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237화 (237/267)

237화 불안감

[미래 자동차, ‘스웜카 공동 개발’설에 시장도 주가도 출렁]

[스웜카 협업? 미래자동차, 미래모비스 장중 상한가]

[전기차 시장! 선우진이 미래차를 택한 이유는?]

미래 자동차와의 스웜카 소식이 시장에 알려졌다.

물론 오피셜한 발표는 아니고 증권가 위주로 돌기 시작한 지라시에서 출발한 협업설이었지만, 그럼에도 미래차라는 한국의 재벌 그룹이 나와 협력한다는 소식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게 된 것.

“음. 장 회장도 꽤 골치아프겠네요.”

“하하. 자업자득이죠. 저희 쪽에서 나간 소식은 아닐 테고, 이사회에서 흘러나온 것 같은데……. 뭐, 본인 아랫사람들 입단속 못 한 죄 아니겠습니까?”

“그렇긴 하죠.”

어제 장중 상한가를 치고 결국 +25%로 마무리.

오늘은 18%의 상승.

겨우 이틀 사이에 40%가 넘는 주가 상승이 있다 보니 장 회장으로서는 마냥 기뻐할 수는 없을 거다.

예전처럼 그가 미래차에 대해 확고한 지배력을 갖고 있을 때라면 몰라도, 지금은 나라는 존재가 거기에 껴 버렸으니까.

현금 보유량에서 나와 비교할 거리도 되지 못하는 장 회장의 입장에서 미래차의 주가가 치솟는 건 좋아하기만 할 건 아니었다.

‘오성이나 GL도 스웜카에 포함시키는 게 좋으려나?’

최근 스웜카 사업 팀과 얘기를 나누다 든 생각.

전기차 시대가 슬슬 무르익으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이나 전기차 핵심 부품으로 대표될 수 있는 전장 사업이 무척이나 각광받고 있다.

그리고 오성과 GL은 그런 전장 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대표적인 곳들.

미래모비스에서도 자체적인 전장 사업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오성이나 GL의 그것보다 훨씬 더 낫다고 확언할 수는 없는 정도였다.

전기차 자체에서는 미래를 따라잡을 수 없는 만큼 오성이나 GL이 전장 사업에서라도 자신들의 파이를 확보하기 위해 전장 사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디스플레이나 배터리, 사물 인터넷 등 기존의 사업과 겹치는 게 많은 전장 사업이기도 했을 테고.

‘오성은 하만도 갖고 있지.’

예전 박재용 회장이 부회장이던 시절 그와 친분을 다지게 된 계기가 됐던 전자장비 회사 하만.

내 지분 인수를 바탕으로 하만을 사들인 오성그룹은 오성전자의 기술력을 통해 전장 분야에서도 역시 오성은 오성이네 소리를 듣고 있었다.

‘분명 두 곳 모두 스웜카 개발에 있어서 써먹을 기술들을 갖고 있겠지.’

스웜카는 기타 다른 내 사업체들처럼 내가 지분을 꽁꽁 들고 있는 채로 비상장 상태로 놔둘 회사가 아니다.

애초에 지금도 SW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투자를 원한다는 월스트리트 기관들의 요청이 쏟아지고 있고, 대중과 언론도 내 전기차 사업 진출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언젠가는 미국 증시를 통해 상장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내 지분도 희석될 수밖에 없는데.

차등의결권뿐만 아니라 미래차와 오성, GL에게도 지분을 나눠 내 영향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세 그룹은 모두 내가 목줄을 쥐고 있는 곳이니까.’

그 목줄이 얼마나 튼튼하고 억세냐의 차이일 뿐이지.

세 그룹, 정확히는 세 그룹의 오너 일가들에 목줄이 걸려 있다.

순환출자 구조 속 핵심 지분의 의결권 때문에 생긴 목줄들.

그 끈을 잡고 있는 건 당연히 나였다.

‘이런 거 보면 한국도 참 기업 하기 좋은 나라야.’

자기 돈을 전부 들이지 않고, 남의 돈으로 수많은 회사를 비선 지배할 수 있다.

거기에 사실상 재벌 일가들의 거수기 역할을 해 주는 최대주주 국민연금까지 있다.

재벌 일가들 입장에서 이렇게 좋은 나라가 또 어디 있을까.

‘…뭐, 거기에 내가 껴서 문제지만.’

저들의 입장에서 보면 타이밍도 참 불행했다.

하필이면 같은 나라에 수백조를 넘는 현금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 버렸는데, 또 하필이면 그게 자기네들 승계 시기와 겹쳐 버렸다.

몇십 년간 힘겹게 쌓아 온 지배 구조가 가장 취약해지는 시기.

거기에 또 코로나가 촉발시킨 글로벌 경제 위기가 엄청난 변동성을 야기시키며 가뜩이나 취약하던 걸 더 취약하게 만들어 버렸고.

-그나저나.

[코스피 3180에서 마무리. 3200 돌파가 코앞!]

[미래차 ‘스웜카’ 논의에 날개 단 코스피, 3180선도 뚫었다]

지난 코로나 여파가 최절정에 달했던 때의 1550과 비교하면 두 배가 되어 버린 코스피.

코스피뿐만 아니라 나스닥, 다우 지수를 비롯한 미국 증시도 미쳐 날뛰고 있었다.

‘이런 상승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시장에 넘쳐 나는 유동성.

엄청난 랠리가 지속되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걱정 또한 계속 생기고 있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최근에는 SW 인베스트먼트나 WS 매니지먼트 등의 산하 금융 기관들에서 올라온 예측 보고서에서도 인플레이션을 언급하는 경우가 늘고 있었다.

‘증권 시장에 돈이 몰리고, 그 다음은 부동산이었지. 그리고 지금은 가상화폐고.’

다음은 어디로 돈이 흐르게 될까.

금? 석유? 아니면…….

왠지 모르게 드는 불안감.

이걸 그냥 흘려보내면 안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 * *

몇 달이 더 지났다.

그사이 드디어 <마지막 마법사> 3부가 개봉되었는데.

[이번에도 대박! 코로나 시대 속 홀로 웃는 써밋-MGM]

[2억 9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마지막 마법사> 3부, 코로나 속 19억 6천만 달러라는 박스오피스 거둬]

[위기 속 할리우드 전쟁… 1차전 승자는 써밋-MGM으로 보여]

사실 <마지막 마법사> 3부의 제작은 진작에 마무리된 지 오래였다.

그저 개봉 시기를 계속해서 미루고 있었을 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극장가가 마비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내린 선택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지.’

3부의 촬영이 끝나고 4부 영화판 제작에 곧바로 들어간 상황.

출연하는 배우들의 스케줄을 모두 제작사 사정에 맞출 수는 없었던 만큼, 계속해서 3부 개봉을 미루다가는 3부와 4부의 개봉이 몇 달 텀을 두지 않고 이뤄질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스크린에 <마지막 마법사> 3부를 올린 것.

SW 바이오의 백신이 미국과 유럽 대부분에 분배되고, 델타 변이에 대한 백신까지 보급된 지 오래이기 덕분에 내릴 수 있던 결정이었다.

그리고 다행히 흥행 결과도 성공적.

‘2부보다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영화의 중심이 OTT로 바뀐 걸 감안하면 오히려 고무적인 결과였다.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던 극장가가 정상 운영으로 돌아온 지 몇 달이 지난 상황.

그 두세 달 동안의 개봉작들은 모두 흥행에 실패하고 있었는데.

그런 위기 속 <마지막 마법사>만이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한 것.

‘그만큼 기대작이긴 했으니까.’

1부와 2부의 흥행.

그리고 최근 출시된 게임판 <마지막 마법사>의 대흥행.

거기에 그간 볼 만한 영화들이 하도 없었다는 것에서 오는 영화 팬들의 불만.

SW 바이오 백신의 무상 보급을 주도했던 내가 원작자 및 제작사 대표라는 것에서 오는 <마지막 마법사>의 특수성 등.

이번 이례적인 흥행에 대한 이유들은 여럿이겠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이번 <마지막 마법사> 3부가 가져다주는 재미였다.

소설로 나왔을 때도 3부는 최단 기간 판매 부수 1,000만 부를 달성하고 아직도 그 기록을 다른 소설에 내주지 않았을 정도로 인기가 있던 파트였다.

그에 피터 잭슨 특유의 압도적인 영상미와 연출력이 합쳐지니 제대로 시너지를 발휘한 것.

‘애초에 시간을 제일 많이 쏟은 게 3부이기도 했고.’

내가 소설을 쓸 때가 아니라 피터가 영화를 찍었을 때의 얘기다.

사실, 원래라면 <마지막 마법사> 3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이전에 개봉했을 영화.

당시 미래를 알고 있던 내가 그렇게 되도록 제작 기간을 조정했었다.

하지만 피터가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필요하다며 촬영 기간을 더욱 늘려 달라 요청했고.

어쩔 수 없이 나도 그걸 받아들였다.

피터의 성격상 내가 안 된다며 무조건 기간 내로 맞추라 말하는 걸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을 거고.

무엇보다 감독인 그가 원한다면 손해쯤이야 감수하는 게 맞다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내가 보고 싶은 건 내가 쓴 소설이 좋은 영화가 되는 거지, 돈 많이 번 영화가 되는 게 아니니까.’

돈이야 다른 거로 얼마든지 벌 수 있다, 지금도 그렇게 벌고 있고.

사실 영화를 통해 10억 달러, 20억 달러 등의 박스오피스를 거둬 들인다 해도 이제는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수준이 되어 버렸다.

‘올 분기 스웜 영업 이익이 33억 달러였나?’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다른 OTT와의 치킨게임으로 매년 엄청난 돈을 투자해야 했던 스웜.

덕분에 내가 갖고 있던 회사들 중 SCP와 더불어 수익성이 가장 별로라는 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그런 스웜도 작년 하반기부터 흑자로 돌아서며 매 분기 최소 2-30억 달러의 영업 이익을 내게 안겨다 주고 있었다.

코로나 이후 엄청난 구독자 증가세 속에서 수익 개선을 이뤄 낸 것.

[SCP, 흑자 전환 코앞으로? 올 분기 겨우 3천만 달러 적자]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추격하고 있는 SCP]

게다가 SCP 또한 슬슬 흑자 전환이 눈앞에 보이는 상황.

지난 몇 년간의 누적 손실이 200억 달러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이제 흑자 전환이 되려 한다는 게 슬픈 현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구글 클라우드는 한참이나 남은 흑자 전환을 SCP가 더욱 빨리 이뤄 낼 것 같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클라우드 매출 또한 250억 달러를 넘기며 애저를 바짝 뒤쫓고 있었고.

‘여기에다가 틱톡, 트위치의 성장이야 말할 것도 없고. AMD도 그래픽카드 수요가 폭등한 덕에 영업 이익이 엄청 뛰었지.’

SW 프로덕션과 써밋-MGM등의 제작사들이 코로나로 잠깐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회복세에 들어선 지 오래였고.

SW 인베스트먼트와 WS 매니지먼트야 말할 것도 없다.

각각 작년 한 해 동안 수천억 달러를 넘게 벌어들인 두 곳.

퓨쳐 인베스트먼트 또한 블랙록, 뱅가드 등의 자산운용회사들 대비 1.5배의 성적을 거두며 글로벌 AUM TOP 5위권 내에 진입하고 있었다.

‘다들… 잘되고 있단 소리지.’

달리 말하면, 지금이 내 최전성기라는 소리다.

그동안 일궈 온 사업체들이 모두 큰 성공을 이루고 있는 것.

그리고 이런 건 나뿐만이 아니다.

전세계 모든 주식들이 잘나가고 있는 상황.

[트럼프 정부, 경기 부양책 추가 발표! 미국을 더욱 위대하게!]

[미국을 ‘다시’가 아니라 ‘더욱’ 위대하게? 트럼프의 뉴 슬로건은 무엇을 의미하나?]

[나스닥 지수 4거래일째 사상 최고치 경신]

[비트코인 연내 20만 달러까지 간다? 끝도 없이 오르는 가상화폐 시장]

주가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쪽도 연일 사상 최고를 찍고 있다.

‘몇 달 전에도 비슷한 걱정이 들었는데.’

시장의 상황과는 달리 계속해서 이런 불안감이 드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문득, 회귀하기 이전 상남자식 투자를 반복해 오던 때가 떠올랐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유명한 격언.

과거의 나는 어깨가 아니라 정수리에서 팔기를 원하는 투자자였다.

그러다 보니 매번 투자 중간까지는 큰 수익을 보다가, 계속해서 욕심을 부린 끝에 결국에는 수익 실현을 못 하고 쪽박을 찼던 것.

‘지금은 어디쯤일까?’

어깨? 귀밑? 아니면 그보다 훨씬 밑인 팔꿈치?

뭐가 됐든… 나는 미래 정보 덕에 무릎이 아니라 발뒤꿈치에서 지금 포지션들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미래 정보들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

그렇다면.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시장의 광기.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

여기서 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른다면… 그와 함께 소비 물가가 날뛰기 시작할 거다.

가슴속 불안감을 믿을 이유는 차고 넘친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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