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 마법의 성모
코넥트 개발팀의 이야기는 순식간에 회사 안에 퍼져나갔다.
맡겨진 일을 무시하고 직원이 임의로 게임을 수정했다는 이야기부터, 그게 도저히 팔릴만한 물건이 아니었음에도 상혁과 민준이 직원 전부를 승진시켰다는 이야기까지.
그것은 만화나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드라마틱한 이야기였기에, 회사 안에서 회자되는 것은 시간문제나 다름없었기에.
그리고 역시나 그 화제의 중심은, CEO자리를 쿨하게 넘겨주고 CCO의 자리로 갔으면서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회사의 간판, 이상혁이었다.
사실 CEO를 넘겨받긴 했지만 민준으로서는 현재 인수인계도 벅찬 상황이기도 했고, 딱히 CEO자리를 맡았다고 해서 민준에게 회사의 방향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의사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CEO가 바뀌었어도 PTW는 여전히 상혁을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민준은 그런 상혁의 뒤에서, 조용히 휘몰아치는 폭풍을 관망하며 지금 경영인 수업을 위해 미국에 가 있는 현주의 존재가 회사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었는지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오랜 친구인 이상혁이, 천하대 미래관이라는 건물을 거의 독점으로 빌려 쓰면서, 천하대 안에 어떤 시스템을 구축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장르의 게임을 만들려 시도하던, 즉각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도록 짜인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였다.
***
어느 대학교나 인기 학과가 있는가 하면 비인기 학과도 있다.
주로 그 기준엔 취업률이란 숫자가 중요한 역할을 끼치는데, 그런 이유로 현재 천하대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학과는 당연하게도 법과대학/의과대학/IT계열학과라고 할 수 있었다.
특히 콘솔을 만들지 않는 게임회사치고는 이례적으로 전용기기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PTW의 존재가, 천하대에서 컴퓨터 공학이나 전기/기계/로봇 전공을 맡고 있는 학과의 인지도를 극단적으로 올려주고 있었다.
이미 PTW가 천하대에 끼치는 영향이, 학과 인지도의 상승을 제외하고도 없어서는 안 될 정도의 위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예를들어, 맵에 들어갈 오브젝트를 개발 중이던 개발자가 특정 기후에서 맵에 있을법한 식물에 대해 알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PTW에서는 단순히 전화 한통만으로도 해당 업계에서 권위를 가지고 있는 교수들의 조언을 바로 받아낼 수 있었다.
만약 그 사안이 해당 교수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라면, 외국에 있는 학회의 아는 교수를 연결해서라도 필요한 정보를 구해다준다.
물론 그 조건으로 온갖 비인기 학과의 교수들에게 연구비를 무지막지하게 상납하고 있긴 했지만.
대신 그것을 대가로 상혁이 구축한 네트워크는 생물학, 국내사, 세계사, 기계공학, 컴퓨터공학, 경제학, 물리학, 의학 등 천하대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학과에서 게임에 관련된 정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거대한 정보망이라 할 수 있었다.
건물 파괴 모형을 만들고 싶은데 복잡한 물리공식을 어찌 짜야할지 모른다?
수학과나 물리학과 교수를 부른다.
거대한 구조물을 디자인하는데 어떤 형태로 디자인해야 할지 모른다?
전화 한통만 하면 천하대 토목과 교수가 교량 디자인의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알려줄 것이다.
주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100%이상으로 짜내는 상혁의 능력이 그런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만들었고, 그것은 실제로 게임 제작에 매우 도움이 되고 있었다.
작업자가 할 수 있는 삽질이 매우 줄어드니까.
‘대신 돈은 진짜 오지게 들지만.’
꼴랑 변신 퀄리티 높게 뽑겠다고 2천억을 태우던 상혁이 구축한 시스템답게, 알게 모르게 천하대 교수들의 상당수가 상혁에게서 연구비를 타 가고 있었다.
특히 최근 연달아 신 발견을 발표하며 생물학계의 거두로 떠오르고 있는 정다훈 박사의 경우도 상혁의 지원으로 밥 먹듯이 아마존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고.
그리고 그 정다훈 박사는, 지금 상혁에게 붙잡혀 지금까지 받아먹었던 연구비 값을 톡톡히 토해내고 있었다.
다른 교수들과 마찬가지로 단체로 끌려와서, 조교들과 함께 ‘이세계 생물학’에 관련된 자료들을 만들고 있었으니까.
“대충 만들면 안 됩니다. 잘 아시죠?”
상혁이 손수 내린 커피를 돌리며 교수들에게 말하자, 모여 있던 교수들이 몸을 흠칫 떨었다.
처음 불려왔을 때 상혁이 했던 얼토당토않은 요구를 떠올리게 했기에.
“완전히 실존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가상의 세계를 구현할겁니다. 지역에 따른 기후 및 토질, 그에 맞는 생물의 형태와 특성까지. 진짜로 실재하는 세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게 설정작업에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상혁은 ‘이세계 의사 시뮬레이터’의 핵심이 살아있는 세계라고 판단했다.
자신에게 목숨을 구해달라고 애원하는 등장인물들이, 단순히 텍스쳐가 씌워진 3D모델링이 아니라,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주민의 느낌으로 유저에게 전달되는 것.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식탁의 메뉴가 바뀌고, 즐겁게 추수절을 맞이하고, 농사를 짓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사람처럼 느껴지도록.
그리고 그런 주민의 죽음이 세계에 끼치는 변화가 자연스럽게 반영 되는 것.
그것이 상혁이 생각하는 ‘이세계 에서의 삶’이었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현재 상혁에게 불려온 호텔 조리과 교수 차정혁과 생물학과 교수 정다훈은, ‘만일 익히면 푸딩 같은 느낌의 체액을 가진 무당벌레 비슷한 곤충을 조리하려면, 과연 어떤 조리법이 가장 잘 어울리는 가’에 대한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왜 하필 곤충으로 하자는 겁니까! 정교수 전공이 곤충 전문이라고 식재료를 다 곤충식으로 바꿀 생각입니까!?”
“아니 기왕 이세계가 배경이니까, 한눈에 보기에도 특이해 보이는 식재료가 시선을 끌게 분명하지 않겠소?”
“비주얼이 그렇잖아요. 비주얼이!”
“아니, 벌레가 어때서, 지금 미스 곤충 콘테스트 우승 후보 달무리 무당벌레가 징그럽다는 것이오!?”
“젠장! 말이 안 통하네!”
그렇게 상혁의 지휘 아래 주인공이 살아갈 이세계의 구체적인 설정이 잡혀가는 동안, 지수는 PTW소속이 된 봉춘과 남길, 마크를 데리고 구체적인 게임의 수정 방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기술적 도움을 주기 위해 회의에 참석한 민준과 다른 엔지니어들과 함께.
그리고 그렇게 모인 인원들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문제는, 역시나 손목에 장착해야하는 브레이슬릿의 가격과 무게 문제였다.
“하긴, 이 시대에는 이정도가 정상이긴 하죠.”
애당초 그 브레이슬릿의 기능은, 촬영한 적외선 정보를 무선으로 수신기에 송출하는 기능과, 설정된 값을 받아서 LED로 정해진 색의 빛을 내는 기능밖에 없었다.
안에서 연산을 수행할 정도의 배터리 성능이나 연산 성능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이, 2007년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려웠기에.
그래서 팔찌에서 발신된 무선 신호로 정보를 받은 별도의 연산 장치가 손가락의 형태를 예측하여 메인 연산 장치인 코넥트로 전송하는데, 이 기기의 크기가 꽤나 크고 발열이 심했기에 민준은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었다.
“이거, 적외선 카메라의 목적이 손등의 변화를 감지해서 손가락의 위치를 추정하기 위한 거였죠?”
민준이 묻자 기술 담당인 남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실제로 인식되는 정보를 시각화 하면 이런 식이 됩니다. 그 외에도 나머지 3개의 카메라가 각각의 위치에서 손가락을 추적하죠.”
그가 보여주는 모니터에는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손의 체온 정보가 그려져 있었다.
민준은 그 모습을 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좋은 아이디어이긴 합니다만 비효율적인 것도 사실이네요. 손가락의 움직임만을 추적하고 싶다면 트래킹 글러브(tracking gloves)가 더 용도에 맞을 것 같은데.”
“그건 흠···. 좀 마법사스러운 느낌이 덜 들지 않을까 해서···.”
그러자 지수가 손을 들어 의견을 말했다.
“팔찌에 있는 문양에서 빛이 나잖아요. 장갑에도 같은 기믹을 적용하면 어떨까요? 문신처럼 장갑에 새겨진 문양이 빛나게 하는 거죠.”
“오,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그럼 그쪽으로 한번 설계를 잡아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카메라가 인식하는 것보다는 물리적인 인식이 가능할 것 같으니, 개발비도 조금 절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구체적으로 손가락의 모양을 특정할 수 있다면, 연산 장치도 필요 없겠죠. 바로 코넥트로 데이터를 쏘면 될 테니까요. 물론 지금 여러분이 도전한 기술이 더 상위 기술이긴 하지만, 일단은 좀 더 효용성에 초점을 맞춰봅시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상혁에게 부탁받은 부분의 논의도 필요합니다. 지수야?”
민준이 지수를 바라보자 지수가 나섰다.
애당초 이 모든 마법 이론의 근원을 설계한 설계자가 지수였기에, 연구실 직원들은 지수의 어린 외모에도 불구하고 반짝이는 눈으로 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The holy mother of magic···(모든 마법의 성모여···.)’
물론 아직 21살밖에 되지 않은 지수가 들으면 펄쩍 뛰며 화낼법한 칭호였지만, 누구도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았기에 지수는 평소의 귀여운 말투로 설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우선 마법 체계는 저도 전부 검토해봤습니다. 잘 만드셨더라고요. 원래 그런 식으로 굴러가면 안 되는 주문들이 몇 개 있긴 하지만, 그건 고치면 되는 문제고. 지금 중요한 건 이게 단순히 대전 기능만을 갖추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라고 상혁오빠가 말해주었습니다.”
“대전이 목적인데, 그러면 안 되는 걸까요?”
“흠···. 당연히 이게 대전 게임임을 인지하고, 이 게임을 그 목적으로 개발하신 여러분들께는 그게 당연하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다르죠.이 게임은 게이머에게 마법을 가르치는 스승이자, 선배이고, 대적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스토리 라인’이 필요하다는 거죠···.라고 상혁 오빠가 말했습니다.”
“이해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가장 각 계파의 마법이론을 잘 이해하고 있는 상아탑의 탑주분들을 중심으로, 처음 마법을 배우는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이 이론을 가르칠지, 어떤 식으로 점점 유저를 성장하게 만들지에 대한 로드맵이 필요해요. 이건 제가 하는 말입니다. 엣헴!”
“오오! 맞는 말이십니다! 그럼 제가 앞으로 저희 학파를 배우려는 게이머들의 스승이 되는 건가요?”
“말하자면 그렇죠.”
그렇게 말한 지수가 봉춘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저에게 자탑의 신비마법이 어떤 식으로 구현되는 것인지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0계위 위자드. 자탑주 멀린 씨.”
뒤통수에서 다른 직원들의 엄청난 질투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봉춘에게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눈앞의 귀여운 제자후보가,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마법 이론을 가르쳐달라고 하고 있었으니까.
그는 지금 이 순간, 더 이상 PTW의 개발 3팀 직원 박봉춘이 아니었다.
신비 마법의 위대한 길을 개척하는 10계위 위자드. 멀린 이었을 뿐.
-딸깍-
옆에서 민준이 미리 준비한 녹음기의 스위치를 누르는 소리를 들으며, 멀린은 깊이 심호흡했다.
이 마법 체계를 설계한 장본인, 위대한 마법의 어머니에게 자신이 개척한 마법이 어떤 식으로 구동되는 것인지 설명하기 위해서.
그렇게 입을 연 봉춘의 목소리에는, 마치 늙은 은거 기인이 말하는 듯한 무게감이 잔뜩 깔려 있었다.
“신비 마법의 역사는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자각한 역사에서부터 시작한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오감을 사용해서 세계를 인지하고 그것을 판단하지. 어린 시절 옷장 속에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이 있다고 믿었던 것처럼. 그 세계의 문은 네가 어른이 되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야. 없다고 믿는 것이지. 네가 있다고 믿던 순간 그것은 존재했고 네가 없다고 잊는 순간 그것은 사라진다. 그것이 신비 마법의 본질이다.”
이미 손목에 찬 브레이슬릿을 기동시킨 봉춘이 손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기수식을 취하자, 그의 뒤쪽에 있는 거대 모니터에 있는 멀린의 손에 신비로운 보라색 불꽃이 맺혔다.
화면속의 멀린은 손에 불꽃을 두른 채로, 왼손은 하늘로, 오른손은 바닥으로 향하고 있었다.
“인간의 왼쪽 눈은 허상을 보고, 오른쪽 눈은 현실을 본다고 하지. 우리 신비학파에서는 왼손 검지를 시야의 정면, 마방진에서 현실을 상징하는 금(金)의 위치에 둠으로써 상상을 현실로 끄집어내고, 오른손으로 현실을 잡아 짓누른다. 인간이 믿음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 온갖 환상의 구현. 그것이 다른 계파에서는 구현하지 못하는 다재다능(多才多能)의 극의를 추구하는 우리 신비학파의 목적이자 이상향이다.”
“오오오오오!!! 스승니이이임!!!”
아닌 게 아니라, 뒤쪽에 멀린 캐릭터를 두고 그렇게 말하는 봉춘의 모습은 정말로 대마법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앞에서 보고 있던 지수가 잔뜩 흥분해서 자신도 모르게 소리 지를 정도로.
그리고 그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던 남길과 마크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질투심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었다.
‘우리 계파도 멋진데!!!’
특이하게도, 신비 계열 학파 마법 중에는 아예 데미지는 커녕 방어 능력조차 없는 마법이 몇 개 존재하고 있었다.
수인(手印)을 맺으며 팔을 뻗으면, 주변에 보라색 나비가 꽃잎처럼 휘날리는 마법이나, 반투명한 자색의 마나지룡 한 마리가 팔을 휘감아 돈다던가.
정말로, 멋진 거 빼고는 하나도 쓸모없는 기술.
그러나 다른 탑주들이 비웃던 그 기술이, 지금은 마법에 대해 설명하는 봉춘에게 엄청난 ‘멋스러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봉춘이 말을 할 때마다, 화면 뒤쪽에 있는 멀린의 몸에서 온갖 마법이 피어오르고 있었기에.
그것은 보는 사람을 미치도록 홀리게 하는 광경이었다.
‘우리 계파도 보여주기 용 마법 좀 만들어둘걸···.’
동료들의 질투어린 시선을 보며, 봉춘은 작게 미소 지었다.
자신도 자신이 만든 마법이 이렇게 쓰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보아라! 그리고 꿇어라! 이것이 너희와 나의 눈높이다!’
양 팔을 쫙 버리는 멀린의 주변에 화려한 보라색 마법진이 전개되는 모습을 보면서, 남길과 마크는 미친 듯이 자신도 저 자리에 서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였다.
그러나, 사실 그들이 질투할 필요는 없었다. 지수는 오늘, 아직 비행기 표를 받고 한국으로 오고 있는 나머지 5탑주를 제외한 전원의 마법 시연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들을 생각이었으니까.
잠시 후면 백탑주인 남길과 청탑주인 마크도 지수의 앞에서 온갖 폼을 잡으며 마법 강연을 하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민준은, 잔뜩 흥분한 상태로 지수의 앞에서 이 마법 저 마법을 시전 하는 봉춘을 보면서, 남들에게 들리지 않는 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이거 튜토리얼 대본은 아예 안 써도 되겠네.”
새삼스럽게 뭔가에 빠진 오타쿠의 집요함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깨달으면서, 민준이 미소 지었다.
마치 제자에게 무술을 가르치는 듯한 은거 고수처럼 움직이는 마크의 캐릭터를 보면서, 열심히 팔을 움직여 동작을 배워나갈 유저의 모습이 상상되었기 때문에.
단지 그것만으로도, 옆에서 누가 하고 있으면 뺏어서 하고 싶을 정도의 대중성이 확보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이것을 계산하고 상혁이 지수에게 그 부분을 보강하라고 한 거겠지.’
상혁이 굳이 워함마 IP게임의 개발 시작을 잠시 늦추고 지수를 ‘마법사 대전’의 개발에 투입한 이유가, 민준의 눈앞에서 매우 알기 쉬운 형태로 보여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민준의 머릿속에는 이 게임이 완성되었을 때 자신이 생각하던 것보다는 훨씬 메이저한 게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쩌면 화려한 배틀보다도, 수련과정이 더 재미있는 게임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민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수가 마법 수련의 튜토리얼 제작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자신에게도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상혁에게 넘겨받은 CEO의 자리에 앉은 자로써, 이제부터 마땅히 자신이 맡아야할 업무였다.
기술에 대한 기초 개발이 얼추 마무리된 ‘코넥트’의 양산에 대한 협의.
대기업 ‘MS’와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구체적인 양산 계획과 발매 일정을 잡는 것이, 지금 PTW의 CEO가 해야 할 가장 큰 업무라 할 수 있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