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갓겜 제작법-108화 (109/485)

108. 1주 매매

국내, 아니 글로벌을 아우르는 굴지의 전자 관련 대기업 삼정전자.

그곳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주용이 ‘포수가 회귀를 숨김’을 본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서였다.

애당초 삼정전자 수준의 대기업은, 업무를 위한 자체 솔루션이 따로 있을 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 정도 규모의 기업이면, 단순히 사무용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이윤이 오고가게 된다.

굳이 타 기업에 돈을 퍼줄 필요는 없기에, 삼정에서는 A4용지처럼 대량의 지속적 소모품에 대해서 자회사를 차려 납품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이주용이 ‘워크 패스트’를 깔아서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단지, 가끔 모이는 다른 그룹의 부회장에게서, 넌지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었다.

그래도 원래대로라면 이주용은 바로 그에 대한 관심을 끊었을 것이다.

문제는 들은 이야기 중에 ‘굉장히 중독적인 야구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는 것과, 이주용 자신이 스스로 야구 구단을 운용할 정도의 야구팬이라는 점이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정말 눈곱만치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주용은 비서를 시켜 자신의 컴퓨터에 ‘워크 패스트’를 설치하게 시켰다.

그리고 그날의 모든 일정을 캔슬하고 저녁까지 집무실에서 ‘포수가 회귀를 숨김’을 플레이한 뒤, 비서실을 통해서 상혁과의 만남 약속을 잡으라고 시켰다.

단지 게임이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그런 매력적인 게임을 포함하고 있는 플랫폼의 기능성이 이주용이 보기에도 너무나 완벽하게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그런 부분에서, 돈 냄새를 맡는 재능 하나만큼은 이주용이 국내 최고 수준의 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대기업의 부회장 정도 되면 굉장히 거만하거나 자기 스타일이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의외로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섬세한 면이 많다.

예를 들어 이주용 같은 경우는 언제나 다른 사업가를 만날 때 비서를 통해 당사자의 모든 정보를 요약해서 전달 받은 뒤에 미팅을 가지곤 했다.

그런 노력이 없이 굴지의 대기업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리고 이주용이 오늘 만나려고 하는 PTW의 CEO라고 하는 사람은, 전달받은 정보만 봐도 굉장히 유쾌한 젊은이였다.

‘무슨 드라마 주인공 같군.’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와 게임을 만들다가, 일본에 가서 게임을 팔거나 삼정전자 이상의 규모를 자랑하는 대기업 MS의 런칭 파트너가 되기도 하고, 신생 벤처기업과 라이벌구도를 만들어 게임의 공개 시연을 하기도 하고, 게임의 홍보를 위해 회사 자금의 대부분을 애니메이션 제작에 쏟아 붙는 도박을 감행했다던가 하는 이야기들이, 듣는 이로 하여금 무슨 소설 속 주인공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들게 하고 있었다.

“가끔 업계에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있지. 대부분 끝은 안 좋지만.”

이주용이 생각하는 경영은, 단거리 스프린트 보다는 마라톤에 가까웠다.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처를 결정하고, 당장의 적은 이득보다는 미래의 큰 이득을 추구하는 것.

그러나 이 젊은 사업가의 행보는 이주용이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그러니까 그 회사의 CEO인 이상혁이란 사람이, 단지 야구 소설 게임 하나를 서비스하려고 오피스 솔루션을 출시했다는 이야기인가?”

“맞습니다. 부회장님.”

항상 이주용을 따르는 수행비서가 대답하자, 이주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투로 말했다.

“이 솔루션 하나만 팔아도 그 게임으로 버는 돈보다 몇 백배는 더 벌 텐데?”

당연히 이주용도 ‘포수가 회귀를 숨김’의 유료 결제자였다.

그렇기에 이주용은 ‘포수 회귀’가 무려 2만자에 100원이라는, 매우 싼 가격으로 무료 서비스 되고 있는 게임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워낙 매력적인 게임이니 월 수십억 정도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이 업무 솔루션에 월 이용료를 붙여 서비스하는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조족지혈에 불과한 매출이라 할  수 있었다.

“천재가 아니라 바본가?”

어떤 물건이든 시장 논리가 가격을 결정한다.

이주용이 보기에 이것은 수천억의 가치를 가진 솔루션이나 다름없었다.

그것을 단지 게임기 같은 느낌으로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이주용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처음엔 야구팬으로써 야구게임이란 개념 자체를 완전히 뒤집어버린 게임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 다음엔 그 야구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한 업무 솔루션에 대한 감탄으로 상혁을 만나고 싶어 했던 이주용은, 이제는 이상혁이란 인물 자체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었다.

적어도 상혁의 행보는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어떤 기업가의 행보와도 다른, 말 그대로 멍청이 같은 행동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

서초구 서초동에는 소위 ‘삼정 타운’이라 불리는 거대 빌딩들이 있는데, 삼정전자의 본사는 그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상혁이 회귀할 때쯤인 2020년에는 ‘현장 경영’이라는 이주용 부회장의 방침에 따라 본사를 수원으로 옮기긴 했지만, 상혁이 미팅을 가진 2006년에는 아직 서초동에 있는 마천루가 삼정전자의 중심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이주용이 직접 보낸 차량을 얻어 타고 도착한 상혁은, 같이 온 민준과 함께 목을 최대한 뒤로 꺾어도 꼭대기가 보이지 않는 빌딩들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어우 시발 목 아파.”

그리고는 곧 어이없어하는 수행원을 뒤로 하고 민준과 함께 성큼 성큼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잠시 기다리십시오.”

잠시 후, 두 사람이 도착한 최상층에서, 수행원은 상혁과 민준을 잠시 기다리게 하고는 커다란 문 옆에 있는 다른 여성 수행원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여성 수행원이 인터폰으로 두 사람이 왔음을 안에 알렸고, 상혁과 민준은 잠시 후 국내 최대 기업의 경영인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주용입니다. 삼정그룹의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상혁입니다. Play to Win이라는 회사의 CEO를 맡고 있습니다.”

상혁의 외모가 젊다기보다는 어려보이는 인상을 주었기에, 이주용은 상혁이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살짝 미소를 지으며 상혁에게 말을 건넸다.

“혹시 오늘 제가 부른 이유는 전해 들으셨습니까?”

“예. 오는 길에 수행원에게 들었습니다. 인수 제안을 하고 싶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그런 거라면 굳이 그룹 부회장님께서 나서실 필요 없이 계열사 사장급에게 지시하셔도 좋았을 텐데요.”

“뭐,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겠지만.”

이주용이 말했다.

“직접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상혁 씨가 어떤 분인지 눈으로 보고 판단하고 싶어서요.”

“저도 한국 재계를 이끌어가는 이주용 부회장님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마 평생 자랑할 만한 일이 되겠죠.”

그러자 이주용이 미소를 띠며 상혁에게 말했다.

“만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함께 일하는 관계가 되면 어떨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오우야 위압감 보소.’

상혁은 속으로 생각했다.

사실 삼정전자정도 되는 대기업의 전무 이상 급 임원이 되면, 뭔가 말 한마디에서 아우라가 풍겨 나오는 특유의 위압감을 가지는 법이다.

혹자는 그것을 카리스마라고 부르고, 혹자는 그것을 연륜이라고 부른다.

아니면 그것의 실체는, 단지 상대의 정체를 알았을 때 마음속에서 멋대로 꾸며내는 일종의 공포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혁은, 눈앞에서 미소 짓는 젊은 거물의 눈빛을 보며, 아마 저 사람이 누구인지 모른 채로 길가의 편의점에서 마주쳐도 같은 위압감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저렇게 대단한 사람이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것도 연매출이 이제 고작 1000억이나 될까 말까한 작은 신생 기업의 CEO에게.

그것은 엄청나게 벅찬 느낌이었지만, 상혁은 주먹을 꽉 쥐며 태연한 목소리로 거절했다.

“죄송하지만 그 건은 거절하겠습니다.”

“역시 그렇군요.”

주용이 미소를 풀지 않은 채로 태연하게 말했다.

“예상하셨습니까?”

“길을 걷는 것이 목적인 사람은 휴게소에서 멈춰 서지 않는 법이니까요.”

누군가 수천억을 줄 테니 자신의 사업을 넘기라고 했을 때, 그것을 거절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적어도 주용이 만나왔던 수많은 사업가들 중에, 상당수는 그들이 하는 일이 아니라 그 일로 인해 벌 수 있는 돈이 사업의 목적인 경우가 많았다.

돈.

아무리 써도 줄어들지 않을 정도의, 한 사람이 가지기엔 과분할 정도로 넘치는 돈.

누군가의 꿈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돈.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그런 돈에도 절대 꿈쩍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억만금을 받고 팔 수 없는 것처럼, 그런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과 광적인 사랑에 빠져 있는 법이기 때문에.

“사실 인수 제안은 그냥 던져본 제안입니다. 애당초 돈이 목적인 사람이라면 사업에서 그런 티가 나는 법이니까요.”

“부회장님이 보시기에 저는 어떤 타입인가요?”

왠지 모르겠지만, 두 경영인의 대화는 어느새 선후배간의 선문답 같은 형태가 되어 있었다.

때로는 어떤 위기에서 어떤 행동을 선택했던 이유를 묻기도 하고, 때로는 앞으로 서로가 생각하는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그리고 그것은 주용에게 있어서 묘하게 마음을 진정시키는 경험이었다.

“상혁 씨와 이야기 하는 건 뭔가 즐거운 기분이군요. 상혁 씨는 세상을 보는 관점이 엄청나게 독특한 것 같습니다.”

“저도 부회장님과의 대화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 대화가 즐거워 오늘의 메인 아젠다를 깜빡했군요. 전경련 측에서 워크 패스트의 게임 차단 기능을 요청했었죠?”

“흠. 그거라면 최대한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상혁의 말에 주용이 미소 지었다.

“고치실 생각이 없으시군요?”

“어차피 공짜로 푼 프로그램인데, 제가 굳이 그런 것까지 해줄 의무는 없으니까요.”

“경영인 입장에서는, 회사 업무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솔루션에 게임 기능이 있다는 게 거슬릴 수밖에 없어요. 솔직히 게임 차단 기능을 돈 받고 파신다고 하면 꽤 많은 기업에서 돈을 낼 겁니다. 그만큼 잘 만든 솔루션이니.”

“그건 알지만 그렇게 따지면 윈도우에도 미니게임은 깔려있지 않습니까? 결국 게임을 할지, 아니면 일을 할지는 직원 본인의 선택에 맡겨야죠. 정말로 유능한 직원이라면, 최대한 업무를 효율적이고 빠르게 처리한 뒤 남는 시간에 게임을 할 겁니다. 그리고 저희는 기존 작업 솔루션 대비 업무 시간 단축에 있어서 눈에 띄는 효율을 제공하고 있고요. 업무가 빨라진 만큼, 직원에게 휴식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만큼 스트레스 관리에도 도움이 되겠죠.”

업무 솔루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스트레스 관리라는 개념을 들고 오는 상혁을 보며, 주용은 풉하고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것은 절대 비웃음이 담긴 웃음은 아니었다.

“그럼 PTW에서는 사내에서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서 따로 제지 하지 않나요?”

“업무 스케줄만 잘 지키면 따로 터치는 안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하다보면 질리게 되어 있죠. 질릴 만큼 하고나면 하루 2만자 정도 분량만 해도 충분히 즐겁게 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다른 기업에서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을 똑같이 베껴서 출시한다고 하면? 대한민국에서는 의외로 그런 일이 종종 있죠. 심지어 저희 내부에서도 비슷한 제안이 올라온 게 있습니다. 저희가 지금 사용하는 업무용 프로그램을, 워크 패스트와 비슷한 기능을 가지도록 개선하자는 제안이죠. 들어보니 프로그램의 일부가 오픈소스를 사용하고 있어서, 해당 소스를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소스 역시 오픈해야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하더군요.”

“GPL 라이센스를 말씀하시는 거 같은데 저희 프로그램은 다중 프로세스로 돌아갑니다. 라이센스를 이용하는 실행파일은 별도로 존재하고 필요한 부분에서 프로그램끼리 통신하게 설계 되어있죠. 그 경우 저희가 짠 코드에 대한 GPL 라이센스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아마 그 제안을 하신 분은 우리 프로그램을 뜯어보지는 않으신 것 같네요. 그리고 나머지 코드와 알고리즘 들의 핵심은 대부분 암호화 되어있거나 이미 특허를 확보해둔 상태죠. 베낄 수 있으면 베끼라고 하세요. 그 코드를 짠 저희 프로그래머는, 허접하게 뚫릴만한 프로그램을 짜는 코더는 아니니까요.”

“이미 다 대비해두셨다는 이야기군요.”

“이 바닥이 원체 위험한 동네니까요.”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좋습니다. 오랜만에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젊은 CEO가운데 상혁 씨 같은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네요.”

“저도 제가 알던 대기업 부회장님의 이미지와 이주용 부회장님의 모습이 많이 달라서 놀랐습니다.”

결국 인수 제의는 단박에 거절당했지만, 주용은 신경 쓰지 않았다.

겨우 그런 프로그램 하나의 소유권을 가져오는 것보다, 오늘 이 젊은 청년과의 만남이 앞으로의 미래에 더 큰 가치로 다가올 것이라는 직감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상혁 씨가 제가 하는 일에 강력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 의미에서 선물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선물이요?”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상혁을 보며, 주용이 지갑에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상혁에게 내밀었다.

“그쪽의 주식은 아직 비상장이었죠? 앞으로 상장할 일도 없을 거고요.”

“맞습니다. 아마 계속 유한 회사로 굴리게 되겠죠.”

“그쪽의 상장 전 주식을 1주만 제가 사도록 하죠. 그게 제가 드리는 선물입니다.”

잠시 고민하던 상혁은 주용이 건낸 제안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차렸다.

그리고는 웃으며 주용이 주는 만원을 건네받고 90도로 허리를 숙여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주식은 나중에 우편으로 보내드리면 될까요?”

“그냥 상징적인 의미니까, 딱히 실물을 보내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나중에 제가 뭔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시겠다고 약속해주시면 됩니다.”

“그러겠습니다.”

그날의 미팅은 그렇게 종료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건물을 내려오자마자 상혁은 긴장이 풀린 듯 바로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괜찮아?”

걱정하며 믿는 민준에게, 상혁이 웃으며 말했다.

“후. 진짜 장난 아니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수십 개의 수를 담는 사람이야. 지뢰밭 피하다가 뒈질 뻔 했다. 진짜로.”

“그 정도야?”

“내가 뱀이면 부회장님은 요르문간드 정도 되겠다.”

“북구 신화에 나오는 지구만한 뱀? 흠···. 네가 그 정도로 평가하는 사람은 처음인데.”

건물 옆에 있는 화단에 상혁을 앉힌 민준이 문득 뭔가 생각난 듯 질문을 던졌다.

“근데, 아까 만원은 뭐야?”

“만원?”

“그 주식을 1주만 사겠다고 하면서 둘이서 이야기했던 거.”

“아 그거?”

둘 사이에 오고 간 것은 단지 아무 가치도 없는 1주의 주식과 1만원의 현금이었지만,

그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지 상혁은 잘 알고 있었다.

“곧 알게 될 거야.”

그리고 민준은, 다음날 아침 신문 가판대를 보며, 상혁이 말했던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거기엔 마치 다른 기업들에게 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모든 신문에 걸쳐 대문짝만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삼정전자 이주용 부회장. 신생 벤처 기업 PTW의 지분 일부를 매입했다 밝혀.-

그것은 말하자면, PTW의 지분 일부를 삼정이 가지고 있으니, 이제부터 PTW와의 법적 분쟁을 벌이려면 뒤에 있는 삼정을 상대해야할 것이라는 이주용의 보호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