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 이슈 메이킹
“한판 붙자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어차피 그쪽 멋대로 선전포고하고 멋대로 승리 선언하려던 거 아닌가요? 그럴 바에는 제대로 비교해서 누가 승자인지 가리자고요.”
상혁의 말에 원준이 입을 다물었다.
원래대로라면 어차피 PTW는 평소대로 매니악한 게임을 만들 테니, 동접이든 매출이든 자신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고, 그럼 그때 승리를 선언하며 마케팅 효과만 쏙 빨아먹겠다는 것이 원준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게임의 성과를 비교해서 승패를 따지자는 상혁의 제안은 원준으로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어찌됐건 원준도 상혁이 만든 게임을 해 보았고, 그 안에서 본 상혁의 실력은 진짜였으니까.
사실 어떤 게임이든 새 시스템을 갖춘 게임을 만들려면 시행착오를 거쳐야한다.
후속작이 계속 나오고, 편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거기 시대나 컴퓨터 사양, 그리고 게임 장르에 맞는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로 점점 시스템이 진화하는 것이다.
초창기 유저에게 편의성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해 각종 UI 통합 모드를 사용하게 만들었던 ‘월드 오브 전쟁크래프트’를 떠올리면 시대의 변화가 게임 시스템의 진화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 지 알 수 있다.
일일이 채팅창에서 ‘모닝줄굽 골팟 가실 도둑놈 한 마리 모집합니다. 템 좀 좋은 도둑 새끼 귓주세요’라고 외치던 시대에서 간단하게 버튼 몇 번 누르면 다른 서버 유저들과 자동 매칭이 되는 시스템으로 진화한 것처럼, 시대가 변하고 유저의 성향도 변하는 것에 맞춰 게임시스템이 진화하는 것이 순리이지만, 그것은 2023년에 25년의 세월을 거슬러 과거로 회귀한 상혁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애당초 이미 그 ‘진화한 시스템들’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알고 있는 기획자였기에.
그렇기에 상혁은 당시로써는 생소한 시스템의 게임임에도 시대를 앞서는 편의성과 직관성을 갖춘 UI와 시스템을 게임에 도입했는데, 원준은 그런 상혁의 게임을 보고 상혁과 현재 자신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계산한 자신과 상혁의 격차는···.
‘상대가 안 된다.’
원준은 개발력에서는 자신의 회사가 조금 부족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라 생각했다.
애당초 PTW의 프로그래머인 민준이나 원화가인 서연, 작곡가인 성연도 괴물로 불리는 팀이기에 아무리 경력자만 모아놓은 자신의 스타트업이라도 우위를 확신할 수는 없었다.
우선 저쪽은 이미 글로벌 런칭한 타이틀이 2개나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준이 자신있게 상혁을 디스하며 PTW에 선전포고를 할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건, 상혁이 추구하는 이상이란 게 굉장히 마이너한 취향의 게임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만들 자신의 게임이 매출이나 동접에서 우위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원래는 내가 더 우위에 있다는 걸 증명하겠다. 정도로만 이야기하고 끝나야 했는데···.’
딱 이득만 보고 빠질 수 있는 정도의 이슈. 그것이 원준이 원하는 그림이었다.
반면에 상혁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일단 원준 측에서 자신을 디스한 의도가 너무나 뻔히 보이는 데다, 마케팅 효과만 보고 튀겠다는 의도가 괘씸하기도 했기에, 아예 대놓고 대결 구도로 끌고 가서 밟아놓겠다는 게 상혁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두 기획자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상황을 끌고 가려는 상황에서, 원준은 빠르게 이 상황을 정리해야겠다는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
“뭐, 양사가 개발력으로 배틀을 할 것도 아니니 승부는 조금 어렵겠죠. 제가 지금까지의 PTW의 성과를 넘어서는 매출을 기록하는 걸로 능력을 증명했다, 라는 걸로 하면 어떨까요?”
‘받아 시발···.’
애당초 D&D 유저의 풀이 정해져 있는 이상, 상혁이 ‘나이츠 어셈블’로 낼 수 있는 매출은 한계가 있을 거고, 원준은 그 정도는 충분히 자신이 만들 게임으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상혁은, 그런 원준의 간절한 바람을 싹 무시한 채,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이 말을 건넸다.
“재밌겠네요. 개발력 배틀.”
“예?!”
“재밌겠다고요. 두 게임사가 서로 다른 게임을 만들면서 개발력을 공개하는 거. 뭔가 라이브 쇼 같아서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
‘미친놈인가?’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미 완성 되서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개발팀과 방금 겨우 구성을 갖춘 스타트업은 개발 속도에서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그 스타트업의 구성원이 이전에 손발을 맞추었던 경력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때, 강연을 옆에서 듣고 있던 원준의 동료 형민이 급하게 마이크를 들고 상혁과 원준의 대화에 끼어들며 말했다.
“흠, 조금 분위기가 과열된 것 같군요, 저희 기획자가 조금 과하게 표현한 게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상혁씨도 잘 아시다시피 누가 더 잘 만든 게임이냐 하는 게 기준이 애매하지 않습니까? 승패를 가릴 수단이 없으니 승부도 성립하지 않겠죠. PTW가 자랑하는 특정 유저의 인생 게임이 될 수 있는 게임성이란 게 수치로 측정하기 어려운 것 처럼요. 그러니 이쯤에서 마무리 짓는 게 어떨까요?”
“딱히 작품성 같은 기준에 맞춰서 승패를 가르자고 하는 게 아닙니다.”
상혁이 손가락으로 원준을 가리키며 말했다.
“방금 원준 씨가 말한 것처럼, 대중성과 게임성을 측정하는 절대적 기준이 유저수와 매출이라면, 그쪽에서 원하는 조건으로 승부해주겠다는 거라고요.”
뭔가 재미있는 형태로 흘러가는 상황에 청중들이 웅성거리자, 형민은 애당초 잔머리를 굴려 이 상황을 만든 원준을 속으로 욕하며 상혁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렇게 승패를 가르더라도 서로에게 득이 될 게 없을 것 아닙니까? 애당초 상혁 씨에게 웬만한 돈은 크게 의미가 없을 거고, 여기 원준 씨도 회사 기둥뿌리가 걸릴만한 금액을 걸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게 거대한 싸움을 해놓고 승자가 받는 게 겨우 상대방의 인정이나 사과가 전부라면, 그거야말로 엄청나게 재미없는 전개겠지요.”
“흠. 그 말은 맞네요. 그렇다고 서로 만든 게임의 운영권이나 회사 지분을 걸고 내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죠? 그러니까 오늘의 사건은 헤프닝으로···.”
“그럼 이렇게 합시다.”
상혁이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동접이든 매출이든 어떤 기준을 가지고 각자 만든 게임의 성과로 승패를 결정하되, 패자는 승자가 원하는 상을 만들어 승자가 원하는 사람에게 수여하는 걸로 하죠.”
“예? 그게 무슨···.”
“그러니까 만약 제가 이기면 원준 씨는 ‘최고의 게임 제작자 상’을 만들어서 제가 지정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겁니다. 한 10년 정도요. 물론 제가 이기면 1회 수상은 제가 받을 겁니다. 원준 씨가 저한테 직접 수여해야겠죠. 상금은 한 2억정도로 하죠. 아, 물론 그쪽에서 만든 게임이 쫄딱 망해서 돈을 못내는 상황이면 상금은 저희가 대신 내 드리는 거로. 반대로 저희가 지면 원준 씨가 원하는 이름의 상을 만들어서 원준 씨가 원하는 사람에게 10년간 매년 수상을 하겠습니다.”
‘저거 진짜 미친놈 아냐?’
이야기를 들은 원준은 속으로 상혁에게 욕을 퍼부었다.
상혁이 말한 조건이, 지는 쪽이 무려 10년 동안 치욕을 참으면서 상대방이 원하는 사람에게 마음에도 없는 상을 만들어서 수상해야 한다는, 전무후무한 황당한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둘의 대립이 서로의 이념과 관계된 만큼, 이만큼 확실하게 상대에게 패배를 인정하게 만드는 결과도 없었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도 없었다.
애당초 시비를 건 쪽이 자신이었으니까.
여기서 도망가는 것은 패배를 인정하는 이미지를 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스타트업으로써 게임계에 야심찬 스타트를 계획하고 있던 원준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어려운게, 저쪽은 이미 상용 게임 출시로 인해 빵빵한 자금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그때, 고민하는 원준을 향해 상혁이 말했다.
“역시 기획자라 그런지 이득보다 리스크가 크면 안 움직이려고 하시는군요. 그럼 한 가지 제안을 더 하죠.”
“뭡니까?”
“3개월마다 양사에서 개발 진도를 공개적으로 공개합시다.”
“예?!”
상혁이 제안하는 것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당황하는 원준을 보며, 상혁이 말을 이어나갔다.
“애당초 그쪽에서 원하는 건 신작 게임을 위한 이슈메이킹이었잖아요. 그걸 드린다고요. 3개월마다, 서로의 게임이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유저들에게 공개하면서 승부 구도를 이어가면, 마케팅 효과도 극적으로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충 타이틀은 이렇겠네요.”
‘두 게임사의 자존심을 건 승부.’
“이 정도면 그쪽이 원하던 마케팅 효과는 충분히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상혁이 말하는 것은, 승부를 위해 PTW의 라이벌 포지션을 기꺼이 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마치 정기적으로 펩시가 코카콜라에게 광고로 시비를 거는 것이나, 과거 N○ 소프트의 블○자드 라이벌 드립같은 느낌으로.
그것은 강원준이 거부하기엔 너무나 큰 메리트였다.
“좋습니다.”
마이크를 든 손이 떨리는 것을 느끼며, 원준이 말했다.
“그 조건으로 하시죠.”
“그럼 승부는 다음 출시하는 게임의 6개월간 성과로 판단하는 거로 괜찮으시겠어요?”
“좋습니다. 대신 출시일을 맞추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으니 각 게임의 런칭 이후 6개월로 하시죠.”
“그러시죠.”
사실 상혁이 이런 제안을 한 것은, 물론 자신이 이길 것이라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둘째로 게임의 흥행에 있어서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지 잘 알고 있어서였다.
별 쓰레기 같은 게임도 광고비만 오지게 퍼부으면 앱스토어 상위권에 올라가곤 했으니까.
사실 2003년 즈음을 기점으로 나름대로 흥행을 거두는 MMORPG장르의 게임이 쏟아져 나왔기에, 이런 이벤트는 그 안에서 나름대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어찌됐건 상혁이 극혐하는 종류의 개발자인 원준에게 극한의 치욕을 안겨주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원준이 계획한 판에 제대로 침을 뱉어준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혁은 이쯤에서 상황을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었다.
원준이 마이크를 들어 상혁에게 터무니없는 조건을 추가로 제시하기 전 까지는.
“아, 상혁 씨? 대신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조건이요?”
“조건이라기보다는 제안에 가까운 거지만요.”
“말씀하시죠.”
“이전 강의에서 말씀하셨죠. 게임 회사는 이윤보다 게이머를 생각해야 한다고요.”
“예.”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게임회사도 기업이니 이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요. 유저가 지갑을 열 수 있는 한계 내에서, 기꺼이 최대한의 매출을 긁어내는 게 능력있는 개발자의 역할이죠.”
“그래서요?”
“그래서 제안합니다. 저는 게임업계의 미래가 아이템 유료 판매와 랜덤박스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방금전에 극단적이라고 하긴 했지만, 상혁 씨가 말했던 BM도 유저가 접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는 매력적인 수익모델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상혁 씨는 그게 너무 사악하다고 비판하셨죠.”
“그러니까, 지금 하시고 싶은 말이, 저는 아이템 판매와 랜덤박스 판매를 하지 말라?”
“그게 옳은 내기 아닐까요? 저는 제가 옳다는 걸 증명하고, 상혁 씨는 사악하지 않으면서도 성공할 수 있는 게임이 있다는 걸 보여 주려면요.”
2003년 기준으로, 부분 유료화에서 수익을 내는 유일한 방법 두가지를 쓰지 말아 달라는 원준의 부탁은, 다시 말하면 월 정액제 게임을 만들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다.
‘역으로 자기가 부정하던 수익모델을 쓰지 못하게 해주마.’
원준은 상혁을 보며 씨익 웃었다.
어차피 정액제 게임이 유저수로 무료 게임을 이기는 건 엄청나게 어려울 테니, 적어도 이렇게 상대가 부분 유료화를 못하게 막으면 최소한 유저수에서는 이길 수 있을 테니 지지는 않는다는 계산에서였다.
그러자 상혁은, 자신만만하게 역습에 성공했다는 생각에 빠져 웃는 원준을 보며 씨익 웃더니, 마이크를 들어 원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시죠.”
“정말입니까?”
“그렇게 하자고요.”
솔직히 지금이 2020년대였으면 상혁은 절대 저 제안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애당초 부분 유료화라는 모델이 등장한 이후 십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면서, 수많은 개발자가 만든 악랄한 BM을 매출로 이긴다는 게 절대 쉬운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나 지금은 2003년이었고 그 당시 사용하던 대부분의 BM은 상혁이 말하는 ‘사악한 모델’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순진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만일 원준이 생각하는 BM이 그 정도라면, 상혁은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었다.
“그럼 언론 홍보는 저희 쪽에서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죠. 스타트업인 그쪽을 배려해서요.”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그렇게 작년보다 더 큰 이슈를 불러일으킨 천하대 강연 배틀 사건을 뒤로하고, 상혁은 팀원들과 강연실을 나서 부실로 향했다.
그리고 강연실을 나서자마자, 상혁은 팀원들의 폭풍 같은 질문 세례를 맞이해야 했다.
“오빠 제 정신이에요?”
“상혁아, 아이템을 안 팔고 어떻게 이기려고?”
“난 닝겐의 능력을 믿지만 지금 건 좀 무리라고 본다.”
“마지막 것만 안 받았어도 압승이었을 것을, 민준 오빠라면 절대 안 넘어갔을 텐데···.”
상혁은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바라보는 팀원들을 바라보았다.
“너희 나 못 믿냐?”
“아니 믿긴 믿는데, 그래도···.”
그때, 한숨을 쉬는 상혁을 보며 유일하게 혼자 조용히 있던 민준이 입을 열었다.
“뭐, 너무 개성 있는 게임만 만들자고 밀어붙인 상혁이 네 업보니까 팀원들의 불신 정도는 감수해라. 그래도 이길 자신 있어서 그런 거 아냐?”
“엑? 이겨요?”
“그럼 서연이 너는 상혁이 쟤가 승산도 없는데 그런 내기를 받아들일 놈 같냐? 저 능구렁이 같은 놈이?”
잠시 고민하던 서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속에 뱀이 50마리는 들어있는 것 같은 오빤데. 절대 그럴 리 없죠.”
“애당초 원준이란 놈이 엄청나게 착각한 거야. 상혁이가 만든 게임이 너무 마이너 한데다 전부 패키지 게임이었으니까,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해서는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거지.”
“맞는 말이잖아요. 저희 온라인 게임 만들어본 경험도 없는데.”
“글쎄, 그건 좀 다른데.
아마 지금 2003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에서 BM모델 설계 가지고 상혁이 이길 놈은 한명도 없을 걸?”
“엥? 진짜요?”
평소 돈타령과는 가장 거리가 먼 상혁이 누구보다 그 분야를 잘 알고 있다는 그 말에 팀원들이 의아해하자, 민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상혁에게 물었다.
“너, 무료게임이면서 아이템도 안 팔고 랜덤박스도 안 팔면서 이길 수 있는 수익모델, 이미 생각해둔거지?”
그러자 잠시 고민하던 상혁이 민준을 보며 말했다.
“뭐, 그렇게 대단한 걸 만들겠다는 건 아니지만···. 뭐, 이런 상황이면 확실하게 검증된 모델을 써야겠지. 나도 잘 알고, 너도 잘 아는걸로.”
상혁의 말에 민준은 잠시 기억을 되짚었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상혁에게 말했다.
“혹시 그거 배틀패스냐?”
“어.”
민준이 말하는 ‘배틀패스’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팀원들은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상혁의 대답을 들은 민준이 상혁의 대답에 매우 만족했다는 사실을.
“확실히 그거면 승산이 있지.”
“니 생각에도 그렇지?”
“뭐, 나름 그것도 전설의 수익모델이니까.”
그렇게 말한 민준이 만족한 듯 부실 방향으로 걸어가자, 상혁도 그 뒤를 따라갔다.
그러자 잠시 후, 두 사람만 통하는 뭔가의 대화를 따라가지 못하던 팀원들이 당황하며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
“배틀패스가 뭔데요오오.”
원준의 황당한 제안을 상혁이 받아들인 이유.
그것은 회귀 전 상혁이 기억하는 타임라인에서, 무료 게임인 포○나이트가 하루 만에 500억이란 매출을 달성하게 만들었던 무료 과금모델.
배틀 패스였다.