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성공 투자법-488화 (488/529)

488화. Don't be evil (9)

[구블, 개인정보 불법 수집!]

[구블, 개인정보 보호 조치 또 위반!]

[서비스 가입시 개인정보 이용 사실을 명확히 알리지 않고 설정화면을 숨겨놓는 방식으로 동의 유도!]

[EU 집행위, 쏟아지는 구블의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

구블의 개인정보 이용과 수집은 오래전부터 문제가 됐던 사안인데, 이번에 또다시 불거졌다.

구블은 이용자의 성별, 나이, 거주지, 직업, 관심사 등을 분석해 맞춤 광고를 띄우는 것으로 유명했다.

자동차에 대해 검색하면, 그때부터는 관련 용품과 업체가 뜨는 식이다.

덕분에 구블은 막대한 광고수입을 올렸다.

-와! 아예 그냥 코너에 몰아놓고 두드려 패네.

-구블이 불쌍해 보이기는 처음이다.

-강자를 상대로 이렇게 파이팅 넘치게 싸우는 것도 능력인 듯.

-ㅋㅋㅋ 이쯤 되면 엔플과 구블 담당 일진 아닌가?

-좀 더 패도 될 듯!

-응원합니다!!!

이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자 페이스노트 CEO 마이클 골든버그는 페이스노트에 이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구블은 페이스노트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광고에 활용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를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구블 역시 자신들의 말을 지켜야 할 것이다.]

티슬라 본사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기사와 반응을 지켜보던 알렌 에버하트는 헛웃음을 흘렸다.

“설마 이 정도로 구블을 궁지에 몰아넣을 줄이야.”

독점 강요나 개인정보 수집이나 하나하나 떼놓고 보면 크게 문제 될 것들은 아니다. 그중에는 이미 조사 중이거나 보도가 나온 것들도 있었다.

그런데 동시다발적으로 터트리니, 구블로서는 일일이 대응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는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되어있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엔플과 구블의 핵심사업을 무너뜨릴 거라고 하더니…….’

알렌 에버하트는 한미루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역시 대단한 친구야.”

알렌 에버하트는 한미루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그는 친한 척하며 말했다.

“지금 기사 보고 있어. 너무 심하게 때리는 거 아니야?”

[왠지 좋아하는 것 같네요.]

“에이, 좋아하기는.”

솔직히 좋아하는 중이었다.

구블은 차 한 대 만들지 않지만, 티슬라의 강력한 경쟁자다.

지금도 구블의 로고를 단 자율주행차들이 실리콘밸리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반드시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어 티슬라와 경쟁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각종 문제에 발목이 잡힌다면, 그 시기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티슬라에는 크나큰 호재였다.

그러니 좋을 수밖에.

“아무튼 수고했어. 이 정도면 구블도 정신 좀 차렸겠지.”

[무슨 말이에요? 아직 한 방 남았는데.]

그 말에 알렌 에버하트는 깜짝 놀랐다.

“뭐!? 아직도 끝이 아니라고?”

* * *

난 스노우 크래시 CEO와 통화했다.

“뭐하고 있어?”

시드는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하는 중이에요.]

“고생이 많네.”

[뭘요. 구블 상대하느라 형이 고생이죠.]

“고생은 무슨. 여기저기서 도와준 덕분에 별로 힘들 건 없었어.”

그동안 모두가 구블을 때릴 줄 몰라서 안 때린 게 아니다. 행동에 나설 경우 그 후폭풍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컨티뉴 캐피탈이 앞장서자 다들 발 벗고 나섰다.

이래서 사람이든 기업이든 평소 착하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내일 발표할 예정이야. 가뜩이나 일이 많을 텐데 정말 괜찮겠어?”

[문제없어요. 그런데 형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신 거예요?]

“뭐, 별거 아니야.”

어차피 나중에 니가 다 하는 일이었으니까.

그저 먼저 얘기를 해줬을 뿐이다.

NS를 설득하는 것 역시 생각보다 쉬웠다.

[역시 형은 대단해요!]

“하하, 뭘 이 정도 가지고.”

나중에 밑천 떨어질까 봐 걱정이다.

* * *

[(WST) 스노우 크래시, NS와 협력해 안드로메다 기반 포크 OS개발 선언!]

사티아 샤말란 CEO는 인터넷을 통해 직접 포크 OS 개발을 발표했다.

“안드로메다는 가장 성공적인 개방형 운영체제입니다. 범용성 역시 뛰어나 스마트폰과 태블릿뿐 아니라, 어느 기기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NS는 스노우 크래시와 협력해 새로운 OS를 만들겠습니다. 이는 어떠한 라이선스 비용도 받지 않는 공정한 운영체제가 될 것이며, 누구든 여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NS는 원래 스마트폰 OS인 엔도어즈 모바일을 만들었지만 실패했고, 자사 모바일 기기에서는 안드로메다 OS를 사용 중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포크 OS를 만들어 다시 모바일 시장에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구블이 직접 만드는 셀픽이나 제조사와 협력해 만드는 레퍼런스폰에는 순정 안드로메다가 탑재되지만, 각 제조사들은 안드로메다 OS를 자사에 맞게 약간씩 커스텀한다.

같은 안드로메다 OS를 사용함에도 각 제조사마다 UI가 조금씩 차이가 나는 이유다.

반면, 포크 OS는 개념이 전혀 다르다.

똑같이 안드로메다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하지만 포크를 시작한 순간부터, 전혀 다른 운영체제가 된다.

이렇게 되면 구블이 제공하는 구블메일, 구블지도, 에이튜브 등 각종 앱들은 사용이 불가능해지고, 다른 서드파티 앱들 역시 마찬가지다.

당연하게도 더 이상 구블의 사후지원도 받을 수 없다.

구블은 매년 안드로메다를 업데이트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다. 하지만 하드포크가 이뤄진 순간부터 다른 OS가 되는 만큼 업데이트 역시 알아서 해야 한다.

이는 그동안 포크 OS가 개발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였다.

-응? 안드로메다 포크 OS를 만든다고? 저게 될까?

-되지 않을까? 개발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님. 웨이화도 제재로 구블과 거래가 끊기자, 자체적으로 포크 OS를 만들어서 탑재함.

-만드는 거야 그렇다 치고, 서드파티 앱은?

-호환성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따로 만들어야겠지?

-저게 될까? 이미 모바일 시장은 NOS와 안드로메다로 양분되어 있는데.

-당장 스마트폰 OS에 균열을 일으키기는 힘들겠지. 하지만 스마트워치, 스마트TV, 로봇, 드론, 자동차OS 등에서는 좀 다를걸. 여기는 아직 누구도 장악하지 못한 시장이니까.

-오! 미래를 내다보고 OS를 만드는 건가?

-어차피 디바이스 유성전자가 하고, 앱마켓도 코스믹스토어를 활용하면 되는 거 아니야?

-구블 앱은 못 깔 거 아니야? 구블이 제공해줄 리 없을 테고.

-그런데 저기는 NS가 붙었잖아. 오피스는? 구블이 자사 앱을 사용못하게 하면 NS도 구블에 오피스를 사용 못하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어…… 듣고 보니 그러네.

-오우! 괜히 NS랑 손잡은 게 아니었구나!

* * *

스노우 크래시가 NS와 손잡고 안드로메다 포크 OS를 개발한다는 소식은 시장을 뒤흔들었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미 스마트폰 OS 시장이 NOS와 안드로메다로 양분되어 있다는 것과 포크 OS의 경우 구블 앱들을 사용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저쪽에는 NS가 있고, NS에는 오피스 프로그램이 있다.

NS 오피스는 전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업무용 프로그램. 오피스가 없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상상하기 힘들다.

어떻게 보면 구블의 견제를 방어할 가장 중요한 앱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앱공정연대(CAF)는 스노우 크래시와 NS의 포크 OS 개발에 대해 즉시 환영 성명을 밝혔고, 관련 앱을 개발하겠다는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서명을 받기 시작한 지 하루 만에 200여 곳의 개발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 중에는 유성전자를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있었다.

구블은 제조사가 직접 포크 OS를 개발하는 것을 금지했을 뿐, 기기를 생산하는 것까지는 제재할 수는 없다.

그건 그야말로 독점의 횡포니까.

물론 유성전자가 하루아침에 안드로메다를 버리고, 포크 OS를 탑재한 기기를 생산할 리는 없겠지만…… 양쪽 기기를 같이 생산할 수는 있겠지.

스마트폰 시장과 검색엔진의 독점이 깨질 거라는 우려에 구블 주가는 또다시 10퍼센트가량 폭락했다.

무엇보다 최악인 것은 구블이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찍혔다는 것.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택 차고에서 두 청년이 설립한 구블은 창업 10년 만에 인터넷 시장을 장악한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고,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그런데 이제는 인터넷 세상을 독점하는 악덕 기업이자 돈밖에 모르는 악마로 전락했다.

구블을 공격하는 것에 모두가 환호했고, 어느 누구도 구블의 편을 들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까지 떨어졌고, 핵심 인력의 이탈 조짐도 보였다.

오죽하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놀라운 건 이 모든 일이 단 한 사람 때문에 벌어졌다는 것이다.

“한미루…….”

게임 업체들을 모아 각국 공정위에 고발하는 한편 각국 법원에서 소송을 벌였고, 구블의 개인정보 추적을 비난하고, 유성전자를 움직여 코스믹폰의 검색엔진을 구블에서 NS의 밍으로 바꾸게 했다.

여기에 더해 개인정보 추적을 문제 삼고, NS와 유성전자와 손을 잡고 안드로메다 포크 OS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대체 어느 누가 구블을 이렇게까지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겠는가?

아미트 굽타는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빌어먹을!”

* * *

[구블 인앱결제 확대 방침 철회]

[구블, 플레이마켓 수수료 20퍼센트로 인하!]

[게임 개발사와 앱 개발사들 반발에 구블 백기투항!]

구블은 인앱결제를 디지털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하고, 플레이마켓 수수료를 기존 최대 30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앱이 제공하는 외부결제에 대해서도 제재하지 않기로 하며, 사실상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구블과 소송전을 벌이던 레전드게임즈는 즉시 성명을 발표했다.

[구블의 결단을 환영한다!]

또한 기존에 플레이마켓에서 빠졌던 나이트라이트를 다시 들여놓겠다고 밝혔다. 이는 블록밸리, 판타지아 테일즈R, 하트스톤 등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 전부 인앱결제 없이 외부결제만 허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ㅋㅋㅋ 수금하려다가 실패!

-결국 수수료 내렸네~

-그동안 잘해 먹었지.

-20퍼센트도 많은 거 아니야? 코스믹스토어는 13퍼센트인데.

-뭐, 내기 싫으면 외부결제하면 되니까.

-이걸 해내다니!

-앱 개발자들 심정이 어떨까?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고 있을 듯!

-감사! 그저 압도적 감사!

수수료 인하 소식에 게임 개발자들은 부둥켜안고 환호했다.

“으아아!”

“우리가 해냈어!”

“드디어 구블이 수수료를 낮췄다!”

“구블이 무릎을 꿇었다!”

“오늘을 게임업계 독립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

결국 계란이 바위를 깨트린 것이다!

인하율로 보면 무려 33퍼센트.

영업이익률이 10퍼센트 안팎인 게임사 입장에서는 순이익이 두 배로 증가하는 셈이다.

이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 생겨난 이래 가장 큰 변화였다.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숙원이 이뤄진 셈.

기자들은 탐 스콧 CEO를 인터뷰하기 위해 레전드게임즈로 몰려갔다.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와 외부결제를 얻어내셨군요. 지금 소감이 어떠십니까?”

탐 스콧 CEO는 딱 한마디로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엔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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