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 경험과 체험
“아, 만족했다.”
입는 것만으로도 쪄 죽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보호복을 입고 핸드 트래커로 폭탄을 해체하는 경험도 특이했지만, 병사의 입장에서 아군이 폭탄을 해체하는 동안 주변을 경계하고 통제하는 것 역시 허먼에게 독특한 느낌을 전달해 주었다.
게임보다는 훈련 시뮬레이터에 가까운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게임 안에 배치되어 있는 모든 요소 하나하나가 철저한 고증을 따르고 있는 기분이었기에.
그것은 ‘리얼함’을 표방하는 기존의 FPS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의 ‘리얼함’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가는 길에 자판기에서 슬러시 콜라를 하나 더 뽑은 허먼은 기분 좋은 미소로 막사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주변에 돌아다니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성장과 육성’을 강조하는 PTW 의 게임 스타일 상, 공개된 부분이 게임의 전부일리는 절대 없었고 나머지 정보들을 가장 잘 아는 것은 근처를 돌아다니는 미군들일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그 생각대로, 근처를 돌아다니던 병사들은 허먼이 묻는 질문에 크게 곤란해 하지 않고 자신들이 아는 것을 친절히 알려 주었다.
공개된 부분만이 아니라, 게임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것은 ‘적합한’ 질문을 해야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던 지난번 TAW의 이벤트 존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러니까, 실제로 게임 안의 내용에서 중요한 건, 오늘 체험했던 폭탄해체 파트가 아니라는 건가요?”
허먼의 질문에 병사가 답했다.
“그렇죠. 그것보다는 임무를 마치고 막사로 돌아와서 동료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함께 농구도 하고, 술도 마시고, 개인정비도 하면서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거죠. 그 과정에서 게임 안의 동료들과 전우애가 생기고, 그런 소중한 동료들의 목숨을 지키면서 임무를 수행한다는 느낌이 저희 사이에서는 대 호평이었습니다.”
“그래요?”
“그렇죠. 실제로 플레이어 캐릭터도 그렇고,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게임 속 동료들도, 계속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안게 되기도 하고, 술로 고통을 넘기려고 하거나 밤에 잠을 못 이루거나 하는 리얼한 부분이 잘 재현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부분들이, 실제로 저희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동료의 행동이나 눈빛만 보고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보고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를 알게 되었죠.”
“흠···. 게임하고 현실에서 나오는 차이도 있을 듯 한데요?”
“그 차이를 별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잘 만든 게임입니다. 실제로 게임 안에서 테러리스트를 구분하는 기술과, 현실에서의 테러리스트들이 하는 행동이 별반 다르지 않기도 하고요. 정식 버전에서 하실 수 있겠지만, 도시에 숨어있는 저격수에 대한 대응이라던가, 적 한가운데 고립된 동료를 구하러 가는 미션에서 수행해야 하는 행동들도 모두 실제 병사들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재현된 게임입니다. 이 게임으로 훈련한 신병이, 야전에서 다져진 베테랑보다 상황 대응을 더 능숙하게 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게임이죠.”
허먼은 다른 병사들과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다른 병사들에겐, 게임의 또 다른 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만약 임무 중 민간인을 쏘게 되거나 동료의 죽음을 직면하게 된다면, 게임 안에서 정신 감정을 받고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계속 임무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플레이어가 빠지면 동료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임무에 계속 참여할 순 있겠지만, 피폐해진 정신은 쉽게 회복되지 않거든요. 결국 두 가지로 귀결되죠. 아예 무시하고 즐기는 ‘척’ 하거나, 아니면 주변에 스트레스를 발산하거나.”
“혹시 직책이?”
“군의관입니다. 게임에서는 심리 상담을 하는 역할로 등장하죠. 무려 저와 닮은 캐릭터의 모델링도 들어가 있다고요?”
“개발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이 게임을 평가하자면 몇점을 주시겠어요?”
“글쎄요. 만약 당신이 ‘군인’의 삶을 제대로 보고 싶은 거라면, 이 게임은 만점짜리 게임일 겁니다. 단순히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쾌감을 느끼려는 거라면, 이 게임은 아마 최악의 게임이 되겠죠. 함부로 총을 쏘면 패널티가 붙는 게임이니까요.”
“당신은 어떤 타입이죠?”
“전 만점을 주겠습니다. 다들 전쟁의 잔인하고 화려한 부분을 부각하는 게임들만 만들려고 하지, 이렇게 진지하게 군인에 대해 다루는 게임은 없었으니까. 우리가 방아쇠를 당길 때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얼마나 긴박한 상황에서 판단을 내리는 것인지, 이 게임을 하는 유저들이 충분히 전달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이후로도 허먼은 여기 저기 흩어져서 비쥬얼은 군대 식사같이 보이지만, 맛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물건인 먹거리를 먹고 있는 관객이나, 벌써 4번 넘게 체험 플레이를 했으면서도 점점 더 길어지는 줄 뒤에 악착같이 서서 한 번 더 플레이를 하려고 하는 관객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허먼은 데자뷰처럼 지난번 열렸던 1차 NE컨벤션과 이번 행사에서 느껴지던 묘한 동질감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행사 내용이 달라도, 목적은 항상 똑같다.’
지난 번 열렸던 컨벤션의 1,2,3번 세션 모두에서 관객들이 느꼈던 감상과, 이번 2차 컨벤션의 1번 세션에서 느끼고 있는 감상은 어딘가 다르면서도 같은 점을 가지고 있었다.
‘마치 판타지 세계에 들어온 것 같아서 즐거웠어요.’
‘마치 워함마 세계의 병사가 된 기분이라 기분이 최고네요.’
‘진짜로 마법사가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군인이라도 된 기분이네요. 저 장비들이 전부 진짜라니. 밀리터리 마니아로써는 흥분이 안 될 수가 없네요.’
잠시 이전 기억을 떠올리던 허먼은 과거 게임 기사에서 보았던, NE컨벤션 이전의 행사의 이야기도 떨올렸다.
‘배틀로얄’ 개발 과정에서 있었던, 공개행사를 제외하면, PTW의 게임 발표는 항상 일관성을 지니고 있었다.
게임안의 주인공이 마법이 걸린 게임북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나이츠 어셈블’의 발표 때는, 실제로 E3행사장에 게임안에 나오는 것과 같은 형태의 D&D룰북을 숨겨놓아 그것을 발견한 주인공의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고, 지구를 위협하는 기계 괴수에 맞서 로봇을 지휘하는 ‘GOS’의 발표 때는 지휘용 컨트롤러를 배포하여 마치 관제 센터 형태로 꾸며져 있던 행사장으로 기자들을 초대했었다.
그것은 상혁이 추구하는 게임 이벤트의 공통된 테마라 할 수 있었다.
게임의 주인공이 된 느낌을, 비록 화면 안의 게임으로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더라도, 행사장에 찾아온 팬들 만이라도 진짜로 주인공이 된 느낌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상혁의 욕망이 표현된 것이, 지금의 NE컨벤션 행사장의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이라크에 파병된 EOD대원의 기분을 느끼라 이거지.’
그런 시점으로 해석을 하며 세트를 돌아보니, 그때까지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상혁이 얼마나 섬세하게 세트를 배치했는지, 각 막사의 사이사이로 배치된 미군 장비들이 얼마나 조화롭게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는지.
‘그러고 보니 배도 고픈데.’
한쪽 구석에 마련된 가판대에 줄서 있는 관객들과 병사들을 보자, 허먼은 부스에서 풍겨 나오는 맛있는 냄새와 함께 허기가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대로 줄에 합류한 허먼은 모두가 일제히 주문하고 있는 치즈 벌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마치 영화에서 나올법한 울끈불끈한 근육을 가지고, 흰 앞치마를 두른채 콧노래를 부르며 토스트를 굽는 병사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미군 막사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고 있었다.
허먼은 막 자신이 주문한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 철판에 식빵을 올린 흑인 병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미군이세요?”
“그렇죠. 미군소속 취사병. 제프리 헌트입니다.”
“행사에 지원 오신건가요?”
“지원요? 아뇨. 자원해서 온 거죠. 이렇게 즐거운 자리에 올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요.”
“그럼 좀 즐기셔야하지 않겠어요? 기껏 축제에 와서도 요리를 하고 있으셔야한다니.”
“괜찮습니다. 보통 제가 한 요리를 먹는 동료들은 마치 마분지라도 씹는 표정을 하는데, 여기 분들은 모두 맛있다고 웃으며 드셔주니까 기분이 좋거든요. 여기, NE컨벤션 특제 치즈 토스트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토스트를 한입 베어 문 허먼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이걸 먹고 마분지 씹은 표정을 한다고요? 맛이 장난이 아닌데요? 미군은 평소에도 이런 걸 먹습니까?”
“예? 전혀 아니죠. 이건 별도로 PTW에서 고용한 쉐프에게 레시피를 배워서 만드는 겁니다. 재료가 전부 특제라 아마 여기 말고는 만들 수도 없을 걸요? 제가 한 요리를 먹은 동료들이 마분지 씹는 표정을 짓는건, 진짜로 제가 부대에서 만드는 요리가 마분지 같은 맛이라 그런겁니다. 모양만 같지 전혀 다른 음식이에요. 이건.”
헌트의 설명을 듣던 허먼은 머릿속에 의문이 하나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어째서 군대 음식과 같은 모양으로 음식을 만들면서, 맛은 다르게 재현한 것인지가 궁금해서였다.
“근데 진짜로 미군 부대의 느낌을 주려면 아예 음식도 평소 미군이 먹는 거랑 같은 느낌으로 줘야하지 않을까요? 밀리터리 매니아들은 그 편이 더 재미있다고 느낄 텐데.”
“하하하하하!”
“뭐가 웃기죠?”
“여기 있는 세트를 조립하고 있을 때, 제가 정확하게 같은 질문을 책임자에게 했거든요. PTW의 CCO, 아마 이상혁이라고 했었나? 그랬을 겁니다.”
“오, 이상혁씨랑 이야기를 하셨었군요!?”
“유명한가요?”
“게임 업계에서는 모르면 간첩이죠.”
“젊고 어려 보이 길래 대단한 사람인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방금 당신이 했던 질문을 나도 그 사람에게 했더랬죠.”
“뭐라던가요?”
“자기는 군대 같은 느낌을 주고 싶은 거지 군대의 좆같음을 전달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라던데요?”
“아하하하!! 상혁 씨 답네요!”
허먼은 다시 손에 든 토스트를 베어 물었다. 아직도 따뜻한 그 토스트에서는, 미군이 가진 영화 속의 멋진 이미지는 그대로 전달하면서, 즐거운 기억만 남기려고 한 상혁의 배려가 듬뿍 담겨있는 맛이 나고 있었다.
***
평생 먹은 토스트 중에 가장 맛있는 치즈 토스트를 해치운 허먼은, 바로 다음 세션으로 이동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곧이어 도착한 다음 세션에서 발걸음을 멈추고는 이번 이벤트 존에서 자신이 보게 될 게임이 무엇인지를 예측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흠···. 이게 그 만우절 영상으로 공개되었던 그 게임을 소개하는 지역인가?’
이벤트 존을 본 순간 허먼이 만우절에 공개된 영상을 떠올릴 정도로, 이라크의 미군 부대를 거의 완벽에 가깝개 재현했던 1번 세션과 현재의 세션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막에서 갑자기 시골로 이동한 느낌?
잠시 귀에 들리는 소리를 듣고 있던 허먼은 자신의 고막을 울리고 있던 소리가 일종의 현악기가 내고 있는 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BGM인가? 조금 다른데?’
이벤트 존의 배경음으로 사용했다고 보기엔, 음 중간 중간에 틀린 소리가 들려오기도 하고, 음악이 섞여 들리다 끊기기도 하고 있었다.
마친 악기를 배우고 있는 학생이 악기의 연습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소리를 들으며, 허먼은 천천히 이벤트 존의 안쪽으로 이동했다.
“학교?”
마치 목재로 만든 작은 학교 건물 같은 세트를 보고 있는 허먼의 곁으로 한 스텝이 다가와 물었다.
“안녕하세요! 오늘 선생님이 오신다고 들었는데? 혹시 선생님이신가요?”
잠시 당황하던 허먼은 PTW의 이벤트 대부분이 이런 식의 컨셉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미소 지으며 스텝에게 말했다.
“예. 제가 뭘 해야 할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음악선생님이니 음악을 알려주셔야죠.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지금 바로 가시죠!”
그렇게 말한 여성은 총총걸음으로 허먼을 가로질러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허먼은 그런 그녀의 뒤를 따라 학교 안으로 들어가, 세트의 내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진짜 교실같은 느낌이네. 좀 낡았지만.’
특이한 점은 교실 문에 달려있는 팻말에 쓰인 단어가 죄다 ‘music room’이라는 점이었다.
아마도 이 방 하나하나가 전부 체험존일 것이라 생각하며, 허먼은 조용히 스텝의 뒤를 따라 이동했다.
“아, 여기네요. 여기에 들어가시면 됩니다.”
한참을 걸어가던 스탭이 허먼을 안내하자, 허먼은 교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문 꼭대기에 끼워져 있다 낙하한 칠판 지우개를 맞고는 분필 가루를 뒤집어 쓰고 말았다.
“아하하하!! 걸렸다!”
“와, 요즘도 저런 트랩에 걸리는 사람이 있네?”
안에서 들리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던 허먼은 자신의 앞에 있는 거대한 모니터 안에서 여러 명의 캐릭터들이 자신이 있는 방향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기발하네.’
미소를 지으며 허먼은 칠판지우개를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화면 앞에 놓인 단상앞에 서자, 화면 안에 있던 한 여학생이 쪼르르 달려와 화면 정면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죄송해요 선생님! 장난이었는데 혹시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괜찮으세요?”
“이거, 어떻게 해야 되요?”
순간 허먼이 뒤쪽의 스텝을 바라보며 뭇자, 스텝인 여성이 미소 지으며 허먼에게 말했다.
“고개를 젓거나 끄덕이시면 됩니다.”
“동작인식이 있는걸 보니 코넥트 게임인가 보네요?”
“맞습니다.”
허먼은 그제야 단상 위에 기다란 막대기와 한 쌍의 핸드 트래커가 놓여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잠시 후, 핸드 트래커를 낀 허먼이 다시 화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자, 불안한 표정으로 화면 앞에 서 있던 여학생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앗! 감사합니다!”
“뭐, 애들이 장난친 건데 화낼 수야 있나.”
허먼이 중얼거리자 마치 화면안의 캐릭터가 허먼의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미소를 지으며 허먼에게 대답했다.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선생님이 오신 것 같아서 저희 반 애들도 기뻐할 거예요!”
딱 좋은 타이밍에 들어온 연기 때문에, 허먼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로 말했다.
“오, 타이밍 때문인지 진짜 알아듣는 것 같은 느낌이네?”
그리고 그 순간, 허먼이 깜짝 놀라게 하는 마법같은 일이 일어났다.
“네? 무슨 말씀이세요? 그야 목소리가 들리니 당연히 알아듣죠?”
“어?! 뭐야!?”
“이상한 거라도 보셨어요?”
당황한 허먼의 말에 맞춰서, 말 그대로 ‘대화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화면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허먼의 뒤에서는, 엄청나게 뿌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스텝이 서 있었다.
“설마 이거···.”
“진짜로 말을 알아듣는 거냐고요?”
마치 지금까지 모든 관객이 동일한 질문을 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는 거침없이 준비된 멘트로 허먼을 보며 외쳤다.
“예! 지금 보고 계시는 게 바로 PTW의 최신 AI기술! 커뮤니케이션 엔진이 탑재된 육성형 리듬 게임 프로그램 [Rhythm For Us]의 체험 버전입니다!”
허먼이 2차 NE 컨벤션의 2번째 이벤트 존에서 체험하게 될 게임.
그것은 섬마을의 선생으로써 학생들과 함께 클래식 연주를 펼치는 리듬 게임에서, 육성 파트 강화를 위해 상혁이 ‘인조 학원’에 적용된 커뮤니케이션 엔진을 붙여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재탄생한 ‘섬마을 칸타빌레’의 진화 버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