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성공 투자법-448화 (448/529)

448화. SNS는 인생의 낭비 (3)

뉴욕타임즈 기자 바넷사 로즈.

그녀는 지난번 게임스타트 사태에 대해 정확히 반대로 예측했다가 구독자들의 큰 비난을 받았다.

‘대체 뭐가 문제지?’

그녀가 쓴 다른 기사는 별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유독 컨티뉴 캐피탈과 관련한 기사만큼은 다 틀렸다.

오죽하면 뉴욕타임즈 구독자들 사이에서는 그녀가 쓴 기사를 보고 반대로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반면 컨티뉴 캐피탈과 관련해 가장 정확한 기사를 내는 곳은 바로 월스트리트 타임즈.

‘이번에는 꼭 제대로 써야 해.’

지난번과 같은 잘못을 하지 않기 위해 바넷사는 신중을 기울였다.

‘기사를 쓰기 전 트리시에게 연락을 해볼까?’

그러나 그녀는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만약 트리시가 취재를 끝낸 상태라면 절대 내용을 미리 알려주진 않을 것이다. 그럼 결국 WST가 먼저 쓴 기사를 따라 쓰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대신 그녀는 투자전문가들에게 연락해 자문을 구했다.

대다수는 컨티뉴 캐피탈이 알렌 에버하트의 지원사격을 위해 나선 것으로 추측했다.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그럴 가능성이 가장 컸다.

알렌 에버하트는 인수를 위해 LP를 모집했고, 거기에 가장 적합한 것은 컨티뉴 캐피탈이니까.

바넷사는 일전에 인터뷰를 위해 알렌 에버하트를 만나본 적이 있었다.

3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깨닫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인수 계약을 파기한다고 하더니, 이런 속셈이 있었구나.’

바넷사는 재빨리 기사를 작성했다.

[(NYT) 컨티뉴 캐피탈의 투위터 주식 매수에 숨은 목적은?]

(전략)

알렌 에버하트는 왜 투위터를 인수하려 할까?

그는 일전에도 여러 차례 투위터 경영의 문제를 지적하고 경영진을 비판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을 고친다면 투위터가 페이스노트를 뛰어넘어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가 될 거라 주장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현재 투위터의 가치는 크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인수 계약을 맺을 당시 에버하트 CEO는 관계 기관에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계획서에 따르면 그는 투위터를 상장폐지한 다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해 재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중략)

현재 알렌 에버하트는 인수 계약 파기를 선언하고, 계약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걸었고, 이에 맞서 투위터 측은 반대로 계약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걸었다.

하지만 양측 모두 계약 파기까지 가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 만큼, 소송 전 만나 재협상을 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인수 금액을 적정한 수준으로 낮춰서 재계약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주식을 매수한 컨티뉴 캐피탈의 속내는 무엇일까?

컨티뉴 캐피탈은 이번 매수를 통해 최대주주로 등극했고, 이사회에 자리를 요구할 권한이 생겼다.

티슬라와 스페이스Z를 보면 알 수 있듯 알렌 에버하트가 최고의 경영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투자전문가들은 알렌 에버하트의 투위터 인수는 그의 티슬라와 스페이스Z를 연결하는 대전략의 일부라 평가했다.

그가 투위터를 인수한 뒤 각종 문제점을 해결한 다음 재상장에 성공한다면, 주가는 지금보다 크게 오르게 될 것이다.

컨티뉴 캐피탈은 이러한 에버하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나섰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사의 반응은 좋았다.

-오오! 역시!

-컨티노 캐피탈이 에버하트의 우군으로 참전한 건가?

-세계 최대 사모펀드와 세계 최고 부자가 손을 잡았다고?

-둘 사이에 비밀계약 같은 게 있는 게 아닐까?

-그런데 재협상으로 가격이 낮아지면, 컨티뉴 캐피탈도 손해 아니야?

-노노. 기사에 나오잖아. 재상장 이후에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그리고 어차피 컨티뉴 캐피탈은 싸게 사서 인수가가 30퍼센트 낮아지더라도 손해 볼 게 없음.

-아하! 알렌 에버하트가 만들어나갈 투위터의 무궁무진한 미래에 베팅한 건가?

바넷사 로즈는 이를 보며 안도했다.

‘좋아. 이번에는 별문제 없겠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의 기사가 올라간지, 얼마 되지 않아 이내 월스트리트 타임즈의 기사가 올라왔다.

[(WST 단독) 컨티뉴 캐피탈, 기존 계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

(전략)

컨티뉴 캐피탈은 투위터 주식의 21.8퍼센트를 매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매수 목적에 대해서는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그리고 조금 전, 컨티뉴 캐피탈은 알렌 에버하트와 투위터 경영진 양측에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의 핵심 내용은 ‘기존 계약의 이행 촉구’였다.

공개서한에서 록허트 대표는 ‘양측은 이미 인수 계약을 맺었고, 이를 뒤집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가격을 낮춰 재협상을 한다면 이는 주주들에 대한 배임행위나 다름없는 만큼, 그 경우 다른 주주들과 함께 공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알렌 에버하트는 기존 계약대로 투위터 주식을 주당 54달러에 매수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계약 위반이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략)

만약 기존 계약대로 인수가 이뤄진다면, 컨티뉴 캐피탈은 투위터 주식을 매수한지 일주일도 안 돼 50퍼센트가 넘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WST 기사에 시장은 발칵 뒤집혔다.

이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생각했던 향후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인수 계약이 파기되거나, 가격을 낮춰서 재협상하거나.

어느 쪽이든 기존 가격을 받기는 힘들다. 그래서 다들 주식을 내던진 거고.

그런데 컨티뉴 캐피탈은 여기서 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바로 ‘기존 계약의 이행’이다.

-어! 이게 뭐야?

-재협상은 없고, 기존 계약한 가격에 인수하라는 건가?

-30달러 정도에 산 투위터 주식을 에버하트한테 54달러에 팔겠다고?

-어ㅋㅋㅋ 이게 가능해?

-아까 NYT 기사 읽고 왔는데 그냥 개소리였네.

-뭐? 컨티뉴 캐피탈이 알렌 에버하트의 전략적 파트너로 나섰다고??

-누가 썼나해서 이름 확인해보니, 지난번 게임스타트 때도 헛소리 썼던 기자네.

-요즘은 개나 소나 더 기자하나 보네.

-뉴욕타임즈 구독 끊어야겠다.

WST 기사를 본 바넷사 로즈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악! 대체 뭐가 문제야? 왜 자꾸 나만 틀리는데?”

* * *

기사를 본 나는 맞은편에 앉아있는 기자에게 물었다.

“이 뉴욕타임즈 기자 말이에요.”

“바넷사요?”

“네. 친구라고 하지 않았어요?”

“맞아요.”

“그런데 무슨 기자가 이렇게 틀린 기사만 써요? 이 정도로 못 맞추기도 쉽지 않을 텐데.”

내가 발로 기사를 써도 이것보다는 잘 쓸 것 같다.

트리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요. 원래 이런 애가 아닌데. 모르면 나한테 좀 물어보지.”

“물어보면 알려줬을 거예요?”

“그럼요.”

“정말요?”

“물론 제가 먼저 기사 쓴 다음에요.”

그 말에 난 피식 웃었다.

“그건 알려주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 굳이 물어볼 필요 없이 그냥 기사를 보면 되지 않을까?

트리시는 당당하게 말했다.

“특종은 양보할 수는 없어요. 저도 먹고살아야죠.”

“오! 방금 말 기자다워서 좋네요.”

“헤헷. 그래도 미리 얘기했으면 기사 올리지 말라고 말리긴 했겠죠.”

뭐, 틀린 기사를 쓴 게 뉴욕타임즈만은 아니다. 비슷한 기사를 쓴 곳이 한둘이 아니니.

그만큼 우리가 한 투자가 발상의 전환이었다 할 수 있다.

트리시는 커피를 마시며 물었다.

“그런데 정말 가능하겠어요? 상대가 알렌 에버하트잖아요.”

“알렌 에버하트면 계약 안 지켜도 되나요?”

“그걸 떠나서 인수 계약이라는 게 깔끔하게 인수되는 사례보다 도중에 엎어지는 사례가 훨씬 많잖아요.”

“뭐, 그렇긴 하죠.”

기업 인수의 경우 실제 완료되기까지 무수히 많은 난관이 있다.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인수 과정에서 숨겨진 부실이 발견되기도 하고, 규제 기관에서 불허하기도 하고, 경쟁사가 게거품을 물고 반대하기도 한다.

당장 NS의 맥스비전 스톰의 인수만 해도 완료되려면 한참 남았다.

“알렌 에버하트가 인수를 거부하고 끝까지 가면 어떡할 거예요?”

“그럼 소송으로 가야죠. 하지만 절대 그렇게 못 할걸요.”

“어째서요?”

“어차피 인수를 하라는 결론이 나올 테니까요.”

설사 법원에서 투위터 측 책임을 인정해 가격을 조정한다 해도 알렌 에버하트가 인수해야 하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런 소송에는 막대한 소송비가 들어간다.

알렌 에버하트야 당연히 자신의 돈으로 소송비를 내고, 투위터는 회삿돈으로 소송비를 낸다.

그런데 알렌 에버하트가 투위터를 인수하면, 결과적으로는 양쪽 소송비를 그가 다 내는 셈이다.

소송을 하는 사이 가뜩이나 안 좋은 투위터 경영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이것 역시 알렌 에버하트가 책임져야 한다.

내 얘기를 들은 트리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소송을 한다는 건 자신이 운영해야 할 회사를 자신이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셈이네요.”

“그런 거죠.”

한마디로 말하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랄까?

“알렌 에버하트의 반응이 좀 궁금하네요.”

그 순간, 트리시 핸드폰이 울렸다.

“잠깐만요.”

알람을 확인한 트리시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앗! 방금 알렌 에버하트가 투윗을 올렸어요!”

“알람까지 해놨어요?”

“그럼요. 알렌 에버하트 계정을 팔로워하는 건 기자의 필수죠. 기사거리 없을 때 에버하트가 투윗 하나 올려주면 얼마나 고마운 줄 알아요?”

“…….”

이게 무슨 쓸 내용이 없어서 인터넷 뒤지며 소재거리 찾는 작가도 아니고.

이쯤 되면 알렌 에버하트가 기자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 게 아닐까?

알고는 있었지만, 기자들의 알렌 에버하트 의존도가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이야.

난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뭐라고 하나요?”

”직접 봐요.“

트리시는 스마트폰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컨티뉴 캐피탈은 게임 끝이야(Continue capital is Game over)!]

“…….”

대체 관종이란 뭘까?

* * *

콰앙!

공개서한을 받아든 알렌 에버하트는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이런 젠장!”

양쪽 모두 계약 파기까지 가는 건 부담인 만큼, 소송 전 만나 다시 협상하기로 했다.

투위터 경영진 역시 빨리 상황을 정리하고 싶어하는 만큼, 이미 어느 정도 물밑에서 얘기가 오간 상태다.

그는 재협상을 통해 기존 가격에서 최소 20퍼센트는 깎을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그런데 컨티뉴 캐피탈이 끼어드는 바람에 모든 게 틀어졌다.

“이 자식들이 나한테 주식을 떠넘길 생각으로 산 거였어? 자기들이 3, 40달러에 산 주식을 나보고 54달러에 되사라니! 이 사기꾼 같은 놈들!”

직전까지만 해도 주주들은 금액을 좀 깎더라도 알렌 에버하트가 투위터를 인수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컨티뉴 캐피탈이 기존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모두가 동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54달러에 팔 수 있다면, 그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할 이유가 없으니까.

알렌 에버하트는 분노로 이를 박박 갈았다.

차라리 처음부터 그냥 산다고 했다면 모를까, 이제 와서 물러선다면 컨티뉴 캐피탈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된다.

돈은 돈대로 날리고, 자존심까지 구기게 생긴 것이다!

알렌 에버하트는 분통을 터트렸다.

“게임스타트 사태 때 내가 편들어줬는데! 그런데 이렇게 내 뒤통수를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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