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화 GPT가 너무 잘남
애플은 지난 해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했다.
장중에 달성한 거긴 하지만 영국의 GDP보다 많고, 오성전자의 시가총액의 8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
[아이폰 출하량 우려에 애플의 목표 주가 하향한 투자 업체들]
[블룸버그, ‘애플의 매출 연간으로 감소할 것’이라 전망해]
[투자 회사 루프캐피탈, 애플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
하지만 그런 애플도 지금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것도 출시 이후 스티브 잡스의 사망 당시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위기론이 없었던 아이폰의 매출이 하락하고 있는 것.
“생각했던 것보다 매출 하락이 크군.”
“예. 특히 예상한 아시아에서뿐만 아니라 북미 내에서도 스웜 롤러블에 대한 반응이 상당합니다.”
이유는 하나였다.
오랜 경쟁 회사였던 오성전자의 약진도, 요즘 늘어나고 있다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 때문도 아니라, 바로 스웜폰.
물론 애플이 스웜폰의 약진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다.
애플의 시가총액이 3조 달러라지만, 한 개인의 자산이 그 정도가 되는 선우진이다.
당장 그걸 과시하기라고 하듯 피처폰 시대에서 이름 높았던 휴대폰 제조 회사들을 여러 곳 사들이기까지 했고.
거기에 애플보다 못하다는 해도 그 바로 다음은 되는 오성전자까지 선우진의 측에 붙었으니.
[스웜 롤러블에 적용된 기술들이 놀라운 이유는?]
[최첨단과 혁신을 달리는 스웜 롤러블! 주요 IT 전문 매체 평점 1위]
스웜 롤러블에 적용된 기술력과 디자인, 그 외 스펙들이 아이폰에 준하거나 어쩌면 그 이상일 가능성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폰의 매출이 위협받고 있는 건 단순히 스웜 롤러블의 스펙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요즘은 iMessage보다 sMessage가 대세? 틱톡과의 연동성으로 10대 20대 사이 점유율 급성장세]
[셀럽 마케팅 제대로 통했다? 스웜 롤러블, 10~20대 사이 선호도 1위 스마트폰 등극]
오성전자의 갤럭시가 북미에서 통하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했다.
미국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연령대인 10대 20대들 사이에서 갤럭시가 없어 보이기 때문.
아이폰을 안 쓰고 갤럭시를 쓴다고 하면 가장 먼저 듣게 되는 말이 ‘어… 그런 걸 왜 쓰는 거야?’인 수준.
괜히 북미 대륙에서 20대 이하 아이폰 충성도가 94%에 달하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스웜폰은 달랐다.
특히 롤러블 폰이라는 특이성에 더해 선우진이 셀럽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제대로 통해 버렸다.
요즘 10대, 20대들이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틱톡커들은 물론, 할리우드의 스타들 사이에서 스웜 롤러블의 인기가 심상찮았다.
틱톡과 써밋-MGM, 폭스 스튜디오의 오너가 선우진인 만큼 한정판을 받지 못한 이들도 자발적으로 스웜 롤러블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
그 결과, 10대, 20대들 사이에서 스웜폰이 갤럭시와는 달리 아이폰보다 ‘더 있어 보이는’ 폰이 되어 버린 거다.
거기에 아시아권에서의 스웜폰의 폭발적인 인기는 말할 것도 없었고.
[에픽게임즈, 선우진의 손으로?]
[구글과 애플 인앱 수수료 두고 소송 벌이던 에픽게임즈 인수한 선우진. 구글, 애플과의 전쟁 일어날 수도]
그러던 와중 들려온 선우진의 에픽게임즈 인수 뉴스.
안 그래도 스웜폰, 애플 티비 등에서 선우진과 경쟁하고 있는 애플로서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소식이었다.
“에픽게임즈 인수라…….”
“텐센트가 용케 지분을 내줬군요. 확실히 선우진과 텐센트가 보통 사이가 아니긴 한가 봅니다.”
“둘이 손잡고 게임업계를 노리려는 거일 수도. 그나저나 법무팀이 바빠지겠어. 에픽게임즈와의 소송전이 예전 같지는 않을 테니.”
그들이 에픽게임즈와 다투고 있는 반독점 소송.
법원이 선우진의 손을 들어 주지 못하도록 하려면 법무팀이 준비할 게 많아 보였다.
* * *
탕! 타앙!
요즘 들어 붙인 취미가 하나 있다.
“와우. 이제는 저희 팀원들 수준인데요, 보스? 코리아의 군대에서도 권총 사격을 가르치나요?”
“음. 장교들은 과정이 따로 있을 텐데 병사 출신에게는 없죠. K2 사격은 몇 번 했지만요.”
바로 권총 사격.
한국에서는 불가능해 자제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적법한 허가를 거쳐 총기를 소유하고 다니는 내 경호팀이었는데.
그런 그들마저 없을 때의 상황을 대비해 틈틈이 권총 사격을 배우는 중이었다.
물론 내 안전 때문도 있고, 그냥 취미 생활의 느낌도 겸사 겸사 함께 있는 것.
‘확실히 소총 사격하고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단 말이지.’
같은 사격이지만 자세부터 시작해 총을 쏘는 감각에도 많은 차이가 있었다.
게다가 이번 생에서는 군인 시절 총을 쏴 본 적이 거의 없기도 했고.
안전상의 이유 때문인지 내가 있던 부대에서는 유독 사격 계획이 이런저런 이유로 취소되는 일이 잦았던 것이다.
어쩌다 사격을 하게 되더라도 내가 회귀 이전 경험했던 것보다 몇 배는 더 안전에 유의하면 진행됐었고.
아무튼.
우우웅-
-일론 머스크: 트위터와 틱톡의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어때?
-일론 머스크: 최고의 소셜 미디어 두 곳이 뭉치는 거야
테슬라의 인수 이후, 일론 머스크와의 관계가 다시 회복됐다.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전보다는 조금 더 돈독해진 느낌.
‘…무슨 초딩도 아니고.’
내 나이 곧 서른.
일론 머스크의 나이 쉰.
둘이 합치면 80인, 나이를 먹을 대로 먹은 세계 1, 2위 부자들이 이러는 게 내가 봐도 조금 웃기지만… 뭐, 별수 있나.
머스크가 저렇게 나온다면 맞춰 줄 수밖에.
톡, 토도독-
-나: 나쁘지 않은 생각이네.
-나: 틱톡 사업팀에 전달해 볼게
‘머스크를 친구로 둬서 나쁠 건 없으니까.’
사이가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애플이나 구글과 나를 두고서는 나를 택할 머스크다.
언젠가 다른 빅 테크들과 경쟁할 때 머스크가 도움이 될 수 있을 터.
테슬라에서는 이미 손을 뗐다고 하더라도 실리콘밸리의 여러 IT 기업 중 그가 지분을 갖고 있는 곳도 여럿이었으니 말이다.
‘스페이스 X의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고.’
테슬라를 내준 대가로 나 또한 내준 스페이스 X는 최근 여러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는데.
지분을 교환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스페이스 X의 가치와 테슬라의 가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던 터라 수천억 달러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 머스크.
그가 기다렸다는 듯 우주산업에 엄청난 투자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스페이스 X, 첫 지구궤도 시험비행 나선다. 내년 초 발사 목표]
[“우주산업에 우리 미래 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 회사 스페이스 X]
우주산업과 같은 기술 집약형의 산업은 돈을 쏟아붓는 대로 어쨌든 그 성과가 나오는 산업.
그런 만큼 스페이스 X가 앞으로의 우주산업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게 될 거야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당장 지금도 그러고 있었고.
‘테슬라가 없더라도 결국 머스크는 머스크일 거란 소리지.’
더 이상 그에게는 세계 최고의 전기 차 회사가 없지만 변한 건 없다.
[@elonmusk]
[올해 최고의 영화와 함께]
[<마지막 마법사> 영화판 시청 인증 짤]
-lol 이 자식 분명 몇 달 전만 해도 <마지막 마법사>는 볼 가치가 없는 B급 영화라 하지 않았어?
-그러게. 뭐 머스크가 말 바꾸는 거야 딱히 놀랍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번엔 맞는 소리를 했네. <마지막 마법사>는 이번에도 대박이야. 피터 잭슨은 언제나 믿고 볼 수 있다고
괴짜이면서… 아마도 천재.
그게 바로 일론 머스크란 사내였다.
* * *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의 요즘 고민은 당연히 AMD의 엄청난 약진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엔비디아보다 최소 한 수는 뒤처진다 평을 받던 AMD.
하지만 선우진이 AMD를 손에 넣은 이후 엄청난 투자를 매년 반복해 오며 업계의 균형이 뒤흔들리고 있었다.
[데이터 센터를 짓는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GPU는? 엔비디아가 아닌 AMD!]
[새롭게 데이터 센터에 초점을 맞춘 GPU 라인업 발표한 AMD]
[이제는 게이밍 그래픽 카드도 AMD가 대세?]
어쩔 수 없는 흐름이었다.
단순히 그래픽 카드를 만들어 내는 AMD의 기술력이 엄청난 투자 속에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서는 아니었다.
아무리 선우진의 투자금이 대단하다 해도 엔비디아 또한 그간 쭉 업계 1위를 고수해 온 전통의 강자.
매해 선우진의 투자금 못지않은 금액을 R&D에 투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격차가 컸던 엔비디아와 AMD의 차이가 점점 줄어드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요즘 라데온이 지포스보다 게임 하기 좋은 거 같던데? 나만 그렇게 느낌?
-ㅇㅇ 나도 비슷한 생각 함
-성능도 거의 따라왔고, 앞서는 부분도 있고… 특히 안정성이 요즘 부쩍 성장한 듯?
-AMD가 발전해서도 있지만 개발사들 때문임 ㅋㅋ 예전에는 판매량 차이가 넘사라 개발사들이 엔비디아 위주로 최적화함. 근데 이제는 라데온 위주로 최적화하는 개발사들도 많아짐 ㅇㅇ
-오! 왜 그런 거?
-그 개발사들이 선우진 거라?
-혹은 선우진한테 투자받았거나, 아니면 텐센트 계열일 수도 있고 ㅋㅋ
-게임 업계에서도 선우진이 여간 거물이 아니라 개발사들이 눈치 볼 수밖에 없음. 게다가 실제로 판매량에서도 AMD가 바짝 뒤쫓고 있고
-ㅇㅎ
-아! 온 세상이 선우진이다!
예전에는 게임 개발사들이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와 관련된 최적화를 가장 우선시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비율이 최소 반반 이상.
그 결과, 개발사들뿐만 아니라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라데온의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었다.
원래도 최적화나 안전성 측면에서 엔비디아보다 못했던 AMD였지, 성능에서는 그리 큰 차이가 없었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동일한 수준의 그래픽 카드를 비교했을 때 더욱 나은 성능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기 때문.
“AMD의 움직임이 이상하군. 리사 수는 무슨 생각인 거지?”
“짐 켈러도 별도 프로젝트로 빠졌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엔비디아의 입장에서 현 AMD의 모습 중 주목해야 할 점이 있었는데.
AMD가 최근 한창 엔비디아의 기존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게이밍 그래픽 카드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 않다는 것.
물론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은 아니었다.
최근의 GPU 시장은 전체적인 하락세를 맞이하고 있었는데.
팬데믹 기간 늘었던 게임 수요가 사라졌고, 가상 화폐 가격 급락에 따른 채굴 감소로 GPU 수요가 줄어든 것.
하지만 AMD는 그저 게이밍 GPU 개발에만 집중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시기에 고성능, 그것도 데이터 처리 위주의 GPU에 매진한다고?’
게이밍용 VGA가 아니라, 연산용의 GPU.
아무리 요 몇 년간 데이터 센터 건설 붐이 여기저기서 일었다지만 그것도 옛말이었다.
이미 데이터 센터들은 만들어져야 할 곳에 대부분 만들어졌고, 그 탓에 폭등했던 수요도 점차 제자리를 찾고 있는 상황.
한데 어째서인지 AMD는 데이터 처리용의 신형 GPU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
그 이유를 현재로서는 짐작하기 힘든 엔비디아였는데.
[선우진, ‘진짜 AI’ 내놓는다? 대형 언어 모델 ChatGPT 발표한 선우진의 OpenAI]
[‘5년 내로 인공지능 시대 열릴 것’ 선우진이 그렇게 자신하는 이유는?]
그러던 그때 들려온 뉴스.
‘생성형 AI? 이것 때문이었나?’
선우진이 보유하고 있는 인공지능 관련 회사인 OpenAI에서 발표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AMD가 데이터 처리용의 GPU 개발에 힘을 쏟은 게 AI 때문인 것 같았다.
‘…양자 컴퓨팅을 설명해 달라고 하면 AI가 쉬운 문장으로 풀어서 설명해 준다고?’
물론 여느 기업들이 그렇듯 자사 서비스에 대한 과장이 꽤 심각해 보였지만 말이다.
‘선우진도 사람은 사람이군.’
왜, 신제품 설명에 온갖 미사여구를 덧붙이며 기능을 과장하는 건 기업들이 흔히 하는 일이지 않나.
‘거기에 사람이 하는 말을 기억해 실제 대화 같은 대화도 가능하고? 말이 돼, 이게?’
젠슨 황은 지금의 경우 또한 그런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거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