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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초월 게임 재능으로 랭커까지-4화 (4/30)

4화 사신 (1)

4화 사신 (1)

*

태준의 캐릭터가 하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운드 마을의 모습은 평범한 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겉모습만 봤을 때의 이야기다.

그 속내를 들여다 본다면, 하운드는 분명 그 어떤 스타팅 포인트와는 확실히 다르고 특별한 마을이었다.

"파티 구합니다!"

한 남자가 소리쳤다.

온 몸이 철갑으로 둘러 싸인 남자다.

풀 플레이트 메일.

손에 든 검은 은은한 빛을 뿜어냈고, 왼 손에 든 방패는 성인 남성 만큼이나 커다랗다.

그 뿐인가?

"10레벨 마법사입니다!"

마법사의 옷 역시 화려한 자수로 수놓인 로브였다.

지팡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보석이 박혀 있었다.

무엇인진 모르겠으나, 값이 나가 보인다는 것만은 한 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바로 그것이다.

이 하운드에 진짜 뉴비는 없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맨 손으로 하운드에 도착한 사람은 없다.

경험도, 현질도 없이 맨 몸으로 하운드에 서 있는 건, 그야말로 태준이 유일할 테지.

물론 태준은 그런 것 따위 개의치 않았다.

파티를 구할 생각도, 현질을 할 생각도 없다.

태준은 당장에라도 몬스터를 사냥하고 싶을 뿐이다.

'얼마나 어려울까.'

하운드라는 그 악명을 직접 피부로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101%의 동화율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껴 보고 싶을 뿐이다.

태준은 시선을 돌려 사냥터를 찾았다.

‘사냥터가... 옳지. 저기였지.’

그 방향으로 홀린 듯 태준은 움직였다.

*

잠시 후.

태준이 사냥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에에에엑!

성 밖에서도 역시 현질로 중무장한 유저들이 오크를 사냥하고 있었다.

‘10레벨 오크.’

테이큰과 같은 10레벨의 몬스터가, 하운드 마을에서는 가장 약한 몬스터였다.

보통의 스타팅 포인트의 시작 몬스터가 토끼, 슬라임 따위라는 걸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난이도인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겠지.

‘평범한 1레벨 유저는 감히 사냥할 수도 없는 몬스터!’

그게 바로 하운드에 평범한 유저들이 얼씬도 할 수 없는 이유였다.

그래서 더 설렜다.

얼마나 어려울까.

그리고 그 어려운 환경에서 자신이 얼마나 잘해낼 수 있을까.

그 끝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음?’

‘뭐야. 뉴빈가?’

그런 태준을 발견한 유저들은 의문이 담긴 표정으로 태준을 바라봤다.

'완전 기본 장빈데?'

'뭐야. 하운드 잘못 고른 유전가?'

'좆됐네. 곧 캐삭할 듯.'

태준을 보고 유저들은 조소를 흘렸다.

10레벨 오크를 혼자 잡으려면 최소 15레벨 이상이 되어야 한다.

실제로 현질 장비를 두른 유저들도 이곳에서 최소 10레벨까지는 파티로 사냥하고 있었으니까.

노골적으로 태준을 향해 비웃음을 날리는 유저도 꽤 많았다.

하지만 태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오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태준은 오크를 바라봤다.

그 순간 오크를 향해 태준의 몸이 날아들었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하지만 태준은 웃고 있었다.

몸을 날리는 그 짧은 순간에.

태준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건 진짜다,’ 라고

101%의 동화율.

감히 어찌 말로 설명 할 수 있을까.

'미치겠네.'

마치 자신을 저 높은 곳에서 내려보고 있는 느낌.

주변의 모든 것들이 태준의 손아귀에 있는 듯 하다.

작은 벌레의 움직임, 플레이어들의 모습, 몬스터들의 숨소리까지도···.

그 순간에.

쐐애애액!

오크의 공격이 날아든다.

오크에게로 신경을 집중했다.

그러자 느껴진다.

저 공격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잔상으로 그려지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

그러니 저 공격을 못 피하면 그건 머저리다.

태준은 놈의 공격이 끝나기도 전에 공격 방향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리고 손을 움직였다.

쾅!

[치명타!]

여지 없다.

치명타다.

오크가 화들짝 놀라 비명을 내지르는 순간, 태준은 다시 주먹을 움직였다.

한 번의 일격으로 균형이 흔들린 오크의 전신은 맹점 투성이다.

쾅!

다시 태준이 공격했다.

태준이 공격한 건, 오크의 목젖.

쾅!

태준은 전율을 느꼈다.

간혹 프로게이머들을 보며 그런 감정을 느끼곤 했다.

'저게 재능이구나.'

그 녀석들은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내곤 했다.

같은 캐릭터를 컨트롤 하더라도, 남들은 생각만 하는 것들을 해낸다.

0.1초.

아니, 그 이하의 미세한 초단위의 세계를 마음껏 조종하는 듯한 말도 안 되는 재능을 뽐내는 그런 괴물들이었다.

그리고 지금, 태준은 그들이 느끼고 있었을 그런 감정들을 느끼고 있었으니···.

취에에에에엑!

이내 오크가 쓰러졌다.

[레벨 업!]

고작 한 마리 사냥했는데 레벨이 올랐다.

당연한 말이다.

무려 10레벨이나 높은 몬스터를 혼자서 사냥했으니, 얼마나 많은 경험치를 획득했겠나?

메시지가 더 떠올랐다.

[새로운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너클 마스터리]

-레벨 : 1

-공격 속도+10%

-공격력+5%

-레벨업 당 힘 1 증가

'마스터리다.'

마스터리 스킬이 생겨났다.

마스터리 스킬은, 특정 무기를 들고 사냥하면 생겨나는 스킬이다.

그리고 마스터리 스킬마다 해당 무기에 가장 필요한 능력치를 1씩 증가시켜 준다.

마스터리 스킬은 단 하나만 가질 수 있었고, 해당 마스터리 스킬에 부합하는 무기를 사용할 수록 새로운 스킬들이 생겨난다.

생겨나는 스킬은 정해져 있지 않다.

역시 어떤 방식으로 사냥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스킬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좋아. 난 이제 격투가가 된 거야.'

전직 시스템이 따로 존재하지 않지만, 전직이나 다름 없다는 뜻.

태준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태준은 스탯을 분배하기 위해 상태창을 열었다.

[상태창]

[준]

-레벨 : 2

-힘 : 11

-민첩성 : 10

-체력 : 10

-마력 : 10

-포인트 :2

[스킬]

-너클 마스터리 LV.1

'능력치는 어떻게 찍을까···.'

이미 너클 마스터리로 인해 힘은 1씩 계속해서 증가한다.

'흠···.'

잠시 고민하던 세준은 민첩성에 능력치 두 개를 투자했다.

'어차피 힘은 하나씩 올라 주니까.'

그리고 세준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능력치가 민첩이라고 판단했다.

어마어마한 동체시력과 101%의 동화율.

그것을 극한으로 살리기 위해서 필요한 건, 재빠른 움직임이다.

태준은 다시 사냥을 시작했다.

레벨이 오르고, 마스터리를 획득한 뒤의 태준은 훨씬 더 강해졌다.

더 이상 오크 따위는 상대조차 되질 않았다.

그 순간 느낀 감정은.

'이건 아니야.'

낙담이다.

'쉬워.'

너무 쉬웠으니까.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태준은 걸음을 옮겼다.

*  *  *

태준을 비웃었던 유저들은 방금 태준의 전투 장면을 보고 넋이 나간 상태였다.

분명 겉모습만 보자면 라스트 엠파이어를 갓 시작한 뉴비로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혼자서 오크를 때려잡다니.

그것도 압도적인 실력으로 말이다.

그러니 결국 그들은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미친."

"올 치명타?"

"쟤 뭐야?"

"말도 안 돼···."

자신들이 사냥하려 했던 오크조차 잊은 채로 그들은 태준을 멍한 얼굴로 바라봐야 했다.

그럴 수밖에 없지.

몬스터를 공격할 때마다 울려 퍼지는 둔탁한 타격음.

그것은 분명 치명타가 터져 나왔다는 증거였으니까.

"씨발···."

"괴물이다."

그들은 멀어져 가는 태준의 모습을 보며 한참이나 그 자리에 멍한 얼굴로 서 있어야만 했다.

*

머지않아 태준은 인적이 드문 사냥터에 도착했다.

조금 전의 사냥터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사람이 많아서 몬스터 밀도가 너무 낮아.'

그게 문제였다.

한 마리씩 사냥하는 건, 너무 쉬웠으니 사람이 없는 곳으로 향한 것이다.

사람이 없으면 몬스터가 더 많아 질 테고.

한 번에 더 많은 오크를 사냥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면 난이도가 더 높아지겠지.

태준은 주변을 둘러봤다.

'많다.'

그 곳엔 오크가 많았다.

예상대로다.

아무래도 플레이어들은 인적이 드문 곳을 선호하지 않았다.

오크는 강하기 때문이다.

좋은 아이템을 둘렀다고 해도 다수의 오크에게 둘러싸이면 위험하다.

그리고 그때.

‘저기다.’

사방이 바위로 둘러싸인 장소가 태준의 눈에 들어왔다.

그 안에는 얼핏 보더라도 많은 수의 오크가 몰려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취이이엑!

'저기라면···.'

더 짜릿한 난이도를 즐겨 볼 수 있지 않을까?

망설일 것도 없다.

태준은 곧바로 몸을 날렸다.

빠르다.

고작 민첩 2가 증가했음에도 움직임이 엄청나게 빨라졌다는 게 느껴졌다.

취에에엑!

이내 태준을 발견한 오크무리가 태준을 향해 울음을 토해냈다.

태준은 놈들 한 가운데에 파고들었다.

사방에서 태준을 향한 공격이 쏟아진다.

하지만 문제 될 건 없다.

홱! 홰액!

태준을 향하는 놈들의 공격은 태준의 몸에 상처 하나 낼 수 없었다.

그 순간에도, 태준은 여지없이 빈틈을 찾아냈고 놈들을 향한 공격을 쏟아냈다.

‘재밌다. 이래야 게임 할 맛이 나지!’

그제야 태준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오크 한 마리는 약하지만, 사방에서 쏟아져 나오는 다수의 공격은 분명 위협적이었다.

'죽으면···, 레벨 다운. 장비 드랍.'

라스트 엠파이어의 사망 패널티는 무시무시하다.

레벨이 몇이건, 무조건 레벨이 내려가고 가진 장비의 절반을 드랍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의 사망은 치명적이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사망에 대한 패널티는 커질 수밖에 없다.

라스트 엠파이어 증후군이란 말이 생길 정도다.

캐릭터가 죽을 때, 정말 자신이 죽은 것마냥 충격에 빠져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말이 안 된다고?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진짜 나타났다.

하나에 수천, 수억짜리 장비를 사고 몇 달에 걸려 사냥해 레벨을 올렸건만, 레벨이 내려가고 장비가 사라져 봐라.

얼마나 열불이 나겠는가?

그러니 플레이어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것보다, 죽지 않는 것을 더 중요시했다.

하지만 태준은 그런 게 전혀 두렵지 않았다.

아이템? 레벨?

사라져도 상관 없다.

2레벨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태준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플레이 할 생각이다.

'난 이제 다르니까.'

분명하게 느껴진다.

이 말도 안 되는 재능이!

극도로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마저 포착해 낸 뒤 엄청난 속도로 그 움직임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이젠 나도!'

과거엔 가지지 못했던 영광.

반쪽짜리 재능이, 이 순간에 완전한 재능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태준은 계속해서 사냥하고, 또 사냥했다.

그리고 결국.

'됐다.'

태준은 결국 5레벨을 달성 할 수 있었다.

[초급 너클 마스터리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새로운 스킬 '부스터'를 획득했습니다!]

순간, 마스터리의 레벨이 오르고, 새로운 스킬도 하나 획득했다.

'벌써?'

확실히 빠른 속도다.

당연한 얘기지.

동화율 수치는 스킬의 숙련도에 영향을 미치는 건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사실이니까.

태준은 빠르게 스킬의 정보를 살폈다.

[너클 마스터리]

-레벨 : 2

-공격 속도+12%

-공격력+6%

-레벨업 당 힘 1 증가

[부스터]

-레벨 : 1

-일시적으로 민첩성을 증가시켜 공격 속도, 이동 속도를 증가시킨다.

-민첩성+10%

-지속 시간 : 10초

-재사용 대기 시간 : 20초

'좋은데?'

너클 마스터리로 인해 공격력과 공격 속도가 추가로 증가했다.

그리고 부스터란 스킬도 태준의 마음에 쏙 들었다.

무려 민첩성을 10%나 증가시켜 주는 스킬이 등장했다.

모든 능력치를 민첩에 올인하기로 한 지금, 이보다 더 좋은 스킬이 또 있을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너무 빠른 레벨업!]

[모든 능력치가 1 증가했습니다.]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무한 치명타! 무한 회피!]

[모든 능력치가 2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태준의 눈을 번쩍이게 할 또 다른 콘텐츠가 하나 등장했다.

[라스트 엠페러의 세계가 당신을 규격외의 존재로 인식했습니다.]

[히든 콘텐츠 '가혹한 시련'이 발동됐습니다.]

'가혹한 시련···?'

그 단어에 태준의 눈가에 호기심이 어렸다.

'이거 왠지 끌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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