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255화 (255/267)

255화 상장을 준비함

챗GPT 출범 이후 한 달.

벌써 월간 활성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했다.

예상했던 두 달보다도 빠른 압도적인 성장.

심지어 그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어, 지금은 매일 약 1,300만 명의 가입자가 챗GPT를 새롭게 이용하고 있었다.

지지난 주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

‘뭐…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검색엔진으로 따지자면 부동의 강자인 구글의 점유율은 84%에 달한다.

‘일단 스워밍의 올해 목표는 4%기는 한데.’

4%라고 해서 적은 수치가 아니다.

총 1,300억 달러 이상이라 평가받는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

그중 2%의 파이를 차지한 검색엔진이면 약 50억 달러만큼의 가치를 지니게 되는 거다.

실제로 현재 구글을 제외한 다른 검색엔진들의 점유율을 보면 그다음 가는 MS의 빙도 고작해야 8% 정도.

남은 8%를 그 외 검색엔진들이 나눠 먹고 있는 상황인 거다.

[맞춤 답안 보여 주는 챗GPT 돌풍… 구글 방식의 검색 시장 판 뒤흔드나?]

[‘스워밍’의 성공 가능성이 ‘빙’보다 높아 보이는 이유. 구글과 같지 않기 때문.]

그래도 고무적인 건 스워밍의 성공 가능성이 그리 작지 않다는 것.

챗GPT의 성공 이후, MS나 구글, 심지어 텐센트 등도 부랴부랴 생성형 인공지능에 뛰어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개발 상황이 그리 빠르지 않았다.

앞으로 최소 6개월간은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것.

게다가 챗GPT와 검색엔진의 결합도 결합이거니와, 내게는 당장에라도 검색엔진에 유입되도록 할 수 있는 사용자들이 있었다.

바로 스웜, 틱톡, 트위치, 스포티파이, 스웜 게이밍 등의 사용자들.

그중 10%만 흡수하더라도 몇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믿는 구석이 하나 더 있었는데.

[오성전자, 검색엔진 구글→‘스워밍’으로 교체 검토.]

[“사용자들 위한 결정”? 구글 충격에 빠뜨린 오성전자… 진짜 바꾸려나.]

[갤럭시 ‘스워밍’ 채택설에 패닉… 구글, 새 AI 검색엔진 개발 사활.]

매년 5억 대가 넘는 디바이스를 생성하는 오성전자의 참전.

구글로서는 뒤통수 한 대 맞은 기분일 거다.

* * *

오성전자와 스워밍의 기사가 나온 날, 오성전자는 연락 한 통을 받았다.

기사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구글에서 온 연락.

물론 단순히 연락 차원에서 끝난 건 아니었는데.

“생각했던 대로의 반응이군요.”

“예. 아무리 구글이더라도 저희와의 파트너십은 큰 비중을 차지하니까요. 미처 예상하지도 못했을 테고요.”

박재용 회장과 그의 최측근인 오성전자 장현호 사장의 대화.

그들이 스워밍 탑재 소식을 발표하기 전부터 예상한 대로 오성전자 측에 여러 불만을 표시한 구글이었다.

정확히는 경고에 가까웠던 구글의 연락이었다.

‘사실 말이 협력 관계지, 갑을 관계가 명확했으니까.’

겉으로 보면 상호 윈윈의 ‘동맹’이었던 그간 오성과 구글의 관계.

아이폰이라는 부동의 1위에 맞서 두 기업의 관계를 강화하는 게 자사 이익에 부합한다는 명목으로 힘을 합쳤던 그들이다.

하지만 속사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상호 윈윈 보다는 갑(구글)과 을(오성전자)의 굴욕적 계약 관계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오성이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 주자라고는 해도 여러 디바이스 제조사 중 한 명에 불과한 것과는 달리, 구글은 독점적 시장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장 독점자였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은 오성을 비롯한 기타 안드로이드 OS 기업들에 안드로이드 소스 코드를 변형시켜 개발한 어떤 형태의 다른 포크 OS도 탑재할 수 없도록 파편화 금지 계약을 디바이스 제조사들에 요구하는 둥,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하고 있었다.

실제로 국내의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그런 구글의 계약 강요 행위를 불공정 행위 혐의로 판단하며 2,000억 원 상당의 과징금을 시정 명령과 함께 구글에 부과한 적도 있었다.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서 ‘픽셀 폴드’ 공개··· 자체 OS 보유로 최적화에 더 유리.]

[자체 폴더블폰 내며 하드웨어 욕심 내는 구글… 오성·구글 동맹 ‘흔들’]

그래 놓고는 오성전자의 분야였던 하드웨어 시장에 점점 욕심내고 있는 구글이다.

16년도에 처음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한 것에 이어, 폴더블폰 출시까지 생각하며 야욕을 드러내는 것.

결국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중 소프트웨어를 가진 쪽이 갑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오성전자로서는 불편하기만 할 뿐 별다른 제지를 할 수 없던 게 그간 구글의 행보였다.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오성이 구글을 떠나 선우진의 편에 서기로 마음을 먹은 거였다.

‘선 대표가 구상하는 대로 운영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오성에도 큰 이득이 되겠지.’

사실, 선우진이 없더라도 지금까지 탈 구글을 꿈꿔 왔던 오성전자였다.

2013년도부터 자체 OS인 타이젠을 출범해 OS 종속을 막기 위해 애쓰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오성의 노력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는데, 이제는 선우진이라는 든든한 우군이 생겨 버린 것이다.

게다가 아직 정식으로 출범되지는 않았지만 다음 스웜폰부터는 탑재될 예정인 자체 운영체제는 기존 오성이 개발했던 타이젠을 가져가 발전시킨 OS.

주도권이 선우진에게 넘어가기는 했지만 오성에게도 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이 있었다.

그런 만큼, OS가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그 과실을 오성 또한 함께 딸 수 있는 것.

오성전자와 구글 간의 기본 검색엔진 계약은 연간 최소 3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이 보장되는 계약.

그럼에도 오성전자가 그 계약을 포기한 데에는 이유가 있던 것이다.

“스웜폰은 그저 잠깐 유행하고 그칠 수준의 인기가 아닙니다. 미국 10대들 사이에서의 인기가 그걸 증명하고 있죠.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가격 대비 기기의 퍼포먼스도 훌륭하고요. 쿨함을 찾는 사람과 성능을 찾는 사람 모두를 양쪽에서 만족시키고 있어요.”

“선 대표의 OS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크단 소리군요.”

“예. 게다가… 그 엄청난 자금력까지. 선 대표라면 1년 내로 자체 OS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겁니다.”

선우진의 사업은 여러 분야에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긴밀한 파트너 관계인 만큼 그걸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 중 하나가 바로 박 회장이었다.

OTT와 스트리밍, 게임 등의 엔터 쪽은 물론 테슬라를 인수하며 전기차 시장을 석권하기까지.

어떤 분야에서건 오래 지나지 않아 업계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곤 했다.

하지만 선우진의 가장 무서운 점은 무엇보다 그의 마르지 않는 자금력이었다.

과거, 오성전자가 타이젠을 밀던 시절 자체적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타이젠 모바일 인센티브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었다.

타이젠 스토어 내 상위 100위 앱 개발자와 벤처기업에게 9개월간 매월 상금 1만 달러씩, 총 900만 달러를 제공하는 지원 계획.

그와 비슷한 걸 선우진 또한 계획 중이었다.

다만 그때의 오성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스케일의 차이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

‘10억 달러라니…….’

그것도 매월마다 10억 달러씩을 지원하는 것.

그렇게 되면 1년에 지출하게 되는 금액만 120억 달러다.

인앱 결제 수수료 등을 포함해 애플이 앱스토어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준하는 금액을 그저 OS 생태계 조성을 위해 쓰겠다는 거다.

어플을 만드는 개발자한테 있어 그것보다 더욱 큰 유혹이 또 있을까.

월간 상위 100위 안에만 들면 바로 1,000만 달러짜리 돈벼락을 맞게 되는 거였는데.

‘구글과 애플이 10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이룩한 걸… 그저 돈을 때려 부어 만들겠단 거지.’

간단하지만 확실한 전략.

전 세계에서 선우진만이 할 수 있을 법한 일이었다.

* * *

전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이 모이는 곳은 어디일까.

당연하게도 월 스트리트일 것이다.

전 세계 금융의 중심지.

그리고 그곳에서 최근 10년간 가장 자주 이름이 오르내린 사람이 있었다.

“선우진의 재산은 대체 얼마나 되는 거지?”

“저번에 추정치가 2조 달러 정도라는 분석을 본 적 있어. 하지만 숨겨 놓은 것까지 합치면 3조 달러는 족히 되지 않을까.”

“그게 말이 되냐 싶지만… 사실일 가능성이 높겠지. 실제로 트위터에서 머스크와 설전을 벌일 때 본인이 직접 언급하기도 했고 말이야.”

“작년에 JP모건체이스가 분기 순익을 역대 최대치로 121억 달러를 달성했던가? 그렇게 60년을 벌어야 선우진의 10년치가 되겠군!”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재산을 늘리며 지금의 위치에 오른 선우진.

지금껏 그가 매 투자마다 보인 행보는 월 스트리트에서 전설로 회자되고 있었다.

게다가 선우진의 더욱 무서운 점은 그의 투자가 전설이면서도 전설이 아니라는 거다.

과거 있었던 옛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선우진의 투자.

몇 달 전 인플레이션을 기가 막히게 예측하고 온갖 인버스 상품과 공매도, 풋옵션을 싹쓸이했을 때 최소 수십억 달러 이상씩을 선우진에게 뜯긴 금융기관이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런 만큼 선우진의 행보 하나하나마다 월 스트리트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선우진이 검색엔진에도 도전한다고?”

“흠. 아무리 선우진이라지만 그게 가능할까? 이미 구글이 점령하다시피 한 곳이잖아.”

“글쎄. 선우진이라면 불가능할 것도 없지 않을까. 구글의 시총은 끽해 봐야 1조 달러가 조금 넘는다고.”

“후우. 이런 건 실리콘밸리 공돌이 놈들이 잘 알 텐데. 테크 쪽은 영 모르겠단 말이지.”

선우진의 검색엔진 시장 도전도 그들이 주의 깊게 보고 있는 것 중 하나.

성공한다면 기존 선우진의 사업과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검색엔진이었다.

게다가 얻게 되는 매출도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일 테고.

그리고 당연하게도 돈이 몰리는 곳에는 월 스트리트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었다.

“다들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선우진이라고, 그 선우진. 그놈이 실패하는 거 봤어?”

“나도 동의해. 선우진이 대단한 점은 그의 투자 실적뿐만이 아니야. 테크 분야에서도 손대는 모든 곳에서 성공한 놈이라고. 이번에도 자신이 없다면 시도조차 안 했을걸?”

“투자를 할 수만 있다면 당장에라도 할 텐데. 다들 구글이나 애플의 주가가 10년 전만 해도 어느 정도였는지 기억하지? 그 정도 펌핑은 아닐지라도 선우진이라면 5년 내로 최소 4~5배는 뛰게 만들 거라고.”

한 가지 재밌는 점은 선우진의 검색엔진 시장 도전에 불안을 표하기도 하는 실리콘밸리와는 달리, 월 스트리트에서는 선우진에 대한 믿음이 크다는 것.

어떻게 보면 지금껏 선우진에게 가장 크게, 가장 자주 당한 이들이 바로 월 스트리트의 사람이기에 생긴 일이었다.

그들의 전문 분야가 아닐지라도 일단 선우진이 하는 거라면 성공할 거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

지금까지 선우진이 투자 업계에서 보인 행보가 그들의 머릿속에 깊게 각인되어 있는 탓이었다.

[선우진, 기업 구조 개편한다? 수많은 회사를 창립 및 인수하며 이룩한 ‘선우진 제국’, 이제 한차례 정리 과정 거치나…….]

[‘선우진 제국’, 크게 스웜, 써밋-MGM, 스웜 게이밍 등을 합친 엔터 분야, SCP와 스웜폰, 스워밍, 틱톡, 트위치 등의 테크 분야 그리고 금융과 전기차의 네 분야로 기업 구조 나뉠 예정?]

[“더 이상 주식 꽁꽁 싸매고 있지 않겠다.” 간접적으로 나스닥 상장 계획 밝힌 선우진.]

그러던 그때 들려온 선우진의 기업 구조 개편 소식.

지금껏 한 회사로 합쳐져 있다기보다는 그저 선우진이 소유할 뿐인 여러 회사로 나뉘어져 있던 체제를 정리하려는 거였다.

당연히 월 스트리트의 투자 은행들과 헤지펀드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상장 계획도 있다고? 드디어 선우진의 회사에 투자할 수 있는 건가?”

“지금까지 간접적인 투자만 허용하더만… 왜 마음이 바뀐 거지?”

“지금 그게 중요해? 우선 당장 가용 가능한 자금이 얼마인지부터 알아봐.”

코로나 버블이 터지며 지난해의 활황이 거짓말이었다는 듯 투자 심리가 위축되어 있던 요즘의 월 스트리트.

그런 월 스트리트를 간만에 뜨겁게 달구는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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