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갓겜 제작법-455화 (456/485)

455. 퍼스티스트

[미친 듯이 뜨거웠던 여름.

그보다 뜨거웠던 축제의 열기.

매번 새로운 ‘전설’을 기록하던 NE 컨벤션, 이번에도 다시 한번 ‘전설’을 경신하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PTW의 신작 KOH.

발매 첫날부터 GTA5가 가지고 있던 역대 최다 발매일 판매 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우다.]

[3일간 펼쳐진 게이머들의 대축제를 통해 선발된 36명의 나이츠 파일럿들.

인터뷰를 통해 예고되었던 ‘팀 퍼스티스트’의 웹 드라마의 공개는 언제부터?]

[행사 종료 이후에도 좀처럼 식지 않는 뜨거운 열기.

대전으로 향하는 전 세계의 게이머들.]

[3일로는 아쉽다? 공식 행사 종료 이후에도 이어지는 나이츠 리그에 대한 뜨거운 관심!]

첫날부터 달아오른 뜨거운 열기를 3일 내내 이어간 5차 NE 컨벤션은 밤하늘을 가득 메우는 화려한 불꽃놀이를 마지막으로, 그 대단원의 끝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NE 컨벤션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언론과 커뮤니티에서는 끝없이 5차 NE 컨벤션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며 불타오르는 분위기에 장작을 던져넣고 있었다.

PTW가 이벤트에 참가한 나이츠 파일럿들과 ‘모종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란 정보가 첫날 있었던 나이츠 파일럿들의 뉴스 인터뷰를 통해 공개되었기 때문에.

이미 그 프로젝트가 웹 드라마라는 포맷을 가지고 공개될 것이란 정보는 공개되어 있었지만, 그것이 기존에 존재하는 일반적인 ‘드라마’의 형태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웹 드라마’를 만드는 회사가, 다른 곳이 아닌 PTW였기 때문에.

이미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PTW라는 회사는 로봇이 나오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실물 크기의 거대 로봇을 만드는 미친 회사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회사가 만드는 웹 드라마는, 절대로 평범한 형태의 웹 드라마가 아닐 것이란 예상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공식적으로 촬영 및 공개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PTW의 팬들은 끊임없이 PTW와 ‘팀 퍼스티스트’가 제작하는 웹 드라마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예상을 쏟아내고 있었다.

[일단 가장 예상하기 쉬운 형태는 월마다 1회에서 2회 정도 아레나 스타디움에서 36명을 3개 팀으로 나눠 대전을 시키는 거지.

비록 3일이란 기간 동안 60만 명이 실물 크기 나이츠들의 혈투를 구경할 수 있었지만, 아직 두 눈으로 그 멋진 경기를 지켜보지 못한 유저들이 더 많으니까.

그렇게 커다란 경기장을 세워놓고 하염없이 놀려두는 건 절대 좋은 선택이 아니야.

경기장에는 관중이 있어야 하고, 선수도 있어야지.

아마 PTW 파크의 입장객 유지를 위해서, 정기적으로 나이츠 배틀을 선보이려는 게 PTW의 목적이 아닐까?]

↳ 합리적인 지적이기는 한데, 내 생각엔 그건 아닐 것 같다.

↳ 어째서?

↳ 너도나도 예상할 수 있는 그런 뻔한 방식을 PTW에서 채용할 리가 없으니까.

뭔가 다른 방법을 쓰겠지.

↳ 그러니까 그 다른 방법이 뭐냐고!

↳ 우리가 그걸 읽을 수 있으면 PTW가 아닙니다. 여러분.

[인간적으로 팀 퍼스티스트 멤버가 너무 부럽다.

나도 둘째 날 도전해봤는데, 12명은커녕 1만 명 안에도 못 들어갔어.

덕분에 KOHA는 하지도 못하고 종일 KOH만 플레이하다가 아레나 스타디움에서 질투심만 불태우고 돌아왔다.]

↳ 자신이 20 만명 중에 선택된 12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도전한 것 자체가 대단한 거야.

그리고 나도 너랑 비슷하게 도전했다가 실패했는데, 솔직히 후회는 되지 않음.

KOHA를 플레이하지 못한 게 아쉽지 않을 정도로, KOH 자체가 무지막지하게 재미있는 게임이었으니까.

난 발매 되자마자 다운로드로 구매했다.

디스크로 사고 싶은 마음도 있긴 했는데, 온라인 마켓은 죄다 품절인 데다, 게임 샵에 가서 줄 서는 시간도 아까웠거든.

일단은 디지털로 사서 플레이하고 디스크는 나중에 사야지.

↳ PTW 게임은 정가 10만원 아님? 그걸 두 개나 산다고?

↳ 그 게임 하나가 다른 회사 풀프라이스 게임 3~5개를 합친 수준으로 컨텐츠가 많다.

게다가 커뮤니케이션이나 육성 관련 시스템도 재미있지만, 전투도 미친듯이 재미있어서 한번 키면 진짜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임.

솔직히 말하면 소장용으로 하나 사도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임.

↳ 다들 연애랑 육성 시스템만 이야기해서 잘 모르겠던데 전투는 어떤 느낌임?

↳ GOS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은 느낌임.

토벌 대상마다 특징이 있고, 잘 먹히는 무장이나 속성이 있는데, 본인이 데리고 있는 크루들을 잘 편성해서 작전을 세우고 작전대로 전투를 수행하면서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느낌?

조작 자체는 플레이어 기체를 중심으로 하게 되니까 TPS 같은 느낌으로 진행되는 데, 중간에 전략 화면을 자주 호출해서 동료들 동선 도 파악하고 지시도 내려야 함.

예를 들어 적이 이동 능력이 없는 고정형 마수라서 저격을 전제로 작전을 짰는데 갑자기 적이 다리가 생겨서 이동하기 시작하면 중간에 바로 작전을 변경해야 하잖아?

이때 실제 파일럿들끼리 대화하는 것처럼 각 캐릭터가 성향과 전술 지식에 따라서 자기는 어떻게 하겠다고 보고를 하는데, 그렇게 변경된 작전을 보고 즉석에서 새 작전을 수립해서 재지시를 내리는 느낌의 게임임.

↳ 듣기만 해서는 좀 번거로운 느낌인데?

↳ 그냥 로봇 타고 동료들과 애니메이션 주인공 느낌으로 싸우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돼.

실제로 AI들이 대부분 판단이 괜찮은 편이라서 맡겨둬도 문제없이 임무 수행이 가능하고.

다만 마수 자체가 지능이 좀 있는 편이라 이쪽의 작전에 대응 가능한 스킬이 있으면 그걸 우선적으로 사용하니까, 생각보다 전투가 작전대로 안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

그래도 상상하기 어렵다면, 대충 아머드 코어 +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슈퍼로봇 대전 + 사쿠라 대전에서 재미있는 부분만 따서 만든 게임이라고 보면 됨.

그래도 역시 게임의 하이라이트는 육성 - 커뮤 - 배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KOH만의 독특한 시스템이지만.

↳ 으···. 젠장. 이미 패키지 예약 성공해서 배송 기다리고 있는데!!

못 참겠다! 나도 내려받아서 바로 플레이한다!!

↳ 좋은 선택임. 후회하지 않을 거다.

그런 식으로 쏟아지는 유저들의 호평과 환호 속에서 발매된 PTW의 신작 KOH는, 그 뜨거운 관심에 걸맞게 발매 첫날부터 GTA 5가 가지고 있던 발매 첫날 1121만장 판매 기록을 가볍게 경신, 1837만 장이라는 콘솔 게임 역사상 유례없는 첫날 판매 기록을 달성하며 기네스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기록은 상혁마저도 놀라게 만드는 기록이었는데, 아직 발매한지 1년도 안 된 9세대 게임기 전용 게임치고는 말도 안 되게 높은 숫자의 판매량이었기 때문이었다.

회귀 전과는 달리 코로나 같은 범지구적 이슈가 없어 꽤 빠른 속도로 보급된 9세대 게임기의 보급량을 고려하더라도, 1837만 장이라는 첫날 판매량은, 게임이 나오자마자 9세대 콘솔을 가진 유저의 절반 이상이 발매 첫날에 KOH를 구매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숫자였다.

***

“뭐 우리 팬들이니 다운로드 따로 패키지 따로 구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걸 고려하더라도, 무지막지하게 팔려나간 건 사실이네.”

KOH가 발매된 지 24시간이 지난 다음 날, 디지털 판매량과 오프라인 판매량 집계를 넘겨받은 상혁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서류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민준이 상혁이 내려놓은 서류를 집어 들며 물었다.

“이 정도면 거의 필구 타이틀 자리는 확정이네.

이후에도 팔릴 양을 고려하면, 9세대 콘솔의 보급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KOH의 유저도 늘어나겠지?”

“그렇겠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좋아.

애당초 나이츠 리그가 21세기를 대표할 ‘미래 스포츠’의 자리를 확보하려면, 적어도 KOH라는 게임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내는 유저 숫자가 최소 5천만은 넘어야 할 테니까.”

“9세대 게임기의 보급 대수가 아직 그 수준까지는 못 올라오지 않았나?”

“생각보다는 훨씬 빠른 페이스로 보급되고 있지만, 아직 PS와 XBOX 양쪽 합쳐서 3천만 대 수준이야.

하지만 금세 늘어나게 될 거야.

KOH가 9세대 게임기의 보급을 폭발적으로 촉발할 킬러 타이틀이 될 테니까.

지금부터 촬영에 들어갈 웹 드라마도, 바로 그것을 위해 필요한 거고.”

그렇게 말한 상혁은, 겉에 입고 있던 흰 가운을 벗어 의자에 걸쳐놓았다.

그 가운의 안에, 상혁은 마치 SF 애니메이션의 우주 전함 함장이 입을 법한 제복을 갖춰 입고 있었다.

그것도 단순한 복장이 아니라, LED로 빛나는 계급장 같이 생긴 장식들이 은은한 빛을 발하는 특이한 복장을.

그것을 본 민준은 씨익 웃으며 상혁을 향해 말했다.

“그게 이번 ‘웹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코스튬이야?”

“파일럿들에게는 1년 내내 파일럿 슈트로 생활할 것을 강요하고 있잖아.

그리고 이 거대한 시설 내부는 전부 KOH의 부유 요새 내부를 테마로 해서 디자인 된 공간이고.

그런 공간에 갑자기 현대 복장을 입고서 뛰어 들어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적어도 이 공간 안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는, 꿈꾸는 기분으로 우리가 제공하는 이벤트를 만끽해 주길 바라니까.

뭐든지 시작은 분위기 조성부터 시작하는 법이야.”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게.”

“뭘 지켜봐? 너도 출연할건데?”

“뭐!?”

“당연한 거 아냐? 넌 실물 나이츠의 소프트웨어 기초를 혼자서 전부 설계한 엔지니어잖아.

그럼 당연히 브리핑 작전 때 얼굴 정도는 비추고 어드바이스 정도는 해 줘야지.”

“안전 시스템 같은 기초 프로그램은 전부 내가 설계했지만, 실제 조작 계통 관련 프로그램은 거의 이범배 씨가 만들었다고.

그러니 굳이 출연시켜야겠다면 나 말고 이범배 씨를 출연시켜.

난 죽어도 너처럼 그런 코스튬 입고 방송 나가는 짓은 못한다.”

“지수는 엄청 좋아하던데.”

“회사 최고의 중2병이랑 나를 같은 선에 두고 보지 말라고!”

그러자 상혁이 씨익 웃으며 민준에게 말했다.

“뭐, 네 의사가 정 그렇다면 강요는 하지 않을게.

하지만 내가 잡은 시나리오에서는 네가 어쩔 수 없이 개입해야하는 시나리오도 있어.

스포일러가 될 테니 지금은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시켜도 절대 출연 안 할 거다.”

“민준아. 넌 국적도 배경도 나이도 전부 다른 36명의 파일럿에게 전원 출연 동의를 받아낸 내 능력을 너무 얕보고 있구나.

때가 되면 네가 아무리 싫다고 해도 자발적으로 참가하게 될 거다.

그것이 그 악명 높은 ‘이상혁 매직’의 능력이니까.”

“하 씨, 또 무슨 짓을 하려고···.”

“그건 그때의 즐거움으로 남겨두자고.

난 이제부터 날 기다리는 나이츠 파일럿들을 만나러 가야 하니까.”

그렇게 말한 상혁은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민준을 방안에 남겨둔 채 파일럿들이 대기하고 있는 브리핑 룸으로 이동했다.

그곳엔 3일간의 이벤트를 통해 선발된 36명의 나이츠 파일럿들이, LED로 빛나는 전신 슈트를 입은 채 자리에 앉아 상혁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상혁이다!”

파일럿 중 한명이 소리치자 일행들이 일제히 상혁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상혁은 손을 내저으며 일행들에게 도로 앉으라고 지시했다.

“군대도 학교도 아니니까 번거롭게 일어나서 맞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은 36명의 퍼스티스트 멤버가 한자리에 모인 첫날이기도 하니, 가볍게 브리핑한 이후에 개인 훈련 일정으로 돌리겠습니다.

다들 편하게 앉아서 설명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분위기를 편하게 만드는 상혁의 설명을 들은 파일럿들이 자리에 앉자, 상혁은 가장 먼저 질문을 던졌다.

“다들 개인 정보 활용 동의서는 작성하셨습니까?”

“옙!!” “네!!” “했습니다!”

“방송 출연 동의서도 작성하셨고요?”

“PTW에서 제시한 서류에는 전부 사인했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간단하게 본 프로젝트의 개요에 대해서 말씀드리죠.

오늘부터 향후 1년이란 기간 동안, 여러분들은 PTW가 제작할 나이츠 파일럿을 테마로 하는 웹 드라마의 출연진이 되어 저희가 준비한 일정에 따라 활동하시게 됩니다.

그리고 그 활동에는, 방송 퀄리티를 위한 여러분 개개인의 협조 사항이 포함되어 있죠.

대표적인 예가 지금 이 방에 모이기 전에 전원이 받았던 했던 메이크업 과정입니다.

연예인들이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코디네이터들의 도움을 받는 것처럼, 여러분은 1년이란 출연 기간 저희 PTW에서 제공하는 미용 및 건강 관리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받으셔야 합니다.

그 말은, 개인 성과 달성을 위해 씻거나 먹거나 자지도 않으면서 나이츠 조종 훈련에만 집중한다던가, 혹은 귀찮다는 이유로 헬스 트레이닝 프로그램에서 빠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사항에 대해서는 다들 합류 계약 전에 설명을 들으셨으니, 전부 이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약서에 사인한 것으로 생각하겠습니다.

혹시 지금이라도 빠지실 분 있으십니까?”

상혁이 질문했지만 단 한 명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들 역시,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전문가의 메이크업 서비스가 매우 어색하긴 했지만, 그 퀄리티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혁은 대답하지 않는 파일럿들을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설명을 이어나갔다.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들은 설명을 종합해 보면, 아마 이런 결론에 도달하셨을 겁니다.

PTW에서는 3일간의 5차 NE 컨벤션 기간 중 선출된 36명의 파일럿과 함께 모종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한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에서 출연자들은 세계 최초의 프로 나이츠 파일럿으로써 하루 1회 공개되는 1시간 분량의 웹 드라마 출연과, PTW에서 요구하는 이벤트 배틀에 참여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그 보상으로, 1년의 프로젝트 참여 기간이 끝나면, PTW에서 여러분 전원에게 프로젝트 기여에 걸맞은 금전적 보상과, 대당 1200억의 가치를 가진 전용기 제작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제가 설명한 게 맞습니까?”

“예.” “맞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가운데, 일본 출신의 나이츠 파일럿 오다 츠요시가 손을 들어 질문했다.

“동의하기 전에,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편하게 질문 하세요.”

“물론 계약의 기본 골자는 상혁 씨가 지금 설명하신 대로이지만, 저희는 거기에 추가로 프로젝트 참가 도중의 중도 이탈에 대한 설명도 들었습니다.

이벤트의 진행 상황에 따라, 참가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중도에 이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요.

물론 그 경우에도 프로젝트 종료 시에 받기로 약속된 금전적 보상은 전부 받을 수 있다고 들었지만, 여기 모인 사람 중에 돈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전부 마지막까지 프로젝트를 완주해서, 자신만의 전용기를 가지고 싶어 하죠.

그렇기에 이 문제는 저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참가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프로젝트 탈락이 결정되는지.

PTW측의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상혁은 진지한 표정으로 오다의 질문에 답했다.

“그 부분에 관해 설명해 드리자면, 크게 두 가지 경우에 발생하는 경우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프로젝트 외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케이스.

두 번째는 프로젝트의 내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케이스.

외적인 요인은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저희가 충분히 검토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처 걸러내지 못한 참가자의 부적격 사유가 발생한 경우, 참가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PTW에서 임으로 해당 파일럿의 프로젝트 참가 자격을 종결시킬 수 있습니다.”

“그 부적격 사유란 뭐죠?”

“여러 가지가 있겠죠.

음주운전이나 학교 폭력, 사회가 용납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악성 댓글을 달았다거나 지나치게 정치 종교적인 성향을 강하게 표출한 경우.

혹은 성인 비디오 출연 경력이 있거나 폭력 전과가 있는 경우가 해당합니다.

물론 저희는 여러분들의 동의를 받아 여러분들의 개인 정보를 전부 검토한 상태이고, 여기 있는 분 중에 단 한 분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프로젝트 개시 이후에라도 프로젝트의 이미지에 물의가 될 수 있는 문제가 추가로 발견될 경우, 해당 파일럿의 프로젝트 참가 자격은 박탈됩니다.

물론 해명할 기회를 드리긴 하겠지만, 이슈에 대한 소명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보상금만 받고 프로젝트에서 나가셔야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프로젝트 참가의 종료 보상인 전용기 제작은 받을 수 없게 되겠죠.

평생 놀고먹어도 충분할 정도의 금전적 보상은 받을 수 있겠지만.”

“내적인 이유는 어떤 겁니까?”

“그게 바로 오늘 설명할 이야기입니다.”

상혁이 손가락을 튕기자 브리핑 룸 뒤편에 있는 거대 모니터에 3대의 부유 요새가 등장했다.

적색, 청색, 흰색으로 된 3대의 부유 요새는 KOH안에서 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보는 이의 가슴을 끓게 만드는 멋진 외형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건 이번 이벤트를 위해서 여러분께 제공될 3대의 부유 요새입니다.

이름은 각각 블러디 크림슨(Red Crimson : 핏빛 진홍), 레비아탄( Leviathan : 거대한), 홀리 아크(Holy Ark : 성스러운 방주)라고 하죠.

여러분은 12명씩 3팀으로 나뉘어, 각각의 부유 요새에서 격리된 상태로 주어지는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물론 아직 현실적으로는 저 정도 크기의 대형 건축물을 공중에 띄울 기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부유 요새에 탑승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3개 섹션으로 격리된 공간에서, 서로 격리된 상태로 생활하며 부유 요새에서의 생활을 체험하실 수 있죠.

이 3개의 부유 요새는, 앞으로 1년이란 기간 동안 여러분의 결정에 따라 지구 위를 돌아다니며 미션을 수행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미션엔, 현재 위치에 따른 거리적 제한이 적용되고요.”

“위치에 따른 거리적 제한이라뇨?”

“예를 들어 레비아탄을 탄 팀이 뉴욕 상공에 있다고 가정할 때, 도쿄에 머무르고 있는 블러디 크림슨의 지원 요청을 받아도 즉각적으로 임할 수 없습니다.

만약 구조 요청에 응하겠다고 팀에서 결정할 경우, 레비아탄은 지정된 속도로 블러디 크림슨이 위치한 도쿄까지 이동합니다.

각 팀의 생활 구간은 완전하게 격리된 게이트로 나뉘어 있으며, 두 팀이 서로 만나기 위해서는 부유 요새가 가진 가상의 좌표가 일치하는 상태에서 도킹 프로토콜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면 양쪽 생활 공간을 이어주는 도킹 게이트가 열리고, 여러분들이 서로 만날 수 있게 되죠.”

“오, 뭔가 본격적인 느낌이군요.”

“후후. ‘본격적’이라.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희가 준비한 것을 여러분이 보게 된다면, 단순히 ‘본격적’이라는 표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아무튼 이야기를 되돌려서, 말씀드린 대로 PTW 파크 지하에 있는 내부 공간은 각 부유 요새의 컨셉을 토대로 완전히 격리된 별도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각 팀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수많은 직원들과, 5성 호텔에 맞먹는 각종 서비스 공간, 영화관과 헬스장, 개인별로 제공되는 PRD 룸과 나이츠 탑승 훈련을 위한 훈련장이 준비되어 있죠.

각 시설 간의 크기나 거리는 생활 인원의 편의성을 위해 실제 부유 요새 내부보다 짧게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각 시설의 구조나 배치 자체는 부유 요새의 그것과 동일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하에서 인공 햇볕을 즐기며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갑판도 구현되어 있고, 부유 요새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지형을 체험할 수 있는 상륙 게이트도 준비되어 있죠.

만약 여러분이 부유 요새를 말리부 해안변 어딘가의 섬에 착륙시킨다면, 여러분은 상륙 게이트를 통해 모래가 가득한 비췻빛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아니면 애리조나 사막 한가운데서 건조한 바람을 쐬며 바비큐를 할 즐길 수도 있고요.

물론 그 모든 지형은 저희가 일종의 세트 형태로 구현한 지하 공간의 일종이지만, 여가를 즐기기엔 충분한 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넓이로 제작되어 있으니 즐겁게 생활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거죠?”

상혁의 설명을 들은 파일럿들이 경악하며 질문하자, 상혁이 PTW 파크 지하의 내부 구조도를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기본적인 구조는 일종의 트루먼 쇼 같은 공간을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여러분들이 지내는 내부 공간에서 상륙 게이트로 연결되는 공간에 이동이 가능한 거대한 방들이 배치되어 있고, 각 방은 남국의 해변이나 푸른 잔디밭, 오아시스가 있는 사막이나 언덕 같은 세트로 구성되어 있고, 여러분이 설정한 착륙 지점에 따라 방이 이동하며 연결 지점이 변경되는 거죠.

그 방의 벽과 천장은 거대한 모니터로 되어 있어서, 굳이 딥 다이버를 쓰지 않아도 지평선 너머로 펼쳐진 끝없는 지형을 보며 경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게이트의 뒤쪽엔, 여러분들이 탑승하고 온 거대 부유 요새의 풍경이 실물 크기로 여러분의 눈앞에 펼쳐져 있을 거고요.

그러니 지하 공간에 있어도 얼마든지 부유 요새를 타고 세계 여러 곳의 휴양지에 간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거죠.”

입이 떡 벌어지는 상혁의 설명에 파일럿들이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

상혁의 뒤에 있는 대형 모니터를 통해 본 ‘상륙 지점’의 모습은, 말 그대로 현실의 그곳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모두의 반응에 힘입어, 상혁은 파일럿들을 위해 준비한 회심의 설비를 신나게 자랑하고 있었다.

마치 ‘보아라! 내가 만든 이 X쩌는 세트를!’이라고 말하는 느낌으로.

“사실 어찌 보면 세트 쪽이 현실보다 나은 점도 있습니다.

일단 온도나 날씨, 습도 등이 모두 컨트롤되기 때문에 엄청나게 쾌적한 느낌이고, 상어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될뿐더러, 물 자체도 일반 바닷물보다 훨씬 깨끗한 물을 사용하니까.

게다가 파일럿 전용으로 설계된 전용 스쿠버 장비 등의 설비도 제공되기 때문에, 말 그대로 KOH의 파일럿들과 동일한 느낌으로 즐거운 파일럿 라이프를 만끽할 수 있는 거죠.

물론 그렇다고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너무 노는 데만 집중하다간, 정기적으로 주어질 미션에서 탈락될 위험이 커질 테니까요.”

“탈락이라뇨? 그리고 미션은 어떤 걸 말하는 거죠?

스타디움에서 정기적으로 팀끼리 배틀을 수행하는 형태가 아닌 겁니까?”

“글쎄요. 아무리 화려한 경기라도, 매번 같은 멤버가, 그것도 이미 실력의 고하가 드러난 상황에서 비슷한 나이츠를 가지고 계속 경기를 반복하는 건 그리 재밌는 볼거리라고는 할 수 없겠죠.

그래서 여러분께는, 조금 색다른 미션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 보여드린 세트 모두, 그것을 위해서 준비한 것들이고요.”

상혁이 손가락을 튕기자, 남국의 밤바다를 보여주고 있던 모니터 화면이 대도시의 모습을 비추는 화면으로 변경되었다.

그것은 직접 가보지 않았어도 영화나 뉴스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기에 친숙한 느낌을 주는, 뉴욕 미드타운 맨하튼에 있는 타임스퀘어 광장의 모습이었다.

“타임스퀘어 광장이네요?”

“절반은 맞습니다.

다만 이 공간은 실제 타임 스퀘어가 아닌, 저희가 타임 스퀘어 광장을 토대로 만들어낸 가상 공간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죠.

그리고 가상의 공간이기 때문에, 저희는 이 안에서 이런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상혁이 손가락을 튕기자, 화면 속 타임스퀘어 광장의 허공에서 갑자기 거대한 검은 구멍이 스멀스멀 생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수백 미터 크기로 성장한 그 구멍에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나이츠 파일럿들에게는 친숙한 형태를 가진 거대한 존재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마수?!”

그렇게 등장한 마수는, 갑자기 광포화라도 된 것처럼 사방에 있는 건물들을 마구 때려 부수기 시작했고, 파일럿들은 침묵에 잠긴 채 괴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그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화면의 한쪽 구석에서 조금 전에 보았던 거대한 부유 요새가 모습을 드러냈다.

“블러디 크림슨이다!”

마치 진짜로 존재하는 것처럼 하늘을 날아 도착한 부유 요새에서, 화려한 외형을 가진 나이츠들이 엄청난 굉음과 함께 하나둘씩 뛰어내렸다.

그리고 그렇게 등장한 나이츠들은 마치 도시를 지키기 위해 등장한 기사들처럼 마수에 맞서 격렬한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한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는 듯한 그 영상에 시선을 사로잡힌 채, 파일럿들은 머릿속으로 그 자리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현실에 존재하는 도시의 한 가운데서, 인류를 공격하는 거대한 위협에 맞서 용감히 싸우는 자신들의 모습을.

상혁은 잠시 파일럿들과 함께 그 멋진 영상을 감상하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영상이 멈추며, 모두의 시선이 상혁에게 집중되었다.

“이게 여러분의 미션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앞으로 1년 간 전 세계의 대도시를 배경으로 다양한 마수들이 등장하는 이벤트가 펼쳐질 것이고, 여러분은 그 마수에 대항해서 그 대도시를 수호하는 수호자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거죠.

각 미션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분은 위협이 발생할 타이밍을 예상하여 각자의 방어 에리어를 설정하고, 마수의 종류와 능력에 따라 도시를 방어할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리고 해당 도시에 사는 딥 다이버를 보유한 주민들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여러분들이 자신들의 도시를 지키는 모습을 AR 이미지를 통해 지켜볼 수 있죠.

그리고 방송국에서는, 저희 PTW가 지원한 전용 장비를 통해 여러분들의 싸움을 방송하게 될 겁니다.

그건 일반적인 방송 카메라에서 딥 다이버의 AR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특수 카메라죠.

물론 그중에는 여러분들이 보유한 나이츠의 조합으로는 쉽사리 물리칠 수 없는 마수도 존재할 겁니다.

그 경우 여러분들은 다른 부유 요새 멤버들에게 구원 요청을 보내거나, 혹은 새 장비나 스킬을 습득하여 마수 토벌 계획을 세울 수 있죠.

혹은 임무 도중에 사망이나 부상 처리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AR로 진행되는 전투이니 실제로 사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경우 해당 파일럿은 일정 시간 임무 참여를 제한받거나 프로젝트에서 하차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한 ‘탈락’은,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거죠.”

“그럼 만약에, 3팀 전부가 지역 방어에 실패하고 전원 사망하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그 경우 여러분들 전원은 전용기 제작 보상을 받지 못하고, 해당 지역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1년 후에 배포될 추가 보상을 받지 못합니다.

만약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에 있는 대도시만 구원받았다면, 저희가 준비한 보상은 오로지 미국의 플레이어들만 받을 수 있게 되겠죠.”

“잘못하면 엄청나게 원망을 사겠네요?”

“반대로 잘하면 엄청나게 응원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애당초 아무 리스크도 없는 임무란 건 재미가 없지 않습니까?

응원하는 측에서도 뭔가 얻는 게 있어야,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훈련의 경우 PTW 파크 지하에 있는 부유 요새 시설에서 진행되지만, 실제 방어전은 해당 국가에 파일럿들이 방문하여 진행합니다.

거리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네트워크 지연 속도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각국의 팬들에게 나이츠 파일럿들을 만날 기회도 제공해야하니까요.

그러니 만약 뉴욕에서 이변 발생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고 가정하고, 레비아탄의 멤버들이 방어 작전에 참여하겠다고 결정하면, 여러분은 PTW의 전용기를 타고 뉴욕으로 이동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트레이닝 사양으로 제작된 경량형 나이츠를 타고, 뉴욕 방어전을 치르게 되는 거죠.

아마도 여러분이 멋지게 마수 토벌에 성공한다면, 여러분이 탑승한 나이츠의 해치가 열리는 순간 엄청난 팬들의 환호성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만약 방어전에 실패한다면···.”

“그때는 격려를 듣든지 아니면 엄청나게 욕을 먹겠죠.

아마도 후자의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겠지만···.”

“그럼 이 ‘미션’의 난이도는 어느 수준으로 설정됩니까?

KOH 안에서도, 마수의 등급에 따라 난이도의 차등이 있잖아요?

아레나 스타디움에서 저희가 물리친 마수의 등급은 D등급 마수였고요.”

“도시 침공 이벤트에 동원되는 마수는, 전부 EX 급 마수입니다.”

상혁의 말에 모두가 충격받은 표정을 지었다.

게임이 발매되자마자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플레이어들이 모두 달려들었음에도, EX는커녕 SSS급 마수조차 토벌에 성공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KOH의 커뮤니티에서, 그것은 KOH에 대한 게이머들의 이해와 연구가 깊어지고, 획득한 나이츠의 장비 수준이 더 높아져야만 토벌 가능한 마수들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아직 플레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퍼스티스트 멤버들이 토벌하기엔 한없이 강력한 마수이기도 했다.

그것을 잘 아는 오다는 불만에 가득한 목소리로 상혁에게 말했다.

“저희가 비록 60만이나 되는 플레이어 중에 선정된 36명의 멤버이긴 하지만, 아무리 저희라도 EX급 마수를 토벌하는 덴 무리가 있습니다.

혹시 PTW에서 바라는 건 저희 전원이 다 사망하는 겁니까?”

“물론 ‘지금’의 여러분들의 수준으로는 EX 급 마수 토벌이 불가능 하겠죠.

하지만 그건 ‘지금’을 기준으로 한 이야기 아닙니까?

정말로 죽을 각오를 다 해서 저희가 준비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전력으로 따라오신다면, 못해도 한 달 후에는 EX급 마수를 토벌할 수 있는 실력을 쌓을 수 있을 겁니다.”

“노력으로 커버되지 않는다면?”

“될 겁니다.”

상혁이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들 본인은 자신의 재능이 어떤 수준이라고 생각하는지 몰라도, 적어도 여러분은, 반나절도 되지 않는 그 짧은 시간 동안 60만 명의 플레이어들을 모두 이기고 퍼스티스트 멤버에 선정될 정도로 게임에 목숨을 걸어본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전 세계의 수천만 플레이어들이 부러워하는 특별 프로젝트의 멤버가 되어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게이머들이고요.

저는 그런 여러분들이라면, 저희가 제시하는 난이도의 벽을 뚫고 전 세계의 영웅이 될 자질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한 상혁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걸렸다.

“물론 죽을 만큼 노력은 하셔야겠죠.

여러분을 지켜보는 모든 게이머가, ‘차라리 내가 저 멤버에 선정되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상혁의 그 미소를 보는 파일럿들은, 어디선가 지옥문이 열리는 듯한 환청이 들린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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