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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138화 (138/267)

138화 마이더스의 손이 됨

[오성전자, 스웜과 파트너십 계획 발표.]

[앞으로 오성전자에 추가될 OTT 연계 기능, 그 파트너는 선우진의 스웜?!]

[선우진과 박재용의 만남. 한국 최고 부자들의 회동.]

박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이 기사로 났다.

물론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아니었고, 앞서 얘기했던 파트너십 건만 언론에 공개된 것.

다른 걸 숨기기 위해 공개해도 되는 것들을 시원하게 공개한 것.

그런데 이번 만남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건 파트너십 건이 아닌 대한민국 최고 부자들이 만났다는 거였는데.

-오ㅋㅋㅋㅋㅋ 선우진이랑 박재용… 둘이 만나면 무슨 얘기하려나?

-박재용이 오성 물려받으면 2위 되는 거니. 사실상 한국 부자 1, 2위의 만남이네.

-오성 물려받는 거 박재용 확정임?

-ㅇㅇ 거피셜 수준… 애초에 오전 주식 갖고 있는 거 삼 남매 중 박재용 혼자임.

-0.7%밖에 안 돼서 그거 가지고? 싶었는데 0.7퍼가 1조네 ㅅㅂㅋㅋㅋㅋㅋ

-재단 이사장 이미 박재용이라 걍 승계 과정 95%는 끝났다고 보면 됨. 애초에 오성 남매들 재계에서 사이좋기로 유명하고.

-근데 선우진 효과 지리네 ㅋㅋㅋㅋ 한번 만났다고 시총 200조짜리가 11퍼 상승 ㅋㅋㅋㅋ

-장중에는 13%도 한번 찍음.

-발표 내용 별거 없는데도 저리 오른 걸 보면 선우진이 ㄹㅇ 월클이긴 하다.

-외국인 매수세 지림ㅋㅋㅋㅋㅋㅋ

-외국 기사들 보면 거기서 찌라시 존나 돌아다님ㅋㅋㅋㅋㅋ 선우진이 오성그룹 계열사 하나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ㅋㅋㅋㅋㅋ

-주식쟁이들은 어디나 똑같누 ㅋㅋㅋ

그 때문인지 오성전자의 주가가 10%나 상승하는 결과가 있었다.

뭐 며칠 지나지 않아 원래 주가로 돌아갈 확률이 높긴 하겠지만, 그래도 확실히 내 움직임을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현금왕이니까.’

언론에 알려진 것만 300억 달러.

귀가 남들보다 밝은 이들한테는 4~500억 달러 정도를 현금을 부릴 수 있는 현금왕.

당장 금액만 따져도 전 세계 부자 순위 TOP 5를 노크할 수 있을 정도인데.

어디 기업 투자나 지분에 묶여 있는 게 아니라 그만한 돈을 쌩 현금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 몇이나 될까.

기름국 왕가를 빼면 내가 유일하지 않을까?

물론 그 대상을 투자회사나 은행 쪽으로 넓히면 전 세계에 나 말고도 몇 군데가 더 있겠지만…….

그건 달리 말하면 선우진이라는 개인 자체가 웬만한 은행이나 투자사보다 자금 동원력이 더 강력하다는 뜻이었다.

대중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내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당연했다.

‘아! 그러고 보니…….’

박재용 부회장이 은근슬쩍 강조한 것 중 하나가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이터 센터 건설 관련 협력 건을 최대한 늦게 공개하자는 것이었는데.

이제 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만약 그 건이 언론에 발표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안 그래도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게 요즘의 반도체 시장인데.

그런 호황 속에서 막대한 양의 메모리 반도체를 발주할 새로운 곳이 등장하고, 그 계약을 오성이 거의 따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다?

지금처럼 오성전자의 주가가 고작 10%가 아니라 오늘과 내일 정도는 상한가를 기록하지 않았을까.

뭐, 시간이 흐르고 어느 정도 주가가 안정화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그 안정된 가격이 지금보다 20~30% 정도는 높은 가격일 터.

‘그렇게 되면 상속세가 엄청난 부담이 되겠지.’

내가 있던 미래에서도 한번 이슈가 됐던 사안이다.

오성을 물려받게 된 박재용 부회장이 내야 했던 상속세가 무려 11조 원이었나 그랬을 거다.

천문학적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속세 규모.

브렉시트에서의 투자로 현금 100조 원을 번 내게도 부담되는 액수인데, 현금성 자산이 나에게 턱없이 부족한 박재용 부회장에게는 어떻게 느껴지겠나.

아마 주가 10% 오르는 것도 엄청 부담되겠지.

‘사실 지금 몇십 퍼 오르는 거 신경 쓸 필요는 없을 텐데…….’

어차피 상속받을 때쯤에는 지금보다 최소 두 배는 올라 있을 테니까.

후… 오성전자 생각을 하니 갑자기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이 있었다.

지금은 액면 분할 후 기준으로 3만 원에 불과한 오성전자의 주가였지만.

21년도였던가.

전설의 9만 전자.

나는 과거 5만 원대에 샀던 오성전자 주식을 65,000원 정도에 정리하고 미국 급등주에 투자했었다.

그러다 급등주의 폭등과 폭락을 못 견디다가 결국 미장에서 쪽박을 차게 되었고.

그다음 날 켰던 한국 주식 MTS.

거기에 보이던 90,000원이라는 오성전자의 주가.

그걸 보고 ‘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10만 전자 가즈아!’를 외치며 또 오성전자를 사들였었는데…….

그때 내가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했던가.

아, 갑자기 담배 말리네.

하지만 회귀 이후 지금까지 끊어 온 흡연을 다시 시작할 수는 없고.

“기사님, 혹시 은단 남는 거 있나요?”

“예? 아이고, 혹시 몰라서 준비하기는 했는데. 그 앞에 열어 보시면 새거로 사 놓은 게 있을 겁니다.”

“어? 진짜네. 감사합니다. 따로 사 놓으셨구나.”

“하하. 담배도 안 피우시는 분이 은단은 가끔 찾으시잖아요.”

“넵. 이게 나름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은단이나 먹어야지.

예전에는 쓴맛이 싫어서 손도 안 댔던 건데.

과거로 오고 나서 담배 생각이 날 때는 이렇게 가끔씩 섭취해 주고 있었다.

여전히 쓴맛은 싫지만, 그 쓴맛이 담배 생각을 잊게 해 주는 기분.

뭐, 어쨌거나.

“오랜만입니다.”

SW 프로덕션의 사무실.

모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이전 준비하려니 바쁘시죠?”

“하하. 아닙니다. 그 반대입니다. 다들 기대하고 있는걸요.”

“그럼 다행이네요.”

그 이유는 사옥 이전 때문.

이전까지는 상암동에 위치한 꽤 큰 고층 빌딩을 3층 정도 임대해서 운영되던 SW 프로덕션인데.

몇 주 내로 임대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다.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새로운 둥지로 떠나려는 것.

아아.

조금 잘된다고 계약을 갱신하려니 건물주가 월세를 올려 버려 떠나야만 하는 을의 서러움… 은 아니고.

직원들이 계속해서 충원되니 층 세 개를 빌리는 거로도 모자라고 해서.

이번에 영국에서 조금 돈을 번 기념으로 건물 하나를 샀다.

[오성, 서초 사옥 매각!? 7,500억 역대 최고가 예상!]

[서초 오성타운 A~C동 중 오성물산이 소유한 B동 매각 예정. 장부가액만 5,550억 원에 달해 화제]

[오성타운, 결국 팔리다! 이제는 선우진의 선우타운?!]

[최종 매각 가격은 7,230억 원. 3.3㎡당 2,930만 원으로 국내 오피스 빌딩 중 평당 최고가를 경신]

자그마한 건 아니고… 조금 큰 건물.

그렇지 않아도 임대 계약도 만료되는데 사옥을 이전해야 하나, 그대로 써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번 박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에서 서초 사옥 B동 매각 얘기가 나온 것이다.

최근, 본사를 수원 쪽으로 이전한 오성 그룹.

박재용 부회장이 오성의 결정권자가 된 이후 여러 번 강조한 게 현장 경영인 만큼, 본사 기능의 대부분을 수원 사업장으로 이전하고 있는 것이었다.

오성전자 이외의 주요 계열사들의 움직임도 마찬가지였는데.

얘기를 나눠 보니 오성물산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사옥 또한 조만간 매각에 들어갈 거라 하더라.

조만간 있을 승계 과정에서 지배 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해 현금이 필요했던 것도 있고.

그래서 뭐, 내가 샀다.

7,230억 원이라는 푼돈(?)에.

사실 굳이 건물을 사지 않고 지금처럼 임대를 계속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냥 사고 싶더라.

돈을 많이 번 이후로 건물을 몇 채 사기는 했지만, 모두 합쳐 월세 몇천만 원 정도 나오는 게 전부인 꼬마 빌딩들.

그나마도 월세 수익을 부모님께 다 드리고 있었다.

즉, 한국 1위 부자치고는 꽤나 검소한 내 부동산 보유 상황이었는데.

이참에 그럴듯한 걸 하나 사야겠다 싶던 것이다.

그런데 또 때마침 오성에서 서초 사옥 중 하나를 매각 예정이라고 하니.

전문용어로 아다리가 잘 맞았던 것.

게다가 나름 지인 찬스로 저렴하게 샀다.

전문가들이 측정한 매각 가격은 7,500억 원 선이었는데, 거기서 250억 원 정도 깎을 수 있었던 것.

원래 정가에 다 사는 건 호구인 법이다.

‘저희 이제 아는 사이도 됐는데, 지인 DC 좀 해 주시죠.’

‘…예?’

‘지인 DC요. 아, 재벌들은 그런 거 없나요?’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만.’

‘다행이네요. 하하. 그러면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네?’

뭐, 대충 이런 흐름으로 박재용 부회장과의 대화가 오갔던 거다.

원래 있던 삼성동에서도 대중교통으로 15분 거리니, 그리 멀지 않았고.

이전까지 오성에서 쓰던 건물을 내가 가져온다는 일종의 상징적인 의미도 있는 터라 꽤 만족스러운 거래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에 인수하게 된 (전)오성타운 B동, (현)SW타운은 지하 7층, 지상 32층 규모였는데.

지하는 전부 주차장으로 사용할 생각이었고, 지상에는 몇몇 공공시설과 함께 내가 보유한 사업체들을 몰아넣을 계획이었다.

물론 별도의 부동산 법인을 세워 인수한 것인 만큼 임대료는 다 받을 예정이다.

다만, 내가 세운 투자 법인의 한국 지사는 제외했다.

아무래도 그건 여의도에 여전히 놔두는 게 여러모로 좋아 보여서.

여하튼.

총 32층이나 되는 지상층을 내 사업체들로 다 채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꽤나 쉽게 채워지더라.

‘내 전용 공간이 최상층에 있고, SW 프로덕션이 5층을 임대해 쓰게 될 거고, 써밋 엔터의 한국 지사가 쓰는 게 2층, 사람액터즈와 강한남자도 각각 2층, 임직원용 공공시설이 3층, 스튜디오 선우도 1층. 그리고…….’

지금은 아니지만, 몇 년 내로 지상층 9층을 모두 쓰게 될 회사가 한 군데 있었다.

사실 최근… 이라기보다는 내가 군대에 있던 때 새롭게 설립한 사업체가 하나 있었는데.

원래는 SW 프로덕션에서 음악 사업부를 만들었다가 분리된 회사의 필요성을 느껴 법인을 따로 설립하게 됐다.

SW 프로덕션 내 음악 사업부의 콘텐츠 관리를 받던 뮤지션들의 매니지먼트사인 것.

달리 말하면, 스웜의 가장 성공한 음악 관련 콘텐츠 프로듀스 119의 최종 그룹을 케어하기 위한 회사였다.

그런데 대표로 따로 독립하게 된 기존 음악 사업부 총괄 임원의 의지가 예상보다 강했던 터라, 내가 군대에 있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사업 확장 의지를 밝혀 오더라.

지금처럼 배우들 위주의 기획사가 아닌 음악 사업 관련 연예 기획사를 인수하는 게 어떻겠냐고.

그렇게 말하며 한 기획사의 관련 보고서를 보내왔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걸 보고 조금 깜짝 놀랐다.

‘아니, 이때만 해도 총자산이 100억 원도 안 되는 작은 회사였을 줄이야.’

데뷔 초기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한 아이돌 그룹이 속해 있는 기획사.

지분 100%는 아니고 51%의 지분 취득으로 지배 지분을 얻을 수 있었는데.

그런데 이 회사가 내가 인수하자마자 유명세를 쌓아 가더니, 최근에는 해외에서 엄청난 히트를 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사람들은 그게 모두 내 효과인 줄 알더라.

국내 연예 산업은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는 나 덕분에 저 아이돌 그룹이 지금처럼 잘나가는 거라고.

‘사실은 그게 아닌데 말이지.’

내가 아니었어도 알아서 잘나가고, 알아서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을 이들인데 말이다.

그런데 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아마 몇 년 내로 지금보다 수십 배는 족히 더 성장하게 될 텐데.

[마이더스의 손, 선우진. 이제는 아이돌 업계까지 평정?!]

프로듀스 119의 최종 그룹도 그렇고.

저렇게 인수하게 된 회사의 남자 아이돌 그룹도 그렇고.

덕분에 마이더스의 손 소리를 듣는 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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