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갓겜 제작법-453화 (454/485)

453. 미래 투자

오로지 ‘자랑하기 위해’ 1조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전용기 구매 권한을 산 일론 모스크를 위해, 상혁은 모스크에게 전용기 구매에 대한 정보를 언론에 노출해도 좋다는 허가를 내 주었다.

어차피 전용기의 개발 및 이전엔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 필요하기에, 그 사이 느낄 수 있는 추가적인 플렉스를 마음껏 느끼라는 의도에서.

그러자 모스크는 바로 그날 저녁 서연이 그려준 전용기의 스케치를 트위터에 공개하며 이런 메시지를 올렸다.

[자고로 플렉스란 10억 달러짜리 로봇 정도는 사 줘야 하는 법.

모두 기대하세요. 전 세계에서 첫 번째로 테슬러의 전용기인 ‘마션’이 대지에 설 그날을.]

모스크의 트윗은 안 그래도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던 나이츠와 PTW에 몰려있던 관심을 말 그대로 ‘폭발’시켰고, 다음날 언론 기사를 일제히 도배함으로써 그 주목도를 만천하에 자랑했다.

그리고 모스크와 함께 우주 진출을 겨루고 있는 라이벌 제프 베이조스는, 그런 모스크의 트윗에 ‘10억 달러면 살 만하다’라고 답변함으로써 언론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불태우고 있었다.

[테슬러의 CEO 일론 모스크.

세계 최초의 전용기 구매 권한을 10억 달러에 구매하다.]

[나이츠의 민간 판매에 대한 PTW의 가격 정책 공개.

전용기의 민간 판매 가격은 4천억?!

말도 안 되는 고가 정책에 대한 이상혁 CCO의 대답.

‘추가로 향후 1년간은 대당 10억 달러에 팔겠다’고 밝혀.]

[엄청난 고가에도 쇄도하는 관심.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

‘플랙스는 10억 달러짜리 거대 로봇으로’라는 모스크의 트윗에 ‘뭐야, 살 만한데?’라는 답변으로 응수하다.]

[점차 더해지는 5차 NE 컨벤션의 뜨거운 열기.

둘째 날인 오늘은 시작부터 KOH 체험존으로 쇄도하는 관객들이 속출!

미친 듯이 패드의 버튼을 누르는 20만 관객의 목적은 오로지 ‘나이츠 파일럿’ 하나뿐.]

그와 동시에, PTW에는 인터뷰에서 1200억 수준이라고 공개된 전용기의 가격이 어째서 1조 원이 된 것인지에 대한 문의가 폭증했다.

아무리 나이츠 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고 홍보 효과가 대단한 프로 스포츠로 성장한다 하더라도, 한 한 명의 선수를 위해 대당 1조 원짜리 전용기를 구매하면서까지 게임 팀을 운영할 구단주는 없을 테니까.

그런 뜨거운 관심에 대응하기 위해, 상혁은 홈페이지에 나이츠와 전용기의 구체적인 가격 정책에 대한 내용을 공개했고, PTW가 공개한 내용은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로 역사상 가장 빠르게 기록된 1억 방페이지 뷰를 기록하며 인터넷을 뒤집어 놓았다.

[와 미친 PTW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가격 정책 본 사람? 이거 완전 재벌들 삥 뜯어서 유저들한테 퍼주겠다는 정책 같던데?]

↳ 단순히 가격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전용기에 포함된 서비스를 보면 그런 것만도 아님.

자기 집에서 타고 놀 수 있는 실물 크기 나이츠를 한 대 추가로 제공하는 데다, 그 나이츠를 담을 격납고도 제공하고, 거기에 나이츠 운용 및 조종에 대한 코칭 서비스, 원한다면 프로 리그에 시드 팀으로 참가할 수 있는 권한까지, 말 그대로 플렉스를 위해 태어난 서비스나 다름없음.

사는 순간 세계 최고의 나이츠 조종사들과 국제 경기에서 공식적으로 싸울 수 있는 권한이 포함된 거니 1조 원도 싸지.

1조 원을 낸다고 해도 구단주한테 프리미어 결승전에 뛸 수 있는 권한을 주지는 않잖아?

↳ 근데 돈발로 밀어붙여서 얻은 참가 권한이라면 어차피 초반에 광탈할 듯?

게다가 만약에 우승권 노릴 정도의 실력이 있는 사람이 전용기를 샀다면 애당초 특별 참가 권한이 의미가 없을 거고.

결과적으로는 경기 결과엔 큰 영향을 안 끼치면서 다양한 전용기가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권장하기 위해서 만든 제도겠지.

보는 관객으로서도 경기에 참여하는 전용기가 많으면 즐거울 테니까.

게다가 보장되는 출전 권한은 딱 3년으로 끝임.

그 이후부터는 지역 리그에서 우승해야 월드 파이널에 진출 권한이 주어지고.

↳ 근데 그렇게 따지면 돈 많은 나라에서 강제 참가 권한 돈발로 밀어붙이는 거 아님?

예를 들면 중국 갑부들이 아시아 지역 예선 탈락했는데 강제로 지들 프로팀 참가시킨다던가?

↳ 중국은 황금 방패 때문에 새 인터넷 서비스가 안 돼서 아예 참가 자체가 불가능함.

지역 예선도 참가 못 하고.

그리고 가격대가 민주주의권 국가에서 일반 개인이 본인 자산으로 참여하기엔 더럽게 비싸지.

그렇다고 석유 재벌이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님.

애당초 현재 새 인터넷이 공급되는 지역은 PRD를 구매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선진국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니까.

정확한 지역 시드 구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PRD의 공급 상황을 고려해보면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스페인의 5 국가를 중심으로 각 국가별 대표 선발전이 진행되고, 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 싱가폴 대표가 출전하고, 아메리카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대표 정도가 출전하겠지.

↳ 생각보다 PRD 보급이 더디네.

↳ 더딘 게 아님.

생산이 수요를 못 따라잡을 정도로 너무 잘 팔려서 공급이 덜 되는 것임.

거기에 원래 마켓에 풀렸어야 할 5만 대 가까운 PRD를 대전에 있는 PTW 파크에 설치했잖아.

지금 시점에서 PRD는 몰입형 VR 세계를 주행할 수 있는 유일한 자동차나 다름없음.

그리고 그 자동차의 생산자는, 전 세계에서 오로지 테슬러만 할 수 있고.

세상에 모스크가 주식을 팔아서 전용기 구매하겠다고 밝히니까 테슬러 주가가 더 오르더라.

세계 최초의 전용기 구매 권한을 테슬러에서 가져가면서 막대한 홍보 효과를 얻게 되어 기업 가치가 더 올라갈 거라면서.

PTW가 로봇 게임을 만들면서 실제 크기의 거대 로봇끼리 펼치는 대전을 공개한 건 진짜 신의 한수였음.

아예 전 세계 뉴스 전체를 PTW 관련 뉴스로 도배할 정도로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어냈으니.

↳ 근데 그 로봇 만드는데 들어갔을 엄청난 개발비를 생각해보면 홍보가 아무리 잘 됐어도 원가도 안 나올 듯?

↳ 대신 전용기를 1조에 팔았잖아. 앞으로도 1년간은 그 가격에 팔 거라고 이야기했고.

거기서 나오는 마진만 가지고도 충분히 개발비는 건질 듯?

↳ 1년 넘어가서 계약하면 4천억에 살 수 있는데 누가 미쳤다고 지금 계약함.

테슬러야 세계 최초 타이틀 때문에 계약했다고 해도, 다른 갑부들은 6천억이나 손해 보고 사느니 나중을 기다리겠지.

↳ 그건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하는 생각이지.

생각해보셈.

1년 후면 리그가 진행되고 우승팀이 가려질 거고, 리그에 참가한 12명 이상으로 구성된 팀원들에게 전용기 제작 권한이 주어지잖아.

구단주가 돈이 많다면, 전부는 몰라도 최소한 주전 멤버들에게는 전용기 제작을 진행해주겠지.

어차피 우승 경력 있는 플레이어의 경우에는 1200억에 전용기 제작 의뢰가 가능하니까.

그 말은 전용기 생산 라인이 금세 선수용으로 차버린다는 뜻임.

모스크가 트위터로 인도받는데 6개월 정도 걸린다고 했으니 전용기 한 대 만드는 데 6개월 걸린다고 보면 PTW가 생산 라인을 증설하지 않는 이상 선수용 전용기 개발 때문에 민간 판매는 뒤로 밀릴 거야.

만약 그렇게 되면 전용기는 4천억이 아니라 2조를 줘도 못사는 물건이 될 거고.

유저 닉네임 DodoKi2334가 지적한 생산 라인에 대한 지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지적이었다.

모스크가 밝힌 것처럼 전용기를 주문하고 인도받는 과정에서 6개월이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맞지만, 그중에 3개월 정도는 바이어의 배틀 스타일에 적합한 전용기의 타입을 찾아내는데 필요한 기간이었기 때문에.

모든 부속에 대한 기본 설계가 마무리되어있는 현재, 실제로 PTW에서 전용기를 제작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3개월 정도라고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생산도 천하대에 있는 PTW 본사 지하의 연구동과, 대전에 있는 아레나 스타디움 지하의 팩토리 설비에서 동시에 진행 가능했고.

그러니 정확히 말하면 현재의 PTW에서 소화 가능한 전용기의 제작 대수는 1년에 8대 정도라고 볼 수 있었다.

로봇 대전의 꽃이라 볼 수 있는 아르마의 참가 인원이 와일드 카드를 포함한 6명인 것을 감안하면, 그 전원이 전용기를 신청한다 하더라도 1년에 두 대 정도의 여유가 있는 상황.

그러나 그것은 DodoKi2334가 지적한 것처럼, 폭발하는 민간 수요에 대응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현재의 PTW에는, NE 컨벤션이 마무리되기도 전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수의 구단 창설 관련 문의가 폭발하는 중이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문의들은 기업 말고도 각국의 정부를 통해 온 연락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아레나 스타디움을 본인들의 국가에 건설하고 싶어 하는 나라가 많네요.

지역 예선은 VR로도 충분히 가능한데 말이죠.”

상혁이 서류를 검토하며 말하자 기열이 커피를 홀짝이며 상혁의 말에 답했다.

“관광객 때문이겠죠. 현존하는 스포츠 중에 가장 화려한 미래형 스포츠이기도 하고, 성공이 100% 확정된 초인기 게임의 프로 리그이기도 하니까요.”

“아직 발매도 안 됐는데 초인기 게임이라니···.”

“아뇨. 이번에 공개된 무한의 바다나 KOH 모두, 벌써부터 엄청난 고평가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나이츠 파일럿의 자리를 노리는 유저들 때문에, 게임 관련 내용이 폭발적으로 커뮤니티에 퍼져나가고 있기도 하고요.

원래 행사장에서 체험존을 통해 깔짝 플레이하는 게임의 경우 집중해서 플레이하기가 쉽지 않지만, KOH는 다르죠.

집중하지 않으면 상위 랭킹에 도전하기 어려우니까요.

오늘 방문한 유저들만 봐도, 처음부터 모든 집중력을 쏟아 부어서 이 게임의 모든 것을 파악하겠다는 각오로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겨우 하루 지났을 뿐인데도 다른 에리어가 텅텅 비어 보일 정도로, KOH의 체험 플레이에 대한 열기도 장난이 아니었고요.

사고 방지를 위해서 안전 요원을 첫날의 5배 가까이 투입한 보람이 있을 정도로.”

기열의 말대로, 게이머들은 PTW가 제공한 ‘특별한 서비스’에 열광했고, 최상위 12명에는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1만 명 안에는 들어가 그 환상적으로 멋진 모습을 한 파일럿 전용 PRS를 가지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기본 지식을 이해한 상태에서 체험 플레이에 들어가는 것이 훨씬 유리했기에,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는 [5233위 플레이어가 알려주는 1만 명 안에 들어가는 하이스코어 획득 방법]이라던가, [KOH라는 게임의 랭크 계산 방법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방법] 같은 게임에 대한 팁 글들이 인기글 최상위영역을 모조리 도배하고 있었다.

상혁은 그런 유저들의 반응을 보고 매우 만족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실물 로봇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원작 게임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를 바랐던 자신의 의도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상혁은 이번 5차 NE 컨벤션이 공개되며 동시에 오픈한 PTW 홈페이지의 KOH 커뮤니티 페이지에 방문했다.

그리고는 올라오는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솔직한 평가와 플레이 팁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거기엔 각양각색의 스타일로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인 KOH에 대한, 여러 유저들의 다양한 해석이 시시각각 올라오는 중이었다.

[기본적으로 KOH에서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 중에는 각 팀원의 궁합을 상정한 조합도 중요하지만, 특정 미션 클리어 보상인 업그레이드 해금을 통한 부유 요새의 강화가 매우 중요한 포인트임.

예를 들어 원래 사이가 서먹서먹한 동료들도 함내 시설의 업그레이드를 해금함으로써 친해지는 이벤트가 발생하곤 하는데, 이 이벤트의 트리거가 캐릭터마다 다 다름.

어떤 캐릭터는 탁구대를 해금하면 이벤트가 발생하고, 어떤 캐릭터는 돈가스를 해금하면 이벤트가 발생하고, 어떤 캐릭터는 복장이 해금되면 이벤트가 발생함.

현재로서는 이벤트 종류가 워낙 많아서 전체 조건이 밝혀지지는 않았는데, 이 이벤트가 발생하는 타이밍에 따라서 각 캐릭터의 육성 타입이 달라지기 때문에 최상위 동료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연구가 필요할 듯.]

[잠깐만 해 봐도 딱 보기에 컨텐츠 양이 미쳐 돌아감.

보통은 이런 종류 게임에서 갓챠 돌려서 얻는 실내 가구나 복장이 전부 인게임 컨텐츠로 들어가 있어서 다 모으려면 월드 돌면서 전체 미션을 몇 십번은 뺑뺑이 쳐도 모자랄 것 같다.]

[팬티스타킹 해금했는데 캐릭터들이 입지를 않습니다.

누가 캐릭터 복장 변경하는 법 좀 알려주세요ㅠㅠ ]

↳ 그거 KOH에서는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캐릭터 복장 지정 못 함.

부유 요새에 의상 샵 업그레이드 한 상태에서 복장 제조 시스템에 복장 레시피 데이터 업로드하면 각 캐릭터가 본인 취향 따라 본인 용돈으로 복장 구매하는 시스템임.

↳ 그럼 특정 복장이 취향에 안맞는 캐릭터는 아예 그 복장 못 입힘?

↳ 복장 샵에서 플레이어도 복장 구매할 수 있는데 그거 사서 선물하면 호감도에 따라서 입음.

근데 호감도 낮을 때 스타킹 선물하면 캐릭터 성향에 따라 싸대기 맞거나 변태 취급받으면서 호감도 내려갈 수도 있으니 주의.

참고로 상·하의 같은 건 그나마 좀 나은데 속옷류는 호감도 엄청 높아도 거절당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조심할 것.

근데 호감도 높으면 선물하자마자 갈아입고 와서 어떠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참고로 잠옷류 선물하면 밤에 베게 들고 개인실로 찾아오는 이벤트도 있음.

↳ 근데 그런 방식으로 AI가 복장 고르는 거면 가끔 괴랄한 조합도 나올 만하지 않나?

↳ 아예 랜덤은 아닌지 항상 해금된 복장에서 괜찮은 수준의 코디를 입고 나오긴 하더라고.

막 니삭스에 발가락 샌들 같은 괴상한 조합같은 건 안함.

아마 캐릭터 스테이터스 란에 있는 ‘패션 센스’ 수치가 코디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음.

↳ 패션 센스 높은 캐릭터는 진짜 옷 잘 입고 다니는 느낌이더라.

같은 복장이라도 색을 바꿔서 본인 컬러에 맞게 커스텀해서 입는다던가, 악세서리 조합같은 것도 코디에 어울리게 입고 다니는 느낌임.

난 플레이어가 복장 직접 고르는 것보다 KOH에 탑재된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음.

솔직히 그 많은 캐릭터의 복장을 일일이 갈아입히는 것도 귀찮지만, 날짜 바뀌고 함선 내부 돌아다닐 때마다 복장 바꿔입고 돌아다니는 크루들 보는 재미가 쏠쏠했거든.

↳ 그거 가끔 패션 센스 낮은 캐릭터랑 패션 센스 높은 캐릭터랑 같은 페어에 집어넣으면 패션 센스 수치 올라가면서 복장 스타일 바뀜.

↳ 패션 센스만 바뀌는 게 아니라 캐릭터 사이의 캐미에 따라서 나머지 능력치도 변화하곤 함.

PTW의 게임 스타일을 생각해보면 아마 요리 능력치가 괴멸적이던 애가 요리 배워서 도시락 선물하는 이벤트 같은 것도 있을 듯.

↳ 겨우 부유 요새 컨텐츠 가지고 이렇게 소란을 떨다니, 너희는 아직 멀었다.

↳ 무슨 뜻이야?

↳ 난 첫날 참가자인데 KOH가 너무 마음에 재미있어서 1만 위 안에 들어갔는데도 KOHA 플레이 안하고 KOH를 이어서 플레이했음.

그리고 아레나 스타디움에서 로봇 대전이 펼쳐질 때도 체험존에 남아서 계속 게임을 플레이했고.

아침에 시작한 이후로 이벤트 행사장 폐쇄시간까지 종일 KOH만 플레이했는데, 나 같은 유저는 거의 없을 테니 KOH 관련 정보는 내가 가장 많이 알고 있을 걸?

↳ ‘그’ 로봇 대전을 직접 보는 걸 포기했다고? 제정신이 아니구나?

↳ 솔직히 행사장에서 실물 크기 로봇 가지고 대전했다는 이야기도 퇴장 시간 다 되고 나서야 알았음.

물론 그거 듣고 엄청 후회하긴 했지만, 그래도 남들이 접근하지 못한 부분까지 더 플레이 할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아쉽지는 않아.

12시까지 KOH 플레이하다가 KOHA로 옮겨간 애들은 절대 알 수 없는, 게임의 중반부 플레이 내용을 알 수 있었으니까.

↳ 그래서, 중반 이후에 뭐가 나오는데?

↳ 니들이 플레이 한 초반부는 그냥 튜토리얼 같은 것임.

난 스토리가 빠르게 보고 싶어서 랭킹 신경 안 쓰고 메인 퀘스트만 클리어하면서 진행했는데, 그렇게 메인 퀘스트랑 초반 서브 퀘스트에서 모은 동료들로 ‘덱’이라 불리는 파티를 구성해서 나이츠 파일럿들의 양성을 위해 세워진 아카데미에 들어가는 게 중반부 스토리 라인의 중심임.

초반부에 영입하지 못한 나머지 캐릭터들이 아카데미에서의 경쟁자가 되고, 클랜이라는 동아리를 중심으로 나이츠 경기를 진행하면서 KOHA와 유사한 배틀 컨텐츠를 진행할 수 있어.

초반부 스토리가 마수에게 위협받는 마을을 구출하는 구원자 스타일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면, 중반부 이후부터는 그 구원자들 중에서도 실력자들을 모아 구성된 학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며 명성을 쌓아가는 이야기가 메인임.

초반 파트에 어떤 동료를 영입하고 어떤 스타일의 나이츠를 구성해서 아카데미에 입학하느냐에 따라서 아카데미 파트 전개 전체가 바뀌는 구조야.

전반부 플레이에 따라 뒤쪽 스토리가 결정되는 구조니까 엄청나게 많은 변수가 존재하고, 컨텐츠도 부유 요새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음.

진짜 어떻게 이 정도로 컨텐츠를 미친 듯이 욱여넣었는지 개발자가 걱정될 정도로 즐길 거리가 많은 게임임.

↳ 컨텐츠 자체는 HC 101도 엄청 많기로 유명하지 않나?

↳ HC 101의 컨텐츠는 굳이 따지면 GTA컨텐츠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은 거지.

HC 101은 풀 다이브 VR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안에서 눈에 보이는 모든 컨텐츠에 접근이 가능하잖아?

예를 들면 도시 저편에 롤러코스터가 있으면, 그건 탈 수 있는 롤러코스터인 거고, 길에 있는 택시는 손을 들면 앞에 멈춰서는 진짜 택시들이고, 방문에 다트가 걸려 있으면 꽂혀 있는 다트 핀을 뽑아서 다트를 할 수도 있고, 심지어 거실에 있는 리모컨으로 TV 채널을 바꾸며 내가 활약한 히어로 활동의 영상이 나오는 뉴스를 볼 수 도 있지.

하지만 그건 그냥 롤러코스터와 택시, 다트와 TV인 거임.

가지고 놀 수 있고 움직일 수 있지만, 그걸로 뭔가 바뀌는 건 없는 컨텐츠들.

HC 101에서는 내가 다트를 잘 한다고 뭐가 크게 바뀌는 게 없고, 메인 컨텐츠에도 딱히 영향을 끼치는 건 없어.

풀 다이브 VR이기 때문에 모든 사물의 기능을 꼼꼼하게 구현했다는 느낌이지, 그게 히어로 활동이라는 게임의 메인 스트림을 건드리지는 않거든.

그 안에서, 나는 볼링도 할 수 있고 냉장고에서 달걀을 깨서 오믈렛을 만들 수도 있고, 오리배를 타고 강을 가로지를 수도 있지만, 거기서 느낄 수 있는 건 현실의 물건이 가지고 있는 재미를 가상으로 만지고 즐길 수 있다는 신기함이 메인이지.

KOH는 달라.

그 안에서 플레이어의 모든 행동은 게임에 영향을 끼쳐.

주인공이 달걀로 된 메뉴를 자주 먹으면 히로인들이 주인공은 달걀을 좋아한다고 인식하고, 주인공이 니삭스를 입은 여성 캐릭터를 자주 칭찬하면 주인공에게 호감 있는 캐릭터들이 니삭스를 신는 빈도가 늘어나.

특정 캐릭터를 편애하고 자주 임무에 데려가면 다른 캐릭터들이 분발하거나 의기소침해지고, 플레이어가 위기 상황에서 히로인 캐릭터를 구해주면 성격에 따라서 호감도가 증가하거나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그렇기에 KOH라는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하려면, 가장 먼저 내 눈앞에 있는 캐릭터의 성격이 어떤 성격인지를 파악해야 해.

뭘 해야 좋아하고, 어떤 육성 방침을 세우고 어떤 장비 세팅을 이끌어줘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지.

팀 전체의 밸런스를 고려할 때 그 캐릭터와 나이츠가 맡아야 하는 적절한 포지션이 어떤 것인지.

그 모든 것을 단순한 스테이터스가 아닌 그 캐릭터의 성격과 성장 스타일을 보고 결정해야 하는 거야.

현재 필요한 특정 스테이터스가 생각보다 낮더라도, 육성에 따라서 얼마든지 에이스가 될 수 있는 것이 KOH의 캐릭터들이니까.

중요한 건 특정 캐릭터의 능력치가 A급이냐 S급이냐가 아니야.

어떤 캐릭터라도 제대로 된 페어를 짜 주고 나이츠의 정비를 꼼꼼히 살피며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지원을 충분히 해 준다면, 전부 SSS랭크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애들이니까.

보통 캐릭터 게임을 할 때 ‘이 캐릭터는 애정으로 픽하는 캐릭터입니다.’라고 하잖아?

KOH는 진짜로 애정으로 픽해야 하는 게임이야.

조금이라도 특정 히로인의 케어를 소홀이 하는 순간, 어느새 의기소침해져서 방 안에서 만화책만 보고 있는 히로인을 만나게 될 테니까.

↳ 근데 콘솔 게임인 KOH는 몰라도 KOHA는 결국 플레이어들만 참가하는 게임이잖아.

히로인 육성이 의미가 있나?

↳ 잠긴 장비를 해금하려면 높은 랭킹이 필요해지고, 높은 랭킹을 얻기 위해서는 좋은 팀을 꾸려야 해.

단순히 능력치와 장비가 좋은 팀이 아니라, 진짜로 한 몸이 되어서 등을 맡기고 싸울 수 있는 그런 팀을 꾸려야 S랭크를 달성할 수 있는 거지.

아마 정식으로 게임이 발매된 이후에, 모든 토벌 미션을 S랭크로 클리어한 유저가 등장한다면, 그 유저는 아마 게임 안에 등장하는 나이츠의 모든 장비 특성을 줄줄 외우고 있는 유저가 될 거야.

이 게임은 게임에 대한 지식을 미친 듯이 머릿속에 집어넣지 않으면, 중반 이후 미션부터는 S랭크를 보기 정말 힘든 게임이니까.

↳ 미소녀들과 함께하는 아카데미 파트라니, 완전 애니메이션 같네.

말하는 것 보면 엄청나게 큰 컨텐츠 같은데, 실제로 해본 감상은 어때?

↳ 직접 해보지 않고 이 재미를 설명할 수 없는 내 말재간이 원망스러울 뿐.

해봐라. 해보면 알게 될 것이다.

↳ 그 정도야?

↳ 난 그거 하나 보려고 무려 진짜 로봇들이 싸우는 경기까지 포기해야했다고.

그런데 그게 재미없었으면, 지금쯤 엄청 다운된 텐션으로 무지막지하게 불평하고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진짜 로봇이 싸우는 걸 보지 못한 게 아쉽지 않을 정도로 재밌다.

게다가 다들 인정하고 있겠지만, 게임 안에 있는 로봇이 현실에도 존재한다는 그 현실감이 미친 듯이 나 같은 게이머를 행복하게 만들어.

물론 막상 어제 게임 플레이를 할 때는 알지 못했던 사실이지만, 진짜로 나이츠들끼리 싸우는 영상을 보고나니 계속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게임 안에서 보았던 저 나이츠, 실제로 경기장에서 보면 어떤 느낌일까?’

아마 전 세계를 통틀어도 ‘로봇’ 가지고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회사는, PTW가 유일하겠지.

“유저 반응이 엄청 좋네요.”

상혁의 옆에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던 기열이 말하자, 상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로봇과 미소녀에 미친 인간들이 모여 원 없이 애정을 퍼부은 게임이니까요.

게다가 그 애정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이 들어간 게임이기도 하고.

애당초 처음 기획할 때부터 100번을 플레이하든 200번을 플레이하든 항상 새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KOH입니다.

그러니 이런 정도의 반응은, 어찌 보면 당연한 거라고 봐야겠죠.”

“하긴, 저도 미친 듯이 즐겁게 플레이 하고 있는 게임이니까.

이 정도 반응은 당연한 거겠죠.

KOH를 플레이 하다보면, 실물 크기의 나이츠를 제작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게임 자체가 워낙 재미가 넘쳐나는 게임이라, 굳이 실물 크기 로봇 대전이라는 홍보 수단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러자 상혁이 고개를 저으며 기열에게 말했다.

“교수님. 그건 아닙니다.

물론 저희 PTW의 직원들이 KOH란 게임을 만들 때 수명을 갈아 넣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노력하긴 했지만, 교수님이 만들어주신 나이츠가 없었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단순히 ‘좋은 게임’으로 남아있었을 테니까요.

애당초 SF라는 장르 자체가 마이너한 장르인데다, 로봇이란 컨텐츠도 취향을 타는 편이고, 미소녀 게임은 더욱 그렇죠.

저희가 그대로 KOH라는 게임만을 발매했다면, 그건 하는 사람들만 좋아하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눈길도 주지 않는 그런 게임이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교수님이 만든 실물 크기의 나이츠 덕분에, KOH는 전 세계 사람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초 메이저한 게임이 될 수 있었죠.

저희가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든다 하더라도, 애당초 그 장르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게임을 하라고 강요할 순 없습니다.

그리고 게임은, 오로지 직접 플레이 했을 때만 그 게임이 가진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매체죠.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교수님과 연구원들이 만든 나이츠란 존재는, 설사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미소녀 게임에 관심을 두어본 적이 없는 유저 조차 강제로 진입 장벽을 넘어가게 만들 정도의 강력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원래라면 출시 직후에 가장 큰 포커스를 받고 점점 사그라지는 게 정상인 콘솔 게임의 수명을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크게 늘려놓을 수단이 될 거고요.

15미터 크기의 거대한 강철 전사들이 불꽃을 튀기며 격돌하는 뜨거운 배틀.

그 화려함에 매료된 사람들은 게임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KOH란 게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KOH에 입문한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KOHA를 플레이 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힐 테고요.

결과적으로는 이 모든 것이 3천만 원짜리 초고가 게임 디바이스인 PRD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연결되겠죠.

그 말은, 저희가 만든 다른 PRD 전용 게임들의 매출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이야기고요.

솔직히 말하면, HC 101은 이제 겨우 손익 분기점을 넘겼을 정도로 판매량이 시원치 않습니다.

PRD 1대당 거의 1카피씩 팔려나가고 있긴 하지만, PRD의 보급량이 부족한 만큼 HC 101의 판매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 않죠.

하지만 이제는 다를 겁니다.

전 세계가 나이츠 리그에 관심을 보일수록, 단순한 게임기로 여겨지던 PRD도 미래형 스포츠인 나이츠 리그를 즐길 수 있는 일종의 레저 장비로 인식되게 될 테니까요.

그렇게 확대될 시장의 크기를 감안 하면, 나이츠 개발과 아레나 스타디움 건설에 들어간 비용은 오히려 싼 편이라고 봐야겠죠.”

“현재가 아닌, 미래를 고려한 투자라는 거군요.

지금까지 말도 안 되는 금액의 청구서를 내밀 때마다, 단 한 치의 주저 없이 결제 사인을 내 주신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PRD 전용 게임을 메인 타겟으로 하는 PTW 입장에서는, 풀 다이브 VR 게임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만드는 것이 이후에 발매할 게임의 판매량과 직결될 테니까요.”

“바로 그겁니다.”

“그래서, 상혁씨가 생각하는 PRD의 적정 보급 수는 얼마 정도입니까?

그리고 이번 KOH의 발매를 통해 전 세계에 늘어날 PRD의 유저 숫자는 얼마 정도로 예상하시고요?”

“목표는 전 세계에 1억 명의 PRD 게이머를 만드는 겁니다.

저희가 게임을 발매할 때마다, 적어도 5천만에서 8천만 카피 정도는 바로바로 구매해줄 만한 두터운 유저 층을 만드는 거죠.

그리고 이번 KOH의 발매를 통해서, 적어도 그 1억 명 중에 5천만 명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국가별로 따지면 한국에서 500만, 일본에서 800만, 미국에서 1300만, 유럽에서 1500만, 캐나다와 호주에서 900만 정도의 유저가 확보되면, 아무리 제작비가 많이 드는 PRD 전용 게임이라도 손쉽게 막대한 이득을 남길 수 있는 라인이 구축 되겠죠.”

“현재 보급 대수는 얼마죠?”

“2천만 대 정도입니다.

대당 3천만 원인 PRD의 가격을 생각해보면, 그것도 엄청 높은 수치긴 하죠.”

“그럼 5천만이란 숫자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보급된 숫자의 두 배 이상을 팔아야 하겠네요.

그것도 3천만 원짜리 게임 전용 디바이스를···.”

정가 50만 원대의 콘솔 게임기 하나 사는 것도 수십 번을 고민해서 결정하는 게이머들을 떠올리며, 기열이 말했다.

“그게 가능할까요?”

“게임에 대한 주목은 교수님이 만든 나이츠가 기대 이상으로 충분히 끌어주셨습니다.

전 세계의 뉴스가 나이츠 리그에 관한 내용으로 도배될 정도로요.

그리고 그 높은 관심은, 5차 NE 컨벤션이 끝난 이후에도 ‘퍼스티스트’ 멤버들을 이용해 제작한 웹 드라마의 공개라던가, 모스크씨를 위해 제작한 테슬러의 전용기 공개, 그리고 추가로 준비 중인 다른 이벤트 등을 통해 지속해서 불타오를 겁니다.

그리고 그 관심은, 3천만 원짜리 PRD까지는 구매하기 부담스러워도 60만 원짜리 콘솔 게임기까지는 어찌어찌 구매 가능한 콘솔 게이머들을 KOH의 세계로 이끌게 되겠죠.

일단 거기까지 성공한다면, 모든 작업은 끝입니다.”

“KOH만 플레이하게 하면 된다는 겁니까?”

“아이러니하게도 콘솔 게임인 KOH만 가지고는 나이츠에 대한 지식이나 전술적 전투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뿐, TV 뉴스나 인터넷 방송으로 보이는 나이츠들간의 화려한 싸움을 감상할 수 없으니까요.

그 정도의 화려한 전투와 미친 듯이 멋진 콕핏 내부의 모습들은, 오직 PRD에서만 구동되는 게임인 KOHA를 플레이해야 볼 수 있죠.

그러니 KOH를 플레이하면 할수록, 게이머들의 마음속에 불붙은 열망은 점점 더 커지게 됩니다.

‘아, 내 눈앞에 있는 저 멋진 로봇의 콕핏에 타보고 싶다.’

‘영상에서 본 것처럼 나도 로봇의 조종간을 잡고 동료들과 화려한 싸움을 펼쳐보고 싶다.’

거기까지 가게 되면, 3천만 원이라는 PRD의 가격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 시점에서 이미 그 게이머의 마음속에는, PRD라는 머신이 VR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한 머신이 아니라 15미터짜리 거대한 로봇의 가슴에 달린 콕핏처럼 보일 테니까요.

그때부터는 그 게이머의 안에서 KOH라는 게임이 일종의 고통으로 작용합니다.

갈증을 피하려고 바닷물을 마시는 것처럼, KOHA에 대한 욕망을 달래기 위해 KOH를 플레이하면 할수록 KOHA를 플레이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더욱 커지게 되는 거죠.

‘아, 내가 키운 이 세이브 파일에 있는 내 전용기를 KOHA에서 직접 몰아보고 싶다.’

‘아, 미친 듯이 내 전략을 잘 따라오는 이 AI 동료들과 직접 대화하며 전투를 해보고 싶다!’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 같은 내 머신 스피릿과 KOHA의 콕핏 안에서 진지하게 대화해보고 싶다!’

그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 저희는 유저들에게 굳이 PRD를 사라고 강요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이머들은 단지 60만원도 안되는 콘솔 게임기와 10만원 짜리 패키지 게임인 KOH를 사기만 하면 되는거죠.

그럼 그 이후엔 알아서 유저들이 PRD를 사고 싶어 하게 될 겁니다.

대출을 받던, 사채를 쓰던, 어떤 수를 쓰더라도 어떻게든 PRD를 구매해서 KOHA를 플레이 하고 싶어하겠죠.”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는 상혁을 보고, 기열은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차라리 총 들고 협박하는 게 더 낫겠네.

이 인간은 진짜 악마인가?!’

기열은 그런 생각을 애써 감추며, 상혁에게 말했다.

“확실히 이론적으로는 말이 되긴 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이츠란 존재가 언론의 포커스를 받고, 사람들의 관심이 계속 이어지면서, KOH라는 게임에 유저가 지속적으로 유입된다면 말이죠.

하지만 유저들도 금세 알게 되지 않을까요?

결과적으로 KOH라는 게임을 통해서는, 자신들이 보고 싶어 하는 1인칭 시점의 로봇 대전을 즐길 수 없다는 사실을요.

어쩌면 KOH에는 관심이 없지만, KOHA만을 플레이하고 싶어하는 유저들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고, 심지어는 KOHA를 즐기기 위해 KOH를 강제로 플레이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을 유저들도 생길지 모릅니다.

두 게임은 깊이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게임성부터 장르까지 어느 하나 닮은 것이 없는 게임이니까요.

상혁씨가 말하는 이상적인 전개는 어디까지나 이 모든 흐름의 입문 단계인 KOH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해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전개죠.

그리고 KOH는, 게임 화면만 봐도 그게 로봇 조종과는 거리가 먼 게임인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게임이고요.”

“그것도 딱히 문제는 되지 않을 겁니다.”

“어째서죠?”

“아직 유저 리뷰만 올라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유저도 KOH의 재미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실물 크기로 만들어진 현실의 로봇이 좋아서 게임을 시작했든, 아니면 게임 안에 넘쳐나는 미소녀들의 매력에 빠져서 게임을 시작했든, KOH는 게임을 시작하고 나면 자연스레 게임에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기존 게임과 전혀 다른 시스템과 조작 체계, 운영 방식을 가진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기존의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게임이 아닌, 전혀 새로운 장르를 처음부터 배워가는 느낌으로 플레이하게 되는 게임이죠.

그런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게임 안의 모든 것이 하나하나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법입니다.

그리고 그런 KOH의 매력들은, 앞으로 나올 전문가 리뷰가 공개되면서 더욱 확실하게 게이머들의 시선을 끌게 되겠죠.”

“아, 그러고 보니 아직은 유저 리뷰만 올라온 상태군요.”

“기자들에게 미리 게임을 배포하지 않았으니까요.

현재는 전문 게임 기자들도 NE 컨벤션 입장권을 가지고 있어야만 KOH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NE 컨벤션 티켓은 매우 구하기 힘들죠.

그래도 입장 인원이 30만 명이나 되니, 아마 몇몇 기자들은 NE 컨벤션 티켓을 구해서 KOH를 플레이해보았을 겁니다.

가장 먼저 게임 리뷰를 올리는 매체는 어디가 될지, 매우 기대되네요.”

“아직 안 올라왔습니까?”

“나이츠 리그 관련 기사는 엄청나게 많이 올라왔는데, KOH 관련 리뷰는 아직입니다.

단편 리뷰 형태는 조금 있지만, 평점까지 들어간 공식 리뷰는 없네요.

아까부터 계속 커뮤니티 게시판을 새로고침 하는 중인데···.”

그렇게 말한 상혁은 F5버튼을 눌러 게시판 페이지를 초기화했다.

그러자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이 올라와 있던 아까와는 다른, 다급한 어조로 올라온 수많은 게시글 제목들이 눈에 띄었다.

[KOH 리뷰 떴다!]

[1호 리뷰 뜸!]

[평점은 스포라 말 안 하겠지만 KOH 리뷰 떴으니 보러 가자!]

상혁은 재빠르게 그중 하나의 글을 클릭했다.

그리고는 게시글 내용에 적혀 있는 기사 링크를 클릭해 리뷰 사이트로 이동했다.

거기엔 콘솔 게이밍 월드(Console Gaming World)라는 리뷰 사이트의 주소 아래, 굵직한 글자로 KOH의 리뷰가 담긴 기사의 제목이 적혀 있었다.

[100/10 : Knights of Honor - 미친놈들이 미친 짓을 작정하고 시도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를 보여주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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