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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252화 (252/267)

252화 러시아 머니가 찾아옴

[선우진, 게임 산업 점령 시동 거나? 텐센트가 가지고 있던 에픽게임즈 지분 40% 전량 인수.]

기사의 말이 정확했다.

에픽게임즈 인수는 게임 산업 점령에 나서겠다는 신호탄.

텐센트와 몇 달간의 협상을 통해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던 에픽게임즈의 지분을 모두 가져올 수 있었다.

‘사실 에픽게임즈는 반포기에 가까웠는데.’

팀 스위니는 에픽게임즈의 창업자일뿐더러 언리얼 엔진의 개발자이기도 했다.

게임 엔진계의 양대 산맥 언리얼과 유니티, 그중 내가 기존 지분을 갖고 있던 건 유니티 쪽이었다.

나와도 관계가 깊은 텐센트가 언리얼 엔진의 개발사인 에픽 게임즈의 지분을 이미 40% 들고 있었기에 유니티 엔진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

‘물론 그만큼 내줘야 했던 것들도 있었지만.’

아무리 나라고 해서 텐센트만 한 기업을 내가 원하는 대로 다룰 수는 없었다.

특히 중국 내에서만큼은 그 영향력이 비교할 수조차 없는 수준이었고.

내가 텐센트의 에픽게임즈 지분을 가져온 만큼 나 또한 텐센트에게 그 대가를 줘야 했는데.

‘더우인의 지분을 조금 내줬지.’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은 이미 텐센트와 나의 합작회사가 된 지 오래.

위챗과 더우인의 지분을 일정 비율에 따라 교환하는 방식으로 합작을 이뤘었다.

물론 첫 교환 이후 며칠 전까지 7 대 3 정도로 내 지분이 한참 앞섰었다.

그게 이번의 거래로 6 대 4 정도로 바뀌었다.

에픽게임즈의 현 추정 가치가 약 300억 달러였으니, 120억 달러어치의 지분을 더우인 지분 10%로 가져온 것.

‘더우인의 가치가 확실히 크긴 하네.’

중국 내수 시장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임에도 추정 가치가 1,000억 달러 이상.

모두 텐센트와의 합작으로 중국 SNS 시장을 대부분 점령한 덕분이었다.

중국 내에서 더우인의 인기가 나날이 상승하는 만큼, 더우인의 지분은 텐센트로서는 놓칠 수 없는 미끼.

‘사실 마음 같아서는 아예 내주고 싶지 않긴 한데…….’

어쩔 수가 없다.

결국 더우인은 텐센트의 것이 될 거다.

아마 내 지분은 지금의 60% 수준이 아니라 20~30% 수준으로 낮춰질 거고.

모두 중국 정부 때문.

[중국 틱톡 더우인 “14세 이하 청소년은 하루 40분만 써라”]

[중국 정부의 미성년 규제, 게임에 이어 인터넷 전반으로 확대.]

[中 규제, 이번엔 플랫폼? 선우진도 피하지 못한 규제 칼날.]

며칠 전, 전기차를 두고 중국 당국과의 마찰이 한번 있던 이후 새롭게 생긴 규제.

사실 최근 중국 당국의 기조가 반테크 기업이었던 만큼 오직 나만을 저격하는 규제라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영향이 없지는 않았을 거다.

그런 만큼 앞으로 노선을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해 차차 더우인을 텐센트에게 넘기려는 것.

물론 이건 미국을 향한 하나의 신호이기도 했다.

나와 트럼프가 보통 관계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보자면 나는 어디까지나 외국인.

그것도 중국의 옆 나라인 한국 출신의 아시안이다.

일론 머스크처럼 친중국 발언을 해도 ‘저 새낀 역시 돈에 미친놈이네’ 소리를 듣고 끝나는 게 아니라, ‘쟤는 역시 아시아인이군’ 소리를 듣게 되기 마련이다.

그런 만큼 중국을 향한 스탠스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었다.

‘뭐… 게다가 에픽게임즈를 갖고 오는 거면 오히려 내게 더 이득이 되는 거기도 하고.’

그동안 텐센트는 에픽게임즈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에는 일체 관여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오랜만입니다, Mr. 스위니.”

“하하. 그러게요, Mr. 선.”

에픽게임즈의 설립자이자 대표이사인 팀 스위니의 지분 10.1%를 추가 인수.

이로서 에픽게임즈의 최대 주주가 더 이상 팀 스위니가 아니라 내가 될 수 있었다.

사실 텐센트가 에픽게임즈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하지 않은 게 아니라 하지 못했던 것.

지분 과반수를 들고 있는 창립자 팀 스위니가 그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창립한 기업인 만큼 일체의 간섭을 불허한 것.

하지만 그랬던 그가 텐센트와는 달리 내게는 지분을 넘겼는데.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구글과 애플에 고마워해야 하나?’

그 이유는 모두 구글과 애플 덕분.

최근 에픽게임즈는 그들의 최고 인기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두고 구글과 애플이라는 거대 플랫폼과의 공방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앱스토어의 30% 수수료에 반발해 애플 측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무시하고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게 그 첫 시작.

결국 애플은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유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켰다.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서도 비슷한 이유로 퇴출당했고.’

그렇게 앱스토어와 플레이 스토어 모두에서 포트나이트를 다운받을 수 없게 되어 버린 것.

그리고 그게 바로 에픽게임즈가 내 인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였다.

모바일 플랫폼의 스토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과의 전쟁.

[구글, 텐센트와 함께 에픽게임즈 인수 노렸다?!]

[에픽게임즈와 소송 중인 구글, 다국적 - 적대적 인수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거기에 더해진 구글의 적대적 M&A 소식.

구글의 고위 경영진 중 하나가 텐센트에 접근해 에픽게임즈 M&A를 노렸다는 문건이 유출되면서 에픽게임즈로서는 난항에 놓였을 때, 내가 그걸 보고 접근했던 거다.

아무리 에픽게임즈가 잘나가는 게임 회사일뿐더러, 스팀 다음 가는 게임 유통 플랫폼이더라도 그 둘과 맞붙는 건 부담되는 일일 수밖에 없겠지만.

‘…나라면 가능하지.’

정확히는 나 또한 에픽게임즈처럼 구글과 애플의 스토어들과 맞붙을 예정이었다.

스웜과 틱톡, 트위치, 스웜 게이밍, 스웜카, 스웜폰 등의 무기를 들고.

여기에 이제 에픽게임즈라는 무기가 하나 더 추가되는 거다.

‘엄밀히 따지면 하나가 아닌가?’

공방전의 원인이 된 서구권 초인기 게임이 포트나이트.

거기에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는 덤이었고.

무엇보다 언리얼 엔진이라는 게임 엔진까지.

‘언리얼과 유니티가 함께면… 구글과 애플이 아무리 게임 개발사들을 막으려 해도 막아지지 않을 테니까.’

유니티 엔진에 투자를 해 보고 알게 된 거였는데.

알고 보니 두 엔진이 서로 경쟁 관계에 놓인 관계가 딱히 아니더라.

그것보다는 서로 차지하려는 파이가 처음부터 다른 엔진.

얼핏 보기에는 두 엔진 모두 게임 엔진이라 경쟁 구도를 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 게임 엔진들을 사용하는 게임 개발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딱히 라이벌 관계가 아니었다.

유니티 엔진은 최소 규모의 모바일, 2D 게임부터 중규모 게임까지에 주로 쓰이는 엔진.

반면, 언리얼 엔진은 모바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정도부터 대형 AAA 온라인, 대규모 싱글, 콘솔 게임의 개발에 주로 쓰이는 엔진이었던 것.

“이런 관계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구글과 애플이 아니었다면 서로 경쟁하는 사이였겠죠.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아, 재차 강조드리는 거지만 개발자들에게 30%의 수익을 보장하는 기존 에픽게임즈의 정책은 쭉 지켜져야 합니다.”

“물론이죠.”

여하튼.

게임 엔진계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유니티와 언리얼을 모두 손에 쥐게 됐는데.

이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차차 앱 마켓 시장에서 애플, 구글과 싸우기 위한 무기를 늘려 나갈 생각이었다.

‘아직은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차츰 늘려 나갈 자신은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많다면 무엇이든 안 될 것도 없기 때문.

최근 미국 증시에서의 투자로 3조 달러에 근접하고 있는 내 보유 재산.

그중 절반이 넘는 1조 5천억 달러 상당이 유동성이 높은 단기 및 중기 금융 상품으로 이뤄져 있었다.

길면 반년 내로 현금화시킬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그 정도나 되는 것.

‘S&P 500대 기업의 총현금 보유량 6조 8,5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찍었다던데…….’

나는 혼자서 그 4분의 1 정도 되는 정도를 갖고 있는 거였다.

*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연방 대통령, 러시아에서의 부분 동원령을 선포.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되나?]

[부분 동원령 선포 및 동남부 우크라이나 병합 시도하는 러시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점점 격화되고 있었다.

처음에만 해도 우크라이나를 향한 전면 침공을 ‘특별 군사 작전’이라 말하던 러시아가 부분 동원령을 선포하며 확전의 의지를 드러낸 것.

-제이슨: 예상대로 나스닥과 다우존스 모두 조용합니다. 동원령 소식에 한 번 출렁인 이후 금방 회복했고요.

-제이슨: 오히려 시장에서는 러시아의 동원령을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몇 주 전 포지션을 슬슬 청산하라 지시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이 길어진다는 소식에도 미국 증시는 오히려 1.2% 정도 상승한 후 마무리된 것.

‘사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미국도 그만큼 이득을 챙기니까.’

더 이상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 증시에는 그리 영향을 주지 못하는 느낌.

다만, 증시와는 별개로 전쟁이 길어질 것 같다는 소식에 출렁이는 곳이 있긴 했는데.

나날이 치솟고 있는 에너지 가격.

석유와 천연가스, 온갖 원자재 가격이 전례 없이 상승 중이었다.

[에너지 가격, 또다시 급등. 전쟁뿐만 아니라 엔데믹으로 인한 수요 급증 때문으로 보여.]

일전, 엑손 모빌을 인수하려 시도한 적이 있었다.

퓨쳐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모았던 엑손 모빌의 지분이 12.4%.

그 외 추가적으로 사들였던 게 5.3% 정도.

다만 최종적인 인수까지는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테크 기업이라면 몰라도 석유 기업, 그것도 한때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었던 엑손 모빌을 내가 갖게 되는 걸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한 이들이 많았기 때문.

결국 여러 견제 속에 상당수의 지분을 취득한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주가 55% 폭락 → 80% 급등… 전쟁 덕에 순익 ‘69조 원’ 대기록 세운 기업은?]

[작년 연간 순익의 2배 넘는 순익 기록한 엑손 모빌! 지난해 557억 달러 벌어들여.]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순익 달성한 엑손 모빌. 러시아에게 고마워해야?]

하지만 그만한 지분으로도 엑손모빌의 이사회에 영향력을 주기란 충분.

덕분에 엑손 모빌의 순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돌리게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족히 100억 달러는 넘는 배당금을 받게 됐는데.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푸틴이… 거의 트럼프급으로 내게 도움을 주고 있네.’

액손 모빌의 배당금뿐만 아니라,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미 증시에 끼친 여파로 내가 벌게 된 돈까지 합치면 거의 천억 달러 넘는 돈을 푸틴이 내게 벌어다 준 것.

한때 내게 엄청난 도움이 되어 줬던 차이나 머니가 가니까 그 대신 러시아 머니가 온 것 같았다.

하지만 뜻밖의 이득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다.

‘시진핑에 트럼프… 거기에 이제는 푸틴까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참 화려한 면면으로만 채워진 그간 내게 큰 이득을 안겨 준 국가원수들 명단.

…나와 상성이 좋은 놈들은 영 이상한 놈들뿐인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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