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갓겜 제작법-450화 (451/485)

450. 팀 가입 제안

지수가 귀띔해준 것과는 다르게, 상혁이 제안한 것은 스폰서가 붙어있는 일반적인 프로 구단 형태의 팀이 아니었다.

대신 상혁은 다른 형태의 팀 가입을 파일럿들에게 제안했고, 그 독특한 제안은 오늘 경기에 참가한 파일럿들의 흥미를 끌고 있었다.

“그러니까, 다시 정리하자면 PTW에서 만들려는 프로 나이츠 팀은 정식 리그에서 활동하는 그런 형태의 팀이 아니라는 거죠?”

현민이 질문에 상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아직 게임이 발매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는 KOHA 리그를 구성하려 해도 그에 걸맞은 프로 플레이어를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죠.

그렇기에 리그 형태의 프로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유저들이 서로 싸우며 KOH와 KOHA, 두 게임을 플레이하고, 서로 자유롭게 경쟁하며 서로가 가진 실력의 우열을 가려야 하니까요.

그러니 정식 리그 출범은 10개월 이후가 될 겁니다.

10개월 동안 자유롭게 게이머들이 팀을 구성하거나 개인 자격으로 가상 공간에서 랭킹전을 펼치고, 상위 랭커들을 중심으로 스폰서를 구해 프로팀이 구성되겠죠.

국가별 본선은 내년 6월에 시작되며, 국가별 리그는 한 달 동안, 그리고 7월에 각국에서 뽑힌 국가 대표 프로팀들이 한국에 모여 실제 나이츠를 조종하며 기체 튜닝 및 외장 커스터마이징을 실시하고, 8월 15일을 시작으로 3일간 월드 파이널을 진행합니다.

한국에 방문해서 기체 튜닝 및 나이츠 조종 훈련을 받는 한 달 동안, 시범전이라는 이름으로 중간중간 공개 경기가 열릴 예정이고요.

리그가 열리지 않은 시기에도 프로팀 자격을 얻은 팀이라면 PTW 본사에 요청하여 실제 나이츠를 이용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입니다.”

그러자 이번엔 차현희가 손을 들어 상혁에게 질문했다.

“그럼 정식 리그가 출범 되기 전인 지금, PTW가 저희에게 부탁하려는 것은 뭔가요?”

그러자 상혁은 검지를 세우며 현희에게 말했다.

“첫째는 언론 인터뷰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브리핑 룸에서 제 설명을 듣고 있는 지금도, 전세계 각국의 주요 방송 플랫폼에서 세계 최초의 나이츠 파일럿들을 데리고 뉴스나 TV쇼를 진행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죠.

여러분은 저희의 고용인 역할을 맡아 나이츠 파일럿의 경험을 방송에서 이야기하고, 정식 리그가 출범할 때까지의 마스코트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는 중지를 펴 손가락 2개를 세우며 말했다.

“둘째는 저희가 진행하려는 또 다른 프로젝트의 일원이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프로젝트요?”

“그건 영상을 보면서 설명하는 게 빠르겠네요.”

상혁이 손가락을 튕기자, 상혁 뒤에 있는 거대한 모니터가 켜지며 영상이 재생되었다.

그것은 파일럿들이 KOH를 플레이 하며 보았던, 주인공의 활동 무대인 ‘부유 요새’의 내부 생활 공간을 보여주는 영상이었다.

“저건 KOH에 나오는 부유 요새네요?”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정확히는 부유 요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실제로 부유 요새 안에 존재하지 않는 다른 차원의 생활 공간이죠.”

그때, 상혁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던 오다가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며 외쳤다.

“저건 게임 속 공간이 아니군요!”

그러자 상혁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건 게임 속에 구현된 생활 공간이 아닌, 바로 이 지하 연구동 내부에 설치된 생활 공간이죠.

저건 정식 리그가 출범되면 한국에 방문해 경기장을 사용하는 각국 선수들에게 배정될 예정인 특별 숙소입니다.

그 안에는 식당과 훈련장, 격납고와 정비소, 각종 오락 시설과 팀 별로 따로 할당된 브리핑 룸이 배정되어 있죠.

거기에 게임 내부에서 판매되는 실제 코스튬을 구매할 수 있는 의상 샵도 있고, KOH 안에서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추가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도 전부 구현되어 있습니다.

각 파일럿들이 잠을 자는 개인 침실과, 벽의 구멍에 빨래를 넣으면 자동으로 새 옷이 나오는 특수 옷장도 게임과 똑같이 구현되어 있고요.

쉽게 말하면 이 공간은 KOH의 파일럿들이 생활하는 것과 동일하게 생활이 가능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상혁은 파일럿들을 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희 PTW에서는 여러분들이 계약 기간 종료 때까지 이곳에서 지내주시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살아달라고요?”

한눈에 보기에도 웬만한 5성급 호텔은 가볍게 눌러버릴 만한 시설을 본 오다가 당황한 듯 묻자 상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냥 ‘지내주시는 것’만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안에서 생활하시는 1년 동안, 여러분들이 생활하시는 모습이 내부 카메라를 통해 매일같이 촬영되어 1년 내내 인터넷과 TV를 통해 방영될 겁니다.

일종의 웹 드라마 같은 형태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물론 프라이버시 보장을 위해 특별 방송이 아닌 이상 실시간으로 방영되지는 않을 겁니다.

예를 들어 오늘의 촬영분이 편집되어 나오면, 여러분이 참여한 상태에서 매일 저녁 해당 편집본의 수정 회의가 이루어질 거고, 거기서 여러분이 껄끄러워하는 내용이나 논란을 불러 일으킬만한 내용을 편집한 뒤 남은 내용이 인터넷으로 공개되겠죠.

저희는 여러분의 24시간을 편집하여 하루 1시간 정도의 방송 분량을 만들어 매일 공개할 생각입니다.

그 내용은 여러분들이 남은 1년간 KOH와 KOHA를 플레이하는 모습, 각종 언론 인터뷰나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가하는 모습, 실제 나이츠를 타고 훈련하는 모습이나 게임 속에서 등장한 요리나 음식을 먹는 모습, 게임 안에서 나온 코스튬을 입고 게임 안에서 나온 오락 시설을 이용하는 모습 등의 다양한 내용으로 채워질 거고요.”

그러자 현희가 손을 들어 상혁에게 질문했다.

“그 촬영이라는 건 개인실에서도 이루어지나요?”

“물론 개인실에도 방송 촬영을 위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평소엔 동작하지 않고 방송 흐름 상 개인실의 촬영이 필요하다고 판단 될 때 여러분에게 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촬영 시작 시점과 종료 시점을 명확하게 공지하고 진행할 예정입니다.”

“방송 흐름 상 필요한 경우라는 건 어떤 경우죠?”

“예를 들어 브리핑 과정에서 파일럿 간의 분쟁이 발생했을 때, 분쟁에 말려든 파일럿들이 개인 룸에서 별도로 1:1 대화를 시도하는 경우 촬영을 진행합니다.

그건 외부에서 발생한 ‘드라마’의 연장선이니 개인 룸에서 뒷 내용이 이어지면 부득이하게 촬영을 진행해야 하겠죠.

뭐 좋게 표현하고 있긴 하지만.”

이후의 이야기에, 상혁은 일부러 무게감을 실어 말했다.

겉으로 보기엔 한없이 좋아 보이는 이 조건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그들의 인생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려고.

“결국,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저희와 계약이 진행 중인 1년이란 시간 동안 일종의 연예인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기에 이 제안에는 참여에 필요한 자격도 있고, 리스크도 있으며, 그 허들과 리스크에 합당한 대가도 제공되죠.

여러분이 원하신다고 해서 100% 참가가 가능하신 것도 아닙니다.”

“조건이 있습니까?”

이번에 질문한 것은 오다였다.

상혁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오다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일종의 결격사유 체크가 있죠.

우선 제안을 받아들이시면 여러분의 허락 하에 신상에 대한 일종의 뒷조사가 들어가게 됩니다.

저희가 하려는 건, 여러분께 PTW와 나이츠 리그의 마스코트 역할을 맡기려는 것이죠.

그렇기에 참가자에게는 일정 이상의 도덕성과 깨끗함이 요구됩니다.

과거에 학교 폭력 가해자 경험이 있다던가, 음주운전 경력이 있다던가, 아니면 전과가 있다던가, 혹은 사회적으로 평판이 좋지 않은 특정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경력이 확인될 경우 해당 인물에게는 참가 자격을 부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인데 참가 기간 중 개인 방송 활동을 중지해야 할까요?”

“아뇨. 지금 개인 방송을 진행하고 계시는 경우나, 혹은 이번 기회를 통해 개인 방송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고 싶어서 하시는 분들에게는, 별도로 PTW에서 각자의 방송에 대해 지원을 해드릴 생각입니다.”

“지원이라면 어떤?”

“기본적으로 전체 참가자에게 제공되는 건강 및 식단 관리 프로그램과 메이크업 및 코디 서비스 외에, 영상 편집 및 업로드와 PTW 홈페이지 내에서의 별도 방송 페이지 개설, 채널 홍보를 위한 광고비 집행 및 연예인이나 유명 스트리머 등 원하시는 게스트와의 합방 진행 등을 지원해 드립니다.

원하시면 숙소에 친한 스트리머를 초대해서 함께 합방을 진행할 수도 있고요.

동료의 허락을 전제로 다른 나이츠 파일럿과의 단체 합방이나 실물 나이츠에 탑승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드립니다.”

“그 말은 제가 원하는 스트리머를 초대해서 제 전용기에 탑승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현희가 큰소리로 외치자 상혁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애당초 전용기라는 물건의 사용권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것은 여러분이 결정하는 겁니다.

친구를 데려와서 태우던, 아니면 겉 껍데기를 자신이 원하는 색으로 도색하던, 그건 여러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거죠.

다만 안전 문제 및 보안 문제 때문에 경기장이 있는 지역 밖으로는 반출할 수 없을 뿐입니다.

경기장 안에서의 사용이라면, 여러분들이 원하는 대로 사용하셔도 됩니다.

물론 사고 방지를 위해 뭔가 시도하기 전엔 저희에게 문의해 주셔야 하긴 하겠지만.”

“혹시 1년 이후에 기간 연장은 안 됩니까?

나이츠 파일럿의 삶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도 계속 PTW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하셨지만 PTW에서도 별도로 프로 게임단을 운영한다던가 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고요.”

“밸런스 패치 권한을 가진 운영 측에서 프로 게임단을 직접 운영하는 건 각 구단과의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전 세계에서 실물 나이츠를 가지고 훈련이 가능한 유일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죠.

다른 나라에서도 경기가 가능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PRD를 사용한 가상 경기만 진행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럼 한국의 프로 구단만 실물 나이츠를 가지고 훈련을 한다는 오해를 살수도 있고, PTW소속의 게임단이 존재할 경우 밸런스 패치 내역을 미리 전달해주었다던가 하는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도 있죠.

그래서 저희가 별도로 프로 게임단을 운영하지는 않을 겁니다.

대신 1년간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프로젝트에 참가하신 분들에게 세 가지 선택권이 제시되겠죠.”

“그게 뭡니까?”

“첫째는 국내 외에 있는 다른 프로 게임단으로의 이적을 진행해 드리는 겁니다.

어찌 되었건 결과적으로 여러분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실물 나이츠 조종 경험이 많은 파일럿이 될 테고,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나이츠 파일럿이 되겠죠.

1년간의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여러분이 충분한 실력을 갖출 수 있다면, 여러분을 데려가고 싶어 하는 프로 게임단은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

그러나 만약 본인이 가진 재능의 한계 때문에 그 허들을 넘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해서, 다른 선택지도 제공해드릴 생각입니다.”

“다른 선택지라면?”

“PTW의 정직원이 되어 나이츠의 테스트 파일럿이 되는 거죠.

그 경우는 방송에 참여하진 않더라도 나이츠에 계속 탑승하여 이후의 업데이트 및 신규 파츠의 성능 실험에 참여하게 될 겁니다.

그 경우 연봉 수준은 프로 파일럿이 되었을 때보다 상당히 줄어들게 되겠지만, 어차피 돈은 1년간의 프로젝트 참여만으로 평생 놀고먹을 만큼 받을 수 있을 테니 문제는 되지 않겠죠.

마지막 선택지는, 프로젝트 참가자 중 일정 수 이상이 동의했을 때만 선택하실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어떤 선택지인가요?”

“1년 간 파일럿 프로젝트 이후,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따로 모여 별도의 개별 프로 게임단을 창설하는 겁니다.

이 경우 프로 게임단 운영에 필요한 초기 자금 및 운영 지원을 PTW가 맡아서 해드립니다.

다만 프로젝트 진행 때처럼 연구동의 생활 공간에서 지내실 수는 없고, 다른 프로 게임단과 같은 조건으로 프로 게이머 생활을 진행하게 되시겠죠.

그래도 인지도 자체가 넘사벽일테니, 팬들도 많이 생겼을 것이고, 스폰서를 구하기도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초기 투자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강점도 있고요.”

“초기 투자비용이 있습니까?

PRD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아뇨, 아무리 저희 PTW라고 해도, 수천억 원짜리 나이츠를 무턱대고 턱턱 만들어서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경기당 들어가는 파츠 수리비도 상당하고, 이 거대한 숙소 및 연구시설을 운영하는데도 연간 조 단위의 예산이 들어가죠.

그렇기에 나이츠의 월드 파이널에 참가할 될 자격을 획득하려면, 저희 쪽에 전용기의 제작을 위해 일정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대충 선수 한 명당 600억 정도 되는 돈을요.

등록비가 그 정도이고, 유지비로 인당 연간 200억 정도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죠.”

“그럼 선수가 10명이면···.”

“6천억이죠. 그나마 저희가 절반을 내기 때문에 그 정도 비용이 드는 겁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나이츠란 물건은 한두 푼 하는 물건이 아니니까요.”

“선수 연봉이 아니면 웬만한 대기업은 손도 못 대겠네요.”

“그렇겠죠.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스포츠 리그가 될 예정이니만큼, 수요는 확실히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실제 나이츠를 이용하는 경기가 아닌 가상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국가별 리그의 방청권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경기에 참여하는 각 팀에게 골고루 분배될 예정이니까 유지비를 대는 건 그리 어렵지 않겠죠.”

“만약 작년에 월드 파이널에 진출했던 팀이 그 이후로 계속 진출에 실패한다면 어떻게 됩니까?

6천억이나 냈는데 계속 나이츠에 탑승하지 못하게 되면 그것보다 억울한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그 경우를 대비해, 저희 쪽에서는 범용기도 따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여러분이 탑승했던 기체는 전부 범용기에 해당하는 기체죠.”

“저희가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한 머신이라 전 그게 전용기라고 생각했는데요?”

“전용기랑 범용기는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범용기는 뭐랄까, 확장성을 중시해서 만들어진 기성품 코어에 호환되는 각종 파츠를 붙여서 만드는 머신이죠.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정해진 장비의 기능 및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게다가 콕핏의 크기나 조종간의 배열도 어느 정도 다양한 체형에 맞게 설계되어 있죠.

그에 반해 전용기는 아예 기반 설계부터 특정 유저의 전투 스타일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기체입니다.

파츠를 교체할 수 없고 콕핏은 전용기 파일럿의 체형에 맞춰 특별히 설계되며 무장도 코스트가 허가하는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고요.

예를 들어 마도형 범용 코어인 사일러스에는 마법계 스킬을 사용하기 위한 전용 인터페이스가 들어가 있는데, 대신 마법계 전용 인터페이스 때문에 사격계열 보조 장비의 부착이 불가능합니다.

전용기는 그 부분에서도 어느정도 조정이 가능하죠.

사격용 머신이지만 실탄계 탄환이 아닌 마력계 탄환을 사용하는 특주형 나이츠라던가, 마법과 방패를 동시에 사용하는 괴상한 나이츠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범용기는 대량 생산되는 양산형 파츠의 조합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100억 원 정도의 비용만 받고 장비를 지원해 드리지만, 전용기는 설계 및 테스트 비용 때문에 별도로 비용을 더 받는 겁니다.

범용기는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조립해서 제공할 수 있지만, 전용기는 한번 만들어지면 아예 해당 파일럿만 이용할 수 있는 머신이니까요.”

“그러니까 올해 범용기를 사용해서 참가한 파일럿이 내년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다면···.”

“도로 분해해서 다른 파일럿에게 해당 부속을 제공하는 거죠.

애당초 처음 설계할 때부터 그런 식의 사용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그쪽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럼 만약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한 사람들이 전원 프로 게임단 창설에 동의하면 어떻게 되나요?”

오다의 질문을 들은 상혁이 씨익 웃어 보였다.

그리고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원하시는 분들 전원의 전용기 제작 비용을 제공해드리죠.”

그것은 ‘조 단위’의 천문학적인 지원이 제공되는, 말 그대로 파격적인 조건이라 할 수 있었다.

***

1년간 진행되는 PTW의 ‘특별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한 상혁은, 오다 일행이 잠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리고 오다와 나머지 일행은, 상혁의 제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오늘 이후 자신의 인생을 영원히 바꿔버릴 수도 있는 제안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해도 출전비 10억과 위험수당 10억은 가져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그 선택지를 고려하는 사람은 12명의 파일럿 중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솔직히 그 정도로 강렬한 경험을 하게 해놓고 일반인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건 좀 억지지.”

현희를 제외하면 유일한 여성 파일럿인 크리스티나가 말하자, 현희도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다.

“솔직히 1년이란 긴 시간 동안 제가 활동하는 내용을 인터넷으로 전부 공개한다는 건 좀 부담되는 일이긴 해요.

하지만 어차피 저는 방송을 업으로 하는 스트리머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다른 스트리머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수준의 메리트와 인지도를 가지게 되겠죠.

전 하겠어요.

애당초 저런 제안이 없었더라도, 어떻게든 계속 나이츠에 타게 해 달라고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부탁할 생각이었으니까.

오다 씨는 어때요?

솔직히 말하면 아르마에서 저희 팀의 대장 역할을 맡은 것도 있고, 전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전···.”

오다가 대답하기도 전에, 현민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중간에 끼어들어서 미안하지만, 다들 너무 긍정적인 면만 바라보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긍정적인 면만 보다뇨?”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에요.

그리고 아무리 나이츠 파일럿이 가진 홍보 효과가 크다 하더라도, 들어가는 비용에 비하면 비용대비 효과가 형편없는 수준이죠.

게다가 저희는 고작 하루 동안 KOH를 플레이한 유저들 중 그나마 나은 실력을 갖춘 유저들을 뽑은 그룹의 일원입니다.

저희의 실력도, 잠재 능력도, 그리고 성장 한계도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죠.

프로 게이머의 세계란 그리 만만한 게 아닙니다.

KOH정도의 게임이라면, 전 세계에서 가장 실력 좋은 미친 게이머들이 서로 프로 게이머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겠죠.

그 중엔 월드클래스 급의 반사신경이나 판단 능력을 갖춘 게이머들도 있을 거고요.

그에 반해 일반인에 가까운 저희들은, 결국 재능의 벽에 부딪혀 점점 약팀이 되는 길로 빠져들겠죠.

아무리 노력해도 이길 수 없는, 재능의 벽을 통감하면서요.

반면에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저희의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는 만큼, 저희에게 걸리는 기대는 말 그대로 엄청날 겁니다.

잘못하면 저희가 전투력 측정기 같은 역할을 맡아야 할 수도 있어요.

아니면

‘어? 뭐야. 방송에서 볼 때는 그렇게 잘하는 것 같았는데 진짜 프로게이머랑 붙으니까 상대도 안 되네?’

같은 평판이 붙을 수도 있고.”

“하지만 그런 재능의 벽은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희가 열심히 1년 동안 노력한다면 어떻게든···.”

“프로 게이머란 인간들은 잠자는 시간 빼고는 거의 게임만 하는 인간들이에요.

게다가 게임이 오픈되고 나면 진짜 목숨 걸고 게임만 하는 놈들이 KOH의 프로게이머가 될 거고요.

실제 나이츠를 조종한 경험이 그런 인간들을 이길 수 있는 메리트를 제공한다면 모르겠지만, PRD라는 괴물 머신은 가상 환경에서도 실제 나이츠를 탑승한 것과 거의 유사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그러니 저희가 프로젝트에 참가한다 하더라도, 저희가 ‘진짜’ 프로 게이머들을 이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죠.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인생을 버리고 게임만 하는 괴물들을 노력으로 이길만한 자신이 없습니다.

전 이 프로젝트가 좋게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결국 PTW에서 바라는 건, 1년 동안 잘 써먹다가 이후에 진짜 게이머들에게 바통을 넘겨줄, 적당한 얼굴마담이 필요한 것일 테니까.”

“그럼 현민 씨는 포기?

아쉽네요. 즈라드를 조종하던 솜씨를 보면 프로젝트 참여 이후에도 충분히 잘 해나가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현희가 아쉬운 듯 말하자, 현민이 제자리에서 펄쩍 뛰며 소리쳤다.

“안 좋게 풀릴 것 같다고 했지 안 한다고는 않았습니다!

단지 좀 더 깊게 고려할만한 문제라고 하고 싶었던 거죠!

아직 PTW가 어째서 이런 좋은 조건을 내거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 않습니까?”

그러자 오다가 손을 들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거라면, 저는 좀 알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예? 알 것 같다고요?”

“솔직히 말해서, 오늘 하루는 참 애니메이션 같은 일의 연속이었죠.

행사장에 입장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말 그대로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꿈에서나 볼 것 같았던 실물 로봇을 세계 최초로 직접 조종하기도 하고, KOH란 게임은 말 그대로 그 깊이의 끝을 알 수 없는 갓 게임이었던 데다, 지금도 이렇게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나 입을 법한 파일럿 슈트를 입은 동료들과 SF 틱한 방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상혁 씨가 보여준 프로젝트.

그건 말 그대로 그냥 게임과 로봇을 좋아하는 일반인인 저희들을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스타로 만들어줄 프로젝트나 다름없어 보였습니다.

만약 그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1년이란 기간 동안 이 멋진 생활 공간 안에 살면서, 거대한 합금 로봇을 직접 조작하기도 하고, TV 프로그램에 인터뷰도 나가고, 쇼프로에도 출연하게 되겠죠.

거기엔 분명 현민 씨가 말씀하신 대로 잘 안 풀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희가 아무리 노력해도 진짜 게임에 미친 재능을 가진 프로 게이머들에게 밀릴 수도 있을 것이고, 잘못하면 조롱의 대상이 되거나 밈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을 거고, 팀 내부의 불화로 인해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단순한 질투로 욕을 먹을 수도 있겠죠.

저희가 누리는 혜택이 파격적일수록, 사람들은 저희가 이런 것을 누릴 만한 자격이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게 될 겁니다.

그건 마치 ‘간담’의 파일럿 암후로에게, 너같이 어린 소년이 간담의 파일럿이 될 자격이 있느냐고 묻는 것과 같은 느낌일 겁니다.

어쩌면 그 부담이란 건 저희 같은 일반인이 감당하기 힘든 일일지도 모르죠.”

“역시 그렇죠? 여기서는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는 게···.”

현민이 말에, 오다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 방 안에서 자신만큼은, 상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하지만 그게 바로 PTW가 원하는 것일 겁니다.

마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나 겪게 되는 상황을, 저희가 대신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것.”

말하는 목소리에 한없는 진지함을 담아, 오다가 말을 이어나갔다.

“어릴 때 TV를 통해 처음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보면서, 저는 제 삶의 주인공이 되기를 꿈꿔 왔습니다.

누군가가 마법같은 기적을 부려서, 제 삶에 특별함을 부여해주기를 기다렸죠.

그리고 중학생 시기를 넘어서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저는 알 수 있었어요.

‘아, 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나같이 평범한 인간은 주인공이 될 수 없구나.’

그러나 오늘, 오로지 이 화려한 행사의 엑스트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행사장에서, PTW는 제게 이 멋진 행사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주었죠.

단순히 얼굴마담이 필요한 것이었다면, PTW에서는 좀 더 나은 후보자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을 겁니다.

굳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서 설득해야 하는 일반인들이 아니라, 애당초 그런 꿈을 꾸어왔고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면 목숨조차 던질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요.

더 재능있는 사람을 뽑을 수도 있고, 더 적극적인 사람을 뽑을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PTW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오로지 저희 같은 일반 게이머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메시지요?”

“어쩌면 지금 게임을 하고 있는 당신들도, 이 멋진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

무언가 엄청난 재능이나 경력을 가진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게이머 출신으로 구성된 멤버들.

오다는 상혁이 그런 일반인들에게 애니메이션 속의 주인공 같은 삶을 제공하고, 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꿈을 보여주려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어릴 적 로봇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했던 것처럼, 세상의 많은 게이머들이 프로젝트 멤버들의 삶을 보며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저런 삶을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거야.’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오다는 이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이, 그 ‘꿈’을 만들기 위한 비용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오다의 뒤에서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정답을 맞힌 오다를 축하하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박수 소리가 들려온 곳에서는 파일럿들을 바라보고 있던 상혁이 미소를 지은 채 서 있었다.

“얼추 맞습니다. 현민 씨가 말한 것처럼, 저희가 진행하려는 프로젝트는 PTW 입장에서 가성비가 형편없는 프로젝트죠.

어차피 굳이 그런 짓을 하지 않아도 KOH와 PRD는 미친 듯이 팔릴 테니까요.

프로젝트로 인해 기대되는 증가 수익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죠.

솔직히 말하면 대 적자를 감수하고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그러자 현민이 상혁을 향해 물었다.

“그럼 왜 그런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 거죠?

혹시 PTW는 돈이 썩어 튀기라도 합니까?”

“그 비용은 광고 효과를 위해서는 한없이 불합리한 비용이지만, 꿈을 만들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 치고는 매우 싼 비용이니까요.”

상혁이 말했다.

“애당초 15미터 크기의 이족 보행 로봇이란 것 자체가 효율성은 엿 바꿔먹은 존재입니다.

게다가 한없이 화려하고 강력해 보이는 나이츠라는 로봇도, 실제 전투 능력은 형편없는 물건이죠.

나이츠가 가진 실탄계 무장은 현대 전차가 쏘는 포탄보다 약하고, 나이츠가 가진 기동성은 그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동력을 요구하죠.

게다가 AR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된 마력계 기술들은, 아예 현실에서는 데미지가 발생하지 않는 기술들이고요.

결국 이건 엄청나게 화려한 로봇들의 프로레슬링 같은 겁니다.

하지만 거기엔 꿈이 있죠.

LED로 반짝이는 파일럿 슈트는 보는 것만으로도 입고 싶어 미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게임 속 부유 요새를 테마로 만들어진 생활 공간은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편리함을 제공해줍니다.

이 지하 연구동에 설치된 모든 설비는, 말하자면 지상의 현실과 구분된 이세계라고 할 수 있죠.

들어오는 순간부터 미래 인간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SF 컨셉의 이세계.

여러분들의 역할은 그 이세계속에서의 삶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것인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선택된 재능을 가진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단지 ‘우연히’ 5차 NE 컨벤션 티켓을 사서 행사장에 들어온 일반 게이머 출신의 여러분들이 맡아야 하죠.

그래야 오다 씨가 말한 메시지를 PTW의 팬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말한 상혁은 한없이 진지한 눈빛으로 방 안에 있는 파일럿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 멋진 이세계에 들어오기 위해서, 여러분들이 해야 할 건 오로지 게임을 열심히 플레이하는 것뿐이다.

이게 저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이고, 이 프로젝트는 오로지 그것을 위해 준비된 프로젝트입니다.

그러니 가성비 따위는 상관없이, 저희는 여러분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해야 하죠.

여러분들이 이 프로젝트 기간 느낀 행복의 양 만큼, 이 프로젝트를 지켜보는 게이머들의 마음속에 있는 부러움도 더 커지게 될 테니까요.

그러니 여러분들은 딱히 저희의 숨겨진 의도를 알아보려고 노력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가 바라는 건, 여러분들이 1년 동안 ‘인생 최고의 경험’을 하는 것이니까요.”

상혁의 말을 들은 파일럿들은 말없이 시선을 교환했다.

그리고는 동시에 상혁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외쳤다.

“하겠습니다.”

“안 한다고 하면 미친놈 취급받겠네요.”

“참가를 결정한 순간, 1년 뒤에 죽는다고 해도 이건 받아야겠습니다.”

1년간의 프로젝트에 대한 12명의 전원 참가 결정.

그것을 바라본 상혁은 미소지으며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 파일럿들에게 나눠주었다.

명함 크기의 작은 카드엔, 전 세계에 있는 메이저 방송사들의 로고가 박혀 있었다.

그리고 상혁은 갑자기 방송사 로고가 적혀있는 카드를 보고 의아해하는 파일럿들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지금부터 여러분들을 프로젝트의 임시 멤버로 참여시키겠습니다.

그리고 그건, 오늘 저녁 여러분들이 출연해야 하는 전 세계 주요 TV 방송사들의 리스트입니다.

12개 국가에서 진행되는 12개 뉴스에 동시에 참여한 방송이 될 테니, 잠시 후 서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방송 출연을 준비하도록 하세요.”

“저희보고 오늘 저녁 뉴스에 출연하라는 말씀입니까?

그것도 전 세계 주요 방송사 12곳의 뉴스에?!”

“뭘 그리 놀라십니까?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의 방송사에서 긴급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5차 NE 컨벤션에 대한 내용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 실물 크기의 거대 로봇과, 그 로봇을 조종하게 된 12명의 행운아들에 대한 방송을요.

그리고 그들 모두는, 지금 PTW 본사에 긴급 인터뷰 요청을 넣은 채로 여러분들의 방송 출연을 기다리는 중이죠.”

“갑작스런 뉴스 출연이라니 얼떨떨하네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

저희가 가서 뭘 설명하면 되겠습니까?”

오다의 질문을 들은 상혁은 잠시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웃는 얼굴로 파일럿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냥 솔직하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이 얼마나 황당한 일을 겪었는지, 세계 최초로 나이츠에 탑승한 기분은 어떠했는지.

전 세계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여러분들의 경험을, 여러분들이 느낀 대로 그대로 말씀해주세요.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의 내일 아침 신문 1면을 여러분의 인터뷰 내용으로 도배하기엔 충분할 테니까.”

그렇게 말하는 상혁의 표정엔, 자신이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절대적인 자신감이 무한히 넘쳐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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