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 컨테스트의 결과
“히게루 씨라면, ‘그’ 미야모토 히게루 씨?”
“민준 씨가 말하는 ‘그’ 히게루 씨가 뫄리오와 링크의 전설의 아버지인 히게루 씨를 말하는 거라면 그 히게루 씨가 맞아요.”
민준의 머리는 복잡하게 굴러갔다.
산업스파이? 그건 아닐 것이다. 굳이 그런 이유라면 콘테스트 정보만 받아서 빠지지 굳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해가며 경쟁사에 이득이 되는 일을 할 이유가 없다.
‘포수 회귀’나 ‘워크 패스트’의 핵심 코드엔 암호화가 걸려있어 자신 외에는 소스코드를 보는 것도 불가능하고.
단순히 업무 노하우를 훔치러 왔다고 보기도 힘들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만큼 히게루의 능력은 대단했으니까.
민준은 굳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개발팀에 있는 사람이, 부상하고 있는 신생개발사에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GOS의 성공으로 일부 열성팬들이 상혁의 이름을 세계 10대 개발자에 올려야한다고 주장하면, 게시판에서 전쟁이 벌어지지만, 히게루의 이름을 3대 개발자 안에 넣는다고 했을 땐 누구도 고개를 젓지 않을 테니까.
그만큼 게임 제작판에서의 히게루의 이름이 가지는 힘은 강력했다.
‘그런데 그런 히게루에게, 제자가 있었나?’
고민에 빠진 민준의 얼굴을 본 카렌은 민준이 더 고민하지 않도록 자신이 PTW에 입사한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딱히 뭔가 이 회사에서 노하우를 빼내려는 의도로 들어온 건 아니에요. 제가 넌텐도를 퇴사하고 여기 온건,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니까요.”
“호기심?”
“예. 호기심. 대체 어떤 정신 나간 회사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포수 회귀’나 ‘GOS’같은 게임을 만들 수 있나 궁금해서요.”
그렇게 말한 카렌은 민준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마디를 덧붙였다.
“필요하면 업무상 비밀유지 서약을 거셔도 좋고, 3년간 동종업계 취업금지 조건을 거셔도 좋습니다. 원하신다면 바로 퇴사하죠.”
“그 모든 걸 걸고 들어온 것 치고는 엄청나게 간단하게 퇴사를 언급하시네요?”
민준의 말에 카렌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솔직히 좀 실망해서요. 딱히 PTW라는 회사에서 대단하게 생각할 만한 부분은 없네요. 물론 어프렌티스-파다완-마스터로 이어지는 직급체계나 파다완부터 주4일제 적용이 되는 시스템은 흥미로웠지만, 그 외에는 그냥 여기도 게임회사구나 라는 느낌이었어요. 이번에 상혁 씨 기획을 보면서 확신했고요.”
그렇게 말하며, 카렌은 민준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을 말했으니, 나머지는 민준이 결정하라는 눈빛이었다.
민준은 그런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면서, 살짝 자존심이 상하는 감정을 느꼈다.
비록 CEO는 상혁일지 몰라도, 민준 역시 PTW를 ‘자신의 회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후. 좋아요. 하지만 일단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상, 지금 참여한 프로젝트는 제대로 마무리 하도록 하세요.”
“안 자르세요?”
“뭐 딱히 전 직장을 정식으로 퇴사하고 입사한건 데 그걸 가지고 뭐라 할 순 없죠. 대신 PTW내부 정보가 외부로 새면 그때는 조치를 취하겠지만, 미야모토 씨는 딱히 그럴 의도는 없을 것 같으니 이번 건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 조치를 취하던가 하는 걸로.”
“감사합니다.”
잠깐이지만 민준과 함께 하면서 민준의 성격을 파악한 카렌은 민준의 대응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상혁의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뭐랄까, 이전의 게임은 확실하게 유저가 생각도 못한 부분을 찔러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어요. ‘너희들이 해보지는 못했겠지만, 이런 게임은 어때?’하고, 게임이 유저에게 말을 거는 기분이랄까? 물론 매니악한 부분도 있고 취향타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확실히 그 부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그 게임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매력이 있었죠.”
“지금은 그게 없다?”
“언중간한 것 같아요.”
“미야모토 씨는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개발자가 순수하게 게임만 바라볼 수 없을 때, 그런 게임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네요.”
민준은 카렌이 완전히 헛짚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녀의 오해를 정정해 주었다.
“우선, 본인의 프로젝트에 문제가 있다는 건 상혁이 본인도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콘테스트 우승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런던으로 가 있는 거고요.”
“알고 있다고요?”
“예. 상혁이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해결법도 찾았고요.”
“그럼 결국 지금 올라온 FPS기획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어 발매되겠네요?”
“아마도 그렇겠죠.”
민준은 마치 ‘다행이다’라는 듯한 표정을 짓는 그녀를 보며, 흥미를 느꼈다.
“경쟁사가 좋은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는데 그런 표정을 지으시네요?”
“전 지금 PTW직원이니까요. 그리고 게이머로써는, 좋은 게임이 늘어나면 기쁜 일이죠.”
‘얘도 좀 상혁이 같은 똘끼가···.’
속으로 생각을 삼키며, 민준이 입을 열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카렌 씨의 말은 일리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해결법을 찾긴 했지만, 상혁이가 평소에 하는 기획 방식하고는 순서가 반대였으니, 아마 결핍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으면 프로젝트는 엎어야했겠죠.”
“결핍이요?”
“세상 어디의 누군가가 부족하고 간절하게 원하고 있는 것.”
민준의 말을 들은 그녀가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리더니, 뭔가 시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PTW게임이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지나 궁금했는데, 결핍이 핵심이었군요?”
“아, 노하우가 유출된 건가?”
민준이 웃으며 말하자 카렌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솔직히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은 안 드네요. 그래도 퍼즐이 풀린 기분은 들어요. 이전엔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려고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기준으로는 범위가 너무 넓으니까요. 그 안에서도 왜 그런 게임들만 만들었는지 그게 궁금했는데, 오늘 답을 찾은 기분이네요.”
“그럼 다시 넌텐도로 가실겁니까?”
“다시 말하지만.”
그녀가 웃었다.
“전 지금 PTW직원입니다. 믿음이 너무 없으시네요.”
“미야모토 히게루의 이름은 그만큼 개발자에게는 압박이 되는 이름이니까요.”
“괜찮아요. 적어도 스승님은 상혁 씨 같은 로직으로 게임을 만드시는 분이 아니시니까.”
“그럼 질문 하나 하죠. 저는 결핍이라는 기준을 통해서 이 프로젝트를 선택했습니다. 카렌 씨는 어떤 기준으로 이 프로젝트를 골랐죠?”
민준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카렌이 답했다.
“저도 비슷할 겁니다. 정확히 단어로 표현할 순 없었지만, 이전까지 PTW가 추구하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 이 프로젝트에서 느껴졌으니까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 느낌의 정체가 결핍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골랐다? 경쟁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데? 히게루 씨 제자라는 포지션에 지금 미야모토 씨 실력이면 본인 만들고 싶은 프로젝트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텐데도?”
민준의 질문에 카렌이 미소 지으며 답했다.
“저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게임 제작자가 된 게 아니에요.”
거짓하나 없이, 순수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저 역시 PTW의 다른 팬들처럼, 좀 더 반짝이는 게임들이 세상에 넘쳐나기를 바라는 게이머일 뿐이니까.”
***
“거 참 좀 더 팍팍 푸시죠.”
민준이 카렌과 프로젝트를 수정하던 그 시각, 런던에 도착한 상혁은 GW의 담당자와 한참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로얄티 문제가 아니라, 허용하는 라이센스의 범위에 대해서.
그리고 그 장소엔, 원래 워함마 40K의 게임판 라이센스를 독점으로 가지고 있는 THQ의 담당자도 함께 참석하고 있었다.
담당자를 곤란하게 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기존 독점 권한을 푸는 것에 대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건 상혁이 이미 THQ담당자를 구워삶아서 해결했기 때문에.
지금 담당자를 괴롭히고 있는 문제는, 상혁이 원작의 스토리 진행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발매 이후로 무려 20년째 지지부진하게 스토리 진행이 되고 있는 원작의 스토리 라인을, 보드게임이 아닌 PC게임에서 정사로 풀어달라는 요구.
그것은 아무리 돈을 많이 주더라도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상혁은, 회귀전 지식을 통해서 어차피 이놈들이 나중에 스토리 진행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조금 당겨서 자기가 쓰려고 하는 것뿐이었다.
“아니, 로밧트 킬리먼을 부활시키는 게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어차피 완전히 죽은 것도 아니고, 식물인간 상태잖아요. 깨우면 되는데!”
“아니, 그건 저희의 종결 떡밥으로써 그렇게 쉽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이···.”
“말 나온 김에 카다안 게이트도 확 부숴버리고 우주도 반으로 쪼개버리죠!”
“제정신입니까?”
‘아니, 내가 안 해도 너희가 나중에 그렇게 한다니까?’
상혁은 목구멍까지 치솟아 오르는 말을 필사적으로 집어삼키며, 열심히 설득에 임했다.
그리고 그런 상혁의 옆에서, GW의 시나리오라이터들은 열심히 상혁의 설명을 받아 적고 있었다.
매우 파격적인 변화이긴 했지만, 흥미 있는 전개라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에.
‘만약에, 만약에 스토리 진행을 한다면 저 것도 괜찮네요. 킬리먼이 돌아오고, 새 우주 해병을 만들고, 카다안 게이트가 무너지면서 은하계가 반으로 쪼개지고···..’
시나리오라이터 중 한명이 작게 속삭이자 나머지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며, GW의 담당자는 고개를 흔들었다.
“저희는 보드게임이 기반이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도 그것을 기반으로 합니다. 타 매체에서 멋대로 정사 스토리를 진행하는 건 용납할 수 없습니다. THQ에서도 그래서 정사 챕터 대신 피의 까마귀라는 별도 챕터를 써서 스토리 진행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정도로 만족하시는 건 어떨까요?”
“그럼 앵그리 마린 써도 될까요?”
“아니 그렇다고 그런 밈 전용 개그 팩션은 조금···.”
옆에서 회의에 참석한 하린은, 상혁이 구해준 통역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꿈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의 라이센스 협의를 위해 회의를 하는 모습은, 하린같은 오타쿠에겐 덕업일치 그 자체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에.
그러나 양측에서 물러서지 않는 이상, 회의는 끝날 것 같은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마치 티라니드와 옼크의 대 결투가 벌어지는 옥타니우스 섹터의 대 전쟁처럼.
아마도 누가 이기든 그 결과가 세상을 바꿀 것 같은, 그런 느낌의 회의였다.
***
“1등, 할 수 있을까요?”
작업실에서 불안한 표정으로 투표 현황을 바라보던 성찬이 민준을 보며 묻자, 민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까봐야 알겠지. 투표 기간 중에는, 넣었던 표의 이동도 가능하니까.”
이미 상혁의 프로젝트가 과반수 이상의 표를 먹은 상태였기에, 1등은 확정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오직 상혁의 프로젝트에서 표가 빠져서, 성찬의 프로젝트로 이동하는 것만이 1등을 노릴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카렌은 그런 상황이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다는 듯, 조용히 홍차를 홀짝이며 성찬에게 말했다.
“이길 거예요.”
“이미 저쪽이 과반수인데도?”
“우리 쪽 게임이 더 매력적이니까. 저쪽은 아직 대표님이 런던에서도 돌아오지 못했고. 이쪽은 민준 씨가 합류하고 나서 스케일도 커지도 시스템도 더 탄탄해졌으니까.”
“하아···.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수술 파트를 끝까지 고치지 못한 게 컸어···. 그 부분만 제대로 만들었으면 1위는 확정이었을 텐데.”
“괜찮아요.”
성찬의 불안한 말투에도 카렌은 여전히 여유가 넘치는 목소리였다.
성찬은 그런 카렌을 보며 갑갑하다는 듯이 물었다.
“카렌 씨는 왜 그렇게 확신에 차 있어? 우리 쪽보다 저쪽이 완성도가 더 높은데?”
“게임은 완성도가 전부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카렌이 입을 다물자 민준이 성찬을 보며 말했다.
왠지 카렌이 하려는 말이, 짐작이 갔기 때문에.
“나머지 매력이 단점을 씹어 먹을 정도니까.”
그렇게 말하는 민준을 보는 카렌의 입에는, 어느새 작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제 콘테스트 투표 종료까지는 단 이틀.
이미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 프로젝트의 팀장들은 자신의 프로젝트를 내려버렸기 때문에, 콘테스트는 양강 구도로 전개되고 있었다.
30표 정도의 표차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완성이 되지 않았음에도 ‘완성도’의 압도적 우위를 강조하는 하린의 기획과, ‘되고 싶은 것’의 매력을 강조하려는 성찬의 기획.
두 팀의 기획이 맞붙은 PTW 의 2차 콘테스트의 결과는···.
“오빠가 졌네요.”
회의를 마무리 하고 공항으로 돌아온 상혁에게, 공항으로 마중을 나왔던 서연이 투표결과를 내밀었다.
총 투표수 308표.
하린의 프로젝트인 ‘차세대 FPS기획’이 153표.
성찬의 프로젝트인 ‘이세계 의사 시뮬레이터’가 155표.
단 두 표 차이로 1등을 놓친 상혁은, 자신이 졌음에도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결과지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부탁한대로, 민준이 제대로 일을 처리했다는 사실이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콘테스트에서 투표자는 자신이 그 게임을 선택한 이유를 기재해야 하기 때문에, 투표 게시판을 보면 왜 그 프로젝트를 선택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상혁을 눌러버린 성찬의 프로젝트에 투표한 직원들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었다.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그 부분은 충분히 PTW의 역량으로 고칠 수 있을 것.]
[어째서 지금까지 이런 게임이 없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기획]
[이게 PTW스러운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술 시뮬레이터 파트는 좀 유치하지만, 대표님이 고치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천재시니까.]
[완성도가 떨어져도 이 정도인데 우리 회사의 역량으로 완성도를 올리면 얼마나 감동적일지 기대된다.아마도 펑펑 울지 않을까.]
완성도가 떨어져도, 충분히 회사가 수정할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지금까지 남들이 안 만들려고 하던 게임을 완벽하게 만들어 냈던 회사에 대한 믿음이, 투표 게시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좋아. 아주 좋네.”
상혁이 웃으며 말하자 서연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투로 물었다.
“오빠는 이게 괜찮아요? 졌는데?”
“어? 괜찮아. 오히려 이게 좋아. 저쪽 프로젝트도 확실히 재미있어 보이니까. 민준이가 일을 잘 해줬네. 그리고 진건 아냐. 결과적으로 게임은, 콘테스트가 아니라 출시한 결과물이 중요한 거니까. 그쵸? 하린 씨?”
그러자 상혁의 뒤에 따라오고 있던 하린이 활짝 웃으며 답했다.
“그렇죠.”
서연은 그런 하린의 태도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 같이 만든 프로젝트가 다른 프로젝트에 졌는데, 왜 저렇게 기뻐 보이는지.
“하린 씨도 졌는데 기분 나쁘지 않아요?”
“어? 뭐, 대표님 말대로, 게임은 출시해봐야 아는 거니까요. 그리고 이번에 런던에서 확실하게 얻어낸 것도 있고.”
“맞다, 런던. 오빠는 갑자기 런던은 왜 간 거예요? 투표 밀릴 것 같아서 수정하려고 해도 하린 씨도 오빠도 없어서 아무것도 못했는데?”
“왜긴.”
상혁이 웃으며 말했다.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은,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한 것이니까.
“갓겜 만들러 갔지.”
그렇게 말하는 상혁의 손에는, GW에서 강제로 강탈한 워함마 굿즈가 가득 들어있는 캐리어가 들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