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를 넘어갈 때쯤 한두 명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 스케줄이 있어서 가볼게요. 다들 재밌게 보세요.”
“아쉽지만 시카고에 가봐야 해서 어쩔 수 없네요. 나머지는 비행기 안에서 혼자 봐야겠어요.”
그래도 나와 트리시, 그리고 다리안을 포함해 총 7명은 끝까지 시청했다.
그렇게 시즌1 열 편을 한 번에 몰아서 보았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늦은 저녁이었다.
우리는 다 같이 식사를 하고 와인을 마시며 각자 감상을 말했다.
로저 스미스는 감탄하듯 말했다.
“중간부터는 정말 숨도 안 쉬고 계속 본 것 같아.”
잘 만든 드라마긴 해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바로 외국인 출연자들의 발연기.
“발음이 좀 이상하던데.”
“연기도 너무 어색하고. 차라리 나를 출연시키지.”
한국인들은 잘 못 느끼지만, 영어권 사람들이라 그런지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한수와 연희의 연기는 최고였어.”
“창식도 좋던데요. 급해 죽겠는데 계속 말을 더듬는 모습이 답답하면서도 안쓰럽고.”
코리 덩컨은 뒷내용이 궁금한지 나에게 계속 물었다.
“그래서 연희는 어떻게 되는 거야? 설마 죽는 건 아니겠지? 뭐 들은 거 없어?”
시즌1 마지막에는 연희가 큰 부상을 입으며 끝났다. 어떻게 될지는 다음 시즌이 나와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리안은 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시즌2는 언제 나온다고 했지?”
난 당연히 시즌2도 봤다.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리지만 참기로 했다.
스포일러는 자제해야지.
* * *
[세븐 라운드는 흥미로운 서스펜스가 가득한 최고의 작품]
다리안 헤럴슨은 자신의 투위터에 ‘세븐 라운드’에 대한 극찬을 올렸다.
이어서 페이스노트, 린스타그램, 투위터 등에 할리우드 스타들의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다.
[최근 10년 동안 본 TV 시리즈 중 가장 재밌음!]
[시즌2 오디션은 언제 보지? 나를 좀 불러줘. 한수와 연희와 함께하고 싶어!]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개성적인 캐릭터, 창의적인 사건, 훌륭한 그래픽이 가득한 작품!]
코리 덩컨은 손가락으로 자신의 목을 긋는 사진과 함께 린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탁동식 감독에게 경고한다. 그녀를 죽이지 마. 그녀를 죽이면 당신을 찾아갈 거야. 분명 경고했어.]
유명인들의 언급과 전문가의 평가가 속속들이 올라오자, 세븐 라운드의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아니, 한국 드라마가 재밌어봤자 얼마나 재밌다고?
-한국 드라마는 어차피 기승전 로맨스 아니야?
-ㄴㄴ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건 차원이 다름.
-더빙판으로 봤는데, 자막판으로 다시 한번 봐야겠다.
-아직 안 봤다니 너무 부럽다~ 그 재미를 처음부터 느낄 수 있을 테니.
-안 본 눈 삽니다!
-나도 보지 말걸ㅜㅜ 시즌2 나올 때까지 기다려ㅜㅜ
-시즌2 대체 언제 나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