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갓겜 제작법-197화 (198/485)

197. 만우절 뉴스

사실 게임회사에서 신작 정보를 만우절에 공개하는 일은 그리 보기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마치 만우절 거짓말인 것처럼 신작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짜잔! 그런데 그것이 진짜였습니다!’라고 신작을 발매하는 회사가, 간혹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상혁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일부러 이슈를 조장하는 방법을 취했다.

마치 개발자가 올린 것 같은 ‘유출 영상’같은 느낌으로 올린 뒤, 바로 삭제하는 것으로.

그것은 마치 한 개발자가 장난삼아 영상을 유출했다가, 회사에서 대응한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리고 게시판이 불타오르는 것에는 하필 업로드 한 날짜가 만우절인 것도 한몫하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정보를 믿을 수 없는 날에 믿을 수밖에 없는 형태로 업로드한 상혁의 노림수는, 유저들 사이에서 ‘혼돈’이라는 형태로 점점 규모를 키워가며 커져가고 있었다.

[지난 번 만우절 유출 영상 관련하여]

[회사에 문의 해 봤지만 보안 사항이라며 답변을 주지 않았다. 개발 중인 프로젝트인건 100% 맞는 듯.]

↳ 거짓말 하지 마라, 게임이 PTW 스타일하고 완전 동떨어져있는데 무슨 신작이냐.

저건 너무 아니메 취향이잖아.

↳ 모르는 소리 하네. 애당초 PTW에서 나오는 게임 스타일이 고정된 게 아닌데, 매번 완전히 다른 게임을 내는 회사니까 저것도 진짜일 가능성이 높지.

↳ 그게 진짜면 왜 만우절에 올라왔는데?

↳ 유출한 개발자도 유저들이 못 믿을 거라고 생각해서 장난삼아 올려 본거 아냐?

↳ 아니다. 이 악마야.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데 PTW신작은 마리의 눈물 2가 확실하다.

↳ 윗 녀석은 작년 NE컨벤션 전에도 저 소리 하던 놈임. 무시하셈.

↳ 마리의 눈물 2 나올 때까지 숨 참는다! 흐흐읍!

↳ 누가 119 불러줘라. 저놈 숨참 다가 죽을 듯.

↳ TAW2는 기다리는 사람 없냐?

↳ 야 이 개자식아. TAW는 작년에 나왔잖아! 마리의 눈물 팬들은 벌써 10년째 후속작 기다리고 있다고! 너도 10년 기다려!

↳ 잘 팔렸으니까 기대할 수도 있는 거지. 왜 급발진하냐? 요즘 게시판 수준 ㅉㅉ···.

이렇게 PTW의 유출 영상에 대한 진위 여부를 가지고 싸우는 게시글 외에도, 영상의 구석구석까지 파악해서 올린 분석글도 매일같이 올라오는 상황이었다.

[유출 영상 15차 분석 리포트. 이 영상은 보면 볼수록 말도 안 되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유출 영상에서 나온 플레이는, 단순히 카툰렌더링으로 된 주인공이 학교를 돌아다니는 내용이 전부였다.

‘게임 플레이’라고 할 만한 부분을 추측하기에는 너무나 단순한 내용이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유저들의 흥미를 끌고 있었다.

유출된 영상에서 보이는 학교의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묘하게 한 게임을 떠올리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거 100% 인공○원임.]

↳ 그거 19금 게임 아님?

↳ 주인공 돌아다니는 것도 그렇고 특유의 분위기가 빼박 ‘그 게임’맞음.

↳ 그럼 PTW에서 19금 게임을 만든다고? 너 미쳤냐?

↳ TOW도 19금인데 못만들건 뭐냐?

↳ 잔인함으로 19금 판정 받은 거랑 성인 에로게임이랑 같 냐?

↳ 아냐, ‘그 게임’ 해본 사람이라면 다 인정하겠지만 저 특유의 느낌은 완벽하게 그 게임이라고. 단지 그래픽이 엄청나게 좋고, 디테일이 엄청나게 올라간 느낌이지만.

↳ 그럼 뭐야, PTW신작은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여자랑 사귀는 게임이라는 거야?

↳ 아니, ‘그 게임’에서는 여자랑 여자도 연애 가능하고 남자랑 남자도 연애 가능 함.

↳ 그러니까 ‘그 게임’이야기 좀 그만하라고!

PTW의 홈페이지와 더불어, 함께 뒤집어진 곳이 바로 서브컬쳐를 주로 다루는 일본의 인터넷 커뮤니티였다.

그곳에 지박령처럼 상주하던 게시판 이용자은, PTW 게임을 해보지 않은 유저들까지 포함해서 모두 신작에 대한 망상으로 잔뜩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었다.

[TAW에서 PTW가 보여준 디테일을 생각하면 진짜 흥분을 안할 수가 없다.

어쩌면 진짜로 우리가 꿈에서 바라던 그런 게임이 나올지도?]

↳ 일부만 유출된 거잖아. 아마 메인 플레이는 따로 있을 걸? 학교를 배경으로 악마랑 싸운다던가, 아니면 이능력 배틀이라던가. 뭔가 있겠지.

↳ 영상엔 전투 같은 건 안 나오던데?

↳ 안 나온다고 해서 없는 건 아니지, 영상 분량 자체가 적었으니까.

↳ 아, X바. 미치겠다. 제발 누가 트럭타고 회사 안에 침입해서 저 게임 정체 좀 알려줘!!!!

기본적으로, PTW에 대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정보들은 QA팀을 통해서 따로 정리되어 전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사내 게시판에 업로드 되고 있었다.

상혁은 그렇게 QA팀에서 정리한 유저 피드백들을 보며, 조용히 부실에서 미소 지었다.

유저들이 보이는 반응이, 완벽하게 자신이 의도한 대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옆에선, 지수가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상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빠, 괜찮을까요?”

“뭐가?”

“공개한 영상은 아예 컨셉영상 같은 거잖아요. 실제 버전은 아예 다 갈아엎고 새로 만들어야하는 수준인데.”

이제 겨우 개발이 시작된 시점에서 게임에 대한 정보를 ‘만들어서’ 뿌린 상혁의 행동을 지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자 상혁은 지수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고는 자신의 의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흠, 처음 지수 네가 그 기획을 가져왔을 때, 내가 그랬지? 이건 오타쿠라면 누구나 망상 한번쯤은 해봤을만한 기획이라고.”

“네. 저도 그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개발하자고 한 거니까요.”

원작인 19금 게임 ‘인공○원’을 해본 유저들이라면, 누구나 생각해 봤을 것이었다.

차라리 에로 부분 볼륨을 빼더라도, 충실하게 학원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러나 그런 아이디어는 의외로 구상하긴 쉬워도 제대로 만들기는 어려운 법이었다.

뭐든지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말그대로 뭐든지 가능하게 만들어야한다는 이야기였으니까.

그만큼 PTW의 제 2 프로젝트인 ‘인조 학원’의 기획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을 법 하지만 누구도 만들려 고는 시도하지 않는, 그런 종류의 기획이라 할 수 있었다.

“이전 기획하고는 다르게, 인조학원의 기획은 정확하게 유저가 마음속에만 가지고 있던 니즈를 찔러들어 가는 기획이야. 그러니까 공개를 일찍 하고, 추가 정보를 뿌릴수록 유저들은 마음속에서 ‘빨리 이 게임을 하고 싶다’라는 욕망이 마구 치솟게 되는 거지. 이 게임은 타겟층이 매우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적어도 그 타겟층을 100% 공략해야할 필요가 있어. 내가 원하는 건, 만약 이 게임을 하고 싶어할만한 유저가 있다면 그 유저 전체가 이 게임의 존재를 알게 하는 거고.”

“그래서 미리 공개하신 거라는 거죠? 그럼 왜 하필 만우절이에요?”

“그쪽이 좀 더 이슈가 커질 거라 판단했기 때문에.”

상혁이 말했다.

“게시판에서 보여주는 반응처럼, 지금 유저들의 마음속 상태는 이런 상태가 되어있는 거지. ‘아, 저게 정말 진짜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상혁은 장난스럽게 말을 덧붙였다.

“만약 이게 만우절이 아니라 다른 날에 올라갔으면, 이렇게 생각했겠지. ‘PTW의 차기작이 저거라고?!’ 둘의 차이를 알겠어?”

“전자는 희망이고, 후자는 경악이네요.”

“맞아. 그러니까 만우절에 영상을 공개함으로써, 유저들의 마음속에 불안을 심어주는 거야. ‘진짜 마음에 드는 저 게임이, 혹시 뻥이면 어쩌지?’라고. 그럼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간절하게 바라게 되겠죠.”

“맞아. 그걸 노린 거야.”

“오빠는 이럴 때 보면 엄청 사악한 거 같아요.”

“원래 마케팅이란 건 좀 사악한 면이 있어야 하는 거지. 그렇다고 지수 네가 그럴 필요는 없어. 모든 업보는 내가 지고 갈 테니까.”

궁금함이 커지면 집착이 되고, 집착이 커지면 원한이 된다.

상혁은 실수처럼 정보를 공개하고 공식적으로 확인은 해주지 않는 지금의 행동에 대한 리액션이 곧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잘 알고 있었다.

***

[PTW에 대한 원성이 요즘 자자 하죠.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러게요. TOW 발매때만 해도 3개의 게임을 모두 GOTY급으로 출시한 개발사라고 모두가 칭송을 아끼지 않았는데, 개발 자료 유출이라는 아찔한 실수 때문에 욕을 먹는 상황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TV쇼에 출연한 허먼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호스트도 허먼의 의견에 동의했다.

[차라리 시원하게 맞으면 맞고 틀리면 틀리다고 유저들의 질문에 대응해줬으면 속이 시원할 텐데요. 어째서 PTW에서는 공식 발표를 하지 않는 것일까요?]

[모르죠. 거기엔 천하의 괴짜 개발자들이 모여 있으니까요.

참 신기한 일입니다.

보통 아무리 보안이 철저해도 일반적으로 그 정도 규모의 개발팀에서는 이야기가 새어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PTW는 예전부터 한 번도 정보 유출관련 이슈가 없었단 말이죠?

그 부분이 저는 참 미스테리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또 아픈데를 긁는구만.”

그러자 티비로 허먼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성연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사실 PTW의 보안에 대한 광적인 집착은, 과거 엘란테 소프트에 개발 빌드를 유출했던 자신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나 상혁은 그런 성연을 보며 고개를 저어 현재의 강력한 보안 수준이 성연 때문이 아니라고 말 해주었다.

“딱히 성연 씨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요. PTW에서 보안에 신경 쓰는 이유는, 정보란 저희가 손에 쥐고 있을 때 힘이 되기 때문이니까.”

“그런 거야?”

“그런 거죠. 정보란 건 타이밍에 따라서 세상의 주목을 받을 수도, 아니면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로 묻힐 수도 있는 거예요. 저는 그걸 효율적으로 통제해서 최적의 타이밍에 뿌리려고 하는 거고요.”

실제로 그런 이유 때문에, PTW에서는 정보에 대한 통제가 엄격했다.

만일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한 정보를 회사의 허가 없이 유출시키면 그 즉시 해고 통보와 함께 모든 권한이 정지되는 것은 물론이고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감수해야했다.

PTW는 전 직원들에게, 높은 연봉에 더해 ‘비밀 유지’에 대한 대가로 매달 일정 금액의 비용을 따로 지불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기에 PTW의 직원이 게임에 대한 정보를 유출한다는 것은, 단순히 비밀 유지 협약을 위반했다는 것 외에도, ‘계약금’을 받고 계약을 위반했다는 법적 책임을 지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의무와는 별개로, 직원들도 상혁이 만드는 거대한 이슈를 보는 것을 즐기고 있었기에, 자발적으로 비밀 유지에 참여하는 측면이 매우 강했다.

심지어 가족한테도 이야기를 안 할 정도로.

그렇게 상혁과 성연이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도, 허먼의 인터뷰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허먼 씨, 차기작 영상이라고 돌아다니고 있는 게임의 내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긴 합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내용을 판단하기엔 영상의 길이나 내용이 너무 짧았고, 흔히 커뮤니티에서 이야기 하는 ‘특정 성인게임’과 닮았다는 이야기엔 저도 동의하지만, PTW가 단순히 남의 게임을 베끼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그럼 현재 아무도 신작에 대한 정보는 모르고 있다는 이야기군요?]

[아마 개발팀에서만 알고 있을 겁니다.]

[허먼 씨라면 PTW개발팀과 친분이 있지 않습니까? 혹시 그쪽으로 알아볼 수는 없었습니까?]

[당연히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바로 전화를 걸었죠. ‘유출’에 대한 것이 만약 사고라면, 방송인으로써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해서요.]

[뭐라고 하던가요?]

[허먼 씨, 스포일러에요.]

[예?]

[그렇게 말하고 끊어버렸습니다.]

[PTW 스럽네요.]

[그렇죠. PTW스럽죠.]

[그래도 유저들은 희망을 가지고 기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예. 물론 영상에서 보여준 내용은 대체 저게 무슨 게임인지 짐작도 가지 않는 내용이었습니다만, 아마 PTW의 게임을 하나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동의할 겁니다.

세상의 모든 게임 제작사 중에 우리가 보지 못한 무언가의 재미를 제대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있다면, 그 제작사는 PTW가 되어야한다고요.

그들이 만들고 있는 게임이 어떤 장르의 어떤 게임이건 간에, 그들은 제대로 해 낼 겁니다.

멋지고, 퀄리티있고, 깊이 있게.

수십 번을 플레이해도 질리지 않고 매번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게요.]

[엄청난 믿음이군요. PTW팬들은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럴 겁니다.]

허먼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적어도 지금까지 그들이 걸어온 길은, 그런 믿음을 주기에 충분한 모습이었으니까.]

“감동적이네.”

성연이 말하는 것을 들으며, 상혁은 조용히 티비의 전원을 껐다.

그리고는 성연을 보며 입을 열었다.

“네. 감동적이죠.”

“그런데 나는 왜 부른 거야? 설마 지금 보여준 티비쇼 보여주려고?”

“설마요. 음악 작업은 잘 되 가세요?”

“흠. 조금 심심하긴 해. 기본적으로 이전에 만들던 게임과는 다르게, 지금 개발 중인 프로젝트들은 드라마틱한 감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들이니까.”

“그렇게 생각 하세요?”

“TOW는 내가 작업한 게 아니니까 둘째 치더라도, GOS때나 MYOM,  TAW때는 뭔가 되게 감동적인 연출에 딱 맞아 떨어지는 음악을 요구하는 씬이 많았잖아. 근데 EOD같은 경우는 리얼함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오히려 음악이 조금 죽어야 현장감이 사는 느낌이고, 인조 학원은 정해진 연출보다는 시뮬레이터 같은 느낌이라 그렇게 뽕이 쥬와악 차오르는 그런 연출이 들어가기 좀 그렇더라고. 그래서 베이직한 멜로디를 중심으로 최대한 다양한 분위기를 살릴 수 있도록 작업 중이야.”

“그렇죠. 지금 프로젝트는 음악이 메인이 되는 프로젝트는 아니죠.”

흠흠, 하고 상혁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며, 성연이 물었다.

“무슨 꿍꿍이야?”

“예?”

“상혁이 네가 그런 표정을 지을 때는, 항상 뭔가가 있더라고.”

“무슨 사람을 악의 보스같이 생각하시는 거 아니에요?”

“아냐, 이게 패턴 같은 거라, 네가 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면, 항상 뭔가 터졌어. 그리고 항상 X 되는 상대는 그 미소의 건너편에 있는 상대였지. 난 혹시 이번에 그 상대가 내가 아닐까 지금 식은땀이 흐르고 있다고.”

“아닙니다. 이번에 X되는 건 성연 씨가 아니에요.”

“그래?”

“오히려 저는 성연 씨에게 선물을 주려고 부른 거니까요.”

“선물이라···.”

성연이 의자를 끌어 상혁의 옆에 놓았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상혁을 보며 물었다.

“말해봐.”

“저희가 지금 굴리고 있는 개발 프로젝트가 2개가 있죠. EOD랑 인조 학원요. 그리고 EOD를 개발 중인 현(現) 1팀은 이전에 FPS개발하던 전(前)2팀 멤버가 주축이고, 인조학원을 개발 중인 현(現) 2팀은 이전에 TAW를 개발하던 전(前)1 팀이 주축이고요.”

“그렇지.”

“그래서 자연스럽게, 지금은 MYOM을 개발했던 코넥트 개발팀이 남는 상황인데요.”

“대부분 지수 따라서 2팀가지 않았어?”

“지수 따라서 이동한건 컨텐츠 개발팀이고, 원래 모션인식 게임 개발에 흥미를 가진 개발자들은 코넥트 게임을 계속 개발하고 싶어 하고 있어요.”

“하긴, MS랑 계약한 것도 있으니 코넥트 차기작도 하나 만들긴 해야 하지.”

“그래서입니다.”

상혁이 말했다.

“제가 성연 씨를 부른 이유가요.”

“음악이 메인인 프로젝트라도 하나 하려고?”

“정답.”

상혁의 미소를 보며, 성연은 상혁이 생각하는 3번째 차기작이 요구하는 것이, 매우 뽕차는 음악을 필요로 하는 무언가라고 생각했다.

가슴 벅차는 장면에 가슴이 벅차오르게 만드는 음악을 만들어 집어넣는 것.

지금까지 자신이 PTW에서 주로 맡았던 역할이, 바로 그것이었으니까.

“좋아. 이번 메인은 누구야? 카렌 씨인가? 어떤 게임을 만들면 돼? 어떻게 살려줄까?”

자신을 보며 의욕을 불태우는 성연을 보고, 상혁이 미소 지었다.

PTW의 팬이라면, 성연이 작곡한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게임에서 보았던 명장면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음악과 정확히 싱크를 맞춘 영상 연출도 중요하지만, 그 장면 자체를 절묘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의 존재도 매우 중요하다.

PTW라는 팀이 본격적인 형태를 갖추고 나서 10년이 넘도록, 성연은 그 동안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완수 해 주었고.

모든 유저의 가슴속에 눈물을 쏟게 만들 만한 음악을 만들면서도, 항상 뒤에 서 있었다.

‘게임’보다 음악이 더 튀지 않도록.

정확하게 ‘필요한 음악’만을 작곡하면서.

그러나 상혁이 이번에 성연에게 요구하려 하는 것은, 성연이 예상하고 있는 ‘보조자’로써의 역할이 아니었다.

MS와 만들기로 약속한 코넥트 전용의 신작 게임.

그 안에서 유저에게 감동을 선사할 ‘메인’으로써, 상혁은 성연을 선택했다.

“코넥트로 발매될 PTW의 차기작은, 성연 씨를 메인으로 가려 합니다.”

“메인? 내가? 난 작곡가인데?”

“예. 그래서 이번엔 성연 씨가 메인이에요.”

“어?! 왜?! 뭘 하려고!? 말해두지만 난 기획 할 줄 모른다? 배우라고 해도 안 배울 거고?”

의아해하는 성연을 보며, 상혁이 웃으며 말했다.

“딱히 기획을 배워서 리드 기획자를 맡아달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성연 씨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기획자가 아니라 프로듀서역할을 하게 되실 거니까.”

“프로듀서? 뭘 할 건데? 차라리 다른 사람이 하는 게 낫지 않아?”

당황하는 성연을 보며, 상혁이 씩 웃어보였다.

“아뇨, 이건 성연 씨가 해야 가장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는 담담한 목소리로 3번째 프로젝트에 대해 입을 열었다.

“PTW에서 코넥트로 발매할 2번째 코넥트 전용 타이틀은, 리듬 게임이니까.”

현존하는 모션인식 게임기 중에 가장 고성능인 머신.

그리고 현재도 수천만의 유저들을 티비 앞에서 마법사로 만들고 있는 그 머신.

상혁은 코넥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선보일 새로운 프로젝트로, 바로 ‘리듬 게임’을 선보일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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