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미싱 피스(Missing Piece)
카렌은 약 일주일 전 상혁과의 면접을 통해 PTW에 입사한 신입 직원이었다.
세계적인 개발자, 미야모토 히게루의 밑에서 일하던 사실을 숨긴 채로.
합격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녀의 스펙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상혁이 보고 바로 면접을 진행할 정도로, 그녀의 포트폴리오는 매우 잘 꾸며져 있었다.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코딩이 아닌데? 실력만 보면 민솔보다 잘하겠어.”
“너랑 비교하면 어떤데?”
상혁의 질문에 카렌이 제출한 소스코드를 보던 민준이 답했다.
“회귀 전 나는, 저 나이에 10살 더해야 저 정도 했었지.”
“엄청난 고평가네.”
회귀전 군대에서 2년을 보낸 것을 감안하더라도, 민준이 저렇게 말하는 것은 프로그래머로써 매우 수준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였다.
“그림도 잘 그리네요. 센스가 있어요. 아니, 타고난 감각인가?”
서연은 그녀의 그림을 보며 감탄했다.
“기획서도 잘 쓰네. 어디서 배운지는 몰라도, 제대로 배웠어. 쓸데없는 내용도 없고, 필요한 내용도 알차고. 솔직히 저 정도 재능이면 1인 개발해도 히트작 만들 수 있는 능력으로 보이는데?”
그녀를 잡고 싶은 마음에, 상혁은 면접 자리에서 그녀에게 마스터 직원 급 대우와 연봉 3억의 PTW내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조건을 내밀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상혁의 제안을 거절하고 어프렌티스 등급의 신입으로 입사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 회사가 자신과 맞는지, 바닥에서 보면서 판단하고 싶다며.
그것은 상혁에게 자신감 넘치는 도발로 들렸기에, 상혁은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PTW에 취업한 카렌은 딱히 PTW 게임의 소스코드를 보고 싶다던가, 업무 노하우를 알아보기 위해서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자신을 신경 쓰이게 만든 게임의 개발팀이, 어떤 분위기에서 게임을 만드는지 그것을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확실히 관리는 잘 되어 있네.’
자신이 다니던 넌텐도보다 수평적인 개발 조직. 자발적으로 업무 시간을 조절하는 직원들.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회사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한 사내 분위기.
그 안에서, 그녀는 마침 타이밍 좋게 맞아 떨어진 콘테스트 기간의 자료를 열람할 수 있었고, 가장 신경 쓰이던 상혁의 기획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상혁의 기획을 열어본 그녀의 감상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실망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것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주변 인물 중에 오직 그녀 한명 뿐인 것 같았다.
“어? 이게 별로라고요? 진짜 재미있어 보이는데? 카렌씨, 게임 잘 모르는 거 아니에요?”
“이론상으로는 재미있는 게임이죠. 실제로 나와도 재미있을 거고요.”
옆자리 직원이 묻는 말에 카렌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탱커와 지원, 딜러로 이루어진 병과별 특성.
RPG와 TPS를 조합한 게임 시스템.
미래와 현대가 적절히 조합된 근현대적 비주얼.
‘이론상 완벽한 게임’에 상혁의 ‘기획 노하우’가 더해져 기획서만 봐도 재미있어 보이는 게임 설계가 완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카렌이 느끼는 위화감은, 일찍이 서연이나 지수도 느끼고 있었지만 명확하게 정의하는 데는 실패했던 바로 그 위화감이었다.
‘이건 그냥 잘 만든 게임이지 PTW의 게임이 아니야.’
확신에 찬 표정으로 작게 중얼거린 그녀가 마우스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자신이 알고 있는 기획자 이상혁이, 원래대로라면 어떤 기획을 골랐을 지를 생각하면서, 콘테스트에 제출된 프로젝트 리스트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원래의 당신이라면 이걸 골랐어야 했어.’라고 말할만한 프로젝트를 찾아, 상혁에게 내밀기 위해서.
그렇게 신입 직원에게 저격을 당할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상혁은, 콘테스트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자신이 아는 기획 노하우와 기술 전체를 동원해, 세상을 압도할 만한 게임을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그러니까,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는 분리해서 가자.”
지수가 짜 온 스토리는 괜찮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지만, 상혁은 그것을 FPS장르로 표현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야기의 내러티브(narrative)자체가, FPS에서 사용하는 전달 체계와는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FPS의 서사 전달 방식은 단순하다. 이야기가 진행되고, 전투가 벌어지며, 신나게 총을 쏜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가 이어지는 식.
중간에 문을 연다던가, 스위치를 동작하는 등의 간단한 액션이 들어가긴 하지만, FPS장르에서 고대 유적의 문을 열기 위해 장애물을 넘어 다니며 복잡한 퍼즐을 풀지는 않는다.
그건 액션 어드벤처의 내러티브니까.
그러니까 상혁의 고민은, ‘타이탄 낙하’같은 형태의 스토리를 원했는데, 지수가 ‘라스트 오버 어스’형태의 싱글플레이 스토리를 짜 온데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상혁은, 자신을 고민하게 만드는 그 문제를 두고, 조금은 과감하게 보일 수 있는 결정을 내렸다.
‘싱글은 RPG에 중점을 두고, 멀티는 FPS에 충실하게 잡아보자.’
굳이 멀티가 되는 FPS의 싱글플레이라고 해서, 싱글플레이가 추구하는 재미와 멀티플레이가 추구하는 재미가 같을 필요는 없다는 게 상혁의 생각이었다.
어차피 이 게임의 싱글플레이는, 멀티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고 해당 직업을 다루는 법을 숙달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매우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상혁은 이 게임의 싱글플레이를 통해서 유저가 단 두 가지에만 집중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내 직업이 무지막지하게 멋진 것 같아’, 그리고 ‘내 직업이 제일 중요한 역할인 것 같아’.
그래서 지수의 스토리를 받아 상혁이 작성한 싱글 플레이 기획은, 오직 그 두 가지 느낌을 전달하는데 최적화 된 형태를 하고 있었다.
***
비주얼로서 높은 완성도를 보인 서연의 컨셉아트와는 다르게, 상혁이 공개한 플레이 시나리오는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를 받았다.
‘재미 자체엔 문제가 없다.’ 라고 주장하는 직원들과, ‘이전까지의 PTW의 게임과 다르다.’라고 하는 직원들로.
그런 피드백은 상혁 역시 파악하고 있는 부분이었지만, 상혁으로써는 손쓸 도리가 없었다.
사실 상혁 본인도, 뭐가 문제인지 감각적으로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는 집어내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문제점 자체는 집어내고 있었지만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옳은 표현일지도 모른다.
적절한 시대 배경.
적절한 액션.
적절한 스토리.
적절한 시스템.
잘 만든 AAA급 게임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음에도 이전 게임과 왜 다른 느낌이 나는 것인지.
그것은 팀장인 하린도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었지만, 딱히 답을 내지는 못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민준아. 잠깐 시간 좀 내주라.”
상혁은 결국, 자신 외에 현 시대에서 가장 게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또 다른 회귀자, 민준을 불러 도움을 요청했다.
정석대로 잘 만들었음에도 왠지 이전과 다른 느낌이 나는 현재의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
그리고 상혁은, 민준과 단 둘이 있는 회의실에서, 솔직하게 자신이 자각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털어놓았다.
“결핍?”
“어. 결핍.”
상혁이 생각하는 문제는 그것이었다.
이전까지의 PTW게임은, 기본적으로 ‘결핍’에 근거한 기획을 기반으로 한다.
예를 들어 ‘익스트림 발리볼’은 초 저사양의 학교 컴퓨터실에서 친구들과 대전할만한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었고, ‘마리의 눈물’은 공주 키우기가 3편으로 가면서 버리고 간 부분들을 다른 요소들로 채워서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개발되었었다.
“나이츠 어셈블 같은 경우도 ‘발더스의 문’같은 게임들이 보여주는 CRPG에 대한 안티테제 같은 게임이었지.”
D&D시스템을 차용하면서도 ‘친구들과 모여 주사위를 굴리며 논다’라는 느낌을 배제한 기존 RPG들에 부족함을 느껴서 만들어진 기획이었다.
“출시는 안했지만 중2병 배틀러 같은 경우는 군 면제 건도 있었지만 메인은 ‘닥터 스트○인지’같은 마법 배틀을 모션인식으로 구현하고 싶어 했던 거고.”
“배틀로얄은 원작인 페○트의 설정을 제대로 구현한 게임이 없었으니 우리가 만들자! 라는 느낌이었지.”
“포수 회귀는 사무실에서 몰래 소설처럼 읽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던 게 목적이고.”
“GOS는 자꾸 예산이 줄어드는 용자 로봇물이 퀄리티의 극한을 찍으면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는지 보여주려던 의도였고.”
상혁이 과거에 만들었던 프로젝트의 기획의도를 하나하나씩 짚어나가자, 민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지.”
“그런데 이번엔 그 ‘부족함’이 안보여.”
“흠···. 어째서?”
“리얼한 현대전이라면 ‘모던 워○어’나 ‘배○필드’가 채워 줄 거고, SF라면 ‘타○탄 폴’도 나올 거고, ‘헤○로’나 ‘기○즈 오브 워’도 있잖아.”
“그렇지.”
“지금 기획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오버○치’캐릭터로 와우 영던을 도는 느낌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두 게임다 재미없는 게임은 아니지.”
“이전 기획이 결핍에 기반을 둔다면, 이번 건 재미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기획이다?”
“내 생각은 그래.”
“그래서 어쩔 생각인데?”
“지금 게임에 맞는 결핍만 찾아낼 수 있으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이 게임에 어떤 아이디어를 씌우는 순간, 게임이 마법처럼 하고 싶어 미칠 거 같은 게임이 되는 그런 컨셉. 그런 게 필요해.”
“그게 가능하냐?”
“난 가능할거라 믿어.”
상혁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게 안 되면, 이 기획은 X된 거니까.”
“그냥 평범하게 재미있는 수준으로는 만족 못한다 이거지?”
“어.”
민준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생각에도, 상혁이 생각하는 ‘그 무언가’는 허상의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난 포기하고 다른 프로젝트를 찾아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직원들도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고, 상혁이 넌 회사의 얼굴이야. 대표기도 하고. 기 있는 직원들은 대부분 우리 회사 게임이 가지는 특별함에 매력을 느껴서 들어온 직원들이지. 환상을 깨는 건, 좋지 못하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프로젝트를 변경해라?”
“난 그렇게 생각한다.”
상혁은 고개를 저었다.
“난 아냐.”
“어째서?”
“적어도 내가 처음 봤던 하린 의 프로젝트에는, 그 결핍이 어렴풋이나마 보이는 상태였어. 걸 다른 장르에서 가져온 재미로 덮어버리려고 한 건, 순수하게 내 판단미스지. 이걸 하린 씨 잘못처럼 내가 하차함으로써 뒤집어씌우는 결과가 되게 할 순 없어.”
“그 결과로, 회사 대표인 네가 콘테스트에서 패배하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러더라도.”
“결핍이라···.”
민준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쉽지 않을 텐데?
네가 원하는 게 그렇게 가져다 붙인 것만으로도 마법처럼 사람들이 원하는 게임이 되는 그런 존재라면 말이야. 적어도 나는 그게 무엇일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흠···. 너도 모르겠냐?”
“모르겠다.”
“그럼 내가 고민해봐야겠네.”
그렇게 말하며, 상혁은 쓴 웃음을 지었다.
“적어도 그게, 마스터 기획자로써 팀에서 내가 할 역할이니까.”
***
상혁과 마찬가지로, 하린 역시 상혁이 말한 문제에 대해 열심히 고민하고 있었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싶어 했는지 떠올려달라는 상혁의 부탁.
그것에 대해 최선을 다해 답을 찾아내기 위해서.
물론 지금도 팀장인 자신은 상혁이 잡은 기획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상혁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이 게임엔 ‘부족한 것이 부족하다’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면서.
“으아아아아!! 도저히 모르겠다아아!!!”
결국 답을 찾지 못한 그녀가 책상에 엎드리자, 그녀의 책상에 어지러이 놓여 있던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업무 관련 서류들과, 연필꽂이, 그리고 각종 피규어들.
피곤한 표정으로 그것들을 정리하던 그녀의 눈에, 하나의 작은 피규어가 들어왔다.
그녀가 좋아하던, 보드게임에 쓰이는 작은 파란색 피규어.
그것을 집어들며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사실 게임회사에 들어온 이유가, 이것 때문이기도 했으니까.
여성유저가 거의 없는 매니악한 보드 게임.
우주에 가득한 악마와 괴물들을 물리치는 희망 없는 세계의 이야기.
심지어 같이 할 사람도 구하기 힘들 정도로 매니악한 게임이기에 요즘은 거의 플레이 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래도 신규 확장팩이 나오면 빼놓지 않고 구매는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피규어를 보며, 상혁이 말했던 ‘결핍’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아니, 깨달았다고 생각했다.
상혁에게 말한다고 해서, 상혁이 이해해줄 수 있다고는 보장할 수 없으니까.
그래도 그녀는 달려 나갔다.
자신의 손에 들린 피규어를 보물처럼 가슴속에 꼭 쥐고서.
그리고 부실로 향하는 복도로 가기 위해 코너를 도는 순간, 그녀는 몸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뒤로 자빠졌다.
“꺄앗!”
“컥!”
자신과 충돌한 존재는, 부실에서 어슬렁거리며 걸어 나오던 상혁이었다.
“괜찮아요?”
상혁이 손을 내밀었지만 하린은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피규어부터 찾아해멨다.
그리고는 복도 구석에 떨어진 피규어를 집어 들고는, 벌떡 일어나 상혁에게 외쳤다.
“상혁 씨! 상혁 씨!”
“예. 엄청 흥분하셨네요. 혹시 다친 데는 없어요?”
“아? 예! 없습니다! 건강 그 자체입니다!”
“그래요? 그런데 어딜 그렇게 뛰어가고 계셨어요?”
“찾았어요! 상혁 씨가 찾아달라고 했던 ‘결핍’이요!”
“예?! 찾았어요? 하린 씨가?”
부탁은 했지만 그 어려운 문제를 하린이 풀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상혁은, 당황하며 반문했다.
그러자 하린은, 대답 대신 자신의 손에 있는 피규어를 상혁의 손에 건네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정답일지 아닐지는 저도 몰라요. 그래도 이게 제가 게임회사에 들어온 이유고, 콘테스트에 지원한 이유고, 제가 만들고 싶은 이유에요.”
상혁은 손바닥위에 올려져있는 피규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하린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입을 떡 하니 벌린 상혁의 손바닥 위에는, 1987년부터 이어져온 오래된 고전 게임.
SF장르의 살아있는 역사.
워함마40K의 시그니쳐 캐릭터, ‘우주 해병’의 파란색 피규어가 놓여있었다.
“좋네요.”
상혁은 그녀의 의도를 한 번에 알아차렸다.
그리고 이것이 자신이 그렇게 찾던 ‘결핍’이라는 미싱피스(Missing piece)라는 것도.
피규어를 손에 쥔 채로, 상혁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현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 선생님? 부탁드릴게 있어서요. 지금 당장 비행기 표 2개만 준비해주실래요?”
-비행기 표를? 어디로 가려고?-
“런던이요.”
-누구랑?-
“운영팀 이하린 씨.”
-응? 갑자기 뜬금없이 런던? 거긴 왜?-
당황하는 현주에게 상혁은 웃으며 말했다.
“잠시 영국에 있는 게임회사, 게임즈 워크숍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
콘테스트의 마감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영국에 가면, 어쩌면 콘테스트에서 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혁에게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중요한건 1위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좀 더 멋진 갓겜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적어도 상혁이 알고 있는 지식에 의하면, 지금 하린이 가져온 컨셉은 반쯤 치트나 다름없었다.
아마 자신이 아니라 다른 프로젝트에서 가져왔으면 욕이 나왔을 정도로.
SF팬에게 워함마40K는, 그게 아무리 똥 겜이라도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무적의 IP였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