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 밀리터리 로망스
분명 EOD는 2차 NE컨벤션에서 공개된 게임 중, 다른 두 타이틀에 비해 가장 기대치가 낮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일 뿐, ‘PTW의 세 게임 중’ 가장 기대치가 낮은 게임이란 것이지 게임 자체의 기대치가 낮은 것은 절대 아니었다.
PTW가 EOD라는 게임을 통해서 유저들에게 전달해주려고 하는 체험은, 절대 기존의 다른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이 아니었기에.
리뷰를 위해 선행 플레이를 진행하면서, 리차드는 그 점을 뼛속까지 깨닫고 있었다.
‘이건 기존의 밀리터리 게임과는 추구하는 바가 완전히 다르다.’
장르마다 평가 기준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FPS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RPG를 평가할 순 없으니까.
그래서 리차드는 처음 EOD를 플레이할 때, 자신이 알고 있는 통상의 현대전 배경 FPS를 평가하는 기준을 가지고 EOD를 평가하려 했다.
버그, 최적화, 그래픽, 사운드, 조작감과 UI의 편의성 등 모든 게임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평가 기준 외에, EOD같이 싱글 플레이가 있는 현대전 FPS가 갖추어야 할 다양한 요소들을 기준으로.
그러나 플레이를 진행하면 할수록, 리차드는 EOD라는 게임이 기존 FPS장르와 추구하는 재미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느끼고 있었다.
‘NE컨벤션에서 테스트할 때는 조금 특이한 FPS라고 생각했는데···.’
일반적인 밀리터리 FPS는, 마치 ‘약속’처럼 정해진 스테이지 구성을 따른다.
예를 들면 튜토리얼 역할을 하는 ‘훈련소’ 파트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던가, 2차 대전 배경이라면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연상시키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씬이나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나오는 고공 낙하 씬이 등장한다던가.
탁자 위에 쭉 늘어져 있는 총기들과 수류탄 투척 연습용 표적.
장애물을 넘는 방법과 기어가는 방법, 탄창을 교환하는 법과 조준 사격하는 법 등의 FPS기본 조작을 익히는 데 필요한 파트가 튜토리얼 역할을 하는 훈련소 파트이기 때문에.
그리고 장르적 특성상 브리핑-전장 투입-임무 수행-임무 완료의 기본적인 플레이 플로우는 변경하기 힘든 점이 있었다.
하지만 EOD의 싱글 플레이 구성은 시작부터 과감하게 그런 구성을 버리고 시작하고 있었다.
[전투를 앞둔 병사의 눈빛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쟁을 하자는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오토 에두아르트 레오폴트 폰 비스마르크(Otto Eduard Leopold von Bismarck)-]
검은 화면에 흰 텍스트로 출력된 오래된 전쟁 격언으로 시작된 게임 화면이 전자 기타의 긁는 듯한 음향과 함께 한 노인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마치 담배라도 피는 것처럼, 호흡에 따라 연신 얼굴 근처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노인의 옆얼굴은, 더운 날씨 때문인지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와 함께 계속 들려오는 덜그럭거리는 소리.
순식간에 전환된 카메라의 시점이 그 노인의 아래쪽에 한 병사가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 병사의 정체는 플레이어였고, 플레이어는 시작부터 폭탄 조끼를 입고 부대로 찾아온 일반 시민의 몸에 달린 폭탄을 해체하는 임무부터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좋아. 흥분하지 말자고. 이런 건 훈련 때 다 배운 상황이니까. 후···. 침착하자.-
플레이어의 회상처럼 흘러나오는 혼잣말을 따라 폭탄 해체에 대한 기본 조작을 익히면서, 리차드는 플레이어 캐릭터가 이 심각한 상황에서 시민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계속 풀어내는 농담과 헛소리들을 들을 수 있었다.
노인도 플레이어에게 계속 대답하고 있었지만, 리차드는 이 대화가 성립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애당초 플레이어가 영어로 말하는 동안, 상대방은 아랍어로 소리치고 있었으니까.
마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기도하듯 중얼거리기도 하고, 플레이어의 어깨를 잡기도 하면서 간절하게 소리치는 노인의 바지는 건조한 날씨에도 축축이 젖어 있었다.
‘이게 허먼이 말했던 그 폭탄 해체 플레이로군.’
코넥트와 핸드 트래커를 사용하여 폭탄 해체 파트를 플레이했던 허먼과는 다르게, 리차드는 코넥트 없이 듀얼 쇼크4를 이용하여 폭탄을 해체해야 했다.
이건 PS4 버전이니까.
그래도 듀얼 쇼크의 양쪽 아날로그 스틱을 섬세하게 조작하여 폭탄을 해체하는 플레이는 충분히 긴장감 넘치게 구현되어 있었기에, 리차드는 눈앞의 폭탄을 해체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젠장. 정말로 이 무식한 설계 방식은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군.
이렇게 폭약마다 있는 대로 뇌관을 쑤셔 박는 조악한 폭탄은 왜 만드는 거야?-
-그게 해체하기 더 짜증 나니까 그렇게 만드는 거 아니겠습니까?
뇌관이 하나였다면, 우린 지금쯤 부대에 복귀해서 차가운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고 있었을 겁니다.-
-시끄러워. 거기 상황은 어때?-
-좋지 않습니다. 시민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통제반은 뭐 하는 건데?-
-뭐 언제나 그렇듯, 사람은 모자라고, 할 일은 많고. 그런 겁니다.
폭탄은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5개 해체 완료. 6번째 해체에 들어간다.-
-할 수 있겠어요?-
-기폭장치를 가진 녀석들의 인내심이 조금 더 있다면.
하지만 이제 슬슬 나 말고 여기 접근하려는 녀석이 없다는 걸 알 테니, 한명이라도 죽이는 걸 선택하던가, 아니면 기다리던가 둘 중 하나겠지.
내 경험상, 십중팔구 전자를 택하더군.-
-그 말씀은···.-
-이 빌어먹게 많은 뇌관 중에 하나라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기폭장치가 동작하면, 나와 이 노인은 살아있는 인간에서 피에 젖은 고깃덩이가 될 거라는 말이지.
우선은 근처에 아무도 못 오게 통제를 강화해. 기폭장치를 가진 녀석을 찾으면 더 좋고.
최대한 몇 개의 뇌관이 남아 있는지 알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라고.-
-알겠습니다.-
순간, 카메라 시점이 활강하면서 조금 전까지 대화하던 경계병 캐릭터로 조작하는 캐릭터가 변경되었다.
얼굴이 줌업 되면서 화면에 멋지게 등장한 병사 소개와 함께.
그리고 리차드는, 주변을 경계하는 병사를 조작하면서 대체적인 군중 컨트롤 요령을 배울 수 있었다.
설득, 위협, 발포, 사격.
일반인의 행동과 테러리스트의 행동을 구분하는 방법.
어떤 사람이 수상하고 어떤 사람이 결백한지.
리차드는 자연스럽게 플레이를 하면서 무전이란 연출을 통해 각 병과의 역할에 대한 튜토리얼을 수행하게 만든 EOD의 내러티브 방식에 감탄하면서, 게임을 플레이 해 나갔다.
그러나 리차드를 진심으로 감탄하게 만든 것은, 허먼이 2차 NE컨벤션에서 플레이 해보고 감탄했던 ‘폭탄해체’파트가 아니었다.
오히려 리차드를 이 게임에 푹 빠지게 만든 부분은, 이 게임의 메인 장르라 할 수 있는 ‘FPS’적인 부분이 아니라, ‘RPG’스러운 부분이었다.
다쳐서 치료를 받으러 간 의무대에서 의무병과 이야기를 하고 나서 ‘의무병’ 병과가 해금되거나, 부대 안의 저격병 NPC와 대화를 하면서 퀘스트를 수행하면 ‘저격병’ 병과가 해금되기도 하는 등, 같은 플레이라도 플레이어가 해금한 다양한 스킬과 장비를 이용하여 퀘스트 수행방식을 바꿀 수 있는 부분은 FPS의 싱글플레이 임에도 불구하고 RPG스러운 재미를 전달해주고 있었다.
‘게다가 즐길 거리도 많고.’
부대에서 생활하면서 나오는 미군 부대의 생활상들.
리차드가 본 EOD는 부대 안에 있는 노트북으로 다양한 개인 장구류를 사비로 산다던가, 농구 대회나 복싱 등 부대 안의 자잘한 행사에 참여할 수도 있었으며, 매일 먹는 식사에 따라서 멘탈 상태에 변화도 생기는 등 ‘시뮬레이션’적인 요소가 매우 강하게 적용된 것 같은 게임이었다.
그리고 그 다양한 요소들이, 게임 안의 플레이를 디테일하게 바꿔놓고 있었다.
험비를 타고 작전 지역으로 이동하는 동안, 오늘 먹은 점심 메뉴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새로 장구류를 사면 동료 병사들이 부러워하는 대사를 하기도 했다.
물론 커뮤니케이션 엔진이 적용되어 있지 않은 게임이기에 모든 대사는 상황에 맞춰서 자동 재생되는 대사들이었지만, EOD는 그 종류가 심각하게 많다고 느낄 만큼 다양한 상황의 대사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1회차를 플레이하는 내내 2회차 플레이 때 이런 것도 해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그런 게임.
리차드는 다른 PTW의 게임들처럼, ‘몇 회차’를 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싱글 플레이 요소를 지닌 EOD를 보며, ‘역시 PTW’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정보량이 통제된 부분도 PTW스럽고.’
사실 그 모든 디테일을 숫자나 UI적으로 표현했다면, 게임의 장르 자체가 바뀌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PTW는 그런 생활적인 디테일에 있어서 유저가 받는 피드백을 전부 UI가 아니라 플레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점심을 거르면, 캐릭터의 행동이 느려지고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난다던가, 목이 마르면 대사 중에 마른기침을 한다던가, 제때 빨래를 하지 않으면 주변 NPC가 옷 좀 빨아 입으라고 면박을 주는 식으로.
딱히 그것 때문에 게임 플레이가 방해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미묘한 패널티를 주는 식으로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었기에, 리차드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끼니마다 식당가서 밥을 챙겨 먹고 남은 속옷이 몇 개인지 카운트하는 자신을 보면서 진짜로 미군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이 게임에서 그렇게 강조한 ‘생활감’으로 인해 리차드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NPC 동료들과의 유대감이었다.
끼니를 거른 자신에게 험비 안에서 에너지바를 건네주는 동료의 모습이라던가, 농구 대회 우승을 위해서 노력하는 자신의 연습 상대가 되어주는 모습이라던가, 임무의 실패로 우울한 상태의 플레이어 캐릭터에게 대신 빨래를 해 주는 모습이라던가.
그것은 기존의 FPS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단순히 장엄한 전장과 화려한 연출 속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정한 동료의식을 느끼게 해 주기 위해 삽입된 일종의 장치였다.
자신의 임무 실패로 인해, 동료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 플레이어가 더 큰 상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정교한 시스템.
그것을 통해 화려한 전투나 현실감 넘치는 액션보다 더 소름 끼치게 ‘전장’의 다른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게임이 바로 EOD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리차드는, 그 ‘다른 모습’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정교한 에임, 빠른 상황판단, 화려한 무빙.
현대 FPS플레이어의 실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EOD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얼마나 평소에 자기 관리를 잘 하는가?’, ‘동료와의 관계를 얼마나 잘 쌓아 왔는가?’, ‘적과 민간인의 구분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는가?’ 같은, 진짜 미군의 소양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요소들이 EOD플레이어의 실력을 가르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GTA의 미군 버젼을 연상하게 하는 이 놀랍도록 잘 만들어진 싱글 플레이는, 게임을 하는 내내 2회차 3회차 플레이를 기대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EOD는 엔딩을 보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게임이기도 했다.
엔딩을 보고 2회차 플레이에 들어간다면, 분명 내 실력은 더 성장해 있을 것이고 잘못된 선택에 대한 수정도 가능하겠지만, 1회차 플레이 때 쌓은 동료와의 유대 역시 초기화될 테니까.
영화 ‘허트 로커’의 시작 부분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도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The rush of battle is a potent and often lethal addiction, for war is a drug).
놀랍도록 긴장감을 주는 임무 파트와, 완전히 대비되는 평온함을 전달해주는 일상 파트.
그 두 파트의 절묘한 연계가 이루어내는 환상적인 조화는 플레이어를 마치 마약처럼 중독시키는 매력이 있었다.
패드를 놓고, 기사를 써야하는 내 직업이 원망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하지만 기자로써 난 펜을 들 수밖에 없었다.
분명 누군가는 게이머들에게 알려야 했기에.
PTW가 분명 지난번 컨벤션때보다 더 성장했다는 점을.
그것이 차세대콘솔에서 대폭 높아진 기기 성능의 덕분인지, 아니면 개발사의 노하우의 성장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원래부터 PTW는 이 정도 게임과 네러티브를 만들 수 있는 포텐셜이 있었고, 지금까지는 7세대 콘솔이라는 성능적 한계가 그들을 가로막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하지만 확실한 것은, 8세대 콘솔이 주는 ‘차세대 경험’을 체험하기에, EOD는 그 첫 번째 포문으로써 완벽한 퀄리티를 갖춘 게임이라는 점이다.]
극찬에 가까운 리차드의 기사는 그가 EOD란 게임을 하면서 얼마나 감명 깊은 경험을 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사의 뒤를 따라 올라오고 있는 유저들의 리뷰도, 그런 리차드의 기사를 뒷받침하는 극찬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역사상 유저가 쏘는 총알 수 대비 가장 긴장감 넘치는 FPS]
[총을 든 적보다 어리숙한 민간인이 더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임]
[총을 쏜다는 것의 무게감을 이 정도로 무겁게 패드로 전달해주는 게임은 이제껏 없었다.]
[Best Shooter Game Ever]
그러나 그런 리뷰어들이나 유저들의 극찬보다, 더 EOD를 마음에 들어 하는 유저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이 게임에서 다루고 있는 주인공인 ‘미군’들이었다.
지금까지 그들이 보았던 어떤 게임도, EOD수준으로 미군의 생활이나 고충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 게임은 없었으니까.
이제까지의 게임에서 미군이 단지 엄청난 장비를 갖추고 적들을 쓸어버리는 화려한 인간병기 같은 역할이었다면, EOD 안의 병사들은 실제 미군 병사들이 겪는 고통과 즐거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존재들이라 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자신들이 겪는 고민을 이토록 공감 가게 표현하는 게임은 없었다.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몇십 번도 넘게 속으로 고민하고 고민하는 그런 과정을 그대로 게임에 녹여낸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그것은 일부 매체에서 표현하는 ‘침략자’로써의 미군의 이미지를 정반대로 깨부수는 내용을 담고 있었기에, 미군 안에서는 EOD라는 게임의 존재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게임에서 총을 겨누고 수십 번 소리를 지르고 나서 최후의 수단으로 총을 쏘는 것처럼, 저희 미군도 민간인을 죽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OD는 그 점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었죠.
임무를 하다 보면 사방에 있는 사람들이 다 적으로 보일 때가 있어요.
당장 눈앞에 걸어가는 민간인의 품 안에서 AK-47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하는 망상에 사로잡히고, DVD를 팔러 뛰어오는 소년의 품 안에 폭탄이 가득 들어있지 않을까 피해망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애써 그런 감각을 무시해보지만, 그럴 때면 언제나 누군가가 죽어 나가죠.
끔찍하지 않습니까?
예. 전쟁은 원래 그런 겁니다.
EOD는 그런 병사들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한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멋진 미군의 모습을 보고 군대에 들어온 병사들이, 현실의 벽을 보고는 절망하곤 합니다.
그런 부분조차 소름 끼치게 잘 표현한 게임입니다.
영화 ‘트랜스○머’를 보고 미군에 들어왔다는 신병의 대사를 듣고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으니까요.
고증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가 잘 느껴지는 게임입니다.]
상혁은 게임이 공개된 이후 계속 올라오는 리뷰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게임을 만든 의도 대로, 개발자들이 전달하려는 재미를 유저들이 제대로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였으니까.
심지어 평가가 너무 좋은 나머지 곧 발매될 X-BOX ONE버전을 사려고 존버하던 유저들도 EOD를 빨리 플레이해보고 싶어서 PS4를 구매할 정도였으니, 이 정도면 매우 성공적인 런칭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열광적인 반응은, 반대로 발매된 게임보다 발매되지 않은 게임에 대한 주목도를 더 올리는 이상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게 2차 NE컨벤션에서 공개된 3개의 작품 중 가장 덜 기대 받는 작품의 수준이라면, 대체 나머지 2개의 게임은 어느 수준이라는 거야?]
원래대로라면 발매일까지 유저가 그것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랐다.
이미 6만명에 가까운 유저들이, ‘우리들의 게임부(UGC)’의 베타 버전을 플레이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베타 버전의 접속키의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소 가격이 이미 8천 달러를 넘어섰을 정도로.
그리고 그런 가격폭등을 견인하고 있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지와 동영상 플랫폼인 너튜브를 통해 게임 전문 스트리머들이 진행하고 있던 ‘게임 방송’ 때문이었다.
그것도 정식 영상 공개와 동시에 PTW에서 풀어버린 Live2D를 이용해 만들어진 2D캐릭터를 전면에 앞세운 스트리머들의 ‘게임 방송’.
그것은 상혁이 회귀하기 전의 세계보다 몇 년이나 빠른 시기에 등장하기 시작한 새로운 인터넷의 흐름.
2D-Tuber의 등장과 함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