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화 신차가 땡김
“선하-”
오랜만에 방송을 켰다.
저번 방송 이후로 두 번째로 켜는 방송.
-ㄷㄷㄷㄷㄷㄷ
-와;; 어디임?
-뷰 지리누.
-선하~ 몇 달째 방송 없어도 구독해 놓길 잘했네.
-whassup.
방송을 켠 지 몇 초 지나지도 않았는데 엄청나게 차기 시작하는 시청자들.
한국과 중국,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의 시청자들도 엄청나게 많았다.
그렇게 달성한 시청자 수 300만 명.
방송 시작 1분 만에 달성한 성과였다.
[시청자 수: 3,124,563명]
-ㅅㅂㅋㅋㅋㅋ300만 명 뭐임?
-버그 걸렸냐, 무슨 ㅋㅋㅋㅋ
-(번역) 나는 우진의 엄청난 팬이다. 언제나 너의 행보를 응원한다.
-여긴 또 어디임? 저번 해변은 아닌 거 같은데.
-(번역) 방송을 켜 줘서 고마워요!
심지어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300만 명을 넘기고 1, 2분 정도 지났을까.
400만… 500만… 700만 명.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한 시청자 수.
저번처럼 기습적으로 켰던 방송이 아니라, 이번에는 미리 공지를 하고 켠 덕분이었다.
거기에 트위치와 틱톡은 물론 더우인(중국 버전의 틱톡)까지 연동해 방송을 켠 거라, 중국에서만 400만 명의 시청자 수를 채워 주고 있었다.
“아. 여기는 제가 몇 달 전에 산 섬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돌아다닐 수가 없어서, 별장 느낌으로 구매했습니다.”
-씹ㅋㅋㅋㅋ 아니 부자들 코로나 때문에 개인 벙커나 성 산단 얘기는 들어 봤어도 섬은 또 처음이네.
-그런데 어디서 본 곳 같은데? 여기 빌 게이츠였나, 누구 결혼식 했던 곳 아님?
-(번역) 와! 혹시 여기는 라나이 섬입니까?
“예, 맞아요. 예전 빌 게이츠 씨가 이 섬을 빌려서 결혼식을 열었더라고요. 여하튼 원래 래리 엘리슨이라고 오라클 창립자 아저씨가 갖고 계시던 건데, 이번에 저한테 파셨습니다.”
하와이, 그러니까 하와이 제도는 8개의 섬과 부속 도서로 이뤄져 있는데, 이곳은 그 8개의 섬 중 하나인 라나이 섬이다.
정확히 말하면 라나이 섬을 내가 통째로 산 건 아니었고.
“라나이 섬의 97% 정도만 제 소유입니다. 기존 섬 주민들이 계셔서요. 여하튼 여기가 부자들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더라고요. 뭐, 제가 사들인 이상 용도가 이제는 좀 바뀌겠지만요.”
카메라를 돌려 섬에 있는 성을 비췄다.
그러자 보이는 탁월한 자연 경관.
채팅창에서 감탄하는 채팅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이곳은 달리 은둔의 섬이라고도 불리는데, 슈퍼 리치들의 결혼식이나 기업들의 컨퍼런스가 끊임없이 이뤄지지만 대중에게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난 그걸 반대로 바꿔 버릴 생각.
‘좋은 건 공유해야지.’
섬의 경관과 자연환경을 최대한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일종의 테마파크를 만들 생각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디즈니랜드나 WB 무비월드처럼 놀이기구들을 잔뜩 들여놓으려는 건 아니었고.
자연경관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마지막 마법사>와 <찬탈자> 등의 루덴 대륙 세계관을 중심으로 한 볼거리들을 채우려는 생각이었다.
다행히 디즈니나 워너처럼 아이들 중심의 세계관이 아닌 터라 그런 작업이 꽤 수월할 것 같았다.
‘<마지막 마법사>에 나오는 대수림이나, 검의 호수 느낌은 충실히 구현할 수 있을 거야.’
아무튼.
오늘 방송을 켠 주목적은 테마파크 홍보가 아니라 다른 거였으니 이쯤 하고.
-대박! 시청자 수 1,000만 명 찍음!
-와;; 미쳤네 ㅋㅋㅋㅋㅋ 이거 말이 되는 청자 수냐.
어느새 잔뜩 늘어나 있는 시청자 수.
이럴 때마다 새삼 중국의 대단함을 느낀다.
천만 명의 시청자 수 중 중국의 비율이 55%였다.
내 본진이라고 볼 수 있는 한국의 시청자는 겨우 80만 명이고, 요즘 한창 내 주가가 고공 행진 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190만 명에 불과한데, 중국에서는 550만 명이 넘은 것.
물론 미국이나 유럽 등의 지역보다 한중일 등의 아시아권에서 이런 라이브 스트리밍이 더욱 메이저 한 것에서 오는 차이도 있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물량 공세였다.
‘뭐… 저번 유덕화 씨 첫 라이브 방송 때는 중국인 시청자만 1,000만 명을 넘었을 정도니까. 누적 시청자 수는 3,200만 명이었고.’
틱톡은 여전히 온전히 나의 것이지만, 중국 버전인 더우인은 텐센트와 나의 합작회사가 되었다.
텐센트와 함께하고 나서 느낀 건데, 역시 중국인 마음은 중국인이 잘 알더라.
더우인의 홍보 및 운영 부분에 있어 텐센트가 관여하는 게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유덕화 배우에게 한화로 약 170억 원의 홍보비를 주며 더우인 채널을 개설하게 한 것.
채널이 개설되자마자 중국 내에서 엄청난 이슈가 된 건 물론, 첫 라이브 방송에 엄청난 시청자 수가 몰리며 후원 수익만 80억 원을 넘겼을 정도였다.
덕분에 사용자 수도 한층 늘어났고.
[<건곤무쌍>의 영화화 버전 <인디피티드> 주인공, 유덕화로 확정!]
[중국 내에서 엄청난 기대감을 끌고 있는 <인디피티드>]
별개로 <인디피티드>의 주인공으로 유덕화 배우를 섭외한 만큼, 그의 유명세가 이토록 엄청나다는 건 나로서는 무척 환영할 일이었다.
‘역시 4050이 엄청난 소수 정예란 말이지.’
SW 엔터 소속인 임영웅, 송가인 등의 트로트 스타들을 보면 또 알 수 있는 부분.
글로벌 팝 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BTS의 멤버들과 비교해서도 한 해에 발생시키는 매출이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물론 그룹 전체와 비교한 게 아니라 멤버 1인당으로 따졌을 때의 얘기였고, 두 트로트 스타를 합쳐야 BTS 멤버 1인과 비슷한 정도인 거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국내에 한정된 트로트 스타들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그룹 멤버가 비교된다는 건 놀라운 거였다.
아무튼.
“예. SW 바이오 백신은 조만간 3차가 통과될 것 같고요. 내부적으로 안정성이나 기타 부분에 있어서 꽤 자신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시청자 수: 15,720,323명]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시청자 수 1,500만 명.
아마 코로나 백신과 관련된 정보를 여럿 푼 게 주효하지 않았을까.
우웅-
그때 울리는 전화.
슬쩍 누군지 확인했는데 발신자를 보자마자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 양반… 낄끼빠빠 모르나?’
[Donald Trump]
Decline / Accept
대선이 코앞이라고 몸이 달아올랐나 보다.
가뿐하게 바로 거절을 눌러 준 후.
은근슬쩍 그 장면을 화면에 비췄다.
물론 내 개인 방송에서까지 트럼프에게 도움을 줄 생각은 없으니 발신자명은 철저히 감췄고.
-?????
-뭐임?? 내가 방금 잘못 봤나?
-(번역) 와우! 방금 화면 크기가 늘어난 겁니까?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아니ㅋㅋㅋㅋ 저거 CG임?
-(번역) 그는 그저 오른쪽으로 손을 움직였을 뿐이다. 그런데 갑자기 스마트폰의 크기가 두 배가 됐다. 그는 정말로 마법사인가?
그러자 난리가 난 채팅창.
뭐, 이게 사실 오늘 방송을 켠 주된 이유였다.
저번처럼 기습 라이브가 아니라 굳이 오늘 방송 예정이라고 고지까지 한 이유였고.
“아, 이거 신기하죠? 아직 시제품이라 전 세계에 30대밖에 없는 겁니다. 일단 사용자는 저뿐이고요.”
바로 스웜 롤러블.
오성과 합작하기로 한 스웜폰 프로젝트의 첫 제품이 될 롤러블 폰의 홍보였다.
-ㅁㅊㅋㅋㅋㅋ 옆으로 어케 늘어나는 거?
-지리네… 이거 GL에서 만드려다 모바일 사업부 팔았다더니… 결국 선우진이 해내네ㅋㅋㅋㅋ
물론 아직 시제품인 만큼 여러 허점이 있지만, 그래도 스트리밍 방송에서 곧바로 보여질 정도는 아니다.
제조 및 공정 기술에 있어서 GL보다 몇 배는 뛰어난 오성전자.
그 덕에 GL의 기술을 그대로 갖다 쓸 경우 생기던 문제점 몇 가지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는데.
아직 갈 길이 꽤 남아 있긴 해도 1년 내로 출시가 가능하지 않을까.
지금의 방송은 그 1년 사이 스웜폰에 대한 기대감을 최대한 상승시키기 위함이었다.
[시청자 수: 18,292,728명]
슬쩍 보니 1,800만 명을 넘긴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수.
30초 광고에 700만 달러가 들어가는 슈퍼볼의 광고비.
초당 대충 3억 원인 건데, 슈퍼볼의 시청자 수가 1억 명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라이브 스트리밍은 그 1/5도 안 되기는 하지만…….
-아니, 다시 좀 보여 줘요, 그 늘어나는 거.
-세로도 늘어남?
-(번역) 혹시 출시 계획이 어떻게 됩니까?
-출시 가격은 얼마로 가나요?
-30대 나왔다는 거 시청자 이벤트로 뿌리시죠
-와ㅋㅋㅋㅋ 시리즈 메인 보니까 벌써 기사 도배됐네, 스웜폰 얘기로.
30초는커녕 몇십 분 넘게 스웜폰을 대놓고 보여 줄 수 있다는 점.
게다가 슈퍼볼에 곁다리로 광고를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여기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광고 효과가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뭐, 결국 그런 거다.
나도 수차례 거기에 돈을 썼던 만큼 이런 말하긴 뭣하지만 아무튼.
‘유명하다는 게 때로는 도움이 되는 법이지.’
그래서 슈퍼볼에 광고 왜 함?
방송 켜면 되는데.
* * *
[시청자 수 2천만 명 달성한 선우진의 라이브 스트리밍.]
[스웜 롤러블 출시 예정? 오성전자와의 협업 발표에 기대감 증진.]
[길어야 1년 내로 출시된다 밝힌 스웜 롤러블, 기존 스마트폰에서 찾을 수 없는 특별함.]
[현재 전 세계에 30대뿐? 스웜 롤러블의 시제품 선물받은 글로벌 스타들, 일제히 인증 행진.]
홍보를 위해 셀럽들에게 뿌린 건 아니었다.
그냥 나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 줬을 뿐.
그저 나와 친분 깊은 이들 중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들이 많았을 뿐이었다.
‘로버트나 티모시, BTS 멤버들, 유덕화 배우도 있고… 메시도 SNS에 인증을 해 줬지.’
호날두한테는 안 줬다.
메시는 내가 그를 여러 차례 GOAT라 말하며 팬심 인증을 해 온 덕분에, 어쩌다 보니 친구까지는 아니어도 서로 공식 석상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가 됐는데.
그와 반대로 호날두와의 사이는 그리 좋지 않기 때문.
그리고 그 외에도 일론 머스크에게도 스웜 롤러블의 시제품을 선물해 줬는데.
다음 날, 트위터에 관련 포스트가 올라오더라.
[@elonmusk]
[글쎄. 옆으로 늘어나는 것 외에는 장점을 모르겠는데. 하드웨어 성능은 아이폰 보다 딱히 나은 점이 없어. 성능이 비슷한데 아이폰을 두고 스웜폰을 쓸 이유가 있나?]
음…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친절하게 벤치마크 성능 비교한 사진까지 올려 줬던데.
-왓? 성능이 벌써 아이폰과 비슷하다고?
-성능이 비슷한데 옆으로 늘어나기까지 한다고?
-그래서 대체 스웜 롤러블 출시가 언제인 거야! 머스크 네놈은 알고 있냐?
-오오. 다음 기종은 꼭 롤러블로 가야겠어
그간 머스크가 열심히 트위터 팔로워 수를 늘려 온 덕분에 꽤 많은 사람이 그걸 보았다.
그리고 그 반응은 아무래도 머스크의 의도와는 반대였던 것 같고.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해, 말아야 해.
[제이슨 - 35억 달러 매각가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그대로 진행할까요?]
[나 - 예. 그래 주세요.]
그나저나 머스크 생각하니 떠오르는 우리 미래차 친구들.
대략 28억 달러의 가치가 있던 내 니콜라 지분을 프리미엄 살짝 얹어 35억 달러 주고 사 갔었는데.
그것도 벌써 몇 주 전의 얘기였다.
[“언덕에서 트럭을 굴렸다?”… ‘제2의 테슬라’ 니콜라, 사기 논란.]
[니콜라 수소차는 사기, 힌덴버그 리서치의 발표.]
[승승장구하던 니콜라에 반전 생겨… 제휴 소식 발표했던 미래차는 어떻게 되나?]
[알고 보니 ‘혁신’이 아니라 ‘속 빈 강정’? 트레버 밀턴 CEO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 반박했지만 구체적 반박 증거 없어.]
그리고 오늘.
상황이 무척 재밌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드는 생각.
‘이참에…….’
신차나 하나 뽑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