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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186화 (186/267)

186화 딴짓만 하는데 돈이 늘어남

프랑스에서의 일을 모두 마무리한 후, 곧바로 러시아로 향했다.

러시아를 찾은 이유는 간단했다.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 며칠 후면 월드컵의 개막이었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풀코보국제공항에 도착.

이제는 세계 각국 공항에서 VIP 의전을 받는 것도 익숙해졌다.

전용기를 타고 날아와 대기 줄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입국.

이제는 예전처럼 입국 심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건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잘 지내셨습니까, 대표님.”

“예. 오랜만이네요.”

대표 팀의 베이스캠프로 향하자 현 축협 회장인 장몽규 회장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외에도 저번에도 한번 본 적이 있어서 익숙한 축협 임원이 여럿 자리해 있었다.

“차 위원장님도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죠? 얼굴이 아주 훤하신데요?”

“요즘 운동에 열심이라 티가 좀 나나 봅니다. 저도 위원장님처럼 돌벅지 좀 가져 보려고요.”

“하하. 저처럼 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실 텐데.”

나와는 꽤 친밀한 관계인 차범근 위원장님도 계셨다.

아드님이신 차두리 코치가 내 SW 축구 교실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독일 시절의 경험을 살려 국내 유소년 유망주들을 해외 여러 구단(주로 크리스탈 팰리스와 위성 구단 협력을 맺은)에 진출시키는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런 차 코치와 내 관계를 의식한 건지, 축협이 원래 축협의 비주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주류도 아니었던 차 위원장님에게 국가 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자리를 맡기더라.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믿어 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 시공하겠습니다.”

“예. 아무쪼록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다른 인사들이 떠나고 장 회장과 나 둘만 남게 되자 장 회장이 내게 건넨 말.

사실 나야 장몽규 회장을 축협 회장으로 대하는 거지.

남들이 보는 그의 진짜 직위는 MDC그룹의 회장이었는데.

MDC는 미래산업개발의 영문명으로, 아파트 쪽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공사업에서 나름 먹어 주는 건설사였다.

“네. 제가 미래와의 관계를 생각해서 회장님에게 맡기는 거인 건 아시죠?”

SW 텔레콤이 조만간 5G 주파수 할당을 받고 그에 따라 망 공사를 해야 할 텐데.

그 시공사 중 하나로 MDC그룹을 택하기로 합의를 끝냈다.

건설사가 아님에도 건설 부문만 따지면 도급 순위 1위인 오성물산이 있지만, 그쪽은 데이터 센터 공사한다고 바쁜 터라.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시공해야 할 곳이 산더미였으니.

이런 짜잘한(?) 건들은 다른 곳에 맡기기로 한 것이었다.

물론 MDC 한 곳에 맡긴 건 아니었고, 그 외에 미래건설도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어차피 시공사를 따로 쓸 거, 내가 통제 가능한 곳에 맡기자는 생각이었다.

그런 만큼 저들도 최선을 다해야 할 거고.

“그런데 제가 좀 알아보니 요즘 이런저런 이슈가 많으시더라고요? 부실시공이니 뭐니. 아시겠지만 제가 시끄러운 거 별로 안 좋아해서요.”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제발 그래 주세요. 아, 혹시 제가 무리한 부탁 드리는 건 아니죠? 돈 넣은 사람이 이렇게 공사까지 물어다 주는데 이 정도 말씀은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럼요. 대주주로서 당연히 하실 수 있는 말씀이십니다.”

축협에서의 위치만 따지면 그가 회장이고 내가 이사였으니, 정반대의 모습이어야겠지만.

실제로는 장 회장이 내가 그러는 것보다 몇 배는 더 나를 극진히 대한다.

뭐, 그로서는 당연한 일.

미래차그룹 한 곳뿐만 아니라 범미래그룹 전체에 폭 넓게 퓨쳐인베스트먼트의 돈이 들어가 있는데.

당연 MDC그룹 또한 포함이다.

그 덕분에 요즘의 축협은 회장인 장 회장이 이사인 내 눈치를 보게 되어 버린 상황.

즉, 축협이 사실상의 내 소유가 되어 버렸다는 건데.

대우그룹 이후로 지금까지 미래가가 지배해 온 거나 마찬가지였던 게 축협인 터라 큰 반발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팬들은 그걸 더 반기는 것 같기도 하고…….

-캬! 요즘 축협 왜 이러냐? 일을 하네, 일을.

-선우진 이사 자리 먹고 확실히 달라지긴 함.

-들리는 소문으로는 미래가보다 이제 선우진 쪽 파워가 세다던데.

-ㅋㅋㅋㅋ당연한 거지. 장몽규 정도가 아니라 미래차 대빵도 선우진한테 안 되는 상황인데.

심지어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서의 ‘선우진 축협 회장 만들기 계획’이 더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걸 좋아해야 해, 말아야 해.’

특히나 축구 팬들 사이에서의 내 여론은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을 정도.

대표 팀 선수들이 인터뷰 기회만 있으면 매번 내게 감사 인사를 보내기 때문이었다.

“대표 팀 상황은 어때요?”

“모두 현지 적응에 힘쓰고 있습니다. 아, 대표님께도 감사를 전하더군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내가 축협의 이사가 되고 달라진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중 대표 팀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단연 전용기였는데.

원래는 A매치나 국가 대항전이 있을 때 소속 팀 근처 공항에서 경유가 가능한 국제공항으로 이동해 거기서 또 비행기를 탔어야 했던 해외파 선수들.

그런 선수들을 위해 내 전용기를 아낌없이 풀었다.

[대한축구협회 선우진 이사, 대표 팀 선수들 이동 위해 전용기 5대 무상 제공.]

-캬~ 지렸다.

-근데 뭔데 선우진은 전용기 5대나 됨?

-실제로는 갖고 있는 거 6대임… 하나는 2억 달러짜리 자기가 진짜 타고 다니는 전용기 있음.

-와; 그럼 대표 팀 쓰라고 걍 5대 추가로 구매한 거?

-그건 아니고… 써밋-MGM서 판권 사 와서 탑건 후속작 만든다고 1편 보다가 뽕 차올라서 샀다던데?

-???

-드립 한번 ㄴㅈ이네.

-드립 아니고 ㄹㅇ임… 인터뷰에서 밝힌 거 (링크)

-? 진짜네?

-아니, 십 ㅋㅋㅋㅋㅋ 이게 왜 진짜?

-뭐 인형 뽑기 함? 영화 보다가 전용기를 샀다고? 5대나?

-보통 축구 선수나 월드 스타들이 쓰는 건 비싸 봐야 몇백억 원인데… 선우진 수준에선 인형 뽑기 맞음 ㅇㅇ

-아니 근데 탑건이랑 전용기랑 뭔 상관?

-그… 아무리 선우진이라도 F-14를 살 수는 없잖아요;;

흠흠.

사실은 F-14도 하나 사긴 했다.

때마침 퇴역한 전투기가 경매로 나왔더라고.

다만, 사 놓고 타지는 않고 있을 뿐.

경호팀원 중 전투기를 몰았던 경험이 있는 이들이 다수 있어 그중 한 명과 함께 시승을 해 봤는데.

톰 크루즈 흉내 한번 해 보려다가 중력×9배 제대로 체험하고 그 이후로는 창고에 고스란히 박아 놨다.

이게 영상으로 볼 때는 과장인 줄 알았는데 직접 해 보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어렸을 때 봤던 드래곤볼 중력실이 따로 없더라.

[선우진, 대표 팀 숙소까지 사비로 지원. 대표 팀 숙소가 4성급이라는 소식에 5성급 로떼호텔 상트페테르부르크 통째로 빌린 것으로 알려져.]

[쏟아지는 찬사에 “돈 벌고 나니 4성급 이하에서 못 자는 병에 걸려 버려… 나를 위한 선택일 뿐”이라며 겸양의 미 보여.]

-저 새키, 내가 보기엔 농담 아니고 진심임 ㅇㅇ

-새키? 우진 형님이 네 친구냐?

-나 MKT 주주였다… ㅅㅂ

-아… 아앗…….

-ㅋㅋㅋㅋㅋ난 근데 오히려 선우진 저렇게 부자인 티 내는 거 10호감인 듯.

-ㅇㅈ 쟨 ㄹㅇ 자수성가라 저래도 비호감 안 생기지. 글고… 사실 질투하기에도 너무 넘사라 ㅋㅋ

-저러고 자기 취미 생활에도 돈 ㅈㄴ 쓰는데 그게 나랑 겹쳐서 개꿀임. 아, 내가 이글스다!

-? 꼴찌 구단 얘기가 왜 나옴?

-ㅡㅡ크보 말고 EPL

* * *

[“떨어졌지만 잘 싸웠다” 대한민국, 1승 1무 1패로 월드컵 마무리.]

[대한민국 대표 팀, 전차 군단 독일을 상대로 대승!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꼽혀.]

[태극 전사의 투혼,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잡아내다.]

월드컵이 끝났다.

결과는 원역사와 같은 16강 탈락.

하지만 상황은 조금 달랐는데.

1승 2패로 마무리했던 원래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1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두며 타이브레이커를 만들었다가 끝내 탈락해 버리고 만 것.

조 2위로 16강에 올라간 멕시코와 동률의 성적이었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3위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언론에서 희망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마냥 아쉬운 결과는 아니었는데.

‘페예그리니 감독이 확실히 대표 팀 축구를 탈바꿈시키기는 했지.’

작년 황사머니로 허베이 화샤 싱푸 감독으로 가려던 걸 중간에 내가 하이재킹해 온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

비야레알과 말라가 등의 라 리가 팀은 물론,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라는 빅 클럽의 지휘봉까지 잡았던 그를 한국 대표 팀의 감독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원래는 원역사처럼 벤투 감독을 데려올까도 했었지만…….

‘불안 요소가 많았지.’

내가 기억하는 미래에서의 벤투호를 생각해 보면 여러모로 페예그리니 감독이 더 나은 옵션이라 느꼈다.

어쩌면 내가 겪지 못한 미래에서 벤투호가 2022 월드컵 16강을 이뤄 낼 수도 있었겠지만…….

뭐, 그건 불확실한 미래였고.

감독으로서의 커리어가 애초에 훨씬 더 뛰어난 페예그리니 감독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나저나-

한 곳에서는 세계인의 축제가 벌어지는 사이, 다른 한 곳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는데.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싸움 구경이랬나?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난 정말 행운아가 아닐 수가 없었다.

[점점 격화되는 미중 무역 전쟁… 트럼프 행정부 818개 품목 대상으로 추가 관세 25% 부과 예정.]

[중국도 무역 제재 발동… 대미 보복 관세로 340억 달러 상당 규모에 추가 관세 부과.]

세상에서 재일 재밌다는 싸움 구경도 하면서.

[제이슨 – 보스, 이번 주 수익은 8억 달러입니다.]

이렇게 돈까지 벌고 있으니.

개꿀도 이런 개꿀이 또 있을까.

심지어 거기에 월드컵까지 겹치니.

월드컵을 구경하는 사이, 통장 잔고도 실시간으로 늘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120억 달러…….’

미중 무역 전쟁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이 벌써 120억 달러가 넘었다.

심지어 중국 증시는 앞으로 몇 달은 더 쭉 하락세일 테니.

그만큼을 또 추가적으로 벌 수 있다는 소리였다.

‘확실히 잔고가 풍족해야 사람 마음도 풍족해지는 법이야.’

요즘 쓰기만 해서 실시간으로 비워지던 곳간이 다시 채워지니,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의미로…….

“에드, 오늘 메뉴는 차이니즈 푸드로 가시죠.”

오늘의 중식은 중식당에서 먹기로 결심했다.

내 말에 경호팀장 에드가 내가 자주 가는 중식당으로 향했다.

유럽에 체류할 때마다 내가 꼭 한 번씩은 찾는 프랜차이즈 식당.

진짜 제대로 된 정통 중국 요리를 파는 중식당이라기보다는 달고 짠 서양식 차이니즈 푸드를 파는 곳이다.

유명한 미국식 중식 체인점인 판다 익스프레스 느낌의 식당인 것.

사실 말이 중식당이지 중식향 두 스푼 정도 첨가한 패스트푸드 음식점이나 마찬가지다.

매일 질 좋고 비싼 음식만 먹다 보면 가끔은 이런 패스트푸드가 그리워지는 법이다.

뭐, 아무튼.

-중국 ㄹㅇ 클났네.

-괜히 깝쳤다가 천조국한테 개 뚜드려 맞는 중ㅋㅋㅋㅋ

-아무리 G2, G2 해 봤자 상대가 되나… 대중 수출액하고 대미 수출액 차이가 얼만데.

-중국 증시 제대로 ㅈ됐던데 ㅋㅋㅋ 벌써 15% 가까이 떨굼.

-첨단 기술 굴기 어쩌고 하면서 나대다가 제대로 철퇴 맞은 거지 ㅇㅇ 결국 미국 소비 시장에 겁나 의존하고 있으면서 미국 상대로 목에 힘 주면 쓰나.

-근데 트럼프도 진짜 트럼프네;; 보통이면 한두 대 때리고 끝날 텐데 걍 끝장 보자는 식으로 달려드는 거 보면ㅋㅋㅋ

중식당에 앉아 중국 관련 댓글을 열심히 보면서.

‘이 정도로 끝내면 섭하지. 더 오래 싸워라, 더 오래.’

내 오랜 친구인 중국을 응원하는 내 마음.

“아, 중국에 미호요라는 게임 제작사가 있을 겁니다. 지금 한창 원신이라는 게임을 개발하느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을 텐데… 그 회사의 지분을 최대한 많이 모아 주세요. 돈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습니다.”

게다가 이런 위기 속에서도 중국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가고 있으니.

이런 내 마음을 중국인들이 알아줘야 할 텐데.

[선우진의 신작, <신선무쌍> 중국 내 매출 벌써 <찬탈자>를 뛰어넘어… 이대로라면 <마지막 마법사>의 아성도 머지않아.]

[K-콘텐츠의 문화 침략은 이제 소설에서도? <불로엽사>의 인기를 등에 업고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K-헌터물.]

[“힘든 때일수록 스낵컬쳐인 웹 소설에 몰려…….” 웹 소설 플랫폼 선우문학, 이용자 3억 명 넘기며 연간 3조 원 규모의 중국 웹 소설 시장 절대 강자로 등극.]

“…음.”

아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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