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성공한 웹 소설 작가였다.
아니, 정정하겠다.
스스로를 성공했다 표현하는 건 조금 부끄러우니.
나는 나쁘지 않게 버는 웹 소설 작가였다.
그래도 달마다 떨어지는 정산금이 천만 원은 넘었으니, 이 정도의 표현은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
어쨌든.
덕분에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의 나이에 몇 억 정도 모아 놓은 나다.
심지어 나는 외모도 나쁘지 않다.
어디 가서 ‘와! 잘생기셨어요!’, ‘오, 존잘!’ 소리를 심심찮게 들어왔다.
실제로 배우를 준비하기도 했었다.
비록 연기력 문제로 쫄딱 망했었지만.
노력은 엄청 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연기력이 나아지지가 않더라.
그때 속해 있던 기획사의 연기 선생님들 모두가 나를 포기했을 정도였다.
그래도 마스크는 나쁘지 않은 덕에 한 미니시리즈의 조연으로 캐스팅되기는 했었는데… 아무리 여러 번 찍어도 좋아지지 않는 병신 같은 연기력(당시 PD의 발언을 그대로 옮긴 거다) 때문에 그 자리에서 잘렸었다.
그리고 뭐, 계약 기간이 끝나자마자 기획사에서도 날 내보냈고.
물론 그때의 실패가 아직도 가슴에 사무친다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사실 배우를 지망했던 것도 그냥 얼굴 잘생겼으니 배우 해 보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등 떠밀리다시피 했던 거고.
결국 배우를 그만둔 나는 웹 소설 작가라는 내 천직을 찾게 되었으니까.
그러니 내 인생은 남부럽지 않은 인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적어도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 말은 맞는 말이었다.
“씨바알!”
가슴속 깊은 구석에서 욕설이 튀어나온다.
“오른다며! 숏 스퀴즈 온다며! 씨발! 씨발! 개씨발!”
파랗게 물든 내 계좌 창이 보인다.
-53.94%.
-73.23%.
.
.
.
-17.78%.
플러스를 나타내는 빨간빛을 보이는 종목이 단 하나도 없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미국 버거 새끼들이 ‘Hold the line!’이라고 외치던 걸 믿어서는 안 됐던 걸까.
아니면 머스크 그 관종련의 트윗을 보지 말았어야 했던 걸까.
그것도 아니면 설거지를 한번 당해 놓고는, 다시 한번 ‘숏 스퀴즈는 온다!’라며 끝까지 이 좆같은 주식을 붙잡고 있던 내 잘못일까.
아니, 씨발.
그냥 모르겠다.
그런 건 지금 중요하지도 않고.
지금 중요한 건 다른 거다.
[계좌 잔액: 13,024,889원]
우수리 떼고 1,300만 원.
그래. 적은 금액은 아니다.
아껴 쓴다면 몇 년 생활비가 될 것이고, 적당히 쓴다 해도 1년은 버틸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하지만 만약… 이 1,300만 원이 원래는 2억 5천이었다면?
내 피 같은 2억 3천 하고도 700만 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거라면?
“씨발. 개씨발… 이 개같은 세상.”
이런 욕이 나오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다.
물론 나도 안다.
투자해서 말아먹은 건 전적으로 내 실수고, 내가 병신 같아서 그렇게 된 거라는 걸.
그래도 뭐, 세상 탓 한번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오늘 하루 정도는 마감 한번 펑크 내고 술만 처먹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탁. 타닥.
[죄송합니다. 멘탈에 심각한 충격이 올 정도의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오늘 하루는 휴재하도록 하겠습니다.]
휴재 공지를 올렸다.
거짓말 친 것도 없다.
멘탈에 충격 온 것도 맞고, 개인적인 사정인 것도 맞으니까.
어쨌든 시발.
오늘은 마시고 죽을 거다.
한 병, 두 병.
방 한편에 쌓이는 소주병이 늘어났다.
“아… 아으… 아까운 내 돈…….”
마시면 마실수록 자꾸 생각난다.
내 2억 3,700.
지금 이 소주병이 아니라 어디서 발베니 30년짜리를 까더라도 수백 번을 깔 수 있을 돈인데.
우걱우걱.
물론 깡소주를 마시는 건 아니다.
안주도 잘 챙겨먹고 있다.
내 건강은 내가 챙겨야 하니까.
시발. 그래.
2억 4천 없다고 내가 죽냐?
벌면 되지, 벌면.
지금까지처럼 작품 쓰고, 또 쓰고, 또 쓰다 보면…….
2, 3년이면 그만큼 벌 수 있겠지…….
“갸악!”
이렇게 생각하니 또 열받는다.
그러면 내가 거의 3년을 쳐 날린 거라고?
3년 동안 매일 마감에 시달려야 벌 수 있는 돈을 날린 거라고?
요즘 군대도 1년 6개월밖에 안 된다는데, 그 두 배의 시간을 허공에 뿌린 거라고?
이런 개같은!
나는 술병을 다시금 입에다 처박았다.
그리고.
“으음…….”
까마득하게 필름이 끊어졌다.
1화 과거로 돌아왔다.
…낯선 천장이다.
“미친!”
그런 외침과 함께 벌떡 일어났다.
자세히 보니 낯설지 않은, 낯익은 천장이다.
우리 집 천장.
정확히는 이사하기 전, 집의 천장.
“뭐야?”
주위를 둘러봤다.
학생용 책상이 보인다.
나는 전업 작가가 된 이후로는 내 방에 책상을 놓은 적이 없다.
작업은 작업실에서, 집에서는 휴식을.
그게 내 신조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 방안에 책상이 있다는 건…….
심지어 몇 년 전에 이사를 했던 집의 방에 내가 와 있다는 건…….
“회귀! 회귀다! 이런 미친! 회귀했다고!”
내가 이렇게 미쳐 날뛰어도 된다는 거다!
회귀! 회귀라니!
과거 회귀!
“흡!”
아니, 아니다.
설레발은 좋지 못 하다.
혹시 모른다.
어젯밤 술에 너무 취한 나머지 내가 예전 집에 찾아온 걸 수도 있다.
입을 다물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봤다.
얼핏 보면 지저분하게 어질러져 있는 책상.
하지만 자세히 살피면 어지러움 속에도 깔끔한 규칙성이 돋보인다.
뭐, 말만 어렵게 했지 그냥 나는 뭐가 어디 있는지 알지만 우리 엄마는 지저분하다 하는 그런 책상이다.
즉, 틀림없는 내 책상.
“흐핫.”
스며 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방 밖으로 나섰다.
벽에 걸린 가족사진, 익숙한 모습의 소파 등.
내가 기억하는 내 예전 집이 맞다.
그다음으로는 집안 곳곳을 둘러봤다.
하지만 부모님은 보이지 않는다.
누나 또한 마찬가지.
그렇다면…….
“으갸악! 진짜다! 진짜로 회귀했어! 과거 회귀! 이런 미친!”
끼에에엑!
움냐 쿵냐 응냐핫!
이히히힛!
내 입에서 괴성이 절로 나온다.
무슨 뜻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냥 존나 기쁘다는 뜻이다.
회귀, 회귀라니.
“후히힛! 흐으… 으… 음.”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거울.
음, 생각보다 추한 꼴이었다.
사각팬티 한 장만 입고 소리 지르며 요상한 춤을 추고 있는 내 모습이라니.
“흠흠.”
일부러 헛기침을 해 진정하고는 거울을 살폈다.
확실히 평소 내가 보던 내 얼굴보다는 앳된 얼굴.
고등학교 때부터 삭았다는 소리를 여러 번 들었던 탓에 지금의 나이를 정확히 짐작은 못 하겠지만, 그래도 1, 2년 짜리 쪼잔한 회귀가 아닌 건 분명하다.
“아. 핸드폰.”
다시 내 방 안으로 들어가 스마트폰을 들고 나왔다.
내 기준에서는 한참이나 구형의 스마트폰.
그걸 켜자 시간이 바로 보인다.
12:27 PM.
7월 27일 금요일.
연도는 뜨지 않는다.
다급히 폰을 켜 캘린더 어플로 들어갔다.
그러자 보이는 연도.
내가 살던 때가 2021년이었으니.
“2012년……!”
9년.
자그마치 9년이나 과거로 왔다.
요시!
…가 아니잖아?
2012년이면 내가 고3 때다.
심지어 지금은 7월.
그 말인즉슨, 몇 달 뒤면 대학 입시가 있다는 것.
게다가 입시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다.
“싯팔! 군대!”
그 개같은 곳을 또 가야 한다고?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군대… 군대…….
뭐 군대에 대한 기억이 마냥 나쁘지는 않다.
나는 자대 배치 운도 좋았고, 군번도 잘 풀려서 꽤 꿀을 빨기도 했었다.
하지만 군대가 뭣 같은 이유가 겨우 그런 것 때문은 아니지 않나.
2년에 가까운 시간을 군부대라는 좆같은 곳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
그것도 제대로 된 인격적 처우도 받지 못하면서.
“안 되겠다, 어떻게든 빼야지.”
결심했다.
군대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빼기로.
브로커를 수배해서라도, 돈을 써서라도, 아니면 뭐 다른 나라 시민권을 따든 해서.
절대 군대에 다시 가지 않을 거다.
물론 죄책감은 없다.
가질 필요도 없고.
난 이미 한번 갔다왔으니 말이다.
어쨌든.
군대는 나중에 생각할 문제다.
우선 지금은…….
톡. 토독. 토도도독.
스마트폰의 메모장 어플.
그걸 켜서 생각나는 걸 빠르게 타이핑했다.
내가 누구인가?
회귀자다.
하지만 그냥 회귀자가 아니라.
다름 아닌 준비된 회귀자다.
다른 놈들처럼 ‘어? 과거로 왔다고? 꿈인가?’ 하면서 볼을 꼬집는 놈들과는 차원이 다른 놈이라는 말이다.
왜냐.
내 직업이 뭐였던가.
웹 소설 작가다.
회귀, 빙의, 환생.
일명 회빙환에 대해 밤낮으로 생각하는 게 직업이었던 사람이다.
작품의 주인공으로 회귀자를 써먹은 적도 여럿.
그놈들 심정을 묘사하면서 내가 스스로의 회귀에 대해서는 생각 안 해 봤겠는가?
매일 했다.
진짜 거짓말이 아니고 매일.
심지어 2억 4천을 잃을 때 즈음에는 매일이 아니라 매시간 했다.
‘480에 팔지 말고 520에 팔걸. 시발!’
‘하루만 과거로 돌아간다면 650에 팔 텐데!’
‘아니! 이딴 개잡주가 솟구친다고? 싯팔, 한 시간만 전으로 돌려 줘! 풀 매수 때릴 테니까!’
뭐 이런 생각들을 밤낮으로 했다는 거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중학교 때로 돌아간다면.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다면.
20살 때로 돌아간다면.
남들도 한 번쯤은 해 보는 그런 상상들.
나는 그런 걸 한 번이 아니라 수십 번, 수백 번은 했었다.
특히 주식에서 돈을 왕창 잃었던 최근에는 매일 잠들 때마다 머릿속에서 그런 시뮬레이션을 돌렸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이냐 하면… 지금 내 머릿속에는 당장 기억에 떠오르는 돈 벌 수 있을 사건들이 산더미라는 거다.
‘비트코인은 17년 후반기였나, 18년도 초였나. 그때쯤 대충 2,500만까지 갔다가 나락 가고. 21년에는 6,000만까지. 아! 이때 이더리움이 더 크게 오르지? 오케이, 체크.’
‘브라질 월드컵. 우승은 독일, 준우승은 아르헨티나. 4강에서 미네이랑의 비극. 브라질이 독일한테 1 대 7로 개처발림. 우리나라는 16강 당연히 못 가고… 러시아랑 무승부, 알제리, 벨기에한테는 졌던가?’
‘18년도에는 프랑스 우승. 이건 군대에서 봐서 기억 잘 나지. 크로아티아 준우승, 벨기에, 잉글랜드 순. 한국은 2패 후 독일한테 2 대 0 승리. 독일전 배당이 장난 아닐 테니 별표 쳐 놓고.’
나중 가면 잊어버릴 수도 있으니 지금 빨리 정리해 놔야 한다.
다행이라면 내가 웹 소설 작가로 활동하면서 썼던 축구물들이 적지 않다는 것.
그리고 축구물을 쓸 때에 있어서, 실제 있었던 경기 내용들을 작품에 적극 활용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기억나는 굵직굵직한 축구 경기가 한둘이 아니었다.
월드컵들은 물론이고 챔피언스리그까지.
‘15년도부터… 바르샤, 레알, 레알, 레알 그리고 리버풀이랑 뮌헨.’
챔피언스리그 결승, 준결승 모두 정확히는 아니어도, 15년도부터 20년까지 우승이 어디였는지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돈이 돈을 낳는다고.
우승 팀만 믿고 그 팀의 승리에만 걸어도 짭잘할 거다.
게다가 외국에서는 이런 스포츠 도박이 무척 활성화된 탓에, 많은 돈을 투입해도 적잖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거다.
‘삼성이 18년도 즈음 5만 원 중반 찍고, 횡보하다가 9만 원 뚫었지. 코코아는… 20년도에나 쭉 올라서 40만 원이니 애매하고. 일단 이건 보류. 그리고 셀트로안이 17년 후반기부터 시작해 18년도에 35만 원쯤 가지. 아! 갓풍제약! 20년도에 꼭 챙겨야 할 리스트에 추가해 놓자. 그리고 21년 1월 즈음 게임스탑이 500불 위로 한번 찍고.’
그 외에도 내가 기억하는 주식들의 정보를 빼곡히 적었다.
몇십 배는 가볍게 뛰는 테슬라부터 시작해서, 모더나 등의 코로나 관련 주식들도 빠트리지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주식시장이 주저앉는 대략적인 날짜도 기록해 놨다.
어떤 잡다한 것이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지 모르니, 이것저것 기억나는 걸 다 적었다.
21년도에 살폈던 애플, 구글, 아마존 등의 주가가 몇이었는지 같은 것들.
“더… 더 없나…?”
으음.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메모장 어플을 켰을 때는 앞으로의 굵직한 일 대부분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정작 쓰려고 보니 축구 관련을 제외하고는 18년 이후의 일들만 떠오른다.
물론 18년까지 기다렸다가 돈을 그때 크게 불려도 된다.
그때 즈음 비트코인 광풍만 잘 타면, 몇백억대 부자가 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어쩌면 몇천억대가 될 수도 있을 거고.
하지만 18년도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다.
18년이면 앞으로 5년.
그것도 20대 초반의 황금기다.
기껏 회귀까지 했는데 그 세월 동안 시드 머니를 모으느라 바쁘게 살고 싶지 않다.
내가 원하는 건 당장 내년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 쭉 놀고먹는 삶.
그게 내 솔직한 욕망이었다.
“재벌물에서 보통 2010년대에 뭘 했더라…….”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내가 읽었던 재벌물들아.
내게 힘을 모아 줘!
재벌가 막내아들, 미래를 보는 투자꾼 등등!
“하.”
…열심히 떠올려 봤지만 실패였다.
떠오르는 게 없다.
그러고 보면 재벌물들 대부분 회귀하는 시간대가 IMF 때나 2000년대 닷컴 버블이 일어나기 전이다.
이런 젠장.
어? 잠깐만.
“…비트코인이 지금 겨우 7불? 그런데 2013년도에 분명?”
혹시 몰라 비트코인 시세를 켜 보니 되살아나는 기억이 있다.
재벌물의 기억은 아니고, 내가 예전 쓰려 했던 축구 감독물.
15화까지 써 보고 접었던 작품인데, 대충 ‘축협과의 갈등으로 누명에 빠진 축구 감독이 회귀 후 코인으로 부자돼서 EPL 구단 매입 후 감독질하는 갑질물’이란 내용이다.
그때 주인공의 회귀 시점으로 잡았던 게 13년도다.
미래에는 월클이지만 아직 유망주 취급을 받던 선수들을 싸게 영입하기에 좋았던 시기가 그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분명 13년도 즈음에 비트코인 붐이 한차례 있었다.
덕분에 주인공이 구단 인수할 돈을 버는 걸 코인을 통해 충당하게 쓸 수 있었다.
그게 대략 몇백 배쯤 됐었는데…….
정확히 어땠더라…….
“아!”
기억 났다.
13년도 4월.
분명 그때 200불쯤으로 비트코인이 치솟는 때가 온다.
그리고 쭈욱 떨어졌다가 13년 연말에 1,000불을 넘기고.
그 이후로는 몇 년 동안 나락 가는 거로 알고 있다.
음, 그러면 어디 보자.
7불에 사서 200불에 팔고, 다시 100불 쯤에 주웠다가 1,000불에 팔면?
“이렇게만 잡아도 벌써 300배!”
1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에 얻는 수익률치고는 상당하다.
만 원이 300만 원이 되고, 1억이 300억이 되는 기적!
물론, 내게 1억은 없다.
고등학교 시절의 내 한 달 용돈은 3만 원이었다.
당장에 있는 돈이라고는… 아마 몇만 원 남짓일 터.
여기저기서 끌어모은다 해도 몇십 만원을 넘지 않을 거다.
고작 그게 전부라면 300배가 된다 해도 1억도 되지 않는다.
1억도 물론 큰 금액이겠지만, 회귀자의 첫 투자 수익으로는 한참이나 부족하다.
“시드를 늘려야겠어.”
우선,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건 기각.
집에 여윳자금도 충분치 않을뿐더러, 고3이면서 괜히 헛바람 들었다 생각하실 수 있다.
“결국 남는 방법은 하나뿐이네.”
고3, 19살.
돈을 벌기에는 적절치 않은 나이.
하지만 나에게는 아니었다.
“지금 시점에서는 뭐가 유행이었더라.”
나는 노트북을 열어 문토피아에 접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