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248화 (248/267)

248화 롤러블폰 출시

루나의 폭락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다.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하고 크레이그에게 숏 투자를 지시한 거니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5일 만에 100원짜리가 된다고?’

0.09달러.

9센트.

루나의 개당 가치가 한화로는 100원 남짓으로 떨어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개당 100달러를 넘기며 최고점을 찍었던 루나인데.

‘그러면 -99.9%인 건가?’

슬쩍 그간의 상황을 쭉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누군가가 루나에 상당한 물량의 공매도를 친 흔적이 보였다.

그러자 순식간에 -30%가 내리꽂히고, 그다음부터 투자자들의 패닉 셀이 시작된 것.

테리아의 1달러 고정이 깨지고 그걸 복구하기 위해 루나가 계속해서 발행됐지만,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테리아와 루나를 팔아 댔다.

그 결과 몇 시간도 되지 않아 루나의 가격이 반토막.

다음 날에도 또다시 반토막.

저점이라 생각하고 그 시점에 들어온 매수 세력들도 있었지만 쏟아지는 매도 물량을 전부 받아 낼 수는 없었다.

그탓에 첫 공매도 움직임이 시작되고 4일 차가 된 오늘만 -96%의 하락.

‘오늘 아침만 해도 100만 원어치였을 루나가 24시간 만에… 4만 원이 된 거네?’

안전장치가 없다는 게 이렇게 무섭다.

한국의 주식시장이었다면 얼마나 폭락 빔을 맞든 하루에 떨어질 수 있는 건 -30%뿐인데.

코인 시장에서는 그런 젠틀한 폭락 따위 존재하지 않았다.

하루 만에 수십 배의 가치가 폭등할 수 있는 것처럼, 폭락에도 그 한계가 없는 것.

-루나에 4천 투자해서 12억 됨… 인생 이제 폈다고 아파트 어디에 살지 고민 중이었는데… 하, 씨발.

-얼마 남음 그래서?

-몰라, 시발. 걍 생각하기도 싫음…….

-나도 똑같음 ㅇㅇ; 예치되어 있어서 팔지도 못하고… 난 그래도 2천만 원이긴 해서 걍 없는 돈 됐다고 애써 여기는 중.

-ㅋㅋㅋㅋㅋ루나충 새끼들 꼴 좋네. 평소에 루나 안 산 흑우 없제? ㅇㅈㄹ 떨면서 글 싸지르더니.

-ㄹㅇㅋㅋ 위에 12억 꼴았다는 새끼 작성글 목록 레전드임. 뭐 하러 힘들게 일하냐고 계좌 올리면서 직장인들 조롱하던 새끼가 이제 와서 불쌍한 척은 ㅋㅋㅋㅋㅋ

한국에도 루나로 큰돈을 잃은 투자자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물론 한국 외의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코인 커뮤니티에는 관련된 글이 계속해서 올라왔지만 그리 큰 공감을 얻지는 못하고 있었다.

분위기를 슬쩍 보니 아무래도 루나 투자자들이 그간 여러 자랑질을 벌여 왔기 때문.

예전, 미국 주식시장에 테슬람들이 있던 것처럼 코인 시장에는 루슬람들이 있던 것이다.

게다가 그것 외에도 곡소리가 루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었기 때문.

글로벌 시총 10위권 메이저 코인의 몰락.

그 여파가 다른 코인들에게까지 미칠 수밖에 없었다.

[루나 폭락 사태, 스테이블 코인 암흑기 찾아오나?]

[하루 만에 -18% 된 BTC, 루나로 인한 영향으로 생각돼.]

[가상 화폐 투자 더 이상 NO! 투자자들의 얼어붙은 투자 심리.]

비트코인은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하락하고 있었다.

거기에 전체적으로 주저앉은 온갖 알트코인들.

그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일찍이 공매도를 친 코인들을 통해 꽤 큰 수익을 볼 수 있었다.

‘여행 한번 갔다 왔더니 자산이 몇백억 달러가 늘었네.’

비트코인과 다른 알트코인들에 공매도 때린 거로 몇백억 달러.

거기에 코인 거래가 활발해지며 바이비트의 수수료로 또 몇십억 달러.

상승장에서는 물론, 하락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돈이 벌린다는 거래소의 장점이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 * *

여행을 다녀와서는 한동안 바쁘게 지냈다.

가장 주가 된 건 <황혼의 기사>의 집필이었지만, 틈틈이 업무를 보기도 했다.

“지난 분기 동안 매출액 124억 달러, 영업이익 35억 달러가 늘었어요.”

셀립스키의 보고.

몇 년 전부터 궤도에 오른 SCP는 MS의 애저 점유율을 뛰어넘으며 다음 타깃으로 AWS를 정조준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냥 상황이 긍정적이지는 않았던 게 셀립스키는 한동안 클라우드 매출의 성장세가 예전만큼 크지 않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전체적인 모기지 규모가 줄어들고 있고, 가상 자산도 휘청이고 있죠. 거기에 기업들의 광고 지출 감소 등… 클라우드 지출도 감소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최근의 관심사는 작년처럼 문어발 투자가 아니라 지출을 줄여 나가는 쪽이니까요.”

“예. 해서 앞으로의 SCP가 해야 할 과제는 매출 확대보다는 비용 구조를 재설계해 수익성을 늘리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 필수적으로 선결되어야 하는 게 AI고요.”

AI와 클라우드의 결합.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인공지능은 꽤나 기대감이 높은 분야였는데.

‘클라우드 관리에 있어서 자동화가 많은 역할을 해 주니까.’

SCP뿐만 아니라 모든 클라우드 기업의 1순위 우선순위인 비용 최적화에 있어서 인공지능은 여러 장점을 제공한다.

용량 계획이나 자원 스케줄링, 비용 최적화 등의 자동화 작업이 필요한 클라우드 컴퓨팅.

여기에 AI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자동화된 의사 결정을 사용함으로서 사람의 개입을 줄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동적 프로비저닝, 지원의 자동 확장, 미사용 클라우드 리소스에 대한 가비지 수집. 그것들뿐만 아니라 데이터 센터의 운영도 개선할 수 있을 테고요.”

…사실 셀립스키가 하는 말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여하튼 그렇단다.

‘확실히 인공지능의 중요성이 체감되긴 해.’

오픈 AI를 인수한 이후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하면서, 차세대의 가장 큰 물결이 AI가 될 것임을 깨닫고 있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에만 한정된 얘기가 아니었다.

여러 부분에서 새로운 솔루션과 기화를 창출할 수 있게 해 주는 준치트키.

특히 조만간 베타 출시를 앞두고 있는 ChatGPT의 활용성은 문외한인 내가 봐도 무궁무진해 보였다.

‘다른 곳도 아니고 그 구글을 위협할 수도 있어 보이니까.’

구글이 점령하다시피 한 검색 엔진 시장.

MS가 아무리 Bing을 밀어도 결코 닿지 못했던 구글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게 하는 게 바로 저 ChatGPT였다.

‘베타 출시와 함께… 검색 엔진을 내는 것도 괜찮겠지.’

그렇지 않아도 관련된 사업 계획이 올라오고 있었다.

오픈 AI 내부적으로는 ChatGPT가 기타 빅테크들의 대화형 모델 인공지능보다 몇 단계는 더 위에 올라와 있다고 자신하는 상황.

그런 만큼 출시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이슈가 될 거라 상황을 보고 있었다.

그 기회를 활용해 스웜의 검색 엔진을 정식으로 출범해 ChatGPT와 결합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오랫동안 큰 변화 없던 검색 엔진 경쟁에서 시작과 함께 치고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검색 엔진, 운영 체제, 거기에 스마트폰까지.’

현재로서 그리고 있는 그림이었다.

스마트폰 사업을 성공시키며 GPT를 활용한 검색 엔진을 활용하게 하고, 그걸 기반으로 운영체제까지 연결하는 것.

거기에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셋까지 AMD의 설계와 SW 반도체의 제조로 이뤄지면 최상이고 말이다.

애플이 구축한 자체적인 생태계, 그 이상을 추구하는 것.

다른 빅테크들의 주력 분야를 내가 석권하겠다는, 아직은 이상에 가까운 먼 목표였지만 불가능할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들과 비교해서 뚜렷한 장점 하나가 있으니까.

‘돈이 많지.’

웬만한 빅테크의 연간 영업이익의 수십 배나 되는 내 자산.

그게 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내가 너무 욕심이 많나?’

저기에다 전기차, 클라우드, 게임 산업, OTT, 라이브 스트리밍 등등까지.

욕심나는 사업 분야가 한둘이 아니다.

언젠가는 그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1위가 되고자 하는 것.

‘이러다가 언젠가 내 회사가 사이버펑크 속 메가코퍼레이션들처럼 되는 거 아니야?’

요즘 사이버펑크 2077에 몰두하다 보니 드는 생각.

작년 말에 출시된 게임인데, 산하 게임사 중 하나인 폴란드의 CD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갓겜이었다.

오너의 권한(?)으로 완성본을 미리 받아 플레이 했다가 수없이 많은 굵직한 버그들이 발견돼 출시를 늦추고 예정보다 1년이나 늦게 나오게 된 작품.

하지만 그런 만큼 버그 제거와 최적화, 오픈월드 내에서의 상호작용 부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덕분에 요즘의 내 최애 게임이 되기도 했고.

‘신작 아이디어에도 영향을 줬지.’

<황혼의 기사> 이후의 작품도 틈틈이 구상 중인데.

그중 하나가 <사이버펑크 1377>이었다.

사이버펑크 세계관 속 비루한 도시에서 살아가던 해결사 출신의 사내가 1377년으로 타임 리프 하는 이야기.

무대는 이제 막 주원장이 명나라를 건국한 시기의 중국으로, 사펑과 결합한 일종의 퓨전 무협이었다.

주인공의 신체에 이식된 온갖 임플란트와 기계 부품 그리고 그런 사이버웨어들을 활용한 공격들을 실전된 무공들로 오해해 주인공과 기존 무공 세력들이 갈등을 벌이기 시작하는 일종의 착각물.

물론 지금은 그저 차기작에 대해 떠올린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에 불과했다.

‘재미가 있을지는 한번 써 봐야 알겠지만.’

여하튼.

[코앞으로 다가온 스웜 롤러블 출시.]

[드디어 스웜폰이 나온다! 사전 예약 이번 주 목요일부터 시작!]

[올해 공급 예정 스웜 롤러블 3천만 대. 아이폰 생산량의 1/3. 선우진의 과한 목표인가? 아니면 자신감인가?]

드디어 공식 출시가 예정된 스웜 롤러블.

1년 전 글로벌 스타들에게 시제품을 선물한 것처럼 100대로 한정한 특별 한정판을 따로 만들어 나를 제외한 99인의 사람들에게 보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지닌 사람 중 내 기준대로 선택한 것.

그 탓에 100인에 포함된 스포츠 스타 중 유독 축구 선수들이 많기도 했다.

다른 스포츠는 페더러, 슈마허, 메이웨더 등의 소수 레전드들에게만 주어졌다면, 축구에서는 메시와 호날두, 덕배, 음바페부터 시작해 총 9인에게나 주어진 것.

‘이번에는 호날두도 포함이지.’

저번 30대만 한정되던 시기에는 내가 일부러 뺐었지만, 그래도 호날두의 영향력을 고려해 이번에는 포함시켰다.

원역사처럼 상암 노쇼 사건이 벌어지지 않은 덕에 이제는 악감이 꽤 사라진 덕분도 있었고.

아무튼.

[한정판 스웜 롤러블 인증 행진 이어져. 한국인 중에서는 오성, GL, 미래차그룹 회장들과 BTS 등 글로벌 스타 포함돼.]

[전 세계 100대 한정판 스웜 롤러블. 할리우드 내에서는 일종의 ‘거물’ 인증 표시? 총 18명의 할리우드 인사만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도 수많은 인증 행렬이 이어졌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유명 스포츠 선수들.

그리고 여러 슈퍼 리치.

[선우진이 한정판 스웜 롤러블을 선물한 100인은 누구?]

어떻게 보면 내가 선정한 100인의 글로벌 셀럽이다.

그런 만큼 대중과 언론은 내가 어떤 100명을 뽑았는지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는데.

-그런데 인증한 거 보니까 87명밖에 안 되는데? 다른 13명은 누구지?

-남은 13명 중 소셜 미디어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7명이라더라. 다른 석상에서 스웜 롤러블 쓰는 모습 확인된 사람 몇 명 있었음

-오, 그러면 남은 6명은 누구임?

-그걸 모르겠음. lol. 누가 저 6명 찾아내면 한 명당 100달러 주겠다고 상금도 걸었던데.

미씽 6.

저들을 찾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틱톡에 직접 글을 올렸다.

[@SWJ]

-6명 중 4명은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이야.

Like 1.2M

-와우! 그럼 남은 두 명은?

└일론 머스크와 팀 쿡.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인증을 딱히 하고 싶지 않나 봐. 물론 개인의 자유니 이해해.

└??

└? 머스크야 알겠어도… 팀 쿡한테 스웜 롤러블을 보냈다고?

└lol 경쟁사 CEO한테 자기네 한정판을 보내다니.

이번 아이폰 신작보다 잘 나온 것 같아 보낸 건데.

별로 마음에 안 들었나 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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