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성공 투자법-494화 (494/529)

494화. 드림페이 (2)

동호 선배는 드림페이 앱을 살펴보며 말했다.

“윤아 씨가 그동안 고생 많았겠네.”

“고생 많았죠.”

페니가 달러라면, 드림페이는 은행이자 카드사.

결제 시스템이 오류 없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국의 언어를 지원하고, 일부 통화에 대해서는 환전까지 제공한다.

“그래서 잘될 것 같아?”

“간편결제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죠.”

“뭔데?”

“첫째는 편의성. 사용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누가 이용하겠어요?”

“그렇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편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드림페이는 앱을 다운받아 본인 인증을 하고 전자지갑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

본인 인증을 하는 이유는 거래의 투명성을 위해.

페니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직접 입금해서 페니 리미티드 측에 환전을 요청해도 되고, 거래소에서 페니를 사거나, 다른 곳에서 송금받아도 된다.

온라인에서는 클릭 한번으로 간단하게 결제와 송금을 할 수 있고, 오프라인에서는 QR코드와 NFC를 활용해 결제할 수 있다.

“둘째는?”

“범용성이죠.”

“그게 가장 힘든 거 아니야?”

“힘들죠.”

많은 사람이 소셜 네트워크로 페이스노트를 사용하는 이유는 페이스노트가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간편결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써야 하고, 많은 사람이 쓰기 위해서는…….

“명확한 사용처가 있어야죠.”

“스타박스처럼?”

“그렇죠.”

스타박스는 간편한 결제를 위해 선불 충전을 받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 충전금이 얼마나 될까?

현재를 기준으로 무려 20억 달러다!

미국 90퍼센트 은행들의 보유자산이 10억 달러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선불 충전금만으로도 웬만한 은행 자산 이상을 보유한 셈이다.

때문에 스타박스는 단순히 커피회사가 아닌 금융사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스타박스가 이렇게 엄청난 충전금을 보유할 수 있는 것은 누구나 스타박스를 가기 때문.

“중요한 건 선택과 집중이죠.”

애매하게 이곳저곳 들쑤시는 것보다 한 곳을 확실하게 공략해야 한다.

* * *

[레전드게임즈, 드림페이 도입!]

[레전스스토어, 드림페이 결제시 10퍼센트 캐시백 이벤트!]

[탐 스콧 CEO, 페니는 게임 시장의 기축통화가 될 것!]

레전드게임즈는 원래 페니 결제를 허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페니를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실제 결제 비율은 1퍼센트 미만이었다. 그런데 드림페이가 출시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누구나 쉽게 전자지갑을 만들 수 있고, 결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레전드게임즈는 대대적인 이벤트를 벌이며 페니 결제를 유도했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탐 스콧 CEO는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어떤 나라의 국민이든, 어느 곳에 있든, 누구나 레전드스토어에서 게임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습니다.”

레전드스토어에서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게임은 블록밸리와 나이트라이트.

이 두 게임의 공통점은 바로 게임 안에서 유저가 게임과 스킨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는 것.

제작 툴을 활용해 게임을 만들 수도 있고, 셔츠, 모자, 운동화 액세서리 등을 만들 수도 있다.

이를 다른 유저들에게 팔아 포인트를 벌 수 있고, 현금으로 환전도 가능하다.

실제로 블록밸리와 나이트라이트에서 이런 방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 1000만 명 이상이고, 그중 10만 달러 이상 수익을 낸 사람도 수만 명이다.

이들은 아예 이를 직업으로 삼아 매일 같이 게임 속으로 출근한다.

문제는 게임 내에서 벌어들인 포인트를 출금하는 방법이다.

유저가 미국인이나 한국인이라면 별로 문제 될 게 없다. 자신의 은행 계좌로 환전을 신청하면 되니까.

하지만 블록밸리와 나이트라이트의 이용자는 각각 수천만 명이고, 접속하는 국가는 수십여 곳.

포인트 환전을 위해서는 각국 은행과 일일이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전세계 모든 국가에 그렇게 하기는 힘들었다.

특히 인구가 적거나, 금융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는 사실상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각국의 통화가 다르고, 송금 과정에서 엄청난 수수료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페니를 활용한다면?

“은행 계좌 없이 게임 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전자지갑으로 쉽게 환전할 수 있다고?”

“게임 내에서 벌어들인 포인트를 스테이블 코인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건가?”

“안 그래도 절차가 복잡해서 그동안 못 빼고 있었는데.”

“굳이 달러나 현지 통화로 바꿀 필요 없이 바로 다른 결제에 사용할 수도 있는 거잖아.”

“이거 대박인데!”

이는 인디 게임 역시 마찬가지.

인디 게임 개발자는 퍼블리셔 없이도 레전드스토어에 게임을 올리고, 이를 판매해 번 돈을 드림페이를 통해 페니로 받을 수 있다.

이에 개발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 * *

컨티뉴 캐피탈과 레전드게임즈가 게임 업계에 끼친 영향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레전드스토어를 출시해 스트림의 수수료를 낮췄고, 구블과 엔플에 소송을 걸어 결국 플레이마켓의 수수료를 낮추고 외부결제 허용을 이끌어냈다.

게임사들 모두가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한 만큼, 모두가 적극적으로 드림페이 결제를 도입 검토에 나섰다.

“레전드게임즈가 하는 거라면 무조건 따라야지!”

“당장 드림페이 결제를 도입하자!”

“페니는 앞으로 게임계의 기축통화가 될 거야!”

“써서 응원하자!”

단지 응원하는 마음만으로 그런 건 아니었다.

외부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수수료도 많이 나간다.

하지만 드림페이는 전자지갑을 연결하기만 하면 되니, 별다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고 수수료도 아낄 수 있다.

게임은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한다.

플레이마켓과 엔스토어 결제의 80퍼센트 이상이 게임에서 나올 정도니까.

드림페이가 이 시장에서 빠르게 퍼져나가자, 다른 콘텐츠사들 역시 큰 관심을 보였다.

[300여 곳의 게임사! 드림페이 결제 허용!]

[앱공정성연대(CAF), 드림페이로 인해 외부결제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회사 스포티파티 CEO, 디지털 세계에 가장 뛰어난 결제 시스템인 드림페이를 도입하게 돼서 기뻐…….]

컨티뉴 캐피탈 산하에 있거나 스노우 크래시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기업들 역시 속속들이드림페이를 도입했다.

MFW는 온라인숍은 물론 오프라인숍에서도 드림페이 결제를 받겠다고 밝혔고, 이는 블랙우드 인터내셔널과 오코너 버거 역시 마찬가지였다.

* * *

난 성윤아와 통화했다.

그녀는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드림페이 결제를 도입한 곳이 벌써 천 곳이 넘었어요. 지금도 점점 늘어나고 있구요.]

“제가 잘 될 거라고 했잖아요.”

[그, 그렇긴 한데…….]

설마 이 정도로 잘 될지는 몰랐던 모양이다.

사실 내 예상보다도 훨씬 잘됐다.

이는 게임 업계와 앱공정성연대 등이 호응을 해줬기 때문.

어떻게 보면 그동안 뿌린 씨앗을 거두는 셈이다.

이래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페니를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드림페이가 시장을 선점한 만큼 이를 쫓아오기란 쉽지 않겠지.

“드림페이는 DA금융그룹보다 더 커질 거예요.”

이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국내 카드사는 수수료만으로 매년 수백, 수천억 원을 벌어들인다.

드림페이의 수수료는 카드사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대상.

향후 출시할 다른 서비스들을 생각한다면 웬만한 카드사나 간편결제사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드림페이는 컨티뉴 캐피탈의 투자로 설립된 만큼, 지분은 컨티뉴 캐피탈이 70퍼센트, 성윤아가 30퍼센트를 가지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그녀는 엄청난 부자가 되겠지.

[고마워요. 다 미루 씨 덕분이에요.]

“뭘요. 윤아 씨가 열심히 한 덕분이죠.”

[흐응. 열심히 하긴 했는데…… 아!]

얘기를 하던 도중 성윤아는 갑자기 탄성을 냈다.

“왜 그래요?”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방금 알렌 에버하트가 드림페이와 관련해 투윗을 올렸어요.]

“네? 뭐라구요?”

[드림페이로 티슬라 차를 구매할 수 있게 하겠대요!]

“오…….”

에버하트 형!

* * *

[스테이블 코인 중에서는 페니가 가장 괜찮아 보여. 당장 투위터에 도입해야지. 드림페이로 티슬라 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떨까?]

알렌 에버하트는 전세계에서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사람.

그 파급력은 미국 대통령이나 할리우드 스타 이상이었다.

특히 그는 투자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가 특정 주식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주가가 출렁거렸다.

실적과는 관계없이 그가 마음에 든다고 한 주식은 주가가 올랐고, 별로라고 한 주식은 갑자기 폭락했다.

오죽하면 ‘알렌 에버하트의 투윗 언급 횟수와 주가의 상관관계’에 이를 연구한 논문마저 있을 정도다.

특히 그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스타나 다름없다.

그가 한 번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알트코인의 시세가 폭등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비글코인.

원래 기존 코인 시장을 풍자하기 위해 장난으로 만들어진 밈코인 중 하나였던 비글코인은 그가 언급한 뒤로 100배 넘게 뛰면서 전체 암호화폐 시총 8위까지 올라갔다.

이렇다 보니 코인 개발자와 투자자가 가장 바라는 것은 알렌 에버하트가 언급을 해주는 것일 정도였다.

또한 그는 한때 티슬라의 유보금으로 반트코인을 매입하기도 했다.

그렇게 투자한 금액이 무려 13억 달러.

이 사실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이 몰리며 반트코인 가격이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전무 매각했고 이를 공시하자 반트코인은 다시 폭락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가 페니에 관심을 보이고 투위터와 티슬라 결제에 도입하겠다고 하자,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에버하트, 스테이블 코인 페니에 큰 관심…….]

[투위터와 티슬라, 드림페이 결제 도입 검토!]

[드림페이, 간편결제 시장 돌풍 일으키나?]

티슬라가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한때 반트코인으로 티슬라 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으니까.

하지만 얼마 못 가 금방 중단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변동성 때문.

반트코인의 시세가 오르면 이익을 볼 수 있지만, 떨어질 경우 손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은 그런 걱정이 없다. 가치가 달러랑 동일하고 언제든 달러로 교환할 수 있으니까.

역시나 에버하트의 영향력은 확실했다.

암호화폐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 큰 관심을 나타냈다.

-페니로 티슬라 차를 살 수 있게 하겠다고?

-페니는 뭐고, 드림페이는 뭐지?

-투위터 결제도 드림페이로 가능하게 하겠다는데. 이거 엔폰에서도 되나?

-엔폰에서는 안 되겠지. 거기는 외부결제 허용 안 하니까. 안드로메다폰에서만 될듯.

-뭔지는 잘 몰라도 일단 앱 다운 받아봄.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사용 가능! 이걸로 오코너 버거 사먹어 봄!

-오! 신기하네~

-나도 당장 가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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