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133화 (133/173)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 133화

무영문(無影門)을 취하다(3)

갑작스러운 낯선 방문객이자 이방인은 당연히 금령검제 장운이었다.

-우리 무영문은 해마다 실종자가 발생하며 음기(陰氣)가 강해 아무도 접근하지 않는다는 천혜의 요새, 귀령곡(鬼靈谷)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가 이토록 쉽게 무영문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무영신투 장유백의 전언 때문이었다.

장운은 그로부터 무영문으로 가는 모든 위치와 사실을 꿰뚫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귀령곡에 있다길래 크게 놀라고 말았지.’

장운은 처음 그 이야기를 듣던 때를 회상하였다.

갑자기 귀령곡이라고 하여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귀령곡은 토박이 심마니나 약초꾼들조차 회피하는 곳이자 무림인들마저 심심치 않게 죽어 나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그 골짜기의 이름을 귀신의 영혼이라고 지었겠는가?

-우리 무영문과 문도들은 살기 위해 그 골짜기에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영신투는 과거를 떠올리며 말했었다.

귀신의 영혼이고 나발이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두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여, 무영문은 귀령곡에 입주를 하였고 그 험한 산새를 이용하였다.

무엇보다도 그들을 가리는데 일조한 것은 바로.

-그 귀령곡 입구에는 하나의 절진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진의 이름은 무영난진(無影亂陳)이지요.

무영신투가 직접 설치한 하나의 진이었다.

귀령곡의 무시무시한 악명은 본래 그곳의 터가 강한 것도 있고 길이 어렵고 험한 것도 있지만 사실상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이 무영난진이었다.

-이 무영난진은 한 번 빠져들면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게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본래 목적이 사흑천의 추적을 뿌리치기 위해 만들어졌으니까요.

무영신투가 호언장담한 대로 그것은 절세의 절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흑천의 추적을 따돌린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동시에 무영문도들이 때때로 출입을 해야 하니 파훼도 쉬워야 했다.

그래서 그 파훼법이 바로…….

-파훼의 방법은 간단합니다.

무영보법을 삼성 이상으로 펼쳐 각 방위를 밟는다면 자욱했던 운무(雲霧)가 자연스레 올바른 길로 안내할 것입니다.

무영보법을 삼성 이상의 성취로 펼치는 것이었다.

단순하지만 무영문도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가려내는 이 방법은 그야말로 획기적이었다.

실제로 이 방법은 다른 외부인이나 이방인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바로 깨어진 것이다.

“맙소사, 맙소사!”

이 믿기지 않는 사실에 무영문의 무인들은 모두 놀라며 입을 떡하니 벌리고 말았다.

바로 그때였다.

“너무 혼란스러워 말아요. 여기 단유겸 선배님이 살아 돌아오신 것처럼…… 또 다른 생존자가 있을지 모르잖아요?!”

모두가 흔들리던 순간에 장희서가 여성 특유의 고음을 내질렀다.

그녀의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었다.

지난번에도 이 무영난진이 뚫렸는데 알고 보니 기적적으로 생환을 하였던 비영귀검 단유겸이었던 것이다.

그 당시 뜻하지 않은 생환자에 무영문도들은 일제히 기뻐하며 간만에 성대한 잔치를 벌일 정도였다.

“그럴 리 없다!”

한편 그 장본인인 단유겸은 당황하면서 애써 소리쳤다.

그가 확신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도대체 누구지? 사흑천에서 보낸 인물은 나 혼자뿐인데? 설마 사흑천주께서 또 다른 인물을 보냈단 말인가?’

단유겸이 그리 생각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이미 광혈흑마 태상천에게 무영보법을 어느 정도 알려주었다.

그래서 그것을 전파받은 누군가가 단유겸을 돕기 위해 올 수 있는 일이었다.

“혹시 모르죠. 가령 예를 들자면…… 오랫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무영신투 문주님께서 나올지도요.”

장희서의 당돌한 말은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

특히 그의 귀환을 오매불망(寤寐不忘) 기다리는 노쇠한 이들은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였다.

‘설마……?! 아냐, 그럴 리 없다!’

비영귀검 단유겸은 가슴이 떨렸지만 애써 부정했다.

그는 직접 사부에게 검을 날렸다.

죽었다고 확신은 못 할망정 다시 재기하기 어렵다고 믿었다.

“아, 아무튼! 무영난진을 뚫고 온 갑작스러운 인물이 누구인지 어서 가 보도록 하지요!”

그리하여 단유겸은 일행을 대동하여 무영문 입구로 향하기 시작했다.

다른 무영문도들 역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완전히 무장을 하였다.

혹시라도 적이거나 추적자일 경우, 사생결단(死生決斷)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두근두근!

다른 무영문도들이 적일까 걱정하며 가슴을 떨려 하고 있을 때 장희서를 비롯하여 오래된 노고수들은 다른 의미로 가슴이 떨렸다.

‘제발! 제발 무영신투의 귀환이시길!’

장희서도 그리 갈망하고 원하였다.

하지만 희망이 크면 실망도 크다고 누가 그랬던가?

마침내 입구에 도착한 그들은 갑작스러운 침입자, 금령검제 장운과 목도하였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에! 젊은 청년이라니?”

“무영난진을 뚫은 것이 과거의 생존자도 아니고 하다못해 무영신투도 아닌 처음 보는 인물?”

“도대체 저자는 누구인가?”

침입자가 다수도 아니고 단 한 명, 그것도 준수하게 잘생긴 젊은이가 나타나자 많은 무영문도들은 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씨익!

모두가 놀라고 있을 때 오직 단 한 사람.

비영귀검 단유겸만이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가 올라갔고.

“뭐가 그리 즐거운가요?”

그 모습을 포착한 장희서가 당돌한 어투로 지적을 하였다.

“흠흠, 아닐세. 그게…… 그래! 혹시 적들이 냄새를 맡고 들이닥쳤나 했는데 한 명뿐이라 안도한 것뿐이지.”

단유겸은 에둘러 변명을 하고는 화제를 전환하였다.

“자, 갑시다. 저자가 누구인지 그 정체를 밝히도록 하죠.”

단유겸은 자신이 벌써 무영문의 주인이자 문주가 되기라도 한 듯 선두를 차지하며 몸소 문도들을 이끌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천연덕스럽던지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눈꼴 시려워할 정도였다.

‘도대체 저자는 누구일까?’

단유겸은 이동하면서도 많은 생각에 잠겼다.

가능성은 두 가지라고 봤다.

사흑천주가 보낸 도우미든가, 아니면 무영신투와 관련이 있는 자든가.

어느 쪽이 되었든 단유겸은 자신이 있었다.

사흑천이 보낸 끄나풀이라면 자신에게 도움을 줄 것이고 무영신투와 관련된 자라면 이미 많은 무영문도들을 포섭하였으니 적으로 몰아 척살할 계획이었다.

단유겸은 저 젊은이가 그저 과거 자신처럼 죽은 줄 알았던 늙은 무영문도의 자식이나 후계자라고 보았던 것이다.

“이곳은 무영문의 영역이다! 귀하는 누구인가?”

단유겸은 목소리에 내공을 담아 발산하였다.

그 모습이 영락없는 무영문주와 같아 반대편에 있던 장본인, 금령검제 장운은 실소가 터질 지경이었다.

‘벌써 문주 행세를 하고 다니는구나.’

장운은 당장이라도 목을 베고 싶었지만, 그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다.

두리번!

시선을 이리저리 돌려 한 인물을 찾았다.

다름 아닌 무영신투의 귀한 손녀를 찾으려 했던 것이다.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단유겸을 견제하며 빤히 바라보고 있는 한 귀여운 소녀가 금방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어허! 말을 하지 않으면 네놈을 당장 척살하도록 하겠다!”

장운이 한눈을 판 사이, 단유겸은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중이었다.

동시에 혹시라도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인물일지 모르니 속전속결(速戰速決)로 목을 베어버릴까 고민하기까지 했다.

바로 그 순간, 모두가 기다리고 기다린 반전이 일어났다.

“저는 무영신투 장유백 문주님의 진전을 이은 자입니다.”

겁이 많은 개가 크게 짖는다고 단유겸처럼 목소리에 내공을 담지 않고 그저 육성으로 담담히 읊조리는 장운.

어찌나 차분히 말했던지 옆집에서 왔습니다, 같은 느낌에 사람들은 얼어 있다가.

“뭐, 뭐라고?”

“그게 정말인가?”

“무영신투!”

“장유백 문주님의 진전을 이었다고?”

이내 무영문이 위치한 귀령곡 전체가 뒤집어지고 말았다.

이것은 일대 사건이나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문도들이 이미 무영신투는 죽었다고 믿었다.

하다못해 그의 유일한 제자인 단유겸이 살아돌아 와 그는 죽었을 것이라 증언을 하지 않았나?

그런 만큼 그의 진전을 이었다는 또 다른 자가 나오자 그 충격은 어마어마하였다.

“거짓말! 거짓말이다!”

“무영신투께서는 오로지 단 한 명의 제자만을 거두었다!”

그대로 순순히 넘어질 비영귀검이 아니었다.

단유겸은 자신에게 홀린 지지자들과 함께 열심히 자신을 피력했다.

설득력도 있었다.

무영문도들이 아는 무영신투의 제자는 단유겸이지, 처음 보는 낯선 이방인이 아니니까.

“어디서 감히 거짓을 고하느냐? 우리에게 무영신투의 이름이 얼마나 소중하고 무거운지 잘 아느냐?”

단유겸은 사람들의 여론이 모아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지만 내색하지 않은 채 그를 벌하려고 하였다.

스윽!

동시에 장희서 역시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장운을 사기꾼으로 보는 듯했다.

“진실을 말하라! 도대체 네놈은 누구냐?!”

단유겸은 무영문도들의 지지도 얻을 겸 여전히 보여주기식의 운영을 하였다.

“저는 금령검제 장운입니다.”

장운은 여전히 덤덤한 모습으로 사실을 밝혔다.

단유겸이 그토록 원하는 진실이자 실체를 밝힌 것이다.

“그, 금령검제?”

“황금표국의 후계자 장운 말인가?

금령검제란 말에 귀령곡은 다시 한번 또 뒤집어졌다.

현재 무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가장 잘 나가는 사람을 꼽으라면 십중팔구 금령검제 장운을 꼽을 것이다.

장안의 화제인 인물이 이 아무도 모르는 귀령곡 무영문에 찾아오다니, 쉽게 믿어지지 않았다.

아니,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 믿었다.

“금령검제가 이곳에는 왜 온 것이죠?”

심지어 장희서도 믿지 못해 의심의 눈초리로 따졌다.

장운은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약간 웃음이 나왔다.

눈코입이 영락없이 무영신투와 닮아 핏줄은 속일 수 없다 느껴서였다.

“무영신투 장 대협께서 현재 몸을 의탁하는 곳은 본 황금표국이기 때문입니다.”

오오오오!

그 말이 함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무영신투가 살아 있다는 것도 믿기 힘든데 황금표국과 연관이 있을 줄이야.

“거짓말! 거짓말이다. 목을 매달아야 해!”

단유겸은 위기를 직감하고는 서둘러 검에 손을 가져다 대었으나 장희서가 그 중간에 나서서 제지하였다.

신기하게도 눈앞의 잘생긴 미남자의 말에서 진실을 느꼈다.

“장 대협께서는 당시 유일한 제자의 배신으로 인해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동시에 사흑천주의 추격이 극심하여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무영문을 유지하기 위해 귀령곡으로 이주시키는 것뿐이었죠. 그분께서는 여전히 사흑천의 추적을 받고 있었기에 무영문으로 복귀를 하지 못하였지만 언제나 무영문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그분의 눈에 띄어 절기를 전수받고 무영문주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았지요.”

웅성웅성!

유일한 제자의 배신이라는 대목에서 여기저기 수군대기 시작했다.

동시에 단유겸에게 많은 의혹이 집중되었다.

또 하나 더 놀라운 것은 무영문주로 금령검제가 낙점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아니다, 아니야! 이자는 모든 게 거짓이다! 금령검제란 것도, 무영신투와 인연이 있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저자는 무영문주 자리가 탐나 여기 온 것뿐이야!”

단유겸이 억지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방해하려던 찰나!

스윽!

장운은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무영신투에게서 직접 받은 물건, 즉 무영옥패였다.

“이것이 바로 그 증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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