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한계초월 게임 재능으로 랭커까지-17화 (17/30)

17화 오크 히어로 (2)

17화 오크 히어로 (2)

"저게 뭐지?"

"산인가?"

"산 같진 않은데?"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건축물은 마치 피라미드 같았다.

실제의 피라미드처럼 아주 거대했다.

문제는 아무 것도 없는 숲 한 가운데에서 갑자기 저렇게 거대한 피라미드가 왜 나타난 것이냐는 말이다.

그때, 놀라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히든 맵 '오크 히어로의 무덤'이 발견되었습니다.]

[오크 히어로의 무덤의 보스 몬스터 오크 히어로가 눈을 뜹니다.]

"어?"

"이런 미친?!"

"난리 났다, 난리 났어!"

그 메시지는 오크 부락에서 사냥하고 있는 모두에게 나타난 메시지였다.

그렇게 지금, 다시 한 번 라스트 엠파이어의 커뮤니티는 뜨겁게 달아 올랐다.

*

-대박사건이다!

-이게 대체 뭐냐?

-히든 맵?

-보스 몬스터?

사실 이런 일이 처음 있었던 건 아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히든 맵이 오크 히어로의 무덤 뿐만은 아니었다.

보스 몬스터 역시 마찬가지다.

보스 몬스터의 대다수는 플레이어들이 찾아낸 것이었다.

물론, 보스 몬스터를 찾아낸 건 전설 퀘스트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그 전설 퀘스트를 수행하고 보스 몬스터를 찾아낸 이들은 거의 대다수가 이미 랭커의 자리에 올라 서 있는 이들이었다.

그 말 뜻이 무엇이겠는가?

-전설이네?

-아직도 하운드에 전설이 남아 있었다는 거야?

그 말은 결국 하운드에 아직도 전설 퀘스트가 남아 있었다는 것이고.

지금 누군가가 그 전설 퀘스트를 수행하며 히든 맵을 찾아내고 보스 몬스터를 깨워냈다는 것이었다.

-지금 하운드 쪽에서 전설 수행하는 길드가 있었던가?

-그런 건 없는데?

-하운드에 남아 있는 전설은 없다는 게 정설 아니었나?

플레이어들이 흥분하고 있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이제 모두가 하운드에는 더 이상 전설 퀘스트가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난 2년, 온갖 길드에서 하운드 곳곳을 수색하며 남은 전설 퀘스트를 찾기 위해 노력을 쏟아 부었으나 결국 찾아내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아직 남아 있었다.

보란듯이.

그 말이 무슨 뜻이겠는가?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건 빙산의 일각이었을지도?

-이 게임에 상상도 못 한 무언가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들이 지금까지 믿어왔던 하나의 믿음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끝이라고 생각했던 믿음 말이다.

그렇게 되니 작은 의문이 피어 오른다.

-아직도 전설 퀘스트가 남아 있고, 또 누군가 찾아내서 수행해 버린다면···?

-지금의 랭커들이 진짜 언제까지고 랭커로 남을 수 있는 건가?

-이거 어쩌면 새로운 랭커가 다시 탄생 할 수도 있는 거 아냐?

어느덧 게임이 고착화되며 대다수의 유저들은 생각했다.

더 이상 새로운 랭커가 나오긴 힘들 것이라고.

이미 그들은 자신들이 전설 퀘스트를 독식하고 보스 몬스터 역시 독식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런 가정이 사실이 아니고 아직도 이 게임엔 최상위 랭커들조차 알지 못 하는 무언가가 숨어 있는 게 사실이라면?

그렇게 다시 하나의 가능성이 파생됐다.

-동화율 98위로 또 뭐 있는 거 아니냐?

-100 있을 수도 있겠는데?

-만약 동화율 100짜리 나타나면 어떻게 되는 거냐?

-어떻게 되긴, 지금 랭커들 긴장 빨고 있어야지. 곧 대가리 다 깨질 테니까 ㅋㅋㅋㅋㅋ

결국 그 의심들은 더해지고 더해져 동화율과 그 동화율을 통해 공고히 된 현재 랭커라는 시스템을 향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 일을 벌인 것이 누구인가라는 추측은···, 한 곳으로 좁혀졌다.

-걔다, 그 빤스맨!

-그 사람이겠지, 재능충!

-그 녀석이야! 흑사자 브레이커!

이런 저런 별명들이 쏟아진다.

물론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명시 하진 못 한다.

모르니까.

하지만, 그 다양한 칭호들은 결국 한 인물을 향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바였다.

*

[새로운 맵을 발견했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5 증가했습니다.]

[공격력이 영구적으로 3% 증가합니다.]

[방어력이 영구적으로 3% 증가합니다.]

[새로운 보스 몬스터를 일깨웠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5 증가했습니다.]

[스킬의 위력이 영구적으로 5% 증가합니다!]

'이게 다 뭐냐.'

오크의 투혼이 부서지고 오크 히어로의 무덤이 나타난 순간 태준의 눈 앞에는 어마무시한 메시지들이 쏟아져 내렸다.

'그래. 이런 거지.'

태준도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들어서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새로운 맵을 발견했을 때 손에 넣을 수 있는 업적들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장난이 아닌데.'

사실 그동안 태준은 많은 업적들을 달성해 왔다.

남들은 게임을 하는 내내 하나 달성하면 땡 잡았다고 난리를 칠 만한 업적을 셀 수도 없이 달성했다.

그 중에서도 지금 달성한 업적은 입이 벌어질 만큼 훌륭했다.

한 순간에 모든 능력치가 10 증가했다.

거기에 더해 영구적으로 공, 방이 각각 3%, 더 나아가 스킬의 위력까지 5%가 증가한단다.

'이러니까 적폐 소리를 듣는 거지.'

거대 길드의 상위 랭커들.

그들은 지금까지 이러한 업적들을 독식하며 남들은 따라 잡을 수 없는 속도로 성장해 왔다는 뜻이 아닌가?

'좋았어.'

태준은 웃었다.

지금까지 극소수만 독점해 왔던 세계에 발을 내디딘 순간이다.

이게 그저 운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태준의 직감이 이야기 한다.

앞으로 계속해서 이와 같은 콘텐츠가 태준을 향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다 먹어 치워 주마.'

랭커.

그걸 넘어서 정점.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모조리 쓸어 담아 버려야 한다는 뜻일 테니···.

그 순간.

콰아앙!

굉음과 함께 무덤 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떴다.'

오크 히어로다.

순간 태준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이건 또 흥미로운 전개인데.'

오크 히어로는 그 이름답게 산만한 덩치를 자랑했다.

덩치만으로 따지자면 투왕보다 더 거대한 듯 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

애초에 오크란 인간과는 기본 육체의 능력이 차원이 다른 녀석들이니까.

가슴을 가리는 가죽 가슴 덮개를 착용했고, 하체 역시 가죽으로 된 간단한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태준의 시선을 끈 건, 놈의 무기다.

'너클이네?'

말 그대로다.

오크 히어로는 너클을 착용하고 있었다.

그 말은 녀석 역시 격투가 계열이라는 뜻.

그게 바로 태준이 흥미를 느낀 부분이었다.

'재밌겠다.'

그렇게 생각한 동시에 태준은 부스터를 사용했다.

동시에 절대 영역이 펼쳐졌다.

오크 히어로 역시 그런 태준을 보며 몸을 날렸다.

크아아아아!

놈이 포효하며 발을 구른 순간, 땅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가히 무시무시한 위압감이다.

놈은 덩치와 걸맞지 않게 엄청난 속도로 태준에게로 가까워졌다.

놈의 주먹은 순식간에 태준의 얼굴 앞으로 다가왔다.

'건방진 놈.'

제 딴에는 선공을 하려 한다고 생각했을 테지만, 태준이 보기엔 한심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이 정도로?'

우습지도 않다.

200%의 동화율로 끌어올린 기감은 어마어마했다.

처음 오크 히어로가 도약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그 찰나의 시간이 태준에게는 마치 억겁과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심지어 놈이 절대 영역 안으로 들어 온 순간에는 정말 오크 히어로의 움직임이 나무 늘보가 기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태준은 이미 놈의 맹점을 정확히 찾아냈고.

놈이 인지하지도 못 할 순간에 태준의 주먹은 놈의 맹점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콰아앙!

태준의 주먹이 오크 히어로의 맹점을 가격했다.

그건 옆구리였다.

'리버 블로 제대로 들어갔고.'

일명 리버 블로.

간장을 박살내는 강력한 일격!

순간, 오크 히어로의 주먹이 멈췄다.

태준의 눈 바로 앞에서.

놈의 동공이 천천히 움직였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인 듯 했다.

하지만 늦었다.

이미 선공이 들어가고, 선공의 뒤를 따른 침투경의 효과까지 터져 나왔으니까.

투콰앙!

순간 오크 히어로의 몸이 굳었다.

그리고···.

콰콰쾅!

그 거구가 바닥을 몇 바퀴나 나뒹굴었다.

크아아!

오크 히어로는 옆구리를 부여잡은 채 괴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놈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오히려 태준을 향해 서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보스는 보스라는 거지?'

역시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트롤 따위 조금 사냥했다고 저 녀석을 허투로 봤다간 골로가는 건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순간, 오크 히어로가 달렸다.

동시에 놈의 전신에선 핏빛처럼 붉은 기운이 거세게 타올랐다.

'강해졌다.'

태준은 기감을 통해서 느꼈다.

저 기운이 솟구침과 동시에 오크 히어로는 강해졌다.

못 해도 1.5배는.

'까다롭다, 역시.'

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 아니겠나.

쉽게 죽어 주는 놈이라면 대체 무슨 재미로 사냥한다는 말이냐.

순식간에 태준과 가까워진 오크 히어로는 주먹을 향했다.

콰앙!

오크 히어로의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태준은 분명히 놈의 공격을 완벽히 피해 냈으나···.

'미친!'

체력이 줄었다.

정확히 말하면 마나 실드가 말이다.

'200이 깎이네?'

그것도 무려 200이나.

등골이 서늘해지는 순간이다.

이건 진짜 저 공격에 한 번 적중 당했다간 그 자리에서 게임 아웃이 되어 버릴 지도 모른다는 말이 아닌가?

심지어 피해도 체력이 다는 공격이라니.

뭐 이딴 게 다 있느냐고 욕지거리라도 내뱉고 싶었으나, 그럴 시간조차 없다.

부웅!

오크 히어로의 주먹은 다시 태성에게로 향했다.

놈에겐 자세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그 어떤 타이밍이건, 그 어떠한 자세건 자신이 원한다면 언제든 공격을 꽂아 넣을 수 있는 괴물같은 육신을 지니고 있었다.

부웅! 부앙! 콰앙!

오크 히어로의 맹공은 끝없이 태준을 향해 쏟아졌다.

물론 태준은 이제 체력이 닳지 않는 범위를 조절해가며 놈의 공격을 피하고 있었다.

크륵- 크르륵!

한참이나 공격을 쏟아내던 오크 히어로가 멈췄다.

도무지 태준에게 자신의 공격이 닿질 않으니 조금 약이 오른 모양이다.

그런데 그때.

콱!

놈은 양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더니···, 바닥을 향해 내질렀다.

"······?!"

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이해 하지 못한 채 잠시 놈을 바라보고 있던 중.

콰아아앙!

놈이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친 순간 굉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는 놈의 몸을 감싸고 있던 붉은 기운이 땅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뻗어나갔다.

태준은 기겁했다.

'이 미친 새끼가?!'

쩌저저적-!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붉은 기운이 뻗어나가는 결을 따라서.

콰콰콰콰쾅!

이내 그 진동은 점점 더 거세졌다.

머지 않아 땅이 갈라지고 땅이 뒤엎이며 지진이라도 난 듯 그 일대의 대지가 완전히 뒤집어져 버린 지금이다.

쿠콰콰쾅!

제대로 서있기조차 힘들었다.

심지어 튀어 오르는 바위 파편에 공격 당했다간 눈 먼 공격에 체력까지 닳아 버리기 딱 좋은 상황이다.

물론 태준은 그런 공격은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

도무지 피할 틈이 보이지 않는 그 상황에도 바위 파편을 피하거나 쳐내며 쓸 데 없이 체력이 낭비되는 일을 원천에 차단하고 있었다.

태준은 튀어 오르는 바위와 돌의 파편들을 피해내고 멀쩡한 땅을 향해 발을 디디며 넘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때였다.

구아아아아!

비산하는 바위 틈을 헤치며 오크 히어로가 내달렸다.

그의 커다란 주먹이 태준에게로 순식간에 근접해 온 순간이다.

'보자보자 하니까.'

태성은 지금 막 디디고 있는 땅을 디디며 도약해 올랐다.

한 순간에 도약해 오른 태준은 주먹을 움직였다.

놈의 안면을 향해서.

콰앙!

태준의 주먹이 오크 히어로의 면상에 꽂혔다.

투쾅!

놈의 면상이 일그러지며 바닥에 그대로 놈의 몸통이 처박혔다.

굉음과 함께 놈의 몸은 바닥에 처박혔다.

그 자세에서 그대로 태준은 다시 놈을 향해 주먹을 내려쳤다.

콰앙!

하지만, 그 찰나에 놈은 고개를 돌려 태준의 공격을 피해냈다.

오크 히어로의 입이 길게 찢어졌다.

끔찍한 고통을 느끼는 와중에 자신이 태준의 공격을 회피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끼고 있는 것이리라.

"틀렸다."

하지만 태준은 말했다.

놈의 예상은 틀렸다고.

왜냐고?

콰아앙!

애초에 태준의 목표는 놈의 면상 따위가 아니었다.

태준은 주먹으로 몸을 지탱하며 그 자세에서 그대로 무릎을 놈의 명치를 향해 내리 찍은 것이다.

콰앙!

그제야 오크 히어로의 얼굴에 당황 가득한 감정이 떠올랐다.

당황의 감정은 이내 끔찍한 고통으로 돌변했다.

놈의 눈에서 실핏줄이 터지며 흰자위가 붉게 물들었고, 목과 이마, 얼굴의 힘줄은 순식간에 도드라져 터질 듯이 튀어 나왔다.

놈의 몸이 작게 경련을 일으켰다.

명치를 강하게 얻어맞은 순간 호흡이 급격히 부족해졌으리라.

당연히 태준은 놈이 다시 숨을 고를 틈따위는 줄 생각이 없다.

"이제 뒤져 보자. 응?"

태준의 주먹은 이미 다시 놈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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