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갓겜 제작법-191화 (192/485)

191. 폭풍전야

[셧다운제 폐지 이후로도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많은 루머가 돌고 있죠? 김기자. 어떤 루머가 돌고 있나요?]

[대표적인 게 ‘삼정 압력설’입니다. 이전에 ‘워크 패스트’에 게임 기능이 추가될 때, 전경련에서 PTW에 압박을 가하다 삼정에서 지분을 인수했다는 발표가 나면서 압박이 무마된 사건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이번 법안 취소의 배후에, 삼정이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물론 삼정에서는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거부라는 건, 부정은 하지 않았다는 거네요?]

[예. 그것 때문에 지금 PTW의 배후에 삼정이 있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외에, 다른 이슈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대한민국의 콘솔 게이머의 위상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겉으로 드러났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길거리 인터뷰 내용을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뉴스 화면이 전환되면서, 젊은 직장인처럼 보이는 한 남자가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번 셧다운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애당초 법안 자체가 말이 안되는 법안이었기 때문에, PTW를 지지합니다. 저도 집에 아이가 있지만, 주말이면 같이 MYOM을 즐기면서 마법 대전을 하곤 하는데, 아이에게 게임을 언제까지 시킬지는 온전히 부모의 권한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온라인 게임처럼 과도한 경쟁이나 과하게 폭력적인 게임을 만드는 회사도 아니고요.]

[일개 기업이 정부를 협박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민도 잘못된 정책이 있으면 시위를 통해 반박할 수 있죠. PTW가 총대를 메고 게이머들의 의견을 대변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 나온 인터뷰의 내용도 비슷했다.

개중엔 ‘워크 패스트가 셧다운 됐으면 그동안 야근은 안 해도 됐을 텐데’ 같은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음 소식입니다. 정부가 ‘워크 패스트를 대체할 업무 솔루션 보급을 추진하겠다.’라며 과감하게 밀어붙인 ‘국가 업무 솔루션’계획이 난황에 부딪혔다는 소식인데요. 업계 전문가들조차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렸다는데, 이유가 뭔지 이황민 기자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이황민 기자?]

[예. 이황민입니다.]

[겨우 무료 프로그램인데 왜 대체가 어렵지 라고 생각하시는 국민들이 있을 텐데, 이유가 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지금까지 워크 패스트를 대체하겠다며 과감하게 도전한 대기업들이 꽤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워크 패스트가 가진 ‘공유성’과 ‘확장성’, 그리고 ‘보안성’을 들었습니다.

전문가 인터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그러자 화면에 ‘천하대 컴퓨터 공학과 교수 이근엄’이라는 자막과 함께 한 중년 교수가 나와 인터뷰를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워크 패스트가 지향하는 사상은 인터넷과 비슷합니다.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강력하고 자유로운 업무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거죠.

과거와 비교했을 때, 예전엔 컴퓨터를 포맷하면 윈도우를 설치하고 드라이버를 깔고 인터넷을 잡은 뒤 온갖 회사에서 나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찾아서 전부 설치해야했습니다.

그중엔 기업에만 돈을 받는 기업 라이센스 프로그램도 있고, 완전 무료지만 광고가 붙어있는 프로그램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포맷하고 윈도우와 워크 패스트를 설치한 뒤, 로그인만 하면 이전에 제가 쓰던 프로그램과 에드온을 전부 동기화 시켜줍니다.

PC방 운영 에드온을 깔면 PC방 운영 프로그램이 되고, 물류 관리 에드온을 깔면 물류센터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됩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오피스 프로그램과 100%호환이 되면서, 이 정도로 간단하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무료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죠.

이미 워크 패스트는 각종 기업에서 제공하는 에드온으로 인해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효과도 엄청나고요.

기업에서 만약 이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개별 기능을 전부 사제 프로그램으로 교체하려면, 유지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할겁니다.

그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무료라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였죠.]

[하지만 기업이나 정부 입장에서는 일개 기업이 그런 강력한 힘을 가진 프로그램을 통제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이번 셧다운 사태처럼요.]

[그건 오해입니다. 워크 패스트 프로그램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금방 눈치 채겠지만, 애당초 보안을 위해서 오프라인이나 인트라넷에서도 동작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메인서버를 내린다고 사용이 정지된다거나 하지는 않아요.

단지 PTW의 메인 서버에 텍스트 생성 코드가 있는 ‘게임’기능만 정지될 뿐입니다.]

[아, 그럼 실제로 서버를 셧다운 하더라도 워크 패스트 동작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미인가요?]

[몇몇 에드온이 정지되면 좀 불편해지긴 하겠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란이라던가 지구 멸망같은 터무니없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PTW가 그렇게 생각없는 기업도 아니고요.]

[나중에 유료로 전환하면서 강제로 돈을 받아가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워크 패스트를 유료화 하는 순간 막대한 정부 예산이 PTW로 투입되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라고 하던데요?]

[워크 패스트 약관에 적혀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PTW가 존속 하는 한 영구적으로 무료 제공되며 모든 에드온 역시 광고 없이 무료로 제공한다고요. 만약 이 약관을 변경할 시엔 변경 시점을 기준으로 기존에 제공하던 모든 기능은 반드시 무료 제공되어야하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기업 손해는 PTW가 배상한다는 강력한 제약이 걸려있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네요. 왜 자신들이 공짜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그정도 제약을 걸면서까지 무료를 고집하는 걸까요?]

[그래야 믿고 쓰죠. 대기업들이 하는 짓이 뭡니까? 처음에 무료로 마구 퍼주다가 나중에 익숙해지면 태도를 바꿔서 돈 내라고 하는 일이 한두 번 있었습니까?

PTW는 우린 절대 그러하지 않으니 믿고 써라 라고 대놓고 주장하는 겁니다.]

[그럼 앞으로도 그런 강력한 권한을 PTW가 쥔 채로 방치하는 게 옳다는 말씀이신가요?]

[적어도 다른 대기업에서 그런 힘을 가지는 것보다는 PTW가 쥐고 있는 게 2만 배는 나을 겁니다.

현존하는 IT업체 중에 비상식적일 정도로 가장 소비자 친화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기업이니까.]

그렇게, 아직도 셧다운제를 두고 정부와 벌인 PTW에 대한 이슈가 끊임없이 불타고 있는 가운데, 2012년이 다가왔다.

PTW가 예고한, NE컨벤션에서 발표했던 마지막 신작의 발매일과 함께.

그날은 전날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 소복하게 쌓여 있던 아침이었다.

“어으, 쓰벌 개 춥네.”

친구와 함께 새벽 첫 지하철을 타고 나와 줄을 서고 있던 것은, 얼마전 저녁 뉴스에 얼굴을 비추었던 남성 직장인이었다.

그리고 그의 앞뒤에는, 그와 마찬가지로 긴 줄을 만들어가며 오픈 시간을 기다리는 다른 유저들이 있었다.

“어제 홈페이지 봤어요?”

“아, PTW에서 이상혁이 올린 게시글이요?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던데.”

“무슨 이야기에요?”

“어제 PTW 대문에 갑자기 팝업창 메시지가 하나 떴는데 그거 이야기하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PTW팬들은 공동의 관심사를 가져서 그런지 서로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는 했다.

줄서서 게임 사려고 기다리는 와중에 말을 걸어서 멀티플레이도 같이 하고, 아는 정보도 교환하는 묘한 풍습 같은 것이 생겼기 때문에.

그래서 줄서있는 인원들은 지루한 대기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했고, 주제는 어제 홈페이지 메인에 팝업으로 뜬 상혁의 기괴한 메시지였다.

[신작 발매를 준비하기 시작한  이후 셧다운 대응을 거쳐 발매 준비를 한 오늘까지.

애당초 게임 제작만 하다 보니 연애도 못해서 볼 애인이 없다.

이제 본격적인 발매를 하루 앞 둔 오늘.

내리는 눈송이가 회사 건물 유리창을 때린다.

폭풍전야.

MYOM과 TAW가 작년 GOTY를 타면서, 세 번째 작품까지 갓작이 나오지는 않을 거라는 세간의 평판에 반박하지 않았다.

신작이 갓겜인지, 아니면 그저그런 게임인지는 팬들이 말해줄 것이다.]

실제로 매출 비중은 아직도 꽤 높은 편이었지만, 외부 IP를 활용한 ‘배틀로얄’은 PTW게임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평가가 높지 않은 게임이라 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지만, 갓겜 소리 듣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평가.

배틀로얄의 경우 원작 IP가 보여줘야 할 이상향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는 높게 평가 받고 있었지만 다른 게임에서 느껴지는 PTW특유의 ‘완전히 새로운 경험’에는 조금 못 미친다는 평가가 있었기에, 마찬가지로 이번 신작도 외부 IP인 워함마를 활용한 게임인 만큼 원작의 이상향을 추구하는 정도의 게임일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상혁의 메시지는, 그런 평가에 대한 대답이었다.

사실 속내는 회귀 전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게임업계 드립이 치고 싶어서 적은 것뿐이었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상혁의 마음은 폭풍전야와 같았다.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이야 할 것이다.

PTW의 명성은 이제 발매만으로 기본 판매량을 보장할 수 있을만큼 콘솔 유저에게는 압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판매량과, 그 이후의 평가는 별개의 문제다.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던 콜옵 시리즈의 2020년도 작, ‘블랙 웁스’같은 경우도 판매고 자체는 기록적인 수준이었지만 유저 평점은 형편 없었다.

그만큼 게임의 초기 판매고는 시리즈나 회사, 개발팀이 가진 명성에 기대는 바가 컸다.

그리고 그것이 상혁의 속을 긁어놓고 있었다.

이번에도 엄청나게 많은 선주문이 잡혔지만, 그 선주문의 이면엔 자신의 순수한 노력이 아닌 MYOM과 TAW의 더블 히트가 있었다는 것이, 은근슬쩍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었기에.

그러니까 성공은 보장된 상황에서, 상혁이 고민해야할 부분은 ‘과연 유저들이 자신의 게임에 만족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상혁은 그 부분에 있어서 명쾌한 해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워해머 팬이라면 100%만족하겠지만 그 외의 팬이라면 알 수 없다.’

상혁의 솔직한 평가는 그러했다.

사실 매번 발매 때마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평가를 참고할 만한 기존 장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특이한 시스템을 계속 시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나 상혁은 자신이 플레이해본 마지막 버전의 재미를 믿었다.

적어도 저평가 받을 수준은 아니라고.

그리고 마침내, 상혁의 앞에 있는 모니터에서 서버에 접속하는 유저의 숫자를 표시하는 그래프가 치솟아 오르기 시작하면서, PTW의 새로운 신작에 대한 냉혹한 평가가 시작되었다.

엠바고가 풀리면서, 무수히 홈페이지에 올라오기 시작한, 수많은 전문가 리뷰와 함께.

[워 함마 팬들에게 보내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 PTW의 신작 FPS. ‘워함마40K:The Only War’]

가장 먼저 리뷰를 올린 것은, 엠바고 해제 시간에 맞춰 기사 예약을 걸어둔 리차드의 리뷰였다.

[우리가 FPS라는 장르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으로 시작한 리뷰는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플레이 감상과 함께, 철저한 고증이 된 부분들을 칭찬하고 있었다.

[특히 워함마의 우주 해병이 사용하는 무기 ‘볼타’에 대한 고증은, 꽤나 주목할 만 하다.

기본적으로 로켓 연료가 들어있는 폭발탄을 사용하는 볼타는, 사거리와 추친력을 위해 탄이 로켓처럼 추진체를 태우며 날아가 사거리와 관통력을 늘리고, 근거리에서는 남은 추진체가 탄약과 함께 폭발하여 피해량을 늘리는데, 그에 대한 고증이 완벽하게 되어있었다.

가까이서 사용하면 마치 폭발탄처럼, 멀리서 사용하면 로켓탄처럼 동작하는 수백발의 총알은 실로 우주해병이 된 기분을 플레이어에게 만끽하게 해준다.]

세계 안에 구현된 수많은 탈것도 호평의 대상이었다.

[랜드 라이더부터 리만 루스, 베일 블레이드 초중전차까지 워함마 세계관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탈것을 전과 포인트로 조종할 수 있으며, 그것은 압도적인 방호력과 화력으로 플레이어를 전장의 람보가 된 기분으로 만들어준다.

물론 그런 식으로 전세가 기우는 순간, 상대 AI가 즉시 전장에 비슷한 수준의 대응기를 투입하지만, 그것도 나름 힘 대 힘의 싸움 같은 느낌이라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상대 유저가 조작하는 15미터 크기의 거대한 타이탄을 내가 조작하는 타이탄에 달린 거대한 체인 소드로 꿰뚫을 때의 쾌감은, 오직 SF IP의 정점이라 불리는 워함마IP의 세계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스케일의 극한을 보여준다.]

상혁은 마찬가지로 같은 시간에 올라온 뱅크먼의 리뷰도 읽어보았다.

기존에 PTW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준 뱅크먼의 리뷰라면, 좀더 객관적인 내용이 실려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뱅크먼의 리뷰도 리차드의 리뷰와 비슷한 내용을 싣고 있었다.

[극한까지 벼려낸 워함마 IP게임의 진수.]

[현존하는 대규모 전장 중 가장 SF틱한 전장을 구현.]

[영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플레이어 액션과 빠른 상황판단을 요구하는 전략 시스템]

[SF FPS팬이라면, 당신이 찾는 모든 쾌감을 TOW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그러나 그런 극찬에 비해, 뱅크먼이 매긴 전문가 평점은 75점 정도였다.

그것도 뱅크먼이 평소에 부여하는 점수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었지만, TAW가 받았던 99점에는 턱없이 부족한 점수.

상혁은 자신이 너무 빠르게 리뷰를 훑어보아서 단점 부분을 놓쳤는가?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뱅크먼의 리뷰를 꼼꼼하게 읽어나갔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뱅크먼이 어째서 99점을 주지 않은 것인지를 찾아낼 수 있었다.

[만약 이 게임이 타사의 게임이었다면 나는 주저 없이 99점이나 100점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PTW의 게임이고 PTW의 게임에는 다른 기준이 요구된다.

다른 콘솔 개발사들에게 팬들이 요구하는 재미와 신선함의 허들과, PTW팬들이 그들이 사랑하는 개발사에게 바라는 벽은 매우 큰 차이가 있으니까.

적어도 PTW의 팬들에게, PTW의 게임은 지금껏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경험을 하게 해줄 새로운 세계의 문이어야 한다.

그러나 TOW는 FPS계의 명작이 될 만한 게임이긴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진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MYOM이 게이머를 완전히 마법의 세계에 미치게 만들고, TAW가 게이머를 이세계의 주민으로 만드는 수준의 경이로움을 제공했다면, 이 게임은 ‘매우 잘 만든, SF FPS가 가야할 이상향’을 구현한 느낌일 뿐이다.

그것은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신선함은 떨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상혁은 다시 리차드의 리뷰를 보았다.

리차드가 TOW에 매긴 평점을 확인하기 위해.

‘100점?’

처음에 상혁은, 리차드가 PTW에 대한 호의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이 읽다 넘긴 리뷰의 나머지 부분을 읽어보면서, 상혁은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워함머 팬들에게, TOW는 볼타 한 자루를 들고 워함마의 세계로 들어가는 골든 티켓이 될 것이다.

사방에서 드랍 포드가 강철의 비처럼 낙하하고, 강철의 육중한 굉음을 내며 타이탄이 머리 위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워함마 팬인 나에게는 정말로 꿈이 이루어진 느낌을 받게 해 주었다.

PTW의 게임은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 새로움이 ‘내가 좋아하는’ 새로움이라면, 그게 얼마나 대단한 기분인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저 더러운 카오스의 무리들의 몸에 볼터를 박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거리고, 피곤해서 자려다가도 방금 전 체인 소드로 잘라낸 카오스 해병의 펄떡이는 팔다리를 떠올리면, 잠을 잘 수 없게 만드는 게임이 바로 TOW라고 할 수 있다.

만일 당신이 워함마의 팬이 아니더라도, 걱정하지 말라.

위대하신 황제 폐하의 광휘는 황제교가 아닌 자들에게도 그 밝은 빛을 자애롭게 뿌려주실 테니까!]

“아, 워함마 팬이라서 그렇구나.”

전반적으로 전문 리뷰어 중에서 워함마 40K의 팬들은 예외 없이 TOW에 최고 평점을 부여했다.

10점 만점 제 라면 10.0점을, 100점 만점 제라면 100점을.

그리고 워함마 IP를 좋아하지 않지만 FPS를 좋아하는 리뷰어들은 80~90점대의 평점을.

마지막으로 PTW의 기존 게임을 더 좋아하던 리뷰어들은 60~70점대의 낮은 평점을 주었다.

그것은 전투가 없는 오픈월드 RPG라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었던 TAW때보다 더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라고 할 수 있었다.

결국 전문가 리뷰로는 게임에 대한 유저 반응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상혁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기로 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게임샵 앞에서 줄을 서서 게임을 구매한 유저들이, 마침내 집에 가서 자신의 게임기에 게임을 넣고 플레이를 시작하기를.

그리고 게임의 기본적인 부분들과 감탄할만한 그래픽, 심장 떨리는 액션들을 보고 흥분된 기분으로 게시판에 유저 리뷰를 올리는 그 순간을.

상혁은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물론 게임을 키자마자 잔뜩 흥분해서 게임을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끝내주는 경험을 스포일러하는 유저들은 얼마든지 있었기에, 상혁은 조바심을 내지 않고 제대로 된 리뷰가 나올 때까지 버텼다.

첫인상이 아니라, 좀 더 게임을 즐기고 파악할 수 있는 긴 시간을 플레이한 유저의 리뷰가 올라오길 기대하면서.

그리고, 게임이 출시된 지 정확히 12시간이 조금 더 지난 새벽에, 컴퓨터 앞에서 앉아서 졸고 있던 상혁은 자신이 매크로를 걸어둔 RSS피드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깨어났다.

[PTW신작 FPS. TOW를 12시간 플레이 하고 느끼는 솔직한 감상(스크롤 주의)]

그것은 상혁이 그토록 기다리던, 유저의 솔직한 평가가 담겨있는 바로 그 리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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