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화 오성한테 미안해짐
[멈출 줄 모르는 챗GPT 열풍… 사용자 벌써 3억 명 근접?]
[인터넷의 출현, 아이폰의 출현… 이제는 챗GPT의 출현? 세상을 바꿀 3번째 혁신.]
혜성같이 등장한 챗GPT의 출현으로 시작된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
출시 3개월 만에 사용자 3억 명이라는 지표는 지금 모든 빅테크를 놀라게 하고 있었다.
챗GPT 열풍은 사용자들뿐만 아니라 빅테크 사이들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애플, MS,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선우진 뒤이어 AI 전쟁 뛰어든다.]
그렇게 저 기업 모두 인공지능 개발에 뛰어들고 있었다.
원래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가지고 경쟁하던 빅테크들이지만, 챗GPT의 영향으로 생성형 AI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
하지만 챗봇 AI 개발, 특히 챗GPT 같은 걸 만든다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구글이 며칠 전 내놓은 ‘바드’의 사례가 그걸 증명해 주고 있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이룬 성과에 대해 묻자 잘못된 답변 내놓은 구글 ‘바드’…….]
[이미 스워밍에는 적용된 웹에서 정보 가져오는 기능? 바드, 챗GPT와의 차별점은커녕 성능마저 취약점 선보여…….]
구글의 시연회가 있고 나서 오히려 바드를 향한 혹평만 쏟아지고 있었다.
실제로도 구글의 주가가 대폭 하락하기도 했고.
오히려 바드 홍보가 아니라, 챗 GPT 홍보만 해 줬다는 평이 대다수.
‘그간 인공지능 개발에 늑장을 부리고 있었으니까 당연한 거지 뭐.’
사실 다른 빅테크들의 늑장 대처도 이해가 된다.
6년 전, 알파고가 불세출의 바둑 기사 이세돌을 이긴 후 한동안 전 세계적인 관심사가 쏟아졌던 인공지능 분야.
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딱히 오래가지 못했었다.
알파고의 승리 이후 이렇다 할 주요한 변화가 인공지능 분야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
오히려 암호 화폐, NFT, 메타버스, VR, AR 등의 기타 신기술이 미래 먹거리가 될 거라 예상되며 인공지능이 받지 못했던 관심을 잔뜩 받았었다.
그나마 빅테크들이 공략하던 건 인공지능 스피커와 인공지능 비서 시장 정도.
하지만 두 분야 모두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던 분야였다.
빅테크들로서는 굳이 사활을 걸고 달려들 이유를 못 느끼던 것.
‘뭐… 결국 그중 가장 각광받게 된 건 AI였지만.’
덕분에 구글의 바드와 챗GPT 사이에 지금과 같은 격차가 존재하는 거다.
아마 바드가 현재의 챗GPT 수준이 되려면 최소 반년에서 길게는 1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MS는 그런 구글보다 한발 느리지.’
일전, 오픈 AI가 내 회사가 아닌 여러 공동 창업자의 회사로 존재하던 시절.
MS에서 오픈 AI 투자를 문의해 온 적이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인공지능이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될 거라는 걸 일찍부터 예상했다는 것.
하지만 결국 오픈 AI는 온전한 내 소유의 회사가 되었고, 그 이후부터는 MS의 인공지능 개발 계획은 한동안 스탑 된 상태였다.
지금에서야 뒤늦게 뛰어들고는 있지만… 글쎄.
구글도 당장 따라오고 있지 못하는데 MS가 할 수 있으려나.
오픈 AI가 MS의 것이 됐다면 몰라도, MS의 자체 인공지능 기술력은 다른 빅테크들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내 경쟁자가 될 만한 곳은 구글… 그리고 그나마 애플과 페이스북 정도뿐이라는 거지.’
그 외의 MS와 아마존은 무시해도 좋았다.
MS는 이미 몇 발 늦은 상태고, 아마존은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인공지능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꼽으라면 자금력과 데이터인데.
그탓에 아마존 물건 구매자들과 클라우드 사용자를 대상으로만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아마존 같은 경우는 투입하는 자금 대비 효율이 적은 편.
그렇기에 구글, 애플, 페이스북 정도만 챗GPT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거다.
구글이야 구글 사용자는 물론 유튜브 사용자의 데이터까지 확보가 가능하고, 애플은 IOS앱을 사용하는 고객들, 페이스북은 페북과 인스타가 있으니 말이다.
‘PC시대, 윈도우로 절대 강자의 자리에 올랐던 MS는 스마트폰 시대에 대응하는 데에 실패해 그 자리에서 내려왔었지.’
그 이후의 모바일 시대를 지배한 건 구글과 애플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시대가 인공지능 시대라고 했을 때,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자가 시대를 지배하게 되는 거라면…….
‘스웜이 다음 시대의 절대 강자가 되지 못할 것도 또 없지.’
* * *
[오픈 AI, 인공지능 개발에 133조 원 자금 투입한다.]
괜히 빅테크들만 인공지능 개발에 나설 수 있는 게 아니다.
필요한 데이터도 데이터일뿐더러, 막대한 자금력이 필수적이기 때문.
사실상 돈 먹는 하마나 다름없는 인공지능 개발이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한 사업들이 도움이 되기는 하네.’
그런데 이게 또, 마냥 돈만 먹는 게 아니란 말이지.
[SCP 매출이 올 분기 들어 180% 증가했습니다. 하하, 메타에서도 클라우드 공급 업체로 SCP를 선정했더라고요.]
컴퓨팅 비용으로 오픈 AI가 한 해 쓰는 것만 수억 달러.
챗GPT와 사용자가 질문 25~50개를 주고받으며 대화 1회를 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하는 냉각수 물만 500㎖라는 연구도 있었다.
다행히 SCP가 그 부담을 덜어 주고 있었는데, 그걸 넘어서 자사 클라우드가 존재하지 않는 페이스북이 SCP를 이용하는 효과까지 발생.
[AMD 매출도 마찬가지로 급증했습니다. 개당 4만 달러가 넘는 GPU가 올 분기에만 3만 개 이상이 팔렸군요.]
챗GPT에 사용된 AMD의 최신 GPU의 첫 출시가는 3만 6천 달러 정도였는데.
계속된 수요 폭등 속에 최근 4만 6천 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챗GPT에만 1만 개가 넘는 그래픽 칩이 쓰이는 것은 물론, 뒤늦게 인공지능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다른 빅테크들이 앞다퉈 사 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늘어나는 수요에 오히려 공급량이 부족할 정도.
‘엔비디아가 눈물 좀 흘리겠어.’
몇 년 전 짐 켈러와의 대화로 AI의 잠재력을 깨닫게 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AI 반도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온갖 애를 썼었다.
그렇게 AMD를 통해 AI용으로 맞춤된 그래픽 칩 개발에 사활을 걸어왔는데.
결국 엔비디아의 동급 제품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는 물론 전력 효율 등에 있어 최소 1.5배 이상의 성능을 자랑하는 칩을 개발하는 데에 성공.
AI 칩 시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성능의 칩을 내놓을 수 있었다.
[‘AI 전쟁’ 속에 엔비디아 주가는 오히려 역주행? AMD가 +50% 된 사이 –11.8% 기록.]
그 결과가 지금의 모습.
이대로라면 AMD 또한 엔비디아를 꺾고 반도체 산업의 최강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GPU 시장의 점유율에서 AMD가 엔비디아의 뒤를 점차 뒤쫓고 있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AI 칩만 따지고 보면 80% 이상이 AMD의 차지였고.
‘이제 슬슬 여러 사업 영역이 서로 시너지를 내는 것 같네.’
예전처럼 미래 정보를 활용해 투자 한 번으로 수천억 달러를 버는 게 불가능해진 만큼, 자본시장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실제적으로 사업을 성공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렇기에 수십, 수백억 달러를 들이며 온갖 회사를 사들이고 여러 영역에 도전한 거였는데.
이제는 드디어 궤도에 올랐다는 느낌.
월등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남들의 몇 배는 되는 투자를 해 온 만큼 알아서 잘 성공해 나가고 있었다.
[미국은 ‘대스웜폰 시대’? 신형 모델 판매량에서 아이폰14 제쳐.]
그중 특히 잘나가고 있는 스웜폰.
사실 나도 스웜폰이 이렇게 빠르게 성공할 줄은 몰랐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스웜폰은 매달 새롭게 판매량 기록을 경신하며 잘나가고 있었다.
‘어쩌면 신생 회사니까 그런 걸지도.’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아이폰을 쓴다는 건 새로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제 아이폰은 누구나 쓰는 폰이 됐고, 그런 상황에서 스웜폰이 나오다 보니 오히려 반대 상황에 놓여 버렸다.
게다가 스웜폰의 첫 모델이 롤러블폰이었다는 게 주효했다.
보다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있어 스웜 롤러블만 한 게 없었던 것.
거기에 더해진 셀럽 및 인플루언서 중심 마케팅도 큰 도움이 됐고 말이다.
그 결과, 요새 미국에서는 스웜폰을 쓰는 게 새로움의 상징고, 여전히 아이폰을 쓰는 건 고루하게 느껴진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었는데.
[스웜폰 또 나온다, 스웜 롤러블에 이어 스웜 폴더블 출시]
그런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발 빠르게 다음 모델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스웜 폴더블.
롤러블에 이어 폴더블 폰을 출시하는 것.
세로 방향으로 접히는 폴드 방식이 아니라, 가로 방향으로 접히는 플립 방식의 스웜 폴더블.
이미 롤러블폰에 적용했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변형하면 되었기에 폴더블 기술 개발에는 그리 큰 어려움은 없었다.
‘오성에게는 조금 미안하게 됐네.’
오성은 폴더블폰을 시장에 가장 먼저 내놓은 원조 격.
실제로 현재의 폴더블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건 오성의 Z 시리즈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폴더블 시장이 성장해 온 것도 대부분 오성의 공이었고 말이다.
그렇다 보니 그렇게 오성이 키운 폴더블 시장에 이제 스웜폰이 나타나 과실을 따는 거나 마찬가지였으니 미안함이 느껴지는 것.
‘물론 구글이나 애플한테도 비슷한 짓을 한 거긴 하지만.’
지금껏 검색엔진 시장과 인앱 마켓 시장을 주도하며 성장시켜 온 구글과 애플.
내가 스워밍과 스웜 스토어를 통해 그들에게 도전한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폴더블 시장에서 오성에게 하는 짓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그 둘에게는 딱히 미안하지 않지만, 유독 오성에는 미안한 감정이 드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벌써부터 틱톡, 트위터, 인스타 등 온갖 SNS 장악한 스웜 폴더블.]
[‘처음 보는 혁신?’ 사전 공개 이후 스웜 폴더블을 향한 소비자들의 호평 쏟아져.]
-와우! 겨우 사전 예약에 성공했어.
-선우진은 역시 천재야. 어떻게 저런 걸 만들어 낼 생각을 하지?
-롤러블폰 유저 있어? 스웜폰 성능은 어때?
└동급 아이폰 모델 대비 더 우월한 거 같던데?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니까 참고만 해.
└실제로 스펙도 더 우월함. 다른 건 몰라도 선우진이 돈 아끼는 놈은 아니거든
-lol 저 자식은 한 달 걸러 한 번씩 1,000억 달러를 쓴다고
└그리고 동시에 2,000억 달러를 벌지 lol
-폴더블폰이라니! 왜 애플은 저런 생각을 못 했지? 다른 모바일 회사들은 왜 못했고?
└그야 애플이니까.
‘아니… 폴더블폰 원래 있던 건데…….’
북미에서 워낙 갤럭시의 판매량이 저조하다 보니 생겨 버린 사태.
틱톡 위주로 스웜 폴더블에 대한 반응을 살펴봤는데.
댓글 대부분이 내가 아예 지금까지 없던 걸 새롭게 창조해 낸 줄 알고 있었다.
…아니, 이거 원조는 오성이라고.
게다가 저번에 박 회장을 만났을 때.
분명 그가 Z 시리즈가 북미 시장에서도 꽤 잘나가고 있다며 좋아했었는데.
‘Z 시리즈 북미 연간 판매량이 얼마더라…….’
잘은 기억 안 나지만 이번 스웜 폴더블 사전 예약 물량이랑 비슷했던 거로 기억한다.
[대흥행 예감? ‘스웜 폴더블’ 북미 사전 예약 5분 만에 마감.]
즉, 오성이 1년 동안 열심히 팔아 올린 걸 스웜폰이 5분 만에 따라잡아 버린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