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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헌터의 성좌투자법-28화 (28/128)

3장 - 태풍의 눈

약간의 진동, 지금의 감각 능력치로는 잡아낸 게 용할 정도의 작은 진동이었다.

왼손을 들어 반사적으로 최서린을 밀쳤다. 내 행동에 반응하지 못해 넘어지는 그녀의 표정은 분노를 담았으나 곧 경악으로 바뀌었다.

땅이 폭발하며 흩날린다.

암살자의 회심의 일격은 빗나갔다.

그러나 끝은 아니다. 첫 동작은 찌르는 것이었으나 두 번째 동작은 휘두르는 것. 나도 팔을 온전히 회수할 수가 없어 뼈가 드러나는 상처를 입었다.

허공에서 페이트와 눈이 마주치고 가면 아래의 그 비릿한 웃음을 보는 순간, 나는 고함을 질렀다.

‘내가 아니다.’

목표는 최서린이다.

“최서린!”

거미의 방식은 아니다.

즉, 조직 단위의 괴롭힘은 끝났다. 그렇기에 이제 개인적인 원한이다.

그간의 관찰로 이놈은 지금 내 일을 망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최서린을 죽이는 것이라는 걸 아는 거다.

자존심이라든가, 화살을 맞았던 고통에 대해 되갚아주겠다는 것이거나, 빌런들이 드는 이유야 하도 각양각색이라 그 행동의 원인은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중요한 건, 지금 놈을 격퇴해야 한다는 것 하나다.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 잡념을 떨쳐내고 전투 논리만을 생각한다.

‘선수를 뺏겼다. 좋지 않아.’

팔이 베이면서 이미 들고 있던 활은 떨어뜨린 상태, 오른손으로 단검을 꺼냈지만, 이미 휘두른 검격에 이어 돌려차기가 들어오고 있다.

‘여기서 밀려난다고 떨어지진 않겠지만···.’

이 공격을 피해 없이 물러나며 받아내면 거리상 최서린에겐 피할 틈도 없다.

놈의 발차기를 막아내는 대신, 몸을 뒤로 던지며 다리를 노려 검을 내리찍었다.

날카로운 칼날이 달린 장화 모서리. 심장이 비어 위험했지만, 뒤로 뛰는 내게 저게 닿지 못할 거라는 것은 이미 계산이 끝났다.

“제법?”

자칫 심장이 위험했음에도, 상처 입는 걸 감수하고 최선의 수를 택한 내 행동에 대한 찬사였으나 이런 상황에서 들어 봐야 비웃음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페이트는 뼈를 가르고 살을 내주는 대신 피해 없이 이득을 한 번 더 보는 쪽을 택했다.

놈이 몸을 한 번 더 뒤틀자 허공에서 빙글빙글 회전한다.

하나 남아있던 반대편 다리가 찍어 내리는 내 단검을 걷어찼다. 오른손의 무기마저 팔과 다리가 가진 힘의 차이를 견디지 못한 탓에 허공을 날았다.

손아귀가 얼얼하다. 화끈한 통증과 미끈한 것이 느껴지는 걸 보니 이 공격에 손아귀가 터졌다.

통증을 무시하며 예비 단검 하나를 쥐고 최서린의 앞을 막아섰다.

불굴 특성은 이런 사소한 통증 정도는 무시하게 해준다.

그 잠깐의 소강상태에 몸 상태를 점검한다.

‘활은 억지로 한 번 정도나 당길 수 있겠군. 최서린이 잘 해줘야···.’

그리고 최서린의 앞을 막아선 후에야 나는 놈이 손해를 입지 않는 방법을 선택한 이유, 그리고 왜 여유만만한 태도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래. 잘 막아봐. 그 온실 속 화초를 데리고 얼마나 버틸지 보자고.”

최서린은 완전히 굳었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저앉아 전혀 움직이질 못하고 있다.

‘암살자 계열 고유 기술, 제압.’

기습하는 순간에 적의 저항을 분쇄하려고 거는 디버프 종류, 기운을 뿜어 압박한다.

대개는 정신적으로 대비하고 저항해서 약해진 효과를 받지만, 처음 겪었을 때의 저항할 확률은 낮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도 저항 계통 특성을 보유 중이면 그리 어렵지 않게 빠져나오지만, 그런 것 없이 빠져나오려면 서포터의 도움이 있거나 정신력 능력치 자체가 높아야 한다.

조금 전, 슬쩍 스친 그녀의 눈에는 공포가 서려 있다.

‘이러면 쉽게 빠져나오기는 글렀군.’

저게 전투 자체에 대한 공포는 아니다.

그런 종류의 용기는 이미 지난번 게이트를 겪으면서 증명된 여자다.

죽음을 코앞에 두고 아무것도 못 하는 무력감으로 말미암은 공포다.

내가 올바른 대처를 못 했다면 자신은 이미 죽었으리라는 걸 최서린은 명석한 두뇌로 깨달은 거다.

“아래 있는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할 거로 생각하나?”

“하, 선수끼리 다 아는 소리는 하지 말지?”

녀석의 말대로 전투의 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가 아니다. 각성자가 떨어지면 죽을 정도의 거리다. 거기에 내려간 이들도 슬슬 주변 정리를 위한 전투에 들어갔을 거다.

‘엘리베이터가 그냥 내려온 걸 보면 의문 정도는 가지겠지만, 정확한 기약은 없다.’

아래서 눈치챌 정도의 소음을 내려면 아주 큰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데, 인간 대 인간의 전투에서 그런 소음이 발생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있다면 거리가 멀게 유지된 경우고 이런 기습 상황에서 그렇다는 건 이미 승부가 난 상황.’

암살자가 궁사에게 그런 거리를 줄 리가 만무하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내겐 은신이 남았지. 네게 꽤 유리한 전장이었던 지난번과는 아주 다를 거다.”

놈의 자세가 낮아지는 걸 보며 나도 오른손의 단검을 앞으로 내밀며 자세를 잡았다.

“그럼. 죽여주마.”

처음은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베는 공격, 피할 순 없다. 피하면 그대로 단검을 던져 최서린을 끝장낼 것이다.

‘저놈 역시 최서린은 위협이다. 죽일 수 있다면 반드시 죽이려 들 것이다. 그녀가 압박에서 벗어나는 순간, 수세에 몰리는 건 녀석이다. 그걸 이용한다.’

오른손의 단검으로 막는 듯, 자세를 취하자 페이트는 예상했다는 듯 반대편 단검을 휘두른다.

이어진 짧은 공방, 하지만 물러난 것은 놈이다.

필사적으로 얼굴을 꺾은 페이트의 뺨에는 발차기에 얻어맞은 흔적이 남아있다.

조금 전, 단검을 휘두르려는 모습이 보이자마자 몸을 뒤집어 바닥을 굴렀다.

직후, 곧장 몸을 튕기며 최서린을 향해 던지려는 단검을 쥔 왼손을 걷어차고 그대로 공중에서 돌며 놈의 얼굴을 걷어찼다.

“이 자식이···.”

운이 좋았다. 하지만 이런 요행이 통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다.

* * *

페이트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죽일 수 없는 거지? 도대체 왜!’

분명 김유성의 실력이 등급에 비해 뛰어난 편인 건 인정한다.

조직에서도 기를 죽여놓을 것을 명령한 이유가 이미 저런 유능한 놈과 악연을 쌓았으니 앞으로는 조직에 대한 두려움에 그들과 관련된 일에서 쥐 죽은 듯이 지내게 하려고 했던 것이었으니까.

그러나 지금, 힘을 제외한 대부분의 능력치에서 압도하는 건 자신이다.

기술이나 감각의 차이? 설령 녀석이 특별한 특성이 있어 그보다 우위라고 해도 한 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걸 생각하면 진작에 끝장냈어야 했다.

물론, 김유성의 상태는 만신창이다. 팔다리 그 어디도 멀쩡한 곳이 없고 여태 흘린 출혈량을 보면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저 정도야 재생 물약을 쓰면야 금방 회복하겠지만, 그럴 틈을 자신이 줄 리가 없다.

여전히 이어지는 몇 번의 공방, 쉴 틈을 줄 생각이 없었기에 생각을 하면서도 공격은 쉬지 않는다.

그러나 그 역시 A급 잠재력을 받은 뛰어난 재능, 의문을 가지자 직감적으로 뭔가를 깨닫기 시작했다.

‘이건···.’

그리고 깨달은 건, 몹시 소름 돋는 사실이었다.

‘이 자식. 유도하고 있다.’

자존심에 인정하지 않으려던 사실, 동시에 얕봤기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그건 최서린이 정신을 차리면 순식간에 불리해진다는 전투 논리였다.

동시에, 김유성이 자신을 상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 역시 그 전투 논리라는 걸 깨닫는다.

그저 조금 빨리 적응하는, 판단력만 좀 좋은 그런 놈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각성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놈이 이런 논리를 짜 올려 바로 실전에서 활용하는 게 평범한 건가?

[위험하겠네. 찍어 눌러보고 안 되면 죽여야겠구나.]

[죽일 필요까지 있습니까? 보는 눈이 많을 것 같은데요.]

[떼어줄 수 있는 허물이 드러나는 것보다 우리에게 앙심을 품을 수 있는 저런 녀석이 성장했을 때가 더 위험하단다.]

문득, 그들의 ‘어머니’가 그 영상을 처음 봤을 때 내뱉었던 대화가 왜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그건 그거고 지금 상황은 넋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페이트는 이를 악물었다.

‘이 자식은 일부러 빈틈을 노출해서 저 여자에 대한 공격을 유도하고 있다.’

그렇기에 예지에 가까운 수준으로 먼저 자리 잡고 방어를 해내고 있는 거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인 손해를 입더라도 치명적인 건 내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놈이 계속 버티는 것이다.

‘그런데 저게 손해, 손실이 맞긴 한가?’

오히려 그 탓에 지금껏 잘 풀리고 있다는 착각을 하지 않았나?

그리고 페이트는 자신의 호흡이 그새 꽤 가빠졌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이 전투,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아니! 나는 무슨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거냐. 쫄지마라. 그래. 저 비틀거리는 꼴을 봐. 이젠 멀리서 단검만 던져도 끝낼 수 있는 놈 아닌가?’

그러나 냉정한 그 판단과 달리 물러나는 순간, 질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아니, 그건 거의 확신이었다.

‘빌어먹을. 아니야. 이 기세 싸움에서 밀리면 진다.’

저놈에게 지금의 강한 압박이 풀리고 기세를 넘겨주는 순간, 그 기세를 타고 최서린이 제압에서 벗어날 것이다.

페이트는 자신의 그 타고난 재능에 의한 본능으로 그걸 일순 직감했다.

‘망할. 이건 늪이다.’

늪이었다. 조금씩 스멀스멀 숨통을 끊을 그 수면이 가까워진다.

이미 이 전투 패턴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몸은 사실을 깨달았음에도 반사적으로 빈틈을 향해 단검을 내지른다.

국가급 빌런이 될 재능, 그런 타고난 재능을 가진 그다. 그는 이 전투 논리에 의한 유도를 파훼하는 것 역시 많은 훈련과 노력이 필요함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지금 알면 달라지는 것이 있나?

시간이 있었다면, 그리고 여기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는 더 성장할 것이다.

그래. 더 악몽 같은 암살자가 되겠지. 분명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할 거라는, 그런 예지에 가까운 직감도 느끼고 있었다.

“제발! 좀! 죽어!”

그리고 그건 목을 노리고 깊숙이 들어간 단검이 상대가 방어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막힌 그 순간, 현실이 되었다.

반사적으로 몇 걸음 물러난 페이트는 지금 자신이 물러났다는 것조차 몇 초 뒤에야 깨달았다.

어느새 저 망할 궁사 놈은 고통에 미간을 구기면서도 자신이 떨어뜨린 활대를 차올려 쭉 늘어져 있던 왼팔로 잡았다.

정면을 향해 뻗은 그 떨리는 팔은 시린 냉기로 천천히 고정되고 있었다.

뒤쪽으로 비틀거리면서도 일어난 최서린이 보였다.

여전히 덜 풀린 제압에 덜덜 떨면서도 어떻게든 이 상황에 가장 필요한 주문을 즉각적으로 사용한 것이 특급 각성자가 될 거라는 여자답다.

그리고 저쪽 절벽 끝, 올라오는 그 좁은 길에 손을 뻗은 다른 하나도 보인다.

‘저 여잔 특급의 친구라던 서포터였나?’

은신 기술을 발동한 몸은 순식간에 그 형상을 감추고 있지만, 이 거리에서 저자의 화살을 피할 수 없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광채를 내며 빛나는 은빛 화살이 그의 인지를 벗어날 정도의 속도로 날아왔다.

* * *

‘미친놈. 이걸 막네.’

역시 A급 재능이라는 건지, 페이트는 그 가까운 거리에서도 급소를 노린 화살을 비틀어 오른팔과 상체 일부가 날아가는 것 만으로 막아냈다.

그 충격에 쇼크가 왔는지 잠시 멈췄으나, 나도 그걸 바로 처리할 힘은 남아있지 않다.

‘그래도 이건 놈의 경험이 부족했다. 서로 조금 더 성장한 뒤에 붙었으면 놓쳤어.’

하필 그 경험 부족으로 최후의 수단인 은신을 날려 먹은 이상, 저놈은 절대 여기서 살아나갈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비틀대며 물러나는 페이트를 바라보며 재생 앰풀을 꺼내 허벅지에 찔러 넣었다.

강소연이 마력을 아끼지 않고 온갖 회복 주문을 퍼부어 내 몸을 치유하자 천근만근 무거워지던 몸에 활력이 넘친다. 내 활시위가 다시 당겨지자 자신의 최후를 직감했는지 놈이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거미가.”

“네 목을 물 것이다.”

“넌 알고 있었군.”

내 대답에 작게 중얼거린 후, 페이트는 킬킬대며 웃었다.

“그래. 난 이렇게 가겠지. 하지만 네가 잊었을 때, 방심할 때, 우리가 반드시 찾아갈 것이다.”

“알아. 삼류 악당 같은 소리는 집어치우고. 이만 죽어라.”

안다. 거미의 보스, 타란툴라는 제 새끼를 죽인 원한을 절대 잊지 않으니까.

언제나 뒤통수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내가 쏘아 보내는 두 번째 화살을 놈은 억지로 막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비록 지근거리였던 아까보단 거리가 벌어져서 내 화살에서 치명상을 피할 수는 있지만, 은신을 이미 소비한 이상 옆의 최서린이나 강소연 때문에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아는 거다.

나 역시 저항 없는 최후를 선택한 놈을 위해서 머리를 날려버리는 것으로 깔끔하게 보내주었다.

“그렇게 쉽게 죽여버려도 괜찮겠어?”

“의외군요. 빌런을 잡겠다던 당신의 기세를 봤을 때, 제 선택에 길길이 날뛸 줄 알았습니다만.”

자기가 빌런을 잡겠다고 끼어든 이상, 나 때문에 습격을 받았다며 적반하장으로 굴진 않을 건 알았지만, 성격상 다른 이유로 얌전하진 않을 거로 생각했는데. 이건 좀 의외다.

내가 그리 말하자 최서린이 고개를 옆으로 홱 돌리며 새침한 표정으로 투덜거렸다.

“···나도 누구 때문에 산 건지 정도는 알거든?”

“뭐, 붙잡아 심문해봐야 나오는 건 없었을 겁니다.”

아까 대화로 내게 뭔가 비밀이 있다고 느꼈는지 굳이 추궁하진 않는다.

역시 목숨 값은 비싸긴 비싸다는 거겠지.

“강휘성 씨나 불러주시죠. 그라면 뭔가를 알아낼지도 모르니까요.”

“그래. 알겠어.”

“그리고 일행들에겐 교대로 주변 몬스터만 정리하면서 하루 정도는 쉬고 가겠다고 전해주세요. 어차피 조류형 네임드가 없는 건 확인했고 저도 하루 정도 정비는 하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마력도 바닥이고 상처를 치유했다곤 해도 완치되지 못해 온갖 통증이 느껴지고 바닥까지 떨어진 지구력 수치에 수치로는 볼 수 없지만, 정신력도 엉망이라는 것 정도는 느낄 수 있다.

놈을 떼어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겠다.

‘그래. 기연을 나 혼자 독식하는 건 힘들겠지만, 충분한 재능들과 함께라면 못할 것도 없지.’

기연이라는 것들은 대개 루카나 최서린 같은 고위 각성자나 길드 소속 각성자들의 몫이다.

성좌 때문에도 그렇고 혹여 성좌가 알려주지 못한 기연이라도 혼자서, 혹은 소수로 D급, E급 게이트를 돌파할 수 있는 이들에게나 주어지는 행운이어서다.

그러니까 이것도 부익부 빈익빈인 거다.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게이트라는 것 자체가 동급에서는 홀로 공략할 수 없는 물건이다.

여포 무쌍은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거지, 현실은 여포도 기병 수백에 홀로 포위당하면 그 포위망 운 좋게 뚫고 탈출하는 게 아니면 죽는다. E급 괴물 수백쯤 모이면 대충 C급도 죽인다는 거다.

‘거기에 인간보다 체급이 높은 보스몹, 네임드까지 심심치 않게 등장하지.’

그러니까 그런 걸 혼자서 하려면 정말 재능이 압도적이거나 게이트보다 등급이 압도적으로 높거나 둘 중 하나는 되어야 한다.

분명히 내게 그런 재능은 없다. 하지만 동료가 서로 믿을 수만 있다면, 집단으로서 같이 힘을 키워나가는 건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답은 성좌들이 가진 그 특별한 유물과 보물들에도 있다.’

별의 투자자라는 이 특별한 직업은 내게 제시해 줄 것이다. 전생에는 염두에도 두지 못했던 영웅으로 가는 그 길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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