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8. 민준의 야망
“기억나? 너 신입시절에 있었던 일.”
민준이 묻자 상혁이 고개를 저었다.
“그때 아는 것도 없고 너무 맨땅에 헤딩하던 시기라 그렇게만 말하면 모르겠는데.”
“그럼 이렇게 말하면 기억하냐? 니가 회사 사장한테 ‘똥배에 욕심만 가득 찬 대머리야!’ 라고 했던 날.”
“아, 그건가···.”
상혁이 피식 웃었다.
“그때 내가 옆에서 실시간으로 봤잖아. 미친놈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인줄은 몰랐지.”
“그때는 야근을 너무 밥 먹듯이 하다보니까 반쯤 정신이 나가 있었다고. 그런 말도 있잖아. 사람이 24시간 잠을 못자면 면허 취소 수준의 알코올을 흡수한 거랑 비슷한 정신 상태가 된다는···.”
“야, 소주를 궤짝으로 마셨어도 너같이 구는 놈은 없을 거다. 사장이 뭐 엄청난 거 요구한 것도 아니었는데.”
“내가 진짜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데, 그때 뭐 때문에 그랬었지?”
“나는 다 기억하는데. 정확히는 사업부 이사가 와서 게임에 변형 컴플리트 가챠 시스템 넣어달라고 이야기 했었고, 니가 거부하니까 기획 팀장이 와서 너한테 이야기하다가, 그것도 거절하니까 사장이 와서 이야기하다가 그렇게 됐었지.”
민준의 이야기에 기억을 떠올린 상혁이 그립다는 투로 말했다.
“아 맞아. 그 직원보다 임원이 많았던 그 회사.”
“그렇지. 당시에 사실 기획 팀장이란 놈은 너 뽑아놓고 일은 너한테 다 시키고 놀고 있었으니까, 자르기도 힘든 상황에서 니가 욕을 처박으니까 엄청 당황하더라고.”
“뭐, 그때의 나는 미친놈이었으니까. 그럴 수도 있지.”
상혁의 말에 민준이 황당하다는 눈으로 상혁을 바라보았다.
“넌 지금도 미친놈이야. 아마 100명한테 물어보면 100명이 다 동의 할 거다. 그건.”
“아니, 그래서 뭐야, 결국 그때의 멋진 내 모습을 보고 반했다는 거야? ‘아, 저 기획자는 내가 평생을 따라가야 할 영혼의 소울 메이트다’ 뭐 이런 느낌으로?”
“아닌데.”
“흠. 딱 지금 말하는 거 보면 그런 분위기였는데···.그럼 넌 그때 그런 날 보고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저 미친놈이랑은 절대로 엮이지 말아야겠다.”
“아···. 말넘심···.”
“그래서 네가 사표내고 나갔을 때도 바로 안 따라 나갔잖아.”
“그랬었지···. 넌 그때 한달 쯤 있다가 사표냈지?”
“맞아.”
고등학생때 자신에게 게임을 만들자고 한 사람이 상혁이긴 했지만, 그때만 해도 민준은 상혁과는 별개의 길을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딱히 상혁의 사상에 동조하는 것도 아니었고, 단순하게 게임회사에서 프로그래밍을 한다는 것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나 상혁과 떨어져 일하는 기간 동안, 민준은 상혁이 다른 기획자와 어떤 점이 다른지 시간이 갈수록 체감하게 되었다.
“넌 옛날부터 그랬지. 예를 들어 아무리 일정이 빡세더라도 던전이나 캐릭터 추가 등 유저가 좋아할 거 같으면 철야를 해서라도 무조건 일정을 받는 놈이었어. 몸은 파김치가 돼도, 결국 업데이트 후에 누군가 좋아할 거라는 사실만으로 기뻐하는 그런 놈이었지. 근데 너 이후로 들어온 기획자는 안 그렇더라고. 그래서 생각한 거야.”
민준은 이어 읊조리듯 말을 이었다.
“아, 진짜로 내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줄 미친놈은, 한 달 전에 사장한테 욕 세게 박고 관둔 그놈밖에 없겠구나.”
“나한테 만들어달라고 하고 싶은 게임이 있었다고?”
“맞아. 근데 그건 내가 직접 만들 수는 없는 게임이었거든. 난 프로그래밍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기획은 그만큼 잘 하지 못하니까.”
“나보다 대단한 기획자도 많은데 차라리 그런 기획자를 찾아갔으면···.”
“다른 기획자는 너처럼 딱 누구 한사람을 위해서 기획하는 미친 짓은 안 해. 멀쩡하게 오리지널로 가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게임에 단지 ‘팬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라는 이유로 100억 가까운 돈을 원작 애니메이션 만드는데 투자하지도 않고.”
지금까지 함께 해온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민준이 상혁에게 자신도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상혁은 놀란 표정으로 민준에게 물었다.
“어? 그런 거 치고는 넌 나중에도 나한테 니가 하고 싶은 게임이 뭐라던가 이런 게임을 만들자 라고 한 적이 없었잖아.”
“우리가 회귀 전에 업계에서 일하던 초창기에는 하드웨어 사양 때문에 구현 불가능한 게임이었고, 우리가 경력 좀 쌓였을 때는 다니는 회사가 너무 작고 우리 인지도도 너무 낮아서 구현 불가능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민준이 허탈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회귀 전 이상혁이라는 코인에 투자한건 내 인생 최대 실수였다. 뭐 좀 자리 좀 잡을라치면 맨날 사업부랑 싸우다가 회사 관두고. 좋게 끝나질 않으니까 이직도 맨날 이상한데만 가고. 코인으로 치면 아주 그냥 듣보잡 개잡주였어.”
세상에서 가장 친한, 너무 친한 나머지 한날한시에 사이좋게 과로사해서 회귀까지 같이 한 친구의 독설에 상혁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닫았다.
솔직히 회귀전의 상황에 대해서라면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었으니까.
다행히 기획서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잘 쓰기에 재취업엔 딱히 문제가 없었지만, 현대 게임의 BM모델 자체에 경기를 일으키는 상혁의 가치관은 한 회사에서 오래 버티기엔 문제가 많았다.
수없는 이직을 하면서도 계속 자신을 따라오는 민준에게 일종의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던 상혁은 그 날 서린 말에 반박하는 대신, 조용히 경청하고 있었다.
민준이 하는 이야기는, 어째서 괴물 같은 능력을 가진 자신의 친구가 대기업에 갈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자신을 따라 중소기업만 전전하며 돌아다녔는지에 대한 답이기도 했기 때문에.
“사실 내가 미친 듯이 프로그래밍을 공부한 것도 어찌 보면 너 때문이지. 언젠가 때가 왔을 때, 니가 적어도 프로그래밍적인 문제 때문에 기회를 날려먹지 않게 하고 싶어서. 난 계속 준비했다. 준비하고,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고. 내가 겨우 중소기업에서 모바일 게임 코딩 때문에 과로사 한 것 같냐? 난 그거 일 하면서도 계속 스택 오버플로우 점수 올리면서 새 알고리즘 짜고 프론트 앤드부터 백앤드까지 마스터한다고 하루 세 시간도 안 잤다고. 너처럼 작업량이 많아서 뒤진 게 아니야.”
“하긴···. 니 실력에 어려운 업무량도 아닌데 이상하게 철야를 많이 한다 싶긴 했다···.”
“그래서 기적적으로 회귀했을 때 내 머릿속엔 이 생각밖에 없었다. ‘시발 개 잡주 이상혁 코인 다시는 안탄다.’라고.”
그렇게 말하면서도, 민준의 말투는 굉장히 차분했다.
딱히 화가 난 것 같은 말투도 아니고, 그렇다고 후회하는 말투도 아닌, 마치 눈앞의 대본을 무감정하게 읽는 듯한 느낌의 말투.
“그런데 지금은 또 나랑 같이 하고 있잖아.”
“한번만 더 속아보려고.”
상혁이 묻자 민준이 말했다.
“솔직히 회귀 전에는 기회를 만들어야할 때 실력이 부족했고, 반대로 실력이 있을 때는 기회를 못 받았지. 근데 이번엔 니가 회사를 차린다며. 그럼 혹시, 이번에야말로 상혁코인이 떡상하는 게 아닐까 하고, 나도 한번만 더 속기로 한 거지. 그리고 일단은, 아직까진 만족중이야. 잘 풀리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
“흠···. 민준이 네 꿈이 그런 거라면 조금 더 돈을 모으는 편이 좋지 않아? 솔직히 네가 말렸으면, 난 페○트 애니메이션에 80억을 쏟지는 않았을 거야.”
“내가 왜 말려?”
민준이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원하는 건 딱 미친놈처럼 유저만 생각하는 기획자 이상혁이 만들어주는 나만을 위한 게임이야. 돈미새 이상혁이 만드는 게임이 아니라. 상혁이 너의 가장 병신 같은 점이자 가장 매력적인 점이 그거니까, 그건 절대 버리지 말라고.”
민준은 이번에는 그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이 아는 상혁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상혁아. 내가 널 돌아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오히려 넌 내가 아는 기획자 중에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기획자다. 어차피 그래픽 담당자 구할 수 없는걸 아니 아예 사양을 팍 낮춰서 익스트림 발리볼을 만들자고 했을 때도 그랬고, 팀 규모가 작은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기발한 게임을 만들겠다고 ‘마리의 눈물’을 만들 때도 그랬고, 멀쩡하게 인지도 쌓아놓은 국내나 일본시장 버리고 과감하게 X-BOX랑 연계해서 ‘나이츠 어셈블’ 개발할 때도 그랬고. 생각해보면 그때 X-BOX랑 관계를 안 쌓아뒀으면 지금처럼 급하게 서버 확장한다고 거기 엔지니어를 불러올 수도 없었겠지.”
민준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그리고 D&D팬인 나슈와 타케우지가 이미 우리 팬이었던 상황도 안 왔을 거고. 어차피 출시 못할 것을 알면서도 코넥트 개발을 추진할 때도 그랬지. 군대 두 번 안가겠다는 발악이었으니까. 그리고 이번 배틀로얄 원작모드도 그래. 아예 새로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으면 넌 아예 제안 자체를 거절했을 거야. 그렇지?”
“뭐, 그렇지. 그건 너무 부담이 크니까.”
“기존 게임에서 룰만 바꿔서 구현 가능할 것 같으니까 받은 거잖아.”
“맞아.”
“매번 무리수같이 보이는 무빙을 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보면 넌 항상 한계에 갇혀서 기획을 하고 있어. 심지어 슈퍼 프로그래머인 이 몸이 옆에 있는데도 말이지. 네 한계를 네가 멋대로 정한다는 말이지.”
자리에서 일어나며, 민준이 상혁에게 말했다.
이제 다시 작업을 하러 갈 시간이었기에.
“내가 바라는 게임은 지금 네 한계로는 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게임이야. 그러니까 넌 최선을 다해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뒤는 내가 받쳐 줄 테니까. 그리고 나중에, 언젠가 내가 때가 왔다고 생각했을 때, 세상에 단 한명, 나만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주면 된다. 그때까지 네가 얻은 지식, 경험, 인맥, 성장시킨 팀원들의 재량, 회사의 자금력. 동원 가능한 모든 것을 동원해서 말이지. 그러면 적어도 내가 회귀 전에 너한테 투자한 거랑 지금 투자 중인 것, 전부 다 만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민준의 엄청난 고백에 상혁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항상 자신이 뭘 하더라도 뒤에서 묵묵히 일만하던 민준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게 뭔지 힌트라도 주면 안 되냐?”
“안 돼. 그게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는 네가 아니라 내가 결정하는 거니까. 때가 되면 알려줄 거야. 뭐, 대충 이야기하자면···.”
민준이 씨익 웃으며 말하자, 상혁의 등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적어도 ‘스타 시○즌’ 정도 스케일은 장난으로 보일 거라는 것만 알아둬라.”
2011년부터 기획에 들어가 2021년이 지나도록 10년 넘게 개발만 하던 초거대 스케일의 SF게임이 민준의 입에서 나오자, 상혁은 입을 떡 벌린 채 그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공개 시연에서 원준이 참패한지도 두 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상혁은 계속 민준의 뒤를 따라다니며 ‘대체 뭘 만들어 달라고 하려는지 불어라’ 라고 요구했지만, 그 요구를 철저히 방어하는 통에 결국 민준이 무엇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파악할 수 없었다.
그 사이 상혁이 따로 사람을 뽑아 설치한 고객센터에는 점점 문의양이 증가하고 있었는데,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은 ‘왜 나는 비매너놈들 이랑만 매칭이 되냐’라는 질문이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배틀로얄: 성배의 추적자들’ 이 원래 존재하던 매칭 시스템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상혁이 별도로 만든 ELO 레이팅 시스템은 단순하게 유저의 승 패를 가지고 점수를 나누는 형태가 아니었다.
AI가 판단하여 유저 각각에게 성향을 부여하는데, 그것은 마치 D&D의 캐릭터 성격처럼 그 플레이어의 플레이 스타일을 표현하는 기준을 말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어떤 유저가 그 캐릭터에서 평균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정석적인 아이템 트리를 사용하지만 컨트롤이 안 돼 매번 나쁜 성적이 나온다면, 그 유저는 ‘질서/악’으로 구분된다.
반면에 굉장히 독특한 템트리를 시도함에도 성적이 좋다면, 그 유저는 ‘혼돈/선’으로 매겨지는 방식.
결과적으로 괴상한 템트리로 패배작을 하는 패작러들은 아예 일반 유저 대신 그런 성향의 패작러끼리만 붙여주는 게 상혁이 만든 매칭 방식의 특이성이었다.
물론 정석적인 템트리라는 것도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AI가 계속 게임 데이터를 수집하며 승율이 좋은 템트리를 업데이트하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거기다 ‘주둥이 점수’라고 이름붙인 시스템도 존재했는데, 매 판이 끝날 때마다 채팅로그를 분석하여 욕설을 많이 사용하는 유저에게 높은 주둥이 점수를 부여한 뒤 비슷한 성향이라면 비슷한 주둥이 점수를 가진 유저들끼리만 붙여놓게 한 시스템도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현재 ‘배틀로얄:성배의 추적자들’의 아이언 랭크는 거의 혼파망 수준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안에서도 욕 안하고 열심히 하는 플레이어들은 비슷한 성향의 유저들만 팀으로 붙여주기 때문에 의외로 매너만 지킨다면 랭크 올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상혁은 고객센터 게시판에 올라온 수많은 문의를 보면서,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욕 안하고 매너 플레이하면 비슷한 유저들만 붙여주는 시스템인데 그것 때문에 오히려 항의가 더 들어오는 것 같아.”
“그럼 아예 로직을 까지 그래? 욕 참고 열심히 매너 플레이하면 다시 비슷한 유저들이랑 게임 가능합니다. 하면 되잖아.”
옆에서 듣던 현주가 말하자 상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100%악용해요. 적당히 참다가 욕 몰아서 하고 다시 참으면서 어뷰징하는 유저 생길걸요. 애당초 이걸 왜 ‘성향’이라고 하겠어요. 게임 스타일은 쉽게 바뀌는 게 아니에요.”
“게이머들의 심리는 어렵네.”
“뭐,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되게 만든 시스템이니까 당분간은 두고 보죠.”
상혁이 웃으며 말하자, 현주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급한 건 사실 트롤 유저들의 항의가 아니었으니까.
“혹시 서연이 때문에 그래요?”
“어. 조금 걱정되네. 일본에서 돌아오고 나서 계속 슬럼프 같이 보여서.”
팀 규모가 커지면서, 상혁은 어쩔 수 없이 원화 팀에도 인력을 보충할 수밖에 없었다.
서연이 일본에 가 있는 동안에도 내부에서 개발을 할 수 있는 인원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리고 서연이 다시 돌아온 지금은, 서연이 그래픽 팀의 AD를 맡아 총괄하는 상황.
문제는 거기 있었다.
‘타케우지한테 배우라고 한 게 그 AD로써의 역량인데···.’
솔직히 타케우지보다 그림은 서연이 훨씬 잘 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혁이 서연을 굳이 일본에 보내서 남의 팀에서 일하게 만든 것은,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원화가들을 통제하면서 결과물을 이끌어 낼 수 있는 AD로써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것은 적어도 지금으로써는, 상혁이 회귀 이후 유일하게 실패한 판단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스스로 답을 찾으면 가장 좋은 상황이긴 하겠지만···.’
때로는 적절한 개입이 가장 좋은 방법일지도 모른다.
방치하다 상처가 썩어 고름이 되면, 그때는 너무 늦을지도 모르는 법이니까.
“선생님. 서연이 좀 불러주세요.”
상혁이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좀 더 지켜보기보다, 지금 어떻게든 답을 찾아내는 것이 옳다는 판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