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168화 (168/173)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 168화

천룡거사(天龍居士)(4)

천룡거사는 확신에 찬 음성을 내질렀다.

그는 장운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육신은 바뀌었어도 내면은 그대로기에 천룡거사는 자신이 아는 그 인물을 믿었다.

“후우우웁.”

아니나 다를까?

장운은 거침이 없었다.

단전을 통해 천룡거사의 발전된 천허심법을 먼저 완벽하게 녹인 다음, 천천히 운기조식을 시행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장운은 이내 그것을 자신이 익힌 천허심법과 융합을 시도했다.

꿈틀!

그것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흡사 단전에 거대한 벌레가 들어가 피부를 뚫을 것처럼 꿈틀거리기까지 했다.

그 격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팠지만 장운은 내색하지 않았다.

‘많은 것을 얻으려면 인내는 필수다.’

장운은 오히려 고통이 반가웠다.

성장통(成長痛)이란 말이 있듯이 이 또한 한 차원 더 발전하기에 느끼는 고통이라 믿었다.

한참의 시간을 소비한 끝에.

‘먼저 천룡거사님께서 전해준 발전된 천허심법은 내 것으로 만들었다.’

진전을 얻을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천룡거사가 단전에 직접 전해준 현재의 천허심법을 완전히 체험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것을 어떻게 변형시키느냐의 문제였다.

관건은 혼원무극검법에 최대한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맞추는 일일 뿐.

주르륵!

장운은 한참이나 장대비 같은 땀을 주르륵 흘렸다.

무림 맹주의 직위에 오른 이후, 이처럼 고전했던 적이 있었나 싶었다.

그답지 않은 고전에 많은 사람들이 당황하는 중이었다.

‘힘내라! 너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모습을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천룡거사.

천룡거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옆에서 열렬히 응원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족히 이틀은 지나갔을 무렵!

파아아아앗!

가부좌를 튼 채 앉아 있던 장운의 몸이 돌연 위로 솟아오르는 것이 아닌가?

이른바 공중부양의 모습에 덤덤하게 지켜보던 천룡거사마저 당황할 정도였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운기조식을 취하며 새로운 심법을 변형시키는 도중 몸이 떠오르는 장면은 일대 기인이라는 천룡거사에게도 낯선 일이었다.

그래서 그를 끌어내려야 할지, 아니면 그대로 놔두어야 할지 찰나의 순간에도 고민은 많았다.

바로 그때였다.

스스스스슷!

떠 있던 장운의 전신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빛과 동시에 뜨거운 수증기가 연신 뿜어져 나왔다.

기이한 현상이자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씨익!

그 모습에 천룡거사는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천룡거사가 잘 아는 대목이었다.

‘드디어 성취를 이루었구나.’

천룡거사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가 예측한 것은 정확하였다.

장운은 장장 이틀이 넘는 사투 끝에 천허심법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녹여내었다.

거기에다 그 천허심법을 오롯이 혼원무극검법에 걸맞게 변형마저 시켰는데 그 완성도가 보통이 아니었다.

번쩍!

장운의 성취는 그야말로 눈이 부셨다.

참인지 아닌지는 두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지금 장운의 두 눈에서는 굉장한 이채와 안광이 흘렀으며 범인(凡人)들은 그저 마주 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광명(光明)이 넘쳐났다.

“완성하였는가?”

천룡거사는 내심 알고 있으면서도 다가와 차분히 물었다.

그의 질문에 장운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하였다.

“덕분에…… 천허심법을 제게 완벽히 알맞은 옷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장운이 말했다.

덤덤하면서도 사족을 붙이지 않은 그 말은 오히려 더욱 신뢰를 주었다.

“……!!”

호언장담을 넘어 완벽하다는 언급까지 하자 천룡거사의 놀라움은 두 배가 되었다.

적당히 했겠거니 했는데 역시나였다.

‘검신의 현 모습은 바뀌었어도 내면은 절대 바뀌지 않았다.’

끝을 모르는 재능은 둘째 치고 저 올곧은 심기까지, 전생과 비교하여 전혀 변한 것이 없다고 느꼈다.

“한번 보여줄 수 있겠나?”

천룡거사는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제의를 하였다.

그에게는 충분히 시연 요청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누가 뭐래도 천룡거사는 천허심법의 원주인이 아니겠는가?

“물론이지요.”

장운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가부좌를 벗어나 몸을 일으켰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그저 몸을 일으켰을 뿐인데 천룡거사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거대한 산이 솟아나는 기시감마저 느꼈다.

“후우웁.”

장운은 다시 한차례 호흡을 머금더니 이전의 천허심법은 물론이오, 천룡거사의 천허심법과도 완전히 결이 다른 내공심법을 선보였다.

콰아아아아아앗!

그저 가볍게 내공을 분출하였을 뿐인데 이럴 수가!

그 기운이 어찌나 강대하던지 오랜 시간 동안 잠자코 떨어져 있던 무림맹의 인원들을 비롯하여 죽음의 섬이라는 사구도는 환한 빛에 휘감길 정도였다.

“오오, 오오오오!”

그 기적과도 같은 모습에 좀처럼 경거망동하지 않는다는 천룡거사는 이례적으로 기립을 하며 두 손을 모았다.

전성기 시절에는 검신 장인랑 못지않은 고수이자 아는 것이나 술법으로 따지자면 역사상 최고의 현자라 할 수 있는 천룡거사가 격렬히 반응을 보였다.

‘완벽! 그야말로 완벽하다고밖에 표현을 못 하겠구나.’

천룡거사는 역대급으로 감동을 받은 상태였다.

천허심법은 자신이 엮고 출발점을 시작하였지만 그것을 위대하게 완성시킨 것은 다름 아닌 금령검제 장운의 몫이었다.

놀라움은 또 있었다.

“이것은…… 천허심법이되 천허심법이 아니로군.”

천룡거사는 장운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금빛의 기운을 바라보며 황홀함을 느꼈다.

천룡거사의 말이 무슨 뜻이냐면 장운은 천허심법을 바탕으로 가져갔으나 그 속에 자신의 여러 절기를 녹여내었다.

앞서 말한 혼원무극검법은 물론, 금령풍운검법을 비롯하여 여러 경험과 혼(魂)을 녹이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그 빛은 당연히 금령검제를 상징하는 황금빛일 수밖에 없었다.

“과찬이십니다.”

장운은 겸손히 포권을 하며 천룡거사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 모든 것은 천룡거사가 천허심법을 알려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란 말인가.

“아닐세. 출발은 내가 했으나 완성은 자네가 했네. 그러니 이것은 나만의 무공이라 할 수 없지.”

천룡거사는 완벽하게 인정하였다.

그가 장운을 아끼기에, 무인으로서 자존심이 없어서 하는 말이 아니었다.

인정, 완벽한 내공심법을 지켜보며 인정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그러니 천허심법이라 부르지 말고 새로 심법의 이름을 짓는 것이 어떻겠는가?”

천룡거사가 제안하였다.

확실히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본래의 천허심법과 결도 다르고 그 빛과 과정도 다르니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였다.

“으으음.”

그 말에 장운은 잠깐 고민하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럼 심법의 이름을…… 천허무극심법(天許武極心法)이라 불러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장운은 진중한 고민 끝에 새로운 천허심법의 이름을 명명하였다.

그것은 바로 천허무극심법이었다.

본래의 천허심법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을 담았으며 혼원무극검법을 완벽하게 펼쳐낼 심법이기에 두 가지 이름을 적절히 섞은 까닭이었다.

“오, 그것참 멋지고 좋은 이름이구나.”

천룡거사도 천허무극심법이란 이름이 썩 마음에 들었는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를 하였다.

그 또한 장운이 표하는 존경의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그 어느 누구보다도 가슴이 웅장하고 뿌듯해졌다.

“이제 천허무극심법이 생겼으니 저는 한 단계 더 발전하였습니다.”

장운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그러지 않아도 전신에는 이전에 없던 거대한 내공과 힘, 생명력이 소용돌이쳐서 주체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또한 그것은 하나를 의미했다.

“그렇군. 그럼 이제 혼원무극검법 최후의 초식을 준비하겠다는 거지?”

역시 천룡거사는 세상에서 장운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한 사람이었다.

“맞습니다, 거사님.”

장운은 순순히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그것은 오롯이 자네 혼자만의 사투가 되겠지.”

천룡거사는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 길인지 잘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혼자 훈련 및 단련에 몰두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기로 하였다.

그것은 필시 고되고 어려운 길이 될 테니까.

“나는 자네를 믿네. 그것은 며칠 동안 우두커니 서서 자네만 바라보고 있는 맹의 인사들도 마찬가지일 테지.”

천룡거사는 떠나기 직전 장운의 어깨를 두들겼다.

“전생에서조차 이루지 못했던 최후의 초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천룡거사는 장운의 전생을 상기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때는 금령검제가 아니라 능히 금령검신(金靈劍神)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겠지.”

검신(劍神)!

오로지 장운의 전생, 장인랑만이 획득할 수 있었던 위대하고 찬란한 별호!

사실 실력만으로 따지면 지금도 충분히 검신의 칭호를 획득하기 충분했지만 금령검신이라 불릴 수 있다면 전생 시절의 초월을 의미했다.

“한번…… 도전해 보도록 하지요.”

장운은 웃었다.

그는 최후의 초식을 완성할 자신이 있었다.

* * *

장운은 천룡거사마저 떠난 사구도 해안 절벽에서 수련하고 또 수련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하루가 지났는지도 모르고 아니면 한 달이 흘렀는지도 몰랐다.

장운은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얽매이지 않았다.

그런 것에 신경을 쓴다는 그 행위 자체가 집중하지 못한다는 방증이기에 그러했다.

‘일식부터 육식까지 이 모든 것을 일검(一劍)에 담아내야 하고 모조리 관통해야 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어렵고 쉽지 않은 길이었다.

단언컨대 이 업적은 장운이 검신 장인랑의 현생이 아니었더라면 죽었다 깨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나마 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던 것은 당연히 천허무극심법의 존재와 더불어 내공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스윽!

오랜 마음 정리 끝에 장운은 몸을 일으켰다.

깨달음의 순간이 몸을 지배한 것이다.

장운은 어떤 거대한 운명의 흐름을 느끼며 그것에 몸을 맡겼다.

남들이 볼 때는 접신(接神)이라 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꽈득!

이윽고 초령검을 거세게 움켜쥐었다.

이미 초령검은 장운이 무의식적으로 뿜어내는 천허무극심법 때문에 황금빛으로 거세게 달아올랐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이 났다.

남은 것은 장운이 전력을 쏟아내어 혼원무극검법 최후의 초식이자 최강의 오의를 빚어내는 일뿐이었다.

“하아아아압!”

장운은 해안 절벽의 반대편, 즉 거대한 지평선을 향해 단숨에 검을 뻗어 나갔다.

휘청!

천허무극심법과 더불어 그의 내력이 어찌나 강대하던지 장운 스스로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고 처음에는 휘청일 정도였다.

그만큼 거대한 무공이라는 방증이리라.

‘더 집중해야 돼!’

장운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장기인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여 재차 손을 뻗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그는 일검을 연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가 펼쳐내는 이 초식은 결코 평범한 초식이 아니었다.

평범한 무공도 아니었다.

무림의 역사를 통틀어 완전히 뒤집어버릴 세기의 초식이었다.

-칠식(七式) : 혼원무극천검(混元武極天劍)!

죽음의 섬, 사구도 전 지역이 뒤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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