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134화 (134/267)

134화 가오가 사는 기업

영국과 한국 말고도 브렉시트로 인해 난리가 난 곳이 있었다.

-칸코쿠진 키타——!!

-초 비보 비보 비보.

-빌어먹을 죠센징.

-인터넷 우익 발광 타임 ww

-역시 형님이시다-!

-아베 멸망 wwwwwwww

-죠센징이 영국을 정벌했다 www 이어서 일본까지 정—벌.

-아베는 대체 뭐 하던 거야? 영국이 브렉시또 할 거라 예상하지 못한 건가?

-역시 죠센은 그런 나라. 페어플레이나 예절 따위 모르고 남의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삼는 민족 ww 히가시노 게이고가 몇 배나 더 대단해.

-금융에 예절을 찾는 놈은 뭐야?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해!

-선 상은 정말로 스게- 스웜을 보면 그걸 느낄 수 있지. 일본에서는 그런 드라마 절대 못 만든다고 wwww

-일본에는 왜 저런 금융 천재가 나타나지 않는 거지?

-우리도 있잖아, 소푸토방크.

-www 그것도 죠센징 거라고.

-BNF라고 15년 만에 800억 엔을 번 사람은 있음. 슈퍼 개미.

-800억 엔이라니… 무일푼에서? 그것도 대단하네.

-하지만 우진 상은 하루 만에 3조 엔을 벌었다고 wwww 그중 일본에서 번 것만 무려 4,000억 엔.

-일본 개미들 돈 다 우진 상이 가져간 거냐고 www

바로 영국 다음으로 큰 피해를 본 일본.

언론에는 더 축소되어 발표됐겠지만, 이번 사태로 나는 일본에서만 거의 10조 원 정도를 벌어들였다.

탈탈 털어먹다 못해 팬티 한 장만 남기고 제대로 벗겨 먹은 것.

아마 영국하고는 달리 일본 내에서는 나에 대한 반감이 엄청나게 커졌을 것 같았다.

그 점이 궁금해 번역기의 힘을 빌려 댓글들을 살폈는데.

‘얘네 왜 이렇게 좋아해?’

사이트를 잘못 찾은 것인지 자기네들 나라가 피해를 입은 걸 좋아하고 있다.

내가 일본인 흉내 내는 한국인들 커뮤를 보는 건지 헷갈릴 지경.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엄청나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한국 커뮤에서도 간혹 보면 한국은 일본보다 몇 단계는 아래의 후진국이라며 ‘갓본’거리면서 일본을 빨아 대는 무지성 일뽕들이 있었으니.

아마 일본의 그런 이들인 듯했다.

어쨌거나.

‘생각보다 스웜 콘텐츠 얘기가 많네.’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인기가 조금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내 소설은 일본에서도 꽤 베스트셀러였다.

특히 서구권에서의 성공 이후 책 판매량이 5배가량 뛰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나는 소설가보다는 스웜의 오너로 더욱 유명한 모양.

-Tver는 쓰레기야. 볼 게 없다고. 그나마 있던 한국 드라마들도 최근에 싹 다 내려갔고

-죠센은 싫지만 죠센 드라마는 인정할 수밖에… 대체 그 비결이 뭐지?

-돈 www 일본의 방송사에서는 드라마 1화당 제작비가 2,000만 엔인데 이번에 유행한 킹더므? 무려 20회에 40억 엔 www

-총제작비가 40억 엔?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가?

-어떻게 그런 돈을 쓰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거야? 선 상의 자본력 덕분인가?

-K-드라마는 아시아는 물론이고 서구권에서도 먹히니까… 아마 전 세계에서의 수익이 엄청날 거야. 하지만 일본의 것은 그렇지 않지. 슬픈 현실 T.T

-모두 일본에 선 상 같은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거야. 일본의 것인 Hulu와 Tver을 보라고 ui부터 콘텐츠 수, 추천 알고리즘까지 차이가 현격하다고.

-일본 방송국들 콘텐츠가 아니었다면 스웜이 지금처럼 50%가 아니라 90%는 먹었을걸? www

내가 메인인 기사의 댓글 대부분이 스웜 얘기다.

K-드라마나 K-영화처럼 K-콘텐츠의 대단함에 대해 찬양하는 일본인들이라니.

내가 만든 결과지만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다.

거기에 한국 배우들의 인기도 일본 내에서 엄청난 것 같았다.

원래도 한류의 인기가 일본에서 상당했고, 내가 있던 2021년에는 그 인기가 더욱 커졌었는데.

나와 스웜의 영향으로 그 시기가 훨씬 앞당겨진 느낌이었다.

* * *

내가 비트코인에 대해 몰랐던 게 하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 기회에 새롭게 알게 된 거였는데.

‘2017년 비트코인 폭등의 시작이 브렉시트였구나.’

브렉시트로 인해 변동이 극심했던 환율 시장.

그렇게 시장이 불확실해지는 상황에서는 금과 같은 안전 자산으로 돈이 쏠리는 법이다.

그래서 그걸 미리 알고 나 또한 금 관련 투자 상품에 돈을 넣어 쏠쏠한 수익을 거뒀던 거였고.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사이에 11%가 올랐다고요?”

“네. 아무래도 안전 자산인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리스크 헤지를 하려 한 영향인 것 같습니다.”

제이슨의 보고.

본인도 수수료로 엄청난 돈을 번 만큼, 며칠은 더 쉬어도 될 텐데.

브렉시트 사태가 없기라도 한 듯 여느 때와 같은 깔끔한 모습으로 나를 찾아와 관련 보고를 올리는 제이슨이었다.

‘이제 슬슬 그럴 타이밍이었구나.’

브렉시트 이후 하루 만에 무려 11%의 상승.

오늘도 벌써 6%나 올라 있었다.

어쩌면 세상 사람 중 가장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잘 알고 있는 게 바로 나일 텐데.

왜 미처 비트코인에 투자할 생각은 못 했을까.

‘하하. 비트코인이 안전 자산……?’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분명 저번 키프로스 금융 위기 때 비트코인 쪽으로 돈이 몰리는 걸 두 눈으로 직접 봤음에도.

‘비트코인 = 안전 자산’이라는 몇몇 투자자의 생각이 내게는 쉽게 와닿지 않았던 거다.

사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나.

비트코인에 안전 자산과 같은 면모가 있다지만, 반대로 위험 자산에 가까운 모습도 있는 게 사실인데.

그리고 안타깝게도 나는 그중 후자의 모습을 더욱 뼈저리게 체험했었고 말이다.

내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하루 만에 -46%가 찍힌 코인 계좌를 보았다면 그러리라.

여하튼.

“가상 화폐 시장에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할 수는 없겠네요.”

“예. 시장 크기가 크기인지라…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겁니다. 변동성도 심할 거고요.”

회귀 첫날만 해도 2017년이 오는 걸 엄청나게 바랐었는데.

막상 그게 내년이 되니 가상 화폐 시장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계가 명확히 정해져 있기 때문.

‘시총이 겨우 200억 달러 정도일 줄이야.’

겨우라는 단어가 꽤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사실이 그랬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가상 화폐의 시총을 더해도 20조 원을 살짝 웃도는 정도.

일평균 거래 대금도 고작 1.5억 달러 정도다.

물론 이게 내년이 되면 수십 배로 뛰게 된다지만…….

‘지금 투자한다 치면 많아 봐야 10억 달러 정도를 소화하면 다행이겠네.’

내가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투자할 수 있는 건 그 정도가 최선일 거다.

아직을 일 거래액이 만족스럽지 않다 해도.

내년이 되면 몇천억 달러 수준으로 가상 화폐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그 정도는 무리가 없으리라.

물론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최고점에서 정리할 수는 없을 거다.

어깨에서 파는 수준이 아니라 가상 화폐로 전 세계가 미쳐 돌아갈 시점인 허리와 배꼽 정도에서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그나마도 대세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조금씩 나눠 팔아야 할 거고.

그렇게 되면… 2017년에 있을 폭등이 끝날 시점에 수백억 달러 정도를 버는 게 최선일 것 같았다.

‘예전처럼 무한대 돈 복사 수준은 아니게 됐네.’

수백억 달러가 큰돈이긴 하지만.

브렉시트로 900억 달러 조금 안 되게 번 게 바로 그저께다 보니 예전처럼 엄청난 감흥은 없는 기분.

니체가 옳았다.

신은 죽었다.

아니, 비트코인은 신이 아니었다고 말해야 하려나.

2021년이 되어 이번의 비트코인 폭등 이상의 가상 화폐 열풍이 온다면 다시 신 자격을 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 기준에서 한참이나 모자랐다.

뭐, 그래도 돈 복사 정도가 아니다 뿐이지 비트코인 폭등을 통해 돈 벌 구석은 많았다.

“자본력을 활용해 직접 채굴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만…….”

“그쪽은 딱히 땡기지 않네요. 굳이 저희가 그 정도 일에 매달릴 필요는 없으니까요.”

“예. 저도 동의합니다, 보스.”

물론 채굴은 아니다.

작년에 SW 프로덕션을 통해 개봉해 이번에도 재밌게 본 한 영화에서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던데.

돈이 있는 나는 더욱 가오를 챙겨야 함이 옳았다.

채굴처렁 모냥 빠지는 일을 굳이 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그 대신.

“가상 화폐 거래소에 투자하죠.”

“거래소요?”

“네. 가상 화폐들이 오르든 떨어지든 상관없이 거래소는 언제나 수익을 올리잖아요? 아니면 직접 거래소를 차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요.”

가상 화폐 거래소.

두나무였나, 세나무였나.

국내 1위 거래소의 시총이 10조가 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

세계 1위는 어느 정도였으려나.

물론 내가 거래소를 차린다고 무조건 세계 1위가 될 거라 장담하지는 못하겠지만.

난이도가 쉬워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가상 화폐 거래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신용도일 텐데.

어떤 대단한 거래소건 간에 나보다 신용도가 있지는 않을 테니까.

비트코인 시가총액을 다 합치는 것보다 돈이 더 많은 사람.

신용도가 최고가 아닐 수가 없었다.

여하튼.

“그리고 또…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게 좋겠어요.”

“예? 반도체요?”

“네. 정확히는 팹리스 반도체 기업들에요.”

팹리스(Fabless).

Fabrication+less의 합성어.

반도체 제품을 직접 생산(fabrication)하지 않고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반도체 회사.

그에 반대되는 개념을 파운드리라고 하는데, 오성전자의 DS 부문과 TSMC, 인텔 등이 주요한 파운드리 회사들이었다.

“미디어텍, 퀄컴… 이런 기업들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하지만 그 둘은 아니고요. 아, 혹시 제이슨은 게임 같은 건 안 하시나요?”

“예? 게임이요? 음. 젊었을 때는 한국에 가끔 들릴 때 오락실 게임을 즐기긴 했습니다만… 그 이후로는 게임과는 연이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요?”

“하지만 윌리엄은 게임을 좀 하는 편입니다. 왜, 한국에서도 롤이 인기지 않습니까? 윌리엄이 가끔 롤을 한다고 들었는데 티어가 플래티넘인가 그렇다더군요.”

플래티넘이라…….

브실골플이란 말이 있듯이, 브론즈나 마찬가지인 티어다.

나와 같은 예티, 다이아 4에게는 절대 비빌 수 없는 티어.

나중에 이거로 윌리엄을 놀려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윌리엄은 지금 건물 매입을 위해 런던 금융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브렉시트 이후, JP 모건을 비롯한 많은 금융사가 런던에서 철수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그들이 쓰던 건물을 우리가 싼값에 매입하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제대로 된 금융회사라기보다는 내 개인 팀 같은 성향이 짙었던 제이슨이었는데.

이제는 투자 지주회사를 세우려고 생각 중이었다.

물론 그 중심은 미국의 월 스트리트와 영국의 더 시티가 될 거고, 그걸 위한 건물 매입이었다.

“고사양 게임을 하려면 좋은 CPU와 GPU는 필수거든요. 그리고 비트코인 채굴에도 그래픽 카드가 필수적이고요. 제가 보기에 지금은 저평가됐지만 인텔 이상으로 유망한 회사가 몇 있는 것 같아서요.”

AMD와 NVIDIA.

아직은 전통적인 강자인 인텔이 CPU와 GPU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조만간 인텔의 여러 삽질로 그 점유율을 야금야금 가져올 기업들이다.

특히 GPU는 게임 말고도 AI나 클라우드, 자율 주행에도 쓰이는 터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무엇보다 가상 화폐 채굴 붐이 생기면서 그래픽 카드의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게 된다.

‘현재 시가총액이…….’

두 회사 모두 수십억 달러 수준이다.

내 기억으로는 분명 최소 1,0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하는 암드와 엔비디아였는데.

지금은 헐값에 사들일 수 있는 상황.

‘이러면 그냥 지분만 사들이는 게 아니라… 아예 확?’

채굴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건 영 가오가 안 살겠지만.

1, 2년 내로 10배 가까이 뛰게 되는 유망 기업인 암드와 엔비디아의 주인.

이건 좀 괜찮은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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