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 해피 게임라이프
숫자만 놓고 말하자면, RFU는 기존에 ‘모든 워페어 3’가 가지고 있던 발매 후 24시간 930만 장의 판매 기록을 가볍게 누르고 발매 첫날 1270만 장, 발매 일주일 판매고 1500만 장이라는 기록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경이적인 기록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X-BOX ONE의 기기 보급량이 조금만 더 높았더라면 그것보다 더 많이 팔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함으로써 게임 업계를 뒤집어 놓았다.
그러나 그런 경이적인 판매량보다 유저들을 놀라게 만든 것은,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남긴 후기들이었다.
[살다 살다 이렇게 특이한 리듬 게임은 처음 봄. 정해진 박자를 유저가 맞추는 게 아니라 내 손동작에 맞춰서 음악이 만들어지네.]
[진짜로. 내 손끝으로 음악을 잡고 움직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RFU만의 독특한 연주감이 있는데, 이걸 뭐라 전달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휘 학과 대학생으로써 말하자면 RFU의 지휘는 실제 지휘와는 안드로메다만큼 떨어져 있어.
아무래도 전문 지휘자의 동작을 유저들에게 배우게 하는 건 무리가 있어서 그렇게 만든 거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휘하는 ‘느낌’ 만큼은 엄청나게 잘 살아있어서, 난 즐겁게 즐길 수 있었다.]
[MYOM때 반강제적으로 대형 TV와 코넥트를 사게 했던 PTW가, 이번엔 5.1채널 스피커를 사게 만드네.
이 게임 하려면, 반드시 사운드 빵빵한 스피커 시스템을 갖추는 걸 추천한다.
진짜 감동이 달라.
이거 연주하다 보면 제자들 데리고 도시의 콘서트홀에서 연주하거든.
그때 연주가 끝나니까 갑자기 뒤통수에서 박수 소리가 나는 거야.
진짜로 등 뒤에서.
관객들이 박수하는 소리가.
그 순간 나는 학교의 음악선생이면서 지휘자일 수 있었다.
코넥트가 MYOM때 나를 마법사 그 자체로 만들어 주었다면, RFU는 나를 음악 그 자체로 만들어 주었어.
악곡의 선택부터 학생 지도까지, 내가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세계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특유의 몰입감 있는 조작방식도 여전하고.]
[난 연주 중에 플레이어 독백을 말풍선처럼 띄우게 만든 게 마음에 들었음.
옵션에서 키면 마치 드라마 주인공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음성으로 재생해주는 것도 좋았고.
그 대사를 보면서 음악에 대해 잘 몰라도 곡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제자 중에 어떤 애가 무슨 안 좋은 습관이 있는지, 아니면 어떤 실수를 했는지 마치 내가 알아낸 것 같은 기분으로 자연스럽게 지적하고 수정할 수 있게 되어 있으니까.
음악에 대해 1도 잘 몰라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게 진짜 마음에 듬.]
그리고 가장 호평받는 부분 중의 하나는, 2차 NE컨벤션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식 버전에는 들어간, ‘추가 요소’에 대한 부분이었다.
[클래식 곡 말고 다른 곡도 들어간 거 본 사람?]
↳ 아, 그거. 진짜 놀랐다. 2차 NE 컨벤션에서 공개된 버전 보고 가장 실망했던 게, 오래된 곡 말고 다른 유명한 곡도 지휘해보고 싶었다는 거였는데, 진짜로 넣어줄 줄은 몰랐다.
↳ 곡 종류가 좀 적긴 해서 아쉽긴 하지만, 선곡을 누가 했는지 진짜 명곡만 있어서 좋았다.
↳ 곡 수가 적어? 50곡이 넘던데?
↳ 무슨 말이야? 20개밖에 안 되던데? 물론 20개도 적은 건 아니지만.
↳ 너 아직 스토리 모드밖에 플레이 안 해봤구나? 자유 연주 모드 들어가면 자유 연주 전용 곡으로 30개 더 있어. 앞에 [FREE] 붙어 있으면 자유 연주 전용 곡이라고.
↳ 진짜?! 당장 확인해봐야겠다!
↳ 나도 지금 처음 알았네.
↳ 무리는 아니지. PTW게임은 시작하면 다른 모드가 뭐가 있는지 확인할 시간도 안 주고 몰입하게 만드니까.
스토리모드에서 쓰이는 곡들은, 제자들과 연습하여 함께 완성해나간다는 컨셉에 맞게 모든 곡들에서 연주자의 실력 성장 과정이 충실히 재현되어 있었다.
그것 때문에 곡 하나를 집어넣는데 막대한 노력 들어가기에, 상혁은 RFU에 들어가는 라이선스 곡을 두 부류로 나누었다.
완벽하게 곡을 마스터한 연주자의 연주를 녹음하여 지휘 자체만 구현할 수 있게 만든 ‘자유 연주 모드’와 스토리 모드에서 제자들과 어설픈 수준부터 연습을 시작하여 완성된 연주를 함께 만들어가는 ‘스토리 모드’로.
덕분에 원래대로라면 제작의 난이도 때문에 제한되었어야 할 악곡의 수량이, 지금은 확 늘어난 상태였다.
클래식 교향곡 50곡.
라이선스를 따서 넣은 스토리 모드 전용 라이선스 곡 20곡.
그리고 프리모드 전용 라이선스 곡 30곡.
총 100개의 음악이 들어간 RFU는 라이선스 곡이 50개나 들어감에도 게이머에게 추가 비용을 요구하지 않았다.
애당초 거기 들어가는 모든 곡의 라이선스를 계약할 때, 다운로드 당 라이선스 비용을 내는 계약이 아니라 곡의 사용 권한 자체를 부여받는 계약을 진행했기 때문에.
물론 후자가 전자보다 계약 비용이 훨씬 비싸긴 했지만, 상혁은 출시된 게임에 DLC를 넣는 것보다는 유저들이 돈을 지불한 만큼 마음껏 게임을 즐기기를 바랐다.
그로 인해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적어도 50곡 정도는 우리가 유저들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자고.”
덕분에 RFU의 개발비에는 곡의 사용 권한 구매를 위한 막대한 라이선스비가 추가되었고, 그것은 안 그래도 타사 대비 엄청나게 높은 수준인 RFU의 손익 분기점을 미친 듯이 올려놓았다.
첫날 팔린 1270만 장 가지고도 손익 분기점을 아슬아슬하게 넘기지 못할 정도로.
하지만 상혁은 괘념치 않았다.
어차피 X-BOX의 강세가 계속되는 이상, RFU역시 X-BOX ONE의 필수 타이틀 자리를 차지하면서 수천만의 판매고를 올리게 될 테니까.
이전에 MYOM이 그랬던 것처럼.
그런 PTW의 과금 정책은 커뮤니티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듣기만 해도 어디서 쓰인 곡인지 알 수 있는 유명한 곡들이, 무려 50곡이나 들어갔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게이머들은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기 때문에.
[50곡의 라이선스비와 거기 들어간 연주자들 인건비, 녹음비, 기타 비용 다 합쳐서 얼마가 들어갔을지 상상도 안 간다.]
↳ 다들 알다시피 심지어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원작인 게임에서도 원작의 음악을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다른 회사가 가진 음악의 라이선스를 구매하는 것보다, 차라리 게임 음악을 새로 만드는게 더 싸거든.
특히 판매당 얼마를 나누는 수익쉐어가 아니라 단번에 비용을 지불하는 매절 계약의 경우, 웬만한 음반사에서는 받지도 않아.
그런데 그걸 50곡이나 집어넣었어.
그것도 공짜로.
다른 회사 같으면 DLC로 팔고 음반사랑 수익을 나눴을 텐데.
↳ 근데 난 내가 좋아하는 곡이 안 들어가서 슬펐다.
게임은 정말 마음에 들지만, 내가 좋아하는 곡을 이 게임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면 진짜 끝내줄 것 같으니까.
혹시 나중에라도 DLC를 추가하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난 얼마든지 낼 용의가 있는데.
↳ 이건 다른 게임처럼 적당히 움직이는 배경 넣고 음악 넣고 노트 만들어서 집어넣는다고 구현되는 게임이 아니잖아.
이거 지휘하는 방식에 따라서 악기가 전부 따로 노는 게임이라고.
그럼 악기 하나하나 전부 따로 녹음했다는 소린데, 전문 연주자를 고용해서 그 짓을 하는 게 얼마나 돈이 많이 들어가는 줄 알아?
곡당 10만 원 받아도 부족할걸?
↳ 많이 팔면 되지. 게임 자체만 해도 못 해도 2천만 개에서 3천만 개는 팔릴 텐데.
↳ 그 유저가 전부 DLC를 구매하는 건 아니잖아.
↳ 모르지. 하지만 이 정도 퀄리티라면 차라리 DLC도 내줬으면 좋겠다.
내가 MYOM이 발매되자마자 코넥트를 사서 지금까지 플레이하고 있는 것처럼, 난 RFU도 아마 10년 넘게 플레이할 것 같으니까.
곡이 많이 늘어나면 좋을 것 같아.
하지만 가장 주목받는 것은 역시 게임의 시스템에 대한 호평도, 곡의 퀄리티와 다양함에 대한 호평도 아니었다.
RFU의 발매 전부터 RFU라는 게임을 가장 기대하게 만들던 요소는, RFU가 가진 ‘리듬 게임’적인 요소가 아니라 RFU에 탑재된 ‘커뮤니케이션 엔진’의 존재였기 때문에.
2차 NE컨벤션의 참가자 후기를 통해 처음 세상에 공개되고, OGC의 베타 테스트 방송을 통해 그 실체가 밝혀진 커뮤니케이션 엔진의 성능은 전 세계의 수많은 유저들을 충격에 몰아넣었었다.
그리고 RFU는, 게임은 다르지만 그런 커뮤니케이션 엔진을 유저가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최초의 기회였기 때문에,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은 누구 할 것 없이 바로 NPC에게 말을 걸어 커뮤니케이션 엔진의 성능을 확인하려 했다.
-이름이 뭐지?-
-나이가 몇 살이야?-
-악기 공부는 얼마나 한 거야?-
같은 선생님이 할 법한 질문부터.
-3사이즈가 어떻게 되니?-
-남자친구 있니?-
-흐흐흐···. 오빠, 오늘 팬티는 무슨 색?-
같은 AI가 대답하기 곤란할 것 같은 질문까지.
그렇게 온갖 질문을 던지며 테스트를 수행한 유저들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거, AI 자체가 RFU라는 게임에 맞춰져 제작된 느낌인데?]
RFU에 탑재된 커뮤니케이션 엔진은, 적어도 RFU를 플레이하는 데는 최적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었다.
학생의 고민을 상담한다던가, 연주의 조언을 한다던가, 방과 후에 별도의 개인 지도를 한다던가.
음악이나 학교생활, 섬마을에서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라면 RFU의 NPC들은 거의 완벽에 가깝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치나 경제, 너튜브 영상 같은 게임 외적인 이슈에 관해 대화를 시도하면, NPC들은 무시하거나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대화를 돌리게 되어 있었고, 그런 커뮤니케이션 엔진의 성능은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의 요소가 될 여지가 충분한 것이었다.
[나는 좀 더 완벽한 AI이기를 바랬는데.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적다.
게임 외적인 대화의 바리에이션이 적은 건 아니지만 많다는 느낌이 안 들어.]
그런 의견을 표하는 유저들은 주로 RFU에 OGC같은 재미를 요구하는 유저들이었다.
하지만 RFU라는 게임 자체를 좋아하게 된 유저들은, 그런 유저들의 의견에 반대 의견을 표했다.
[적어도 RFU를 플레이하는 데는 위화감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성능이 좋은 AI 엔진이다.]
[판타지 주민에게 63빌딩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상대가 능숙하게 반응하길 바라는 건 너무한 게 아닌가?]
[그 완성된 대화라는 건 애플의 SARI도 제대로 못 하는 거라고.
오히려 지금의 커뮤니케이션 엔진의 수준이 더 높다.]
[악의를 가지고 억지로 괴상한 질문만 하지 않으면, RFU의 NPC는 사랑스러운 제자 그 자체다.]
하지만 양측 모두 한 가지 사실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못했는데, 그것은 바로 RFU에 탑재된 커뮤니케이션 엔진이 적어도 RFU라는 게임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는 엔진이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일부 유저들의 후기엔 이런 내용까지 담겨 있을 정도로.
[RFU를 플레이하다가 잠시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거실에 할머니가 내 제자들하고 이야기하고 있더라.
그것도 20분 동안.
나중에 그게 사람이 아니라 AI라고 알려줬더니 기겁을 하시더라고.]
[나도. 가끔은 연주보다 제자들하고 음악이 이야기 하는 게 더 즐겁게 느껴져.
NPC들은 OGC같이 톡톡 튀는 매력은 없어도 충분히 열심인 성격에 매력 있는 아이들이고, 캐릭터 간의 관계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잡혀 있어.
특정 캐릭터만 편애하면 라이벌 관계에 있는 다른 캐릭터가 질투하기도 하고.
선생님의 관심을 받으려고 일부러 반복해서 실수하는 제자를 봤을 땐 귀여워서 웃음까지 나오더라고.]
[그런 귀여운 제자들의 노력하는 모습을 보다가, 결국 완벽하게 연주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의 감동은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특유의 무언가가 있었다.
지금까지의 게임이 게이머 자신이 성장을 보여주는 느낌이었다면, RFU는 ‘사람’과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는 게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게임이었어.
그리고 5.1채널 스피커는 반드시 사라. 진짜 감동의 크기가 다르니까.]
그렇게 RFU가 AI의 성능이나 구현도에 대한 논란을 낳는 와중에, ‘게이머’들의 커뮤니티가 아닌 ‘게임 업계’ 역시, PTW에 대한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상혁은, 그런 업계에서 PTW를 보는 다양한 견해를 최근 방송을 시작한 한 너튜버의 영상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오늘의 게임 업계 주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콘솔 위클리(Console Weekly)입니다.
[MS의 X-BOX 생산량은, 당분간 증산하기 어려울 것. 게이머들은 이해해야 한다.]
내용 보시겠습니다.
[1억대를 팔 수 있는 게임기를 만들었다고 가정했을 때, 대부분의 수요는 초반에 몰리지만 절대 공급은 그에 맞춰서 이루어질 수 없다.
간단히 예를 들어, 1억 대의 게임기 수요가 존재하는 가운데 월 300만대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설비를 2배로 증설한다 치자.
그럼 첫 달엔 6백만 대가 시장에 공급될 것이고 둘째 달엔 1200만대가 될 것이다.
그런 식으로 10개월이 지나면, 시장엔 6천만 대의 게임기가 공급되며 17개월 이후엔 공급 수량이 수요를 완전히 초과하게 된다.
그 이후엔 어쩔 것인가?
공장을 닫아 버리고 차기작 발매까지 게임기 생산을 멈출 것인가?
지금 당신의 손에 X-BOX ONE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발매 직후 대부분의 판매량을 즉시 팔아넘기는 모바일 시장과는 다르게, 콘솔 게임기 사업은 몇 년을 두고 시장에 지속해서 물건을 공급해야 하는 장기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는 이미 1억 대를 넘게 팔았던 지난번 X-BOX 360 때보다 시장 공급량을 1.5배 이상 확장한 상태다.
그리고 지금은 그것이 그들이 게이머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이고.
그러니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자.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게임기는 언젠가 여러분의 손에 들어오게 될 테니까.]
이 기사에 대해, 유저 ‘515addadd’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나는 X-BOX 360시절에 코넥트를 구하기 위해 2년을 넘게 기다린 적이 있다.
회사의 사정이라는 것은 잘 알겠지만, 게이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게임을 눈앞에 두고 기다리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하물며 그것이 다른 대체재가 존재하지 않는 PTW스타일의 게임이라면 더욱 그러하고.]
이 유저의 댓글에, 기사의 작성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현재까지 X-BOX ONE는 발매 6개월간 총 210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순항 중이며, 이는 PS4의 1300만대 판매고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X-BOX의 수요 공급의 불균형 문제는 게이머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될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갈증’을 만들어낸 배경에는, 분명 PTW라는 강력한 게임 제작사가 존재하고 있겠죠.
당신이 게임기를 구하고 싶은 욕망을 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제부터 PTW의 게임에 대한 소식을 완전히 끊고,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PS4의 독점 타이틀에 대한 뉴스를 골라서 보는 수밖엔 없습니다.]
다음은 게이머즈 레딧(Gamers reddit)입니다.
[적어도 PTW만큼은, 집마다 두 대씩 마련되어 있는 X-BOX 콘솔 유저에 대한 배려를 해야 했다.]
내용 보겠습니다.
[다른 유저와 자신이 만들고 육성해 놓은 마법 체계를 가지고 대전하는 게임인 MYOM 때문에, 수많은 유저들은 가족과 게임하기 위하여 거실과 안방에 2대의 대형 TV 2와 2대의 X-BOX 360, 그리고 2대의 코넥트를 마련해 두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한 대의 게임기를 두고 한 화면 앞에서 함께 게임하는 넌텐도의 게임과는 달랐다.
MYOM의 게임은 그런 식으로 설계되지 않았고, 오로지 대화면 TV에서 제대로 된 체감이 가능한 좋은 그래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번째 코넥트 전용 게임인 RFU를 출시하면서, PTW는 자신들이 이전에 게이머들에게 구매를 강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완전히 잊어버린 듯했다.
물론 RFU라는 게임 자체는 매우 뛰어나며 재미있지만, 이전에 TV와 게임기를 두 대씩 구매한 유저들이 기대하던 ‘가족과 함께 하는 재미’는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까.
그 덕에 전 세계의 수많은 유저들은 이제 남은 한 대의 TV를 가지고 뭘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에 달린 댓글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어차피 코넥트도 두 대 있고 TV도 두 대라면 X-BOX ONE을 두 대 사서 RFU를 두 명이 해라.
그럼 한명이 하는 동안 다른 가족이 기다리는 일은 없을 테니까.-
다음은 메이저 게임 언론인 ‘리퍼블릭 오브 콘솔 게이머(Republic of Console Gamers)’입니다.
[OGC(Our Game Club)의 베타 플레이를 보며 커뮤니케이션 엔진에 대해 기대하던 사람들은, RFU의 제자들을 보면서 전혀 다른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본문입니다.
[이 게임의 AI엔 OGC의 AI들이 가지고 있던 특유의 색채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각 캐릭터의 개성은 살아있지만, OGC의 AI들이 ‘친구’로써 꼭 함께 게임 하고 싶은 유쾌한 성격의 AI들로 가득 차 있다면, RFU의 AI들은 음악에 애정을 품고 있고, 선생님을 존경으로 대하며, 자신의 꿈에 대해 반짝이는 동경을 지닌 지극히 ‘이상적인’ 제자들을 AI로 구현한 느낌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것이 나쁘다고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두 게임의 목적엔 분명 차이가 있으며, 대화의 토픽이 음악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한정된 만큼 대사의 볼륨 자체는 OGC에 비해 RFU가 훨씬 강화된 느낌이니까.
적어도 음악이나 악기에 관한 대화를 게이머가 시도하는 한은, RFU의 커뮤니케이션 엔진은 언제나 당신에게 사람과 구분할 수 없는 차세대 AI의 수준이 무엇인지 보여줄 것이다.]
다음은 게임 인포머(Game Informer)입니다.
[PTW, RFU 출시로 또 한 번 시장규모를 확장하다.]
내용 보시겠습니다.
[적어도 그들의 차기작인 OGC를 발매하기 전까지 절대 다른 회사의 손으로 깨지지 않을 발매 첫날 기록을 세운 PTW의 신작은, 심지어 발매 수량이 해당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콘솔의 총 발매 수량보다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발매 수량을 전부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그런 배경에는 다른 여타 회사가 가지지 못한 PTW라는 회사의 열성 팬층이 존재하고 있었다.
지금도 중고시장에서 가장 매물을 구하기 힘든 게임이 PTW의 게임이며, 유저들의 거실 한쪽에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들이 PTW의 게임들이고, 이미 새 콘솔을 구했음에도 TV옆에서 구형 콘솔을 치우지 못하게 하는 것이 PTW의 게임들이다.
그렇기에 RFU라는 게임은 기존에 코넥트를 구매해서 플레이하고 있던 3천만이 넘는 MYOM유저들의 가장 주목받는 기대작임과 동시에, OGC의 베타 테스트로 PTW의 게임이란 것을 처음 접한 유저들의 가장 주목받는 기대작이 되었다.
시리즈의 발매마다 기존 팬을 끌고 가면서 새 팬을 가져오는 PTW의 이런 전략은, 몇 번이고 같은 시리즈를 이어 내면서 그래픽 말고는 달라진 게 없는, 심지어 때로는 그래픽조차도 달라진 게 없는 시리즈를 연속으로 내며 게이머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배워야 할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게시글은 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공감을 얻어냈습니다.
유저 RFF35544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새 콘솔이 나오는 시기에 출시되는 대부분의 게임들이 이미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진 기존 콘솔 버전을 함께 출시하는 데 반해, PTW에서는 새 콘솔이 나오면 항상 새 콘솔의 사양을 바닥까지 끌어다 쓴 새 게임을 내놓는다.
그것은 기존 콘솔을 보유하고 있는 유저로 하여금 새 콘솔에 두려움 없이 지갑을 열게 하는 큰 원동력이다.
내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게임기로 신작을 플레이할 수 없다는 사실은 나를 슬프게 하지만, PTW 게임의 압도적인 퀄리티는 항상 나에게 ‘이래서 차세대 콘솔로 이 게임을 낸 거구나’하는 이야기가 나오게 만든다.]
그의 의견에 대해, 유저 SFIASE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PTW의 팬이 된다는 것은, 당신의 삶이 풍요로움으로 가득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당신이 X-BOX의 유저라면, 그 기쁨은 더욱 크리라는 것도.
코넥트라는 기기가 나오고 수없이 많은 게임이 나왔지만, 아직도 전체 코넥트 게임 중 기깃값을 하는 가장 좋은 게임이 MYOM이라는 것을 부정할 유저는 없으며, 또한 어떤 유저도 MYOM의 게임 수명이 벌써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코넥트는, 출시 시점부터 MYOM이란 게임 하나만을 하기 위해 구매하더라도 충분한 만족감을줄 수 있는 기기였으니까.
그러나 PTW는 이미 게이머들이 그들에게 지불한 비용을 보상하고 남을만한 즐거움을 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RFU라는 또 하나의 명작 게임을 코넥트 전용으로 출시함으로써 팬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충분히 MYOM을 잠시 미뤄두고 새 콘솔에 코넥트를 연결하게 될만한 좋은 게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점수를 주자면 난 OGC에 더 높은 점수를 주겠다.
세상 모든 사람이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진 않지만, 세상 모든 게이머는 OGC에 나오는 멋진 AI들과 게임을 함께 하고 싶다는 꿈은 꿀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전 성대하게 마무리된 OGC 컨테스트 파이널의 마지막 날 행사는, 그런 나의 기대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왠지 모를 어색함이 느껴지던 기존의 베타 버젼이, 전 세계에서 골라 뽑은 ‘가장 게임 하기 좋은 성격’의 AI가 적용된 버전으로 바뀌었을 때, 도대체 내게 얼마나 즐거운 경험을 줄지를 생각하면 소름이 끼칠 정도니까.]
이 글은 16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OGC가 받는 기대감을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앞으로 몇 년은 PTW덕분에 즐거운 게임라이프가 펼쳐질 것 같네요.
적어도 당신이 X-BOX ONE을 구할 수 있다면 말이죠.
그럼 금주의 게임 업계 소식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다들 즐거운 게임라이프 되세요.-
“게임 ‘업계’ 소식이라더니 왜 죄다 우리 회사 이야기밖에 없냐.”
영상을 보던 상혁이 영상이 끝나자 조용히 중얼거리자, 민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만큼 주목받을 만한 게임을 내놓았다는 거지.”
“이제 슬슬 부담될 정도인데. 이러다가 진짜 똥겜 한 번 내면 살해당하는 거 아냐?”
“아마 그럴지도? 그래도 재미없는 게임을 내지는 않을 거잖아.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은 낼망정.”
“그거야 그렇지. 그런데 재미는 상대적인 거거든. 누군가한텐 갓겜이···.”
“누군가에겐 똥게임일 수도 있다 이거지. 그래도 최근 발매한 게임들은 전부 평가가 좋지 않았나?”
“운이 좋았다고 해야겠지.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운이 좋으라는 법은 없잖아. 문제는 그거라고. 패키지 제작사의 업보 같은 거라고 할 수 있지만, 이제 EOD가 발매된 지도 한참 지났으니 슬슬 차기작을 준비해야 한다는 거.”
“그게 문제가 되나? 지금 내부에서 진행되는 실험적 프로젝트 중에 적당한 거 하나 골라서 돌리면 되잖아. 이번에도 그렇게 한 거고.”
“뭐, 그렇지. 근데 문제는···.”
상혁이 모니터를 돌려 민준에게 보여주었다.
그것은 최근 내부 직원들이 개발 중인 프로젝트 중에, 가장 인기 있는 프로젝트의 알파 버전을 실행한 것이었다.
“이게 다음 차기작으로 유력한 내부 테스트 1위 프로젝트라는 거지.”
상혁의 말을 들은 민준이 고개를 숙여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상혁을 보면서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X발 이건 뭐야 대체?”
상혁이 보여준 게임.
그것은 민준도 게임화면만 봐서는 대체 이게 무슨 게임인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