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 게임을 하는 AI
사실 ‘쉼즈 시리즈’와 비슷하다고 하긴 했지만 맵 에디트 시스템인 ‘빌리지 빌더(Village Builder)’가 추가된 것 외에는, 개편된 기획은 기존 기획과 완전히 별개의 기획이라고 할 수 있었다.
원본 기획에서 잡혀있는 대부분의 요소들을, 상혁이 죄다 서브로 밀어냈기 때문에.
원전이 되는 에로게임은 ‘19금 행위’가 메인이고 커뮤니티는 서브라 할 수 있었고, 지수와 카렌은 그 원본에서 ‘19금 컨텐츠’를 제외하고 서브 컨텐츠인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식으로 개발을 하고 있었지만, 테스트 버전을 플레이 해본 상혁은 애당초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건 마치 ‘G○A 시리즈’에서 범죄 행위를 삭제하고, ‘용○ 같이 시리즈’에서 메인 스토리를 잘라내고 미니게임만 가지고 메인 게임을 만들겠다는 발상과 같은 것이니까.
‘뭐든지 할 수 있다’라는 개념은 얼핏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돌려 해석하면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는 내용으로도 해석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상혁이 철야를 통해 만들어낸 기획서는, 그 ‘비어있는 메인 플로우’를 채우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었다.
“서바이벌 게임?”
지수의 질문에 상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은.”
개편안의 메인 플로우는, 기본적으로 게임 안에 있는 또 하나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가상의 게임 팀을 매니지먼트 하는 형태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기획을 보고 어떤 게임의 이름을 떠올린 민준은 상혁의 옆구리를 찌르며 조용히 물었다.
“이거 기본 발상은 팀파이트 매니저(Teamfight manager)랑 비슷한 거 같은데?”
그러자 상혁이 민준에게 말했다.
“어. 대신 훨씬 볼륨이 크지.”
그리고는 지수와 카렌에게 본격적인 개편 아이디어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원본 게임이었던 ‘인공학○’의 경우는, 사실 유저가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 하는데 의미가 꽤 있는 게임이었어. 물론 그 의미가 최종적으로 야한 짓으로 귀결된다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서 그 부분을 제외하려던 거였잖아요?”
“그래. 근데 생각해봐? 기본적으로 그 게임에서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하는 유저의 목적은 뭐야?”
상혁의 질문에 지수가 잠시 고민하다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에···. 야한, 거?”
“크흠···. 그래. 좀 말하기 민망하니까 그 행위를 ‘몽미’라고 칭하도록 하자. 아무튼 원본 게임에서 유저는 자신이 몽미를 할 상대를 월드에 배치하는 거야. 그러니까 게임의 메인 플로우와 커스터마이징의 목적이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할 수 있지. 내가 만든 캐릭터가 이후에 플레이할 때 몽미의 대상이 될 테니까.”
“민망하지만 맞는 말이네요.”
“그런데 우린 거기서 몽미를 제거해버렸지. 그럼 문제가 생기는데, 애당초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란 거 자체가 몽미를 위한 설계인데, 그걸 빼버리면 굳이 캐릭터를 힘들게 만들어서 배치할 이유가 없어져.”
“대신 전 연령 수준의 연애 이벤트를 많이 넣어서 보강하려던 거잖아요?”
“문제는 그것 때문에 오히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거야.”
“무슨 의미에요?”
“봐. A라는 성격의 캐릭터가 있어. 이 캐릭터에 부여된 연애 관련 이벤트가 10개가 있다고 치자고.”
“네.”
“그럼 거기서 그 성격과 완전히 동일한 성격인데 외모만 다른 캐릭터의 이벤트에, 바리에이션을 완전히 다르게 줄 수 있어?”
“···아니겠죠?”
“그럼 결국 성격별로 연애 이벤트 한번씩 보고 나면 이 게임은 끝이라는 거야. 단순히 외형 커스터마이징 달린, 거기에 몽미도 없는 전연령 미연시만 남는 거지.”
“개편된 부분은 그 부분을 보강하는 거고요?”
“어. 정확히는 그 ‘몽미’에 해당하는 부분을 보강할 수 있게 설계된 파트지.”
상혁이 설명을 시작했다.
상혁의 개편 안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게임 안의 세계관에서 유행하는 ‘아레나 전기’라는 TPS형태의 서바이벌 게임이 있고, 그것을 플레이하는 게임 팀을 유저가 매니지 하는 형태로 게임이 변경되게 되어 있었다.
“근데 왜 하필 게임?”
지수의 질문에 상혁이 웃으며 말했다.
“캐릭터의 성격이나 특성이 잘 반영되는 게, 게임플레이니까. 간단히 생각하면 이런 느낌인거지. 이 게임에서의 캐릭터 메이킹이란, 앞으로 내가 게임을 함께 할 동료를 만드는 과정인거야. 조합에 따라서 냉정한 녀석도 한명 집어넣고, 음흉한 녀석도 집어넣고, 발랄한 녀석도 집어넣는 거지. 그렇게 내가 정한 성격의 녀석들을 가지고 팀을 편성해서 게임을 하고, 연습을 해서 실력을 늘리는 게 게임의 메인이 되는 거고.”
“흠···. 그러니까, 게임을 같이 할 친구들을 만들어서 월드에 배치한 다 같은 느낌인건가요?”
“맞아.”
“그거 왠지 ‘나이츠 어셈블’이 떠오르는데요?”
“어 그것도 맞지.”
지수의 말대로, 이 기획의 베이스는 나이츠 어셈블과 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나이츠 어셈블이 모험을 위해 학교를 돌아다니며 함께 TRPG의 세계를 모험할 동료들을 찾는 게임이었다면, 거기서 TRPG를 TPS게임으로 바꾸고 동료의 성격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바꾼 게 개편된 기획이었기 때문에.
“나이츠 어셈블의 경우는 평일 파트에서 학교에 있는 친구들을 설득해서 주말에 TRPG를 플레이하는 식이었지만, 기본적으로 그 파티 구성을 할 때 친구들의 성향에 따라 파티 플레이의 느낌이 달라지게 되어 있었어. 그러니까 약간 양키 같은 녀석을 동료로 데려오면, 그 녀석은 강한 적 앞에서도 쫄지 않고 대체로 돌격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똑똑한 모범생을 데려오면 위기의 순간에서 적절한 선택으로 퍼즐을 풀어나간다던가 하는 식으로.”
상혁은 어깨를 으쓱 하며 말을 이었다.
“캐릭터의 성격이 플레이 스타일과 어느 정도 매칭이 되고 있었기 때문에 평일 파트에서 그 주의 주말에 있을 플레이를 고려해서 동료를 모으는 게 메인 플레이였지. 난 같은 선상에서 이 게임도 그런 형태의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봐. 그러니까 원본인 19금 게임에서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몽미를 위한 행위였다면, 개편안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일종의 ‘내가 원하는 게임 파티’를 구성하는 과정처럼 만들려는 거지.”
“흠···.”
지수는 생각했다.
상혁의 말 대로 개편했을 때, 어떤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를.
‘확실히 그런 방식이면 캐릭터를 만드는 시점에서 성격이나 특성을 만들 때 목표를 가지고 설계할 수 있긴 할 것 같은데.’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의 ‘이벤트 뷰어’처럼 작동하는 게임 플레이보다는, 다양한 조합을 상상하면서 신중하게 캐릭터 성격을 설정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았고.
그러나 문제는, 원래 지수가 만들려 하던 기획과 현재의 기획이 2만광년쯤 동떨어져 있다는데 있었다.
물론 지금의 버전이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현재의 기획에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던 지수로서는 기존에 만들어둔 컨텐츠를 버린다는 게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었다.
“흠···. 확실히 괜찮은 기획이긴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원래 만들려던 게임이 주는 재미랑 너무 동떨어져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
“그렇죠. 이상의 학원 생활을 체험하게 해 주고 싶다는 게 원래의 기획의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기획으로 가면, 그 부분은 다 버려야하지 않아요?”
“어? 그건 아니지.”
“예?”
상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뭔가 오해하는 것 같은데, 나는 지금 버전을 갈아엎으려고 개편안을 짠 게 아니야. 오히려 그걸 살리려고 짠 거지.”
“무슨 의미에요?”
“기획서를 더 읽어봐.”
상혁은 지수에게 기획서를 마저 읽을 것을 요구했고 지수는 상혁이 시키는 대로 아직 읽지 않은 기획서의 뒷부분을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는 상혁이 잡은 ‘개편안’의 진정한 의도를 깨달을 수 있었다.
“기존 이벤트를 전부 살린다고요?”
“어. 이전 버전의 기획이 가지고 있던 문제는, 각각의 이벤트들이 전부 독립적으로 작용한다는 거였으니까. 원전인 에로게임에서야 호감도를 올리면 몽미로 이어지니까 보상체계가 동작하지만, 지금 버전에서는 호감도를 올려도 다음 이벤트가 해금되는 것 말고는 별게 없었잖아? 하지만 메인 플로우가 추가된 상태에서는 다르지. 캐릭터가 플레이어에게 가지는 호감도 역시 게임 플레이안에서 표현되도록 시스템을 짰으니까. 결과적으로 게임 안의 모든 보조 컨텐츠가, 캐릭터의 게임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게 되는 거지.”
“그럼 이벤트는···.”
“전부 살려서 가지고 갈 거야. 유저가 자신이 같은 팀으로 끌고 가고 싶은 캐릭터를 월드에 배치하고, 그 캐릭터를 설득해서 팀에 가입시키고, 그 캐릭터와 게임을 즐기면서, 노래방도 가고, 데이트도 하고, 스티커 사진도 찍을 수 있게.그리고 그렇게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노력해서, 대회에 나가서 우승하고 기쁜 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거지.”
“오···. 오오!!!”
게임의 모습을 상상하던 지수가 흥분한 듯 소리를 지르자, 상혁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 앞으로는 지수 너랑 카렌 씨가 맡아서 해줘야할 부분이야.”
“오···. 오오!! 역시 마스터 요다! 오오!!!”
“그럼 난 좀 자러가야겠다.”
“맡겨두십셔! 나머지는 제가 책임지고 해 두겠습니다!”
귀엽게 경례 자세를 취하는 지수를 뒤로 하고, 상혁은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민준을 보며 작게 속삭였다.
“민준이 넌 잠깐 나 좀 보자.”
“?”
비어있던 메인 플로우에 대한 문제는 기획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 게임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벽이 하나 더 있었다.
상혁은 쉬러가기 전에 그 문제에 대해 민준과 대화를 할 생각이었다.
***
“확실히, 나쁘지 않네.”
상혁을 따라 회의실로 간 민준은, 상혁이 넘겨준 개편안을 다시 검토하고는 상혁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너 좀 쉬어야하는 거 아니냐?”
민준이 그렇게 말할 정도로, 상혁의 상태는 좋지 않아 보였다.
단기간에 머리를 너무 혹사시켜서 그런지, 아니면 방대한 양의 기획서를 쉴 틈도 없이 작업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상혁의 안색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상혁은, 민준의 걱정에 고개를 저으며 눈앞에 직면한 문제에 대한 상의를 시작했다.
“일단 이 문제는 마무리 짓고.”
“좋아. 무슨 문제가 있는데?”
“우선, 미리 말해두지만 지금 기획안 그대로 해도 ‘진짜 재미있는 게임’은 만들기 어려울 거야.”
“그래? 괜찮아 보이는데?”
“그건 허상이지. 이론적으로만 재미있어 보이는 거야. 마치 지수가 처음 가져왔던 기획처럼.”
“흠. 뭘 걱정하는 건데?”
“AI.”
“AI?”
“어. 너도 알다시피, 이건 ‘나이츠 어셈블’의 옆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형태의 기획이잖아?”
“그렇지.”
“그럼 나이츠 어셈블 때랑 같은 문제가 발생할거란 말이지.”
“나이츠 어셈블에 딱히 문제가 있던가?”
“비효율적인 캐릭터는 죄다 버려졌잖아.”
상혁의 말대로, 나이츠 어셈블은 사실 학교안의 모든 학생들을 동료로 영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금 플레이를 해본 유저라면 누구나 어떤 성격의 캐릭터가 동료로 적합한지 알 수 있게 되어 있었고, 비효율적이거나 성장이 느린 캐릭터는 바로 버려지게 되어 있었다.
“나이츠 어셈블은 그나마 주마다 플레이하는 던전 시나리오가 다양하니까 플레이어가 동료를 바꿔가면서 플레이하곤 했지만, 지금 기획대로 특정 게임이 정해진 상태에서는 일부 캐릭터 성격은 버려지게 될 거란 말이지.”
“하지만 게임 동료이면서 연애 대상이기도 하니까, 애정으로 키우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흠. 그것도 일리는 있는데, 난 이 게임이 그 이상을 보여줬으면 좋겠어.”
“무슨 의미야?”
“혹시 너 회귀 전에 게임 스트리머 방송 좀 봤냐?”
상혁이 뜬금없이 회귀 전의 이야기를 꺼내자, 민준은 주변을 살짝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상혁에게 말했다.
“뭐, 몇 번 보기는 했지.”
“그럼 거기서 합방으로 같이 게임하는 것도 본적 있냐?”
그러자 민준은, 상혁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구현하고 싶어 하는지 바로 눈치 챘다.
“혹시 AI가 게임 스트리머 같은 느낌의 동료 플레이어가 되는 걸 원하는 거야?”
“어. 그러니까 게임 안에서 지원하는 게임이, TPS 서바이벌 1개가 아니라, 호러 게임도 있고, AOS도 있어서, 유저가 합방 멤버를 고르는 느낌으로 캐릭터를 돌려썼으면 좋겠어. 각 게임을 플레이할 때마다, 고유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호러 게임에서 살인마는 더럽게 잘하는 녀석이 AOS에서는 최약체라던가?”
“어. 그런 느낌.”
상혁이 말하는 것이 어떤 느낌일까를 생각하던 민준은 순간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초췌한 몰골의 기획자가, 말도 안 되는 것을 요구하려고 하는 느낌이 들어서.
“너···. X발, 설마 지금 성격별로 게임 플레이가 달라지는 별도의 AI를 만들어달라고 하는 거냐?”
“맞아아아하아아아암.”
입을 떡 벌리고 있는 민준을 보며, 상혁이 길게 하품을 했다.
그리고는 촉촉이 젖은 눈으로 민준을 보며 말했다.
“난 유저가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 할 때, 성격을 고르면서 ‘얘는 이렇게 플레이하겠구나.’라고 명확하게 견적이 잡혔으면 좋겠거든. 말 그대로, 게임안의 게임을 함께 플레이할, 수십 명의 가상 친구들을 세계에 배치하는 느낌으로 말이지.”
상혁은 요구했고, 민준이 답할 차례였다.
그리고 민준은, 자신이 만족할 만할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빌어먹을 친구 놈이 절대 자러 가지 않을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해줄 거지?”
피곤에 절은 표정으로, 배시시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상혁을 보며, 민준은 이마에 손을 짚었다.
그리고는 체념한 듯 상혁을 향해 말했다.
“하아···. 해보긴 하겠는데, 제대로 구현 안 돼도 원망은 하지 마라?”
민준의 말을 들은 상혁은, 그제야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 그대로 고개를 꺾은채 눈을 감고 기절해버렸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민준에게 지금껏 해본 적 없었던 커다란 난제를 던져놓고서.
민준은 그런 상혁을 보며 한숨을 쉬고는, 다시 기획서를 펼쳤다.
“이상하게 소설에서 보면 과거로 회귀하면 꿀 빨던데 말이지.”
그리고는 코까지 골기 시작한 상혁을 보며 다시 한숨을 쉬었다.
“난 왜 저런 웬수같은 놈이랑 같이 일하는 걸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민준은 자신이 상혁의 곁을 떠나지 않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오로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대의 벽을 뛰어넘고 존재하지 않는 개념을 상상해내는 기획자는, 자신이 알기론 지금 눈앞에서 코골고 있는 자신의 오랜 친구 단 한명이었으니까.
“너 이 새끼 네 말대로 구현해줬는데 망겜 나오면 내손에 죽을 줄 알아라.”
그렇게 투덜대며, 민준은 다시 기획서로 시선을 돌렸다.
저 망할 기획자 놈이 넘겨준, ‘게임을 하는 성격형 AI’라는 괴상한 개념을 어떻게 구현할지, 그 견적을 잡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