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갓겜 제작법-481화 (482/485)

< 481. 인류 기술의 정점 >

대전에 위치한 PTW파크.

과거 엑스포 공원이라 불렸던 그곳은 이제 전 세계 사람들의 인식 속에 PTW 파크가 있는 곳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연중 어느 때 방문하더라도 볼거리가 넘치는 곳.

실제로 PTW 파크의 개장 이후 대전의 인구는 이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나게 되었으며, 땅값도 어마어마하게 오른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의 호텔이나 음식점은 전국에서 가장 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 배경엔 PTW 파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PTW의 노력이 있었다.

천하대 주변 대학가에서 그렇게 했던 것처럼, PTW에서는 대전 중심의 노른자위 땅과 PTW 파크 주변의 광범위한 부지를 매입하여 입점하는 상점들에게 싼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그 대신 PTW와 제휴하여 가게 간판에 ‘게이머즈 유니언’마크를 달고 있는 가게들은, PTW 파크 개장 이후에 천정부지로 올라간 대전 지역의 가게 임대료보다 훨씬 싼 가격, 혹은 임대료를 전혀 내지 않는 조건으로 PTW가 보유한 금싸라기 같은 땅에서 장사할 수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PTW에서는 대전 지역 전체에 광범위하게 워커봇을 투입하여 도시의 미관을 관리하고 있었다.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로봇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담배꽁초와 쓰레기들을 수거하고, 도시 곳곳에 있는 분리수거 처리장에서 각종 생활 쓰레기를 인간 대신 분리할 수 있도록.

그렇기에 2029년의 대전은 다른 대도시와는 다르게 매우 미래적인 모습을 하게 되었다.

길에는 로봇들이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고 길을 청소하고, 전 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관광객이 딥 다이버를 쓴 채로 도시를 돌아다니며, 테슬러에서 제작한 자율 주행 차량이 질서 정연하게 도로를 누비는 도시가 바로 2029년의 대전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이제는 ‘로봇의 도시’, ‘미래의 도시’라 불리는 대전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이벤트가 바로 나이츠 리그의 ‘전용기 공개 행사’였다.

그리고 매년 공개되는 수많은 전용기 공개 행사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행사가 바로 테슬러 마션즈 같은 인기 클럽의 전용기 공개 행사였고.

나이츠 리그의 월드 파이널도 기대하고 있었지만, 무엇보다 테슬러 마션즈의 전용기 공개 행사를 기대하고 있던 빈스는 천만 다행히도 같은 시간 진행하기로 예정된 PTW의 신작 정보 공개 행사가 전용기 공개 이벤트와 합동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약 둘 중 하나만 골라서 보아야 한다고 한다면, 그는 오랜 시간 자신이 놓쳐야 했을 이벤트를 떠올리며 괴로워했을 테니까.

빈스는 테슬러에서 전용기 공개 행사를 위해 준비한 ‘화성관’의 내부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진짜 화려하네.”

15미터짜리 거대한 로봇 수십 대를 세워 놓아도 너끈할 만한 거대한 실내 공간, 테슬러의 자랑이자 CEO 일론 모스크의 자부심이기도 한 회사 ‘스페이스 X’의 상징과도 같은 여러 로켓 부속들.

화성 개발을 위해 PTW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개발한 다양한 화성용 작업 로봇들.

그 안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세트장의 내부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물론, 그 안엔 빈스 역시 포함되어 있었고.

빈스는 사방에 나열된 테슬러 마션즈의 역대 전용기를 보며 연신 감탄사를 터트렸다.

현재까지 2번의 월드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던 테슬러 마션즈에는 무려 15대에 가까운 전용기가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관객들에겐 기존에 나왔던 전용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가 되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역시나 거대한 휘장에 둘러싸인 채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전장 15미터 크기의 로봇이었다.

빈스는 경외심에 가득한 눈으로 점점 올라가는 시선에 목이 아파옴을 느끼며 천천히 로봇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는 휘장 앞에 있는 작은 패널에 걸려 있는 글자를 읽었다.

<테슬라 마션즈 소속 나이츠 파일럿 박재원을 위해 개발된 전용기.

ASURA.>

물론 아수라라는 이름의 기체는 이전 경기의 MVP기체로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재원이 탑승했던 아수라는 KOH라는 게임 내에서 누구나 얻을 수 있는 파츠를 조합하여 만들어진 ‘범용 기체’였고, 지금 빈스의 눈앞에 있는 아수라는 이전 기체의 특성은 그대로 이어받고 있지만, 외형이나 세부적인 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기체라 할 수 있는 기체였다.

아니, 어쩌면 기체의 타입부터 완전히 다른 타입의 기체가 될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작년 우승자에게 집중되는 전략적 분석을 피하려고, 때때로 몇몇 파일럿들이 작년에 썼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타입의 전용기를 주문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렇기에 매번 벌어지는 전용기 공개 행사는 월드 파이널 참가팀 전체가 주목하는 행사가 되곤 했다.

완전히 새로운 기체가 나오면 기존에 세웠던 대응 전략을 다시 짜고, 예상했던 대로의 기체가 나오면 변경된 사항을 반영하여 기존 전략을 수정하기 위해.

빈스는 이번에 그런 예상외의 상황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물론 완전히 새로운 타입의 머신을 들고나오는 것은 그리 흔히 벌어지는 일이 아니었지만,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파이널 시즌 전체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변수’의 존재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번 이벤트는, 개최 전부터 그가 기대하던 ‘깜짝 선물’을 잔뜩 안고서 시작되는 이벤트였다.

“관내에 계시는 참관자분들께 안내드립니다.

잠시 후 테슬러 마션즈의 신형 전용기 공개 이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안내 방송이 나오는 순간, 사람들은 테슬러의 CEO인 일론 모스크가 어디에서 등장할지 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전에 테슬러 마션즈 멤버들의 최초 전용기 공개 행사를 모스크가 직접 주최한 이후로, 자신이 운영하는 클럽의 새로운 전용기 공개 이벤트는 클럽 오너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애당초 한 대 한 대가 전 시즌 우승자에게 PTW가 부여하는 전용기 구매 권한 없이 직접 구매하려면 수천억에 달하는 비용을 내야 살 수 있는 물건이 바로 이 ‘전용기’였던데다, 클럽 오너 입장에서는 전용기 공개이벤트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언론의 주목과 함께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프로 스포츠의 클럽 오너라는 사실을 전 세계 팬들에게 자랑할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음악이 시작된 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러의 CEO 일론 모스크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혹시 이번엔 CEO가 직접 공개하지 않는 건가?’라는 의구심이 싹틀 무렵, 빈스는 한쪽 구석에 세워져 있던 거대한 로봇의 눈동자에 반짝이는 빛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소리쳤다.

“마션즈가 움직인다!”

마션즈.

전 세계 최초로 일론 모스크가 PTW에 구매한 개인 소장용 전용기.

그가 소유한 클럽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그 전용기가, 전신에서 화려한 빛을 뿜으며 서서히 무릎을 피고 있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그제야 모스크가 어떻게 등장하려 한 것인지 알수 있었다.

그는 애당초 이 행사장 안에서, 그것도 자신의 전용기 안에서 새 전용기 공개 행사를 기다리는 관객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화성의 대지 색을 연상시키는 주황색과 우주선을 상징하는 특유의 흰색 바디가 아름답게 섞여 있는 전신 15미터 크기의 거대한 로봇이, 특유의 육중한 걸음걸이와 함께 서서히 걸어 나왔다.

그리고 수십 미터 크기의 베일에 둘러싸인 새 전용기 옆에 선 로봇의 스피커에서 이제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모스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녕하십니까. 테슬러 마션즈의 클럽 오너, 일론 모스크입니다.”

“우와아아아아!!”

가장 주목받는 새 전용기를 감싸고 있는 베일 자체를 클럽 오너의 나이츠가 직접 벗긴다는 이 깜짝 연출에 놀란 관객들이 환호성을 지르자, 마션즈의 콕핏에 앉아 있던 모스크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외부로 콕핏 내부 영상을 사출하는 홀로그램을 작동시켜 자신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노출했다.

“오늘 이렇게 저희 테슬러 마션즈의 신형 전용기 공개 행사에 오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한가지 약속드리죠.

이 행사를 통해, 절대로 여러분의 기대치를 얇은 유리처럼 박살 낼 것이라고요.

저희 스페이스 X의 로켓이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날아가는 것처럼, 여러분은 오늘 행사에서 마치 로켓을 타고 하늘을 날아가는 느낌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기대감을 더욱 부추기는 모스크의 말을 들은 청중들의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 커다란 카메라를 든 기자들은 연식 플래시를 터트리며 모스크가 탄 전용기를 촬영하고 있었다.

마치 미러볼을 킨 것처럼 미친 듯이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 모스크가 조종하는 ‘마션즈’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로봇을 가린 베일의 한쪽 끝을 붙잡고 말했다.

“아, 그 전에.

오늘 행사에서 PTW의 중대 발표가 있을 거라는 사실은 모두 들으셨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상공간 안의 체험관이나 인터넷 방송을 통해 이 이벤트를 지켜보고 계시는 수억 명의 팬분들도 그 사실은 잘 알고 계시겠죠.

저는 마션즈의 신형 전용기 공개 이벤트 시간과, PTW의 신작 정보 공개 시간이 겹친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말 그대로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심지어 이런 생각까지 들었죠.

‘내가 최근에 PTW에 밉보일 만한 일이라고 했었나?’

PTW는 저희 테슬러에 자율주행 기술 및 PRD의 독점 생산권, 그리고 워커 봇의 생산을 맡긴 테슬러의 가장 중요한 협력사입니다.

그런 협력사에서, 저희의 신형기 공개이벤트를 완전히 묻어버릴 수도 있는 이벤트를 같은 시간에 진행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죠.

정말로 뭔가 원한을 사지 않은 이상은, 그건 정말로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침착하게 생각을 정리한 저는, 곧 이상혁 CCO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죠.

그래서 전 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대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거냐’라고 묻기 위해서.

그리고 여러분보다 조금 앞선 시간에, 저희의 신형기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들을 수 있었죠.

그리고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할 내년의 나이츠 리그 진행 방식에 대해서도요.”

잔뜩 뜸을 들이며 기대감을 부추기는 모스크를 보며, 관중들은 침을 삼켰다.

그리고는 그중 참을성 없는 한 명의 관중이 손을 들며 소리쳤다.

“엄청난 정보라니 그게 뭡니까?!?!”

“전용기부터 보여주세요!”

“내년 리그부터 변경되는 부분이라니 그게 뭐죠?!”

사방에서 터지는 질문을 들으며, 모스크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여전히 베일을 잡은 상태로 말을 이어나갔다.

“다들 아시다시피, 전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한 트윗을 자주 올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제가 본 애니메이션 중에는, 가상의 자동차 리그를 다룬 ‘사이버 포물러’라는 애니메이션도 있었죠.

TV 시리즈부터 OVA까지 여러 편으로 이루어진 그 애니메이션은, 우연히 아버지가 개발한 최신형 AI가 탑재된 자동차의 유일한 탑승자가 된 주인공이 한명의 레이서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애니메이션 안에서, 처음에 승용차를 닮았던 주인공의 자동차는 점점 F1머신과 비슷한 형태로 변화를 거치게 되죠.

그리고 오프로드 레이스가 빠지고 오로지 서킷에서만 달리게 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작중 레이스에 적용되게 됩니다.

주인공의 차량도 시즌마다 새로운 차를 타는 것으로 바뀌게 되고요.”

모스크가 말했다.

“제가 그 애니메이션의 예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은, 변화가 없으면 그것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정식으로 나이츠 리그가 출범한지도 벌써 6년째가 되었죠.

그동안 전 세계 사람들이 푹 빠질 정도로 나이츠 리그는 기술의 정점에 달한 회사가 만든 프로스포츠가 어떤 형태인지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만, PTW는 거기서 멈출 생각이 없는 것 같더군요.

PTW의 이상혁 CCO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나이츠 리그가 처음 출범했던 2023년도부터.

아니, 실물 크기의 15미터 짜리 거대 로봇을 활용한 프로 리그를 출범 시킨 순간부터, 지금 이 순간을 위해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 준비해 왔다고요.

그리고 오늘, 이상혁 CCO는 그렇게 준비한 결과물을 공개할 수 있는 영광을 저에게 양보했습니다.

아마도 이 방송을 보고 있다면 제 라이벌인 제프 베조스는 열 좀 받겠네요.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PTW에서 여러분과 함께 2030년의 새로운 나이츠 리그를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인류가 가진 모든 기술의 정점을!”

그리고 마침내, 베일의 한쪽 끝을 잡은 마션즈의 손이 크게 휘둘러졌고, 시야를 다 가릴 듯이 커다란 수십 미터짜리 커버가 공중에 휘날렸다.

그리고 그 뒤에서, 눈부신 주황빛과 금빛으로 번쩍이는 새로운 전용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의 나이츠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등에 달린 커다란 로켓이 달린 날개와 함께.

그것은 마치 공중에서의 전투를 상정한 것처럼 만들어진 형태를 가진 전용기였다.

“지금 보고 계시는 전용기는 우주전 전용 파츠를 달고 있는 저희 마션즈의 슈퍼루키 박재원씨의 전용기.

입니다.

이 놀랍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진 머신은, 우주 공간에서 자유롭게 자세를 제어하여 상대 나이츠를 상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죠.

물론 여기 달린 파츠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우주전 전용 부속들이 다른 나이츠를 위해 준비되어 있고요.

PTW에서는 이번 2030년을 맞이하는 리그에서, 이 멋진 로봇을 탄 나이츠 파일럿들이 우주 공간을 누비며 전투를 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년 연간 리그의 배경은, 우주가 되는거죠.”

함성은 바로 터져 나오지 않았다.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에는, 모스크의 입에서 나온 말의 내용이 너무나도 터무니없었기 때문에.

애당초 저 거대하고 무거운 머신을 우주에 올려놓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미친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고.

그러나 이 장소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PTW가 뭔가를 ‘하겠다’라고 발표한 시점에서, 그것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그 사실을 깨달은 빈스는 머릿속으로 우주 공간을 누비는 거대한 로봇들의 단체전을 상상했다.

그리고는 가슴속에서 치솟아 오르는 뜨거운 무언가를 느끼며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우주전?! 미쳤냐?!!?”

“그게 가능합니까?!?”

“저 거대한 로봇을 어떻게 우주에 올리죠?!”

거의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터져 나오는 함성과 질문 속에서, 모스크는 AI가 함성을 분석하여 모니터에 띄운 청중들의 질문을 눈으로 훑었다.

그리고는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에 빠져있는 관객들에게 구체적인 진행방식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물론 PTW 홈페이지에 내년 시즌에 진행될 우주전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올라올 예정이지만, 일단 제가 상혁씨에게 듣고 필사적으로 외운 내용에 관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아니, 필사적으로 외웠다는 말은 거짓말이 되겠군요.

그 계획이 너무나도 멋지고 야심찼기 때문에, 단 한 번을 들었음에도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바로 뇌리에 각인되어버렸으니까요.

우선, 이 거대한 로봇을 실제로 우주에 보낼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답변하자면, 예. 그럴 수 있습니다.

물론 전통적인 로켓 추진방식을 사용하는 스페이스 X의 로켓으로는 이정도 무게를 우주에 올리는 건 불가능하죠.

하지만 물체를 우주에 올리는 것은 로켓 추진방식으로만 가능한 건 아닙니다.

PTW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원심력을 이용해 우주에 물체를 발사하는 업체인 ‘스핀 론치’와 협력하여 나이츠를 우주에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죠.

물론 이 정도 무게의 로봇을 원심력으로 우주에 던지려면 엄청난 에너지와 거대한 장비가 필요합니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로봇을 담을 거대한 비행체도 필요하고요.

뭐 그것이 모두 준비된다고 해도, 그 정도 속도가 주는 압력을 인간 파일럿은 견디지 못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PTW는 가장 강력하고 뛰어난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업체죠.

그리고 이미 그들의 기술은 인간과 완벽하게 똑같이 움직이며 대화하는 인간형 로봇.

‘머신 스피릿’을 통해 공개된 바 있고요.”

일론 모스크의 말대로, 처음 공개될 때는 코스프레 복장을 한 PTW 직원들이 맡았던 ‘머신 스피릿’의 역할을, 지금은 인간과 똑같은 형태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소녀 형태의 로봇이 대신 맡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엔, 그 로봇들이 인간을 대신해 우주까지 나이츠를 몰고 갈 예정이었고.

“머신 스피릿이 조종하는 나이츠가 우주에 도착하면, 저희 스페이스 X의 로켓을 타고 우주에 도착한 나이츠 파일럿들이 우주 공간 안에서 나이츠에 탑승할 겁니다.

마찬가지로 리그 진행을 위한 배터리 스테이션과 우주 공간 속에서 나이츠의 부속 교체 및 수리를 할 수 있는 거대한 펙토리 스테이션도 함께 우주로 날려 보내질 거고요.

물론 한번에 날릴 수 있는 중량의 한계 때문에, 모든 설비는 조각난 상태로 우주에 도착할 겁니다.

그리고 특정 궤도에 고정된 상태로 우주 전용 사양으로 제작된 워커 봇인 ‘스페이스 봇’들의 도움을 받아 조립되게 되죠.

이 프로젝트는 DARPA와 NASA, 미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초유의 우주 프로젝트가 될 겁니다.

시즌이 끝난 후 목표가 완료된 지원 스테이션은, NASA를 비롯한 전 세계의 우주 관련 연구인력들이 사용할 우주 정거장이 될 예정이고요.

그것은 기존에 있던 낡은 우주 정거장을 완전히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제가 화성에 갈 때, 그곳이 중간 기지 역할을 할 수도 있겠죠.”

오로지 우주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로봇을 보겟다는 일념 하나로, 화성 진출까지 이어지는 큰 그림을 그려낸 모스크의 선언.

그것은 진정으로 게임에 목숨을 건 인간들이 천문학적인 거금을 손에 쥐었을 때 대체 어떤 짓까지 벌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발표였다.

< 481. 인류 기술의 정점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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