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225화 (225/267)

225화 금융은 위대함

테슬라는 올 한 해 동안 가장 뜨거운 기업이었다.

시총 1,500억 달러나 되던 기업이 무려 400%나 상승했으니.

과장 조금 보태서 전 세계 사람이 모두 테슬라를 샀다고 말해도 무방했다.

그렇게 천정부지로 오른 테슬라. 당연하게도 테슬라를 산 사람들은 엄청난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테슬라 가즈아!

-장담하는데 조만간 2천 달러 감 ㅇㅇ

-아직도 테슬라 안 산 흑우 있누?

그렇게 생긴 테슬람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가 지닌 뛰어난 성능이나 첨단 기술을 빠는 게 아니었다.

그들에게 400%라는 수익률을, 그것도 반년이 되지 않아 안겨 줬다는 것에서 오는 짜릿함을 추종하는 것일 뿐.

하지만 너무 올라 버린 만큼 이제는 예전과 같은 테슬라의 주가 급등은 힘들었다.

+3.21%

-1.45%

+1.78%

+2.32%

-4.11%

심지어 찔끔거리다 못해 오르락내리락거리는 테슬라의 주가는 그들이 한번 맛보는 것만으로도 중독되어 버린 ‘급등주가 안겨다 주는 짜릿함’을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혜성같이 등장한 주식이 하나 있었으니.

-한 번만 말한다 니콜라 사라 ㅇㅇ

-조만간 1,000% 찍을 주식 홍보하고 감 ㅋㅋ 제2의 테슬라? 아니, 테슬라가 제2의 니콜라다.

-니콜라 왜 안 삼요?

-니콜라로 10분 만에 5천 먹은 거 인증ㅋ

니콜라 코퍼레이션.

나스닥 상장 5영업일도 되지 않아 주가 100% 상승.

다음 날, 추가 상승으로 포드의 시총을 추월.

급등주를 안 사 본 놈은 있어도 한 번만 사 본 놈은 없다고 했다.

이미 맛을 한번 본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니콜라는 한 줄기 빛이었다.

-꽉 잡아라!

-가즈아!

-ㅁㅊ 개장과 동시에 10%로 출발 ㄷㄷ

게다가 계속된 상승세 속에서도 시장에 나오는 니콜라의 주식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거대 세력으로 추정되는 매수자는 그렇게 니콜라의 주가를 상장일 대비 +250%선까지 이끌었는데.

물론 잠깐의 조정도 있었다.

너무 단기간에 많이 올랐다는 지적도 있었고, 최근 테슬라와 포드가 전기 트럭 생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고점 대비 35%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그러던 그때.

-ㅄ들ㅋㅋ 테슬라 놔두고 니콜라 같은 병신 회사 왜 삼?

-ㅈ병신 기업 테슬라랑 비비는 니슬람들 개패고 싶으면 개추.

-배저인가 뭔가 테슬라 모델 3랑 비교가 되긴 하냐? 디자인 ㅈ구리던데.

니콜라 따위가 제2의 테슬라가 될 수 없다고 굳게 믿는 테슬람들.

정확히는 니콜라를 살 타이밍을 놓쳐, 남들이 100%, 150%, 200% 수익을 올리며 꺼억대는 동안 부러워하며 구경만 하던 사람들과…….

-ㅋㅋㅋㅋㅋ니콜라 수익 인증에 배 아파하는 테슬람 새끼들 꼴 좋으면 개추.

-아직도 니콜라 안 탄 흑우 테슬람 새끼들 ㅂㄷㅂㄷ 개웃기누.

-다들 니콜라로 200% 먹는 동안 꼴랑 35% 먹고 자위질하는 병신들이 있다?! 뿌슝빠슝

…니콜라로 달달하게 땡기며 못 먹은 흑우들을 놀리던 니슬람들의 희비를 엇갈리게 하는 일이 있었다.

[시총 기준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테슬라, 하루 사이에 주가 -21.6%]

[21% 넘게 떨어지며 하루 최대 낙폭 기록한 테슬라.]

[5:1 주식 분할 이전 ‘이천슬라’ 테슬라… 어쩌다 이렇게 됐나? 330달러로 거래 마감.]

일주일 전만 해도 분할 이후 기준 498달러라는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했던 테슬라가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330달러까지 추락한 것.

일론 머스크의 개인 재산만 무려 163억 달러어치가 하루 만에 날아갔을 정도였다.

S&P 500 지수 편입이 불발된 실망감이 반영된 여파.

[미래자동차, 니콜라 지분 11% 취득 계약 맺으며 제휴 선언!]

[생산 공장 없던 니콜라 미래차와 함께 날개 다나? 배터리 공급 및 엔지니어링과 생산 담당하는 파트너십 계약 체결.]

반면에 니콜라는 같은 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미래차와 니콜라의 파트너십 계약 체결.

그동안 니콜라의 최대 단점으로 꼽혔던 것이 바로 생산 공장과 생산 실적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그걸 단번에 해결해 줄 파트너가 등장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그간 내연기관 자동차를 오랫동안 생산해 온 것은 물론, 수소차 기술까지 다수 확보하고 있는 미래 자동차가!

-쑤아리ㅅㅅㅅㅅㅅㅅㅅ

-뜨었다!

-내가 니콜라 붐 온다 했제!

-요즘 기관들 니콜라 겁나 사들이더니ㅋㅋㅋㅋ 이런 거였누.

엄청난 폭등이 온 것도 당연했다.

[니콜라: +51.45%]

전일 대비 50%가 넘는 상승.

그간의 조정세 동안 떨어진 주가를 모두 회복한 것은 물론, 사상 최대 주가를 기록한 것이었다.

[니콜라와의 제휴를 제너럴 모터스도 제의했던 것으로 확인.]

[GM을 제치고 니콜라가 미래차를 택한 이유는?]

[GM과 미래자동차, 두 거대 자동차 기업이 니콜라를 노린 이유!]

거기에 미래차뿐만 아니라 GM 또한 니콜라와의 제휴를 노리고 한동안 협상에 나섰었다는 추가 발표가 나왔다.

두 회사 모두 자동차 업계의 오랜 강자들.

그만한 회사들이 니콜라와의 협력을 노렸다는 사실은 니콜라가 얼마나 잠재력 높은 기업인지를 말해 주는 듯했다.

그렇게 한동안 테슬람들을 누르고 니슬람들의 전성시대가 시작되었는데.

물론…….

-ㄷㄷㄷ 이거 진짜임? (링크)

-너희 힌덴버그 리서치는 보고 갤질하냐?

그게 끝나기까지는 겨우 일주일의 시간이면 충분했지만 말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 니콜라에 대해 목표 가격과 투자 등급 대폭 내려.]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 폭로, “니콜라의 기술은 모두 거짓이다.”]

[‘제2의 테슬라’는 그저 꿈? 미래 자동차의 움직임 주목돼.]

[트레버 밀턴 CEO, “말도 안 되는 소리. 니콜라가 가짜였다면 이만한 투자를 받을 수 있었겠나?”]

니콜라가 배터리와 수소차 기술과 관련한 사기를 일삼고 있다는 힌덴버그 리서치의 폭로.

그런 주장을 뒷받침할 통화 녹음과 여러 비공개 사진, 관련자들의 이메일까지 보고서에 포함되어 있었다.

[니콜라: -12.35%]

보고서가 나오고 폐장되기까지 2시간 동안 12%가 넘는 주가가 빠졌고.

장외거래에서도 실시간으로 엄청난 매도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보고서를 발표한 힌덴버그 리서치가 규모가 작은 업체라며 보고서의 진실성을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던 그때, 힌덴버그 리서치보다 몇 배는 더 큰 규모를 자랑하는 월가의 공매도 전문 분석 기관인 시트론 리서치가 힌덴버그의 보고서를 두둔하는 발표를 냈다.

거기에 더불어.

[SW 인베스트먼트, 퓨쳐 인베스트먼트… 일제히 니콜라에 ‘투자 위험’ 딱지 붙여.]

[제이슨 초이 퓨쳐 인베스트먼트 대표, “우리는 허황된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라고 니콜라를 평가.]

두 리서치 회사와 비교할 수 없는 신뢰성을 자랑하는 곳에서의 발표가 막타를 때렸다.

결국, 니콜라 CEO인 트레버 밀턴의 발표가 있었다.

[트레버 밀턴 - 우리는 ‘움직임(In Motion)’이라고 했지 ‘주행’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니콜라의 트럭이 주행하는 영상 속 모습이, 내리막길에서 중력에 의해 움직였던 것일 뿐이라는 보고서를 사실상 인정하는 발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 니슬람 멸망 데이 *축*

-속보) 니콜라 수소 트럭 양산 기술 거짓부렁으로 밝혀짐.

니콜라 멸망의 날.

콰앙-!

“지금 장난하나?! 배터리 기술도, 주행 영상도 모두 가짜라고? 자네들은 대체 뭘한 건가!”

미래차… 아니 장씨 일가 멸망의 날이기도 했다.

* * *

최근의 나는… 음, 이런 말하는 게 좀 이상하지만 엄청난 부자가 됐다.

원래도 세계 최고 부자였고 돈이 제일 많은 사람이었지만 요 몇 달 동안 더 많아졌다.

2020년의 미국 주식시장은 참 놀라운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엄청난 침체를 겪기도 했고, 이후 놀라운 반등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 증시 역사상 최고의 8월, 주가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2조 달러의 고지 넘은 애플]

그 일련의 과정 속에서 그러한 폭락과 폭등을 미리 알고 있던 나는 무엇을 얻었느냐.

별거 없다.

“SW 인베스트먼트의 올해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은 약 4,325억 달러입니다.”

“WS 매니지먼트는 2,319억 달러이고요, 보스.”

돈을 벌었다, 엄청난 돈을.

8월에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찍자 그간의 포지션을 정리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묶어 놓을 수밖에 없는 자산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청산이 가능했다.

그렇게 올 한 해의 수익을 되짚어 봤는데.

저 두 회사의 영업이익만 합쳐서 약 6,600억 달러.

거기에 뉴욕 증시에 투자한 내 개인 현금 자산도 수천억 달러가 넘게 불어났다.

새삼스럽지만 금융의 대단함을 느낀다.

회귀 후 20년이 오기까지 8년 동안 승승장구하며 1조 달러를 넘겼는데.

올 한 해에만 그만한 돈을 벌어 버린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제 막 시즌 2가 시작된 가상 화폐에 묻어 둔 돈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라는 점이다.

‘이제는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찾는 게 더 빠르겠는데?’

원래도 많았지만, 한층 더 많아진 보유 자산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애플이나 MS, 구글 등 빅테크들의 수십 년치 영업이익을 가지고 있는 거다.

빅테크들이 몇 년에 걸쳐 겨우 시작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나는 곧바로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SW 반도체 법인 설립.]

[선우진,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에 출사표?]

[설립과 동시에 엄청난 투자 계획 발표! SW 반도체, 10년간 100조 원 투자해 반도체 공장 신설할 계획. 부지로는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유력.]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에만 1,000억 달러를 시원하게 투척.

여기에 트럼프의 공식 발표가 뒤따랐다.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 트럼프 현 대통령의 ‘반도체 주도’ 공약?]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하겠다며 ‘반도체법’ 들고 나온 트럼프.]

[“반도체는 첨단 기술화 시대의 꽃, 美서 반도체 만들어져야” 이번에도 미국우선주의 내세운 트럼프. 지지자들은 환호.]

지난달 초, SW 바이오의 임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며 벌써 5천 5백만 도스가량이 배포된 미국이었다.

약속했던 대로 대선이 있기 전 배포가 시작된 SW 바이오의 백신.

매우 신속하게 이뤄진 배포 및 접종 과정과 SW 바이오 백신의 안정성 덕에 당연하게도 트럼프의 재선은 반쯤 확정된 상태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철저히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트럼프의 의지가 담긴 공약은 환호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눈치 빠른 몇몇 이들은 그러한 트럼프의 공약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벌써 눈치챘겠지만.

‘아직은 크게 반응이 없네.’

트럼프의 공약이 누구누구를 위한 특혜라든가 꼬집는 기사들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CNN과 MSNBC를 비롯한 여러 진보 편향적 언론.

그 회사들의 모회사를 따라가고, 또 그 모회사의 모회사를 따라가 보면 그곳에 내가 갖고 있는 지분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타임 워너의 주인인 AT&T에는 내 돈 수백억 달러가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보수 편향적 언론의 대표 주자인 폭스는 나의 친구였고 말이다.

여하튼.

“아, 저번에 말씀드린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예. 미래차 이사회에 통보한 상태입니다. 미래차의 혁신 경영을 위해… 전문경영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요.”

금융이란 건 참 대단했다.

지분만 충분하다면, 회사의 주인을 갈아 치울 수 있다니.

돈이 하도 많아져서 그런가.

요즘은 슈퍼카보다 국산차가 땡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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