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3. 로봇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다
“민솔아. 홍차는 맛있어?”
상혁이 조심스레 묻자 무감정한 표정으로 민솔이 홍차를 내려놓았다.
“홍차맛이 홍차맛이죠 뭐.”
‘크흡. 이번에도 실패인가!’
홍차 관련 서적까지 사서 읽어가며 연습한데다, 잔도 미리 예열해놓고, 찻잎도 정성스레 골랐지만 이번에도 좋은 반응을 끌어내는데 실패한 상혁이 가슴을 움켜쥐었다.
“왜 그러세요?”
“아냐. 그냥 자존심의 문제라서.”
“맛없다고는 안 했잖아요.”
“흐흑···. 아니야···. 그냥 그런 게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마···.”
민솔은 여전히 무감정한 표정으로 홍차를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상혁을 보며 물었다.
“혹시 콘테스트 때문에 부르신 건가요?”
“어.”
“게임에 고칠 데가 있던가요?”
“아니. 알파 빌드인 걸 감안하면 게임 플레이도 잘 짜여있고 재미도 있어. 사실 참가작 중에서는 수준이 제일 높은 것 같다.”
“그럼 왜···.”
“너는 기획서 쪽이 너무 빈약해서.”
상혁이 준비한 종이뭉치를 내밀었다.
“니가 제출한 알파 빌드 역기획 해서 정리한 거야. 보고 문제없으면 말해줘. 그걸로 홈페이지에 올라갈 거니까.”
“기획서도 써줘요?”
“누구는 알파가 없고, 누구는 기획서가 없고, 누구는 컨셉 아트가 없으니 공정하게 가려면 빈 부분은 다 메워줘야 공평하잖아.”
상혁의 말을 들은 민솔은 조용히 기획서를 넘기며 검토를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검토를 끝낸 민솔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정리되어있네요. 빠진 것도 없고. 이걸로 올려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이야기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민솔은, 그대로 나가지 않고 조금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저기, 사장님?”
“어.”
상혁은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조금 거북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팀원들이 자신을 부르는 호칭은 팀원의 의사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었기에 민솔의 부름에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혹시 역기획 말고 다른 종류의 도움도 주시나요? 직접 개입 안하신다고 하신 건 봤는데···.”
“어떤 종류의 도움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제출한 게임이 제가 원하는 그 느낌의 게임이 아닌 것 같아서요.”
“그래? 재미는 충분히 있는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민솔이 제출한 게임은, 다양한 종류의 로봇을 출동시켜 거대 괴수를 막는 시뮬레이션 게임이었다.
달리 말하면 인기 게임 ‘우주 크래프트’에 ‘용자 로봇’스킨을 씌운 것 같은 시스템이었는데, 전반 적인 스테이지 디자인은 유닛으로 보스를 막는 디펜스 게임 같은 형태로 디자인 되어 있었다.
물론 민준을 통해서 여러 조언을 받긴 했지만, 상혁은 이런 종류의 게임도 나름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민솔이 제출한 게임을 우승후보중 하나로 꼽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본인이 원래 구현하려던 느낌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던 것 같았다.
“구체적으로 어디가 다른 것 같은데?”
“자세히는 이야기하기 어려운데 저는 이런 단순한 디펜스 게임 장르를 만들고 싶은 게 아니었어요. 근데 어떻게 구현할지 잘 모르겠어서···.”
“흠···. 민준이는 뭐래?”
“그 부분 까지는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사장님한테 물어보라고 하시던데요···. 혹시 실례라면···.”
“아냐. 본인이 생각하는 느낌을 어떻게 구사해야하는지 감이 안 올때도 있는 거지.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을 구현하고 싶은 건지 말해줄래?”
이어지는 민솔의 설명을 들으며, 상혁은 속으로 당황했다.
‘얘가 이렇게 말이 많았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평소엔 회의 때 한마디도 하지 않던 민솔이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의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이 상혁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걸리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용자 로봇들과 함께 지구를 지키는, 그런 느낌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거지?”
“네. 그래서 디펜스로 장르를 정한 건데, 그냥 용자가 아니라 로봇 모양의 유닛을 데리고 싸우는 느낌이 들어서요.”
민솔은 특이하게도 어릴 때부터 로봇이 나오는 만화를 좋아했었다.
중학생이라는 어린나이에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서 게임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이유도, 언젠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로봇 게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고.
그래서 여러 게임을 해보며 나름의 고민을 해서 낸 결론이 디펜스 장르였는데, 분명 잘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느낌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어 그녀는 남모를 갑갑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거는 시스템에 갇힌 거네.’
일반적으로 어떤 ‘아이디어’나 ‘감정’을 게임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개발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게임 시스템을 기반으로 게임을 설계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창조하는 개발자도 종종 있지만, 민솔에게 그런 것은 아직 무리라고 할 수 있었기에, 상혁은 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민솔아.”
“네.”
“기본적으로 어떤 감정이란 건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을 따르는 거야. 예를 들어 민솔이 네가 갑자기 내 뺨을 때리면, 난 뺨이 아프겠지?”
“그렇겠죠?”
“기분은 어떨까?”
“갑자기 맞았으니 황당한 기분?”
“맞아. 여기서 황당한 기분이란 건 ‘맞을 이유가 없는데’란 전제와 ‘뺨을 맞았다’라는 액션에서 나오는 감정이겠지. 자, 그럼 민솔이 네가 만든 게임을 보자. 넌 지구를 지키는 비장한 용자 로봇들을 볼 때 느껴지는 감정을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던 거지?”
“맞아요.”
“그럼 이 게임에 지킬 지구는 어디에 있어?”
“어?”
“봐봐. 맵에서 로봇 본부가 커맨드 센터 역할이고 본부 HP가 0이 되면 게임 오버잖아? 이 게임은 본부를 지키는 게임인가?”
“아뇨.”
“그럼 지구를 지켜야겠지. 간단하게 맵에 도시나 마을을 배치시켜놓고, 파괴당할 때마다 비명소리나 화재, 무너지는 건물 같은걸 배치하면 어떤 느낌일까?”
“이 선 뒤로는 절대 적을 넘겨서는 안 된다?”
“그렇지. 그리고 그 파괴된 스테이지 비율에 따라서 결과 창에 시민들의 감정이 텍스트로 표현된다면? 예를 들어 ‘대체 우리 집이 부서질 동안 용자들은 뭘 한 거야?’ 같은 피드백이 있다면 어떨까?”
“괜찮을 것 같아요.”
그렇게 대답하는 민솔은 목소리는 여전히 낮았지만 살짝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그럼 같은 로직으로 접근해보자고. 나는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적이 등장할 때마다, ‘아, 지금은 저놈을 상대할 방법이 없을 텐데’라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로봇이 등장하면서 짠하고 해결되는 전개를 좋아해. 예를 들면 비행기능이 없는 로봇인데 적이 날아다니는 적인거지. 상대할 방법이 없으니까 마구 두들겨 맞는데···.”
“그때 날개 달린 로봇이 나타나서 합체하는 거요!”
“그래. 그렇게 스테이지 시작할 때 적이 가진 기믹을 보면서 유저가 긴장하게 만드는 느낌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매 보스가 다른 기믹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네요.”
“그렇지. 단순히 공격력이 올라가고 체력이 높아졌으니까 이런 로봇을 보내야겠다가 아니라, 매 스테이지 시작 전에 ‘이쯤에서 이런 게 필요하겠다.’ 하고 플레이어가 업그레이드를 하면 거기 맞춰서 적이 등장하는 시스템 같은 거.”
“잠깐만요. 저 좀 적을게요.”
신나서 자기 자리로 달려간 민솔이 수첩을 가져와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3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민솔과 상혁은 게임 개발자가 아니라 순수하게 용자 로봇 애니메이션의 팬으로서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날 때쯤에, 민솔이 디펜스 장르로 만들어 가져온 기획은, 완전히 다른 느낌의 게임이 되어 있었다.
민솔은 글자로 빽빽해진 자신의 수첩을 보며, 매우 만족한 표정을 지어 상혁을 놀라게 했다.
“정리할게요. 플레이어가 도시에 쳐들어오는 적을 막기 위해 로봇을 개발하는 본부의 사령관이 된다. 그리고 로봇의 다양한 기능을 하나씩 업그레이드 하거나 동료 로봇을 추가하면서 괴수를 막는다. 도시가 파괴되면 예산이 깎이고 시민들의 지지가 떨어지며, 부서진 로봇도 수리비를 지불해야한다. 적이 등장할 때 적의 대략적인 기믹이나 능력을 알려주는 오퍼레이터가 있다. 합체 기능을 개발 중에는 합체 대상인 로봇은 출전 불가······.”
사실 알파 빌드에서 구현하기엔 너무나 많은 내용이었기에 상혁이 중간에 끊으려고 했지만, 로봇 만화 덕후인 민솔이 계속 요구하는 바람에 완성된 기획의 볼륨이 말 그대로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그대로는 절대 알파 완성 못할 텐데.”
상혁의 우려에 민솔이 웃으며 말했다.
“알아요. 알파는 재미의 핵심만 전달할 수 있게. 맞죠? 그런데 밸런스는 정말 이렇게 짜도 괜찮아요?”
상혁이 잡은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진행 상황에 따라 적의 기믹이나 강함이 자동으로 조절되게 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이번 스테이지에 빔 병기 계열 무기를 가진 새 로봇이 등장할 차례에는, 일부러 물리 면역 배리어를 가진 적이 출연하는 식으로.
그래서 기존 유닛들의 공격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 나온 유닛이 멋지게 적을 무찌르는 장면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도록 매 상황에 따라 나오는 유닛이 조정되는 형태였다.
“뽕 차잖아.”
아군이 괴멸당할 상황에서, 신 무기나 합체로 위기를 극복하는 드라마야 말로 상혁이 생각하는 용자 로봇의 가장 멋진 요소였기에, 상혁은 작위적이라도 유저가 그 느낌을 그대로 받게 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한 것이었다.
“뭐, 저도 그런 장면 좋아하니까요. 근데 최종 스테이지가면 무조건 아군이 거의 전멸하는 밸런스로 나오는 건 좀···.”
“뽕 차잖아.”
“아···. 전부 그 대답으로 퉁치실 생각이시군요. 알겠습니다. 뭐, 저도 좋아하는 전개니까 싫지는 않아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수첩을 조심스레 체육복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마치 보물이라도 다루는 것처럼.
“고마워요. 상혁 오빠.”
“나 사장님에서 오빠로 강등당한거야?”
“강등이 아니라 레벨 업 시켜 드린 건데요?”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어서?”
“용자로봇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으니까요. 아아, 민준 오빠가 이 매력을 알아주면 진짜 완벽할 텐데···. 하필이면 상혁 오빠가 팬일 줄이야···.”
그렇게 말하며, 민솔은 상혁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부실을 나섰다.
그러자 그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던 상혁은, 민솔이 나간 조금 뒤에 허공을 향해 말했다.
“이제 나와.”
“뭔 이야기를 그렇게 길게 하냐.”
상혁의 뒤편, 파티션으로 가려진 자리에서 인기척조차 내지 않고 조용히 앉아있던 민준이 걸어 나왔다.
“몰래 숨어서 볼 정도로 걱정되면 네가 상담해주지 그랬냐.”
“아니, 중간에 껴서 너한테 물어보는 식으로 도와주는 건 한계가 있더라고. 그렇다고 아예 너보고 기획을 다 해달라고 해서 그걸 가져가면, 그건 민솔이가 만든 게 아니게 되잖아.”
“그래서 나한테 떠 넘기셨다?”
“나는 너 정도로 로봇만화 팬도 아니고, 그리고 너처럼 상대방한테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화법 같은 것도 못써.”
“뭐, 즐거웠으니까 별로 문제될 건 없지만.”
“그래서 어때? 민솔이 기획은?”
“원래 버전도 나쁘지 않았어. 수정안은 단순하게 민솔이가 좋아하는 부분을 살릴 수 있게 조언한 것뿐이고.”
“그렇군. 배틀로얄 쪽은 어때?”
“계속 성장 중이지. 지금은 원작모드랑 배틀로얄 모드랑 이용자가 거의 1:1 비율로 나오던데.”
“그래? 원작 모드 재미있는 건 알지만 플레이 시간이 너무 길지 않아? 적어도 4시간은 필요하잖아.”
“후···. 민준아···. 니가 하나를 잊었구나.”
“뭘?”
“한국인은 4시간짜리 플레이를 만들면 2시간 만에 깬다고. 이미 웬만한 마스터랑 서번트에 맵에 무슨 아이템이 어떻게 리젠 되는지도 다 알고 있어서 4시간 플레이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플래티넘 이상만 가도 평균 플레이 타임이 2시간 반 정도고.”
“흠···. 슬슬 그럼 ‘그걸’ 업데이트할 때가 된 건가···.”
“그렇겠지? 애당초 플레이어랑 NPC랑 구분이 힘들어야 찾기가 힘든데, 지금은 다들 AI를 잘 찾더라고.”
“알았어. 그럼 준비할게.”
민준이 말하는 ‘그것’이란 NPC가 조종하는 캐릭터의 행동 패턴을 변경하는 패치를 말하는 것이었다.
상혁이 만든 ‘배틀로얄’은 플레이어가 특정 캐릭터로 A라는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 지에 대한 패턴을 서버에서 저장하고 있었다.
예를들어 논 타겟팅 스킬이 왔을 때, 브론즈 플레이어는 역으로 피하다가 맞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조금 랭크가 높아지면 이동기로 회피를, 그리고 상위 랭크쯤 되면 걸어서 피하는게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각 랭크별로 플레이어의 무빙을 서버에서 저장하여 평균값을 낸 뒤 시즌 별로 그 행동 패턴을 AI가 따라하게 만드는 패치를 진행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유저의 랭크에 따라서 AI가 해당 구간대의 유저와 비슷한 행동을 하게 유도하는 시스템.
상혁은 그것을 ‘흉내쟁이 시스템’이라고 불렀다.
“패치 되고나면 갑자기 AI가 사람처럼 움직일 테니, 유저들은 좀 당황하겠군.”
“그렇다고 브론즈 NPC가 챌린저처럼 움직이는 건 아니니까 괜찮아.”
“좋아. 벌써 오픈한지 6개월이 넘었으니 지금까지 모인 데이터로도 충분히 원하는 효과는 구현할 수 있을 거야.”
재미있을 것 같다는 표정을 짓던 민준이, 질문을 하나 더 던졌다.
“뭐 하나만 더 물어도 돼?”
“어.”
“서연이는 어떡할 거야?”
정말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의 아이디어가 꿈처럼 좋은 그런 일은 잘 발생하지 않는다.
서연이 제출한 결과물은, 물론 ‘아트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높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지만, 게임적인 재미로써는 조금 떨어지는 경향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제대로 된 빌드도 없이 아이디어로만 제출된 현주의 게임이 더 나아보일 정도로.
“투표를 해 봐야 알겠지만 아마 우승하고는 거리가 멀겠지. 내가 가져오라고 한건 가지고 놀고 싶은 장난감 같은 거지, 예뻐서 전시해 두고 싶은 그런 게임은 아니니까.”
수백만원짜리 자동차 모형은 비록 보기엔 예쁠지 몰라도 가지고 노는 재미는 애들이 가지고 노는 변신 합체 장난감보다 떨어진다.
현재 서연을 포함하여 나머지 팀들도 가져온 결과물이 조금 그런 느낌이 들어 상혁은 우승후보를 현주와 민솔, 두 사람으로 좁혀놓고 있었다.
“그럼 문제가 되지 않을까? 서연이는 아직 메카닉 디자인은 잘 못하잖아. 만약에 민솔이 이기기라도 하면···.”
“그때는 그 프로젝트 한정해서 AD를 바꿔야지. 지금 민솔이 서포트 하고 있는 그래픽 팀 직원이 혁진씨 같던데. 아마 그분한테 맡겨야 할지도 몰라.”
“그럼 서연이가 실망할 텐데.”
“그렇다고 메카닉 디자인 못하는 AD한테 메카닉이 메인인 게임의 그래픽을 맡길 수는 없잖아. 그리고 만약에 그렇게 되더라도, 아마 서연이는 순식간에 메카닉 디자인을 익혀서 자기가 AD하겠다고 할걸?”
“그게 쉽나?”
“아니, 걔라면 가능해.”
상혁이 말했다.
“회귀빨로 먼치킨 흉내 내는 나랑은 다르게, 걔는 진짜 천재거든.”
그렇게 말하는 상혁의 목소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서연이 자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거라는 강한 믿음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