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 쇼케이스의 마법사
5개 국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3차 NE 컨벤션에서, 상혁은 국가별 행사를 어느 개발팀이 주최하는지를 놓고,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최종 리스트를 선정했다.
그리고 그 리스트는 다음과 같았다.
[미국 : 번다이 남코 스페이드 컴뱃 개발팀]
[일본 : 번다이 남코 간담 개발팀]
[프랑스 : 폴리포디 디지털]
[호주 : 프룸 소프트웨어]
[한국 : PTW]
그리고 상혁은 그 리스트를 아예 홈페이지에 올려 전 세계의 모든 유저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
혹시 자신이 사는 국가나 생활권에서 진행되는 게임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더 관심이 있는 유저가 있다면, 자유롭게 가고 싶은 행사가 진행되는 국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당연하게도, 이벤트 개최지로 선정된 국가의 유저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내면 PTW의 이번 결정을 지지했고, 그렇지 못한 국가의 유저들은 PTW의 국가별 커뮤니티에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애당초 콘솔 팬들에게 있어서 NE 컨벤션이란, 말 그대로 ‘전설의 게임 이벤트’ 같은 느낌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 번만 참가해도 평생 두고두고 술자리에서 자랑할 만한 행사가 바로 NE 컨벤션이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이전에 NE 컨벤션에 참가한 적이 있었던 유저들은 자신들의 경험담을 커뮤니티에 늘어놓으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그리고 선정되지 않은 국가의 유저들은, 아쉬움을 표현하며 다음 이벤트는 꼭 자신이 사는 국가에서 열어달라는 게시글을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매우 미국스러운 발상으로, 일부 북미 유저들은 어그로성 게시글을 올려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기도 했다.
[차라리 5개 국가에서 진행할 거면 북미에서 진행하는 행사 규모를 5배로 늘리는 게 좋지 않았을까?
솔직히 난 이번에 공개된 5개 IP를 모두 좋아하는 편이라서, 북미에서 단 하나의 게임만 공개한다는 게 불만스럽다.
역사와 전통은 중요한 거잖아.
이미 NE 컨벤션은 LA의 상징이 되어버린 행사나 마찬가지라고.]
↳ 엄청나게 미국 유저스러운 발상이네. 그럼 다른 나라 유저들은 비행기 타고 그 먼 북아메리카까지 날아가란 소리냐?
↳ 이전에도 그렇게 날아와서 참가한 유저들도 많았으니까, 이번에도 그렇게 해도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다.
그리고 행사가 쪼개지는 건 참가자들한테 공개되는 전체 게임의 1/5만 즐기라고 하는 거랑 같은 거잖아.
차라리 굳이 미국이 아니더라도, 한 군데서 진행하는 게 더 좋았을 거라고.
↳ 더러운 미국 놈들. 남아메리카에는 아예 행사 계획 자체가 없는데 배부른 소리 하고 자빠졌네?
↳ 그러게. 어차피 아시아에서 진행하려 했다면, PTW가 있는 한국에서 진행하고 일본에서 벌어지는 행사는 브라질에 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
왜 아시아만, 그것도 바로 옆에 붙어있는 국가끼리 2개나 같이 진행하는 건데?
↳ 한국은 PTW가 있는 나라니까 팬서비스 측면에서 진행하는 거고, 일본은 이번에 컨벤션에 참여하는 협력사 4개가 전부 일본 회사라서 그런 거겠지.
↳ 그럼 유럽에서 왜 독일을 제치고 프랑스가 개최지로 선정되었는지도 누가 말해주라.
왜 신작 레이싱 게임의 공개 행사를 차도 제대로 못 만드는 빵쟁이들 나라에서 진행하는 건데?
↳ 소문에 의하면 PTW에서는 독일도 개최지로 검토했다더라.
근데 뉘르부르크링 서킷 관계자가 거절했다고 하더라고.
자기네는 모터스포츠 센터이지 비디오 게임 센터가 아니라고.
‘진짜’레이싱만 취급한다고 했다던데?
↳ Scheiße!(젠장), 당장 뉘르부르크링 홈페이지 테러하러 간다!
그런 식의 해프닝도 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전설의 게임 이벤트가 여러 국가에서 진행된다는 사실 자체는, 전 세계의 콘솔 게이머를 행복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 전까지의 NE 컨벤션은, 미국에 사는 게이머를 제외하면 말 그대로 온라인 행사 같은 느낌으로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사는 곳’ 혹은 ‘가 볼 만한 곳’에서 NE 컨벤션이 개최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슈가 되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게이머들을 더욱 흥분하게 만드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흘러나오는 NE 컨벤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루머였다.
분명 5개 국가로 쪼개져서 1개씩의 테마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3개의 게임을 동시에 공개했던 이전 행사보다 훨씬 대규모의 행사가 될 것이란 루머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었다.
[난 미군인데, 이번 미국 NE 컨벤션은 펜타곤의 지원을 받아서 진행한다고 함.
이전에 EOD를 출시하면서 미군에 대한 인식 개선에 엄청나게 도움받았고, 실제로 병사들이 EOD 군납 버전으로 훈련하면서 민간인 오인사격 건수가 엄청나게 줄었거든.
군 지원율도 좋아졌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이번에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고 하더라.
아마 전투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가봐야 할 거야.
거의 박람회 수준으로 민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더라고.]
[한국 소식도 있다.
아직 PTW에서 개발하고 있는 신작에 대한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선박 관련 게임으로 예상됨.
부스 만드는데 삼성 중공업 조선 파트 엔지니어들이 참여한다는 이야기가 있음.]
[일본 NE 컨벤션 뉴스.
번다이 본사에서 간담 디자인에 참여했던 디자이너들이 전부 참여한다고 밝힘.
심지어 원작자인 토미도 감독도 PTW에서 초대장 받은 걸 트윗했다.
‘원래 간담 기반의 게임엔 그리 관심이 없었지만, PTW에서 일본까지 와서 나에게 샘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진짜로 내가 그리던 이상적인 간담의 세계 그 자체였다.’
라고 했다네.]
[호주 관련 소식.
집 근처에 사는 캥거루 새끼가 자꾸 우리 집 강아지를 괴롭혀서 혼내줬더니, 지금 아빠 캥거루가 유리창 밖에서 창문을 툭툭 치면서 노려봄.
나가서 맞짱 떠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 미친놈아! NE 컨벤션 뉴스를 올리라고!
↳ 농담이고 호주에 있는 금속 가공업 업체들은 지금 완전 호황임.
거의 1년 치 일감을 한번에 몰아서 받았거든.
알 수 없는 형태의 금속 제품을 주문한 데다 발주사도 처음 보는 회사라 뭐에 쓰려는 건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는데, 지금 보니까 이게 PTW에서 행사를 위해 주문한 부속인 거 같네.
↳ 진짜야!? 어떻게 생겼는데? 사진 올려줄래?
↳ 봐도 모름. 그냥 파이프 같은 건데 LED 들어갈 구멍을 내놓은 거야.
아마 이렇게 전국의 공업사에서 부속을 따로 주문한 다음, 조립은 행사장에서 하겠지.
보안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일 테고.
그런데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 뭔데?
↳ 지금 우리 회사에서 주문받은 건 아마도 의자에 들어가는 부속 같은데, 이걸로 의자를 만들면 끝내주게 멋진 의자가 나올 것 같다는 거.
↳ 오! 기대된다. 2차 컨벤션에서 봤던 워함마 게임용 부스는 지금 생각해도 진짜 멋졌거든.
우주 해병이 사용하는 드랍 포드를 그대로 재현한 물건이었는데, 문 열릴 때 사운드도 그렇고 실내 장식이나 좌석도 그렇고 진짜로 끝내주는 기분이었음.
이번에도 그런 설비로 가득한 이벤트일 거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벤트 캐치 프레이즈가 그거였지?
‘The most shocking showcase ever.(가장 충격적인 쇼 케이스)’
적어도 PTW에서는 이번에 공개되는 것들이 MYOM이나 OGC보다 더 임펙트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겠지.
아, 벌써부터 어떤 걸 보여줄지 기대돼서 미칠 것 같은 기분이야.
↳ 너희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걸 잊고 있는 거 아냐?
↳ 뭐?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다른 뉴스가 있나?
↳ 아니, 뉴스말고. 더 중요한거.
이번에 공개될 게임이 얼마나 대단하고 이벤트가 얼마나 멋지든 간에, 이번 역시 지옥의 티켓팅이 펼쳐질 거라는 거지.
그리고 지금은, PTW의 팬들이 수천만 이상으로 불어난 데다 협력사로 공개된 게임들의 팬까지 더해져서 완전 지옥일걸?
30만장의 티켓? 그게 얼마나 적은지 온몸으로 체감하게 될 거다.
↳ 동감. 난 미국인이지만, 이번 행사는 경쟁자가 적은 호주나 한국의 이벤트 티켓을 노릴 거야.
가기 편하다고 미국 행사 티켓을 노리다가, 아예 아무 데도 참석 못 할 수도 있으니까.
↳ 젠장! 더러운 미국놈들아 시드니 행사 입장권은 우리 호주 국민들의 것이다! 꺼져!
↳ 프랑스 컨벤션에서 영어 쓰는 놈 보면 얼굴에 침을 뱉어주마
↳ 한국 티켓은 노리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이 빠른 국가의 팬들이 얼마나 빠르게 티켓을 매진시키는지 보여줄 테니까.
그렇게 전 세계의 팬들이 달아오른 가운데, 상혁은 연일 커뮤니티의 반응을 체크하며 보안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상황은, 상혁에게 나름 만족할만한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꽤 많은 정보가 유저들에게 퍼져나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상혁이 숨기려 하는 가장 핵심적인 정보는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었으니까.
“좋네요. 이대로만 진행되면 행사때 엄청나게 충격받은 유저들의 얼굴을 볼 수 있겠어요.”
“그런가요?”
함께 유저 반응을 검토하던 카츠노리가 물었다.
“꽤 많은 정보가 유출된 것 같은데요? 대체로 어느정도 규모로, 얼마나 디테일하게 진행하려 하는지도 이미 읽힌 것 같고. 일본의 커뮤니티에서는 제작 중인 부스 설비 사진도 올라왔어요.
‘실물 크기로 제작되고 있는 간담 부속품 사진. 아마도 NE 컨벤션 용으로 추정’이라는 제목으로.
이 정도면 보안은 이미 물 건너간 거 아닐까요?”
카츠노리의 지적은 얼핏 듣기에 옳은 지적처럼 들렸다.
그러나 상혁은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했다.
“애당초 직원들 입단속만 철저하게 하면 보안이 지켜지는 게임 개발이랑, 온갖 외주 업체가 함께 참여하면서 진행되는 이벤트 보안은 종류가 달라요.
그리고 지금처럼 유저들이 눈에 불을 켜고 사소한 정보 하나라도 더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상황에선 더 그렇죠.
물론 보안을 지키려고 일부러 여러 군데 나눠서 부속을 수주하고 최종 조립은 현장에서 하게 한다던가, 아니면 별도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서 그쪽 이름으로 발주를 넣는 등의 기본적인 절차는 지키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관계자들의 입을 전부 단속하는 건 불가능하죠.”
“하지만 지금처럼 모든 정보가 흘러나가는 상황에서는 실제 쇼케이스가 진행됐을 때 유저들이 내용을 전부 파악한 상태에서 쇼케이스를 보게 되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괜찮아요. 유저들이 파악할 수 있는 건, 단지 우리가 어떤 형태로 행사를 진행하려 하는지에 대한 것뿐이지 가장 중요한 정보는 노출되고 있지 않으니까요.
실제로 그 정보가 새고 있지 않은 가를 체크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거기도 하고요.
카츠노리 씨. 게임 쇼에서의 부스라는 건, 그것이 얼마나 화려하고 멋지더라도 결국은 게임을 더 멋지게 보여주기 위한 곁다리에 불과해요.
그리고 여기 모인 여러분 모두는, 지금 저희 PTW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부스를 압도하는 수준의 게임을 만들어내셨죠.
아마 저희가 행사를 위해 준비한 설비의 사진 전체가 공개되더라도, 유저들은 게임을 실제로 해 보면서 여전히 충격을 받을 겁니다.
‘부스가 끝내주는 줄 알았는데, 게임이 더 멋지잖아!?’라고요.”
“그렇게 된다면 정말 멋지겠네요.”
“그렇게 될 겁니다.”
상혁이 말했다.
“여러분들이 만든 게임은, 진짜로 멋지니까요.”
상혁의 말을 들은 칸베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PTW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빈말이 아니라, 여기 모인 멤버들 전원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만일 PTW가 아니었더라면, 상혁이 5대 개발사 연합이라는 특이한 컨소시엄을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모든 개발비를 SANY에서 부담하게 만드는 희대의 조건을 걸지 않았더라면.
절대로 지금처럼은 제작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현재의 결과물은 퀄리티가 극히 높아진 상태였다.
자신들이 가진 IP를, 각 잡고 개발하면 이 정도까지 포텐셜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한계에 도전하는 느낌으로.
그것은 지금까지 오랜 시간 게임을 개발해온 그들로서도 생소한 감각이었다.
이제까지는 항상 실패나 예상 매출을 생각하며 적절한 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해 왔기에.
그것은 상식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100만 장이 팔릴 게임에 1000만 장이 팔릴 게임에 투입될 규모의 노력을 들일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러나 함께 작업을 진행하며 그들이 본 PTW는, 그런 식으로 ‘상식을 지키며’ 개발하는 회사가 아니었다.
‘목숨 걸고 개발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회사가 PTW라더니···.’
협업을 진행하자마자 어디선가 우르르 등장한 PTW의 직원들.
마스터부터 파다완까지 다양한 직급으로 구성된 PTW의 직원들은 마치 그것이 본인들의 게임이라도 되는 양 미친 듯이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게임을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평소대로라면 비효율적인 아이디어라 절대로 시도하지 않았을, 그러나 넣기만 한다면 확실히 퀄리티가 올라가는 그런 아이디어들을.
마치 본인들의 게임을 개발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 개발에 협력하는 PTW 직원들의 분위기는, 자연스레 협력사 직원들의 개발 분위기도 바꾸어놓았다.
‘시리즈의 신작을 만든다’는 단순한 각오가 아니라, ‘이전에도 이후로도 없을 역대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보자’라는 각오로.
그렇게 제작된 5개의 게임.
그것의 퀄리티는, 게임이 돌아가는 플랫폼이 오파츠 그 자체인 PTW VR임을 감안하더라도 게임 자체가 절대 플랫폼의 성능에 밀리지 않는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다.
당장 게임을 떼어다 PTW VR이 아닌 일반 모니터에서 즐기더라도, 역대 사상 최고로 재미있는 게임이 될 거란 확신이 들 정도였다.
‘진짜로, 최선을 다했지.’
시대를 넘어선 성능을 보여주는 PTW VR이란 괴물 같은 머신.
그리고 SANY가 회사의 기둥뿌리를 걸고 지원한 막대한 개발비.
이전엔 콘솔 플랫폼의 한계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수많은 요소를 4K 해상도로 부드럽게 돌아가게 만드는 STC의 존재.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열정적인 개발자들에게 물들어 진짜로 각잡고 게임을 만든 개발자들.
그 모든 것들이, 마법처럼 하나로 조화되어 현재의 게임을 만들어낸 요소들이었다.
‘현재의 여러분들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주세요.’
상혁은 그렇게 부탁했고, 자신들은 PTW의 도움을 받아 그것을 실제로 이루어냈다.
이제 남은 것은 자신들이 만든 ‘최선’이 유저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느냐는 것뿐이었다.
그것은 개발자들에게, 마치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기분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노력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를 긴장되는 기분으로 기다리는 수험생의 기분을.
그리고 그 감각은, 상혁에겐 매우 익숙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현재의 PTW가 할 수 있는 한계 이하의 게임을 만든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개발자의 ‘진심’만이, 언제나 유저들을 감동하게 할 수 있다고 상혁은 믿고 있었다.
“저는 여러분께 여러분이 가진 IP로 가능한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었죠.
그리고 여러분들은 제 기대 이상으로 멋지게 해 주셨습니다.
이번에 공개되는 게임 중 어느 하나도 영혼이 빨려들 정도로 재미있지 않은 게임이 없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부탁을 할 때, 저는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여러분들이 게임만 제대로 만들어주시면, 그것을 파는 역할은 저희가 하겠다고요.
이제 바톤은 넘어왔습니다.
전 세계 어느 게임쇼에서도 발표하고 싶어 할, 최고의 게임들로 구성된 바톤이.
여기서부터는 PTW의 턴입니다.”
그렇게 말한 상혁이, 씩 웃으며 개발사 대표들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회귀 이후로 몇 번이고 역사상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쇼케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세계 10대 게임 개발자 중 한 명으로 불리는 개발자가 짓는 자신감이 담긴 미소였다.
“이제부터 저희 PTW가 왜 ‘쇼케이스의 마법사’라 불리는지 보여드릴 테니까요.”
상혁의 자신만만한 선언.
그것은 2017년 8월 8일.
이후 그들이 내 건 카피처럼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쇼케이스’라고 평가받게 될, PTW의 3차 NE컨벤션을 일주일 앞둔 날에 벌어진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