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갓겜 제작법-222화 (223/485)

222. EOD 출시

상혁도 차마 히로이 가츠오 SANY CEO에게 까지 딥 다이브 장난을 치지는 못했다.

사실 장비의 목적을 모르는 상태에서만 통하는 장난이라 이미 일본에서 장비에 한 이야기를 들은 가츠오 CEO에게는 통하지 않을 장난이기도 했고.

하지만 PTW의 신 장비가 가지고 있는 포텐셜에 대해서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기에, 상혁은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었다.

테스트를 마친 가츠오의 얼굴이, 마치 꿈속에라도 빠졌다 나온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상혁이 구상한 게임의 미래를 잠시나마 보고 온 가츠오는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상혁에게 묻고 또 물었다.

정말로 이 신기술의 이전을 SANY에 해 주겠느냐고.

그렇게 PTW에 방문하기 위해 SANY CEO가 PTW본사에 방문한 그 날, SANY의 임원진들은 그가 일본으로 다시 돌아오기도 전에 워크패스트로 자신들의 CEO가 보낸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

-SANY가 가진 기술력을 총동원해서 PTW와의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

일본에 돌아가 임원 회의를 거치기도 전에 그가 그렇게 결정할 정도로, PTW에서 개발한 ‘프로젝트 네오’의 임펙트는 엄청난 것이었다.

SANY라는 거대 회사의 CEO조차, 체험을 마친 순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프로젝트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인 ‘시신경 손상’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 정도로.

그렇게 히로이 가츠오 SANY CEO의 결정으로 인해, 그 즉시 SANY 내부에서는 PTW와 기술 협력을 진행할 ‘드림팀’이 구성되었다.

주로 하이엔드 카메라의 개발을 전담했던 광학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A팀과, 자사 내부에서 HMD 기기인 HMZ의 개발에 참여했던 B팀, 그리고 워크맨 시절부터 하이레솔루션 오디오 기술 개발을 진행하던 C팀으로.

그리고 그 모든 팀의 팀장들은, 상혁의 초대로 한국의 PTW 본사에 와서 그들이 CEO가 본 것과 같은 것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대한 강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들의 눈에 PTW가 하려고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가진 꿈에 도전하는 일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저 기계로 게임을 해보고 싶다.’

‘저 물건을 가지고 놀고 싶다.’

PTW가 개발 중인 차세대 VR기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그런 매력을 느끼게 하는 마성을 품고 있는 장비였다.

이 장비의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다는 상혁이라는 인물에 대해, 일종의 신비로움까지 느끼게 할 정도로.

그리고 그들이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점은, 이 기기를 포함해서 이전에 개발했던 ‘코넥트’조차, 기본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바로 이상혁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분은 원래 게임 기획자 아니었어요?”

일반적으로 대외적인 상혁의 이미지는, PTW내에서 마케팅 관련 기획과 게임 기획을 관장하는 기획자로써의 이미지가 강했기에, SANY에서 파견 온 엔지니어는 그렉에게 상혁이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인지 질문했다.

기술의 발상도 발상이지만 이런 기기의 구상을 코넥트 개발이 끝나자마자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서.

그러자 그렉은, 자신이 같은 질문을 상혁에게 했을 때 상혁이 해 주었던 답변을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

“원래 기획자란 존재는 넓이는 태평양처럼 방대하지만 깊이는 손가락 넣으면 한마디 들어가는 습자지처럼 얇은 지식을 가진 존재라던데요.”

“그래도 이런 기술은 처음 보는데, 각막에 직접 화상을 맺게 만든다니.”

그러자 그렉이 SANY엔지니어에게 말했다.

“처음 보시는 건 아닐 겁니다. 비슷한 기술로 개발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올해 구골이 발표했으니까요.”

“예?!”

“구골 글라스 모르세요?”

물론 그 엔지니어도 구골 글라스의 존재 자체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물건과, 구골 글라스가 추구하는 방향과 외형은 안드로메다 은하만큼 차이가 났기에, 쉽사리 눈치 채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각막에 상을 맺게 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공유하고 있네요.”

“그렇죠. 구골에서는 가벼움과 편리함을, PTW에서는 시야각과 성능을 메인으로 개발했다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구골이 개발하고 있는 것과 PTW에서 개발하고 있는 기기의 서로 다른 점은, 구골은 웨어러블 기기로서의 ‘가벼움’을 위해 해당 기술을 사용했다는 것이고, PTW는 그 기술을 ‘시야각 문제 해결’에 사용했다는 점이었다.

구골이 작은 프리즘 1개를 이용해 한쪽 눈에 반투명한 640x360 해상도의 화면을 띄우려 노력하는 동안, PTW는 같은 기술을 한쪽 눈 당 프리즘 6개를 동원하여 아예 각막 전체를 커버하는 해상도로 구현하려 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원래 전자를 위해 구현된 아이디어인 만큼 후자가 훨씬 어렵다고 할 수 있었다.

안구의 위치와 깊이를 추적하여 프리즘의 각도를 최적화하는 ‘안구 트래킹’ 기술.

그리고 반투명한 디스플레이를 띄우는 대신 투사하는 화상의 강도를 올려 각막 전체에 풀 해상도의 이미지를 투영하는 ‘풀 다이브’ 기술.

강도에 따라 주변 시야를 보이게도, 보이지 않게도 조정할 수 있어 VR기기이면서도 AR기기의 특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게 한 ‘심도 조정’ 기술.

PTW의 하드웨어 개발팀은 상혁이 원하는 스펙의 장비를 맞추기 위해 온갖 기술을 창조해내면서 현재의 장비를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구현하는 사이에, 원래 기술의 셈플 모델이었던 구골 글라스와 프로젝트 네오는, 같은 기술을 사용하여 만든 것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외형을 가지게 되었고.

해당 기기를 테스트하던 엔지니어들이, 그렉의 설명을 들은 후에야 이것과 비슷한 기술의 장비를 구골에서 개발 중이었다는 것을 겨우 떠올릴 정도로, 두 기술의 격차는 크게 벌어져 있었다.

그리고 물론, 해당 기술의 특허는 코넥트 개발이 끝나자마자 이 기술이 개발을 시작한 PTW측이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보면 볼수록 재미있는 장비였다.

안구의 안쪽에 있는 각막에 고해상도의 화상을 직접 쏘기 위해 배치되어있는 6쌍의 프리즘.

각 프리즘은 적절한 간격과 각도로 배치되어 반구형의 각막 안쪽에 정확한 각도로 화상 신호를 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었고, 그렇게 쏘아진 6개의 화상이 하나로 합쳐져 1개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도록 설계 되어 있었다.

보면 볼수록 기술적인 면에서 감탄이 나오는 장비를 보면서, SANY의 엔지니어들은 단지 ‘게임 하나 리얼하게 해보고 싶다고’ 이런 수준의 장비를 만들고 있는 PTW의 엔지니어들을 보고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보기에, 이런 장비는 정말로 ‘미친놈들’이 아니고서는 개발할 수 없는 장비들이었기 때문에.

“좋습니다. 재미있는 장비네요. 하지만 계속 쓰고 있으면 장님이 된다고요?”

“화상의 세기가 약하면 뒤쪽이 비쳐 보이고, 뒤쪽이 안 보일 정도로 강하게 쏘면 시신경이 손상됩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도 해결이 안 되더군요.”

“빛의 세기 문제라.”

SANY에서 파견 온 엔지니어가 미소지었다.

“그건 저희 광학 전문가들의 영역이죠.”

그리고 그렇게, SANY의 ‘기술 귀신’들과 PTW의 ‘미친놈들’의 협업이, 한국에 있는 PTW본사의 지하의 연구실에서, 그 시작을 알리려 하고 있었다.

***

“MS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은데.”

SANY에서 엔지니어가 파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민준은, 상혁이 이전부터 준비하던 물건을 SANY와 함께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민준은, 상혁을 찾아와 어째서 MS가 아닌 SANY와의 협업을 선택했는지 물었고, 상혁은 그런 민준에게 자신이 SANY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알려주었다.

“우선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인 시신경 손상 문제는, 빛을 처리하는 광학 기술의 문제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서 수십 년의 노하우가 있는 SANY가 적합하다고 판단했어. 오랜 세월 쌓인 노하우는, 단순히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그리고?”

“워크맨 시절부터, 뭔가를 작게 만드는 것 하나는 잘하던 기업이니까 경량화나 소형화에도 도움이 되겠지.”

“그것 뿐?”

“그리고 적당한 시점에 MS의 독주를 끊어줄 필요도 있었고.”

“윌이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르는데? MS측은 이제 완전히 PTW가 자기네 사이드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우선, 나는 공식적으로 그렇게 말한 적이 없어.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적인 관계에서 그런 거지. 우리가 만들려는 게임이 우연히 코넥트에 적합한 기능이 있었기 때문에 코넥트를 지원한 것뿐이야. 우린 어느 회사나 특정 콘솔을 위해서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니까. 우린 게이머를 위하는 기업이고, 게이머들에게 한 콘솔이 시장을 독점하는 건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해.”

상혁은 그렇게 말했지만, 민준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하지만 독점이 좋은 점도 있잖아. 회사가 윤리적으로 시장을 운영하기만 한다면, 게이머들은 매번 새 콘솔이 나올 때마다 어느 콘솔을 살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특정 콘솔에 묶인 개발사도 다른 진영의 유저들의 존재를 아쉬워하지 않을 수도 있고.”

“하지만 그 경쟁이 오히려 게임사의 몸값을 불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거지. 콘솔 독점 계약은, 게임회사에서 져야 할 리스크를 콘솔 개발사에서 지게 만드는 역할도 하는거니까. 그리고 내 경험상 독점은 절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 적이 없어. 너튜브 광고 늘어나는 것만 봐도 알잖아.”

“뭐,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하지만 코넥트가 가진 강점과 VR기기가 합쳐질 때 진정한 시너지가 나잖아. 양대 콘솔에 그걸 쪼개서 나눠주면 유저들은 그걸 영원히 못 즐기게 될수도 있고. 그건 어떻게 해결할 건데?”

“그건 SANY가 프로젝트 네오를 얼마나 완성도 있게 만드냐에 달렸지. 네 말대로 아무리 잘 만들 어도 제대로 된 동작 인식 없는 VR은 반쪽짜리나 마찬가지니까. 프로젝트 네오가 완성될 때쯤엔, SANY도 알게 될 거야. 저 장비만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걸.”

“둘이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서로의 것을 공유하게 하겠다?”

“이상적인 세계에서라면, 그렇겠지. MS에서 양보하느냐의 문제겠지만, 일단 협상 카드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리고 최악의 경우라도, 결국 이득은 우리가 보게 될 거야.”

“어째서?”

“지금 코넥트가 PC를 지원하듯이, 프로젝트 네오도 PC 지원을 전제로 개발될 거니까.”

“둘이 손잡으면 좋고,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결국은 PC 쪽에서 합쳐지게 되어 있다는 거야?”

“일단 계산은 그렇지.”

상혁이 말했다.

“하지만 그건 먼 이야기고, 우선은 SANY가 우리가 해결 못 한 문제를 해결하길 기다려야 해. 그리고 우린, 그 전에 처리해야 할 막대한 문제가 있고.”

지금 PTW에게는 7~8년 후에나 완성될 VR기기 관련 이슈보다, 당장 눈앞에 닥친 PS4 버전의 EOD 출시 이슈가 더 급한 문제였다.

“일단 출시 전 평가는 긍정적인데 말이지.”

행사에 참여한 리뷰어들은 전반적으로 EOD에 대해 매우 호평하는 기사를 내놓았고, NE컨벤션에서 EOD를 체험한 사용자들의 평도 괜찮은 편이었다.

물론 다른 두 게임이 주었던 임펙트에 비해 조금 부족한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밀리터리 팬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만한 요소를 가진 게임이었기에.

특히 미군의 전폭적인 지지하에서 완벽하게 구현해낸 디테일은 많은 FPS팬들 사이에서 기대감을 사고 있는 요소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결과는 까 봐야 아는 법.

구체적인 결과는 게임이 출시되고 나서 본격적인 리뷰 기사와 유저 평가가 올라와야 알 수 있었다.

물론 판매량 자체는 바로 확인할 수 있겠지만, 상혁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게임의 판매량보다는 유저의 평가였기에.

판매량은 많았지만 유저들에게 재미를 주지 못했다면, 그것은 아무리 많이 팔렸다 하더라도 상혁에겐 망한 게임이나 마찬가지였다.

언제나 새 게임이 나올 때마다, 상혁은 지금 느끼고 있는 것처럼 기대감과 동시에 두려움을 함께 느꼈다.

팀원들이나 직원들에게 내색하지는 않았어도, 상혁 역시 자신이 지금 하는 행위가 얼마나 도박성 짙은 행위인지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정적으로 성공이 보장된 기존 IP대신, 매번 새 IP를 만들어 발매하고, 그것도 모자라 매번 만드는 게임의 장르와 추구하는 재미를 바꾸는 것.

그것은 기존의 게임회사들이 추구하는 방향성과는 근본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PS4와 함께 EOD가 발매되기 하루 전날, 소셜 뉴스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Reddit)에 올라온 핫 게시물도, 바로 그 점을 지적하고 있었고.

[PTW라는 회사가 역사상 가장 멍청한 회사인 이유]

모두가 기대하고 있는 게임을 런칭하기 직전의 회사를 가지고, 한눈에 보기에도 어그로를 쭉쭉 잘 끌게 생긴 제목으로 시작한 기사는 하루 만에 8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가장 핫한 게시물이 되었다.

그리고 그 게시물의 작성자는, PTW라는 회사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다.

[PTW라는 회사의 게임에 대한 스탠스는 매우 단순하다.

매번 새로운 경험을, 가장 완벽한 수준으로 구현하여 제공하는 것.

좋게 들리는가?

아니다. 이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파킷 몬스터 시리즈는 올해 10월 발매한 X.Y버전이 되어서야 시리즈 최초로 대각선 이동을 지원했다.

그 앞에서 무려 5세대를 질질 끌면서.

그런 식으로 ‘완벽’하지 않아도 팔리는 게임들은 얼마든지 있다.

그들이라고 대각선 이동을 만들 줄 몰라서 안 만들겠는가?

매번 교대로 흥작과 망작을 번갈아 가며 만드는 게임업계 전통은, 이제는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일단 명작을 만들고, 2편을 말아먹은 다음, 3편에서 ‘1편으로의 회귀’같은 멘트를 써가면서 다시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드는 것은 그들이 게임을 못 만들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완벽한 게임은, 그 자체가 후속작의 허들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기업은 항상 게임 일부분에 결핍을 둔다.

그래야 후속작을 만들 때, 그 부분을 보완했다고 알리면서 유저들을 흥분시킬 수 있으니까.

그래놓고 또 다른 부분의 결핍을 슬쩍 집어넣고는, 다음 후속작에서 그 부분을 고쳤다고 또 홍보하는 것이다.

결국, 완벽하게 유저를 만족시키지 않는 것이 시리즈를 장수시키는 비결이다.

PTW는 그것을 하지 않기에 후속작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고.

그런 연유로 PTW의 게임은 항상 도박수가 된다.

이전에 제공했던 경험의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니까, 새로운 경험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

그 경험이 유저에게 유쾌할 수도, 불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그런 방식은, GOTY를 따기엔 좋을지 몰라도, 돈을 벌기에 적합한 방식은 아니다.

그럼 다른 방식으로 돈을 수급해야 함에도, PTW는 DLC팔이조차 하지 않는다.

마치 고집 있는 장인처럼,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최선의 게임을 만드는 행위만을 계속 반복한다.

장인 정신이란 건 듣기엔 좋아 보이지만 큰 장사를 하는 법과는 거리가 있는 작은 장사를 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PTW는, 이제 그런 구멍가게와는 조금 거리가 먼 회사가 되었고.

PTW의 이런 행보는 언젠가 회사의 존속 자체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게임이 단 하나라도 망하게 되는 순간, 회사 기둥뿌리가 흔들리게 될 테니까.]

그 유저는 기사의 후반부에서 실제 다른 게임들의 사례와 함께, 실제로 평가는 낮았음에도 시리즈 전체 판매량으로 보면 PTW의 단일 게임보다 높은 판매를 기록한 수많은 게임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상혁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사실 GOS의 후속작을 만들려고 해도 애매하긴 하지.’

스토리적 연계성은 둘 수 있어도, 이미 GOS의 게임 시스템은 그 자체로 완성되어 있었다.

별다른 추가를 할 구석이 없을 정도로.

만약 후속작을 만든다면 새 로봇과 새 스토리를 넣을 수는 있겠지만, 게임플레이 자체는 반복되는 형태가 될 것이다.

물론 그렇게 팔아도 압도적으로 팔릴 만큼 1편의 팬들의 수가 많긴 하지만.

상혁은 그런 식으로 게임을 팔고 싶지는 않았다.

적어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유저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으니까.

위태위태한 개발 방식임은 잘 알고 있었다.

기껏 흥행시킨 IP를 활용하지 않는 멍청한 방법인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상혁은 완전히 제로베이스에서 모든 개발자가 도전을 위해 노력하는 지금의 방식이 마음에 들었기에, 그것을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비록 지금의 방식이라는 것이 리뷰어가 말한 것처럼, 하나의 게임이라도 삐끗하는 순간 회사의 존립이 위험해질 수 있는 그런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고꾸라진다면 그건 그거대로 우리 능력이 거기까지라는 거겠지.’

적어도 아직은, 그럴 염려가 전혀 보이지 않기에, 상혁은 자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고 하잖아. 우리가 계속 이 방식대로 성공한다면, 우리가 이것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되겠지. 적어도 이번 삶에서 만큼은, 후회가 두려워서 뭔가에 도전하지 못하는 삶은 살고 싶지 않아.”

게시물을 보던 상혁이 말하자 민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상혁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상혁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었다.

“뭐, 좋아. 쫄아 있는 모습은 딱히 네게 어울리지 않으니까.

밀어붙여.

우직하게.

불도저처럼 가자고.

그러면 세상도 언젠가 알게 되겠지.”

“뭘?”

“저 게시글 작성자가 말한 방식이, 똑똑한 게 아니라 얍삽한 거라는 걸.”

“좋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군.”

“그렇게 되게 만들어야지. 너한텐 슈퍼 프로그래머인 내가 있잖아. 슈퍼 원화가인 서연이도 있고. 슈퍼 중2병인 지수도 있고. 슈퍼 작곡가인 성연씨도 있고. 슈퍼 CEO인 현주 선생님도 있지. 그리고 슈퍼 개발사인 PTW도 있고.”

“그렇네, 그 모든 걸 가지고 있는데, 만든 게임이 똥겜이라면 기획자로서 그것만큼 쪽팔리는 건 없겠네.”

“그러니까 다시 가자고. 1차 NE컨벤션 때 히트시킨 게임들이 우연이 아니라는 걸, 세상에 다시 보여주자고.”

상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게임이 발매되면, 그리고 유저들이 그 게임을 하게 된다면, 세상은 다시 알게 될 것이다.

PTW라는 회사가, 이미 그 존재 자체로 갓겜 제조기 같은 치트성 개발사가 되어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렇게, 세상은 8세대 게임 전쟁의 시작을 알릴 첫 번째 8세대 게임기, PS4의 발매일을 맞이했다.

PTW의 새로운 신작, EOD의 발매일과 함께.

[EOD. 8세대 콘솔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다.]

가장 먼저 엠바고를 깨고 기사의 포문을 연 것은, 사전에 8세대 콘솔과 게임을 받아서 EOD를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게임 전문 기자, 리차드의 기사였다.

그리고 그의 기사엔, 8세대 콘솔 시장에서 PTW가 받은 첫 성적표가 함께 실려 있었다.

[평점: 8.7/10]

2차 NE컨벤션에서 공개된 3 게임 중, 가장 기대치가 낮은 게임치고는, 엄청나게 높은 평점과 함께.

그리고 그런 리차드의 기사를 필두로, 봇물이 터진 것처럼 PS4의 런칭 타이틀이자 PTW의 첫 8세대 게임에 대한 평점 리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리뷰들은, 하나같이 ‘FPS’라는 장르가 받을 수 있는, 일반적인 평점의 범위를 아득하게 초월하는 높은 평점을 EOD에 부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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