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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211화 (211/267)

211화 백신 개발

주식시장에 엄청난 충격이 닥쳤다.

그 말로밖에 표현할 수가 없었다.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었다.

전 세계의 경제가 모조리 흔들리고 있었다.

[역사상 가장 빠른 조정세 장… 단 6일 만에 벌어진 참사.]

[중국발 세계경제 위기설 대두. 전 세계 투자자들 코로나 공포에 대량 매도세.]

이제 코로나가 전 세계로 퍼졌고, 더욱 그럴 거라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유래 없는 대유행병 사태.

모든 투자자가 갖고 있는 주식을 팔고 있었다.

물론, 대부분 울상을 지으면서 말이다.

[제이슨 - 1주일 동안의 수익이 300억 달러가 넘었습니다.]

반대로 나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뉴욕 증시만 해도 –10%를 찍어 버린 상황.

2,400억 달러를 투자했으니 그 십분의 일도 못 벌었다면 제이슨과 윌리엄의 역량을 의심했을 거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지.’

일주일이 더 지났다.

그동안 세계 증시는 잠깐의 반등세를 보이긴 했다.

[일본은행, 공개 시장 운영과 양적 완화 통해 시장에 유동성 제공할 것. 최대 5천억 엔 상당의 국채 환매 발표하기도…….]

[11조 7천억 원의 재정 부양책 발표한 대한민국 기재부 장관.]

[G7 국가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공동성명 발표 “전염병 유행으로 인한 경제 침체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도구 동원할 것.”]

[파월 연준 위원장, 연방기금금리 50bp 기습적으로 인하……!]

갑자기 급락한 증권시장에 깜짝 놀란 각국 정부와 은행들이 발 빠르게 대처에 나선 것.

하지만 이미 시장은 공포에 물들었고, 잠깐의 반등으로 대세를 뒤바꿀 수는 없는 법이었다.

[“검은 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1,800포인트 하락한 채 시작한 다우 지수.]

[결국 거래일 사상 최대 폭락… 다우 지수 2,000포인트 하락 돌파.]

[다우, 나스닥, S&P 500 모두 서킷브레이커로 거래 일시 중단.]

블랙 먼데이.

[미국 증시 3대 지수, 개장 직후 서킷 브레이커 발동…….]

[3일 만에 기록 경신……? 다우 지수 2,352포인트 하락으로 -9.99% 마무리. 영국의 FTSE 100도 10.87% 폭락.]

사흘 뒤에는 블랙 떨스데이.

[또다시 검은 월요일… ‘역사상 최대 하락’.]

[다우 지수, 나스닥, S&P 500 전부 12–13% 이상 하락…….]

[1929년 월스트리트 대폭락을 넘어 버린 2번째 검은 월요일.]

다음 주에는 또 블랙 먼데이.

계속해서 증권시장의 여러 역사가 경신되던 8일간이었다.

역사상 최대 폭락이라는 말이 아마 가장 많이 쓰였을 8일이기도 했다.

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나만 이렇게 편히 지내도 되나 모르겠네.’

SW 인베스트먼트나 WS 매니지먼트 그리고 퓨쳐 인베스트먼트까지.

아마 전 직원이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거다.

클릭 한 번에 수천만, 수억 달러가 왔다 갔다 할 테니.

하지만 나만큼은 정말로 태평한 매일을 보냈는데.

내가 뭐 딱히 할 건 없어서였다.

일이야 직원들이 다 하는 거였으니.

“대체 얼마를 번 거야?”

“음… 나도 모르겠어.”

그사이 나와 만나는 사람들마다 묻던 말.

언론에 내 투자가 여러 번 보도된 덕에 다들 내가 증시 하락에 베팅했단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엄청난 대폭락이 찾아왔으니 정말로 궁금하긴 했을 거다.

하지만 나도 진짜 몰랐기에 답할 수가 없었고.

우우웅-

그렇게 맞이하게 된 블랙 떨스데이 폐장 이후.

미국 시간으로 오후 10시쯤 됐을까.

제이슨에게서 보고를 위한 전화가 왔다.

아마 새벽부터 지금까지 눈코 뜰 새 없이 오늘 하루를 바쁘게 보냈을 제이슨이었다.

어쩌면 그중 한두 시간 정도는 지금의 보고를 위해 총수익을 추산하느라 썼을 거고.

[보스…….]

제이슨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현재까지 수익 금액이 3,00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100%를 가뿐히 넘기는 수익률.

이것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적은 여러 번 있지만, 이 정도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벌지는 못했었다.

오성전자의 주식을 전부 살 수 있는 금액.

‘물론 살 수 있다면 말이지.’

진짜 사려고 한다면 대주주들이 지분을 꽁꽁 싸매고 내놓지 않을 테니 그저 상상에 불과한 일.

하지만 굳이 오성전자를 살 필요는 없었다.

전 세계 증시, 특히 미국 증시에 엄청난 한파가 찾아왔다.

이대로 가만 놔두면 제2의 대공황이 오게 될 거다.

지금처럼 한두 달 힘들고 끝이 아니라 대공황처럼 경제 위기가 몇 년은 지속될 테니까.

그걸 다른 대통령도 아닌 트럼프가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다.

어떻게든 돈을 끌어서라도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터.

“음… 오랜만의 쇼핑 타임이네요.”

즉, 이제부터는 뭘 사도 오르게 되는 피버 타임이라는 거다.

아마 S&P 500 다트판을 만들어서 다트를 던져 무작위로 골라도 6개월이면 최소 두 배는 먹게 되지 않을까.

물론, 개중에도 유독 탐이 나는 게 있기 마련이었다.

“에너지 회사를 하나 사고 싶은데요.”

[예. 말씀만 하십쇼.]

“엑손 모빌이요. 가능할까요?”

세상을 지배하는 건 황금이다.

그리고 석유는 검은 황금이고.

달리 말하면 석유를 얻으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게 중동의 여러 나라가 글로벌 경제에 엄청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유였고.

‘내가 중동 왕족이 될 수는 없으니…….’

엑손 모빌을 갖게 된다고 석유산업 전부를 가질 수 있는 건 당연 아니지만, 그래도 단연코 세계 정유업계의 슈퍼 메이저이자 한때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엑손 모빌.

조금이나마 비스무리한 힘은 가질 수 있었다.

“우선 이번을 기회로 시장에 나온 지분을 최대한 매입해 주시고요.”

[예. 알겠습니다.]

“아, 조만간 또 할인 찬스가 있을 테니 너무 서두르지는 않으셔도 돼요.”

코로나의 여파로 거의 반 토막이 난 석유 회사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사태는 아직 오지도 않았다.

그 시기가 오면 지금의 충격을 겨우 견디고 다시 발돋움한 석유 회사들의 주가가 다시 폭락하게 될 것.

이걸 잘만 이용하면 엑손 모빌의 주식을 전량 소유하지는 못하더라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정도야 할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뱅가드나 블랙록, SSgA 펀드처럼 여러 금융사가 쪼개 가지고 있는 엑손 모빌이니 말이다.

‘음… 이사회가 12명이니까.’

그중 7자리.

딱 그 정도면 만족할 생각이었다.

* * *

[추정 수익 최소 2,000억 달러?! 지상 최대 현금왕, 선우진… 4,500억 달러로 무엇을 할 것인가.]

[결국 선우진이 옳았다… 인생 최대의 베팅에서 엄청난 수익을 달성해.]

-ㅋㅋㅋㅋㅋㅋㅋㅋ걍 이젠 ㅋㅋㅋㅋㅋ 웃음만 나오네.

-내가 우진 성님만 따라가면 된다 했제~

-걍 말이 안 나온다.

-아… ㅅㅂ… 내가 왜 팔았지…….

-믿음이 부족한 탓이니 달게 받아라.

-와 근데 선우진 ㅈㄴ 기분 째지겠네.

-ㄹㅇㅋㅋ

-선까들한테도 참교육 제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벌고… 캬.

‘후… 오히려 그 반대인데.’

댓글을 보고 드는 생각.

수익을 듣고 기쁨이 일었던 것도 잠깐이었다.

이후 곧바로 든 생각은 ‘이제 이 돈으로 뭐 하지?’였고.

요즘은 그에 대한 고민으로 요새 한동안 골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으음. 그러니까 지금 내 상황은 이런 거다.

왜,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 같은 날이면 여러 곳에서 엄청난 할인 행사를 하지 않나.

그래서 평소 눈여겨봤던 전자 기기 매장에 갔는데.

저기서는 저게 세일하고, 여기서는 이게 세일하고… 등등.

돈만 충분하다면 다 사고 싶을 정도로 군침 도는 세일 제품들만 있는 거다.

그런데 때마침 회사에서 성과급을 엄청 줬기도 해서 진짜 돈이 충분한 것.

‘빅테크들도 전멸했을 정도니까…….’

애플, 아마존, 구글, MS, 페이스북, 미국 5대 IT 기업으로 불리우는 빅테크들.

그들의 시총 요 몇 주 동안 합쳐서 1조 달러가 넘게 증발했다.

대충 따져도 20%가 넘게 사라져 버린 것.

나름 코로나에 영향을 덜 받는 테크 기업들이 저 모양 저 꼴이니, 다른 기업들은 더 심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주식시장에 찾아와 버린 초특가 세일 기간.

엑손 모빌 하나를 고르긴 했지만, 그거야 성과급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일단은… 이거겠지.’

“테슬라를 추가 매수해 주세요.”

[얼마나 매수할까요?]

“살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엄청나게 뛰고, 동시에 거래가 무척이나 활발해 매도도 쉽게 할 수 있는 주식.

조만간 천슬라가 될 테슬라였다.

‘이러다가는 머스크의 지분율을 위협할 수도 있겠어.’

내가 마음만 먹으면 가볍게 뛰어넘을 수도 있을 거다.

테슬라의 지분을 들고 있는 기관들에 찾아가 프리미엄을 잔뜩 얹어 주고 사들일 생각도 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테슬라를 내 소유로 만들고 싶은 건 아니다.

애초에 일론 머스크라는 천재가 전기차 분야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있었고, 내가 머스크만큼 테슬라를 잘 경영할 자신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노리는 건 오로지 시세 차익.

‘머스크의 테슬라에 대한 광기에 가까운 집착은 잘 알고 있으니까.’

내 지분율이 그의 지배 구조를 위협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여러 지출을 감행하면서 그걸 막으려 할 머스크다.

난 그 과정에서 이미 뛸 대로 뛴 테슬라의 가격에 웃돈을 얹어 되팔 수 있지 않을까.

‘아! 여기도 잊을 수 없지.’

테슬라 사명의 모티브가 된 건 니콜라 테슬라.

그런 만큼 성 말고 이름도 챙겨 줘야 하지 않겠나.

“니콜라라는 수소차 회사 아시나요? 그 회사의 주식도 매수해 주세요. 음… 이건 최대한 비밀리에요.”

조만간 ‘제2의 테슬라’ 소리를 들으며 주가가 급등하게 될 수소·전기 트럭 개발 업체.

상장 이후 연일 폭등을 반복하면서 급기야 매출 하나 발생시키지 못한 기업이 포드의 시총을 넘게 된다.

그러고는… 딱 한 달 만에 거품이 꺼져 고점의 반토막.

1~2년 후에는 고점 기준 -90%를 찍게 되고 말이다.

그리고 이 외에는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위임시켰다.

그러다가 내가 생각나는 게 있으면 그때 그때 전달해 쓸어 담는 식으로 하기로 했고.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게 있었는데.

“콜 옵션을 구성해 주겠다는 곳은 있나요?”

[예.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모두 거절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까지는 풋 옵션을 샀으니 이제는 콜 옵션을 살 차례.

뭐든지 퐁당퐁당이 제 맛인 법이다.

우우웅-

그리고 제이슨과의 통화를 끝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있던 곳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우진! 나야!]

“음. 마이크.”

백신 개발을 맡겼던 마이크 쪽에서 온 전화.

스멀스멀 기대감이 피어올랐지만 그래도 큰 기대는 하지 않기로 했다.

원역사에서 코로나 백신이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마 최근의 진척 사항을 보고하기 위한 전화겠지.’

알게 모르게 관련된 준비를 해 오도록 SW 바이오를 유도해 왔다.

검체도 다른 제약 회사보다 최소 일주일은 더 빨리 구했기에 시간에서부터 앞서 있었고.

그래도 꽤 진척되기는 했을 거다.

“어쩐 일이야?”

[흐흐. 어쩐 일이긴! 백신 개발 때문에 연락했지! 단백질 구조를 전부 분석해 냈어!]

“…….”

그렇게 말하면 뭔 말인지 못 알아듣는다고.

추가적인 설명을 요청했는데.

[음… 어떻게 말하면 되지? 아! 조만간 사전 임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야!]

“……?”

의학 용어라 내가 이해를 잘못했나?

이렇게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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