때 공교롭게도 버논 이모부가 전화를 받았다. 

  "버논 더즐리입니다."  

  마침 그방에 있던 해리는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론의  목소리를 듣자 몸이 얼어붙

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제 말 들리세요? 해리-포터-좀-바꿔-주세요!"

  론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렸다. 버논  이모부는 깜짝 놀라 수화기를 귀에서  멀찌감치 

떼고, 성난 표정으로 뚫어지게 바라 보았다.

  "누구야?" 그가 전화기에 대고 고함을 질렸다. "너 누구야?"

  "론-위즐린데요!" 론이 마치 버논 이모부와 추국장 양쪽 끝에 서서 대화하기라도 하

는 듯 다시 고함을 질렸다. "전-해리의-학교-친구예요-"

  버논 이모부는 작은 눈이 그 자리에서 꿈쩍도 못하고 있는 해리에게로 홱 돌아갔다.

  "해리 포터라는 애는없다!" 전화가 폭발이라도 할까봐 걱정되는 듯 그는 이제 수화기

를 더 멀찌감치 떼고 고함을 질렀다. "어떤 학교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는 전화하지 마

라! 우리 가족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마라!"

  그리고는그는 독거미가 붙어있기라도 한 듯 수화기를 전화기  위에다 쾅 내던지고는 

호통을 쳐대기 시작했다.

  "어떻게 감히 우리 집 전화 번호를 너같은 족속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냐! 버논 이모

부가 해리에게 침을 튀기며 버럭 소리를 질렸다.

  론은 해리를 곤란에 빠뜨렸다는 걸 깨달았는지, 그 뒤로 다시는 전화를 하지 않았다. 

해리의 또 다른 단짝 친구인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도 연락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해

리는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전화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것은 아닌 것 같았다.  왜냐하면 헤르미온느는 해리의 학년에서 가장 영리

하기도 한 데다 전화 사용법을  아주 잘 아는 머글 부모님이  계시므로 전화에다 대고 

호그오트의 학생이라며 소리를 질러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해리는 기나긴 5주 동안 마법사 친구들로부터  단 한 마디의 소식도 듣지 못했

고,  작년만큼이나 견디기 힘듣 여름 방학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것이긴

해도 딱 한 가지 나아진 것은 있었다- 어떤 친구들에게도  부엉이를 이용해 편지를 보

내지 않겠다고 맹세한 뒤, 밤에 헤드위그를 밖으로내보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던 것이

다. 헤드위그가 온종일 새장 속에 갇혀 있어서 너무나 시끄럽게 울어댔기 때문에 버논 

이모부가 어쩔 수 없이 양보한 것이었다.

  해리는 웬델린이라는 괴상한 마법사에 대해 쓰는 걸 잠시  멈추고 다시 귀를 기울렸

다. 어두운 집안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그저 뚱보 사촌  두들리의 코고는 소리만 어렴

풋하게 간간이 들려올 뿐이었다. 피로 때문인지 눈이 따끔거렸다. 숙제는 내일 밤에 마

쳐야 할 것 같다...

  그는 잉크병 뚜껑을 닫고 침대  밑에서 낡은 베갯잇 하나를  꺼내 손전등과 `마법의 

역사` 책과 쓰다만 양지피 두루마리와 깃펜과 잉크를 넣은 뒤, 침대에서  기어 나와 그

것들을 침대 밑에 숨겼다. 그리고 일어서서 기지개를 켜고는 침대  옆 탁자에 있는 야

광 자명종의 시간을 보았다.

  새벽 한 시였다. 해리는 이상하게  속이 뒤틀렸다.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가 열 

세 살이 된 지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난 것이었다.  

  그러나 해리의 또 한 가지 별난 점은 생일을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그

는 지금까지 생일 카드 한 장 받아본적이 없었다. 더즐리 가족은 그의  생일을 부시해

버리기가 일쑤였고 이번 생일더 마찬가지일 게 뻔하다.

  해리는 어두운 방 안에 놓여 있는 헤드위그의 텅 빈  커다란 새장을 지나 창가로 걸

어 갔다. 창 문턱에 기대자, 오랫동안 담요 밑에 있었던 그의 얼굴에 차가운 밤 공기가 

상쾌하게 스쳤다. 헤드위그가 날아간 지도 벌써 이틀이 되었다. 그러나 해리는 전혀 걱

정하지 않았다. 그 부엉이는 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다. 그래도  부엉이가 빨리 돌아와 

주길 바랬다- 이 집에서 그를 보고 겁내어 피하지 않는 생물은 헤드위그뿐이기 때문이

었다. 

  해리는 또래들에 비해 아직 작고 마르기는 했지만, 작년에는 그래도 키가 몇 센티미

터나 자랐다. 하지만 그의  새카만 머리카락은 언제나 똑같았다-  그가 아무리 어떻게 

해보려 해도, 머리는 늘 어수선하게 흐트러져  있었다.  안경을 낀 그의 두  눈은 밝은 

초록색이었고, 이마는 머리카락 사이로 확연히 드러나 보이는 번개 모양의 가느다란 흉

터가 나 있다.

  해리의 모든 별난 점 가운데에서도, 이 흉터는 가장 색다른 것이었다. 더즐리 가족은 

지난 10년 동안 그게 해리의 부모가 돌아가신 자동차 사고 때 생긴 흉터라고 거짓망을 

했지만, 릴리와 제임스 포터 부부는 자동차로 죽은 게  아니었다. 그들은 백년 동안 가

장 두려운 존재였던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에게 살해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저주

에도 불구하고 해리는 이마에 그저 번개흉터만 남긴 채 살아남고, 볼드모트는 어떤 이

유에서인지 힘을 잃고 간신히 목숨만을 부지한 채 달아났다...

  사실 해리는 호그와트에서 그와 직접 부딪혔었다. 해리는 어두운 창가에 서서 얼마전 

있었던 그 끔찍한 만남을 떠올렸다. 그 생각을 하면 해리가 열 세 번째 생일을 맞을 수 

있게된건 정말로 천운이었다.

  해리는 헤드위그가 혹시 칭찬을 기대하며 죽은 쥐를 물고 오지나 않나 하며 별이 총

총한 하늘을 죽 훑어보았다. 그런데 지붕 꼭대기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해리의 눈

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황금빛 달에 비친 윤곽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유난리 한 쪽으로 기울어진 커다란 

동물이 날갯짓을 하며 해리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점점 더 아래로 내려

오는 걸 조용히 지켜보며 한쪽 손을 창문 걸쇠에 올려놓은 채, 문을 닫을까 말까 망설

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괴한 동물이 프리벳가의 가로등쯤 날아왔을 때 해리는 그것

이 무엇인지 깨닫고 얼른 옆으로 비켜섰다.

  부엉이 두 마리가 의식없는 것 같은 또 다른 부엉이를 들고 창문으로 날아들더니 해

리의 침대 위에 내려앉았다. 그런데 부축을 받고 와서 걷바로 졸도해 버린 커다란 회색

빛 부엉이의 다리에 커다란 꾸러미 하나가 묶어 있었다.

  해리는 의식을 잃은 부엉이를 단 한번에 알아보았다- 그 부엉이는 위즐리 가족의 부

엉이 에롤이었다. 해리는 얼른 침대로 달려가 에롤의 다리에 묶여잇는 줄을 풀고 꾸러

미를 떼어낸 뒤 조심스럽게 에롤을 헤드위그의 새장 속으로 옮겼다. 그러자 에롤은 한

쪽 눈을 살며시 뜨고, 들릴까 말까 한  희미한 목소리로 한 번 부엉 하며 감사  표시를 

하고는, 급히 물을 먹기 시작했다. 

  해리는 다른 부엉이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한 마리는 바로 자신의 부엉이인 눈 처

럼 새하얀 색의 커다란 암컷 헤드위그로 엿시 발에 묶인 꾸러미를 들고 만족스런 표정

을 짓고 있었다. 해리가 그 꾸러미를 떼어내자 헤드위그가 애교스럽게 해리를 한번 물

고 에롤에게로 휙 날아갔다. 

  또 한 마리는 잘생긴 황갈색으로  처음 보는 부엉이였다. 하지만 호그와트의  문장이 

박혀있는 편지와 꾸러미를 들고 있었으므로, 어디서 보낸 부엉이인지 금방 알 수 있었

다. 해리가 짐을 내려놓자, 그 부엉이는 자랑스럽게 깃털을 곤두세우며 날개를 쫙 펴고

는 다시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 

  해리는 침대에 앉아 제일 먼저 에롤이 가져다준 꾸러미의  갈색 포장지를 주욱 찢었

다. 안에는 황금빛 종이로 싸여진 선물과 생일 카드가 들어있었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생일카드였다.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자 종이  두장이 떨어져 나왔다- 한 장은 편지

였고, 또 한 장은 신문에서 오려낸 조각이었다.

  신문에서 오려낸 조각은 흑백 사진 속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마법

사 신믄인 `예언자 일보`에서 오려낸  게 분명 했다. 해리는 그  신문 조각을 집어들고 

읽어 내려갔다. 

    마법부 직원이 복권에 당첨되다

  마법부의 머긂눈화유물 오용 권리과 과장인 아서 위즐리가 매년 열리는 예언자 일보

의 복권 추첨에서 1등에 당첨되어 상금으로 700갈레온을 받았다.

  위즐리 씨는 예언자 일보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 가족은 그 상금으로 이집트로 가서 

그린고트 은행 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장남 빌과 함께 여름 휴가를 보낼 것입니다."

  위즐리 가족은 이집트에서 한 달을 보낸  뒤, 위즐리 씨의 다섯 자녀가 다니고  있는 

호그와트의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돌아올 예정이다.

   

  총 아홉 명의 위즐리 가족 전부가 거대한 피라미드 앞에 서서, 그에겍 손ㅇ르 흔들고 

있는 모습을 보자 해리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똥똥하고 자그마한 위즐리 부인과, 키

가 크고 대머리인 위즐리 씨, 그리고 여섯 아들과 한 명의 달의  머리카락은 모두(흑백 

사진이라 전혀 알 수는 없지만) 타는 듯한 빨간 색이었다. 사진 한 가운데에는 키가 호

리호리하게 큰 론이, 그의 애완용  쥐 스캐버스를 어깨위에 올려놓고 여동생  지니에게 

팔을 두르고 서 있었다. 

  해리는 위즐리 가족이 복권에 당첨된  건 정말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매우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대단히 가난했던 것이다. 그는 론의 편지를  집어들었

다.  

  해리에게,

  생일 축하해!

  전화 사건에 대해선 정말로 미안해. 네 머글 친척들이 그 일로 너를 힘들게 하지 않

았기만 바랄뿐이야. 아빠께 물어봤더니,  내가 전화에다 대고 고함을  지르지 말았어야 

한자고 하시더라구.

  이곳 이집트는 정말 놀라워. 빌 형이 우리에게 무덤등을 구경 시켜주었는데 옛 이집

트의 마법사들이 그것들에 어떤 저주 주문들을 걸어 놓았는지 들으면 넌 아마 믿지 못

할 거야. 마지막 무덤엔 엄마가 지니를 못들어가게 하셨어. 그  안에 머리나 팔 다리가 

하나씩 더 있는 온갖 돌연변이 머글들의 뼈대들이 있거든.

  아빠가 예언자 일보의 복권 당첨되었을 때  난 도저히 맏을 수가 없었어. 700갈레온

이라니! 그 대부분이 이  여행하는 데 들어가기는 했지만  내년에 난 새 요술지팡이를 

살 수 있을거야.

  해리는 론의 낡은 지팡이가 순식간에 두 동강나던 때가 눈 에 선하다. 그건 그들 둘

이 호그와트로 타고 날아간 자동차가 학교 정원에 있는  커다란 나무에 부딪히는 발람

에 그렇게 되고 남 것이기 때문이다. 

  우린 새 학게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쯤 돌아가 내 지팡이와 새  책들을 사러 런던에 

갈 거야. 거기서 널 만날 수 있을까?

  머글들한테 차로 데려다달라고 하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런던에 오도록해봐.

  론

  P.S 퍼시 형은 지난주에 호그와트 전교 회장이 되었다는 편지를 받았어.

  해리는 사진을 다시 흘끗 보았다. 호그와트 최고 학년인 7학년이 된 퍼시가 특히 우

쭐대는 것 같았다. 그는 단정한 머리위에 멋진 터키모(붉은색에 검은 술이 달려있음:옮

긴이)를 쓰고 있었고, 가슴에는 전교 회장 배지를 달고 있었다. 그의 뿔테 안경이 이집

트의 태양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해리는 이제 소포로 눈을 돌렸다. 안에는 작은 유리 팽이처럼 보이는 게 들어 있었는

데, 밑에는 론의 또다 른 편지가 있었다. 

  해리- 이건 포켓 스니코스코프야. 주위에 믿지 못할 사람이 있으면  ,이게 빛을 발하

며 빙글빙글 돌아간데. 빌 형은 그게 어제 저녁 식사하는 동안 내내 빛을 냈다고, 마법

사 관광들에게나 팔리는 싸구려 물건이라며 ale을 수 없다고 했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

야. 빌 형은 프레드와 조지 형이  자신의 수프에 딱정 벌레들을 넣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거든.

  안녕-

  론 

  해리는 포켓 스니코스코프를 침대 옆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그건 야광 시계바능을 

비추며, 뽀족한 쪽으로 균형을 맟추고 아주 얌전히 서 있었다.

  해리는 그것을 잠시 기분 좋게 바라본 뒤 헤드위그가 가져온 꾸러미를 집어들었다.

  이 안에도 역시 포장지에 싸여진  선물과 카드와 편지가 들어있었는데, 보낸  사람은 

헤르미온느였다.

  해리에게,

  론이 편지로 너의 버논 이모부에게 전화를  걸었던 일에 대해 알려 주었어. 너  한테 

별일 없으면 좋을 텐데.

  난 지금 프랑스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어서 네게 이걸  어떻게 보내야 할까 걱정했었

어- 세관 통과할 때 그들이 열어보면  어떡해?- 그런데 그때 헤드위그가 나타냈지  뭐

야! 내가 볼 때 헤드위그는 생일날 네 기분을 좋게 해 줄 걸 찾고  있었던 것 같아. 난 

네가 줄 선물을 `부엉이 배달` 로 보내기로 작정했어. `예언 일보`에  광고가 났거든(그

래서 배달시켰지뭐. 마법사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계속 알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 일주일 전쯤 신문에 론과 그 애의 가족들 사진 난 것 봤니?  그 앤 틀림없

이 신나게 즐기고 있을 거야. 정말  부러워- 고대 이집트의 마법사들은 정말 매력적이

거든.

  여기 이곳 프랑스 지방의 마법 역사도  아주 흥미로워. 난 내가 알아낸 것들  일부를 

포함시켜서 마법의 여사 논술 숙제를 몽땅 다시 썼어. 그런데 너무 긴 건 아닌가 몰라

- 빈스 교수가 쓰리고 한 양보다 두루마리 두 개 분량이 더 많거든.

  론은 방학 마지막 주에 런던에 갈거라고 하더라.  너도 올 수 있니? 네 이모와 이모

부가 네가 가도록 내버려둘까? 네가 올 수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 만약 여의치 못하

면, 9월1일에 호그와트 급행 열차에서 만나자!

  헤르미온느

  P.S 론이 그러는데 퍼시가 전교 회장이 됐데. 퍼시는 정말로 기뻐할 거야. 론은 그걸 

그다지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지만 말이야. 

  해리는 웃으며 헤르미온느의 편지를 한쪽 옆으로 치워놓고 그  애가 보낸 선물을 집

었다. 그건 아주 무거웠다. 헤르미온느를 잘 알고 있는 터라, 그는 그게 분명 아주 어려

운 주문들로 가득한 커다란 책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포장지

를 북 찢자 `빗자루 수리 장비 세트`라는  은빛 글자가 인쇄된 매끄러운 까만 가죽 케

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와, 헤르미온느!" 해리는 케이스의 지퍼를 열고 안을 들여다보며 감격에 겨웠다. 

  안에는 손잡이 광택제와 빗자루 끝을 다듬는 번득이는 은빛 가위 하나, 장거리 여행

을 위해 빗자루에 매달 수 있는 아주작은 놋쇠 나침반,  그리고 `빗자루 관리 방법` 이

라는 책 한 권이 들어있었다. 

  친구들을 제외한다면, 해리가 호그와트를 그렇게 그리워하는 이유는 마법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퀴디치라는 스포츠   때문이었다. 퀴디치는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경기하는 것으로 대단히 위험하긴 했으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주 흥미로운 스포츠

였다. 해리는 100년 만에 최연소 선수로 뽑힐 정도로 뛰어난 재질을 갗춘 호그와트 기

숙사 팀의 대표 선수였다. 당연히 그가 가당 소중히 여기는 물건 가운데 하나도 경주용 

밧저루 님부스 2000이었다. 

  해리는 가죽 케이스를 옆에 놓고 마지막 소포를 집어 들었다. 그는 누런 봉투에 아무

ㅜ렇게나 휘갈겨 쓴 필체를 한눈에 알아 보았다. 그건 호그와트의 사냥터지기인 해그리

드가 본낸 게 분명했다. 종이를 찢자 초록빛의 가죽 같은  게 드러났다. 하지만 종이를 

다 뜯기도 전에, 무엇인지는 모를겠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게 이상하게 한번 부르르 떨

더니, 짤깍 하고 큰소리를 냈다- 꼭 입이 있는 것 같았다. 

  해리는 깜짝 놀라  얼어붙은 듯 가만히 있었다. 해그리드가 그에게 일부러 위험한 물

건을 보낼 리는 만무했지만, 그는 위험한 것에 대헤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견해를 달리

하는 사람이었다. 해그리드는 거대한 거미들을 돕거나, 술집에서  머리가 셋 달린 끔찍

한 개를 사거나 불법인 요의 알을 몰래 자신의 오두막으로 가져온곤 했던 것이다. 

  해리는 손가락으로 그 꾸러미를 슬쩍 쿡 찔러보았다. 그러자 그게 다시 한번 짤깍하

고 큰소리를 냈다. 해리는 한 손으로 침대 옆 탁자에 있는 스탠드를 잡고 머리위로 들

어올려 때릴 준비를 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포장지를 잡고 홱 잡아당겼다.

  그런데 책이 한 권 툭 떨어졌다. 해리가 근사한 초록색 푶지에  황금빛 글씨로 `괴물

들에 대한 괴물책` 이라고 쓰여진 제목을  보고 깜짝 놀라는 순간, 그 책은  저절로 홱 

뒤집히더니 마치못해 못생긴 게처럼 옆걸음으로 허둥지둥 달아나기 시작했다. 

  "어, 이것 봐라." 해리가 중얼 거렸다. 

  괴물책은 침대 끝으로 가서 툭 떨어지더니 빠른 속도로 방을 가로질러 갔다. 해리가 

살금살금 따라가자 그 책은 해리의 책상 밑에 있는 어두운 공간에 숨었다. 더즐리 가족

이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기를 바라면서, 해리는 무릎을 끓고 엎드려 책쪽으로 손을 뻗

었다. 

  "아야!"

  책이 그의 손을 덥석 물고는 재빨리 달아났다. 해리는 이리저리 쫓아다니다가 앞으로 

몸을 던져 그 괴물책을 간신히 넘어 뜨렸다. 버논 이모부가 옆방에서 시끄럽게 푸푸거

리는 소리가 들렸다.

  헤드위그와 에롤은 해리가 발벌둥치는 책을 양손으로 꽉 죄고 서랍장으로 급히 달려

가 허리띠를 꺼내서는 책 둘레를  단단히 매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괴물책이 

화가나서 몸을 떨기는 했지만, 더 이상 때리거나  물어뜯지는 못할 것이었으므로, 해리

는 그걸 침대로 홱 던진 해그리드가 보낸 카드를 읽기 시작했다. 

  해리에게, 

  생일 축하해!

  내년에는 아마 이 책이 네게 유용할 거야.

  여기선 더 이상 말하지 않을게. 만나면 말해주지.

  머글들이 너에게 잘 대해주고 있길 바래.

  그럼 안녕,

  해드리드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깨무는 책이 유용할 거라는 해그리드의 생각에 왠지 불길한 예

감이 들긴 했지만, 해리는 해그리드의 카드를 론과 헤르미온느늬 카드 옆에 놓으며 환

하게 미소 지었다. 이제 호그와트에서 온 편지만 남았다. 

  편지는 예전보다 다소 두툼했다. 해리는 그 봉투를 뜯고,  안에 있는 양피지 첫 장을 

꺼내 읽었다. 

  포터 군에게,

  새 학년은 9월 1일에 시작된다는 걸 유념하길 바란다. 호그와트 급행 열차는 킹스크

로스 역의 9와 3/4번 승강장에서, 11시에 출발합니다. 

  3학년생들은 특정 주말에 호그스미드 마을을방문할 예정입니다. 동봉한 허가서에 부

모님이나 보호자의 사인을 받길 바랍니다. 

  내년에 필요한 책들의 목록도 동봉합니다. 

  건강을 빌며,

  맥고나걸 교수

  교감

  호그스미드 방문 허가서를 꺼내보고는 해리는 더 이상 웃고 있지 않았다. 주말에 호

그스미드를 방문하는 건 그야말로 굉장히 멋진 일이었다.

  그는 그곳이 완전한 마법사 마을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버논 이모부나 페투니아 이모의 사인을 받는다는 말인가?

  그는 자명종 시계를 슬쩍 보았다. 이제 새벽2시 였다. 

  해리는 호그스미드 방문 허가서에 대해선 자고 난 뒤  걱정하기로 하고 다시 침대로 

들어간 뒤, 호그와트로 돌아가는 날까지 남은 날짜를 카운트 다운하기 위해 직접 만든 

달력 위로 손을 뻗어 X표시를 하나 더 쳤다. 그리곤 안경을 벗고 누워 석장의 생일 카

드를 바라보았다. 

  해리 포터는 대단히 별난 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순간에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진 느낌이 들었다- 생전 처음으로, 생일을 맞는 게 기뻤다.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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