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플래티넘 셀러
“5년 만에 뵙습니다.”
미소로 등장한 상혁이 무대 위에서 인사를 올리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렇게 E3에서 신작 ‘The Guardian Of Steel’로 인사드리게 돼서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럼 질문을 받기에 앞서, 공개된 영상 및 게임에 대한 간단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그렇게 상혁이 영어로 게임에 대한 소개를 시작하자, 부스 안에 모여 있던 관객들이 조용해졌다.
상혁은 그런 관객들의 시선을 받으며, 신작 게임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풀어가기 시작했다.
유창하지는 않지만 정확한 발음으로. 상혁이 영어로 말하는 내용은 각각 일본어/프랑스어/스페인어로 번역되어 동시에 3개의 모니터로 출력되었다.
“출시 플랫폼은 아직 발매 예정인 PS3이며, 소니와 협의 하에 런칭 타이틀로 출시 예정입니다.”
“현재 작업 공정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지휘관으로써, 전반적인 전투 상황을 컨트롤하고···.”
“유닛과 지휘관 사이의 유대감, 파일럿의 숙련도가 중요한···.”
길지 않은 느낌으로, 하지만 게임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을 잘 어필할 수 있도록 짜놓은 상혁의 PT가 끝나고, 상혁이 미소 지으며 기자들에게 물었다.
“질문 있으신 분?”
그와 동시에 거의 모든 기자가 손을 들었고 상혁이 그중에 한명을 지목해 마이크를 건네주었다.
“말씀하시죠.”
“감사합니다. ‘Computer Gamer’에서 나온 마이클 리라고 합니다. 혹시 오늘 배포하신 ‘이것’의 용도를 알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상혁이 이벤트로 배포한 정체불명의 기기에 대한 질문이었다.
장난감인지 통신기기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의 교묘한 경계에 있는 물건인데다 뭔가 영상 재생만을 위해 있는 물건치고는 버튼도 많고 무게도 무거웠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마이클이 던진 질문은, 다른 기자들도 모두 궁금해 하던 부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상혁은 그런 마이클의 질문에 미소 지으며 자신도 안주머니에서 ‘이상한 장치’를 하나 꺼냈다.
“이건.”
상혁이 말을 하자 상혁의 뒤편에 오늘 행사로 배포한 장치의 사진이 나타났다.
“일종의 전용 컨트롤러입니다. 터치스크린과 버튼, 음성 명령에 반응해서 게임 내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음성 명령이라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기자의 질문에 상혁이 미소 지었다.
“예를 들어 특정 위치에 유닛을 보낸다던가, 공격을 시킨다던가, 그런 종류에 속하는 대부분의 명령을 패드 조작이 아닌 음성으로 내릴 수 있습니다.”
“그건 게임이 유저의 말을 알아듣는 다는 의미인가요?”
“아직까지 그 정도 수준은 아닙니다. 아까 시연 때는 성우분이 직접 연기를 하셨지만, 실제 게임에는 유저가 어떤 커맨드를 입력하던 거기 맞는 음성 대사가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과 같은 명령을 하면, 그걸로 조작을 대체할 수 있죠. 어느 정도의 바리에이션을 포함해서요. 게임을 오래 하시다보면, 대충 어떤 대사가 나올지 익숙해지실 겁니다. 그걸 음성으로도 할 수 있다는 거죠.”
“음성 지원에는 전용 컨트롤러가 필요한가요?”
“아뇨. 헤드셋이나 이어폰에 달린 마이크도 연결 되어 있으면 지원합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일부 조작을 제외하고 패드 조작이 훨씬 편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럼 전용 컨트롤러를 제작하신 의미가 없지 않나요?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한눈에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제품을 만드신 이유가 뭐죠?”
“그편이 더 뽕 차니까.(Because that's fucking awesome.)”
상혁의 말에 관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뭔가 SF틱 해 보이는 조종기로 로봇에게 명령을 내리는 건 그게 불편하더라도 충분히 멋진 일입니다. 실제로 해보면 그 편이 더 즐겁죠.”
상혁의 말에 질문을 던졌던 기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이 멋진 컨트롤러로 오늘 보았던 게임을 하는 건 정말 즐거울 것 같았기 때문에.
상혁은 그 이후에도 발매일에 대한 질문이나 기존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행사를 종료했다.
그 중에는 기자들이 원하던 정보도 꽤 들어 있었다.
조만간 선수 엔트리 조정 기능이 ‘포수가 회귀를 숨김’ 게임에 추가 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현재 5년 가까이 서비스 중인 ‘나이츠 어셈블’도 신판 D&D룰 적용을 위해 라이센스 협상에 들어갔다는 정보도.
엄청난 충격을 주며 시작된 PTW의 E3행사는 그렇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정보를 함께 제공하며 마무리 되었다.
이후엔 4스테이지까지 플레이가 가능한 플레이 데모 체험이 제공되었는데, 20명이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줄이 너무 길어 부스 스태프는 물론 오늘 시연에 참여한 성우들까지 인력 통제를 도와야 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데모를 플레이한 기자들은 전부 마치 꿈이라도 꾼 듯한 표정으로 부스 밖으로 터덜터덜 걸어 나와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다른 관객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리차드 역시, 운 좋게 앞 순서로 부스에서 체험 플레이를 마치고는 부스 밖으로 나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후배와 만났다.
“어땠어요?”
후배도 시연 자체는 같이 봤기에 대충 어떤 게임인지는 알고 있겠지만, 리차드가 보기에 실제 게임 플레이는 그 시연 이벤트를 그저 ‘보여주기’처럼 보이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으로 재미있었다.
“너 순번 몇이냐?”
“못 받았어요. 오늘 일정상 플레이 인원이 제한된다고 해서요.”
“그래? 불쌍한 놈.”
“엥? 그렇게까지 말할 거 있어요? 이미 내용은 다 봤는데.”
“아냐. 이걸 못 해본다는 건 불쌍한 게 맞아. 아니, 생각해보니 불쌍한 건 나네.”
“선배는 왜요?”
“앞으로 저 게임이 나올 때까지, 미친 듯이 하고 싶어서 잠을 못잘 테니까.”
겨우 4스테이지뿐이었지만 게임이 주는 임팩트는 더없이 강력했다.
연구 페이즈에서 자신이 선택해 개발한 유닛이 다음 스테이지에 등장하고, 적들이 거기 맞춰서 변형된 기믹으로 등장하는 시스템이라던가, 혹은 올바른 판단을 통해 명령을 내릴 때마다 조금씩 변화하는 AI기체의 말투라던가.
“나오는 로봇은 ‘가○가이거’같은 용자로봇을 떠올리게 하는데, 게임 흐름은 ‘에반게리봉’에 가깝더군.”
“어떤 점이요?”
“예를 들면 지금 가진 어떤 수단으로도 방어를 뚫을 수 없는 적이 등장하면, 공격력을 일점에 모아서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해야해.”
“포제트론 라이플 같은 거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 에반게리봉에 나오던 그거. 이름도 디자인도 다르지만, 비슷한 게 저기도 나오더라고.”
“오···. 멋지겠다···.”
“실제로 멋져. 전투 개시시기를 잡고, 방어 유닛을 배치하고, 전투 상황을 보면서 공격 시기를 통제하고, 전력 공급 유닛이 파손되지 않게 지키는 그런 과정이 진짜로 로봇 기지를 지휘하는 지휘관처럼 느껴지게 만들어. 옆에서 볼 때 멋진 거랑, 그걸 내가 직접 조정하는 느낌은 차원이 다르더라고.”
“그럼 지금까지 해본 분량으로 점수를 매기신다면 몇 점정도 되요?”
“점수?”
후배의 질문에 리차드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건 점수로 판단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이 아냐. 적어도 로봇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로봇 팬이라면 저 게임을 하는 순간 다른 게임은 전부 쓰레기라고 답할 걸?”
***
이전 E3행사 반응이 단지 기자들 중에서도 D&D 장르의 팬이었던 기자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 행사였다고 한다면, 5년 만에 진행된 이번 E3행사에서의 반응은 너나 할 것 없이 펼쳐지는 열광의 도가니라고 할 수 있었다.
딱히 로봇을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압도할 수밖에 없는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상혁이 의도한 그대로였다.
애당초 ‘포수가 회귀를 숨김’의 개발의도가 재미에 포커스를 두고 있었다면, ‘GOS’의 개발 의도는 ‘로망’에 포커스를 두고 있었으니까.
그것 때문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부스 설비를 맞추고 성우들을 불러 리허설을 시킨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상혁이 뽕을 잔뜩 주입해놓은 기자들은, 상혁이 바라는대로 사무실에 돌아가자마자 ‘The Guardian Of Steel’을 호평하는 기사들을 나란히 쏟아내기 시작했다.
***
아마도 앞으로의 게임업계 쇼케이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행사를 마친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그사이 한국에 와서 다시 개발에 몰두하던 상혁은 눈앞에 잡지를 쌓아두고 즐거운 표정으로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참 아름다운 광경이군.”
상혁이 말하자 옆에서 민준이 피식 웃었다.
“그래. 게임 잡지 표지 전체를 자사 타이틀로 도배시킨 CEO로써, 감상이 어때?”
“죽여줍니다요.”
상혁이 능청을 떨며 잡지를 집어들었다.
상혁도 아는 북미 쪽 게임 잡지 기자인, 리처드가 작성한 기사가 실려 있는 잡지였다.
[이전에 ‘나이츠 어셈블’이라는, D&D 골수팬들이 좋아할 만한 매니악한 게임을 제작했던 PTW에서는 그 이후로도 많은 게임을 런칭했다.
그 중 동아시아권에서는 쿼터뷰 배틀로얄 장르인 ‘배틀로얄:성배의 추적자들’이 매우 큰 성공을 거두었고 북미에서는 야구 게임 장르의 신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포수가 회귀를 숨김’이 매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무료로 배포되었음에도 순식간에 북미 업무 솔루션 시장을 장악한 ‘워크 패스트’안에 미니게임 형태로 제공된 ‘포수가 회귀를 숨김’은, 점점 상승되는 그래픽의 발전 추세 속에서 오로지 텍스트만 가지고 제작된 게임으로 ‘진정한 재미는 그래픽이 아니라 게임에서 오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듯한 개발자의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다.
인디 게임 시절 만들었다는 ‘익스트림 발리볼’ 이후 ‘마리의 눈물’을 거쳐 ‘포수가 회귀를 숨김.’까지.
단 한 번도 시리즈를 만들지 않고 매번 장르부터 컨셉까지 단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새로운 게임만 출시하고 있는 괴짜들.
그러나 매번 출시 때마다 그들의 게임은 단 한 번도 나를 놀라게 하지 않은 게임이 없었다.
그리고 이번의 E3에서.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만약 MS의 차세대기로 이 게임의 출시가 되지 않는다면, 다음 콘솔 전쟁의 승자는 이 게임 하나 만으로 PS진영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단 하나의 게임을 위해서 500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 게임을 해보라.
‘The Guardian Of Steel’은 기자가 보장하건데 그 500달러 중 동전 한 닢도 아깝지 않은 느낌이 무엇인지 알려 줄 것이다.]
“평가 죽이네.”
리차드의 잡지에 소개된 기사를 읽던 상혁이 잡지를 내려놓고는 다른 잡지를 집어 들었다.
[필자가 게임을 플레이 한 분량은 단 4스테이지 밖에 안 되는 짧은 분량이지만, 만약 그것이 이 게임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해도, 난 내년 GOTY에 이 게임을 추천할 것이다.
어떤 개 쓰레기 같은 엔딩도, 이 멋진 게임을 망치는 건 불가능··· ]
“얘는 한술 더 뜨고.”
상혁 앞에 쌓여있는 국적도, 종류도 다른 수십 권의 게임 잡지의 표지가 일제히 ‘GOS'의 다양한 사진으로 도배된 모습은 한마디로 장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국내 매체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배틀로얄로 국내 PC방을 정복한 PTW. 이번엔 콘솔을 정복하러 왔다.]
[이미 출시 전 기대작 1위 자리를 확정한 Guardian Of Steel. 외신 평가 ‘압도적’.]
[Guardian Of Steel의 발매 플랫폼으로 확정된 PS3. E3 이후로 SANY의 주가 폭등 조짐 보여.]
국내 잡지를 훑어보던 민준이 상혁을 향해 말했다.
“이 정도면 홈런이네.”
“그냥 홈런이냐? 장외 홈런 정도는 되겠지.”
민준의 평가에 상혁이 피식 웃어보였다.
“SANY에서는 뭐래?”
“지금이라도 독점작 확정해달라고 난리지.”
“넌 어쩔 건데?”
“봐서. 우선 이번에 E3에 배포한 컨트롤러 제작 문제도 있고, 지금까지 나츠 씨가 도와준 게 있으니까 6개월 선독점 정도로 마무리하려고.”
사실 이번 E3행사 때 나눠준 통신기 모양의 컨트롤러에서 외부 틀은 번다이가, 내부 전자장치들은 SANY에서 제작을 지원받은 상태였다.
딱히 독점 출시 계약이 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SANY측에서는 거의 기기의 메인타이틀 급으로 ‘GOS’를 밀어주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는 상대를 배려해야한다는 것이 상혁의 생각이었다.
“MS에서는 아무 말 없어? 그쪽에서도 코넥트 개발부터 이번에 워크 패스트까지 많이 도움 받았잖아.”
“그쪽은 코넥트 관련 기술 인계하고 코넥트 런칭 타이틀 제공하는 걸로 이야기가 되어 있잖아.”
물론 MS 담당자인 크리스가 E3 행사가 끝나자마자 상혁을 찾아와서 아쉬운 소리를 하긴 했었다.
그리고 상혁은, 그런 크리스에게 ‘2007년은 굳이 저희가 아니어도 X-BOX에게 끝내주는 해가 될 겁니다.’라고 하며 크리스를 달래주었다.
애당초 상혁이 GOS를 발매할 때쯤에는, MS독점으로 전설의 게임 ‘기○즈 오브 워’도 발매 될 테니까.
상혁에게는 출시가 되어 잘 나가는 플랫폼에서 전설의 게임과 영혼의 막고라를 펼치는 것 보다는 PS3의 런칭 타이틀 쪽이 구미가 당기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최소한 게임기를 살 때, 유저는 무조건 한 타이틀 정도는 구매하게 되어있고, 그런 상황에선 경쟁작이 약한 만큼 강력하게 어필 할 수 있기 때문에.
“어찌됐건 그만큼 런칭 타이틀로 나가는 게 유리한 상황이니까. 개발 일정을 최대한 잘 조율해야해. 프로그래밍 쪽은 괜찮겠어?”
상혁이 묻자 민준이 웃으며 답했다.
“어떨 거 같아?”
“여유 있단 이야기네. 그래픽은?”
“괜찮아요. 여유 있어요.”
“기획은? 나구나. 나도 문제없을 것 같다. 애당초 E3에서 공개한 시점에 게임의 핵심 플레이는 전부 만들어진 상태였으니까. 남은 건 스테이지 설계하고 엔딩 완성하는 것뿐이고.”
“좋네요. 다 원활하게 잘 굴러가는 느낌이라. 그래서 오빠가 보기에 이번 타이틀은 얼마나 팔릴 것 같아요?”
평소에 팀원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면, 상혁은 매우 보수적인 계산을 통한 답변을 하곤 했었다.
예를 들어 마리의 눈물 때만해도 상혁은 국내 판매량을 10만장 정도가 맥시멈이라고 보았지만, 실제 국내 판매량은 20만장을 가볍게 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GOS는 전세계 게임 이슈를 싹쓸이 할 정도의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게임이었기에, 팀원들은 이런 상황에서 상혁이 얼마의 판매량을 예상할지를 궁금해 했다.
예전처럼 매우 짠 평가를 내 놓을지, 아니면 이번에야말로 자신만만하게 높은 판매량을 부를지.
그리고 잠시 고민하던 상혁이 입을 열자, 팀원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상혁이 생각하는 GOS의 예상 판매량.
그것은 현재 분위기를 매우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팀원들이 듣기에도 터무니없는 수치였기 때문이었다.
“최소 천만장.”
신중한 목소리로 상혁이 말한 천만장이라는 숫자.
그것은 마리의 눈물부터 나이츠 어셈블을 포함한 PTW의 모든 콘솔 게임 판매량을 아득하게 초월하는 숫자였다.
“그, 그게 가능해요? 천만장이?”
당황하는 서연.
그런 서연을 향해 상혁이 추가타를 날렸다.
“난 ‘최소’라고 했는데.”
“그···. 그럼 예상은요?”
“2천만장 이상.”
천만장이라는 숫자를 들을 때까지는 놀라지 않던 민준도, 2천만장이라는 숫자에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거기까지는 무리 아냐?”
민준의 질문에 상혁이 고개를 저었다.
적어도 상혁은, 방금 말한 판매량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게임이 출시되면 사람들은 알게 될 거야.”
“뭘?”
“지금 사람들이 물고 빠는 오프닝은, 우리 게임의 엔딩이 주는 충격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는 사실을.”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오직 유저에게 재미와 감동만을 줄 수 있는, 엔딩을 보면서도 떨리는 손으로 패드를 잡고 눈물을 흘릴만한 완벽한 게임.
상혁은 GOS가 그런 게임이 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