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갓겜 제작법-307화 (308/485)

307. 10억 달러의 사나이

PTW가 보여준 놀라운 퍼포먼스에 이끌린 사람들은 오로지 PTW의 게임들을 플레이하기 위하여 콘솔을 구입하고 있었다.

덕분에 지금 현재 전 세계 콘솔 시장은 상혁이 회귀하기 전의 같은 시기보다 훨씬 큰 마켓을 형성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자연스레 늘어난 유저의 숫자는 관련 컨텐츠에 대한 막대한 수요도 창출해 내었다.

콘솔 게임 뉴스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수많은 스트리머들.

회귀 전엔 PC 게임을 주로 다뤘지만, 지금은 콘솔 게임을 플레이하는 스트리머나 방송인들.

콘솔 게임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저녁 9시 뉴스를 당당하게 채우고 있는 콘솔 게임 관련 뉴스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게임 웹진과 콘솔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들.

신문 기사, TV쇼, 라디오 방송, 인터넷 방송, 인터넷 신문, 게임 웹진 리뷰···.

늘어난 콘솔 게이머들의 신작 정보에 대한 갈증은 수없이 많은 형태의 미디어를 만들어 내었지만, 그 모든 미디어들은 비록 형태는 각각 다를지 몰라도 한가지 특징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 미디어들이 PTW의 관련 뉴스를 최우선으로 다룬다는 사실이었다.

[오늘의 콘솔 뉴스 투나잇!

오늘 밤, 콘솔 뉴스 투나잇의 특별 방송에서는 최근 가장 뜨거운 콘솔 계 이슈였던 PTW와 페이트 북의 기술료 분쟁.

그리고 그로 인해 ‘10억 달러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전설의 개발자, 존 카믹이 직접 방송에 출연합니다!

콘솔 팬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오늘 방송을, 팍스 TV독점으로 즐겨보세요!]

광고의 나라 미국에서는 때때로 정규 편성된 TV쇼에 특별한 게스트가 출연할 때 그것을 위한 TV광고를 따로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오늘 진행된 ‘팍스 TV’의 특별 광고는, 무려 존 카믹이 오늘 밤 TV쇼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그 말은, 방송국에서, 비싼 광고비를 지불해서라도 오늘 밤의 특별 방송을 홍보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이야기였다.

현재 미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수많은 콘솔 유저가 주목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PTW였고, 그 PTW에서도 독보적으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사건이 바로 존 카믹의 이직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이것은 존 카믹이 PTW 이직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얼굴을 비추는 공식 행사이기도 했다.

“어때요, 저 괜찮아 보이나요?”

자신의 메이크업을 맡은 직원에게 존이 질문하자, 중국집 철가방만한 화장품 캐리어 옆에 서 있던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물론 그렇다고 연예인처럼 보이는 건 아니지만, 아주 멋져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존이 감사인사를 하자마자, 대기실에 한 명의 다른 스텝이 걸어들어와 존을 향해 말했다.

“게스트 분 출연 준비해주세요.”

“어디로 가면 되죠?”

“절 따라오셔서 잠시 서 계시다가 허먼 씨가 호명하는 순간에 경쾌한 걸음으로 뛰어나가시면 됩니다.”

“종종걸음으로 뛰어나갑니까?”

“그건 게스트 분의 성향에 따라 다른데, 어떤 분들은 객석에 손을 흔들면서 천천히 걸어 들어가시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들은 조깅하듯 뛰어들어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마음에 드는 방식으로 들어가세요.”

“그럼 걸어 들어가겠습니다.”

“옙.”

직원을 따라 이동한 곳은 객석에서는 보이지 않는 세트 옆의 대기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존은, 관객들에게는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로 허먼이 진행하는 TV 쇼의 모습을 라이브로 지켜볼 수 있었다.

그리고 PTW전문 리뷰어에서 미국 대형 TV 쇼의 호스트가 된 허먼 밀러는, 오늘의 게스트인 존 카믹의 등장에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바로 얼마 전 새로 생긴 새 TV쇼의 호스트 자리를 맡은 그에게 있어서, 오늘의 특별 방송은 방송의 운명을 쥐고 있는 중요한 이벤트였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헤지펀드들과 PTW의 전쟁이 마무리되고 나서야, 미국의 게이머들은 자신들이 그토록 원하던 딥 다이버를 손에 넣을 수 있었죠.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PTW에서 헤지펀드 측을 압박하기 위해 북미 판매용 딥 다이버 박스에 붙여놓은 커다란 해외 수출 스티커였습니다.

종류도 다양했죠.

‘이 제품은 SEC의 미국 내 판매 금지 요청에 따라 일본으로 재수출 예정인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SEC의 미국 내 판매 금지 요청에 따라 유럽으로 재수출 예정인 제품입니다.’

지금 여기 놓여있는 5개의 딥 다이버 박스에 붙어있는 스티커가 바로 그 스티커들입니다.

진짜로 재수출이 확정된 것처럼, 해당 국가의 게이머를 표현한 캐릭터가 망토처럼 자신의 국가의 국기를 뒤집어 쓰고 딥 다이버 박스를 들고 있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죠.

사실 이건 미국의 게이머들을 자극하기 위한 일종의 도발이었습니다.

미친 듯이 사고 싶은 물건이 매장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정작 그 물건의 한쪽 면에 이렇게 다른 국가로 수출 예정이라는 스티커를 커다랗게 찍어놓은 모습을 보고 분노하지 않는 게이머는 없을 테니까요.

듣자 하니 이 스티커가 공개 된 날 미국 전역의 정부 기관에 접수된 항의 전화 숫자가 평소의 13배로 폭주했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미 정부와 도람푸 대통령은 평소의 느릿느릿한 대응과는 다르게 마치 딥 워터 호라이즌 사건 때와 같은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주었죠.

미국의 게이머들에게 있어서 그 사건은, 심해에서 7억 7천만 리터의 원유가 유출되는 ‘재난’ 수준으로 심각한 문제였으니까.

그때의 미국 콘솔 게임 커뮤니티는 오로지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싸우는 거대한 동료가 되었습니다.

자신들의 손에서 딥 다이버란 멋진 게임기를 빼앗은 SEC와 헤지펀드들에 대한 분노를, 그리고 그 모든 이유가 겨우 돈을 벌기 위한 월가의 수작질이라는 것에 대한 분노를 정부에 쏟아내고 있었죠.

덕분에 이례적으로 매우 빠른 시간 안에 판매 중단 문제가 해소되었고, 게이머들은 승리의 만세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겨우 게임에 관련된 일에 대한 대응치고는 평소답지 않게 빠르게 움직여 사태를 수습한 미 정부보다, 더 특이한 사태가 발생했죠.

그건 바로, 모든 사태가 수습되어 딥 다이버의 미국내 판매가 재개되었음에도, PTW가 딥 다이버 외부에 붙여놓은 스티커를 제거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저는 대놓고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국기가 그려져 있는 스티커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허먼은 무대 중앙에 있는 테이블 위에 놓인 딥 다이버 박스를 집어 들며 말했다.

“젠장, 붙여놓은 게 스티커라서 제거가 힘들다면, 아예 새 박스에 넣어서 팔았어야지. 기분 나쁘게 이게 뭔 짓이야?”

그리고는 목소리의 톤을 바꾸며 객석을 향해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제 안의 팬심은 이렇게 외치고 있었죠.

‘야호! 스티커 에디션이다! 국가별버전으로 전부 모아야지!’

라고.”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자, 허먼은 잠시 뜸을 들이고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로 신기한 일이 일어났죠.

미국의 게이머들에게는, 정말로 마법 같은 일이라 할 수 있는 일 말입니다.

저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박스에 새겨진 스티커를 제거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손상의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스티커를 무리하게 제거할지, 아니면 이 스티커도 PTW에서 만든 일종의 열성 팬용 상품 같은 거니 원본을 유지할지를 말이죠.

그리고 저는, 스티커 아래 새겨진 아주 작은 글자를 발견했습니다.

‘영어’로 쓰인 그 글자는, 제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죠.

‘만일 당신이 미국에 거주하는 게이머라면, 딥 다이버를 착용하고 이 스티커를 바라보세요.’

물론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PTW가 시키는 일들은, 설사 그것이 아무리 황당한 일이라 해도 항상 게이머를 만족하게 하는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제가 딥 다이버의 전원을 켜고 상자 위에 붙은 스티커를 보았을 때, 저는 놀라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순간 스튜디오 한쪽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 딥 다이버의 방송 기능으로 송출된 시야 공유 화면이 등장했다.

그것은 허먼의 집 거실에서, 딥 다이버를 착용한 허먼의 시야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것은 제가 제집 거실에서 딥 다이버를 착용하고 촬영한 영상입니다.

아직 아무 게임도 구동하지 않았기에, 딥 다이버는 AR 모드로 기동되어 제가 사는 집의 거실을 그대로 비춰주고 있었죠.

이제 이것을 착용한 채로 딥 다이버 박스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바라보겠습니다.”

허먼의 말을 따라 영상 속의 시선이 움직였고, 카메라는 딥 다이버 박스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비추었다.

‘이 제품은 SEC의 미국 내 판매 금지 요청에 따라 일본으로 재수출 예정인 제품입니다.’

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일본 국기 모양의 망토를 쓴 캐릭터가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는 모양의 스티커를.

그러나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조금 전까지 평면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던 스티커가 아닌, AR 형태로 완벽하게 구현된 3D 피규어였다.

스티커에 그려진 캐릭터와 모양은 같지만, 등에 있는 국기가 미국 국기로 변경된 3D 피규어.

마치 승리를 자축하는 트로피처럼 보이는 ‘가상 피규어’의 아래쪽에는, 스티커에서는 그려져 있지 않은 번쩍이는 받침대가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그 받침대에는, 금속에 음각으로 적힌 한 줄의 문장이 쓰여 있었다.

[For the great victory of American console gamers.(미국 콘솔 게이머들의 위대한 승리를 위하여)]

그것은 딥 다이버의 판매 중지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모든 게이머들에게 보내는, PTW의 선물이었다.

그리고, 잠시 정적에 빠진 스튜디오를 바라보던 허먼은 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

“신기하죠? 이 스티커를 붙일 때부터, PTW는 결국 미국의 게이머들이 승리할 것을, 그리고 자신이 그들의 도움을 받아 승리할 것을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 스티커의 디자인을 일부러 이렇게 승리자처럼 엄지를 세우고 있는 게이머의 모습으로 만든 거겠죠.

결국, 그 디자인은 처음 볼 때는 마치 미국 게이머에게서 딥 다이버를 빼앗아간 해외 게이머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헤지펀드라는 악의 세력에 맞서 싸워 딥 다이버를 쟁취해 낸 미국의 게이머를 보여주는 디자인이었던 겁니다.”

이 ‘AR 트로피’를 처음 보았을 때를 떠올린 허먼은 눈 밑이 시큰해지는 것을 느꼈다.

언제 떠올려봐도, PTW의 이런 ‘이벤트’는 항상 게이머에게 감동을 주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이후로 이 스티커가 붙은 박스를 제가 딥 다이버를 쓰면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마치 트로피처럼 놓아두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게임을 하기 위해 딥 다이버를 쓰면 가장 먼저 이 박스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죠.

저에게 있어서. 아니, 미국의 모든 콘솔 게임 유저들에게 있어서 이 딥 다이버 박스는 우리가 이끌어 낸 가장 위대한 승리의 증거였으니까.”

그리고는 다시 경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정작 더 큰 전쟁은 다른 곳에서 벌어지고 있었죠.

미국의 모든 게이머가 딥 다이버의 판매 재개에 환호하며 이 새로운 기기가 주는 경험에 열광하고 있을 때, PTW는 자신들의 또 다른 전쟁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세계 5대 IT기업으로 손꼽히는 거대 기업, 페이트 북과 말이죠.”

거기까지 말한 허먼은 스크린에 페이트 북이 옵큘러스를 인수하고 난 이후의 행보에 관해 설명하는 도표를 띄우고, PTW와 페이트 북의 사업영역이 어떤 면에서 겹치는 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는 현재 공개된 옵큘러스 VR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며 구체적으로 옵큘러스 측이 PTW의 어떤 특허를 침해했는지에 대해 풀어내었다.

“제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PTW측서 저커버그에게 제시한 최초 합의금은 무려 100억달러였습니다.

그것은 애당초 합의를 받지 않겠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고, 페이트 북의 CEO가 PTW를 제대로 빡치게 만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했죠.

그러나 이후의 전개는 조금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양사는 갑자기 싸움을 멈추고. ‘다른 거래’를 물색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전 세계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단 한 사람을 두고 벌어진 역사적인 ‘빅딜’이 벌어진 겁니다.”

순간 스튜디오에 있는 스크린의 화면이 검게 변하며 ‘1,000,000,000 $’ 라는 글자를 띄웠다.

“10억 달러. PTW는 페이트 북이 제시한 25억 달러의 합의금 대신, 15억 달러의 합의금을 받는 조건으로 단 한 사람의 경쟁 금지 조항을 풀어달라 요청합니다.

무려 10억 달러나 되는 거금을 포기하면서요.

그리고 그 인물은, 바로 오늘의 게스트이자 전 세계 5대 개발자를 꼽으면 반드시 손꼽히는 전설의 개발자.

존 카믹이었습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세요. PTW는 무려 미국 내 판매 중지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기 위한 퍼포먼스로 제작된 스티커에 판매가 재개되었을 때에만 의미가 있는 AR 트로피를 제작해서 넣어놓은 회사입니다.

마치 자신이 처음부터 승리할 것을 확신하고 있었던 것처럼.

그리고 그 승리가 미국 게이머들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행동하는 회사가 바로 PTW 인거죠.

그들이 하는 모든 행동에는 그처럼 항상 이유와 목적이 명확합니다.

SANY가 자신들이 모든 양산 비용를 투자한 딥 다이버의 라이선스를 MS에 ‘넘겨줄 수밖에 없도록’만들고, MS가 그 모든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헤지펀드와 SEC가 ‘항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회사가 바로 PTW인 겁니다.

그리고 지금, PTW는 10억 달러라는 거금을 포기하면서까지 한 사람의 영입에 공을 들였죠.

그 금액은 무려 ‘GTA 5’의 개발비용보다 더 큰 금액입니다.

그 정도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해보세요.

하지만 PTW는 그 모든 가능성을 포기하고 단 한 사람만을 얻어냈죠.

전 세계에 FPS라는 장르를 대중화시키고, ‘듐’과 ‘퀘이커’라는 전설의 게임을 만든 그 사람을요.

자, 어떻습니까?

PTW가 대체 무엇을 목적으로 10억 달러에 그 전설의 개발자를 영입한 것인지, 미친 듯이 궁금해지지 않습니까?”

“Yeeeeeeeeeeeesss!!!”

허먼의 말에, 스튜디오에 모인 관객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허먼은 마치 락 콘서트의 가수처럼, 무대 위를 이리저리 걸어 다니며 다시 질문을 던졌다.

“바로 ‘그’ PTW가, 전설의 개발자 존 카믹을 만나서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Yeeeeeeeeeeeesss!!!”

“그런 여러분들께, 기쁜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PTW가 세운 원대한 계획의 ‘핵심’이자, 이번 거래로 ‘10억 달러의 사나이’라는 이명을 가지게 된 남자!

그리고 전설의 게임 개발자이면서 마찬가지로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는 가장 위대한 콘솔 게임 개발사에 합류를 결정한 남자!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이자 세계 최고의 게임 개발자 중 한 사람!

그리고 오늘, 수많은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바로 저희 방송에 독점 출현을 결심해 주신 가장 멋진 개발자!

존 카믹 씨의 등장을,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가장 열렬한 박수로 환영해주십시오!”

“Yeeeeeeeeeeeeaaaahhhh!!!”

“Yes!!! Yes!!! Yes!!!!!”

“우오오오오오오!!!!”

당연한 이야기지만, 허먼이 진행하는 TV 쇼는 게이머를 위한 쇼였고 그렇기에 관객도 콘솔 게이머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콘솔 게이머들에게, 오늘 방송의 게스트는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게스트였다.

객석에 있는 모든 관객들이, 마치 인기 영화배우라도 등장한 것처럼 요란한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존 카믹이라는 인물에게 걸려있는 기대감은 엄청난 수준으로 뜨거워져 있었다.

그리고 게스트인 존 카믹은, 그런 관객들의 환호를 들으며 깊게 심호흡했다.

“후우···.”

이번 방송 출현은, 새 레이블의 홍보를 위해 그가 결정한 것이었다.

그리고 어떤 매체에 출연할지를 고민하고 있던 존 카믹에게, 상혁은 허먼이 새로 진행하고 있는 TV 쇼, ‘콘솔 뉴스 투나잇’을 추천했다.

아직 시청자 수도 그리 많지 않은, 말 그대로 영세한 수준의 TV 쇼를.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진행자인 허먼은 콘솔 게이머들에게는 유명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단지 게임 오타쿠일 뿐이었으니까.

그러나 스튜디오에서 쇼를 지켜보고 있는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가 가진 콘솔 게임과 PTW에 대한 해박한 지식, 그리고 게이머가 무엇에 가장 열광하는지를 정확하게 짚을 수 있는 능력.

게스트의 등장에 앞서 모두가 게스트의 말에 주목할 수 있도록 무대를 달궈놓는 기술까지.

허먼은 개발자를 위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무대를 만들 능력이 있는 남자였다.

그리고 그 ‘완벽한 무대’에서, 지금은 바로 자신이 게스트 역할을 맡아야 할 차례였고.

존 카믹은 발에 힘을 주어 힘찬 걸음으로 스튜디오 내부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아직도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를 보내고 있는 관객들을 향해, 미소 지으며 양팔을 활짝 벌려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십니까아아아!!

10억 달러의 사나이!

존 카믹입니다아아아아!!!”

그렇게 소리 지르며, 존 카믹은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은, 이 ‘10억 달러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점점 마음에 들어 해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